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경에 귀농하고 싶어요” 방문객들 긴~ 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A-Farm Show 창농·귀농 고향 사랑 박람회’ 현장. 지난달 29일 오전 개막 직후부터 문경시 부스는 상담을 받으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추세를 반영하듯, 부스 앞에는 30~40대 청년부터 은퇴를 앞둔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도시민들이 긴 줄을 이뤘다. 문경시는 맞춤형 정착 지원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1년간 농촌에 거주하며 농업·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보금자리 주거지원 사업’은 상담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상담석에 앉은 한 40대 직장인은 “막연히 농촌에서 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실제 주거와 영농 지원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주니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단순한 정책 안내뿐 아니라 ‘살아 있는 체험’도 준비됐다. 상담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은 오미자청, 사과칩, 잡곡 등 14종의 문경 농특산물 시식 행사에 참여하며 지역의 맛을 경험했다. 은퇴 후 귀촌을 고려 중이라는 한 부부는 “문경의 오미자청 맛이 기대 이상이다. 단순히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이런 특산품이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문경시는 또한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되는 사과, 오미자, 도자기 등을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도시민들이 문경에 대한 친근감을 갖도록 문화·농업·경제적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김유신 문경시 지역활력과장은 “문경은 사과와 오미자 같은 특화작목을 기반으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KTX 개통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높아지고 시내버스 무료화 정책으로 교통 편의성도 확보돼 귀농·귀촌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문경시는 단순한 ‘농촌 소개’를 넘어 도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인 조언과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담석을 채운 방문객들의 진지한 눈빛과 시식 행사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속에서, 문경이 지향하는 ‘살고 싶은 농촌 도시’의 미래가 한층 가까워진 듯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9-01

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 시대 개막···20여 년 만에 상향

오늘(1일)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원금·이자 포함)으로 상향 시행된다.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20여 년 만의 확대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은행·저축은행·보험사 등 각 금융기관별로 예금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금액이 두 배로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물가와 금융자산 증가를 감안해 실질 보호 수준을 높이고 금융권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제도 시행과 함께 모든 금융상품 홍보물·통장 등에 예금보호 안내문과 로고를 표시하고, 금융계약 체결 시 예금보험관계 성립 여부와 보호한도를 의무적으로 설명·확인받는 절차를 강화했다. 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예금이 보호 대상인지, 한도가 얼마인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는 이번 한도 상향으로 고액 예금자의 자금 분산 관리 부담이 완화되고, 금융권 전반의 자금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에 예금의 안전성이 강화돼 시중 자금의 ‘안전판’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제도 시행 이후 자금 이동 상황과 시장 반응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금융업계와 협의해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제도시행 첫날 서울 을지로의 하나은행 본점 영업점을 찾아 실제 통장개설 등을 통해 금융권에서의 제도 시행 준비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예금보호한도 1억원 시행으로 예금자의 소중한 재산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분산 예치에 따른 불편이 줄어들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01

청춘, 피어난다… 작약꽃으로 물든 위로의 순간

짧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작약꽃. 그 덧없음 속에 응축된 아름다움은 청춘의 빛과도 닮아 있다. 문상은 작가가 꽃잎에 담아낸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달 대구 한복판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대구 중구 고도아트 갤러리는 2일부터 20일까지 문상은 작가의 개인 초대전 ‘청춘, 피어나는 순간―여름의 작약’을 연다. 오프닝은 2일 오후 5시. 전시장 벽면 가득 화려한 색감과 풍성한 꽃잎이 펼쳐져, 한 송이 꽃처럼 뜨겁게 피어나는 청춘을 비춘다. 작가는 “작약은 짧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이다. 그 모습은 청춘과 닮아 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위로와 응원을 얻는다”고 말한다. 실제 작품 속 작약들은 은은한 파스텔 빛조차 강렬하게 피어나며, 한때의 순간을 온전히 끌어안아 관람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전시작은 모두 아크릴로 제작된 회화작업이다. 반복되는 꽃잎의 구조는 일상 속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우리의 기억과 감정을 은유한다. 그 위에 드리운 파스텔톤은 청춘의 빛남과 쓸쓸함을 동시에 품어내며, 잠시 멈춰 선 이들에게 묵직한 사색을 건넨다. 고도아트 갤러리는 지역의 젊은 작가와 중견 작가들을 꾸준히 소개하며 대구 미술계의 맥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삶과 청춘, 그리고 위로라는 보편의 주제를 작가의 언어로 풀어내며, 예술의 힘을 다시금 일깨운다. 문상은 작가의 개인 초대전은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관람료는 무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01

꿈의 오케스트라 예천&청송, 합동연주회 ‘꿈의 콘서트’ 개최

(재)예천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예천’과 청송군청소년수련관의 ‘꿈의 오케스트라 청송’이 4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합동연주회 ‘꿈의 콘서트’를 개최한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비 지원 사업이다. 세계적인 음악교육 모델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철학과 가치를 바탕으로 지역 아동·청소년과 함께 성장해온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이 사업은 현재 전국 54개 거점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감성과 인성을 기르고 미래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합동연주회에는 예천군과 청송군 단원 총 135명과 권용희·홍병희 음악감독을 비롯한 16명의 강사진이 함께한다. 특히 두 거점기관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교류 연주회라는 점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물론 지역민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주 프로그램은 예천과 청송 단원들이 각각 준비한 이문세 메들리 드보르작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4악장 등 각각 3곡을 연주한다. 연합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Concert D‘amour,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 메들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권용희 음악감독과 강사진들은 “예천과 청송에서 울려 퍼지던 선율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무대로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연주가 단원들에게 음악적 성장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통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9-01

운강이강년기념관, ‘정미의병 기념패’ 수상

광복 80주년을 맞아 ‘의병의 불꽃, 경술의 어둠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정미의병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국가보훈부와 광복회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서울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패 수여식을 개최하고,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와 민긍호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에 국가보훈부장관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경술국치 115주년과 정미의병 118주년을 맞아 준비됐다. 광복회는 “정미의병은 자발적 민중 항쟁으로, 나라를 잃기 전부터 주권을 지키려 했던 역사의 증거”라며 “광복의 순간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의병들의 희생이 쌓아올린 결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념식이 열린 부영태평빌딩 일대는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이곳은 대한제국군 훈련원이 있던 자리로, 1907년 7월 군대 해산 직후 박승환 시위대장의 자결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적으로 의병 봉기가 확산됐다. 정미의병의 불길이 치솟은 발원지로 평가되는 이유다. 정미의병은 춘천·원주 일대를 중심으로 강원도와 경기도 전역에서 활발히 전개됐다. 의암 류인석 선생의 지휘 아래, 원주 진위대 출신의 민긍호 의병장이 일본군에 강력히 맞섰다. 동시에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은 제천을 중심으로 경북 북부·충북·강원·경기 지역의 험준한 산악지대를 무대로 30여 차례 전투를 치러 승리를 거두며 항일전선을 넓혀갔다. 소백산·태백산·화악산·설악산 일대의 유격전은 한국 의병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정미의병은 중앙 명령이 아닌 지역민의 자발적 항쟁이었다”며 “이들의 희생과 투쟁은 민족 주체성을 지켜낸 역사적 기둥이자, 지역 공동체의 자긍심으로 계승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복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의병 정신을 국민 통합의 에너지로 확산시키고, 공연·전시·영상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 기념사업회(회장 신영국)도 이날 행사에 운강 후손과 회원 15명이 함께 자리했다. 신 회장은 “운강 선생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지역에서 더욱 활발히 선양해 후세에 온전히 물려주어야 한다”며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9-01

울릉도는 ‘금징어’ 군산은 ‘값싼 오징어’···중국어선·기후변화가 갈라놓은 운명

울릉도 앞바다는 오징어가 흉어지만 전북 군산 앞바다는 오징어 풍어로 활기를 띠고 있다. 기후변화와 중국 어선의 싹쓸이식 조업이 두 지역의 명암을 갈라놓은 것이다. 지난달 31일 울릉군수협 위판장은 경매 흔적 조차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길거리 좌판에 놓인 오징어 몇 마리 조차 25㎝ 칼 보다 작은 크기였다. 한 상인은 “이런 건 잡아서는 안 된다. 2마리에 1만원이라 해도 미안해서 못 팔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귀하다. 이날 울릉도에서 3척의 어선이 출어했지만 겨우 40∼50마리 잡는 데 그쳤다. 유류비 조차 건지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연간 일정 횟수 이상 출어해야 어선 감척(감축)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억지로 바다에 나가는 형편이다. 반면 군산시는 풍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금어기를 제외한 지난 25일까지 지역 오징어 누적 위판량은 1402t에 달했다. 1∼3월 34t에 불과했던 위판량은 7월 들어 급증해 한 달 동안 467t을 기록했고, 8월(1∼25일)에는 901t이 위판됐다. 이미 지난해(521t)의 3배에 육박하는 실적이다.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그동안 주로 동해안에서 잡혔으나, 최근 서해안 수온이 오징어 산란과 서식에 적합해지면서 군산 앞바다 어획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멸치·새우류 등 먹잇감이 풍부해진 것도 요인이다. 어획량 증가로 가격도 하락했다. 군산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20마리 1상자 기준 7만∼8만 원 하던 경매가는 최근 5만∼6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 가격도 마리당 2000∼3000원 가량 낮아졌다. 물량이 많아지면서 비응항 상가와 횟집, 음식점에도 손님이 몰려 지역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반면 오징어 주산지였던 울릉도는 사정이 다르다. 울릉도는 한때 오징어잡이 어선만 200척을 넘겼고,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연간 1만t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4년 중국 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그물로 쌍끌이 조업을 시작하면서 오징어잡이가 급격히 쇠락했다. 어민들은 “명태처럼 울릉도 오징어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만 30여 척이 조업 포기를 선언하며 감척을 신청했지만 실제 대상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바다 연평균 표층 수온은 18.74도로 1968년 관측 이래 57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불과 1년 전(18.09도) 보다 0.65도나 상승한 것이다. 수온이 오르면서 어군이 북쪽으로 이동해 동해안과 울릉도 근해에서의 어획이 줄고 있다. 울릉도 어민들은 “중국 어선이 회유성 오징어 길목에서 그물을 이용한 쌍끌이 조업을 해 씨가 말랐다”고 주장한다. 실제 울릉도 오징어 위판 실적은 2000년대 초까지 연간 1만t이었으나, 2004년 이후 2010년대에는 2000t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6년에는 700t대로 줄면서 조업을 아예 포기하는 어민이 속출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울릉도 어민들을 위해 선박당 최대 2000만 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계속되는 한 단기 지원만으로는 어민의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실효성 있는 어업 정책 마련을 주문한다. 울릉도 어민들은 “올해 어선 30척 감척을 신청했지만 13척만 대상에 선정됐다”며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정부가 예산을 확보해 어민들이 원하는 만큼 감척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글·사진/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01

‘여초현상’ 속 경북은 여성비율 최하위권

공직사회 여성비율이 매년 크게 늘어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마다 여초현상(女超現象)이 심화하고 있으나 경북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균 남녀성비는 2023년 말 기준 최초로 여성이 남성을 추월한데 이어 각 지자체 마다 남녀성비 격차가 점차 더 벌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연도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 통계에 따르면 2024년도 기준 전국 여성공무원 비율은 51.3%로 전년도 보다 0.9%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등 2020부터 5년간 매년 0.9~1.5%씩 증가했다. 2023년 연말기준 전국 공무원 여성비율이 50.4%로 전년도인 2022년도 49.4%보다 1.0% 증가하며 최초로 남성비율을 초과했다.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은 상위권 광역자치단체는 부산·서울·인천 순이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0개시·도가 여성비율이 더 높았다. 대구는 중위권, 경북은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경북 여성공무원비율은 44.9%로 전국광역자치단체 중 꼴찌인 강원에 이어 16위에 그쳤다. 경북은 2020년 이후 매년 여성비율이 0.8~1.2% 증가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30년도쯤에야 여성공무원수가 남성보다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정 직업군의 여성 고위직 비율을 나타내는 ‘유리천장지수’의 경우 경북은 5급 이상 공무원 관리직 비율이 23.7%로 전국 평균 34.6%보다 크게 뒤떨어졌다. 2020년부터 5년간 충남에 이어 매년 16위를 차지하는 등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대구는 여성공무원 비율이 2020년 이후 매년 8~9위를 차지하며 중위권을 맴돌았으며, 2023년 51.0%를 차지하며 여성공무원 수가 남성을 앞질렀다. 대구는 5급 이상 관리직 여성비율이 2020년 전국 10위에서 2024년 3위로 크게 올랐다. 경북 도내 23개 기초자치단체 중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은 시·군은 2024년 기준 포항(50.5%)·성주(50.3%)·구미(50.2%)·경산(50.1%) 순으로 나타났다. 4개 시군을 제외한 19개 시군은 남성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국 다른 지자체의 여초현상과는 대조를 보였다. 반면 여성비율이 제일 낮은 시·군은 울릉·봉화·영양군 순이다. 울릉은 2021년도 이후 2024년까지 4년 연속 만년 꼴찌를 면치 못했다. 김성자 성주군 행정팀장은 “대구 등 대도시와 교통연계가 편리한 시군일수록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고 교통망이 부실하거나 벽지일수록 여성공무원이 적어지는 공통현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9-01

구미시, 치매극복선도단체·치매안심가맹점 7곳 신규 지정

구미시는 지난달 치매안전망 강화를 위해 2025년 새롭게 지정된 치매극복선도단체와 치매안심가맹점 7곳에 현판을 전달했다. 이번 지정은 치매 환자와 가족이 보다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새롭게 지정된 치매극복선도단체는 △구미종합사회복지관 △형곡2동 행정복지센터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 ‘사랑가득한집’ 등 3곳이다. 치매안심가맹점으로는 △경대연합신경과의원 △책방온유 △그림책방 토닥토닥 △M공인중개사 김영순사무소 등 4곳이 추가됐다. 치매극복선도단체와 치매안심가맹점은 보유한 인프라와 자원을 활용해 치매환자와 가족을 지원하고, 치매 친화적 사회문화 확산을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치매 관련 정보 제공, 치매사업 홍보, 치매안전망 구축 등에 기여하며 시민 누구나 치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임명섭 보건소장은 “치매극복선도단체와 치매안심가맹점의 확대는 치매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고있다”며 “앞으로도 치매안전망 구축을 통해 시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구미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9-01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밥상, 바르게살기운동 청년회의 특별한 하루

바르게살기운동봉화군협의회 청년회는 지난 8월 29일 물야면 주민복지회관 인근 실내게이트볼장에서 ‘2025년 사랑의 봉사활동’을 개최하며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눴다. 이번 행사는 청년회 주관으로 펼쳐졌으며, 회원 50여 명이 직접 짜장면을 조리해 지역 주민 450여 명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음식 나눔과 더불어 웃음과 대화가 오가는 화합의 장이 마련돼 현장은 훈훈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식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맛있는 음식도 반갑지만, 이렇게 다 함께 모여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며 “주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준 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행사를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조은경 물야면장은 “청년회원들이 뜨거운 여름에도 봉사에 앞장서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의 작은 나눔이 지역 공동체를 더 단단히 이어주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상호 바르게살기운동봉화군 청년회장은 “비록 한 그릇의 짜장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진심이 주민들께 전달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모두가 함께하는 봉화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9-01

김천시 ‘청렴 톡톡쇼’ 성황리 개최

김천시는 지난달 29일 김천시립박물관 강당에서 7급 이하 직원 13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청렴톡톡쇼’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청렴 인식 제고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 기존 강의형 교육에서 벗어나 시장과 직원이 직접 대화를 나누는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청렴톡톡쇼는 세대 및 직급 간의 격차를 허물고 청렴의 가치를 함께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으로 채워졌다. 청렴톡톡쇼는 ‘스프링스’ 청렴밴드의 공연으로 시작해, 직원들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한 청렴 유튜브 영상 내휴내맘과 일장춘몽을 함께 감상하며 청렴 실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어진 메인 프로그램 ‘시장과 함께 소통하는 청렴토크’에서는 직원 5명이 패널로 참여해 평소 쉽게 꺼내기 어려웠던 청렴 고민과 조직문화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객관식 질문과 OX퀴즈를 통해 시장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배낙호 시장은 “자유롭고 스스럼없는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과 청렴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조직문화 개선을 함께 모색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MZ세대를 아우르는 조직문화 개선과 더 청렴한 김천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청렴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5-09-01

李대통령 국정지지율 53.6%···2주 연속 상승[리얼미터]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53.6%로 2주 연속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5∼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3.6%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조사에서 3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뒤 이번 주 조사에서도 소폭 올랐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42.3%로 전주 대비 2.6%p 하락했다. ‘잘 모름’이라고 답한 비율은 4.1%였다.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6.7%, 국민의힘이 36.1%를 각각 기록했다. 전주 대비 민주당은 0.9%p, 국민의힘은 0.6%p 각각 올랐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7%p 떨어진 2.5%였다. 개혁신당은 3.7%, 진보당은 1.2%로 각각 집계됐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각각 5.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형남기자

2025-09-01

대구 달성 초·중학생, 해외 영어캠프서 자신감·글로벌 역량 ‘쑥쑥’

대구 달성군 초·중학생 60명이 여름방학 동안 해외 영어캠프에 참여해 자신감과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돌아왔다. 달성교육재단이 주관한 이번 영어캠프에는 초등부(초6)와 중등부(중3) 각 30명이 참여해 3주간 몰입형 영어 수업과 현지 문화 체험을 진행했다. 달성군에 따르면 초등부 학생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있는 래플즈 아메리칸 스쿨(RAS)에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영어 수업과 예체능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영어 실력과 자신감을 쌓았다. 또 중등부 학생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의 리젠트 크리스천 아카데미(RCA)에서 정규 수업에 참여하며, 지역 양로원 방문과 대학·문화 탐방을 통해 현지 학생들과 소통하고 인성과 세계시민 교육까지 경험하며 폭넓은 글로벌 역량을 키웠다. 수료식은 지난 28일 달성군청 군민소통관에서 열렸으며, 학생들의 자신감과 성취감, 학부모들의 응원이 어우러진 의미 있는 자리로 진행됐다. 특히, 현지 활동 영상이 상영되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고, 대표 학생들의 소감 발표와 최재훈 군수, 김은영 군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격려가 이어지며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만들었다. 소감문 발표에서 대실초 A군은 “조금 두려웠지만,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영어 실력도 늘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였으며,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선중 B양은 “현지 친구들과 함께한 양로원 방문이 특히 인상 깊었다”면서 “영어 실력과 자신감을 쌓고, 영어를 통해 세계관을 넓히며 새로운 경험으로 꿈을 키운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3년 째 이어지고 있으며 재단이 항공료를 제외한 모든 교육비를 지원하고, 참가자의 15~20%는 저소득층 학생을 선정해 항공료까지 지원했다. 재단은 겨울방학에도 초등 6학년 30명은 말레이시아, 고교 1학년 20여 명은 영국 옥스퍼드에서 캠프를 진행한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8-31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다

요즘 집권 여당이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 이재명 대통령은 ‘반탄(탄핵 반대)파’가 국민의힘 대표가 돼도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다른 태도를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악수는 사람과 한다”라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실제로 사람을 죽이려고 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에서 강경파 지지를 얻으려고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그런데 그 뒤로도 바뀌지 않는다. 지난달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바로 옆자리에 앉았으나, 악수는커녕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일단 내뱉은 말이 있으니 쉽게 물러서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는데도 바뀌지 않는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도 아예 야당은 배제하고, 일방적인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 검찰, 언론 등과 관련한 법안들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청 폐지 법안과 관련해 “민감하고 핵심적인 쟁점 사안의 경우 국민께 충분히 그 내용을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최대한 속도를 내더라도, 졸속이 되지 않도록 잘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사흘 만에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이 대통령을 만나 이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도 “어떤 명령, 네이밍보다는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대안을 내놓는 게 좋다”면서 검찰 개혁과 관련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런데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정성호 장관조차 검찰에 장악돼 있다”라며 직속상관인 정 장관을 직격했다. 최근 “중대범죄수사청·경찰·국가수사본부가 행정안전부 밑으로 들어가 면 1차 수사기관 권한이 집중된다”라고 한 정 장관의 말에 당내 강경파들이 반발한 연장선이다. 대통령 대변인은 방송법에 대해서도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송법이 필요하다. 이것이 대통령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6시간 만에 민주당은 방송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그날 저녁 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이 대통령은 “(방송법 처리는) 내 뜻과 같다”라고 자기 말을 바로 뒤집었다. 대통령은 포용적이고, 너그러운 말만 하고, 손에 오물을 묻히는 궂은일은 정 대표가 하는 ‘굿캅, 베드캅’ 쇼라도 하는 건가. 지난주 29일에는 이 대통령이 워크숍을 마친 민주당 의원들을 모두 대통령실로 초청해 점심을 대접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다수당이기 때문에 강자가 너무 세게 하면 국민의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정청래 대표가 너무 강하게 나가지 않도록 걱정하는 말로 들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말이 백번 옳다. 이 대통령은 속도를 조절하고 싶은데, 정 대표가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건지, 두 사람이 역할을 나눈 건지 헷갈린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을 추동하는 것이라면 이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지금은 이재명의 역사이지, 정청래의 시대가 아니다. 정당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게 당연하다. 그것을 선택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이 대통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강성 지지층의 의견과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이라크 파병 부분을 회고하며 “지지층의 소망과 주장을 거역한 데 따른 정치적 손실과 배신자라는 비난을 각오했다”라며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한 한미 공조를 이 대통령도 실천으로 보여줬다. 국내 정치도 누구에게 떠넘겨버릴 수 없다. 대통령은 당 대표와 달리 특정 정파의 유불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고, 만들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하지 않으면 균형 잡힌 미래를 볼 수 없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2025-08-31

입법 놓고 與 “국정정상화” 野 “장외 투쟁”

여야가 오늘 개막하는 9월 정기국회에서 개혁 입법과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정상화’를 기치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까지 거론하며 정기국회 초반부터 강 대 강 대치를 벼르고 있다. 국회는 1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한다. 9일과 10일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15일부터 18일까지는 정치·외교·안보·경제 등 국정 전반을 다루는 대정부질문이 진행된다.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2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으로, 5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은 미정이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을 묶은 224개 법안을 관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는 수사·기소 분리를 명문화한 정부조직법을 처리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대법관 증원 법안,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특검 수사 확대, 공공기관운영법 개정 등도 주요 과제에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공세에 맞서 ‘경제·민생·신뢰 바로세우기’를 내걸고 100대 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인사청문회법·사면법 개정부터 상법·상속세·증여세법 손질까지 포괄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여당이 개혁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면 필리버스터와 국회 일정 거부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산안 심의도 여야 충돌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은 728조 원 규모로, 올해 본예산(673조3000억 원)보다 8.1%(54조7000억 원)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민주당은 경기 회복을 위한 ‘확장 재정’을 뒷받침한다며 차질 없는 통과를 예고했지만,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삭감을 벼르고 있다. 특히 24조 원 규모 지역사랑상품권 등 현금성 지원 예산을 ‘표심 겨냥 예산’으로 보고 칼질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삭감됐던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 특수활동비가 부활한 부분도 주요 타깃이다. 여야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도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권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특검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체포동의안은 내달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본회의에 보고된 뒤, 9일 또는 10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증거가 명백하다”며 권 의원의 사퇴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맞춰 표결을 끼워 넣으려 한다”며 정치 공세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31

국힘 사무총장에 정희용 내정 “변화와 혁신 잘 구현할 적임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1일 신임 사무총장으로 대구·경북(TK) 재선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4선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은 당대표가 국민에게 약속드린 변화와 혁신을 가장 잘 구현할 적임자”라며 “당 사무처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당의 역동성을 살려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무총장은 사실상 당의 살림과 인사를 쥐는 ‘실무 컨트롤타워’로 꼽힌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정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 초선으로 입성했다. 그는 TK 출신 윤재옥·추경호 원내대표 비서실장, 원내대변인 등을 거치며 원내 실무 경험을 두루 쌓았다. 국회 농해수위 간사로도 활약하며 정책 조율 능력을 키워온 만큼 당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장 대표와는 지난 6월 대선에서 각각 총괄선대본부 상황실장과 부본부장을 맡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정책위의장에 내정된 김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부산지검 공판부장과 외사부 부장검사 등을 거쳤다. 2012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4선을 지내며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 등 당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미 2021년에도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험이 있어 ‘정책통’으로 꼽힌다. 최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정책위의장을 이미 지냈고 당이 추진해야 하는 민생 정책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 왔다”면서 “정부·여당의 반경제·반민주 정책에 맞서 충분한 전문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31

대구 치과계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한 목소리

대구 치과계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 12월 연구원 설립의 근거가 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보건복지부는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정부는 올해 말까지 후보지와 공모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국 치과 산업의 90% 이상이 집적된 대구는 기공·위생·의료기기 전 분야가 맞물린 융합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연구원이 설립되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신기술 상용화를 촉진하는 효율적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국가 균형발전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치과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배경은 바로 이러한 구조적 당위성에 있다./편집자주 일자리 없어 떠나는 ‘우수 인재’ 연구•개발 기회의 장 넓혀줘야 정보석 대구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장 정보석<사진> 대구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장이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에 설립돼야 지역의 심각한 인재 유출 문제를 막고 산업과 연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연구원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대구 중구 아시아덴탈 사무실에서 만난 정 협회장은 “대구는 이미 임플란트와 치과기기 생산에서 국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연구원 설립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는 제조업체, 수입업체, 도소매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 치과 산업의 대표 조직으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 협회장은 18대 집행부에서 활동한 뒤 올해 19대 회장으로 연임하며 약 3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사업이사, 부회장 등을 오래 맡아 협회 운영을 가까이서 경험했기에 현안과 과제를 잘 알고 있다”며 “책임감과 무게를 크게 느끼지만, 지역 치과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협회 운영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는 전시회 유치를 꼽았다. 덴티스 등 굵직한 기업 뿐아니라 성장잠재력 큰 中企와도 시너지 세계적 치과산업 전시회 개최 등 국가경쟁력 강화 입지 구축해야 정 회장은 “대구·경북에도 치과 산업 기반이 튼튼하지만, 지역이라 세계적인 치과 산업 전시회 유치가 어렵다”면서 “독일 쾰른 같은 작은 도시가 세계 최대 전시회를 여는 것을 보면, 대구도 치과 산업 중심지로서 충분히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치과의료기기 인허가 제도와 규제 개선도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고등급 의료기기는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 부담도 크다”며 “연구원과 협력해 기술 검증과 지원 체계가 마련된다면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대구의 치과 산업 현황과 국립연구원 유치의 필요성을 연결 지으며 “대구는 덴티스, 메가젠, 세양, 세신 등 굵직한 기업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업체도 많다. 연구원이 설립되면 이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청년 인재들을 붙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등 이공계 학과와 치과 관련 학과가 밀집해 있음에도, 졸업생들이 지역 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수도권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구원이 설립되면 지역 기업과 연결된 연구·개발 기회가 확대돼 인재들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고, 외부 우수 인력까지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국내 임플란트 생산액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연간 수출 규모도 수천억 원에 달한다”며 “대구가 이미 국가 치과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은 통계로 입증된다. 연구원 설립은 지역의 이익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대구가 세계적인 치과 산업 전시회를 주도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창의적인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연구원이 그 허브가 된다면 대구 치과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가질 것”이라고 재차 필요성을 밝혔다. AI접목 디지털 덴탈 헬스케어 등 미래분야 주도적 참여 길 열릴 것 오미정 대구·경북치과위생사협회장 오미정<사진>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구·경북회장이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로 유치되면 치과위생사와 학생들이 지역에서 전문성과 진로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결정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회장은 현재 두 번째 임기 중반부를 이끌고 있다. 그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 가운데 하나는 ‘노인·장애인 전문 치과위생사 제도’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통합돌봄 정책에 발맞춰 대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해당 양성과정을 대구보건대학교에서 개설한 만큼 제도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오 회장은 “요양기관에서의 실습까지 포함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치과위생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회장은 지역에서 이뤄지는 교육과 연구 기회에 대해서는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구·경북에도 치위생학과가 있는 대학이 14곳이나 되지만, 전문 교육과 연구 기회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서 “배우고 싶어도 서울로 가야 하고, 교통비가 교육비보다 더 많이 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석·박사 과정, 전문 자격 과정 등 고급 교육 기회를 지역에서 확보하지 못한다면 인재는 계속 수도권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역대 치위생학과 14곳 되지만 전문교육·연구기회 수도권 집중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 참여 기회 커리큘럼 표준화 등 전문성 키워 문제의 해법으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꼽았다. 오 회장은 “연구원이 설립되면 지역 대학의 커리큘럼을 표준화하고,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연구와 실습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서 “치과위생사뿐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에는 임플란트 기업과 치과 의료기기 업체가 밀집돼 있다. 연구원이 설립된다면 치과 산업, 대학, 연구 인력이 긴밀히 연결돼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AI와 빅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 덴탈 헬스케어 같은 미래 분야에서도 치과위생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협회의 단합력 역시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대구·경북 치위생사협회는 회원과 학생, 교수들이 힘을 합쳐 활동한다. 디덱스(DIDEX) 봉사단만 해도 100명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14개 대학 중 10곳 이상이 협력한다”며 “학생과 현장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갖춰져 있어 치과의사 단체도 자연스럽게 협력하게 된다”고 했다. 특히 연구원 설립이 예방과 돌봄 분야에서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임을 역설했다. 오 회장은 “노인의 구강 관리가 치매 예방이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연구들은 대부분 치과위생사가 주도해왔다”면서 “치과의사가 임상과 치료에 집중한다면, 치과위생사는 구강보건과 예방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치과위생사가 단순 보조자가 아니라 국민 구강건강을 지키는 전문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는 그 과정을 앞당길 중요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 치과기공 인재의 보고 노하우 전수할 ‘교두보’ 구축 필요 김노국 대구치과기공사협회장 “대구·경북은 치과기공 인재의 보고(寶庫)인 만큼 기공사들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김노국<사진> 대구치과기공사협회장의 목표다. 김 회장은 협회장에 취임 당시 가장 먼저 주력한 것이 임원진 구성의 세대교체라고 했다. 그는 “협회 임원진을 20대 후반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고르게 참여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며 “세대마다 생각과 취향이 다르듯 협회 운영도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협회는 봉사와 장학, 체육대회 등 회원 복지 활동을 더 폭넓게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회장은 2010년 임플란트 관련 특허를 내고, 나사가 풀리지 않는 보철 구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현재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치과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다양한 경험이 많은 50대 이상 치기공사 수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곳이 대구”라며 “개인적 성과를 넘어 선배와 후배 기공사들의 경험이 더해져야만 치과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제가 선배들에게 받은 기술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50대이상 치기공사 전국 2번째 관련학과 졸업생 年 200명 넘지만 지역 정착 인력은 10명도 채 안돼 교육서 일자리까지 ‘선순환’ 절실 특히, 김 회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치의학연구원은 치과의사·기공사·치과산업체·대학이 모두 힘을 합칠 수 있는 구심점이자, 우리 업계의 미래 생존전략”이라며 “대구는 이미 치과 산업 생태계가 집적된 도시이며, 여기에 전국 기공사 면허자 중 1만 명 이상이 대구·경북 출신일 정도로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고 전했다. 다만,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구·경북 치과기공소에서 젊은 기공사를 고용하고 싶어도 인재들이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며 “전국에 치과기공학 전공자는 약 1000명 졸업하는데 대구·경북의 대구보건대·수성대·김천대 등에서 배출된 졸업생은 200명 이상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현실을 막으려면 지역에 연구원 같은 거점 기관이 꼭 필요하다”면서 “연구원이 들어서면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일하고, 선배들의 노하우가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구시치과기공사회는 대구 치과기공계의 글로벌 교류에 물꼬를 텄다. 지난 6월 엑스코에서 ‘2025 대구광역시치과기공사회 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DDTIX 2025)’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치과기공계의 글로벌 교류와 관련 “제2회 국제학술대회를 준비 중인데,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더 큰 규모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연구원 유치와 함께 국제적 위상도 키우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노국 회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공부하고, 다시 대구에서 일하며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치과기공사회가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고, 산업과 연구, 교육이 연계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테니 후배들이 대구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31

말과 헤어질 결심

여전히 덥지만 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 분다. 소나기 그친 저녁, 빗물 고인 거리에 비친 가로등 불빛에서 단풍을 예감하는 지금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을 떠올리는 건 박해일과 탕웨이의 트렌치코트 차림이 근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여름 그리스와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나는 언어의 한계를 체감했는데, 언어의 불완전함 속에서 비언어는 오히려 언어보다 더 풍요로운 소통의 도구가 되어주곤 했다. ‘헤어질 결심’은 비언어 소통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는 영화다. 커뮤니케이션에는 비언어에 의한 소통도 있다. 재밌는 것은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보다 비언어에 의한 소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웃음, 울음, 표정, 눈빛, 몸짓, 스킨십, 노래, 춤 등이 모두 비언어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언어 소통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비언어적 신호는 언어적 표현에 비해 의식의 검열이나 통제가 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언어는 때때로 감정과 생각, 정서를 언어보다 더 진실하게 전달하기도 한다. 극중 한국인 엘리트 형사 해준과 중국인 여성 서래의 첫 만남은 형식적인 대화로 시작된다. 사망자의 유족으로 경찰 조사에 응하는 서래와 수사관으로서 그녀를 대하는 해준은 의례적인 문답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서래가 일반적인 어법에서 벗어난 엉뚱한 한국어 “마침내 죽을까 봐”를 발화한 순간 해준의 사무적인 태도는 해제되고 둘의 거리는 급격히 밀착된다. 언어적 세계에 있는 해준이 비언어적 세계의 서래에게 이끌린 이 사건은 상징계의 질서에 길들여진 주체가 자기 앞에 불현듯 열린 비언어적 상상계를 경험하고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환상인 실재로서의 사랑을 욕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서래는 한국어가 질서로 작용하는 언어적 세계에서 눈빛, 표정, 몸짓 등의 비언어를 활용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앞서 말했듯 소통은 언어로만 이루어지는 체계가 아니다. 오히려 언어보다 비언어를 통해 훨씬 풍부한 소통이 가능하다. 이성적 존재인 해준과 감성적 존재인 서래는 서로에게 비언어에 해당하는 한국어(해준에게는 서래의 어눌한 한국어, 서래에게는 해준의 유창한 한국어)를 통해 가까워진 후 표정과 몸짓, 숨소리, 침묵을 통해 농밀한 감정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의 모티프가 된 김승옥 소설 ‘무진기행’의 윤희중과 하인숙이 노래라는 비언어를 통해 가까워진 것과 닮아 있다. 해준은 언어소통이 원활한 아내와 감정 없는 잠자리를 갖지만, 대화가 쉽지 않은 서래와는 스킨십 없이도 풍부한 감정적 교류를 한다. 언어적 세계에는 상징계의 의미질서, 논리, 이성, 합리성, 제도, 사회적 규범 등이 있고 비언어적 세계에는 상상계의 몽상, 감성, 비합리, 자유, 초월, 위반 등이 있다. 언어적 존재인 해준이 비언어적 존재인 서래의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기도수 사망사건’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질수록 서래의 정체 또한 짙은 안개와도 같은 불확실성을 점점 더해가게 된다. 김승옥의 고향이자 무진의 모티프가 된 장소인 순천의 송광사에서 펼쳐지는 해준과 서래의 데이트 장면에서 두 사람은 말보다 몸짓과 표정, 침묵으로 더 많은 대화를 한다. 해준이 서래의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주고 서래가 해준의 입술에 립밤을 칠해주는 행위는 언어보다 훨씬 직설적으로 감정을 전한다. 이러한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서래의 세계에 적응하게 된 해준은 서래가 기도수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알면서도 무마해버리며 자신이 원래 속해있던 언어적 세계를 망가뜨리게 된다. 이때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라는 해준의 대사는 환상을 쫓느라 현실을 파괴한 자의 고백이다. 영화 중반부에서 해준이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어색한 한국어 문법으로 자신의 절망감을 발화하는 장면은 그가 서래의 세계, 즉 어눌한 한국어로 함의되는 비언어, 감성, 환상의 세계로 완전히 동화되었음을 말해준다. 나이 들수록 옛날 광고 카피처럼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이가 소중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말들 속에, 의미와 개념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지 않나. 수다스러운 매미 울음이 귀뚜라미의 나지막한 허밍으로 바뀌는 이 계절, 말없이 그냥 벤치에 나란히 앉아 함께 노을을 바라보다가 말없이 그냥 일어나 걸으면서 말없이 헤어지는 사람 하나 곁에 있으면 좋겠다. 가을엔 말과 헤어질 결심을 세워본다. /이병철(시인·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

2025-08-31

행복에 대해서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과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는 와중 자꾸만 이 질문을 떠올렸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번호의 버스를 타고 같은 자리에 앉아 비슷한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며 비슷비슷한 생각에 갇혀 숨 막힌 이 기분. 대체 언제 행복으로 충만한 하루를 보냈었지? 라는 생각에 겁이 나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꾸준히도 행복해지고 싶은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했다. 행복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다. 단순한 즐거움은 쾌락에 더 가깝다. 맛있는 음식, 좋은 음악, 웃음, 휴식 같은 것은 쾌락에서 얻을 수 있다. 지속성이 짧고 반복하지 않으면 금세 허무하게 사라진다. 행복은 쾌락보다 더 넓고 지속적인 상태다. 삶 전체에 대한 만족감과 충만감을 반영하기에 개인의 삶에서 만족감이나 의미 있는 성장에 연결된다. 힘든 때를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끼거나,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될 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그렇기에 행복은 어렵다. 나는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 종종 놓이지만 때때로 그 상태를 불행하다고 착각한다. 쇼파에 심드렁하게 누워 행복은 무엇이기에 현재 내게 없느냐는 불만을 토로하면서 스스로를 자꾸만 불행의 편에 놓는다. 그러면서 요즘 하는 고민에 더욱 깊게 빠져 든다. 때때로 타인은 나의 아주 일부분만 보고 쉽게 속단하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기준을 통해 타인을 해석하려 하지만 여기에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할수록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기본값으로 두게 된다. 결국 자신의 기대나 가치관에서 벗어난 타인을 쉽게 ‘틀린 사람’으로 단정 짓고 미워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잘못된 불안과 통제욕에서 발현될 수도 있고 또는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타인의 다름을 위협적으로 받아 들여 타인을 깎아내리거나 재단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나와 타인의 다른 지점을 자각하고 이를 넘어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성숙의 과정이지만, 이 과정은 꽤나 고단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선으로 통제하고 재단하려는 쉽고 간단한 루트를 선택하려 한다. 옳지 못한 방식으로 관여하는 일들에 때때로 견디기 힘든 날들이 있다. 그것은 내가 아직 사회에서 어리기 때문인걸까? 그들의 능력치와 다르게 나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미숙함을 내비칠수록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고, 부족한 부분을 애써 가르치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올바른 피드백보다 판단이 앞서는 관계는 무척 아쉽지만 관계 자체를 개선하는 일은 한계가 있으므로 심리적인 거리 유지와 회복 루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더욱이 행복에 대해 생각했다. 5박 6일동안 일본의 작은 소도시 속에서 마주한 적막 속에서 행복은 완벽하게 기쁘거나 즐거운 상태가 아닌, 나에게 중요한 가치가 맞닿아 있을 때에 오는 충만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새롭게 도전한 음식이 입맛에 맞을 때의 기쁨, 숨이 막힐 정도의 더위 속에서도 내게 우선 그늘을 내어주려는 사람과 마음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아름답고 거대한 자연 속에서 아주 작은 인간이 되어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 등등. 내 기준의 행복을 정의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행복을 쌓는 것이 행복으로 향하는 방향임을 느끼게 됐다. 그러므로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발견하고 계속해서 행복을 쫓으려는 과정 속에서 형태가 갖추어진다. 단순한 쾌락만을 추구해 살아남는 삶의 방식이 아닌 살아가려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에선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아들이 농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아버지가 처음엔 ‘넌 못할 거야’라고 무심하게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곧 스스로 깨닫고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뭔가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남들도 못한다고 말하지. 절대 그런 말에 휘둘리지 마.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해내야 해.” 이 대사는 행복과 가능성은 타인이 규정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믿고 붙잡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내가 원하고, 내가 믿는 것’을 붙들 때 삶은 비로소 나아갈 힘을 얻는다. 붙잡고 싶은 삶의 의미를 믿고 가는 용기에 달려 있는 것. 나는 그것이 내가 가진 젊음과 행복의 가능성이라 생각한다. /윤여진(시인)

2025-08-31

포항시, 새 정부 국정과제 연계 발전 로드맵 짠다

포항시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시정에 접목하기 위한 실행 전략 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는 8월 29일 장상길 부시장 주재로 ‘새 정부 국정과제 대응 전략사업 발굴 보고회’를 열고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대응해 철강과 이차전지 등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바이오·AI 등 신산업 육성, 해양관광 활성화 등 정부 국정과제에 대응하는 전략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한 글로벌 AI컴퓨팅센터 구축, 경북 동해안권 ‘국립보훈요양원’ 건립 유치, 탄소중립 기술개발 통합센터(DACU 실증) 구축,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스마트 연어양식 클러스터 확장, 2028년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 거점형 필수응급의료체계 구축, 아열대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조성, 미래 수자원 해수 담수화(산업용수) 개발 등의 사업에 국비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시는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관계 부처별 세부 실천 계획을 파악하고 적극적 협의를 통해 사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또, 예산 확보를 위한 중앙부처 및 정치권과의 전략적 공조 체계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정과제와 연관된 기존사업은 논리 보강 등을 재점검하고, 국정과제 추진 방향에 부합하는 신규 사업을 발굴해 정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9월 중 2026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개최해 이번 보고회에서 발굴한 전략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신규 시책을 내놓을 예정이며, 2026년 예산 중 국비 확보가 가능한 부분부터 적극적으로 중앙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장상길 부시장은 “이번 국정과제는 시의 산업구조와 환경적 여건에 관련이 높은 AI와 탄소중립 비중이 큰 것 같다”라며 “AI·탄소중립 관련 거대프로젝트를 구상해 국책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31

기계면 인비리 고인돌 상석 5기, 새 둥지 마련

포항시는 북구 기계면 인비리 49번지 일대 고인돌 상석 5기를 기계새마을운동발상지운동장으로 8월 7일 옮겼다고 밝혔다. 체계적 보존·관리와 토지 소유주의 지속적인 이동 요청에 따른 민원 해소를 위한 조치라고 포항시는 설명했다. 이번에 옮겨진 고인돌 상석 5기는 과거 경지 정리 과정에서 이미 이동된 것으로 추정돼 원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올해 초 토지 소유주의 건축행위에 따른 매장 유산 발굴(표본)조사가 시행됐지만, 유구나 유물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포항시는 오랜 기간 경작과 정리 과정에서 위치가 여러 차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점을 토대로 포항시는 매장 유산 조사가 이미 이뤄진 점, 해당 고인돌이 시 소유·관리 부지로 이전된다는 점을 조건으로 내세워 국가유산청 유적발굴과와 협의를 거쳐 이전을 결정했다. 이동 현장에는 매장 유산 전문가가 입회해 참관 조사를 진행했다. 포항시는 고인돌 문화 해설을 위한 안내판을 설치하고, 인비리 암각화의 높은 학술적 가치를 고려해 경상북도 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포항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고인돌 상석 5기 이전으로 향후 반복될 수 있는 경지 정리 및 개발행위로부터 고인돌을 보호하고, 기계새마을운동발상지운동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기계 고인돌의 역사적 의미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은 포항시 전체 고인돌의 41%가 분포한 지역으로, 현재 27개소의 고인돌 유적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청동기시대 석검 모양이 새겨진 인비리 암각화가 위치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31

포항시 , 3조3153억 규모 2회 추경안 편성

포항시는 1회 추경(3조270억 원) 대비 9.5%(2883억 원) 증가한 3조3153억 원 규모의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포항시의회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추경안은 제323회 포항시의회 임시회 심의를 거쳐 9월 19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일반회계는 제1회 추경 대비 2500억 원(9.4%) 증가한 2조9209억 원이고, 특별회계는 3944억 원으로 383억 원(10.8%)이 늘었다. 세입 재원은 지방교부세 207억 원, 조정교부금 211억 원, 국·도비 보조금 1296억 원 등이다. 이번 추경안은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에 발맞춰 지역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역 산업 육성과 안전 기반 확충 등 중장기적 투자에도 균형을 두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내수 진작을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1455억 원, 상공인 특례 보증 14억 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80억 원, 소상공인 행복 점포 육성 2억2000만 원 등을 편성했다. 지역 주력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방시대 벤처펀드 조성 4억5000만 원, 포항테크노파크 제6벤처동 건립 16억 원, 외국인투자기업 지원 18억 원 등을 포함했고,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 50억 원, No-Code 제조기술 혁신생태계 구축 15억 원, AI 융합인재 양성·연구지원 3억 원 등 제조·디지털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국가공모에 선정된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및 활성화 방안 용역에 23억5000만 원을 투입해 해양레저·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추경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복한 오늘과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예산”이라며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예산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31

“차기 대구시장 자리를 조롱거리로 삼지말라”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선출된 직후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대구시장에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과 전한길(보수 유튜버) 중 누가 공천을 받게 될지...”라는 글을 올렸다. 대구시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나온 이 메시지는 적잖은 반향을 낳았다. 하지만 대구시민 입장에서는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왜 보수의 심장 대구 대표를 뽑는 선거에 민주당 인사가 나서서 왈가왈부하느냐는 것이었다. 김 전 부시장이 두 사람을 거론한 것은 대구가 그만큼 ‘골통 보수’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희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에 ‘대구시는 전한길도 과하다’, ‘전한길, 대구를 먹어라! 대구는 완전포로가 된 시’라는 등의 조롱과 함께 대구를 폄하하는 문구가 잇따랐고, 대구시민들은 공분했다. 그래도 이 논란은 여기까지만이었다면 ‘한 정치인의 지나가는 헛소리’로 치부돼 그냥 끝날 사안이었다. 그러나 전한길씨가 그 메시지에 응답하면서 묘한 상황이 돼 버렸다. 전씨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제 경북대 선배다.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전 씨가 이번 대표 선거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한 점에서 이 발언은 곧바로 지역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런 판에 이번에는 대통령실에서 이 위원장을 직권 면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위원장은 만약 파면이라도 된다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대구의 정서상 오히려 체급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희한하게도 최근 대구 정치판이 이 위원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홍준표라는 거물이 있어 벽을 넘지 못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이 위원장 또한 이를 모를 리 없을 터다. 더욱이 여당은 이 위원장에게 대구시장으로 가는 꽃길을 깔아주고 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최근 상임위 회의에서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을 꿈꾸며 새로운 대통령과 일부러 각을 세운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는가 하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지난 30일 이 위원장을 향해 “대구시장 출마 의사가 있다면 그만두고 나가는 게 맞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직권면직 또는 파면을 당하기만 하면 금상첨화다. 실제 그렇게만 된다면 이 위원장은 곧바로 대구시장 판에 뛰어들 것이다. 마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현 여권으로부터 엄청난 공세를 받은 후 대권 판에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 것 처럼. 그 경우 이 위원장 입장에선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간에 대구 정치의 한복판에 설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 위원장 옆에서는 꺼지던 불도 확 살아나게 한다는 전한길씨가 있다. 대구시장을 향해가는 이 위원장에게는 여러 갈래 길이 있다. 그중에서도 현 위치를 어떻게든 유지하고 버티면서, 또 민주당 등 여권으로부터는 만신창이가 되도록 공격을 받는 모습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이다. 현 정부 출범 후 TK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은 더욱 미약해졌고, 일부는 수사 반열에 올라 움직이기도 어렵다. 이 위원장은 이 상황의 빈틈을 잘 비집고 들어가 집권 여당과 각을 세워 싸우고 있다. 지역의 정서적 흐름을 적확하게 읽고 있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앞으로도 이 위원장은 대구시장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마지막 단계는 정부와 집권 여당으로부터 끌려나오는 그림과 장면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쓸쓸히 돌아서는 그 한장의 사진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얼마나 필요한 것임을 모를리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민들은 이 위원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런 대구 정치판이 다소 불안하고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대구는 지금 신공항건설을 비롯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태산 같다. 지역을 잘 아는 인사가 시정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시민들은 그동안 시정이 정치 한복판으로 들어가 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많이 봐왔다. 이제 국민의힘 공천을 바라는 예비후보들이 나설 때도 됐다.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대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 자천타천 설이 떠도는 국회부의장인 주호영(6선)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윤재옥(4선)·추경호(3선)의원, 그리고 연임 제한에 걸린 3선 기초단체장인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대구시교육감과 영남대·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지낸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 등은 확실하게 의사표시를 해주는 것이 시민들에 대한 도의다. 이리저리 재고 살피기만 한다면 다른 인사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일임을 각성할 필요도 있다. 지금의 눈치 보기 정치를 지속한다면 이진숙 위원장의 가능성만 더 높여 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 국힘 대구시장 선거흐름을 들여다보는 민주당의 의지도 예사롭지 않다. 내년에 첫 대구시장을 배출하겠다는 각오 또한 남다르게 읽힌다. 대구발전을 앞세운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차출설은 민주당이 대구에 거는 기대를 엿보게 해준다.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