신라 35대 경덕왕 때 하늘에 해가 두 개 생기는 변괴가 일어났다. 왕은 향가(鄕歌)의 명인 월명사를 불러 대책을 물었고, 월명사는 `도솔가`로 해결한다. “용루에서 오늘 산화가를 불러/푸른 하늘에 꽃을 뿌리니/너는 곧은 마음의 명을 받아 도솔천의 미륵좌주 모셔라”`도솔천`은 미륵보살이 거주하는 하늘로, 곧 성불하여 용화세계를 건설할 미래불이다. 도솔천의 백성들은 다 만족스럽게 산다 해서 지족천(知足天)이라고도 한다.선덕여왕의 아버지인 26대 진평왕때,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心大星)을 침범한다. 향가 작가 `융천사`가 불려와 `혜성가`를 불러 해결한다. 심대성은 궁궐의 상징이고, 혜성은 외적의 침범을 뜻하는데, 융천사는 혜성을 꾸짖지 않고 “혜성은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고, 혜성의 꼬리는 길을 쓰는 빗자루다. 혜성은 변괴가 아니다”란 내용의 향가를 부르자 혜성은 곧 사라졌으며, 동해안에 침범했던 왜구가 스스로 물러난다.`시와 음`으로 이뤄진 향가는 하늘이나 귀신과 소통하는 수단이었다. 고대사회 제사장이 주관하는 제천(祭天)행사는 향(香)과 노래와 춤으로 신을 즐겁게 하는 `공연`. 제사장은 오늘날 `샤먼` `무당`으로 불려지지만 옛시절에는 `신과 사람을 중개하는 위인`으로, 바로 왕이다. 王자와 巫자는 같은데, 巫(무)는 `하늘과 땅의 중간에 있는 사람`을 상징하는 글자. 그래서 오늘날까지 “음악은 샤먼의 언어”라 한다. `가사와 곡`의 결합인 향가는 그래서 `하늘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것이다.스웨덴 한림원이 요새 난처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밥 딜런과는 전화 통화 한 번 못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완전 남의 일`로 취급하는 팝가수를 뽑은 탓이다. 한림원이 전화를 하면, 매니저가 받아 “지금 잠 자는 중”이라며 끊는다. 밥 딜런은 지금 전 미국 투어중인데, 공연때 노벨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전쟁반대·세계평화를 위한 내 노래가 아무 효과 없는데, 무슨 노벨상이냐. 나는 받을 자격 없다” 그런 뜻을 무언으로 표현한 것인가./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