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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두뇌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2-02 02:01 게재일 2016-1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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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람의 뇌를 진열해 놓고 파는 가게가 있었다. 직업별로 분류한 두뇌였다. 각 두뇌에는 정가표가 붙어 있는데, 그 중 국회의원의 두뇌가 제일 비쌌다. 고객이 물었다. “국회의원의 뇌가 가장 우수한가요?”“그게 아니고요. 하도 사용하지 않아서 거의 신품이거든요” 이 묵은 개그를 새삼스레 꺼내는 이유가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머리가 3살 먹은 아이 수준이었다.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경북 동해안의 SOC예산이 너무 많다”며 시비를 걸어 깎겠다 하더니, 이번에는 전북 출신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이 `경북 탄소산업 클러스터 사업 예산`에 또 딴죽을 걸었다. 이 사업 과련 예산에서 전북은 3종 22억원, 경북은 9종 115억7천여 만원이 반영됐는데, 얼핏 보면 큰 차이가 나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야당 국회의원들은 이를 단순 비교해서 “재주는 전북이 넘고 돈은 경북이 챙긴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심한 건망증`을 넘어 거의 치매 수준의 생각이다.

전북은 이 탄소사업을 10년전에 시작했고, 이미 1천991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올해 처음 시작한 경북은 당연히 전북보다 많은 예산이 배정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어거지를 쓰는 야당 의원들의 머리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신품`이 아닌가. 2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쓰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전북을 봐서, 경북의 사업에도 발목을 거는 것인가. 국회의원들이 앞장 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인가.

`융복합 탄소 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는 구미시와 경북도가 미래산업으로 사활을 걸고 있는데, `신품 두뇌 국회의원들`의 간섭으로 좌초될 위기에 몰렸다. 여당은 서리 맞은 뱀처럼 힘을 못 쓰고, 거대 야당은 살판이 난 현 시국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죽이겠다”고 마음 먹으면, 못 할 일이 없다.

예산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정치권의 부당한 간섭에 흔들릴 수 없다” 버티고, 전북 국회의원들은 자존심을 구길 수 없으니, 결국 이 사업의 운명은 `새우 등 터지기`가 아닌가. 과연 국해(國害)의원들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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