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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훈수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2-08 02:01 게재일 2016-12-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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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가 저 지경 된 것은 선거제도 탓이다. 서구식 선거의 비극이다. 한국은 11명의 대통령을 냈지만 다 결과가 좋지 못했으며 박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중국 환구시보 등 매체들이 이런 사설을 실었다. 그러고는 중국의 지도자 선발제도의 우수성을 덧붙였다. “선거에 나오려면, 주장(州長)- 성장(省長)-부장(部長)을 단계적으로 밟아 통치 경험을 쌓는데 서구식 선거에서는 `듣기 좋은 소리 잘 하는 혀`와 `돈`과 `정치가문 출신`만 있으면 아무 경험 없어도 선거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당선돼도 통치경험 부족 때문에 확실한 결정을 할 능력이 없어 때때로 측근에 의지하고 그 측근에 휘둘린다고 했다.

또 한국의 선거는 `경륜이 깊고 믿을만한 후보`를 뽑도록 `고안(考案)되지 않아`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다 불행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에둘러 비난한 `곡사포`이다. 평생 집장사만 한 트럼프는 통치경험 없이 당선됐으니 틀림없이 측근들에 휘둘리다가 죽을 쑬 것이라는 것. 그러나 오바마 현 대통령이 임기 말에도 지지율 50%이상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경륜`과 `소통`을 다 가졌음을 알지만 말이다.

중국의 정치제도를 엇비슷하게 따라가는`중국의 동생`이 지금 엄청 말썽을 부리는데 중국은 이 어긋난 송아지 같은 동생 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엉뚱한데서 훈수한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때 수만 명의 굶주린 북한 인민들이 북간도로 몰려갔다. 유엔 제재가 극심해지는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 최소 30만명이 연변에 쏟아져 들어올 것이 예상되므로 미리 대책을 세운다는 보도가 나온다. 식량 비축 창고를 대대적으로 확보하고, 학교 교사같은 수용시설들을 잔뜩 짓는 중이라 한다.

중국 관영 매체는 학자의 입을 빌려“사드를 불러들인 박근혜를 교체해야 한다”란 사설을 실은 적이 있었다. 한국의 국정 혼란을 부채질해놓고 `서구식 선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대국 답지 못한 꼼수 잔머리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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