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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억될 안성기의 삶과 죽음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6-01-05 14:27 게재일 2026-01-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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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영화제작자로 일했던 아버지의 친구 김기영 감독의 작품 ‘황혼열차’에 아역배우로 출연한 게 그가 다섯 살이던 1957년이었다. 마지막으로 영화 카메라 앞에 선 것은 2023년 제작된 김한민 감독의 ‘노량-죽음의 바다’. 자그마치 66년의 장구한 세월이었다.

 

빼어난 연기력과 스캔들 없는 모범적인 사생활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영화배우 안성기가 5일 오전 영면에 들었다. 1952년에 태어났으니 향년 74세.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에 걸쳐 한국 영화와 함께 울고 웃었던 주요한 배우 한 명이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진 것이다.

 

안성기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베트남어를 공부했다. 군 복무는 ROTC로 마쳤다. 전공을 살려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1977년 아역이 아닌 성인배우로 관객들 앞에 돌아왔다.

 

‘만다라’ ‘고래사냥’ 등에 출연한 1980년대는 말 그대로 ‘배우 안성기의 전성시대’였다. 1년에도 몇 편씩 주목받는 영화에 등장해 극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눈물, 웃음과 해학을 선물했으니. 그랬기에 대종상을 포함한 영화 관련 상도 40회 이상 받았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8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하며 왕부터 거지, 사장부터 말단 회사원까지 다른 사람의 삶을 사실적으로 연기했던 탁월한 배우의 죽음 앞에 적지 않은 영화팬들이 아쉬움을 표하며 명복을 빌고 있다.

 

지상에서의 삶을 끝내고 눈물과 고통이 없는 피안(彼岸)으로 떠난 안성기의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6시에 엄수된다. 한국 영화사에 ‘잊히지 않을 이름’으로 새겨질 것이 분명한 그의 삶과 죽음은 오래 기억될 듯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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