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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인플루언서 ‘포항맛피아’, 취약계층 아동에 외식 지원

포항 지역 인플루언서와 현지 외식업체가 손잡고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식사 기부에 나섰다.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는 포항 지역 인플루언서 ‘포항맛피아’(본명 양문성)가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해 짜장면과 탕수육을 후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후원은 양 씨가 포항에 있는 중식 전문점 ‘착한쭝식’의 홍보 영상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양 씨는 촬영에 따른 광고비를 수령하는 대신 지역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식사 기부를 제안했고 해당 업체가 이에 동참하면서 성사됐다. 지원 규모는 짜장면 100그릇과 테이블당 미니탕수육이다. 이에 따라 포항 지역 아동센터 소속 아동들이 순차적으로 해당 매장을 방문해 식사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양 씨는 “광고 촬영을 계기로 지역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식사 선물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정숙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장은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기부를 기획한 양 씨와 이에 동참한 업체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아동들이 사회적 온기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5-28

포항해수청, 여름철 대비 국가어항·건설현장 안전점검 실시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여름철 풍수해와 폭염 등 재난에 대비해 지역 내 국가어항 시설물과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일제 안전점검에 나선다. 포항해수청은 경북권역 내 국가어항 건설현장 5곳과 어항시설물 97곳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점검 대상에는 울릉 저동항 다기능어항 건설현장을 비롯해 경주 감포항 등 경북권역 국가어항 14곳에 위치한 시설물이 포함됐다. 해수청은 태풍과 집중호우에 대비해 비상연락체계 구축 여부, 배수시설 관리 상태, 수방자재 구비 현황 등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특히 방파제와 소형선부두 등 주요 어항시설물의 균열, 파손, 침하, 이격 여부와 함께 안전난간, 인명구조함 등 안전 예방 시설물의 설치 상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여름철 폭염에 따른 근로자 안전대책도 점검 대상이다. 건설현장을 중심으로는 온열질환 예방지침이 준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중대재해처벌법·건설기술진흥법·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법적 의무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아울러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해 안전보건 대책이 적정하게 수립·관리되고 있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근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은 “여름철 폭염과 태풍에 대비해 어항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인하겠다”며 “국가어항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사전 예방 점검을 통해 중대재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5-28

국힘도 사전투표 독려 나섰다…진보진영보다 불리하지 않다는 인식 확산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8일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도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나섰다. 사전투표를 부정투표의 원흉으로 지목해온 인사들이 주로 보수진영에 몸담고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사전투표부터 우호적인 분위기를 선점해야 본투표도 유리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0대 대선에서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 등으로 부정 선거론을 제기했던 과거와는 단절하고 ‘사전투표‘ 대신 ‘3일 투표‘라는 문구를 내세워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신동욱 공동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명선거 안심투표위원회‘를 구성해 장·노년 보수 지지층의 사전투표에 대한 우려는 줄이면서도 참여를 독려 중이다. 신 위원장은 지난 26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사전투표와 본투표, 총 3일간 안심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투표함 보관 상황을 24시간 감시하는 등 투·개표 과정 전반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도 추경호 후보 캠프와 이철우 후보 캠프를 중심으로 사전투표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해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사전투표에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제는 사전투표가 일상적인 선거 행위로 자리 잡아 그런 분위기가 상당수 희석되는 상황인 것도 국민의힘이 사전투표에 집중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2022년 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치였으나 개표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도 접전지에서 ‘힘 있는 여당 후보‘의 당선을 통한 정권 안정론을 부각하며 지지층의 투표소행을 촉구하고 있다.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전날 격전지인 충남과 인천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결국은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께서 투표장에 나가서 민주당 후보를 찍어주시면 다 당선된다“고 세몰이에 나섰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도 전날 SBS라디오에서 “대통령을 도와주자고 생각하는 분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는 게 이번 선거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과거에는 라이프 스타일상 진보 성향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고, 진보 정당도 초반 세몰이에 주력하면서 사전투표가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등식이 형성됐다“며 “그러나 최근엔 젊은 층 상당수가 보수화하고 ‘인증샷‘이 활성화하면서 보수 정당들도 독려로 전략을 전환했다“고 해석했다. 사전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이뤄진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8

내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전국 어느 투표소든 가능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29일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진행된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는 오는 29일~30일 전국 투표소 3571곳에서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투표소에는 신분증(모바일 신분증 포함)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의 경우 화면 캡처 등 저장된 이미지는 인정되지 않으며 현장에서 앱을 실행해 확인한다. 다음 달 3일 실시되는 본투표는 주소지로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지만, 사전투표는 통합선거인명부를 활용해 거주지와 관계없이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든 투표가 가능하다. 자신의 주소지 관할 구·시·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는 관내 선거인은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한 뒤 곧바로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반면 주소지 밖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는 관외 선거인은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함께 받아 기표한 뒤, 투표지를 봉투에 넣어 봉한 후 투표함에 투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은 투표장에서 △시·도지사 △교육감 △구·시·군의 장 △지역구 시·도의원 △지역구 구·시·군의원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례대표 구·시·군의원 등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배부받는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 유권자들은 여기에 투표용지 1장을 추가로 받게 된다.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대구 달성 유권자들은 국회의원 투표용지를 포함해 총 8장을 받는다. 투표소 안에서 인증사진을 찍거나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투표 인증사진은 투표소 건물 밖에서만 촬영할 수 있으며, 입구 등에 설치된 표지판·포토존 등을 활용하여 인증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경우, 선관위 직원이나 투표 사무원 등을 폭행·협박하는 경우 처벌받는다. 이 기간 유권자는 주소지와 관계 없이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나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나 포털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선관위가 28일 밝혔다. 유권자는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생년월일과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8

28일 ‘동대구·포항~서울행’ KTX 표 구하기 어렵다...포항서 6편, 동대구서 19편 결행

코레일이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로 28일에도 일부 열차 운행을 조정하면서 대구경북에서 서울로 오가는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7시14분 포항에서 서울로 가는 KTX 열차가 운행중지된 가운데 오전 11시4분, 12시46분, 오후 4시21분, 6시31분, 7시27분 포항~서울행 KTX 운행중단이 예고돼 있다. 동대구~서울 구간에서는 오전 7시56분, 10시7분, 10시25분, 10시43분, 11시26분, 11시45분, 12시48분, 오후 1시23분, 2시48분, 5시2분, 5시42분, 6시43분, 6시49분, 7시9분, 7시53분, 8시8분, 9시10분, 9시28분, 10시53분 KTX의 운행이 중단된다. 포항~서울 구간은 6편, 동대구~서울 구간은 19편의 열차가 운행을 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현재 코레일 홈페이지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모바일로 검색하는데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낮 시간대 좌석은 현재 거의 전 좌석이 매진 상태이며, 밤 늦은 심야 열차만 일부 좌석이 남아 있다. 열차표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상당수 이용객들이 고속버스로 몰리면서 고속버스 표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런 현상은 평소 표구하기가 쉽지 않은 금요일~일요일에도 이어질 수 있어 이번 주말 열차표 전쟁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이날 KTX를 포함한 전체 열차운행 횟수가 562회로, 평소 683회에서 121회 중지됐다고 밝혔다. 운행률은 82.3% 수준으로, 전날 80.8%보다는 다소 높아졌다. KTX와 KTX-이음 등 고속열차는 331회에서 255회로 76회 운행 중지된다. 운행률은 전날 74%대보다 소폭 상승한 77.0% 정도로 코레일은 전망했다. 운행 중지 구간은 행신역∼서울역과 서울역∼청량리역이다. 또 ITX-새마을·마음과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는 352회에서 307회로 45회가 중지돼 운행률이 87.2%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날과 동일하다. ITX-새마을과 ITX-마음 열차 경부·호남·전라선은 서울역·용산역·수원역을 오가며, 무궁화호는 경부·호남·전라선 모두 대전역과 서대전역까지 오간다. 운행 조정 승차권을 환불할 경우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고 신용카드로 결제한 승차권은 자동 환불 처리된다. 서울시의 사고 복구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열차 운행이 추가 조정될 수 있다고 코레일은 부연했다. 코레일 동대구역은 “열차 이용 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코레일톡‘, 코레일 홈페이지, 철도고객센터(☎ 1588-7788)에서 열차 시각과 운행 상황을 사전에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8

관세청, 비중동산 원유 수입 확대 지원··· “공급망 다변화”

관세청이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원유·석유화학 원료 수입선 다변화 지원에 나섰다. 미국·호주·말레이시아산 에너지 원료 수입 과정의 비관세 장벽을 완화해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관세청은 26일 미국산 원유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 적용 절차를 완화하는 ‘직접운송 특례’를 신설하고, 호주산 나프타 대체품의 품목분류를 조정하는 등 원유·석유화학 원료 수입 지원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관세청은 미국산 원유 수입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FTA 직접운송 원칙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미국산 원유가 제3국을 경유하거나 중간에서 일부를 하역할 경우 FTA 특혜관세 적용이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선박 위치정보(AIS)나 원유 계측 데이터 등 실질 운송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만 제출하면 특혜 적용이 가능해진다. 정유업계는 이번 조치로 미국산 원유 도입 확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일부 정유사는 지난해 미국산 원유 400만 배럴에 대해 직접운송 요건을 입증하지 못해 FTA 관세 혜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또 호주산 나프타 대체품의 품목분류를 기존 원유(HS 2709호)가 아닌 석유제품(HS 2710호)으로 신속 결정했다. 이에 따라 관세 3%와 비축의무 부담이 사라져 석유화학업계가 보다 저렴하게 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관세청은 호주산 나프타 대체품의 나프타 함량이 80~90% 수준으로 품질이 높다며, 이번 조치로 연간 약 250만톤 규모의 대체 원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전체 나프타 수입량의 약 16% 수준이다. 말레이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서는 원산지증명서(CO) 발급 지연 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현재는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평균 6개월 이상 걸려 수입업체들이 먼저 관세를 납부한 뒤 사후 환급받는 구조여서 자금 부담이 컸다. 관세청은 말레이시아 당국과 협의를 통해 발급 기간 단축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지난 3월 중동상황 비상대응 전담조직(TF)을 구성해 납기 연장·분할 납부, 운임 상승분 과세가격 제외, 경제안보 품목 신속 통관 등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경제안보품목 공급망 전반에 걸친 규제혁신을 지속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내 에너지 수급 안정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28

온라인 소비 강세에 유통업계 4월 매출 7.2% 증가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지난달 매출이 온·오프라인 동반 성장에 힘입어 7%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호조를 이어간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소비의 온라인 이동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주요 유통업체 26개사의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매출은 6.7%, 온라인 매출은 7.5% 각각 늘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 매출이 21.7% 급증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잡화·식품 등 전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편의점도 이른 더위 영향으로 음료 등 가공식품 판매가 늘면서 3.3% 증가했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6.6%, SSM은 6.9% 각각 감소했다. 산업부는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동과 식품군 부진 영향으로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세가 지난해 2분기 이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기준 업태별 매출 비중은 온라인이 6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백화점 15.3%, 편의점 14.6%, 대형마트 7.9%, SSM 1.9% 순이었다. 온라인 비중은 지난 2021년 52.1%에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상품군별로는 온라인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화장품 매출이 15.4%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식품(9.7%), 생활·가구(8.1%), 아동·유아(8.2%) 등도 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산업부는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화장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의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38.1% 급증했고, 가정용품(22.5%), 잡화(21.1%)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편의점은 음료 등 가공식품 판매가 4.9%, 즉석식품이 5.8% 각각 늘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28

보이스피싱 7개월 연속 감소··· 정부 “신종 스캠범죄 총력 대응”

정부가 지난해 8월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시행 이후 7개월 연속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다만 전화·문자 단속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SNS·메신저 기반 신종 스캠범죄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대응 범위를 로맨스스캠·투자리딩방 사기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27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정부 보이스피싱 TF 회의를 열고 종합대책 추진 성과와 보완 과제를 점검했다. TF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법무부·금융위원회·경찰청·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가 93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했고, 피해액도 4936억원으로 35.3%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4월 발생 건수는 13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 피해액은 523억원으로 54.3% 각각 감소했다. 정부는 그동안 범정부 TF를 중심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출범, 피싱 이용 전화번호 긴급 차단,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 AI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해 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불법 스팸 대응 강화로 1인당 월평균 문자 스팸 수신량을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인 2.74통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삼성 단말기와 이동통신 3사의 전화 앱에 보이스피싱 의심 통화를 실시간 탐지하는 기능을 기본 제공하도록 했으며, 구글 안드로이드폰에는 악성 앱 차단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도입한 ‘피싱 전화번호 긴급차단 제도’를 통해 올해 4월까지 6만5638개 회선을 차단했다. 금융위원회는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 AI 플랫폼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26만6000여건의 정보를 공유했고, 이를 통해 약 419억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해 9월 이후 특별단속을 통해 피싱 범죄 피의자 2만6406명을 검거했다. 다만 정부는 전화·문자 기반 보이스피싱 단속이 강화되자 SNS·메신저를 활용한 로맨스스캠, 투자리딩방 사기, 노쇼사기 등 신종 스캠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와 협력해 최신 피싱 시나리오를 플랫폼에 즉시 반영하고 범죄 이용 계정을 차단하는 한편, 금융권의 의심거래 탐지 및 계좌정지 체계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관계부처 협업으로 줄지 않을 것 같던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신종 스캠범죄 대응 대책도 현장에서 속도감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더욱 힘써달라”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28

“오늘 오전 8~9시까지 美 주식 팔면 양도세 100% 감면”...RIA계좌 혜택 시기별로 달라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는 시기별로 양도세 감면 혜택이 다르다. 만약 양도소득세를 100% 공제받으려면 28일 오전 8~9시(한국시간)까지 해외주식 매도를 끝내야 한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RIA를 도입했다. 대상은 지난해 12월 23일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이다. 이를 RIA 계좌로 옮긴 뒤 매도하고, 해당 자금을 국내 자산에 1년간 투자하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주식 매도에 대한 양도소득 공제율은 5월 말까지 100%, 6월부터 7월 말까지는 80%, 8월부터 연말까지는 5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이때 해외주식 ‘매도’는 결제 완료 기준으로, 결제일을 고려해 주문체결이 이뤄져야 한다. 해외주식의 경우 주문체결일과 결제일 간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미리 매도해야 한다. 특히, 오는 30일과 31일은 주말로 100%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29일까지 결제가 이뤄져야 한다. 증권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개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해외 시장 미국의 경우 한국시간 28일 오전 9시까지 주문을 체결해야 한다. 일부 증권사는 고객들에게 100% 양도소득세 공제를 받으려면 오전 8시까지 매도해야 한다고 안내했고, 일부 증권사는 같은 날 오전 8시 50분, 또다른 증권사는 오전 9시까지 주문이 체결돼야 한다고 전했다. 미 현지시간 27일 정규장 이후 애프터마켓까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매도 시한 시점이 다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해외주식을 매도한다고 세금이 자동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RIA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판 뒤 해당 자금을 1년 동안 국내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 대상은 국내 상장주식뿐 아니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내 주식형 ETF, 예탁금 등도 포함된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나 혼합형 상품, 파킹형 ETF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해외주식을 5000만원에 매도해 2000만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했다면 일반 계좌에서는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2%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RIA를 통해 요건을 충족하면 세금이 전액 공제될 수 있다. RIA 계좌 납입 한도는 5000만원이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7

“이런 자를 4년이나 감형해준 항소심”...만취상태로 시속 180km 폭주하다 4명 사상케 했는데

새벽에 폭음을 한 상태에서 시속 180km로 폭주까지 하다가 교통사고를 내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에게는 중상을 입힌 30대가 항소심에서 4년이나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27일 A(32)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 혐의 등 사건 선고공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고, 갑작스레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깊은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도 “A씨가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범행을 인정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 피해자 2명과 원만히 합의한 사정 등을 참작해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6년으로 형량을 낮춘다”고 밝혔다. A씨는 2024년 9월 3일 오전 6시 35분께 강릉시 강릉대교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0%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 최저선(0.08%)를 두 배 이상 넘는 수치다. A씨 차에 받힌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면서 반대편에서 오던 트럭과 충돌했고, 이어 A씨 차량도 트럭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트럭은 높이 15m 아래로 떨어져 트럭 운전자와 동승자 1명은 숨졌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처음 A씨 차에 받힌 차량 운전자도 중상을 당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일 새벽 2시부터 4시간에 걸쳐 술을 마신 만취 상태에서 운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처음부터 중앙분리대를 파손하고 역주행을 하는 등 정상 운행이 불가한 상태였음에도 시속 180㎞에 이르는 폭주를 하다가 결국 사고를 냈다. 1심은 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는데 2심은 반성한다는 등의 이유로 4년을 깎아줬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7

정부 “나무호, 이란 미사일에 피격됐을 가능성 높아”...주한 이란 대사는 부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의 컨테이너선 ‘나무(NAMU)호’가 이란제 미사일에 피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확인했다. 외교부는 사실상 이란을 공격 주체로 보고 주한국 이란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했다. 27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기술 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는 이란이 개발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13~15일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계열 전문가들의 현지 조사가 진행됐고 이후 15일부터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잔해 수거물 조사와 기술 분석을 진행했다면서 “현장 조사에 이어 엔진, 탄두, 화약, 기체 등의 비행체 잔해물을 분석했다. 나무호는 총 2번의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폭, 두 번째 탄두는 기폭됐다”라고 말했다. 비행체 탄두 형상은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그 개량형인 ‘카데르’와 유사했고,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이 확인됐다. 엔진은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엔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제 ‘톨루에 4’ 엔진의 특징적인 부분이 확인됐다. 기체 잔해물은 이란제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과 같은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었다고 한다. 회로기판 잔해물의 경우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돼 생산 연도를 고려할 때 신형인 카데르보다는 구형인 누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다. 조사에서 발사 원점은 파악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나무호가 피격 당시 이란 본토와 90∼100㎞ 떨어져 있었음을 고려하면 미사일이 6∼7분가량 날아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무호 공격과 관련해 이날 외교부로 초치된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이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다 부인한다”며 “절대 개입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쿠제치 대사는 이날 초치돼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하고 나오는 길에 그를 기다리던 취재진을 상대로 이란 개입을 부인한 뒤 “개인적으로 이 한국 선박에 발생한 그런 피해에 대해서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7

대구 수성구청장 후보 TV토론, 신청사 건립 놓고 치열한 공방

대구 수성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TV토론회에서 신청사 건립과 청년정책, 교통·문화 정책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27일 대구MBC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수성구청장 후보 TV토론회에서 가장 큰 쟁점은 수성구청 신청사 건립 문제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정권 후보는 신청사 이전 비용이 3000억 원에 이르는 점을 지적하며 사업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단순히 건물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 삶과 행정 서비스가 결합된 사안”이라며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청사를 리모델링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행정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대권 후보는 현 청사의 구조적 한계를 강조하며 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 청사는 지반 문제로 증축이 어렵고 미래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어린이회관 주차장 부지로의 이전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또 “현 청사 부지를 매각하면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재정 부담 우려를 반박했다. 수성못 상화동산 공중화장실 리모델링 비용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후보는 “화장실 하나를 고치는 데 9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며 “주민 체감형 정책보다 보여주기식 문화행정에 치우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공중화장실 역시 도시의 품격과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수성구만의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이었다”고 맞받았다. 청년 인구 감소와 수성알파시티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박 후보는 “최근 8년 동안 수성구 청년 인구가 약 2만명 감소했다”며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대구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수성구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박했다. 범어동 학원가 교통난 해법을 놓고도 후보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 박 후보는 드롭오프존 지정과 AI 기반 교통신호 체계 도입, 권역별 순환 공공버스 운영 등을 제안하며 공공 중심의 교통대책을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학원 수업 시간 분산과 온라인 수업 확대, 외곽 주차 유도 등을 통해 교통량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화·관광 정책에서도 양측의 방향성은 엇갈렸다. 박 후보는 “문화정책도 주민 삶의 질과 지역경제 활성화 중심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며 체류형 관광벨트 조성과 대규모 복합문화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김 후보는 수성못 수상무대와 미디어아트 테마파크, 예술촌 등을 연계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지형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신청사 이전과 도시 브랜드 전략, 청년정책 등 수성구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양 후보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27

‘박용선’ 빠진 포항시장 후보자토론회···박희정·박승호 “내가 포항 살릴 적임자”

6·3 포항시장 선거 후보들이 참석하는 유일한 법정TV토론회가 박용선 국민의힘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포항시남구선거방송토론회가 주관하고 포항MBC가 생중계한 후보자토론회에는 박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승호 무소속 후보 2명만 참석했다. 박용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긴급 비판 성명을 발표한 두 후보는 “박용선 후보는 포항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컷오프’ 이후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줄곧 비판해온 박승호 후보는 “국민의힘이 공천한 범죄피의자가 포항시장이 되고 재판에 넘겨지면 기업 투자가 어렵게 되고,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돼 재선거를 한다면 많은 경비는 누가 책임지겠나”라고 꼬집었고, 박희정 후보는 “토론회에 불참한 박용선 후보는 포항시장 자격이 없다. 검찰과 경찰의 늦장 대응으로 시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용선 후보의 일방적인 불참에도 불구하고 박희정, 박승호 후보는 위기에 빠진 철강산업과 포항을 구할 해법을 제시하며 저마다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박승호 후보는 △‘영일만 친환경 특수선 조선클러스터 조성’ 통한 영일만항 중심의 친환경 특수선 조선산업 육성 △스틸러스 구장 도심 이전 통한 포항 원도심 부활 △해병대 사격장 이전 터에 해병대 테마파크 건립 △AI 로봇 특화 도시 건설 △해상 신도시 프로젝트 △영일만항 인근 부지에 아시아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 건립 △어르신 여가를 위한 270홀 규모 파크골프장 건립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박희정 후보는 시장 취임 후 30일 내에 ‘철강산업 전환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100일 안에 ‘철강산업 전환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철강산업 전기요금 부담 완화, 수소환원제철 국가 전략 거점 도시 육성을 비롯해 죽도시장 인근 시장 집무실 설치 등을 통한 원도심 부활, 포항도시공사 설립을 통한 도시재생·공공주택 주차 및 상가 활성화, 1000원 주택 연 200호 확대 등을 공약한 박 후보는 “포항은 지금 여당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후화한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대신할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표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희정 후보는 “대경선 광역전철을 포항 연결과 포항역 진입과 효자역·괴동역 기능 복원을 추진하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철도와 택시 환승 동선을 시민 중심으로 다시 짜겠다”며 “환승센터 주변 상권은 원도심 재생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박승호 후보는 “환승센터 안에 쇼핑 시설·호텔·문화공간을 복합적으로 넣은 일본 구마모토시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포항의 산업 체질 개선과 다각화 방안에 대해 박승호 후보는 “포스코와의 관계 정상화를 먼저 이뤄서 포스코가 산업 체질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화끈하게 빨리 도와주겠다”며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포항이 가진 많은 자원을 융합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박희정 후보는 “포항의 산업 전환은 속도가 중요하고, 정부 부처를 움직이면서 민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면서 “이재명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여당 시장으로서 포항의 몫을 분명히 요구하고, 철강산업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거점 항만 육성·개발을 위한 구체적 계획에 대해 박희정 후보는 북극해운정보센터 포항 유치, 전국 항만 기본 계획 등에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관문항 역할 명시적 반영을 제시했고, 박승호 후보는 중소형 전문 선박 조선소 유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5-27

행정통합 마중물 대경선 연장 빠를수록 좋다

대구와 경북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2단계 노선인 구미-김천 간 연결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기준금액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함에 따라 2단계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예타 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대경선 2단계 사업이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됨에 따라 국토부 검토를 거쳐 우선 사업에 포함될 경우 빠르면 하반기에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12월 개통한 대구권 광역철도 1단계인 구미-대구-경산 구간은 개통 1년 만에 누적 이용객이 512만 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 대중교통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광역철도망인 대경선이 김천까지 확대될 경우 출퇴근, 통학, 쇼핑 등 생활 이동권이 넓어지고 철도 접근성이 낮은 교통 소외지역의 교통 불균형 문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망인 대경선은 대도시 대구를 중심으로 9개 시군이 동일 생활권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기능적 역할을 한다. 과거 구미, 김천, 청도, 의성 등은 대구와 인접해 있지만 심리적, 물리적 거리감이 존재해 왔다. 교통의 연결은 이런 거리감을 상쇄시키면서 동일 생활권으로 묶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통학, 통근, 쇼핑, 여가를 공유하는 생활권으로 바꾸는 효과다. 정부가 균형발전을 목표로 제시한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구상 전략에도 광역철도망 신설은 필수적이다. 광역철도망 운영의 긍정 효과를 누리는 지역으로서는 대구와 경북을 연결할 2단계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진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 경북도는 구미-김천을 연결하는 2단계 광역철도 사업의 조기 추진을 위해 정부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 나아가 3단계 사업(경산-청도)까지 속도를 내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김천-구미-칠곡-대구-경산-청도를 한 시간대에 오갈 수 있다면 지역의 생활권은 그야말로 초광역화로 변모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되는 효과도 적지 않다.

2026-05-27

대구시장 여론조사 ‘널뛰기’, 유권자 불신크다

대구시장 선거 후보별 지지도 여론 조사 결과가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나자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조사원이 질문하는 ‘전화면접 조사’와 녹음한 문항을 기계가 읽어주는 ‘자동응답(ARS)’ 방식에 따라 후보별 지지도가 뚜렷하게 차이 난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캠프가 지지세를 제각각 해석하며 충돌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CBS가 지난 24~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대구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장 지지도 조사(ARS)를 한 결과,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 50.1%,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41.1%로 나타났다. 반면, KBS가 지난 21~25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무선 100%)를 한 결과에서는 김 후보가 42%로 추 후보(38%)를 4%포인트 앞섰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두 기관에서 비슷한 날짜에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처럼 다르게 나온 것은 일단 여론조사 방식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앞섰지만, ARS 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앞선 것이다. 당연히 김 후보 측은 전화면접조사를 더 신뢰하고 있다. 녹음을 틀어주는 방식보다 조사원이 직접 면담하는 것이 훨씬 더 과학적이라는 주장이다. 조사원의 설득과 응답자의 호응이 수반되는 전화면접이 중도 성향의 여론을 더 잘 반영한다는 논리다. 반면, 추 후보 측은 조사원과 직접 상대하지 않는 ARS 방식은 ‘숨은(샤이) 표심’을 더 잘 읽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ARS는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 눈치를 덜 보고, 응답을 포기할 가능성도 작다는 것이다. 매일 쏟아지는 여론조사에 대해 각 후보 측은 유불리에 따라 한쪽을 취사선택하는 ‘편향’에 익숙해져 있지만, 여론 추이를 정확하게 읽으려면 상호보완적인 두 방식을 종합해서 해석해야 한다. 여론조사가 인구 비례로 가중치를 두긴 하지만, 그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와 같을 순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26-05-27

창공은 말이 없는데

우주는 얼마나 넓은 것일까. 막막한 하늘 위에 끝은 있을까. 무섭도록 깊고 먼 공간은 어디까지 펼쳐졌을까. 사람은 오래전부터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질문을 던져왔다. 과학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지만, 인간은 아직도 우주의 끝을 모른다. ‘끝’이라는 생각이 틀린 것이라, 아예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밤하늘의 별들은 불빛만이 아니다. 수천 년, 수만 년 전에 출발한 빛들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오늘이 아니라 우주의 오래된 과거다. 밤하늘은 커다란 ‘우주의 역사책’이었다. 인간은 짧은 현재 속에서 살아가지만, 우주는 인간에게 끝없이 긴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별빛을 올려보면 마음이 낮아진다. 인간의 걱정과 욕망과 다툼이 우주의 시간 속에서는 얼마나 짧은 것인지 보이기 때문이다. 낮하늘은 어떤가. 밤하늘이 시간의 깊이를 보여 준다면, 푸른 창공은 공간의 드넓음을 드러낸다. 구름 사이로 펼쳐진 아득한 하늘은 어디까지 이어졌을까.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지만, 인간이 경험한 공간은 우주의 작디작은 먼지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떠올리면 먹먹함이 밀려온다. 인간은 늘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내 생각이 가장 옳다고 믿고, 나의 감정이 가장 절박하다고 여긴다. 하늘에서 내려보면 인간은 보이지도 않을 터에. 나라와 도시와 권력과 경쟁도 우주의 크기 속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미세한 흔들림에 불과할 터에. 우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침묵 그 자체로 인간의 오만과 교만을 흔들어 놓는다. 지방선거의 계절을 지나면서 하늘을 떠올리게 된다. 거리에 현수막이 걸리고, 후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지지자들은 흥분하고, 서로를 향한 비난은 거칠다. 누가 더 옳은지, 누가 더 자격이 있는지, 누가 도시를 책임질 사람인지를 두고 날카롭게 맞선다. 선거,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선택하는 과정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눈앞만 바라보는 게 아닐까. 고작 몇 년 권력을 두고, 잠시 사람들 앞에 서는 자리 앞에,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만큼 싸워야 하는지.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나 자신부터 돌아보게 된다. 내 생각을 외치느라 남의 마음을 보지 못했던 순간들, 내 주장에 몰두한 나머지 타인의 아픔에 눈감았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세상에 미안하고 하늘에 부끄럽다. 인간은 이상한 존재다. 우주 앞에서는 티끌보다 작으면서, 자기 확신은 산처럼 거대하다. 잠시 맡을 권력을 영원한 것처럼 행동하고, 진영의 승리가 역사의 마지막 장인 듯 아우성이다. 우주의 공간 앞에서 보면 사람의 권력은 찰나일 것을. 인생이 길어야 백 년 남짓이고, 도시의 역사조차 우주의 앞에서는 한순간의 먼지다. 정치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더 겸손해지고, 더 따뜻해지고, 더 길게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 밤도 별빛은 말없이 우주를 건너온다. 세상의 소란과 분노와 욕망과 갈등을 아득히 내려다보면서. 우주는 침묵하는데, 인간만 시끄럽다. 때로 정치가 하늘을 올려다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만큼 남의 마음도 돌아보면서 진영의 승리만큼 공동체의 시간을 길게 바라보았으면 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5-27

‘울진수소산단’ 기사, 상수원 보호와 지역 개발 ‘미묘한 쟁점’ 잘다뤄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서진국) ‘2026년 5월 정례회의’가 27일 포항 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독자권익위원들은 지난 한 달간 경북매일 신문이 보도한 주요 기사들을 면밀히 되짚으며 지역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과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경북매일신문은 이날 제기된 제언들을 향후 지면 제작과 디지털 뉴스 서비스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날 정례회의에서 나온 주요 의견을 정리했다. △서진국(전 포항시 북구청장) = 12일자 1면 톱 “울진군, 상수원 보호구역에 ‘원자력수소 산단’ 추진 논란”과 3면 “···. 시작부터 꼬인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13일자 1면 톱 “울진군 추진 수소산단, 암초 만나자 ‘꼼수 해법’” 등 울진 수소산단 관련 기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되는 상수원 보호구역 문제와 사업 부지 여건 등 현실적인 쟁점을 시의적절하게 잘 다룬 기사라고 생각한다. 수소산단 조성은 지역 미래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원자력과 연계한 수소산업 육성은 앞으로 지역 산업 구조 변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분야라고 본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주민 생활환경과 환경보호 문제 역시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기사에서 언급된 상수원 보호구역 문제 등은 단순한 개발 논리를 넘어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과 충분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기사는 사업 추진 필요성과 함께 주민 우려, 현실적인 문제를 균형 있게 함께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역 발전과 주민 생활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에 대한 후속 보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류영재(전 포항예총 회장) = 20일자 홈페이지에 게재된 『다카이치 日 총리 사로잡은 ‘안동의 불꽃’··· 정부, 일본인 관광객 유치 전방위 시동』 제하의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지난 5월 19일,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중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관람하고 감탄했던 안동 ‘선유줄불놀이’를 새로운 ‘K-관광’의 흥행 카드로 삼아 문화·관광 교류의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을 시의적절하게 다룬 내용이다. 선유줄불놀이는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 절벽 꼭대기에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밧줄을 매단 뒤, 수백 개의 숯불 주머니를 매달아 불을 붙이는 한국 고유의 전통 불꽃놀이다. 이미 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포항국제불빛축제’ 역시 축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래를 밝힐 창조적인 불빛뿐만 아니라,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이 깊이 녹아든 ‘포항만의 불꽃놀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상준(향토사학자) = 20일자 홈페이지에 게재된 ‘포항북부소방서, 민관 협력으로 사찰·전통시장 화재안전망 강화’라는 제하의 기사를 읽었다. 이번 기사는 포항북부소방서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전통사찰과 전통시장 등 화재취약지역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특히 보경사와 같은 산림 인접 사찰은 화재 발생 시 보물로 지정된 중요한 문화유산 훼손은 물론 대형 산불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초기 대응 체계를 구축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단순한 고가의 소화설비 기증에 그치지 않고 자위소방대 교육과 훈련까지 병행하겠다는 계획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포항지역 전통사찰과 재래시장들의 실제 화재 취약 현황이나 과거 사례 등을 함께 다뤘다면 시민들이 사업의 필요성을 더욱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포항 소재 보물 10개 중 7개를 보유한 보경사의 기증 경위 등을 심층 취재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앞으로 지역 문화유산과 시민 안전을 함께 지키기 위한 민관 협력 모델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박춘순(전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 최근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23일 자 홈페이지에 게재된 『스타벅스, 전국 매장에 2차 사과··· “매장 직원 비난 말아달라”』라는 기사와 이어 보도된 『‘스벅 인증샷’ 뮤지컬 배우 정민찬 논란 끝 작품 하차』 제하의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기사에 따르면 당사자는 사회적 이슈를 잘 인지하지 못했다며 “무지했던 것도 잘못이니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뉴스를 열심히 챙겨보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모든 예술인이 그렇듯 뮤지컬 배우 역시 한 편의 무대에 오르기까지 피나는 노력과 연습의 과정을 거친다. 비록 부주의했을지라도 본인이 과오를 인정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했음에도, 출연 중이던 작품에서 전격 하차해야만 했던 현실은 안타까움을 남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까지 불매운동 움직임에 동참하는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화예술계만큼은 유연한 시각으로 ‘표현의 자유’를 조금 더 보장해 줄 수는 없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김미정(ODS 다문화교육연구소 포항지사장) =19일자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구·경북 청년 절반 ‘노동법 위반 경험’』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현재 포항의 여성 고용 현실은 지표에 나타난 숫자 그 이상으로 무겁다. 지역 내 많은 여성이 서비스업과 돌봄 노동, 비정규직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노동권 보호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포항이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성장해 온 만큼, 이제는 노동의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여성의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는 곧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 따라서 노동법 위반 행위를 단순한 개인의 피해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 지자체와 관계기관은 여성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 교육과 상담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상습 위반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여성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모두가 살기 좋은 포항의 미래도 담보될 수 있다. △황병기(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 = 14일 자 6면에 보도된 『“노년기에는 왜 저축 멈추나“··· DGIST, ‘최적 저축 모델’ 제시』 기사는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노후 대비에 관심이 높은 최근의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DGIST 연구팀이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유한한 생애 주기를 반영해 노년기 저축 감소 현상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기존 경제학의 한계를 넘어 실제 인간의 재무 행태를 현실성 있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유익한 연구 소개와 더불어, 앞으로 경북매일 경제면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길 기대한다. 고물가·저성장 기조 속에서 청장년층의 실전 재테크 전략이나 은퇴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노후 자산 관리 비법 등 독자들이 삶에서 구체적으로 체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실속형 경제 정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면에 깊이를 더해주길 바란다. △노정구(포항대 학생입학처장) = 22일자 12면에 게재된 『포스텍 한욱신 교수팀, 데이터 분석 184배 빠른 그래프 엔진 ‘터보링크스’ 개발』 기사는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차세대 그래프 분석 엔진을 개발했다는 낭보를 심도 있게 다루어 의미가 남다르다. 생성형 AI와 금융 등 미래 산업 전반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은 지역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아울러 경북매일이 매주 금요일자 12면에 ‘대학면’을 별도 편성해 지역 지성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주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최근 보도 양상을 보면 포항 소재 대학은 포스텍에만 집중되어 있고, 그 외에는 주로 대구 소재 대학들 위주로 지면이 구성되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지역에는 포항대학교와 선린대학교 등 지역 사회의 역군을 길러내는 소중한 전문대학들이 자리하고 있다. 향후 지면에서는 이들 지역 대학의 다양한 활동과 성과에도 균형 있는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김민규(포항 대동중 교장) = 6일 자 1면 『포항 만인당 메운 3만 인파···5월 잔디밭에 피어난 ‘동심’ 』 기사와 전면 화보로 꾸며진 6면 ‘2026 포항 어린이날 큰잔치’, 7면 ‘2026 어린이날 큰잔치·안동·경북’ 면을 깊이 있게 보았다. 제104주년 어린이날을 맞아 경북매일이 포항 만인당 잔디광장과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동시 개최한 이번 행사는 타 지역 일간지들과 차별화된 언론의 고유한 공익성을 잘 보여주었다. 저출생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어린이 백일장과 사생대회를 비롯해 해병대 장갑차 탑승, 지진 및 소화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온 가족이 행복한 추억을 쌓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지역 언론의 모범적인 역할을 여실히 보여준 이 행사가 지난 20여 년의 역사를 넘어, 앞으로도 지역의 미래인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지속적인 축제로 굳건히 이어지길 기대한다. △최정암 경북매일신문 편집국장 = 지난 5월 1일 취임 이후 독자권익위원님들을 첫 정례회의 자리에서 뵙게 되어 매우 뜻깊고 반갑다. 위원님들께서 개진해 주신 소중한 의견을 지면 제작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깊이 있고 신뢰받는 신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종이신문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경북매일을 접하는 독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디지털 환경에서도 지역의 다양한 현안과 사회적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하겠다. 위원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27

‘일렉트로 코리아’의 두 얼굴 호남의 햇빛과 영남의 원자력

대한민국 산업 지도가 급격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오랫동안 국가의 성장을 이끌었던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한 중화학 공업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에너지 주권’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라는 ‘전기 먹는 하마’가 산업의 주류가 된 지금, 우리는 정부가 직면할 가장 거대한 과제인 ‘에너지 거버넌스’의 재편을 목격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핵심 에너지 생산지는 원자력에너지 중심의 영남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호남이다. 두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수도권 첨단산업에 공급되는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영남과 호남의 에너지 지정학적 가치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할 계획인 ‘RE100 산업단지’ 전략과 관련하여 ESG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호남의 RE100 산단 유치 가능성과 전략적 가치 이재명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 기조는 ‘에너지 고속도로’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국가 대전환’에 있다. 이는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라는 거대한 무역 장벽을 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그 핵심 전략이 되는 ‘RE100 산업단지’ 유치의 최적지는 단연 호남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호남은 일사량이 풍부한 전남의 태양광과 신안 앞바다의 대규모 해상풍력 건설에 집중한 결과 연료비가 제로(0)인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착한 에너지’를 넘어, 장기적으로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경제적 유인이 되는 전략적 가치이다. 이재명 정부는 중앙집중형 전력망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바로 소비하는 ‘분산형 거버넌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활용하여 만성적 전력계통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를 찾아 기업이 이동하는 ‘에너지 지방시대’를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간헐성(날씨에 따른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인프라 구축이 성패를 가를 것이다. 이것이 해결된다면 호남은 ‘RE100 전용 경제특구’로서 전 세계 AI데이터센터를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남과 호남의 미래 성장 가능성 분석 영남과 호남 지역의 대별 되는 에너지 지정학적 가치를 ESG의 관점에서 보면, 두 지역의 미래는 서로 보완적이며 전략적이다. ‘Green Electro State’ 호남권은 Environmental(환경)의 선구자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에너지의 본산이다. 탄소 중립이 기업의 생존권이 된 시대에 호남권의 신재생 에너지는 국가적‘환경자산’이다. RE100 이행이 필수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첨단 소재 기업들에게 호남은 대체 불가능한 입지다. 특히 희토류 및 희귀 금속 정련 산업처럼 오염 부하가 크고 전력 소모가 많은 공정을 저렴한 재생에너지로 감당해냄으로써, 환경 규제를 돌파하는 거점이 될 것이다. 이에 반해 ‘Base Electro State‘ 영남권은 원자력 발전이라는 강력한 ’기저 부하‘를 보유하고 있는 Governance(지배구조)의 안정성이 높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FAB은 24시간 중단 없는 고품질 전력이 필수다. 원자력은 외부의 자원 무기화 압박 속에서도 국가 산업의 심장을 멈추지 않게 하는 강력한 안보 자산이자 국가 거버넌스의 수호신이다.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영남은 국제 정세의 파고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 안정성을 보장한다. ◇‘일렉트로 코리아‘를 향한 대타협과 융합 2026년 현재, 우리는 중동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세계 에너지 흐름의 대동맥 호르무즈해협의 봉쇄와 쿠바의 대정전 사태를 목격하며 에너지 종속의 비극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석유에 기댄 ‘페트로 스테이트’의 시대는 끝났다. 과거의 전쟁이 총칼을 앞세운 무력 전쟁이라면 요즘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전쟁에 가깝다. 이제는 전기가 지배하는‘일렉트로 스테이트’로 가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할 RE100 산단은 호남의‘청정성’과 영남의 ‘안정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그 운명이 달렸다. 또한,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의 혜택은 수도권 대기업이 독점하고, 환경훼손·전자파 위험·부동산 가치 하락 등 모든 피해는 지방이 떠안는 구조적 불평등을 시정하는 국가적 에너지 체계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다시 세워야 한다. 호남의 햇빛과 바람으로 만든 전기가 AI의 두뇌를 돌리고, 영남의 원자력이 그 안정적 맥박을 유지하는 ‘에너지 믹스’의 대타협이 필요하다. 진정한 선진국은 자국민의 삶을 보호하고(Social),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며(Environmental), 타국의 결정에 끌려다니지 않는 독립적 전략(Governance)을 가진 나라다. AI시대에 최적의 ‘에너지 믹스’는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을 위한 가장 근원적이고 강력한 수단이자 전략이다. 호남과 영남을 잇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단순한 전력망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강국이자 진정한 선진국으로 밀어 올릴 생명선이 될 것이다. 결국, 에너지 주권을 확보한 ‘일렉트로 코리아’의 건설이 미래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이다. /서득수 지속가능ESG연구소장

2026-05-27

비밀의 정원

석부작(石附作) 대가 이인기는 아티스트이다. 돌과 나무와 호흡한다 그렇게 일가를 이룬 사람이다 대가라 함은 일단 40년 이상 한부분에 종사하여 세평에 상관없이 역사를 이룬 사람을 말하는데 출처도 근본도 없는 딴따라들이 아티스트라 하고 하물며 화장을 하고 머리 다듬는 새파란 것들이 스스로 그렇게 칭하며 찧고 까분다 딴따라가 나쁜 것이 아니다. 경박함이 문제다 근기의 수승함이 문제가 아니라 집념의 문제 혹은 단박에 깨칠 수도 있으니, 그의 정원에 가보라 시간이 켜켜이 녹아든 석부작들이 온전하게 산과 강으로 재현되어 있다 학대하지 않고 더불어, 그리고 실패하지 않을 생명을 쟁여 넣고 있다 육거리 근처 사람 살지 않는 집에 거짓말처럼 비밀의 정원, 그의 밀림이 있다 함축과 집약이 경이로움 혼이 깃들어 팔지도 않을 작품들 아무리 호사가라도 그가 부르는 가격에는 머뭇거린다, 거래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경지는 돈으로 사지 못 한다 보고 느낄 수 있는 절정의 감각은 결코 계산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을 하나 선물 받아서 책상 앞에서 째려보며 거래가 아니라서, 이 글을 쓴다 염치없음도 어떤 때는 살아가는 힘이 된다 염치를 알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 앞의 가난과 절박함이 그것이 남에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을 때, 세상이 내 것이 된다는 사실이다 돌과 나무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커가는 것을 배우는 사람, 그 이름 이인기지만, 세상의 인기(人氣)는 눈곱보다 없다. ……… 포항 북구 중앙로 298번길 17-4, 비좁고 낡은 철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불현듯 펼쳐지는 신세계. 녹색 허파를 가진 작은 행성. 가치로는 아마 수백 억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이런 수치로는 그의 삶의 깊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돌이 돈이라 여기고 나무를 남이라 여기면 본질에서 한참 벗어나는 짓이다. 생각해 보니, 어쩌면 본질이라는 것이 애초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행위만 있을 뿐일지도. 나무가 자라는 긴 시간의 인내의 행위는 더더욱 필요할지도. /이우근 시인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5-27

꽃잎이 흩날리는 밤

앞서 걸어가는 두 남자의 머리 위로 꽃잎이 흩어진다. 모처럼만에 집에 온 아들과 보문호수의 밤 벚꽃 길을 걷고 있다. 지금, 내 눈은 꽃보다 그들의 뒷모습에 더 간다. 아들이 아빠의 어깨를 툭 치며 장난을 건다. 한때 우리 집은 말이 없었다. 유교 집안에서 자란 남편은 늘 예의 바른 쪽에 서 있었다. 하는 일까지 도면을 보고 기계를 제작해서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정확히 읽어내고, 오차 없이 맞춰내는 일에 익숙했다. 반면 아들은 매번 핀잔을 들을 만큼, 먼 곳을 보는 아이였다. 머릿속은 늘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 차고, 아직 오지 않은 일을 상상하며 즐거워하곤 했다. 무엇을 물으면 뜬금없는 대답이 돌아오는 일이 다반사였다. “대화에 집중 좀 해라” 아들을 향한 남편의 말은 대개 그렇게 시작됐다. 남들에게 좋지 않게 보일까, 그 걱정은 점점 간섭이 되어갔다. 유치원도 가기 전부터, 숟가락 똑바로 놔라 젓가락질 바로 하라는 말로 시작하는 밥상머리였다. 궁금한 것이 많아 입이 잠시도 쉬지 않는 아이를 숟가락 소리만 오가는 시간에 가두었다. 여행길의 마지막은 언제나 아들의 눈물바람으로 끝났다. 어떤 이야기든, 끝은 늘 예상 밖이었다.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아빠의 꾸지람에 아들은 억울해 했다. 언제나 한 단계 더 너머의 답을 하는 그를 남편은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긴 질문에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말의 온도가 다른 그들의 대화는 겉돌았다. 남편이 다가가면 아들은 그만큼 뒷걸음질 쳤다. 방문을 두드려야만 나오는 일이 늘어났다. 결이 다른 그들 사이에 낀 나는 점점 숨이 막혔다. 어느 날, 출근길의 나는 차를 돌려 시어머니 댁에 갔다.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입을 여는 순간, 그동안 눌러두었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어머니, 저 도저히 같이 못 살겠어요.” 내 목소리가 낯설게 들렸다. 데리고 온 자식도 아닌데 왜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느냐는 말을 울면서 쏟아냈다. 그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나는 아들의 말을 들어주면서도 서로를 이해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대며 아들은 학교 앞으로 방을 얻어 독립했다. 시간이 흘러 군대에 갈 나이가 되었다. 입대를 앞두고 거제도로 가족여행을 갔다. 바다는 잔잔했고, 바람은 아직 차지 않았다. 우리는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밥을 먹었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별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닌데, 시계는 어느새 새벽을 향하고 있었다. 딸과 나는 먼저 자리에 누웠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둘에게 맡겨졌다. 닫힌 문 너머로 낮게 이어지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던 것 같다. 그저 오랜만에 둘이 마주 앉아 있다는 사실만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아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내게 말했다. 아빠가 자신의 손을 잡더니 눈물을 쏟더라고. “미안하다고 하시네.” 그 한마디를 꺼내는 아들의 표정이 담담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장면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운지, 보지 않았기에 더 또렷하게 그려지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술기운을 빌어 내 놓은 말, 힘겹게 내밀었을 손. 남편은 아들을 몰아세운 시간보다, 놓쳐버린 시간을 더 오래 붙잡고 있었는지 모른다. 어른이 되어가는 아들 앞에서 그동안 내 놓지 못했던 말들을 한꺼번에 쏟아낸 그 밤이 눈앞에 그려졌다. 아들은 뒷말을 더 내놓지 않았다. 마치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는 듯이 지난 일에 대한 어떤 말도 흘리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둘 사이에는 조금씩 말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직장인인 아들은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며 아빠를 이해한다고 했다. 나는 이제야 두 결이 엮어가는 시간을 보고 있다. 가로등 불빛이 비치는 벚꽃 아래 두 남자가 웃으며 걸어간다. 내가 아들의 이름을 부르자, 둘이 동시에 돌아본다. 그 순간, 아빠와 아들이 같은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꽃잎이 가만히 그들 위로 내려앉는다. /윤명희 수필가

2026-05-27

‘호암미술관’ 희원 산책길 따라 만난 김윤신의 예술

손자 돌봄을 위해 포항과 서울을 오가는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수도권에 머무는 동안 잠시 틈을 내 도시 근교인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을 찾았다.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고 기억하는 공간이다. 미술관의 명칭인 ‘호암(湖巖)’ 역시 이 선대회장의 아호에서 따왔다. 고(故) 이건희 회장에게는 아버지를 추억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한국 1세대 조각가 김윤신의 회고전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分二分一)'이 오는 6월 말까지 열린다. 사전 예약이 필수인 미술관 관람권 한 장으로 미술관 내부뿐만 아니라 전통정원 희원, 호암저수지 일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잔잔한 저수지 주변으로 다양한 석상들이 자연 풍경과 어우러져 야외 전시장 같은 분위기다. 석상 사이사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이 전시의 일부인 양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전통 한국식 정원인 희원은 걸음을 자연스레 느리게 만든다. 기품 있는 돌담과 나무, 고즈넉한 연못과 정자가 조화롭게 이어진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바쁜 도시의 시간을 잠시 내려놓은 듯 가만가만 정원을 거닌다.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거대한 청동 거미 조형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세계적인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표작 ‘마망(Maman)’이다. ‘엄마’를 뜻하는 이 작품은 어머니의 사랑과 보호를 상징한다. 작가는 평생 직조 수선공으로 일하며 가정을 지켜낸 자신의 어머니를 거미에 빗대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위압적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길고 가느다란 다리에서 연약함이 느껴진다. 강인함과 연약함이 공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세계적으로도 극히 일부 미술관에서만 설치될 정도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서양 현대미술인 ‘마망’이 희원 입구에 자리 잡아 한국 전통미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불국사를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분위기의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니 김윤신 작가의 일생이 담긴 작품들이 1, 2층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 제목인 ‘합이합일 분이분일’처럼 작가는 재료와 자신이 하나 되는 과정을 작품에 담아낸다. 나무와 돌, 캔버스와 조형물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펼쳐 보인다. 아흔이 넘어서까지 전기톱을 들고 거대한 나무와 돌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작품들이다. 솔직히 작품이 단번에 이해되지는 않는다. 예술에 대한 지식의 한계를 느끼며 한편에 마련된 작가와의 인터뷰 영상을 본다. 재료와 교감하며 ‘작품’이라는 또 다른 하나를 탄생시킨다는 그녀는 어린 시절 광복군으로 간 오빠의 무사귀환을 비는 어머니를 따라 간절한 마음으로 차곡차곡 돌탑을 쌓던 기억을 작품 속에 녹여 냈다고 한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가 삶과 예술을 하나로 연결해 온 70여 년의 작품을 폭넓게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보고 나서 다시 희원을 거닌다. 오래된 문화유산들이 과하지 않게 정원의 풍경 속에 스며 있다. 찬찬히 거닐다 보니 마음도 어느새 고요해진다. 법연지가 내려다보이는 호암정에 잠시 머무니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싸르락 싸르락 고요를 깬다. 미술관 관람과 정원 산책이 하나의 설치미술처럼 이어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호암카페에 들르니 메뉴판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음식 값만큼이나 별도 정산되는 주차비는 다소 부담스럽다. 대중교통 접근도 좋은 편은 아니다. 접근성과 비용은 다소 아쉽지만, 정원과 미술관을 천천히 걷고 나니 잠시 일상 밖을 다녀온 듯 마음이 가벼워진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5-27

‘어린 왕의 선물’ 찾으러 떠난 영월 여행기

한동안 영화계는 물론 사람들 마다 어린 임금님의 이야기가 화제였다. 어린 시절 드라마에서 본 단종은 그저 작고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다. 대신 한명회의 존재는 드라마로 제작될만큼 위상이 대단한 시절이었다. 세월 따라 역사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더니 음지가 양지가 되듯 서글펐던 어린 왕의 이야기가 온 나라를 달궜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영월로 향했다. 청룡포에 9시 전에 도착했으나 이미 줄이 길었다. 온라인상에는 9시로 표기되어 있었으나 현장에선 8시부터 배를 운행한다 했다. 관광객 수가 너무 많아 편의상 변경된 듯했다. 서둘러 줄을 서고 돌아보니 얼마 되지 않아 임시 주차장까지 줄이 이어졌다. 전날 영화를 본 탓인지 물을 건너는 내내 그리고 청룡포에 도착해서도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다. 유배생활동안 거처한 어소가 재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1763년에 세워진 단묘재본부시유지비가 있다. 영조의 친필로 세겨진 비로 단종이 계셨던 실제 터를 나타낸다. 밖으로 나오자 비극적인 생을 내내 말없이 지켜봤을 관음송이 보였다. 수령 600살로 추정되는 나무다. 언덕을 올라 조금 걷자 망향탑이 나타났다. 망향탑은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떠올리며 쌓아 올려 만든 돌탑이라고 한다. 단종이 남긴 유일한 유적이다. 높은 산만 가득한 곳에서 보이지도 않는 그곳을 내내 바라봤을 마음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졌다. 다시 아래로 내려오자 금표비가 보였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기 위해 영조 2년에 세워졌다는 비석이다. 한편에선 청룡포가 지금의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고도 한다. 걸음으로 옮겨 다시 배를 탔다. 장릉으로 향했다. 역시나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차를 할 곳이 마땅치 않아 마을 안쪽으로 들어섰다. 길가엔 마을 설화에 등장하는 도깨비 모형들이 놓여 있다. 겨우 주차를 하고 나니 장릉의 능사인 보덕사 근처다. 아미타불을 모신 본당인 극락보전에 들러 절을 올렸다. 가족의 안녕을 담은 절 두 번에 왕이 더는 외롭지 않고 편히 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절을 한 번 더 올린 다음 밖으로 나왔다. 절 내부에 위치한 유치원과 고종 19년 1882년에 세워진 해우소가 이색적이었다. 장릉 입구에는 단종에게 충절을 다한 신하들의 위패가 모셔진 배식단사가 있었다. 외에도 엄흥도를 기리는 정려각, 1516년 노산묘를 찾은 영월군수 박충원을 기리는 낙촌비각, 1791년 영월부사 박기정이 단종의 넋을 기리고자 만든 영천 등이 있다. 조금 남아 있던 구름마저 개이자 묘역 주위가 환해졌다. 사람들의 촬영으로 능 앞은 빌 틈이 없었다. 장릉을 나서 다음에 이른 곳은 선돌이다. 단종이 유배길에 잠시 쉬어가서 유명해진 곳이다. 알았을까? 막막한 슬픔으로 가득찼던 유배길이 사람들이 이리 찾게 되는 명소가 될 것을.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한반도 지형 전망대에 도착했다. 저 아래로 뗏목이 지나고 있다. 한반도 뗏목마을 영농조합 법인에서 운영 중이다. 뗏목에 앉아 발을 물에 담근 채 이동이 가능해 더욱 신났던 곳이다. 친절한 뱃사공을 비롯 주차장 관리인까지 영월에서 만나는 모든 이가 친절했고 말에서 따듯함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래서 엄흥도가 존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더 없이 만족스런 여행이 되었다. 마음씨 고운 이들에게 어린 왕의 선물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5-27

한겹한겹 마음의 짐 더는 ‘사리암 가는 길’

전날의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아 늦도록 잠자리에서 뒤척이던 아침이었다. 갑작스레 울린 전화벨에 잠결로 수화기를 들자 지인이 “손 선생, 내일 청도 운문사 사리암에 같이 갈래요?”라고 말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예, 갑시다”라고 답했다. 바로 전날에도 대학 동문회 문학기행으로 성주 일대와 심원사를 다녀온 터라, 왜 그렇게 선뜻 대답했는지 스스로도 의아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지인은 쉬는 화요일이면 혼자 버스를 타고 전국의 산과 절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면 맛있는 것을 먹자며 연락을 건네오는 정 많은 언니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버스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새벽부터 서둘러야 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워 내 차로 함께 길을 나섰다. 아침 8시, 경산 사동에서 언니를 만나 청도로 향했다. 언니는 “흔쾌히 가겠다고 해서 기분이 참 좋더라”라며 웃었다. 차창 밖은 봄 산빛이 흘러가고, 나 역시 설명할 수 없는 기대감 속에서 길을 달렸다. 청도 운문사의 부속 암자인 사리암(邪離庵)은 ‘삿됨을 멀리하는 곳’이라는 이름처럼,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 강화 보문사와 함께 손꼽히는 나반존자 기도 도량이다. 특히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영험함이 전해져 전국에서 신도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리암 입구에 쌓인 지팡이들은 앞으로 마주할 길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산길은 시작부터 가팔랐다. 절에 식료품을 나르는 리프트를 지나자 본격적인 1008계단이 시작됐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기를 반복할 때마다, 산을 잘 타는 언니는 끈기 있게 기다려 줬다. 문득 과거 팔공산 동봉을 오르다 현기증으로 중도 포기했던 기억이 스쳤다. 오늘은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물며 발길을 재촉했다. 몇 번이나 쉬어가며 겨우 약수터에 도착했다. 시원한 물 한 바가지를 들이키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바위틈에 비스듬히 기대선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척박한 곳에서 오랜 세월 버텨낸 나무의 모습이 어쩐지 애처롭고도 숭고해 보였다. 사리암을 오르는 동안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가 이미 기도 같았다. 힘겹게 도착한 암자에는 지친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공양을 상시 내어주고 있었다. 언니는 현기증으로 고생한 나를 걱정하며 먼저 공양간으로 이끌었다. 푸짐한 공양부터 맛본 후, 우리 가족 다섯 명의 이름이 적힌 초파일 등을 산 아래가 훤히 보이는 좋은 자리에 달았다. 관음전에는 독특하게 불상이 단 한 분만 모셔져 있었다. 관음전 뒤편에는 기도하면 사람 수만큼 쌀이 나왔으나 인간의 욕심으로 더는 쌀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사리굴’이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기도 중이었다. 가장 높은 위치의 가파른 바위벽 앞 산신각에도 올랐다. 힘들었지만 올라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소원을 품고 온 것은 아니었지만, 1008개의 계단을 오르는 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무거운 짐들이 조금씩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사리암에서 내려온 뒤 운문사에도 들렀다. 경내를 걷다 보니 오래전 어머님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처진 소나무를 신기해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이제는 다시 손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등을 하나 더 달았다. 집에 있었다면 누워 뒹굴었을 하루였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등을 두 개나 달게 된 오늘,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이다. 지인의 다정한 부름에 선뜻 나섰던 청도 여정은, 나도 모르게 짊어지고 있던 마음의 무거운 짐을 시원한 산바람에 모두 날려 보낸 참으로 홀가분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내려오는 발걸음은 올라갈 때보다 훨씬 가벼웠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5-27

“역대급 N수생 몰린다”⋯6월 모평 졸업생 첫 9만명 돌파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졸업생 접수자가 처음으로 9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급 N수생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사탐런’ 현상까지 겹치면서 올해 입시는 점수 예측과 수능 난도 조절이 모두 어려운 초유의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졸업생 접수자는 9만6931명으로 집계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1학년도부터 관련 통계를 공개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전체 접수자 가운데 졸업생 비율도 1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모평 졸업생 접수자 8만9887명보다 7044명(7.8%)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탐구 응시 비율이 급증한 반면 과학탐구 응시자는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이번 6월 모평에서 사탐 응시 비율은 6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과탐 응시 비율은 33.1%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 사탐 접수 인원은 41만7935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9941명(13.6%) 증가했다. 반면 과탐 접수 인원은 20만6788명으로 4만1854명(16.8%) 감소했다. 졸업생의 사탐 이동 현상이 두드러졌다. 졸업생 사탐 응시 비율은 지난해 55.5%에서 올해 65.1%로 급등했다. 접수 인원 기준으로는 30% 증가한 수준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지난해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의대 모집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 영향으로 상위권 재수생 유입이 늘어난 데다, 내년부터 대입 체계가 개편되는 만큼 올해를 사실상 현행 수능 체제의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이는 수험생이 많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재수생 증가에 반수생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올해 수능은 난도 조절과 점수 예측이 모두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며 “탐구 선택 인원이 급변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도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반수생 규모도 역대급 수준이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6월 모평 졸업생 접수자와 실제 수능 졸업생 접수자 차이가 9만2390명에 달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반수생 유입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대학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7월 이후 본격적인 반수생 유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은 올해 반수생 규모가 9만~10만명대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수험생들의 전략 혼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탐 응시자가 급증하면서 과탐 선택 학생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6월 모평 채점 결과에 따라 과탐 수험생들의 추가적인 사탐 전환 움직임도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수능이 단순한 경쟁률 싸움을 넘어 ‘선택과목 전략 전쟁’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입시 환경”이라며 “6월 모평 결과 이후 탐구과목 선택 변화와 반수생 유입 규모가 올해 수능 판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27

민주당 오중기 vs 국민의힘 이철우 TV토론회서 충돌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오후 대구 KBS에서 열린TV토론회(경북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에서 경북도지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와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가 정책과 공약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TV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대구·경북(TK)행정통합, TK 신공항 건설, 인구 소멸 위기, 지역 불균형 문제, 북한에 대한 관점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서로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긴장감 넘치는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오 후보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경북이 이제는 소멸 위기 지역으로 전락했다”며 “더 이상 색깔 논쟁과 지역주의로 권력을 유지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집권여당 후보로서 제대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경북의 미래를 지킬 것인지, 민주당의 잘못된 경제 정책에 끌려갈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라며 “민주당의 현금 살포식 정책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행정통합 두고 날선 공방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TK 행정통합 문제였다. 두 후보는 이 사안을 두고 서로의 책임과 추진 의지를 놓고 날선 토론을 벌였다. 이 후보는 경북이 행정통합 논의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TK 행정통합은 경북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사안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전략상 대구만 노려 통합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이 논의될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법사위는 법률적 충돌 여부만 보는 곳인데 지역 반대나 정치적 이유로 막힌 것은 결국 민주당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오 후보는 “북부권 국회의원들의 반대와 대구시의회 입장 변화가 무산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광주·전남은 반대 의견이 있었음에도 투표를 통해 결론을 냈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내부 합의조차 이루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행정통합을 추진하면 20조 원을 지원하고 중앙 권한을 내려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다시 논의가 활발해진 것”이라며 “민주당이 선거 전략 때문에 막았다는 이 후보의 주장을 ‘호도’”라고 몰아붙였다. 이 논쟁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와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확장됐다. 이 후보는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정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오중기 후보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권한 이양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TK신공항 해법 서로 엇갈려 두 후보의 논쟁은 TK 신공항 건설 문제에서 다시 충돌했다. 두 후보는 사업 추진 방식과 재정 부담, 법적 근거를 두고 정면으로 맞섰다. 이 후보는 신공항 건설을 “지방 주도로 즉시 착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구와 경북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공자기금으로 자금을 빌리면 이자 부담도 적다.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어 재정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착공을 먼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 후보는 “사업 주체는 대구시인데, 권한도 책임도 없는 경북이 빚을 내 추진하는 것은 지방재정법상 불가능하다. 도민 세금으로 빚을 내자는 발상 자체가 무책임하다”면서 “여당 도지사 시절에도 못 한 일을 야당 도지사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정식 합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민 세금으로 빚을 내 추진하는 것은 도민들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두 후보의 공방은 법적 근거와 재정 책임 문제로까지 확장됐다. 이 후보는 “대구시가 부담이 어려우면 경북과 함께 하자. 공자기금은 단순한 공짜 돈이 아니라 이자를 내는 정상적인 금융 방식이다”라고 주장했지만, 오 후보는 “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오래 걸린다. 결국 무리한 추진은 또 다른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어김없이 등장한 이념논쟁 국가 안보와 관련된 ‘주적관(主敵觀)’ 문제에서도 날카로운 대립을 보였다. 이철우 후보는 안보 문제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온 중심이 바로 경북이다. 국가의 주적은 분명히 북한이며, 이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면 안보가 흔들린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은 주적 개념을 흐리면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안보는 타협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오 후보는 “주적이라는 표현은 냉전적 사고에 갇힌 것”이라며 “북한을 단순히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프로세스를 가로막는 발상이다. 안보는 강력히 지키되, 동시에 외교적 해법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주적이라는 단어에 매몰되면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자 이 후보는 “민주당은 늘 이상론만 이야기한다. 현실은 북한이 핵을 들고 위협하는 상황인데, 주적을 주적이라 부르지 못하면 국민 안전을 어떻게 지키겠느냐”고 반문했고, 오 후보는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강력한 방위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외교적 해법을 병행해야 한다. 주적이라는 단어 하나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취약성 극복도 다른 해법 두 후보는 경북의 의료 취약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두고 서로 다른 접근법을 내놓았다. 오 후보는 현재 경북 북부권과 동부권에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환자들이 대구나 수도권으로 이동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립 경국대 의대를 신설하고 상급종합병원을 유치해 경북의 의료 취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지역 의료 체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국립의대 신설은 단순히 병원 하나 세우는 문제가 아니다. 의사 수급, 국가 재정, 교육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다. 중앙정부와 협력해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의 의료 문제는 단순히 의대 신설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 의료 인력을 어떻게 정착시키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후보는 “경북은 의료 취약지로 분류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국립의대 신설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고, 이 후보는 “민주당은 늘 대규모 재정 투입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 의료 인력은 단순히 학교를 세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인구소멸 위기 대응 방식도 시각차 뚜렷 인구 소멸 위기 대응에서도 시각차가 뚜렷했다. 오 후보는 “좋은 일자리, 교육 인프라, 의료 체계 확충이 핵심”이라며 “경북도내 대학들을 서울대 못지 않은 특화된 명문대로 육성하고 기업과 매칭 체계를 구축해 학생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인구 소멸이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 수도권 집중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면서 “지방시대를 열어야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북부권 발전 방안 지역불균형 문제 특히 경북 북부권 발전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도 핵심 쟁점이었다. 오 후보는 북부권을 ‘경북의 새로운 심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도청 신도시를 제2의 세종시 수준의 행정 복합도시로 육성하고, 남북축 고속도로를 조기 완공해 교통과 정주 여건을 혁신하겠다. 안동을 바이오 백신 산업 중심지로, 영주를 철도 교육 허브로 키워 첨단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모델을 만들겠다. 산불 피해 지역에는 재생에너지와 미래 산업 기반을 적극 구축하고, 서울의 고전번역원 등 공공기관을 이전해 북부권을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며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중앙집권적 정책이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하며, 지방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도권 중심의 정책 때문에 지방 인구가 줄어들고 산업이 쇠퇴했다. 중앙정부가 지방을 잘 알지 못한 채 정책을 주도하다 보니 수도권 집중이 심화된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방시대를 열어야만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경북은 산업화의 심장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중심이다. 이제는 지방이 스스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두 후보는 서로의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장면이 되풀이됐다. 특히, 서로의 발언을 끊으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사회자가 여러 차례 제지해야 할 정도로 격렬한 충돌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TK 신공항 첫 삽을 국비 지원으로 시작하고, 영일만항 확충을 통해 하늘길·바닷길·육로를 연결하는 동북아 물류 거점을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경북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바꾸겠다”며 집권여당 후보로서의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경북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온 중심이다. 지방이 스스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5-27

사소한 설렘을 사는 일

딱히 필요한 건 아니었다. 집에 비슷한 건 이미 있었고, 없어도 당장 불편한 물건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꾸 눈이 갔다. 쇼핑앱을 몇 번이고 들어가 후기를 읽고, 색상을 비교하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그러다 결국 구매 버튼을 눌렀다. 신기한 건 물건이 정말 필요해서라기보다, 사고 있는 그 순간이 왠지 기분을 조금 바꿔주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생각보다 자주 무언가를 사고 싶어했다. 심심할 때도 쇼핑앱을 켰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괜히 사고 싶은 물건이 늘어났다. 큰 이유는 없었다. 그냥 새로운 게 갖고 싶었고, 뭔가를 기다리는 기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실제로 택배를 기다리는 시간은 이상할 만큼 설렜다. 현관 앞에 놓인 박스를 열 때면 아주 잠깐이지만 하루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꼭 필요할 것 같았던 물건도 며칠 지나면 금세 익숙해졌다. 새로 산 컵은 어느새 평소처럼 식탁 위에 놓여 있었고, 그렇게 갖고 싶었던 옷도 몇 번 입다 보면 특별함이 사라졌다. 그러면 또 다른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그런 내 모습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왜 이렇게 계속 새로운 걸 원하게 되는 걸까 싶었다. 그러다 문득, 정말 사고 싶었던 건 물건 자체가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행복의 건축’에서 사람이 어떤 대상을 원하는 이유에는 단순한 기능 이상의 감정과 욕망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사람은 물건 자체보다 그 물건이 만들어줄 삶의 분위기와 감정을 함께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 문장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컵 하나를 사면서도 전보다 더 여유로운 아침을 상상했고, 새로운 옷을 고르며 조금 더 다른 하루를 기대했다. 물건을 사는 동시에 어떤 새로운 기분을 사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특히 요즘은 소비가 너무 쉬워졌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원하는 걸 바로 살 수 있고, SNS를 켜면 누군가는 계속 새로운 물건을 보여준다. 검색을 딱 한 번만 했을 뿐인데 알고리즘은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좋아할 만한 제품을 끝없이 추천한다. 가만히 있어도 자꾸 새로운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소비는 점점 필요를 채우는 행위라기보다 기분을 환기시키는 방식에 가까워진다. 실제로 괜히 마음이 복잡한 날이면 쇼핑앱을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무언가를 산다고 삶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새로운 물건 하나쯤 있으면 지금보다 조금은 나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지루하게 반복되던 문장에 작은 쉼표 하나를 찍어 보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날은 물건보다도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떤 작은 방식으로라도 기분을 바꾸고 싶어진다. 책상 위에 새로운 조명을 올려두거나, 평소엔 사지 않던 향의 향초를 고르거나, 계절이 바뀔 때 괜히 새로운 옷을 사고 싶어지는 이유도 어쩌면 비슷할 것이다. 삶 전체를 바꿀 수는 없어도 아주 작은 분위기 하나쯤은 바꿔보고 싶은 마음. 소비는 종종 그런 사소한 변화에 대한 기대에서 시작된다. 물론 대부분의 설렘은 생각보다 빨리 일상으로 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순간들이 의미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좋아하는 향의 바디워시를 새로 꺼내 쓰는 일, 마음에 드는 컵에 커피를 따라 마시는 일, 새 옷을 입고 집을 나서는 일 같은 사소한 변화들은 생각보다 하루의 기분을 많이 바꿔놓는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거창한 행복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별것 아닌 작은 기대와 사소한 즐거움들이 반복되면서 하루를 조금씩 견디게 만든다. 내일 도착할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도 어쩌면 그런 종류의 기대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무언가를 사고 싶어지는 마음을 꼭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게 됐다. 물론 모든 소비가 합리적일 수는 없겠지만, 사람은 때때로 작은 소비를 통해 반복되는 하루에 새로운 기분을 더하며 살아간다. 별것 아닌 변화처럼 보여도 그런 사소한 설렘들은 일상에 작은 활력을 만들어준다. 결국 그런 작은 설렘과 기대들이 반복되며 각자의 삶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윤여진(시인)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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