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합병하자 서방세계는 거세게 비난했다. “크림이 스스로 합병을 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변명이다. 힘에 의한 강제 합병이다” 했고, 경제제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자, 러시아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경제제재를 풀자는 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자가 내정한 국무장관이 푸틴의 절친 렉스 틸러슨이다. 1999년 러시아 관료주의에 막혀 지지부진하던 170억달러 규모의 사할린 원유 채굴사업을 성사시킨 사람이 틸러슨이고, 그를 도와준 사람이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었다.
트럼프 당선자는 외교 전담 국무장관 자리를 놓고 고심하다가 “러시아와 손 잡자”는 생각으로 친러파를 최종 선택했다. 서방세계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놓고 반목할때 중국은 그 틈을 타 러시아를 끌어당겼다. “러시아가 중국과 가까워지도록 놔둬선 안 된다”는 충고가 빗발쳤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만든 외교정책을 트럼프는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트럼프는 그 충고를 따랐다. `푸틴의 친구`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최고경영자를 국무장관에 임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고 푸틴은`호랑이 날개`를 달았다.
중국과 일본도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다. 미·중 신냉전 속에서 러시아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우군(友軍) 만들기에서 러시아를 괄시할 나라는 없다. 국내 정치만 안정되면 우리도 `양 손에 떡을 쥔`행운을 누릴텐데….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