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트럼프 집권 후부터 모든 것이 바뀐다. 경제관료가 아니라 장사꾼들이 정책을 세운다. 트럼프 내각의 경제라인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외치는 인물들로 채워진다. 월가 출신 투자은행가 스티븐 므누신은 재무장관에, 투자전문가 윌버 로스는 상무장관에 지명됐다.
므누신은 “법인세를 낮춰 외국에 나간 미국 기업을 불러들이고, 수조 달러가 돌아오게 하겠다. 또 중산층 소득세부터 내리겠다”했다. 그렇게 되면 `코리아 IBM` 같은 미국기업이 `철수`하게 되고 우방국에는 상당한 실업자가 발생한다. 수조 달러의 미국 투자가 사라지면 약소국들은 심한 몸살을 앓게 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35%인 법인세를 15%로 내리겠다고 했다. 그것은 마치 주한 미군 철수 같은 충격을 줄 것이다.
윌버 로스는 “좋은 FTA와 나쁜 FTA가 있다. 나쁜 것을 고치겠다. 무역에도 현명한 무역과 어리석은 무역이 있는데 미국은 지금까지 우둔한 무역만 해왔다. 이를 고쳐야 한다” 했다. 미국이 그동안 약소국들과 맺은 무역협정은 대체로 `우방국 다독이기`였지만 이제부터는 “국물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멕시코와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 로스는 “한·미 FTA는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추진한 것으로 대표적인 실패정책이다. 그 때문에 9만5천개 일자리가 사라졌다”했다. 그는 또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했으니 양국간 무역전쟁은 불가피하다.
대만, 홍콩, 티베트 등 독립을 주장하는 나라들을 중국은 혹독하게 응징하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듣지 않는 한국 등에는 경제보복으로 길들이기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리 뜯기고 저리 터지는 한국은 `꽃제비` 신세인데, 국내정치는 `대통령 몰아내기` 정쟁에 빠져 있다. 나라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안 보인다. 북한 김정은은 “손 안 대고 코 풀겠다”할 것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