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통계 울릉 보호수 20본 중 ‘으뜸’... 수고 17m·둘레 4m 달해 울릉초교와 인접해 ‘독도 사랑·인문 소양’ 함양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 박정희 기념관·독도박물관 연계한 ‘인문 스토리텔링’ 자원화 절실
울릉도 관문인 도동의 행정 중심지이자 교육 현장인 울릉읍사무소 뒤편, 경사지 위로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노 거목 한 그루가 지역의 소중한 인문·자연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말 기준(산림청 자료) 울릉군 내 지정된 보호수는 총 17개소 20본이다. 그중에서도 울릉읍사무소 뒤편 골목길에 자리 잡은 ‘풍게나무 정자목’은 경북도가 직접 지정한 보호수로서, 압도적인 크기와 역사적 상징성을 자랑한다.
지난 1982년 10월 26일 경상북도 보호수(지정번호 11-31-1-3-1호)로 지정된 이 풍게나무는 당시 수령 150년으로 기록됐다. 2024년 기준 실제 수령은 약 192년으로, 사실상 2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도동 주민들의 삶을 지켜온 산증인이다.
나무의 제원 또한 예사롭지 않다. 수고(나무 높이) 17m, 흉고 직경(가슴높이 지름) 128cm, 흉고 둘레(가슴높이 둘레) 4m에 이르는 거목이다. 이는 도동항 해발 90m 수직 암벽 끝에 뿌리를 내린 국내 최고령 향나무 ‘석향(石香)’과 비교했을 때, 수령은 적지만 수고와 둘레 면에서는 3배 이상 큰 규모다.
특히 이 풍게나무는 올해로 개교 118주년을 맞이한 역사 깊은 울릉초등학교와 울릉읍사무소 사이 경사지에 위치해 교육적 가치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나무가 학교의 기운을 북돋아, 학생들이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사랑과 수호 의지를 다지고 인문적 소양을 기르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척박한 섬 환경에서도 굳건히 뿌리 내린 거목의 기개가 울릉초교가 펼치는 특색 교육의 명성을 이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나무는 단순한 노 거목을 넘어 울릉도의 근현대사와 주민들의 애환을 간직한 ‘살아있는 상징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호수가 위치한 골목은 평소 주민들의 이동이 잦은 곳이지만, 현재는 뛰어난 가치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동항 인근의 행남해안산책로, 과거 울릉군수 관사였던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독도박물관 등을 잇는 구간에 이 풍게나무를 포함해 ‘울릉의 역사와 자연’을 엮는 스토리텔링 작업이 절실해 보인다.
향토 사학자 및 교육계 관계자들은 “도동항의 ‘석향’이 고고한 신비감을 준다면, 풍게나무는 마을 중심부에서 주민들과 호흡하는 ‘정자목’으로서의 친근함이 강점”이라며 “경북도 지정 보호수의 위상에 걸맞게 주변 시설을 정비하고 교육적 유래를 연계한 안내판 등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울릉의 정신적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인문·생태 관광 코스로 육성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최덕현 울릉군 관광산림과장은 “보호수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접목해 도동 일대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