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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사고문단 전몰장병 기념비를 찾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앞산 골(앞산 공원 버스 종점 맞은편)에 위치한 ‘미 군사고문단 전몰장병 기념비’는 6·25 전쟁 직후 지역민의 뜻을 모아 만들어진 보은의 기념비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기념비가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가 많다.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미가 담긴 전적기념비를 찾아 그날의 감동을 새겨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대구지역에서는 이 비를 보은의 상징으로 여긴다. 전쟁직후 어려운 사회 여건 속에서 민관이 합동으로 정성을 모아 만든 기념비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주도가 아닌, 대구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과 지역 지도자들의 결단이 합쳐져 세워진 기념비란 점에서 역사성이 있다. 6·25 전쟁 직후 대구 시내 유지와 시민들은 미 군사고문단 전적비 건립위원회를 결성하고 당시 경상북도지사였던 최희송(崔熙松) 지사를 위원장으로 뽑았다. 최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회는 전쟁 직후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대구 시민들의 성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외국인 군대의 공적을 기리는 비를 세워 그들의 공적을 역사적으로 기록해 보자는 취지였다. 비문에는 당시 한국군의 현대화를 돕고 전장에서 함께 피 흘린 미 군사고문단(KMAG)의 희생을 한글과 영어로 함께 적어 기록했다. “이 기념비는 1950년 6월부터 1953년 7월까지의 한국전쟁에서 자유를 수호코자 한국의 전우와 나란히 싸우다 전몰한 주한 미 군사 고문단 장병의 영령 앞에 봉납한 것”이라고 기념비에 적혀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주한 미 군사 고문단 장병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며, 그들의 빛나는 업적을 영원히 기념하고자 한 대구 시민의 뜻이 잘 담긴 비라 하겠다. 6·25 전쟁 당시 고문단이 수행했던 역할(한국군 훈련 및 작전 지도)과 건립 취지, 그리고 건립 연월일(1954년 6월 30일)도 기록되어 있다. 비문에는 단순히 ‘도움을 주었다’는 표현을 넘어, ‘한국군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다’는 동지애적 표현이 강조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래 이 비석은 수성교 인근(현재의 대구 중구 삼덕동)에 세워졌으나, 도시가 확장되면서 1973년에 지금의 남구 대명동 앞산 골로 이전되었다. 비문의 훼손을 최소화해 지금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그밖에 기념비에는 “자유를 위해 함께 싸웠다”라는 취지의 문구와 함께 고문단의 창설 과정, 그리고 그들이 한국군과 맺었던 끈끈한 전우애도 기록돼 있다. “이들은 단순히 가르치는 스승을 넘어, 가장 어두운 시기에 곁을 지켜준 진정한 친구이자 전우였다.” 이곳은 오늘날 한미동맹의 뿌리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근을 지나실 기회가 있으면 잠시 들러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 뒤에 숨겨진 낯선 이들의 헌신을 느꼈으면 한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3-24

(시민기자 단상) 지방선거를 지켜보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 경쟁이 뜨겁다. 특히 우리가 사는 대구·경북 지역에선 시장, 도지사, 군수 후보들이 우후죽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경상북도에선 기초의원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에 지역구 381명, 비례대표 71명 총 452명이나 된다고 하니 그 숫자가 많음에 놀랍다. 단체장의 경우도 많게는 6명에서 7명까지 출마 신청하는 곳도 많아 지역민의 정치적 수요가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공천장을 받아들면 바로 당선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정치인을 정치꾼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금권 선거와 상대방을 비방하는 잘못된 선거 관행이 지방 민심을 어지럽히지 않을까 하는 근심도 든다. 권력과 금전에 눈먼 정치꾼이 국민을 위한 봉사나 제대로 할지 걱정이 돼서다. 이들에게 어떻게 군정, 도정, 국정을 맡길 것인가. 의사와 간호사도 직무에 임하기 전에 생명을 다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나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지 않는가. 팬데믹을 거치며 의료인들의 희생적인 활동을 보며 느낀 점이 많다. 목숨을 걸고 한 생명이라도 더 건지려는 그들의 행동에서 진정한 의료인의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하물며 백성을 다스리는 공직자들이 아무런 맹세나 준비 없이 직무에 임해서야 되겠나. 어떤 시군의 경우 군수가 온갖 물의를 일으켜 온 신문 지상과 방송에 보도되면서 그 지역을 욕 먹이고 있다. 군민들을 상대로 욕지거리나 하고 일반인도 하지 않는 불손한 자세를 보여 민망할 때도 있다. 대대손손 청정지역으로 내려오던 도불습유(道不拾遺)의 아름다운 고장을 먹칠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아닌가. 정약용 선생이 저술한 목민심서는, 수령이 지방을 통치할 때 필요한 도덕적 규율, 행정 지침, 통치 방안 및 통치 이념을 다루고 있다. 핵심 주제는 수령의 도덕적 규율인 청렴, 절검, 절용 등과 행정 지침인 세금, 호전, 예전, 병전, 형전 등을 제시한다. 백성을 사랑하고 공정하게 다스리는 통치 이념을 강조하며, 부패·횡포를 척결하려는 정신이 담겨 있다 목민심서는 오늘날 공직자들에게 무엇을 교훈하는가. 정치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 번쯤은 목민심서를 읽어보기 바란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를 되새기자. 실천 중심, 민생 중심 정치, 선물과 뇌물을 구분할 줄 아는 식견과 청렴과 공정, 백성 중심의 책임을 되새기게 하는 참된 목민관으로서 책임을 가슴 속에 되새기길 바란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3-24

지방채 3000억 발행 촉구⋯이재혁, 대구시 결단 압박 1인 시위

이재혁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가 24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K2 군공항 이전 사업의 조속한 추진과 함께 지방채 3000억 원의 즉각 발행을 촉구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구는 지금 결정하지 못해 멈춰 있는 도시가 됐다”며 “행정이 주저하는 사이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공항 이전 사업 타당성과 재정 구조는 이미 충분히 검토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 검토가 아니라 책임 있는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채 발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0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으로 통합신공항 부지 토지보상을 시작할 수 있다”며 “보상이 착수되는 순간 사업은 실질적으로 추진력을 얻게 되고, 지연된 일정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계획만 있었을 뿐 실행이 없었다”며 “토지보상 착수가 사업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시민 피해도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구 동구와 군위군, 경북 의성군 일대 주민들이 장기간 재산권 제한을 받고 있다”며 “거래 위축과 자산 가치 정체로 지역 경제까지 침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은 멈춰 있는데 규제만 유지되는 것은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피해를 해소하려면 사업을 실제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방채 발행은 단순한 부채가 아니라 대구의 시간을 사는 투자”라며 “토지보상 이후 도시 개발과 산업 유치를 통해 충분히 회수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예비후보는 “동구는 수십 년간 군공항 소음과 개발 제한을 감내해 온 지역”이라며 “이제는 기다림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로 응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정치는 타이밍이며 지금이 결단의 순간”이라며 “지방채 3000억 원 발행이 이뤄질 때까지 요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24

행복의 솟대 높이 날아라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으로 전래돼 왔던 솟대를 주제로 한 작품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대구경북솟대작가협회(회장 박영식)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솟대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정회원 8명이 제출한 작품 100여 점이 출품됐다. 솟대는 농경시대, 민속신앙으로 마을 어귀에 풍농과 안녕을 기원하며 수호신의 상징으로 세워 둔 긴나무의 장대다. 이것이 현대적 디자인과 예술적 미를 가미하면서 예술계의 한 영역으로 어느덧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전통적 투박함을 벗어 던지고 ‘세련미’를 입힌 솟대 작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잘 다듬어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를 모으는가 하면 금속, 유리, 세라믹, 수석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만든 솟대는 주거 공간의 장식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또 손바닥 크기의 미니 솟대는 책상 위나 선반, 창가 등에 배치하기 좋아 MZ세대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솟대 작품은 디자인뿐 아니라 복을 부른다는 전래적 의미 때문에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솟대 끝에 앉은 새(오리나 기러기)는 ‘희망’과 ‘행운’을 실어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솟대가 주는 정서적 안정감도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는 이유다. 하늘을 향해 뻗은 기상, 마을을 지켜주던 수호의 의미, 새 집에 복이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 등이 담겨 장식을 넘어 선물용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다. 박영식 대경솟대작가협회 회장은 “솟대 전시회가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뜻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솟대가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3-24

대구예총 첫 여성회장 취임식 열려

사단법인 한국예총 대구광역시연합회는 지난 2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제12대 이창환 회장 이임식 및 제13대 강정선 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문화예술계 및 각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새로 출발하는 대구예총과 지역예술계의 발전을 응원했다. 레조나 앙상블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한 이·취임식에서는 제12대 이창환 회장에 대한 공로패와 감사패가 전달되었고, 제13대 대구예총을 이끌어 갈 김신효 대구예총 수석부회장(대구국악협회 지회장)과 이호규 부회장(대구사진협회 지회장), 안희철 부회장(대구연극협회)에 대한 임명장과 특별회원단체 인준서가 수여되었다. 이창환 제12대 회장은 이임사에서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화합해 대구예술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예총 역사상 첫 여성회장으로 당선된 강정선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그동안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예총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함께 나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며 “회원단체 상호 간의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구예총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강훈 한국예총 회장은 축사를 통해 “예술인들의 처우와 창작환경이 개선되는데 대구예총이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황보란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을 비롯해 강은희 대구광역시 교육감과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대표 등이 축사자로 무대에 올라와 “신임 회장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대구예총의 활약을 기대한다”며 축하했다. 이날 이·취임식은 단순한 직위 교체를 넘어, 지역예술문화와 함께하는 예술단체로서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주호영, 윤재옥, 추경호, 이인선, 김승수, 권영진, 유영하, 최은석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이만규 대구시의회의장,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류규하 중구청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3-24

[경북산불 1년] 현장이 말하는 ‘방재의 구멍’

경북 산불 현장에서 1조 8000억원의 복구 예산보다 간절했던 것은 ‘물 한 바가지’와 ‘일원화된 지휘’였다. 68개 조항의 산불특별법은 산림투자선도지구 지정 및 인허가 의제 등 지역 재건 사업에는 촘촘한 그물망을 짰지만, 정작 화마(火魔)와 맞섰던 대원들의 안전 장비 보강이나 꼬인 통제 체계 개선안은 담아내지 못했다. 본지는 지상·도로·공중에서 법보다 앞서 몸을 던진 베테랑 3인의 목소리를 통해 현장 방재 시스템의 실상을 정밀하게 짚어본다. ◇ “800ℓ 진화차, 불길 앞에선 도망 나오기 바빴다” 지난 17일 포항남부소방서에서 만난 황병률(52) 현장대응팀장은 당시 의성, 영양, 울진 현장을 7일간 돌며 사투를 벌였다. 황 팀장은 “도착 직후 목격한 연기는 의성 읍내 전체를 덮어 구역 구별조차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며 “좁은 산길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소방서 산불 진화차의 물 용량은 고작 800ℓ인데 바람을 탄 화염이 사람 주먹처럼 확 덮치면 우리가 가진 수량으론 감당이 안 돼 차를 빼고 대피하기 바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인 ‘지중화(地中火)’를 경고했다. 황 팀장은 “표면은 꺼진 듯해도 삽으로 파보면 낙엽 아래 화기가 살아 움직이는 현상이 심각했다”며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끌 수 없는 불이라는 무력감이 들었다. 기상 조건이 안 맞으면 어떤 장비도 무용지물”이라고 토로했다. 지휘 체계에 대해서도 황 팀장은 “현재 산불 주도권은 산림청이, 인명 구조는 소방으로 분산돼 있어 대응 효율이 떨어진다”며 “누구든 좋으니 재난 현장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술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팀장은 “산은 타더라도 인명과 민가를 최우선으로 지키는 방향으로 전술이 보완돼야 한다”며 “산림 보호에 치중된 현재의 산불 대응 시스템은 민가 방어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 “일반 마스크 한 장의 사투⋯부모 구하겠다는 절규 앞 딜레마” 23일 포항북부경찰서에서 만난 권도정(50) 교통관리계 팀장은 당시 영덕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인 포항시 북구 청하 삼거리에서 24시간 넘게 통제 업무를 수행했다. 권 팀장은 “가만히 서 있어도 강한 돌풍에 사람 몸이 비틀거리고 잿가루가 시야를 가린 암흑천지였다”며 “현장에서 지급 받은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라 연기 한 모금에도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을 견디며 도로를 지켜야 했다”고 토로했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연속이었다. 권 팀장은 “차량 타이어에 불이 붙어 도로 위에 차를 버려둔 채 대피하는 상황이 속출했다”며 “그런 와중에 ‘집안에 어머니가 계셔서 꼭 가야 한다’고 울부짖으며 통제 구간으로 차를 밀고 들어오는 자식들 앞에서는 지시 위반을 따질 겨를도 없이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 구간을 막아서면 일부 주민들은 갓길로 무작정 진입하려 해 실랑이가 끊이지 않았다. 그 많은 인원을 일일이 설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그렇다고 보내주자니 혹여 발생할 사고 책임은 고스란히 현장 경찰의 몫이 되는 딜레마가 반복됐다”고 전했다. 겹겹이 차단막을 쳐야 겨우 통제가 됐던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정작 긴급 통제권의 범위나 공무원 면책 조항 같은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이번 특별법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 “연기 뚫고 마주한 불의 띠⋯엇박자 공조에 피 말린 상공” 24일 울진산림항공관리소에서 만난 최근홍(56) 운항관제팀장은 당시 강릉에서 의성으로 급파됐다. 최 팀장은 “전날 산청 소집령을 받고 이동 중 의성 상황이 더 시급하다는 지시에 헬기를 돌려 ‘빽도(회군)’를 했다”며 “현장은 안동까지 연기가 밀려와 시정(視程)이 완전히 차단됐고 고도를 6000피트(약 1800m)까지 높여 숨구멍을 찾기 위해 빙글빙글 돌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상공에서 목격한 화마의 기세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최 팀장은 “연기가 누워 있으면 나무 사이로 ‘불의 띠’가 선명하게 보인다. 불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길을 내듯 정상을 넘은 뒤 다시 타고 내려간다”며 “이 띠를 조준해 물을 뿌리지만 침엽수는 송진 성분 탓에 한 번에 제압하지 못하면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다”고 했다. 기관 간 공조의 한계는 가장 뼈아픈 대목이었다. 최 팀장은 “산림청, 군, 경찰, 임차 헬기가 한꺼번에 몰렸으나 속도와 기동성이 달라 손발이 맞지 않았다”며 “산불 진화가 주 임무가 아닌 기종들이 대열에 섞이다 보니 앞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면 뒤따르던 기체들은 공중에 줄줄이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최 팀장은 “조종사는 전문 임기제라 수당 체계에서 소외감이 크다. 또 헬기 대당 조종사 정원이 모자라 야간 진화 헬기가 도입돼도 운용 인력이 즉각 충원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24

문경향교, 춘기 석전대제 봉행

문경향교(전교 이용원)가 공자 탄신 2577주년을 맞아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학덕을 기리는 ‘병오년 춘기 석전대제’를 24일 오전 11시 대성전에서 엄숙히 봉행했다. 문경향교 석전대제는 6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유교 전통 의례로, 공자를 비롯한 27위 성현에게 제사를 올리는 대표적인 제향 행사다. 엄격한 예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며, 향토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이날 제향에는 지역 유림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정걸 문경시의회 의장이 초헌관을 맡았고, 박경규 문경시노인회 회장이 아헌관, 장사원 전 문경시의회 의원이 종헌관으로 각각 헌작했다. 또한 이응학·강중대 유학이 분헌관을 맡았으며, 집례는 이종호 장의, 대축은 황철한 장의가 맡아 의식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석전대제는 올해 1월 취임한 이용원 전교 체제에서 처음 봉행된 행사로, 이용원 전교는 봉축사를 통해 “인류의 스승인 공자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도덕과 윤리가 바로 선 평화로운 사회가 구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경향교는 조선 태종 13년(1413)에 창건된 이후 지방 교육기관이자 문묘 기능을 수행해 온 전통 교육기관으로, 현재까지도 지역 유림을 중심으로 유교 정신과 전통 제례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문경향교는 매년 봄·가을 석전대제를 통해 전통 의례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3-24

2028 문·이과 완전통합⋯대구경북 입시지형 ‘이과 쏠림’ 심화되나

202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문·이과 완전 통합이 시행되면서 대구경북 지역 입시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자연계열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과별 합격선 격차가 지금보다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다르면 현재까지 흐름만 놓고 보면 이미 ‘이과 강세’는 뚜렷하다.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기준 서울권 대학 합격선은 2021학년도 이후 5년 연속 자연계가 인문계를 앞섰다. 2025학년도에는 인문계 2.58등급, 자연계 2.08등급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자연계가 최소 0.24등급에서 최대 0.36등급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시에서도 상황은 유사하다. 주요 대학 기준 수학 과목 평균 백분위는 인문계 88.69점, 자연계 95.90점으로 7점 이상 차이를 보였고, 탐구 역시 자연계가 우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의대 선호와 취업 안정성을 고려한 이공계 집중 현상이 배경으로 꼽힌다. 2028학년도부터는 이러한 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수능이 문·이과 완전 통합형으로 개편되면서 국어·수학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탐구 역시 사탐·과탐을 함께 치르는 구조로 바뀐다. 형식은 통합이지만, 실제 점수 분포에서는 자연계열 수험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학과 탐구에서의 격차 확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자연계 수험생들은 과탐과 수학에서 강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상위권 점수대가 이과 중심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이 경우 상위권 대학은 자연계 학과부터 합격자가 채워지고, 이후 인문계로 내려오는 구조가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구경북 지역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와 공대 등 상위권 이과 학과에 우선 지원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지역 내에서도 ‘이과 쏠림’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어문계열 등 일부 인문계 비선호 학과는 합격선 하락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구조 변화에 따라 대학의 선발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수시·정시에서 학과 구분 없이 선발하는 통합선발 방식을 확대하거나, 충원율이 낮은 인문계 학과를 중심으로 모집단위를 재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이과 통합은 형식적인 구분을 없애는 것이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오히려 학과별 서열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며 “대구경북 학생들도 성적대에 따라 이과 중심 전략을 고민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24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중앙공원, ‘빛의 캔버스’로 재탄생

대구 달성군이 테크노폴리스 중앙공원을 ‘빛의 캔버스’로 탈바꿈시키며 주민 중심의 야간 이용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낮에 집중되던 공원 이용을 밤까지 확장해 일상 속 휴식과 여가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달성군은 중앙공원 전역(약 6만4334㎡)에 경관조명과 바닥 미디어아트를 설치하는 야간경관 개선 사업을 마무리하고, 4월 초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총 19억 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의 핵심 콘텐츠는 산책로를 따라 약 45m 구간에 조성된 바닥 미디어아트다. 23일 열린 시연회에서 공개된 빛과 영상 콘텐츠는 주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공원 이용의 즐거움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크리스마스 페어’ 기간 진행된 시범 운영에서도 가족 단위 이용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실효성을 입증했다. 이날 공원은 주민들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발길이 이어졌고, 이른 벚꽃과 조명이 어우러지며 봄밤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빛이 더해진 산책로는 야간에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공원을 산책하던 한 주민은 “호수 주변 벚꽃과 조명이 어우러져 공원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며 “지역의 또 다른 야간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전역에 설치된 경관조명은 어둡던 산책로와 수변 공간의 안전성을 높이고 이용 편의를 개선했다. 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야간 공원 이용을 활성화하고 생활 속 여가 공간의 기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3-24

환율 1500원·유가 100달러⋯대구경북 수출기업 ‘이중 부담’ 현실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고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대구경북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가격 경쟁력 확보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 상승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최근 ‘환율 1500원 돌파와 국제유가 100달러선이 지역 무역업계에 미치는 영향’ 긴급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리포트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17.3원을 기록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400원 이상 고환율 국면도 486일 넘게 이어지며 역대 최장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중동 분쟁 영향으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WTI는 99달러, 브렌트유는 112달러 수준까지 올라 분쟁 이전 대비 40~50% 급등했다. 이 같은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수출 실적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1~2월 기준 대구 수출은 13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고, 경북은 67억 6000만 달러로 14.7% 늘었다. 대구는 이차전지 소재가 80.2% 증가하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끌었고, 인쇄회로·화장품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경작기계(-33.0%), 폴리에스터 직물(-24.6%) 등 전통 제조업은 부진했다. 경북은 무선전화기(255.1%)와 산업용 전자(53.9%) 등 IT 제품군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지만, 자동차부품(-5.5%), 철강제품(-8.2%) 등 주력 산업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향후다. 환율과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업종별로 ‘수출 증가 효과’보다 ‘비용 상승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수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 수혜를 볼 수 있지만, 국내 협력업체 중심 공급망 구조 탓에 납품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결국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업은 철광석과 원료탄 수입 비용 상승에 에너지 비용 증가까지 겹치며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고, 섬유업 역시 원유 가격과 연동된 원료 구조로 환율과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IT·반도체 분야는 대기업 중심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장비와 소재 수입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며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차전지 소재 역시 수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핵심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상 비용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단순한 ‘일시적 변수’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보고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수록 공급망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기업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환변동보험 등 환헤지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업종별 맞춤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24

“악성 민원 상처, 모래놀이·역할극으로 치유”... 울릉군, 공무원 심리상담 나선다

울릉군이 대민 업무 과정에서 감정노동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민원 응대 공무원들의 마음 챙기기에 나선다. 최근 전국적으로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공직 사회의 심리적 고충이 커지는 가운데, 일선 공무원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고 건강한 행정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조치다. 군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울릉한마음회관 청소년센터 2층 상담실에서 민원 응대 공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일선 현장에서 민원인과 직접 부딪히며 피로가 누적된 담당 공무원 5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집중 케어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문적인 치유를 위해 이수정 해밀심리상담센터장이 초빙돼 상담을 이끈다. 특히 단순한 고충 청취를 넘어 체계적이고 다양한 심리 치유 기법이 도입된 점이 눈길을 끈다. 참여 공무원들은 업무 처리 시 발생하는 직무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에 대해 1대1 심층 개별 상담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아로마요법, 모래놀이 치료, 역할극 등 오감을 활용한 참여형 치유 프로그램이 병행돼 누적된 긴장을 풀고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도록 도울 계획이다. 한편, 군은 대면 업무 비중이 높은 민원 담당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군민들에게 더 친절하고 수준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식 울릉군 총무과장은 “최일선에서 군민의 목소리를 듣는 공무원들이 건강해야 군민들에게도 진심 어린 행정 서비스가 전달될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직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24

대구 도심 재편 본격화⋯후적지 개발 협의체 가동

대구시가 24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주요 후적지 균형개발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협의체는 시내 공공시설 14곳과 군사시설 9곳 등 총 23개 주요 후적지를 대상으로 개발 현황을 통합 관리하고, 부서 간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활용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날 회의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진행됐으며, 관련 실·국장 9명과 광역행정담당관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각 후적지별 사업 추진 상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협조 사항을 논의했다. 특히 정부 국책사업과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의 연계를 고려한 활용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후적지별 기능 설정과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며, 단순한 부지 개발을 넘어 도시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구시는 앞으로 협의체를 중심으로 실행력을 강화하고, 정책 여건 변화와 주요 사업과의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후적지를 도심 재편의 구심점이자 미래 전략사업의 기반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후적지 균형개발은 도심 재편과 미래 전략사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협의체를 통해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개발 계획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24

대구시, 탄소중립 실행력 강화⋯이행과제 점검으로 2030 목표 박차

대구시가 24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2025년 탄소중립 기본계획 추진상황 점검 보고회’를 열고,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의 추진 현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이번 보고회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45% 감축과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정책들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시는 지난해 4월 ‘제1차 대구광역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총 80개의 감축 이행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탄소중립지원센터의 총괄 보고와 함께 부서별 주요 과제 추진 상황이 공유됐다. 점검 결과, 온실가스 감축 8대 부문 55개 과제 가운데 38개는 목표를 달성했고, 10개는 정상 추진, 3개는 지연, 4개는 미달성으로 나타나 전체의 약 87%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전체 과제 중 정량적 성과 분석이 가능한 14개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주요 과제로는 산업단지 친환경 에너지 전환, 매립가스 자원화, 전기·수소차 및 친환경 버스 보급,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가로등 LED 교체 사업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과제별 추진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 정책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국비 확보를 통한 사업 확대와 시민 참여형 신규 감축 과제 발굴에도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정섭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2030년 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정책의 실행력이 핵심”이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24

송해공원 ‘별빛 산타 레이크’ 60여만 인파⋯겨울 관광 판 바꿨다

겨울 비수기에 문을 연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의 ‘별빛 산타 레이크’가 3개월여 동안 60여만 명에 육박하는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빛과 수변,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야간형 축제가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으며 대구 대표 겨울 야간명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달성군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20일 개막한 이번 축제는 지난 22일 기준 누적 방문객 60여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40여만 명보다 약 50% 증가한 수치다. 낮 시간 중심이던 송해공원을 야간 관광지로 확장하고, 겨울철 관광 비수기를 사실상 성수기로 바꿔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사장은 크리스마스 감성의 ‘빛의 공간’으로 꾸며져 큰 호응을 얻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 조형물, 빛 터널이 공원 곳곳을 채우며 새로운 포토 명소를 만들었고, 수변에 반사되는 야경이 더해져 한층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여기에 포토타임, 풍선아트, 신년 타로, 소원지 작성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젊은 층의 발길도 이어졌다. 축제 효과는 인근 상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주변 상인들은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손님이 꾸준히 찾아 매출이 늘었고, 겨울 비수기 부담도 크게 덜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주민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주민은 “관광과 지역경제를 함께 살린 성공 사례”라며 “송해공원이 사계절 대표 명소로 자리잡아 가는 모습이 반갑다”고 말했다. 달성군은 3월 말 축제 종료 이후 일부 시설은 철거하되, 야간 경관조명은 유지·보완해 방문객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송해공원을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찾는 관광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아직 축제를 찾지 못한 방문객에게는 이번 주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군은 옥포 벚꽃길과 연계한 야간 관광 코스가 봄밤의 색다른 낭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3-24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 대구시 준비 미흡으로 ‘시민 돌봄 사각지대 우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가 24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와 9개 구·군이 준비 미흡과 불통 행정으로 시민 돌봄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대구시가 ‘단 한 번의 신청으로 단디 돌보겠다’는 의미의 ‘단디돌봄’을 홍보하고 있지만, 90여 개의 세부 사업 내용을 시행 직전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보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과 신규 돌봄 수요자들이 또다시 사각지대로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의 대상자는 12만 명에 달한다고 홍보하면서도 정착 현장의 전담 인력은 구·군별 평균 4명에 불과해 기존 복지 인력을 재배치하는 ‘인력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며 “인력 확충 없는 ‘단디돌봄’은 결국 생색내기식 탁상행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세부 사업 내용과 예산·대상자 기준 투명 공개 △접수창구에서 상세 안내 배포 △통합지원 전담 전문인력 확충 △실질적 협력 체계 구축 △6.3 지방선거 후보들의 통합돌봄 공약 채택 등 5가지를 대구시에 요구했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대구형 통합돌봄이 시민을 실제로 ‘단디’ 돌보는지, 아니면 허울뿐인 구호인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돌봄 공백 발생 시 책임은 전적으로 대구시와 각 지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24

김형일로 단일화 확정⋯달서구청장 경선 ‘2대1 구도’ 변수 부상

대구 달서구청장 국민의힘 예비경선을 앞두고 김형일 예비후보와 홍성주 예비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됐다. 이날 두 후보의 단일화에 경쟁자인 김용판 예비후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공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형일 예비후보는 24일 “홍성주 예비후보와 진행한 단일화 절차 결과, 김형일로 단일 예비후보가 최종 확정됐다”며 “달서구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번 단일화는 지역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양측은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홍성주 예비후보 역시 결과를 수용하며 선거 승리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일 예비후보는 “달서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친 홍 후보에게 감사하다”며 “행정 경험과 검증된 역량을 바탕으로 달서의 중단 없는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로 모인 힘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최종 경선과 본선 승리까지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일화로 본경선 구도가 사실상 ‘김형일 단일후보 대 김용판’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행정 경험을 강조하는 김형일 후보와 인지도와 정치 경력을 내세우는 김용판 후보 간 경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김용판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후보의 단일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선은 단일화와 무관하게 3자 구도로 진행된다”며 “공천 확정 이후 추진된 단일화는 진정성이 부족한 밀실 야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경선 규정상 후보 단일화와 별개로 여론조사는 기존 후보인 홍성주 예비후보를 포함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24

대구 향교, 춘계 석전대제 봉행

24일 대구 중구 대구향교 대성전에서 병오년 춘계 석전대제가 봉행됐다. 이번 행사는 대구향교 주관으로 지역 유림과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전통 유교 제례 의식을 재현했다. 향교는 존현양사(尊賢養士)와 선현 제사를 함께 수행하는 전통 교육기관으로,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25명의 성현이 모셔져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선현 18현도 함께 배향돼 있다. 이날 석전대제는 전폐례를 시작으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례, 망료례 순으로 진행됐다. 제관들은 예복을 갖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절차를 이어갔다. 행사에서는 도인석 전교가 초헌관을 맡았으며, 아헌관 이규옥, 종헌관 김종규, 동종분헌관 이종구, 서종분헌관 구본순 등이 각각 역할을 수행했다. 석전대제는 공자와 선현들의 학덕과 유풍을 기리기 위한 제사 의식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돼 있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엄격한 절차와 반복되는 예법을 지켜보며 전통 의례의 의미를 체감했다. 박수희씨(31·여)는 “전통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평소 대구향교에서 수업을 들어왔다”면서 “이번 행사 소식을 접하고 실제 의례를 직접 보면서, 책이나 강의로 접할 때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도인석 전교는 “석전대제는 유교 문화의 정신을 계승하는 중요한 의식”이라며 “시민들이 전통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24

대구시, 시니어클럽에 2억 원 투입⋯ 어르신 일자리·소득 동시 확대

대구시가 ‘시니어클럽 특성화 사업’ 공모를 통해 총 5개 기관, 7개 사업을 최종 선정하고 약 2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어르신에게 적합한 창업 모델을 발굴하거나 기존 사업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공모는 창업지원형과 기능보강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시는 선정 심사를 거쳐 5개 기관에 총 1억 7000만 원을 우선 지원하고, 남은 3000만 원은 오는 4월 추가 공모를 통해 배분할 계획이다. 창업지원형 사업에는 기관별 5000만 원이 지원된다. 선정된 사업은 △중구시니어클럽 ‘마실 돼지찌개’ △북구시니어클럽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 △달성시니어클럽 ‘비슬애빵’ 등으로, 어르신이 직접 참여하는 외식·제조 분야 창업 모델이 포함됐다. 기능보강형 사업에는 기관별 1000만 원이 투입된다. △서구시니어클럽 ‘시니어문서파쇄’, ‘행복떡방’ △남구시니어클럽 ‘깨가 쏟아지는 가게’, ‘이천추어탕’이 선정됐으며, 노후 설비 교체와 장비 보강을 통해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창업지원 분야에서 72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존 사업 참여 어르신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일자리에 참여하며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2015년부터 시니어클럽 특성화 사업에 약 20억 원을 투자해왔다. 이를 통해 총 34개 공동체 사업단을 운영하며 517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559명의 취업을 지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24

대구시, ‘대구형 RISE’ 안착 위해 전문대학과 머리 맞댄다

대구시가 25일 지역 7개 전문대학 RISE 사업단장과 함께 ‘대구형 RISE 체계 전문대학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사업 시행 2년 차를 맞아 전문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산업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과 지역 정주여건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는 기존 교육부 중심의 대학 재정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지역 발전 전략과 연계해 대학 혁신을 추진하는 정책으로,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다. 특히 전문대학은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역량을 갖춘 기술 인력 양성의 핵심 주체로 평가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은아 대구시 대학정책국장을 비롯해 계명문화대학교, 대구공업대학교, 대구과학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 수성대학교, 영남이공대학교, 영진전문대학교 등 7개 대학 관계자가 참석한다. 간담회에서는 △대구형 RISE 추진을 위한 전문대학 역할 및 협력 방안 △교육부 RISE 체계 개편에 대응한 ‘5극3특’ 초광역 인재육성 전략 △기업 연계 협력과제 발굴 방안 등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지역 대학과 산업체, 혁신기관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확대 운영하고, 산업 수요 기반의 초광역 인재양성 로드맵을 수립해 실무형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은아 대구시 대학정책국장은 “RISE 사업의 핵심은 대학이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서 산업 성장을 이끌고, 청년이 지역에 정착해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문대학의 실무교육 역량이 대구 미래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24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윤강찬·김대원씨, 2년 멈춘 ‘19억’ 짜리 국제클라이밍센터 되살렸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체육1팀 소속인 윤강찬·김대원 주임에게는 최근 ‘19억 원을 살린 사나이들’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19억 원을 들여 2018년 준공했다가 자격증을 보유한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못해 2024년 1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포항 국제클라이밍센터’의 문을 다시 열게 해서다. 24일 현장에서 만난 윤강찬·김대원 주임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매진하고 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윤·김 주임은 장기간 운영이 중단된 클라이밍센터를 정상화하기 위해 직접 체육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고, 올해 1월 클라이밍센터로 옮겨 운영을 맡고 있다. 20년 넘게 등산과 클라이밍을 해온 윤강찬 주임은 클라이밍센터 운영이 멈추자 먼저 자격증 취득에 나섰고, 김대원 주임에게 함께 준비하자고 권유했다.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근무하던 김대원 주임은 철인3종경기를 주로 하다 아내를 통해 클라이밍을 접한 뒤 자격증에 도전했다. 김 주임은 “클라이밍센터가 번듯하게 있는데도 문을 닫고 있다는 게 가장 답답했다”라며 “2년 가까이 울산 울주군, 경산까지 왕복 3시간을 다니며 운동을 하며 자격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자격증을 손에 쥐기까지는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필기와 실기, 구술시험과 연수까지 거쳐야 했다. 김 주임은 “업무와 병행하면서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포항 국제클라이밍센터는 24일 무료로 임시 개장을 했고, 4월 21일부터는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안전관리와 운영 기준을 맡은 윤 주임과 운영·행정을 담당한 김 주임은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라면서도 “이용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강찬·김대원 주임은 “2~3개월 지나면 90%의 이용객이 그만두지만, 완등 때 느끼는 ‘도파민’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특히 뒤 돌아봤을 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암벽은 중독 수준”이라고 했다. 클라이밍센터 재개와 함께 새로운 가능성도 언급됐다. 김 주임은 “2028년 LA 패럴림픽에서 파라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며 “포항에서도 국가대표 선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포항 지역 장애인 선수가 다음 주 군산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24

대지의 거울, 우유니에서 보낸 ‘영원의 하루’

나는 호텔로 돌아와 이 글을 쓰면서도 우유니의 비현실적인 풍경 속 장면들이 눈에 선하여 설레는 기분과 행복감이 가시지 않는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풍경을 넘어, 인간의 영혼과 대자연이 거울처럼 서로를 마주 보는 곳이다. 우유니(Uyuni)로 향하는 길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순례와 같았다. 해발 3600미터의 고지대, 희박한 공기에 입술은 바짝 말라갔지만, 지평선 끝에서 마주한 거대한 소금 바다는 단숨에 나를 압도했다. 그곳은 단순한 자연의 풍경이 아니었다. 수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바다가 솟아오른 뒤, 태양이 물기를 말려 남긴 ‘지구의 기억’이다. 문득, 수백 년 전 이 척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땅을 지배했던 잉카인들이 떠올랐다. 그들에게 이 사막은 무엇이었을까. 전설에 따르면 이곳은 거인 튜누파 여신이 아이를 잃고 흘린 슬픈 눈물과 젖이 고여 만들어진 ‘여신의 눈물’이라고 전해진다. 태양의 자손이라 여겼던 잉카인들은 이 하얀 평원을 바라보며 태양신 ‘인티(Inti)’가 내려준 가장 거대한 거울이라 믿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 거울 속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이 땅의 자식이자 하늘의 일부임을 매일같이 확인했을지도 모른다. 잉카의 사제들이 이 흰 정적 속에서 바쳤을 기도를 상상하자, 발밑의 소금 결정들이 마치 오래된 경전의 문구처럼 반짝였다. 새벽녘, 나는 인티(Inti)의 부활을 목격했다. 우유니의 아침은 차가운 청색 정적 속에서 시작된다. 해가 뜨기 직전, 세상은 온통 차가운 쪽빛으로 물든다. 하지만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서 태양신 인티의 숨결이 닿는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 첫 빛줄기는 소금 대지 위로 긴 황금빛 화살을 쏘아 올린다. 어둠에 잠겨 있던 백색 평원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부드러운 분홍빛으로 물든다. 잉카인들이 그토록 숭배했던 그 찬란한 빛이 수면 위로 반사될 때, 비로소 깨달았다. 하늘의 태양과 땅의 태양이 맞닿아 세상이 두 개의 빛으로 채워지는 순간을. 그것은 빛의 탄생이자, 매일 아침 반복되는 우주의 창조였다. 안데스산맥 너머로 해가 저물어갈 때, 우유니는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해 질 녘의 빛은 아침의 그것보다 훨씬 강렬하고 격정적이다. 하늘은 붉은 포도주를 쏟아부은 듯 핏빛으로 타오르고, 그 아래 사막은 거대한 자수정 판처럼 보랏빛으로 일렁인다. 잉카인들이 ‘파차마마(Pachamama, 대지의 어머니)’에게 감사를 바쳤을 그 장엄한 시간, 세상의 경계는 완전히 허물어진다. 붉게 물든 구름이 발등을 덮고, 타오르는 불길 위를 걷는 듯한 환상에 빠져든다. 이것은 자연이 선사하는 가장 사치스러운 환송회이며, 낮과 밤이 교차하며 빚어내는 신들의 작별 인사였다. 빛의 향연이 끝나고 어둠이 내리면, 우유니는 비로소 지구의 경계를 넘어 우주의 일부가 된다. 공기가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밤, 하늘은 제 안에 품고 있던 모든 별을 소금 대지 위로 쏟아낸다. 고개를 들면 은하수가 거대한 강물(Mayu)처럼 흐르고, 발밑을 내려다보면 다시 그 은하수가 똑같은 깊이로 펼쳐진다. 상하 구분이 사라진 암흑 속에서, 나는 마치 우주 공간에 홀로 떠 있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때 들려오는 것은 바람의 소리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별들의 노래였다. 수만 년 전 잉카의 조상들이 들었을 그 노래. 쏟아지는 별빛이 소금 결정에 부딪히는 듯 쟁쟁거리는 환청이 고요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귓가에 맴돌았다.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별들은 깜빡이며 태고의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잉카인들은 이 별의 노래를 들으며 계절을 읽고 운명을 점쳤으리라. 사막을 떠나오는 길, 낡은 등산화에는 하얀 소금 가루가 훈장처럼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 훈장을 털어내지 않았다. 이 소금 가루에는 잉카의 신화와 태양빛, 그리고 별들의 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유니는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인간의 언어로 정의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그저 자연이라는 거대한 거울 앞에 잠시 머물다 가는 짧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것을. 비록 번잡한 도시로 돌아가겠지만, 내 영혼의 한 조각은 영원히 그 하얀 거울 속에서 인티의 빛을 받으며 파차마마의 품에 안겨 별들의 노래를 따라 유영할 것이다. 하늘과 땅이 맞닿고, 신과 인간이 함께했던 그곳. 우유니는 내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잃기’였다. /김상국(세종대 명예교수)

2026-03-24

대구 수성구의회, 제274회 임시회 폐회⋯추경 9653억 원 원안 가결

대구 수성구의회가 제274회 임시회를 마무리하고 추가경정예산안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수성구의회는 24일 제3차 본회의를 열고 15일간 진행된 임시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박충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보고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기금운용변경계획안을 심의한 뒤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번 추경 규모는 세출 기준 9653억 52만 8000원이다. 또 군부대 후적지 활용 지역발전 특별위원회와 미래세대 특별위원회의 활동 결과 보고서도 채택됐다. 앞서 이번 임시회에서는 11일부터 13일까지 각 상임위원회별로 올해 주요업무계획을 보고받고 조례안 및 일반안건 21건을 심사했다. 이 가운데 17건은 원안 가결됐고, 1건은 보류, 3건은 찬성 의견으로 채택됐다. 이어 17일부터 19일까지는 상임위원회별로 추경안과 기금운용변경계획안을 심사했으며,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됐다. 임시회 기간 중 의원들의 정책 제안도 이어졌다. 제1차 본회의에서는 박충배 의원이 ‘학교 주변 범죄 예방과 안전한 귀갓길 조성’을, 최진태 의원이 ‘수성구 둘레길 활성화’를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제2차 본회의에서는 최현숙 의원이 ‘구민의 날 제정’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제1차 본회의에서는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으로 정대현 의원 등 4명이 선임됐다. 조규화 의장은 “제9대 수성구의회는 지난 4년간 구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제10대 의회는 더욱 성숙하고 신뢰받는 의회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24

기계 유씨 대구 경북 종친회 정기총회 성료

기계유씨 대구 경북 종친회(회장 유성근)는 지난 21일 대구 그랜드관광호텔 5층 프라자 홀에서 70여 명의 대구 경북 시군지역 종친회 회원들이 참석 한 가운데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가졌다. 정기총회는 매년 농번기가 시작되기 전인 3월에 개최하고, 회장이·취임식은 3년마다 개최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날 행사가 준비됐다.. 1980~90년대만 해도 시군 종친회에서 버스를 맞추어 200~300여 명의 회원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으나, 숭조 사상이 빛을 잃어가고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매년 참석 회원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기계유씨 대구 경북종친회는 1956년 9월에 조직되었다. 유성근 회장이 27대 회장을 지냈고 28대 회장에 유춘근씨가 맡았다. 회의는 유병훈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유성근 회장이 환영사를 하였고, 유락 부운제 책임 유사가 축사하였다. 유진웅 대종회장의 공로상을 유락 부운제 책임 유사가 유성근 종친회장과 유병국 종친회 부회장에게 각각 전달했다. 유성근 회장은 유병덕 대구 경북 청장년 회장, 유병도 대구 경북 청장년 감사에게 공로패를 수여하였다. 유병윤 종친회관 건립기금 추진위원장이 종친회관 건립기금 경과 보고를 하였고, 유병오 감사가 감사 보고를 하였다. 유성근 기계유씨 우봉이씨 상덕사 종중회장이 상덕사 비각 이전 설치 경과 보고를 하였다. 유병훈 사무국장이 기계유씨 대구 경북 종친회 기금 결산보고를 하였다. 유춘근 신임 회장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조상님에 대한 공경과 뿌리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뜻을 함께하는 종인들이 적극으로 참여하여 이 시대에 걸맞은 소통과 화합 그리고 실천의 종친회를 만들어 가자”고 했다. 유춘근 신임회장은 전임 유성근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2부에는 종인간의 흥겨운 화합의 장을 가졌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3-24

집행유예 중 또 사기⋯피해액 1억5000만 원 50대 여성 구속기소

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 사기 범행을 반복한 50대 여성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거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24일 사기 혐의로 A씨(여)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4월쯤부터 2025년 2월쯤까지 구미시 일대에서 피해자 6명을 상대로 총 12차례에 걸쳐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당시 사기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일부 혐의가 불송치 결정됐으나,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보완수사에 착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검찰은 유사 수법 사건을 병합하고 피해자 및 관련자에 대해 총 12차례 재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기존 수사에서 확보되지 않았던 참고인 진술과 증거자료를 추가로 확보하고, 약 2년간의 계좌 거래 내역을 정밀 분석해 범행 구조를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A씨는 결국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제주도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추적 끝에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추가 범행 가능성도 차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단계에서 종결될 수 있었던 사건을 면밀히 재검토해 실체를 규명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나채복기자

2026-03-24

울릉군·아시아한인총연합회, ‘일손 부족 해결’ 맞손

울릉군이 만성적인 ‘일손 부족’ 문제 해결과 국제 해양 관광지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시아한인총연합회와 머리를 맞댔다. 군은 지난 20일 필리핀 클락에서 (사)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와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제4기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및 아시아한상총연합회 출범식과 워크숍 일정에 맞춰 진행됐다. 특히 아시아 20여 개국 한인회장과 경제인 등 150여 명의 유력 인사가 대거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울릉의 독보적인 천혜 환경을 해외에 알리고 아시아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전격 협력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단순한 관광 홍보를 넘어 군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네트워크를 통한 인력 교류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군은 이번 협약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 각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인회와의 결속을 통해 울릉도의 글로벌 인지도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최덕현 울릉군 관광산림과장은 “아시아 지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울릉군 관광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확대해 국제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24

김재원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행정혁신으로 도민 삶 바꾸겠다”

김재원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24일 경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경북도 행정혁신’ 공약을 발표하며 도민 중심의 행정 패러다임 전환을 약속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행정의 벽을 허물고, 속도감 있는 민원 처리와 규제 혁신, 공무원 행복을 통해 경북의 미래를 새롭게 열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먼저 ‘칸막이 제로 행정’을 강조하면서 “도지사 직속 ‘칸막이 제로 전담 조정관’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부서 간 갈등이나 소관 불분명 업무를 즉각 조정하는 강력한 전담팀을 운영하고, ‘아메바형 TF’와 ‘코워킹 공간’을 도입해 유연한 협업 문화를 조성한다. 또한 협업 포인트제를 인사에 반영해 부서 간 자료 공유·협력 사례를 성과로 인정하고, ‘경북 G-클라우드’를 강화해 데이터 공유 및 예산 낭비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 공약은 민원 처리 속도 혁신이다. 김 예비후보는 “기존 30~60일 이상 소요되던 민원을 20일 이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창업 및 소상공인 인허가, 공장 설립 사전 진단, 소규모 개발행위 허가, 복지 민원 등에 대해 디지털 플랫폼과 부처 협업을 통해 처리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공장 입지 분석과 규제 확인을 실시간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규제 혁신을 내세웠다. 김 예비후보는 “기업의 시간은 곧 돈”이라며 “이중삼중 규제를 철폐해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북형 통합 인허가 조례’를 제정해 공장 설립 승인 하나로 수십 개 법적 절차를 대체하고, ‘규제 네거티브 존’을 운영해 금지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으로 투자 환경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민관 합동 통합심의위원회’를 상설화해 환경·소방·교통 심의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투자를 유치한 지자체와 공무원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 행복 증진을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성과 패스’를 도입해 도전적 과제 수행 시 성과급 상향 및 희망 부서 우선 배치를 보장하고, AI 기반 적재적소 배치 시스템을 통해 공무원의 역량에 맞는 부서 매칭을 추진한다. 여기에 보고·결재 절차를 디지털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광역-기초 지자체 인사 교류 및 지방공기업과의 인사 순환을 활성화해 상생과 전문 인력 양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사 신문고 제도’를 통해 공무원 인사 고충을 직접 청취하고, 연가 보장, 워케이션·안식월 제도 도입, 자기계발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복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일할 맛 나는 경북, 함께 성장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다”며 “경북의 미래는 공무원의 열정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