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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의 문화 충격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2-09 02:01 게재일 2016-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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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처음 한국에 와서 놀랐던 것을 이야기한다. “라면! 그 맛 미치겠더라” “계란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더라” “자동차 안에서 한 아가씨가 길을 안내하는데 그 많은 길을 어찌 알고 구석구석 알려주는지, 신기하더라” “북에서는 돼지고기를 일년에 딱 두 번 먹는데 여기서는 마구마구 먹어도 되고….” “공사장에서 하루 일한 노임으로 일 년 먹을 쌀을 샀다는 것을 아내도 믿지 않더라. 북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배 아픈 병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어서 북에서는 그냥 견디는데 여기서는 간단히 고쳐버리니…. 탈북하기를 잘 했다 싶더라”

허락을 받지 않고도 전국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자유가 신기하고 대통령 사진을 집집마다 벽에 걸어두고 신주 모시듯 하지 않고 교회에서 우유, 주스, 달걀 등을 공짜로 주는 것도 놀랍고 자동차나 자전거를 바깥에 세워놔도 훔쳐가는 사람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 북에서는 신발을 마루밑에 벗어놔도 금방 사라진다.

대형 매장 같은데서 `맛보기 음식`을 내놓는 것도 신기한데 몇 바퀴 돌면서 배를 채운 탈북자들도 많다.

북에서는 권력자가 기업의 돈을 뜯는 것이 당연한데 대통령을 지낸 사람 두 명을 감옥살이 시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문화적 충격이라 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 많은 한국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최고 존엄을 보고 마구 욕을 하고 하야하라 외쳐도 공안(경찰)이 잡아가지 않고 멀뚱히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다. 일반 인민들이 허락받지 않고 `정치적 견해`를 말하는 것도 북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고 “수령, 나가!” 한 마디만 입에 담아도 3족이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갇히는데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는 “이해될 듯 말듯”하다. 이 `자유`가 북한 당국으로서는 `놀기 좋은 물`이다. 친북단체에 끊임 없이 난수방송으로 지령을 보낸다. 권력 탈취를 위해 대중을 선동하는 것도 염려스럽고 무엇보다 큰 걱정은 “김정은 일가를 좋아하는 사람이 북한보다 많다”는 것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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