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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산불 피해 기업에 법인세 재해손실 세액공제 적용

국세청이 최근 경북·경남·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법인들에게 재해 손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31일 밝혔다. 현 법인세법은 천재지변이나 재해로 인해 사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상실해 납세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재해상실비율에 상응하는 법인세를 공제토록 하고 있다. 재해상실비율은 사업용 총자산가액 대비 상실된 사업용 자산가액의 비율로 산정된다. 이때 사업용 자산은 재해 발생일 현재 해당 법인의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장부가 소실되거나 분실돼 장부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관할 세무서장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액을 기준으로 한다. 세무 당국은 자산가액 산정 시 토지가액은 제외하지만, 상실에 대한 변상 책임이 있는 타인 소유의 자산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재해자산이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도 상실된 자산의 가액 계산 시 보험금을 차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제 세액은 법인세에 재해상실비율을 곱해 산출하며, 재해로 인해 상실된 자산의 가액을 한도로 공제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를 신청하고자 하는 법인은 재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재해손실세액공제신청서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우편 또는 홈택스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다만 재해 발생일 현재 과세표준 신고기한이 지나지 않은 법인세의 경우에는 신고기한까지 제출하면 된다. 재해 발생일부터 신고기한까지의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재해 발생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출할 수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31

“일상복귀 돕자” 자원봉사·기부금 쏟아져

의성·안동을 비롯한 산불 피해지역에 자원봉사와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기업, 의료계(양방, 한방), 지자체 등이 한마음으로 경북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빠른 일상복귀를 돕기 위해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사장은 31일 “한순간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며칠 전 영남권 산불지역에 3억원을 기부한데 이어 청송군에 긴급지원 성금 1억원, 영덕·의성 이재민 등에 생수 2만병을 긴급 지원했다. 같은 날 안동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 등 계열사의 생산 거점을 보유한 SK디스커버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산불 피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며 안동 피해복구 성금 5억원을 기부했다. 앞서 SK그룹은 20억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 물품을 전달한 바 있다. (주)금복주 김동구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 김재왕 대한적십자 경북지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금 5억원을 전달하면서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상심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와 대구도매시장 유통인단체도 영남지역 농업인의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2억4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31일 ‘경북지역 산불 피해 지원 대책’ 마련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뿌리 경북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대구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경북 지역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우선 5개 시군에 총 5억원의 성금과 생필품 1만5000개, 보건용 마스크 1만2000개를 지원하고, 대구의료원에서 7명을 파견해 의료지원에 나선다. 또 이재민 환자를 위해 24시간 응급실 비상 진료체계도 가동한다. 앞서 대구·경북한의사회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의료봉사중이며, 한의사 40명은 “일상 복귀가 이뤄질 때까지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에는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 조재구 협의회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과 대구시 구청장·군수협의회 류규하 회장(대구 중구청장) 등이 산불이 난 5개 시·군을 찾아 지원금 2500만원을 전달하고, 합동분향소 조문 등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조 대표회장은 “이제는 산불 예방과 대응체계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며, 협의회는 피해지역 애로사항을 중앙정부에 건의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부종합

2025-03-31

[투데이 핫 클릭!] 마침내 입 연 김수현 “김새론 미성년 시절 교제하지 않아”

긴 침묵을 이어가던 배우 김수현이 마침내 입을 열어 고인이 된 배우 김새론과의 관계 등에 대해 해명했다.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날 회견에서 김수현은 자신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사과의 말부터 먼저 내놓았다. 이어 그간 김새론 유족 측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김수현은 김새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침통한 목소리로 “고인(배우 김새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 김수현은 “고인이 제 소속사의 채무 압박으로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저와 고인은 ‘눈물의 여왕(드라마)’이 방영되기 4년 전(2020년)에 1년가량 교제했다. 그러나, 당시엔 교제 사실을 부인했다”는 건 인정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견에서 김수현은 감정에 북받친 듯 자주 눈물을 보였다. 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김수현의 기자회견을 시청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악어의 눈물 같다”는 비판과 “만약 김수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너무 억울했겠다"는 동정론으로 갈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수현의 법률대리인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형사 소송과 민사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홍성식 기자

2025-03-31

경북경찰청, 경북산불 발화지 첫 합동감식 착수…빠른 시일내 조사결과 내놓겠다

경북 5개 시·군에서 사망자 26명을 비롯해 역대급 피해를 낸 산불 실화 피의자 조사에 착수한 경찰이 31일 최초 발화지역에 대한 첫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북 산불 최초 발화지로 지목된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 발생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등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발생한 괴산리 산불이 성묘객 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날 봉분 주변 나무 등에 남은 화염 흔적 등을 확인한 후 산불 발생 뒤 불길이 번진 방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발화지 주변에 산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소각물 등이 더 있는지 등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은 발빠르게 움직여 가능한 조기에 이번 산불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9일 괴산리 야산에서 2시간가량 현장 조사를 벌여 봉분 주변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훼손된 묘지 주변을 촬영하는 등 기초 현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또 괴산1리 마을이장 등 이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도 산불 발생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지난 28일 경북 산불 주불 완진 후 의성군으로부터 이번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뒤 실화에 따른 산불로 다수 사망자를 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초 사실 조사를 모두 마친 뒤에 피의자를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1

경북 5개 시·군 화마에… 경제적 잠정 피해액 5조5000억 훌쩍

30일 오전까지 피해상황을 토대로 경북의 ‘괴물 산불’로 인한 1차적인 직접적 경제적피해(잠정)가 약5조573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본지 경제팀이 이날 오전 9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상황보고를 기준으로 자체 추산한 결과이다. 피해규모 산정에는 인명피해를 비롯해 산불진화에 동원된 인적·물적비용 및 상·하수도, 전기·통신 피해와 보험보상 등 간접적 피해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피해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주택 등 시설피해액은 주택 및 농업시설(사찰·문화재·기타 제외)만으로 2735억2000만원으로 계산됐다. 주택피해액은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기준(80㎡이하, 전파 8000만원, 반파 4000만원 부분소실 2000만원)에 따랐으며, 농업시설은 규모·형태가 모두 달라 1개소당 600만원으로 일괄 계산했다. 산림피해액은 2025년 대체산림조성비(산림청고시 제2025-9호) 부과방식을 원용(단 공시지가의 1% 가산은 제외)해 산출한 결과 5조2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가장 보수적인 추계방식으로 집계된 경제적 잠정 피해는 주택 등 시설물 2735억2000만원, 산림피해 5조2999억원을 합해 1차적인 직접피해 추산액은 최소 5조57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의성 1조5258억원, 안동 1조2538억원, 청송 1조1457억원, 영덕 1조446억원, 영양 6036억원이었다. 주택 전소 등에 따른 피해는 영덕(998억원)이 가장 컸고, 산림피해는 의성(1조5048억원)이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 29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집계된 산불 진화동원 인력(누계 2만8462명), 진화장비(헬기·소방차 등 4022대)의 투입·운용비용 등과 관련한 간접피해액은 전체 피해액 추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상하수도, 도로, 전기 및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의 피해복구비, 산불 피해로 인한 화재·재산종합·농작물재해·시민안전 등 보험금 지급예상액 등의 간접피해액도 제외했다. 산불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송이·능이버섯, 벌꿀, 사과·복숭아 등 과실 등 임산물 생산량에 미칠 영향과 각 시군별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춘 지역 축제 또는 행사 취소에 따른 관광유발효과의 기회비용 등도 빠졌다. 향후 구체적인 피해상황이 파악되면 경제적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3-30

전국서 성금·봉사… 산불피해복구에 힘 모아

대형 산불로 새까맣게 불탄 이재민들의 마음속에 조금씩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지펴지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오는 성금과 구호물품, 그리고 피해복구에 솔선수범 나선 자원봉사자들이 이어지면서 피해지역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20억원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그룹사, 유통, 금융 등 재계의 기부가 잇따랐고, 공기업, 지자체, 연예인들이 연이어 성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8일 오후 5시까지 집계한 국민성금은 재해구호협회 등 구호성금 모금기관을 모두 합쳐 총 553억7000만원에 이른다. 또 30일 오전 11시 현재 고향사랑기부금을 통한 의성군과 영덕군의 모금에는 6599명이 참여해 6억3337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고향사랑e음을 통한 성금모금은 목표기한(6월말)이 많이 남았는데도 안동시 78.22%, 영덕군 56.64%, 의성군 49.4% 등을 기록하며 총 16억32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산불이 난 5개 시군에서 활동중인 자원봉사자는 1000여명에 이른다. 이재민들의 심리 안정을 위한 심리적 응급처치 674건, 심리상담 3778건 등 4462건의 심리지원과 정보제공 8564건 등의 지원활동이 이뤄졌다. 경북이 고향이지만 외지에서 생활중인 출향민들도 선산과 친지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산불이 한창 확산할때는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가 막혀 이동이 쉽지 않았지만, 진화가 완료되자 한손이라도 더 거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은 산불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 확인증을 발급받아 발매창구에 제시하면 무료로 승차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대구한의사회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안동과 영덕 등지에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약 40명의 대구·경북지역 한의사들은 이재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때까지 의료봉사활동을 이어간다. 앞서 지난 27일 영덕 야성초등학교 4명이 영덕파출소를 찾아 경찰관들에게 직접 “산불로 힘드시겠지만, 소방관과 경찰관 덕분에 우리가 안전하게 대피하고 집도 지킬 수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감사편지와 막대사탕을 전달해 복구대원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도 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3-30

산불 잠재운 단비, 막바지 잔불 잡기 총력

“와! 비온다” 지난 27일 오후 6시쯤 경북 의성군 산불 현장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내리며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의성군 단촌면 주민 A씨는 “단비보다 더 반가운 비가 내려 옆에 있던 신랑을 붙잡고 팔짝팔짝 뛰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29일 새벽 1시쯤 청송군 주왕산 부근에도 고대하던 단비가 내렸다. 청송군 주왕산면 주민 B씨는 “산불이 마을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창문 너머로 ‘후드득’하는 소리가 들려 밖을 보니 비가 쏟아지고 있어 너무나 반가웠다”며 감정이 북받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27일과 28일 사이 의성을 비롯해 안동, 청송, 영양, 영덕에 내린 비는 1∼2㎜로 강수량이 많진 않지만, 산불이 번지는 속도를 떨어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동 지역에는 28일 0시를 막 넘긴 시간에 20분 가량 제법 굵은 빗방울도 떨어졌다. 산림 당국은 날이 밝자 헬기를 집중적으로 투입했고,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경북 산불의 주불 진화를 선언했다. 비가 대형 산불을 잠재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4월 7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화해 4월 15일까지 삼척, 동해, 강릉, 경북 울진 일대까지 번진 동해안 산불은 마지막 날 오전 동해·삼척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진화됐다. 2022년 3월 4일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지며 10일째 이어지던 울진·삼척 산불도 그 달 13일 비가 내리면서 주불 진화 선언이 이뤄졌다. 그러나 밤사이 바람이 다소 세게 불며 안동과 의성, 청송, 영양 등 곳곳에서는 다시 연기가 피어올랐다.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일대 중앙고속도로 부근에서 산불이 재발화했는가 하면 의성군 신평면 교안1리 야산·증율1리 누룩골에서도 산불이 되살아났다. 의성군 사곡면 신감리 주민 10여 명은 한 야산에서 연기가 확산하자 생수병에 물을 담고, 배낭형 분무기를 짊어지고는 황급히 야산에 올라 잔불을 진압하기도 했다. 당분간 비 소식 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산림당국도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주불 진화 후 잔불 정리를 하는 중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연기가 발생한다”며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현장에 감시인력을 배치해 재발화를 막으면서 나머지 속불을 일일이 끄고 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30

한평생 살아온 마을… 하루 아침에 잿더미 ‘절망’

“아무것도 남은게 없어요. 산불에 집을 잃었고, 밭에 있던 하우스도 이미 다 타서 뼈대만 남았어요, 마늘이고 양파이고 건질게 하나도 없네요.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30일 만난 임 모(68·의성)씨는 임시 대피소에서 하루 하루를 눈물로 시작한다. 그녀가 살던 곳은 단촌면 구계리이다. 고운사 뒷산이 화염에 불타는 모습을 보고 급히 대피한 임씨는 한평생 살아온 마을이 폐허가 된 것만 보고 다시 이곳 대피소로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뭐라도 건질 것이 있나 해서 집으로 갔지만 오히려 머릿속에 폐허가 된 마을만 각인됐다. 임씨가 본건 검은색 절망 뿐이었다고 한다. 눈시울을 붉히던 그녀는 “우리 마을이 오지 취급을 받지만 그래도 동네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마을이었어요. 노인들 뿐이었어도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마을이 흔적없이 사라졌어요. 절망, 그게 어떤 것인지 실감했죠”라며 고개를 숙였다. 같은 동네 이 모(71)씨의 집도 이번 화마에 검은 재만 남겼다. 이 씨는 “집이 다 타서 갈 곳이 없어요. 동네 사람들 전부가 그날 안 죽어서 이러고 있지요, 남은 것이 없으니 그곳에 돌아간들 속만 타지요. 내 심정은 그날 산불보다 더 크고 활활 타고 있다고 말해도 거짓이라고 할 사람이 없을거에요”라며 가슴을 쳤다. 이어 “그 동네 산지 40년 됐어요. 22살에 시집와서 지금까지 살았으니 한 평생 산거라고 말해도 되지요. 몇해 전 남편이 먼저 저세상으로 떠났으니 이제 나도 이 동네를 떠나야지요. 자식들한테 가려고요. 자식 눈치 보기 싫고, 반갑다는 소리 못 들어도 당장은 자기들 사는데로 가자고 하니까. 무슨 미련이 남겠어요. 이제 자식 따라 나서야지요”라며 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산불은 꺼졌지만 이날 대피소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남아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대피소 입구에는 ‘사진촬영금지’라는 글도 크게 나붙었다. 워낙 큰 피해가 난 산불이다 보니 여야 정치인을 물론이고 온갖 사람들과 기자들이 몰려 사진을 찍으면서 성가시게 하다보니 급하게 써서 붙인 듯 했다. 한 어르신은 “(우리는)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아 상심이 큰데, 방송이고 신문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대피소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으니 우리가 마치 구경거리가 된 것 같다”며 “정치인들도 사진만 찍고 가면서 먹잇감을 던지듯 지원해 준다고 하는데 그 말이 그저 말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산불은 꺼졌지만 그 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아직 대피소에서 자신들의 삶을 앗아갔던 그 ‘악마’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원망만 할뿐 어떤 복수도 할 수 없는 그 화마를 놓고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억울함의 눈물로 서로를 달래는 것 뿐이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0

초동 진화 핵심 대형헬기 부족, 소방차 들어갈 산길도 없어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을 휩쓴 ‘괴물 산불’의 영향으로 역대 최악의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한 산불 대응 시스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4개 시군을 집어삼킨 뒤 149시간 만에 주불진화가 완료됐다. 이번 산불로 2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았다. 이번 산불은 봄철 높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 태풍급 강풍이 겹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졌고 확산 방향도 예측이 불가능해지면서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산불은 초속 27m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 속도로 이동하며 산림과 마을을 삽시간에 집어삼켰다. 특히 야간에 투입할 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많은 인명피해를 낳게 했다. ‘초동 진화의 핵심인 헬기의 부족’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됐다. 초기에 동원된 시군 임차 헬기 가운데 7대는 담수량이 1000ℓ 미만이었고, 12대는 1~2700ℓ로 중소형 수준이었다. 헬기 노후화도 심각했다. 경북 시군의 임차 헬기 19대 중 13대는 기체 나이가 30년을 초과했으며, 1962년에 제작된 헬기도 1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산불 발생 초반에 2만~3만리터 이상의 물을 쏟아부을 수 있는 수송기 등 선진 대형 장비 도입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소나무 중심의 숲구조’도 산불 확산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최근 50년간 우리나라는 나무 심기를 통해 민둥산이 사라지는 결실을 봤다. 하지만 산에 촘촘히 들어섰던 건강했던 나무가 50년 세월이 흐르면서 노화되고 낙엽도 층층이 쌓여 갔다. 결국 늙고 메마른 나무와 매우 두껍게 쌓인 낙엽은 어느새 산불 확산의 큰 요인이 됐다.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인 임도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산불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1㏊당 임도 길이는 약 4m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10분의 1 ,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마을 순찰대 역할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화한 경북 산불 대피 과정에 마을 순찰대가 제 역할을 한 의성군에서는 불을 끄다 헬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고 박현우 기장을 제외하고 산불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1명 뿐이었다. 의성군이 재난안전문자 등을 통해 대피 명령을 발령하기 전 의성에서는 마을 순찰대 안내에 따라 이미 주민 2000여명이 대피한 상태였다. 마을 순찰대장은 시·군 안전 부서 및 읍·면·동장과 긴밀하게 산불 상황을 전파하고 신속히 주민을 대피시켰다. 순조롭게 운영됐던 마을 순찰대 제도는 산불이 태풍급 속도로 번지며 한계점을 드러냈다. 산불이 초고속으로 동진하며 영양·영덕군 일대를 덮치자 마을순찰대는 활동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단전과 함께 통신까지 두절되자 주민 등에 상황을 전파할 별다른 방법 조차 없었다. 소규모 가구 수가 밀집한 청송·영양·영덕 마을에서는 순찰대가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이시라기자

2025-03-30

농작물 482㏊, 가축 2만여 마리 불에 타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화해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진 ‘괴물 산불’은 북쪽에 있는 안동·영양과 동쪽에 있는 청송·영덕을 차례로 집어삼키며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30일 오전 5시 기준 산불 피해가 극심한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5개 시·군에서 사망 26명, 중상 4명, 경상 29명 등 5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산불로 인한 경북의 피해 영향 구역은 4만5157㏊다. 서울 여의도(290㏊)의 156배, 축구장 6만3250개에 달하는 규모가 잿더미로 변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의성이 1만2821㏊로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다. 이어 안동 9896㏊, 청송 9320㏊, 영덕 8050㏊, 영양 5070㏊ 등이다. 시설물 피해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이 30일 오전 9시 현재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산불로 주택 3365채가 불에 탔다. 전소가 3296채, 절반이 불에 탄 반소가 36채, 부분적으로 탄 경우가 33채다. 지역별로는 영덕 1246채, 안동 1090채, 청송 625채, 의성 296채, 영양 108채이다. 경북도 등 지자체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는 농작물 482㏊와 시설하우스 281동, 축사 43동, 농기계 746대의 피해가 났다. 또 한우 13마리와 돼지 2만4470마리가 불에 탔다. 산불이 동해안까지 덮치면서 영덕 노물항에 정박해 있던 어선 16척과 인양 크레인 1대도 전소됐다. 은어 양식장에 전기가 끊겨 은어 50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양식장 6곳과 가공업체 공장 1곳에서도 피해가 났다. 사찰 5곳과 불상 2점, 정자 2곳, 고택 12곳 등 문화재 피해도 25건에 이른다. 산불로 6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해 아직 복구되지 않은 곳도 있다. 주택과 건물 7546곳이 정전됐다가 5794곳은 복구가 완료됐다. 1020곳은 복구가 진행 중이나 400곳은 복구에 3∼4일이 걸릴 전망이다. 산불 확산에 따라 대피했다가 아직 집으로 가지 못한 이재민은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 3717세대·6172명으로 집계됐다. /단정민기자

2025-03-30

‘달서중·고 세천 이전’ 첫 삽 떴다

“다사 주민들의 10년 숙원이 풀렸습니다.” 대구 달성군의 민선 8기 공약사업인 ‘달서중·고등학교 세천 이전’이 첫 삽을 떴다. 달성군은 지난 28일 다사읍 세천리 이전 예정지(세천리 산55 일원)에서 신축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기공식에는 최재훈 달성군수와 추경호 국회의원, 김은영 의장, 이순금 달성학원 이사장, 교육 관계자와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신축 학교는 오는 2027년 3월 개교 예정으로 부지 2만3537㎡, 연면적 1만2188㎡에, 중학교 9학급, 고등학교 18학급 규모로 건립된다. 아울러 다목적 강당과 스터디카페 등 학교복합시설도 함께 조성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앞서 다사 세천지역은 2013년 성서5차산업단지 조성과 4600세대의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들어섰으나, 지역 내 중학교가 없고 교육인프라가 부족해 주민들의 학교 신설 요구 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1968년 하빈면에서 출범한 달서중·고등학교는 하빈면 거주 학생이 전체 400여 명 중 40여 명 정도로 학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달성군은 달서중·고등학교를 세천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5월 달성군과 달성군의회, 대구시교육청, 학교법인 달성학원 간의 학교 이전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쳐 이날 기공식을 가지게 된 것. 최재훈 달성군수는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세천 지역의 교육 여건 향상과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지역 내 학교 이전이라는 새로운 발걸음을 딛는 첫 사업인 만큼 2027년 3월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달서중고 후적지도 하빈면민들이 원하는 공공시설로 개발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진기자

2025-03-30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영덕 산불 피해 현장지원 TF 운영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지청장 신동술)은 경북 영덕군이 지난 27일 산불피해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피해 지역 주민의 고용과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영덕 산불 특별재난지역 현장지원 TF’를 설치·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TF는 포항고용복지⁺센터 소장을 팀장으로 하며, 센터 내에 전담창구를 설치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특별재난지역 실업급여 수급자는 온라인 신청으로 실업인정을 받을 수 있고 별도 증빙서류 없이 실업인정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도 방문 없이 유선 상담으로 취업활동계획(IAP)을 수립하고, 수립 기간도 7일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직업훈련 참여자에게는 생계비 대부 소득요건을 완화하여 소득과 무관하게 지원하고, 1인당 대부 한도를 1천만원에서 2천만원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훈련 출석요건을 완화하고 산불 피해로 중도 탈락한 참여자에 대해서는 내일배움카드 계좌 잔액 차감 등의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또 산불 피해로 직장을 잃은 주민은 조속히 재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심리 안정이 필요한 경우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무제한(기존 최대 6회)으로 지원한다. 피해를 입은 사업장 및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조업이 중단된 사업장이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하면, 고용유지지원금(연 180일, 근로자당 1일 6.6만원 한도) 지원 대상으로 인정한다. 아울러 고용·산재보험료,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기한을 3개월 연장하고 체납처분도 유예한다. 특별재난지역 내 사업장 소속 근로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융자 지원 소득요건도 완화한다. 소득 기준은 월 252만원 이하에서 305만원 이하로 완화되고 상환기간도 1년 거치 3~4년 상환에서 1~3년 거치 3~5년 상환으로 확대된다. 산불 진화나 피해 복구 등의 작업 중에 근로자가 사망·부상한 경우 신속한 산재보상을 지원하며, 피해 근로자, 동료 근로자, 유가족 등을 대상으로 직업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심리상담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피해 사업장이 사고 위험이나 추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장비 설치 자금을 요청하면 최우선으로 지원(클린사업장 조성지원 사업)하며, ‘현장점검의 날’등을 통해 봄철 산업현장 화재 예방을 위한 현장점검도 강화한다. 신동술 지청장은 “피해지역 주민과 사업장이 현장지원TF를 통해 적기에 필요한 지원을 받고,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면서 “아울러, 산불 진화 및 복구과정에서도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30

경북지역 산불피해상황 종합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일명 ‘괴물 산불’이 진화율 100%를 기록했다. 29일 오전 9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보고서를 통해 경북지역 5개 시군의 산불 진화율이 100%로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지역의 산불피해면적(산불영향구역)은 4만5170ha이며 시군별로는 의성 1만2821ha, 안동 9896ha, 청송 9320ha, 영양 5070ha, 영덕 8050ha다. 경북지역의 인명피해는 29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총 54명이며 사망 25명, 중상 5명, 경상 24명이다. 시설물 피해(잠정)는 모두 4701개소로 이가운데 주택 2965개소(이중 전소 2896, 반소 36, 부분소 33), 농업시설 1138개소, 사찰 9개소, 문화재 13개소, 기타 576개소였다. 지역별 시설물 피해는 안동 1520개소, 영덕 1429개소, 청송 1122개소, 의성 505개소, 영양 125개소 순이었고, 이중 주택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영덕 1181개소(이중 전소 1172개소)였다. 경북지역에서 주민이 대피했다가 아직 미귀가 상태에 있는 인원은 29일 오전 6시 현재 3717세대 6172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각 기업, 단체, 개인, 연예인 등이 모금단체에 기부한 국민성금 모금액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253억원), 재해구호협회(195억원) 등 총 553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산불피해와 관련해 24일에는 의성, 27일에는 안동, 청송, 영양, 영덕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선포지역에는 수습비용의 일부(사유시설 70%, 공공시설 50%) 국고 지원이 이루어지며 지방세, 건강보험료 감면 등 36개 항목에 대한 간접지원이 이루어진다. 산불영향 구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통신장애는 무선 중계기 복구율 80%, 유선(전화, 인터넷) 피해 복구율 99%를 기록중이며, 주택·건물 전력 장애는 대부분 복구 되었으나 완전 전력복구까지는 2~3일이 더 경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수지역은 시설 복구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중대본은 전문인력 활용한 험준지의 산불 진화 및 기상상황에 따라 추가 진화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대피자에 대한 편의 지원과 신속한 피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9

의성군 “경북 산불 실화자 31일 소환조사”

경북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경북 산불’을 낸 혐의(산림보호법상 실화 등)로 A(50대)씨를 오는 31일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성묘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그가 낸 산불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까지 번져 사망 24명, 부상 25명 등 50명의 사상자를 내고 149시간 만에 꺼졌다. 추산된 산불영향구역만 4만 5157㏊로 사상 최악이다. 경찰은 오는 31일 있을 특별사법경찰의 수사에 앞서 A씨 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목격자 진술 등 기초 사실관계 조사를 마쳤다. 특별사법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은 A씨가 인명·문화재 피해를 일으킨 만큼 그에 대해 ‘산림보호법’뿐 아니라 형법과 문화재보호법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며 특사경이 경찰과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은 또 이번 산불이 단순히 의성군에 한정되지 않고 총 5개 시·군에 걸쳐 발생된 만큼 경찰에 총괄수사 추진 협조를 고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대형 산불의 선례 등을 감안할 때 압수수색, 포렌식, 출국 금지 신청 등을 절차대로 추진하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피의자는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다르며, 실거주지가 불명확해 수사당국의 빠른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의성군 산림과 관계자는 “의성군 특사경이 산림 사범과 관련해 특사경 업무를 추진하고는 있으나, 현재는 산림 복구 계획 수립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성군은 경찰과 협의해 인명 피해와 문화재 피해 부분을 고발 조치하는 방식으로 사건 일부를 이첩할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28

한덕수 대행, 최악 산불 피해에 “과감한 재정지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8일 경북 안동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열린 산불대책특별현장회의에서 “어떻게 신속하게 모든 조치를 할 수 있을지, 재정 지원은 어떻게 과감하게 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원 방안을 당정 간에 협의하고 또 국회와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번 산불 피해는 지난 2000년 발생한 동해안 산불을 넘어선 역대 최대로 평가되고 있다”며 “사망자 수, 이재민 수, 피해 면적 등 모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최대 규모의 피해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기후 변화에 대비한 전면적인 산불 대책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선제적인 대피와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사망자·중상자 대부분이 고령층이고 거동이 어려운 분들이었다는 점에서 취약계층에 대해 선제적으로 과다할 정도로 사전에 대비를 할 수 있는지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임시 대피소에 거주 중인 이재민에 대해서는 “많은 이재민이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어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임시 주거시설 제공과 생필품 지원 등에 부족함이 없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회의에는 정부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고기동 행안부장관 직무대행,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참석했으며, 여당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한 대행은 현장회의를 마친 후 대피 주민들이 일시 거주하고 있는 안동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한 대행은 “이번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어려움을 겪고 계신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모든 재정적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주민 여러분들도 마음의 상처가 크고 힘드시겠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분들이 일상으로 조속히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부디 용기를 잃지 마시고 힘을 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28

주민 괴롭힌 ‘경북 산불’ 149시간 만에 주불 진화

경북 의성군에서 성묘객 실화로 발생해 북동부 5개 시·군으로 확산했던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화 149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번 불로 축구장 6만 3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의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 28일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영덕과 영양을 시작으로 피해 5개 시·군의 산불 주불이 차례로 잡혔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졌다.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뿐만 아니라 최초 발화지에서 80㎞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에 들었다. 산불 발생 후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산림 당국은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동원해 주불 진화, 국가주요시설·민가·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극도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맞물려 불을 끄는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다. 산불 확산 경로를 따라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2∼3㎞ 앞까지 불길이 근접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전날 오후부터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에 1∼3㎜가량 비가 내리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변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밤새 내린 비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됐고, 진화 헬기 운용에 장애로 작용하는 연무도 잦아드는 등 유리한 기상 환경이 조성되며 전날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94%까지 치솟았다. 1주일째 이어진 이번 경북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구역은 이날 오전까지 4만 5157㏊로 집계돼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냈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산불 피해 범위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이재민 대책, 산림 및 문화재 복구 등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산불이 상시화, 대형화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산불진화 시스템 구축과 장비·인력 보강 등 진화대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28

우원식 국회의장 산불 피해지역인 의성군 방문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산불 피해를 입은 의성군을 방문했다. 우 의장은 이날 산불통합지휘본부가 있는 의성군청 임시청사에서 관계자 등으로부터 산불 피해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철우 지사 등 관계자들과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철우 지사는 “이번 산불은 기존의 대처 매뉴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었다”며 “산불 등 진화하는 재난에 맞서 메뉴얼을 새롭게 구성하는 등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대형산불진화헬기와 야간에도 산불 진화에 동원할 수 있는 핼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우 의장은 “정부와 국회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산불 복구에 필요한 예산 등이 시급히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사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어 우 의장은 지난 26일 의성군 신평면에서 사불을 진화하다 추락해 사망한 故박현우 기장의 분향소 찾아 헌화하며 애도했으며, 의성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 했다. 우 의장은 “이재민 여러분들의 심정을 백번 공감한다”며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8

고용노동부 안동지청 ‘특별재난지역’ 신속 지원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은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산불 피해가 확산됨에 따라, 지청장을 반장으로 하는 산불 피해 상황실을 구성하고, 피해 지역 주민의 고용이나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지원 TF’를 즉각 운영키로 했다. 안동지청은 먼저 이들 지역 실업급여 수급자의 경우 고용복지+센터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실업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별도 증빙서류 없이 실업인정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한,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도 고용복지+센터 방문 없이 유선 상담으로 취업활동계획(IAP)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수립 기간도 7일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직업훈련 참여자에게는 훈련 출석요건을 완화하고 산불 피해로 중도 탈락한 참여자에 대해서는 불이익(내일배움카드 계좌 잔액 차감 등)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산불 피해로 직장을 잃은 주민은 조속히 재취업할 수 있도록 고용복지+센터에서 취업지원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심리 안정이 필요한 경우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무제한(기존 최대 6회)으로 지원한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사업장 및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조업이 중단된 사업장이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하면, 고용유지지원금(연 180일, 근로자당 1일 6만6000원 한도) 지원 대상으로 인정하여 산불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과 생활 안정도 도모할 예정이다. 김두영 안동지청장은 “안동, 의성, 예천, 영양, 청송, 영덕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많은 피해가 발생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피해를 입은 국민들과 사업장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고용·생활 안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진화 및 복구과정 등에서 근로자가 죽거나 다치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장 및 관련 부서에서 안전 관리에 더욱 철저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