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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제이션

혼자 사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배우자와 사별 후 혼자 사는 노령층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1인 가구가 는다.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34%. 세 집 건너 한집 꼴이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일찍 온 일본은 1인 가구 비율이 38%다. 2050년에는 44.3%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도 있다. 독일 42%, 프랑스 36%, 미국 29%로 선진국일수록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1인 가구 하면 생각나는 게 바로 고독사다. 일본은 한 해 4만명이 넘는 사람이 고독사한다. 작년 상반기 중 자택에서 세상을 떠난 뒤 1개월 이상 지나서야 시신이 발견된 사망자가 4000명이다. 1인 가구의 고립된 생활과 고독사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 사례다. 일본은 작년 4월부터 ‘고독 고립대책 추진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고독과 고립상태를 사회 전체의 과제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문제의식을 갖고 개선토록 책무를 부여했다. 우리나라도 고독사가 증가세다. 2023년 한해만 3361명이 고독사했다. 70대 이상에서 가장 많지만 20대 30대층에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경북지역의 1인 가구 비율(38.9%)이 전국 상위권이다. 인구 수로 45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다. 1인 가구는 사회 가치관의 변화와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이유로 늘고 있다. 문제는 1인 가구 증가가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보건부 조시에서도 1인 가구의 78%가 고독사 위험군이라 한다. 1인 가구 증가 현상을 싱글라이제이션(Singlization)이라 부른다. 싱글라이제이션이 심화되는 사회다. 우리도 일본처럼 지자체의 엄격한 책무가 부여됐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1-27

가부키를 제대로 알게 한 일본 영화 ‘국보’

내가 즐겨보는 일본 영화는 내용이 잔잔하고 가족 간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것들이었다. 폭력적이고 잔혹한 범죄나 현대사의 어두운 비극이 주된 소재인 우리 영화보다 더 좋아하는 나만의 취향에 맞는 일본 영화는 주로 집에서 TV로 찾아본다. 그런데 최근 개봉되어 조용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는 일본 영화가 있다길래 보러 갔다. 남편에게 동행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몇 달 전 ‘미션임파서블’을 같이 보러 갔다가 내내 졸았던 남편이었다. 아무리 큰 액션 영화도 우린 졸 수 있는 나이대였다. 야쿠자의 아들인 주인공이 명문 가부키 가문에 들어가 가부키 배우가 되는 이야기를 마치 역사 다큐멘터리처럼 그린 영화였다. 세습되는 가부키 가문의 정통 후계자인 아들과 라이벌처럼 경쟁하고 동반자처럼 격려하면서 성장하나 재능과 피의 대결에서 재능이 선택받으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역사물이었다. 러닝타임이 3시간이나 되는 장편영화였음에도 단 한 번도 졸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다. 크레딧 영상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음으로 영화에 대한 경의를 표할 정도로 좋은 영화였다. 감독이 재일동포 3세인데 일본에서도 1200만 관객을 모을 정도로 대히트를 쳤고,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된 바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가부키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수십 년 전 일본에서 아주 잠깐 가부키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정식 가부키 공연장이 아니었기에 서사도 없었던 맛보기 공연이었던가 보다. 그러기에 가부키는 내게 우리나라 부채춤과 같은 일본의 전통춤이었다. 얼굴에 흰 분칠과 과장적 분장을 하고 전통 옷을 입은 일본 여성의 부자연스러운 춤으로만 기억된다. 춤 선이 아름다운 우리 춤과 대조되었다. 가장 먼저 놀란 것은 가부키 배우는 남자만이라는 것이었다. 마치 중국의 경극, 우리나라의 남사당패와 같았다. 예전 그 무대의 가부키를 춘 배우는 분명 여성이었던 것 같았는데, 아마도 작은 연회에서는 여성도 가부키 공연을 하긴 하는 건가, 아니면 남자였나 지금 생각하니 알쏭달쏭하다. 또 하나는 가부키가 가문으로 전승되어 세습되는 예술이라는 것이었다. 가부키 가문은 400년 가까이 일본에서 예술 명문가로 추앙받으며 지금도 거의 귀족 같은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영화 보는 내내 중국 경극 영화인 ‘패왕별희’를 떠올렸다. 실제로 감독이 ‘패왕별희’를 보면서 가부키 영화를 만들어 볼 결심을 하였다는 인터뷰를 봤다. 특히 아름다운 남자가 여장을 하고 여성 배역인 온나가타를 연기하는 장면에서는 ‘패왕별희’의 장국영과 ‘왕의 남자’의 공길과 자꾸 겹쳐졌다. 집에 와서는 ‘패왕별희’와 ‘왕의 남자’를 다운받아 다시 봤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에 같은 듯 다른 전통 무대예술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 영화였다. 영화 제목인 국보도 처음엔 의아스러웠으나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알게 되었다. 인간 국보라는 의미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간문화재,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셈이다. 가능하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이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11-27

굴 먹고 걸리는 노로바이러스 왜 이렇게 심할까?

겨울만 되면 굴이나 해산물을 먹고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하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노로바이러스 때문인데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걸리면 너무 갑작스럽게 그리고 너무 심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노로는 굉장히 작은 바이러스지만 감염력이 강해서 아주 소량만 들어와도 감염되고 잠복기가 짧기 때문에 먹은 지 몇 시간 만에도 토하고 설사하는 급성 장염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열이 거의 없거나 미열만 있어서 감기와 비슷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조개류 특히 굴에서 자주 검출된다. 굴은 바닷속에서 많은 양의 물을 여과해 먹으면서 자라는데 그 과정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농축되어 껍데기 안에 쌓이기도 한다. 문제는 굴을 살짝 익히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다. 노로바이러스는 100도씨에서 1~3분 끓여야만 사멸하는데 겉만 익히고 속이 덜 익은 상태에서는 바이러스가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증상이 시작되면 구토·설사·복통이 갑자기 몰아치고 하루 이틀 동안 거의 아무것도 못 먹으며 탈수 상태가 되기 쉽다. 특히 노로는 장 점막을 강하게 자극해서 장이 단시간에 예민해지고 설사가 멈춰도 며칠 동안 속이 더부룩하거나 찬 음식만 먹어도 배가 아플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하루 아프고 끝이 아니라 이후 회복 과정까지 관리를 해줘야 재발이 적다. 한방에서는 노로 감염 후 나타나는 급성 위장염을 습열과 외부에서 들어온 사기의 문제로 본다. 바이러스 자체의 자극은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으로 보고 설사와 구토로 몸의 수분·전해질·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은 습열의 상태로 본다. 그래서 한약 처방에서는 수액대사를 조절하고 열을 내려 장 점막을 진정시키고 동시에 잃어버린 기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급성기엔 보통 오령산 류의 처방을 써 장을 안정시킨다. 장이 민감해져 찬 음식만 들어가도 다시 통증이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사가 멈추고 나면 배는 따뜻하게 해주는 처방을 며칠 복용한다. 급성기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먹기 어렵지만 조금 나아지면 따뜻한 흰죽·미음·계란찜·삶은 감자 정도로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음식 위주 먹고 우유, 커피, 기름진 음식, 생야채, 과일 같은 자극되는 음식은 며칠 동안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굴·회·초밥·해산물·차가운 음식은 회복기에 먹으면 장이 다시 예민해져 증상이 재발하기 쉬우므로 최소 1~2주는 조심해야 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특별한 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이 바이러스를 밀어내는 과정을 기다려야 회복된다. 그래서 한약·침·약침 치료는 이 면역 회복 과정에서 배탈·설사·구토를 완화시키고 장 기능을 빨리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치료를 받으면 소화가 금방 회복되고 복통이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에 회복이 훨씬 수월하다. 겨울철 굴이나 해산물은 맛있고 영양도 좋지만 노로바이러스 위험이 높은 시기에는 항상 충분히 익혀 먹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만약 구토와 설사가 갑자기 심하게 시작되었다면 노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을 조금씩 자주 보충하고 필요하면 한의원에서 장을 진정시키는 치료를 받아 회복을 앞당기는 것이 좋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27

국립경주박물관 ‘신라금관 특별전’ 사상 첫 오픈런으로 전시 연장

아침 일찍 서둘러 도착한 국립경주박물관. 이미 시작된 ‘오픈런’ 행렬과 마주한다. 관람 열기가 뜨거운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은 APEC 2025 정상회의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전시다. 개관 이래 처음 경험하는 폭발적 반응 속에서 당초 12월 14일로 예정됐던 전시기간을 2026년 2월 22일까지 연장한다. 1945년 10월 7일, 광복과 함께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을 인수하며 출발한 국립경주박물관. 80년 역사 속에서 오픈런 풍경은 유례없는 일이다. 특별전은 무료 관람이지만 박물관 입구에서 배부하는 당일 입장권을 반드시 받아야 하며 11월 17일부터 온라인 예약도 가능해졌다. 관람은 30분 단위 회차제로 운영되며 회차당 150명, 하루 2550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전시 종료 후 일부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청주박물관으로 반환될 예정이다. 전시의 핵심은 제목 그대로 신라 왕실의 권력과 위엄을 상징하는 금관이다. 여섯 점의 금관은 각각 머리띠, 세움장식, 드리개가 만들어 내는 조형미가 다르다. 가장 오래된 ‘교동금관’은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 사슴뿔 장식도 곱은옥(曲玉)도 드리개도 없다. ‘서봉총 금관’은 유일하게 나뭇가지 끝 새 모양 장식과 굵은 고리 귀고리에 다양한 드리개를 길게 늘어뜨려 화려함을 더했고, ‘황남대총 북분 금관’은 세 쌍의 드리개가 특징이며 ‘금관총 금관’은 가장 간결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금령총 금관’은 곱은옥이 달리지 않은 어린왕자의 관이며 ‘천마총 금관’은 이들 중 가장 화려한 금관으로 많은 달개와 곱은옥을 가졌다.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금관 모형 역시 천마총 금관을 본뜬 것이다. 금관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세움 장식으로 나뭇가지 모양과 사슴뿔을 모티브로 한다. 이는 신성한 나무와 영물(靈物)을 상징하며 피장자를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존재로 격상시킨다. 금관과 함께 전시된 금 허리띠 여섯 점 또한 왕실 권위의 상징으로서 당시 최고의 권력층이 착용하던 장신구다. 관람 포인트는 금관의 세움 장식·머리띠·드리개를 비교 감상하는 것이다. 전시장에 마련된 디지털 돋보기를 활용하여 금세공의 탁월함을 세밀하게 관찰한 후 다시 실물을 보면 감상이 한층 깊어진다. 당시 금은 오직 왕족만이 가질 수 있었으며 이승에서 누리던 부와 권력이 저승에서도 이어진다고 믿어 생전 사용하던 금 장신구를 함께 묻었다. 그러나 6세기 중반 이후 신라는 불교를 ‘국교’로 삼으며 불교적 의식과 장엄미가 왕권의 새로운 상징체계로 자리 잡는다. 이에 장례문화 역시 크게 변화하며 금관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신라 금관은 시차를 두고 발굴되어, 104년 동안 여러 기관에 분산 보존되어 왔다. 이들은 전시 일정이 달라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유물들이다.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김대환 씨는 특별전시 설명회에서 “이 전시는 내 생애 마지막 유일한 전시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로 설명을 마무리했다. 가까이서 보면, 당시 뛰어난 세공술의 정교함에 경탄이 절로 인다. 그 아름다움에 황홀함을 더하는 금관 앞에서는 세월이 무색하다. 새벽잠을 설친 대가로 주어진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턱없이 아쉽다. 전시장을 나서며, 금관이 발굴된 도시 경주에서 찬란했던 신라 천년의 역사를 언제든 상설전시로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27

위를 잘 관리하여 겨울 건강을 지키자

또 위가 탈이 났다. 신경 쓰는 일만 있으면 재발하는 고질병이다. 스트레스에 심하게 노출되면 위경련이 일어난다. 아픈 속을 싸안고 전전긍긍한다. 식은땀이 쏟아지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머릿속도 휑하니 빈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일상에 빨간불이 켜지고 그저 속수무책으로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린다. 나아지지 않아 찾은 병원에서는 내시경을 권한다. 곧 있을 중요한 일정을 가늠해보며 다음으로 검사를 미룬다. 응급조치로 위장약을 받아 걸어오는데 곳곳에서 먹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통닭집에 떡집에 해물찜 전문점이 눈에 들어온다. 갈비집과 국밥집과 냉면집 앞을 걸어온다. 이 많은 먹거리가 지금 내겐 아무 소용이 없다. 거리를 걸으며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먹기 위해서 사는 걸까? 살기 위해서 먹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생업을 이어가는 것을 먹고 살려고 한다고 말하고, 살려면 먹어야 한다고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에 쓰는 말 중에는 은연중에 먹는 것에 대한 말이 많다. 누군가와 약속을 할 때도 그냥 만나자고 하기보다 언제 밥 한번 먹자고 한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내가 밥 살께라는 말로 기쁨을 나누겠다는 표현을 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먹는 일이란 중요하고 생명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인 일이다. 그래서 만성적으로 위가 안 좋은 것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먹을 것이 있어도 먹지 못하는 괴로움에 처한다. 모임에서도 먹고 싶어도 못 먹어 오해를 받기도 한다. 어쩌다 만성위장병 환자가 되었을까 곰곰 생각해본다. 그리고 시 한 편을 읽어 나간다. “급하게 먹어치운 부침개가 불량한지 / 반쪼가리 햄버거가 불량한지 / 먹다 남긴 과자부스러기가 불량한지 // 음식을 소화할 수 없을 만큼 지친 날에는 // 식은땀이 머리를 적시고 소화되지 않은 / 슬픔이 식도를 타고 흘러 속을 꽉 메운다 // 효과 빠른 소화제를 먹고 통증이 멈추길 기다린다 // 밀가루 음식은 너무 매워 먹지 못하는 청양고추 같아 / 통증이 멈추자 배를 문지르던 나의 손이 멈춘다 / 자꾸만 삐걱거리는 한 여름의 몸 / 반복되는 불량한 것들을 소화하듯 의심을 내려 보낸다” – 김미옥의 ‘오늘의 불량한 식탁’ 부분 무언가를 먹는 일, 참으로 경건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는 일에 너무 바쁘다. 먹기 위해 살지만 어느 순간 살기 위해 먹는 것으로 바뀌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살기 위해 먹는 행위는 늘 허겁지겁이다. 사는 것이 우선이니 먹는 일은 허기를 때우기 위한 행위가 되어 버린다. 결국 먹기 위해 사는데 사는 일에 바빠 먹는 일이 도리어 힘겨워져 버린 것이다. 늘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시간을 쪼개서 하루를 바삐 달려야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느긋하게 식사 시간을 즐길 틈이 없다. 다음 할 일이 기다리고 있고 서둘러 그 일을 해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에 지쳐서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이 불량한 식탁을 위하여 무엇이 불량한지도 모르고 달리기만 하는 나날이다. 위통에 시달리며 생각했다. 음식을 못 먹을 만큼 나를 혹사하지는 말자. 특히 스트레스 때문에 내 일상이 무너지게 하지는 말자는 다짐을 한다. 사회생활을 이어가려면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먹는 즐거움을 잃을 정도로 나를 닦달하지는 말아야겠다. 날씨도 제법 추워졌다.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인 식을 지키기 위해 모두 위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27

우리 민족의 뿌리가 깃든 곳, 인각사에서 만난 삼국유사 이야기

민족의 뿌리를 담은 삼국유사의 기운이 남아있는 곳,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위치한 인각사에 다녀왔다. 한때 고려 말의 위태로운 시대를 견디며 역사의 빛을 모아 삼국유사를 정리한 자리이자 그 기록의 주인공이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 인각사다. 인각사는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 소박 규모와 잔잔한 분위기로 고요한 인상을 남겼고, 정말 이곳이 방대한 역사가 기록된 인각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담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곳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단연 일연이다. 고려 경산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출가한 그는 스물두 살에 승과에 급제할 만큼 이른 시기에 명망을 얻은 승려였다. 그러나 그의 삶이 오롯이 수행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몽골 침입이 거듭되며 나라가 흔들리고 백성들의 삶이 무너지던 고려 말의 시대를 지내면서, 그는 승려이자 지식인으로서 역대에 대한 기록의 사명감을 더 깊이 품게 되었다. 삼국유사는 정사(正史)에 포함되지 못한 이야기들, 민간에서 전승되던 설화와 신화, 지역 공동체의 기억, 그리고 백성들이 바라본 세계관까지 두루 담아낸 기록물이다. 삼국사기가 왕과 나라 중심의 시각으로 삼국 시대를 정리한 책이라면, 삼국유사는 인물과 지역, 민간의 전통을 중심에 놓고 당시의 정신과 감정을 함께 기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각사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인각사는 삼국유사 말고도 느낄 수 있는 문화재가 남아있다. 국보 제244호인 보각국사가 있다. ‘보각국사’는 일연의 시호인데, 그의 생애와 업적을 적은 비문이 새겨져 있다. 이 비석은 고려 말 조각미가 가장 온전하게 남아 있는 보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가까이서 마주하면 비석의 크기보다 글자 하나하나에 배어 있는 단정한 기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 비문의 글씨를 쓴 이는 이암, 찬문을 지은 이는 권준이다. 경내에는 삼국유사와 일연을 소개하는 작은 전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고판본과 해제 자료, 당대의 불교 문화와 관련된 설명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삼국유사가 어떤 시대적 흐름 속에서 태어났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시판 앞에 서서 삼국유사 목차를 다시 훑어보니, 그 속에는 단군 신화부터 연오랑·세오녀, 선덕여왕, 원효와 요석공주까지 한국인의 정신 DNA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단단하게 뿌리내려 있었다. 인각사 주변의 암자 터에는 일연이 직접 머물며 교정을 했다고 전해지는 자리가 남아 있는데, 비록 당대의 건물은 소실되었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이 절의 중요한 흔적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인각사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기록의 흔적’이라는 것이 건물이나 유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공기와 동선, 사찰의 배치, 그리고 남겨진 분위기 자체에 스며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일연이 왜 이 고즈넉한 산중에서 마지막으로 붓을 들었는지 잠시 느낄 수 있었다. 삼국유사의 가치를 떠올리면 그 무게가 한층 더 깊어진다. 삼국사기가 정치 중심의 기록이었다면, 삼국유사는 민중의 숨결을 구조화한 기록이었다. 사라지기 쉬운 목소리와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모아 미래로 건넨 책이었고, 동시에 한국 불교사와 고대사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문헌이기도 하다. 삼국유사가 지켜낸 이야기는 결국 우리 민족의 기억을 잇는 뿌리와 같다. 그리고 그 뿌리가 탄생한 곳이 바로 인각사다.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인각사에서 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27

구미~군위 고속도로 예타 통과⋯통합신공항 성공 ‘견인차’ 확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연계되는 미래 성장 핵심 기반이 확정됐다. 27일 기획재정부가 주재한 ‘2025년 제11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구미~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구미~군위 고속도로는 구미에서 군위군 효령면(중앙고속도로)까지 총 21.2km 구간을 4차로로 신설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1조 5627억원 규모다. 이는 1970년 경부고속도로 이후 55년 만에 구미를 통과해 동서를 잇는 첫 고속도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구미 국가산업단지와 군위 간 이동시간이 약 30% 단축돼 물류 효율성과 공공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구미는 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영천고속도로등 남북축을 이루는 도로망에 구미~군위간 고속도로가 동서축을 연결함으로써 구미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방을 잇는 완전한 도로망이 완성돼 경북 중서부권의 핵심 교통 거점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동안 구미시는 경북도와 대통령실·국회·정부세종청사 등 관련 기관을 수차례 방문하며 사업 필요성과 지역내 IC(2개소) 설치 당위성을 집중 설득해왔다. 김진열 군위군수도 지난 26일 재정사업평가 분과위원회(AHP)에 참석해 사업의 긴급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타당성조사 용역을 시작으로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29년 착공하고, 약 7년간 공사를 벌인 후 개통할 계획이다. /류승완·최상진 기자

2025-11-27

‘K-스틸법 국회통과에 부쳐’···"이제 포항철강 재도약을 위해 함께 나아가길"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 이른바 K-스틸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발의 후 116일 만이다. 제정법이라는 점, 21대 국회 기준 가결된 의원입법의 평균 처리기간이 286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그만큼 철강산업의 위기가 심각했고,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회 안팎에서 확고했다는 뜻이다. 이번에 의결된 대안의 출발점은 지난 8월 4일 발의된 이상휘·어기구 의원안을 토대로 한다. 그러나 법안 논의는 그보다 훨씬 앞선 작년 9월부터 진행됐다. 22대 국회철강포럼 창립 첫 세미나에서 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후 철강업계와 전문가들이 수개월 동안 논의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초안을 바탕으로 필자와 어기구 의원이 여야 의원 106명의 서명을 모아 공동대표발의했다. 이처럼 K-스틸법은 현장의 절박함과 정치권의 책임감이 함께 녹아 있다. K-스틸법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 철강산업은 지금 구조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 강화되는 탄소규제, 저원가 경쟁국의 확대, 공급망 불안까지 겹치며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대응도 과거와 달리 개별 기업이나 정부의 한 부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 법이 ‘범정부 차원의 총괄 지원체계’ 구축을 핵심으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법의 주요 내용은 세 가지다. 첫째, 국무총리 소속의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신설해 부처 간 정책을 조정하도록 했다. 또 산업부 장관에게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간 실행계획 수립을 의무화해 국가전략 단위의 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이는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장치다. 둘째, 산업 재편 과정에 필요한 규제특례를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을 법으로 단축해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고, 조세감면과 고용유지지원금 등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뒀다.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조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셋째, 저탄소철강 기술개발과 전환투자를 돕는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산업부 장관이 저탄소철강 기술을 선정해 연구개발·사업화·설비 도입을 전 주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저탄소철강 제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초기 수요 기반도 만들었다. 이는 탄소규제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조항이다. 이번 법의 의미는 분명하다. 철강산업을 위한 국가적 대응 구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점이다. 특별위원회와 기본계획 체계는 기술·수급·인력·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수립을 가능하게 하고, 규제특례와 전환투자 지원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우리 산업이 뒤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된다. 무엇보다 여야 106명의 서명이 모여 대표발의가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산업 위기 앞에서 국회가 정쟁을 넘어 책임 있게 행동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K-스틸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완성된 답은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시행 이후 구성될 특별위원회에서 세부과제를 조정하고, 산업 현장의 의견을 촘촘히 반영해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 기술·인력·인프라·시장·수급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전환기 산업에 더없이 요구되는 것은 속도와 정밀함, 그것에 더한 정교함이다. 그래야 목적을 달성하고 성공할 수 있다. 우리 철강산업은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제도’를 ‘적기에’마련했느냐이다. K-스틸법은 그 첫걸음이다. 이 법이 산업의 시간을 따라잡고, 철강도시 포항을 비롯한 지역경제의 회복을 이끄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국회와 정부는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상휘 국회의원

2025-11-27

또 ‘차 포장’ 마약 의심물질⋯포항해경, 호미반도 일대 집중 수색

포항 남부 해안에서 차(茶) 포장형 마약 의심 물체가 또다시 발견되자 해경이 27일 대규모 합동 수색에 나섰다. 포항해경은 이날 포항시 남부권 호미반도 일대를 2차 합동수색 구역으로 지정하고 해안 유입 차단과 조기 회수에 집중했다. 수색에는 해병1사단 2여단, 경북경찰청, 포항남부경찰서, 포항세관, 포항시, 해양재난구조대(드론수색대), 한국해양안전협회 포항지부 등 8개 기관·단체에서 1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오후 1시 33분,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해병대원이 녹색 우롱차 포장 형태의 의심 물체 1개를 발견했다. 포장지는 훼손이 심했고 내부에는 백색가루 대신 해상 찌꺼기가 유입돼 있었다. 포항해경은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영덕 해안에서도 동일 형태의 마약 의심 물질이 발견됐다. 영덕군 병곡면 백석해변에서 육군 50사단 16해안감시대대 소속 군인이 차(茶) 글자가 인쇄된 녹색 포장지와 비닐 이중 포장 상태의 백색 물질 1㎏을 발견했다. 포장 형태는 제주와 포항에서 확인된 케타민 위장 포장과 같았다. 울진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차 포장 마약 의심 물체 발견은 동해안 전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포항 해안에서는 지난달부터 이달 사이 차 포장 형태로 위장된 케타민 3㎏이 3차례에 걸쳐 발견됐고, 제주에서도 최근 50일 동안 동일 방식의 마약류 15건이 적발됐다. 포항해경은 “동일 형태의 의심 물체가 이어지고 있어 해안선 중심의 감시와 합동수색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27

김정재 의원 “‘K-스틸법’, 포항과 대한민국 제조업 방파제···후속 정책 매진”

김정재 국회의원(국민의힘·포항 북)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에 관한 특별법’(K-스틸법) 이 포항 경제의 붕괴를 막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생존법이자 재도약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김정재 의원은 ‘K-스틸법’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 전환과 연구개발을 국가가 전면 지원하고, 포항이 ‘저탄소철강특구’로 지정될 수 있어 대규모 설비투자와 기업 유치가 가능하게 해준다고 밝혔다. 또, 공공조달 우선구매 등 정책을 통해 지역 철강기업의 수요 기반을 넓히고, 사업재편 과정에서 세제·행정지원 등으로 일자리 충격을 최소화한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전력·용수·수소 등 필수 기반시설을 국가계획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0년 ‘철강공업육성법’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출발점이었다면, 2025년 ‘K-스틸법’은 포항과 대한민국 제조업을 지켜낼 방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늘의 성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법을 만들었다면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라며 “국회에서 예산과 후속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매 순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이 ‘K-녹색철강 글로벌 허브’로 우뚝 설 때까지, 더 강하게 뛰고, 더 집요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27

경북개발공사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혁신대상’ 도시공사 최우수상 수상

경북개발공사가 ESG 경영혁신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일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혁신대상’에서 도시공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공사는 ESG 비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ESG 선도 공기업’을 중심으로, Save·Help·Aid·Respect·Engage의 핵심 메시지를 담은 ‘ESG SHARE TO 경북’을 전사적 경영철학으로 삼아왔다. 이를 통해 ESG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도록 만들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공기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24년 ESG 전담부서를 신설한 공사는 지방공기업 중 최초로 Scope 3 공급망 온실가스 관리 체계를 도입해 탄소중립을 데이터 기반으로 실현했다. 또한 TNFD(자연관련 재무공시 태스크포스) 채택기관으로 등록돼 개발사업 대상지의 생태·수질·토양 등 자연자본 리스크를 국제표준에 맞춰 진단·공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임목폐기물 자원화 사업을 통해 순환경제 모델을 확산시키며 지역 환경가치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회공헌 브랜드 ‘GBDC 사다리’를 중심으로 노인, 장애인, 아동, 여성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공헌 예산을 확대했다. 협력사 대상 ESG 교육 및 안전 컨설팅, 지역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지원 등 공급망 전반에 ESG 역량을 확산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ESG 우수사례 공모전 등 지역 참여형 활동도 활발히 진행됐다.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투명경영 체계를 제도화하고,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달성했다. 또한 ‘부패방지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며 청렴·윤리경영의 성숙도를 입증했다. 이는 공공기관 본연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재혁 사장은 “이번 수상은 경북개발공사가 추진해 온 ESG 중심의 변화와 혁신이 외부에서 확실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책임 있는 공기업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27

카드 수수료에 우는 상인들, 경북의 응답은?

“요즘은 손님 열명 중 아홉은 카드로 결제해요. 그런데 하루 매출이 20만 원도 안 되는 날엔 카드 수수료가 너무 아깝죠” 26일 의성군의 한 음식가게 문을 여는 상인의 얼굴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식당업주 임순연씨(74)는 카드 결제 단말기를 바라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임씨는 “예전엔 현금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카드나 휴대폰으로 결제하잖아요. 안 받자니 손님이 떠날까 걱정이고, 받자니 수수료가 부담되고 참 난감해요”라고 했다. 카드 수수료는 영세 상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금’과도 같다. 매출이 많지 않은 소상공인일수록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다. 이는 곧 지역 상권의 경쟁력, 소비자와의 신뢰, 디지털 전환 속도 등 생계와 직결된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경북도는 올해부터 ‘서민금융복지팀’을 신설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이 팀은 단순한 수수료 지원을 넘어 금융 접근성 향상, 신용 회복,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포괄적인 서민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카드 수수료 지원 사업은 매출 기준 이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 일부를 환급하거나, 지역화폐와 연계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수수료 절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QR 결제,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디지털 기기 보급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카드사와의 협의를 통해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거나, 지역화폐 결제 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상인들이 디지털 결제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항과 구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정책의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역화폐 결제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수료 부담이 줄었고, 디지털 결제에 익숙해진 상인들은 “손님 응대가 빨라지고 회계도 편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나이가 많은 상인들은 “기계가 어렵다”, “QR코드가 뭔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어 맞춤형 교육과 지속적인 현장 지원이 필요하다. 임 씨는 “경북도의 지원이 있다는건 잘 알지 못했다. 지원내용을 더 다양화하면 좋겠다"면서 "우리가 장사를 계속할 수 있어야 시장도 살고, 지역 경제도 돌아가는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27

‘달성 아동극 시리즈’ 마지막 공연 뮤지컬 ‘피터래빗’ , 2월 2일 예매 시작

대구 달성문화재단은 ‘2025 달성 아동극 시리즈’ 마지막 공연으로 뮤지컬 ‘피터래빗’ 티켓을 12월 2일부터 예매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영국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동화를 원작으로, 용감한 토끼 피터래빗과 친구들이 마을을 위협하는 침입자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화 속 캐릭터들의 타악 퍼포먼스와 몰입형 연출로 어린이 관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12월 13일 달성군여성문화복지센터 국화홀과 20일 달성문화센터 백년홀에서 진행되며, 36개월 이상 어린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재단 누리집(www.dsart.or.kr)에서 가능하며, 문의는 재단(053-668-4253)로 하면 된다. 최재훈 달성문화재단 이사장은 “사랑과 용기를 전하는 이번 작품으로 아동극 시리즈가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며 “많은 가족이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달성 아동극 시리즈’는 올해 공연된 6 작품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상반기에는 ‘사슴 코딱코의 재판’, ‘깜빡 도깨비야 같이 놀자’,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목 짧은 기린 지피’ 등 4 작품이, 후반기에는 ‘슈퍼거북 슈퍼토끼’, ‘개굴개굴 고래고래’가 공연됐으며, 11월 29일 ‘피노키오야 노올자’, 12월 ‘피터래빗’까지 총 8 작품이 선보인다. 재단은 내년에도 다양한 공연으로 지역 아동과 가족에게 질 높은 문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1-27

김재용 대구시의원, 공공 파크골프장의 운영 개선과 활성화 방안 마련 촉구

김재용(북구3) 대구시의원은 28일 제32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파크골프 수요에 비해 운영체계가 뒤처졌음을 지적하며, 공공 파크골프장의 전면적인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 김 의원은 “현재 대구시는 총 36개의 공공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며, 올해 이용객 수는 약 160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하지만 시설 부족과 미비한 운영으로 인해 시민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고령층 이용 포기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며 “운영 인력이 대부분 단기·비정규직으로 구성돼 있고, 관리 책임 주체도 불분명해 공공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협회 중심의 운영 관행으로 특정 단체에 이용이 편중되는 현실과 일부 지역에서 협회 연회비 납부가 사실상 이용 조건처럼 인식되는 문제, 사전예약제·홀짝제와 같은 복잡한 예약 방식이 시민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예산 53억 원에 달하는 예산 중 96% 이상이 인건비로 소요되고 있는 현 예산 구조는 시설 보수와 서비스 개선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운영의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7

대구 달서구, 성서IC 벽천분수 준공

대구 달서구는 지난 26일 지역 주요 관문인 성서IC에 조성한 ‘성서IC 벽천분수’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험 가동을 완료했다. 이번 사업은 도심 열섬 완화와 여름철 폭염 대응을 위한 수경시설 확충, 관문도로 경관 개선을 통한 도시 이미지 제고를 목표로 추진됐다. 공사는 올해 5월 착공해 11월 준공됐다. 성서IC 벽천분수는 달서구의 대표 명산인 와룡산 퇴적암의 질감을 모티브로 디자인돼 실제 암석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형태를 구현했다. 분수 규모는 총 길이 36m, 높이 16m로, 성서IC를 통과하는 방문객에게 웅장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주도록 설계됐다. 특히 벽면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와 바닥에서 용출되는 분수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수경 경관을 연출한다. 주변에는 구목(區木)인 편백나무가 식재돼 편백 향이 어우러진 자연적 분위기를 더했다. 또 분수 전면에 경관조명이 설치돼 야간에도 밝고 생동감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이번 벽천분수가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성서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위한 녹색 인프라 확충과 쾌적한 도시경관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7

대구시, 이수페타시스와 503억 투자 협약

대구시는 27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MLB 분야 국내 및 세계 1위 기업인 ㈜이수페타시스와 503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생산을 위한 드릴공정 신규공장이 달성2차산업단지에 설립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확산에 따른 고다층·초정밀 PCB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고난도 드릴공정 처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달성1차산업단지 내 제5공장 신설 투자(3000억 원)에 이어, 달성2차산단 내 3만 4866㎡(1만 553평) 부지에 신규공장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수페타시스는 고객사의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투자부지 내 기존 건물을 활용해 드릴 설비를 구축하고, 2026년 1월부터 1차 양산을 시작한다. 상반기 중에는 증축을 통해 생산 용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증설 중인 제5공장과 함께 납기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2030년까지 약 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협력사들과 협업을 통해 지역 상생발전과 산업 밸류체인 강화도 기대된다. 최창복 ㈜이수페타시스 대표는 “고다층 PCB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유지해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하고, 지역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자랑하는 지역기업 이수페타시스가 지역의 반도체 산업 규모 확대와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추가 투자를 결정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수페타시스가 AI반도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27

대구 시민사회, “광역의회 불비례성 해소하라”⋯지방선거제도 전면 개혁 촉구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가 27일 오전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역의회의 불비례성을 해소하는 지방선거제도개혁’을 촉구했다. 연대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월 23일 광역의원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3대 1까지 허용한 현행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며 “기존에도 최대·최소 인구 편차가 3대 1을 넘으면 위헌이라는 판례가 있었지만, 국회가 특례 규정을 둬 편차를 초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위헌이란 판단이며 공직선거법 개정이 불가피해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대구는 군위군 편입 이후 최소 선거구 인구가 2만2000여 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선거구 조정이 필연적인 상황으로 소선거구제를 유지할 경우 광역의원 수가 10석 안팎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회가 지방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현행 10%에서 20%로 확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공고한 상황도 맞물리며 정치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대구 광역의회는 특정 정당이 장기간 의석을 독점했고, 무투표 당선이 60%에 달해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지방정치의 왜곡은 반복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광역의원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불비례성을 해소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면서 “지방의회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선거 개혁 과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27

포항 철강산업 ‘국가 전략산업’ 궤도에 다시 오른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 전환을 목표로 제정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에 관한 특별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내 철강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서 위상을 갖추는 법적 기반이 처음 마련된 것이다. 전 세계적 공급과잉, 중국 저가 공세, 미국 관세 강화,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특별법이 제정된 만큼 철강산업 비중이 절대적인 포항으로서는 철강업 재도약의 필수 기반을 확보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스틸법은 △사실상 철강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는 의미 △국무총리실 직속의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5년 단위 기본계획(1년단위 실행계획) 수립 △녹색철강·저탄소 기술 전환 지원 등을 통한 불공정 무역 대응 강화 등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 골자이다.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확대, 폐열회수 등 저탄소 공정 전환과 설비 개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의무화한 조항이 신설·강화됐다. 그동안 개별 기업 주도였던 장기 투자가 국가정책 틀 안으로 편입되면서 관련 지원 근거가 명확해진 셈이다. 포항은 올해 산업부로부터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철강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의 충격이 컸다. 지역 경제·고용의 절대 축을 이루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대형 설비 전환과 수소환원제철(HyREX) 실증을 추진하는 시점에 맞춰 국가 차원의 정책·재정 지원대책이 마련된 점은 큰 수혜 요소가 된다. 법안이 포항지역만 특정해 우선 지원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지만 △수소환원제철 실증 거점 △전기로·특수강 고도화 추진 △철강협력사 밀집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5년 기본계획에서 각종 ‘포항 프로젝트’가 법령시행 대상 중 핵심 사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중소·중견 협력업체들도 탄소·에너지 효율 개선, 설비 고도화, 수출규제 대응 등 공급망 단위 지원 사업 참여가 가능한 점에서 간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구체적인 자금·사업 규모는 향후 시행령·예산 편성 과정에서 확정된다. 그럼에도 이번 K-스틸법 통과가 지역 기업의 경영난을 단기간에 해소하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별법은 산업·투자 중심이어서 직접적인 고용·자금 지원 법안이 아니다. 실질적 지원은 본회의 통과 뒤 시행령 제정 , 5년 기본계획 작성, 예산 반영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현실화된다. 또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 미국 고관세 지속, 중국 공급과잉 등 외부 리스크는 특별법 제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즉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저탄소·고부가 전환을 국가사업으로 끌어올린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K-스틸법의 통과에 따른 1~2년 가량의 단기적으로는 각종 제도·계획 반영기로 봐야 한다. 정부 시행령·기본계획 단계에서 포항 수소환원제철·설비전환·협력사 고도화 사업을 공식 의제로 포함시키는 작업이 핵심이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원(금융·고용 안정)과 K-스틸법 기반의 기술·설비 전환 지원을 패키지로 연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 기업은 탄소배출량·에너지 데이터 관리, 설비 고도화 계획 등 지원사업 대응 준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3~5년에 걸친 중기적으로는 투자·전환과 관련한 ‘실질화 구간’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많다. HyREX 실증설비 구축, 전기로 확대, 고부가 특수강·전기강판 라인 등 대규모 설비 전환 사업에 국비·정책금융이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은 지역 기계·설비·엔지니어링·IT·소재 기업들에 연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협력업체 중심의 설비 효율화·자동화·친환경 대응 지원사업 참여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5년 이상 예상되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산업 구조 개편 단계와 맞물릴 것으로 해석된다. 포항의 산업 기반이 기존 고로 중심 범용재 철강생산에서 수소환원제철·특수강·첨단소재 중심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일자리도 중장기적으로 △에너지관리 △환경안전 △데이터·자동화 △고부가 소재 엔지니어링 등 고기술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철강 수요, 미국·중국 통상환경, 기업 투자전략 등 외부 변수에 따라 특별법 제정 이후 변화속도와 변화에 따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K-스틸법의 본회의 통과는 포항 철강산업의 ‘즉각 회복’ 보다 ‘전환의 레일 확보’라는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저탄소 공정 전환을 국가사업으로 이끌 근거가 생기면서 향후 포항이 전국 녹색철강 전략의 중심지로 부상할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향후 철강도시 포항이 정부와 협력해 해결해야 할 사안은 많다. 정부 기본계획에 포항 핵심 사업 반영을 비롯해 △위기지역 지원과 녹색철강 전환의 패키지 연계 △지역 기업의 선제적 기술·데이터·설비 준비 등 전환기를 활용할 실행 전략을 세밀하게 구성하는 것 등이다. 글·그래픽/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1-27

“신라 동해안 3비, 6세기 동아시아 국가체제 전환 실물 기록”

신라가 국가체제를 정비하던 6세기 초반의 행정·법제 운영을 실물로 보여주는 ‘신라 동해안 3비(포항 중성리비·포항 냉수리비·울진 봉평리비)’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세 비석은 신라 중앙이 지방에서 발생한 사건과 행정 결정을 돌에 새겨 남긴 공식 기록으로 초기 국가 운영 체계를 복원하는 데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27일 열린 등재 학술대회에서는 3비의 가치와 등재 기준 충족 여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본부장은 세계기록유산을 “인류가 반드시 보존해야 할 기록을 선정하는 제도”라고 소개하며 “신라 동해안 3비는 제작 당시 형태가 잘 남아 있고 공적 기록물로서 성격이 분명해 진정성·완전성 기준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김창석 강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3비는 중앙의 판단을 지방에 공시한 신라 초기의 공식 결정문”이라며 중성리비는 판결 내용, 냉수리비는 행정·형벌 규정, 봉평리비는 지방조직 운영을 기록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강종훈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3비의 세계적 가치를 언급하며 “국가의 행정 결정을 돌에 새겨 공시한 사례 자체가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3비의 기록문화적 가치를 강조했다. 윤진석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문헌사와 금석문을 비교해 3비의 역사적 의미를 해석했다. 그는 “냉수리비는 신라 왕위 계승 시기 해석을 바꾼 결정적 자료이며 중성리비·봉평리비는 부체제·관직 운용·지방 행정 구조를 재구성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문이 판결·관직명·행정 절차를 직접 기록하고 있어 “문헌 사료의 공백을 메우는 실물 자료”라고 평가했다. 고광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3비의 문자·서체·장법을 분석하며 “중성리비의 해서·예서 경향, 냉수리비·봉평리비의 자형 구성은 당시 문자 체계의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글자 배열과 장법의 일관성은 공적 기록 제작에 표준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조영훈 국립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 교수는 비석의 보존관리 현황을 점검하며 “동해안 환경 특성상 풍화·박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비석의 재질·제작기법·손상 단계를 분석한 뒤 “정기 조사와 모니터링, 보호구역 관리 강화, 디지털 기록 구축이 등재 준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종합토론에서는 세 비석이 모두 “중앙의 결정을 지방에 공시한 공적 기록”이라는 공통점이 확인됐으며 등재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 정리와 서사 구성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김규빈 포항시 문화예술과 팀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신라 동해안 3비가 초기 국가체제 확립 과정을 보여주는 핵심 기록임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울진군과 협력해 등재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27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예타 통과’

대구시는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시설현대화)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했다고 27일 밝혔다. 지역 숙원사업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시설현대화) 사업’은 지난해 10월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현장실사, 심사평가 등을 거쳐 27일 예타 통과가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대구시는 국비 1004억 원을 확보해 총사업비 4460억 원 규모로 본격적인 이전 절차를 밟게 된다. 기획재정부(한국조세재정연구원) 예타 결과 B/C(비용 대비 편익)는 1.33으로 동일유형 사업 중 역대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했다. 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한 종합평가(AHP) 결과도 0.647로 기준치를 훨씬 상회했다. 이번 예타 통과는 장기간 표류해 온 지역의 대표 숙원사업을 해결한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기존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문제점들을 일시에 해소하고, 미래 농·수·축산물 유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구시는 2032년 이전을 목표로 달성군 하빈면 일원에 8만 4000평(27만 8026㎡/기존 1.8배) 부지와 4만 7000평(15만 5654㎡/기존 1.6배) 규모의 건축 연면적을 확보해 현대화된 물류시스템을 갖춘 첨단 도매시장을 본격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또 기존 보다 2배 확장된 3023면 규모의 주차장을 설치해 주차난을 해소하고, 내진 설계와 최첨단 방재 시스템 구축, 악취·오염 저감시설 설치, 친환경·에너지 절감형 설비 도입을 통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도매시장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도매시장 이전 사업은 직·간접 고용유발효과 5698명, 생산유발효과 3796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663억 원을 창출하며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성군 하빈면 일대 개발로 지역균형발전도 기대된다. 교통 기반 확충으로 접근성이 개선되고, 대규모 유통·물류 기능이 들어서면서 신규 일자리 증가와 상권 활성화가 이뤄져 서부권 전체의 성장축이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매천동 도매시장 부지를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성장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개발 여건, 주변 상권, 주민과 시장 종사자,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도매시장 예타 통과는 16년 만의 제2국가산업단지 예타 통과와 AX(인공지능 전환) 혁신기술 개발사업 예타 면제에 이은 또 하나의 큰 경사”라며 “유통 트렌드를 반영한 미래 첨단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조성해 명실상부한 전국 양대 도매시장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북구 매천동)은 전국 3위의 거래규모(연 1조 2000억 원 정도)를 자랑하는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공영도매시장이이지만 시설 노후화에 따른 화재 위험, 부지협소, 물류 혼잡 및 주차공간 부족 등 여러 문제로 이전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27

포스코스틸리온 ‘두꺼비하우스’ 3호점 준공···철의 온기 더하다

포스코스틸리온(대표 천시열)이 포항시,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지난 25일 아동 주거환경 개선사업 ‘두꺼비 하우스’ 3호점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포항시와 체결한 주거환경 개선 사회공헌사업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노후 주택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대규모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다. 지난해 첫 번째 ‘두꺼비 하우스’ 완공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2호점, 그리고 이번 3호점까지 차례로 완공되며 민·관·기업이 함께하는 주거환경 개선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이번 3호점 준공을 위해 7000만 원의 사회공헌 기금을 후원하고, 자사 컬러강판을 활용해 벽체·지붕·방화문·주방 등 주택 전반을 리모델링했다. 이를 통해 주거의 안전성과 품질을 크게 높였으며, 임직원 봉사단이 직접 도배·도색 작업에 참여해 ‘철의 온기’를 더했다. 주요 협력 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과 포항시는 대상 가정 선정부터 사업 계획 수립, 현장 지원까지 유기적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의 핵심 공급사인 KCC는 고급 창호와 도료를 꾸준히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천시열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미래세대가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주거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힘쓰며, 희망과 철의 온기를 전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주거환경 개선 사회공헌사업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 5년 연속 인정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

2025-11-27

iM뱅크 금융박물관, 누적 관람객 10만 명 돌파

iM뱅크(아이엠뱅크)가 자체 운영하는 금융박물관이 지난 2007년 개관 이래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은행 창립 40주년을 맞아 대구 수성동 본점 3층에 65평 규모로 개관한 금융박물관은 2016년 7월 본점 건물 리모델링에 따라 2년 6개월의 휴관 기간을 거쳐 2019년 현재 자리인 지하 1층에 130여 평 전시 면적으로 확장 이전했다. 금융박물관에는 지역 중심의 대한민국 경제 발전사를 비롯해 iM뱅크의 역사 전시 및 체험형 금융 경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25년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1주년을 계기로 사명 및 로고 변경에 따른 전반적인 리뉴얼을 비롯해 자체 캐릭터를 디지털 콘텐츠에 결합하는 등 업그레이드된 전시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2025년 한 해 최다 방문객을 기록했다. 2025년 1월 1일부터 11월 20일까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총 7200명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는 1일 평균 관람객 45명에 해당한다. 지난해 1일 평균 관람객 28명과 비교하면 60%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관람객의 증가로 2025년 11월 10일 기준 개관 18년 차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후 지난 25일 박물관을 찾은 ‘씩씩한 어린이집’ 원아들과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기념 사진 촬영과 함께 ‘단디, 똑디, 우디와 함께 떠나는 금융 모험’ 프로그램으로 박물관을 관람하고 특별 이벤트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물관을 담당하고 있는 전수현 학예사는 “규모가 작은 박물관으로 쾌적한 관람을 위해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관람객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작지만 알차고 재미있는 박물관이 되고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는 iM뱅크 금융박물관은 10인 이하의 자유 관람은 별도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10인 이상의 관람이나 전시해설을 원하는 5인 이상의 관람은 전화(053-740-2061)로 사전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iM뱅크 금융박물관은 누적 관람객 10만 명 돌파를 기념해 공식 계정 SNS 이벤트를 실시한다. iM뱅크 공식 인스타그램 링크를 통해 박물관 관람 인증 사진을 이벤트 폼에 제출하고, 해당 SNS 게시글에 응원 댓글을 남기면 특별 선물을 제공한다. 이벤트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27

영남대 학생들, ‘2025 시청자미디어대상’ 최우수상 수상

영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이 ‘2025 시청자미디어대상 방송영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하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주관한 이번 공모전에는 총 390점의 작품이 접수되며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영남대 학생들은 TV에 기 방송된 영상 작품 부문에 출품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영상 ‘0과 1 사이’는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2학번 학생으로 구성된 ‘시퀀스’팀(김다솜, 이지민, 조신옥)이 제작한 작품이다. 이 영상은 인공지능(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인간의 감정과 판단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영상 기획 의도에 대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다솜 학생은 “현대 사회가 AI를 생활 전반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는 주체로서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은 제작 기술에 더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현재 대두되고 있는 AI의 확산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높게 평가된다. 시상식은 지난 20일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27

포항공대 제태호 학생, ‘AI TOP 100’ 대상 수상⋯“AI 시대를 이끄는 창의력 입증”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제태호 학생이 지난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열린 ‘AI TOP 100 경진대회 본선’에서 대상을 받았다. 3000여 명이 참여한 예선을 통과한 상위 100명이 겨루는 본선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AI 활용 역량을 입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카오가 공동 후원한 이번 대회는 예선을 통해 선발된 100명이 제한된 시간 동안 실시간 AI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15세부터 67세까지 다양해 AI가 자동화 기술을 넘어 인간과 협업하는 문제 해결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 씨는 예선 2위에 이어 본선에서 최고점을 기록해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이 주어지는 대상을 차지했다. 그의 전략은 단일 모델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문제 유형에 따라 △코딩은 Codex △논리 추론은 ChatGPT △멀티모달 분석은 Gemini를 각각 조합해 활용했고,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문제를 병렬 처리하며 AI 오류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효율을 끌어올렸다. 제 씨는 “강력한 도구가 많아질수록 무엇을 어떻게 해결할지 설계하는 인간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파트너로 보고 각 모델의 강점을 배치해 협업한 점이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 지식을 실전 문제 해결로 확장해 새로운 방법론을 보여줄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덧붙였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