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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은해사 주지 선거 분쟁 사실상 마무리 수순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본사 은해사 주지 선거를 둘러싼 법적 분쟁<본지 2월 21일자 5면· 2월 10일 자 5면· 2월 3일자 5면· 1월 29일 자 5면·1월 23일 자 2면·보도>이 사실상 종결 국면에 들어섰다.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소청과 상소를 이어왔던 덕관 스님이 상소를 전격 취하하면서다. 덕관 스님은 23일 조계종 재심호계원에 ‘상소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심호계원은 24일 제170차 심판부를 열어 해당 사건의 종결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재심호계원이 취하를 받아들일 경우, 지난 1월 산중총회 이후 약 두 달간 이어진 은해사 주지 선거 관련 논란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선거소청 관련 심판 절차 역시 중지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덕관 스님은 1월 16일 실시된 은해사 주지 선거 과정에서 성로 스님이 비밀투표 원칙을 위반했다며 당선 무효를 주장하고,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소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2월 20일 회의를 통해 “의도적 투표지 공개 행위로 볼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소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해 재심호계원에 상소가 제기됐고, 재심호계원은 이달 5일과 18일 두 차례 심리를 진행한 뒤 24일 추가 심리를 예정해왔다. 재심호계원이 사건 종결을 결정할 경우 중앙선관위의 기존 판단은 유지되며, 은해사 주지로 선출된 성로 스님의 지위도 최종 확정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3-23

연이은 사고 ‘영덕풍력발전’ 리파워링 프로젝트 이상없나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지(임야)풍력으로 조성됐다. 상장업체인 (주)유니슨이 20년 전 영덕읍 창포리에 24기를 건설, 그동안 가동해 왔다. 설계수명은 20년이다. 운영사는 가동 인허가 기간인 20년이 다가오자 지난해 연장허가를 신청, 올 초 영덕군으로부터 3년 연장 승인을 득했다. 현장은 이후 설비교체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중 지난 2월 날개가 접히는 사고가 나면서 작업이 중단돼 있다. 23일 발생한 화재로 숨진 3명은 이날 날개에 올라가 안전점검을 하던 도중 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작업 중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영덕풍력발전단지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자 영덕보다 늦게 사업을 시작한 풍력발전업계는 이번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들도 설계수명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어 조만간 설비를 교체하는 리파워링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덕 창포풍력이 당초 허가받은 풍력발전기 용량은 기당 1.65MW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향상되자 이번에 아예 대형 고효율 설비를 장착키로 하고 설계를 변경, 승인을 받았다. 완공 후 가동하면 기당 6.2MW까지 발전이 가능해진다. 같은 면적에 전체 발전 용량이 39.6MW에서 126MW으로 3배 이상 확충되면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순조롭게 인허가를 득했다. 문제는 창포풍력이 산지에 설치한 국내 최초 사례이다 보니 리파워링 프로젝트도 처음이라는 것이다. 발전 용량이 기존보다 몇 배 이상 커지는 이 사업에 안전성이 그만큼 담보됐는지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잇단 영덕풍력 사고를 접한 전문가들은 설비 작업 과정에서 사용된 부품에 이상은 없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풍력발전 가설에 소요되는 부품은 국내 생산이 잘 되지 않아 주로 유럽 및 중국 산에 의존하고 잇는 실정이다. 이중 최근 중국 제품에서 자주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풍력 부품은 유럽 쪽 물건이 안정적이긴 하나 가격이 비싸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리파워링 인허가가 영덕군에서 나간 부분도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보다 세밀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영덕군을 비롯 지자체에는 풍력관련 전문가가 거의 없지만 인허가 업무를 보고 있다. 국내 최조 리파워링 연장 허가도 안전 등에 관한 타 기관의 협조조차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연장허가가 나갔다. 풍력발전 설치공사에서 일하고 있는 A업체 관계자는 “리파워링은 동일 설비에 용량은 대폭 늘어나는 것인 만큼 구조계산부터 시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그 길만이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3-23

장동혁 “공관위 결정 존중”…대구·포항 공천 결과 수용할 듯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3일 공천관리위원회의가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경선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아도 당대표로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장 대표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물관 2층 국회 체험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대구를 방문해 대구 의원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공관위원장에게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도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경선과 선거를 치르고, 공천을 하다보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한 때도 있다”며 “당의 여러 상황이 어렵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생각이 다를지라도 그 생각을 좁히고 당을 위해 필요한 희생이 있다면 서로 희생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주호영·이진숙이 컷오프되기까지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의 ‘공정한 경선’ 요구에 이 위원장은 “조용한 실패보다 시끄러운 혁신을 택하겠다”, “기본 원칙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혁신을 강조했다. 그리고 공관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 위원장은 장 대표와 약 20분간 통화를 하기도 했다.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주호영·이진숙 컷오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장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장과 대구시장에 출마했지만 컷오프된 일부 후보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재심 신청 등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공관위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재논의 가능성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실제 공관위는 이날 하루 회의를 열지 않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고위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기류다. 이 위원장과 장 대표가 정면충돌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경선 구도는 최고위가 논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며 “최고위에서는 확정된 후보자에 대한 찬성 반대만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23

[경북매일 기획시리즈]TK 통합, 25년의 공전⋯험난한 ‘지방자치의 길’

편집자주=“대구·경북(TK)이 하나로 합치면 정말 살기 좋아집니까?” 25년 전 ‘경제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제기된 이 질문은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유일한 병기(兵器)로 꼽히는 ‘TK 행정통합’은 왜 번번이 멈춰 서는가. 경북매일신문은 4회에 걸친 기획을 통해 TK통합 논의의 과거 25년과 행정통합의 걸림돌, 해외의 성공·실패 사례, 행정통합을 위한 마지막 퍼즐 등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1.TK행정통합은 왜 번번이 멈췄나 2.이슈가 된 행정통합 당위성과 걸림돌 3.해외 사례에서 본 성패의 교훈 4.성공적 행정 통합을 위한 ‘마지막 퍼즐’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이 또다시 국회 입법 문턱에서 멈춰 섰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할 거대 광역경제권 구축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정파적 계산과 실무적 난제라는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들자마자 시작된 TK통합 논의가 결정적 순간마다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배경에는 ‘불분명한 통합 효과’와 ‘관(官) 주도 방식’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추진됐던 TK 행정통합 특별법은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7월 1일 출범계획이었던 대구경북 통합특별시도 사실상 무산됐다. 4월 초가 특별법 처리 마감 시한이라고는 하지만 국회 일정상 본회의에 회부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TK통합 논의의 시작은 2000년대 들어 제기된 ‘경제통합’이었다. 산업과 생활권이 겹치는 두 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자는 취지였다. 이후 메가시티 정책이 부상하며 행정구역 통합으로 확대됐고, 2020년 9월에는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해 로드맵을 제시했다. 당시 공론화위는 대구시를 해체하고 8개 자치구·군만 남기는 ‘특별광역시(오사카 모델)’와 대구시 지위를 유지하되 행정 계층을 조정하는 ‘특별광역도’ 안을 놓고 고심했다. 하지만 2021년 4월 공론화위는 별다른 성과 없이 활동을 종료했다. 3년 만에 재점화된 2024년의 추진 과정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제안과 이철우 경북지사의 화답,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가 맞물리며 탄력을 받았다. 중앙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과거와는 달랐지만, 시도민의 의사가 아닌 관이 주도한 ‘톱다운(Top-down)’ 방식이라는 한계가 반복됐다. 통합 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 미비도 장애요소가 됐다. 통합론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주장하지만 광역시와 경북도의 통합이 가져올 실질적 이득은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통합 시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지방의원 수 감소, 공무원 인사체계 변화 등 복잡한 이해관계 충돌도 문제였다.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외 가능성과 청사 위치를 둘러싼 이견도 숙제였다. 정치권의 셈법도 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소였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지난 1월 “행정통합은 TK가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시작했는데 정작 밥상은 남들이 먼저 받게 생겼다”며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도 “정부가 득표에 유리한 지역을 우선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주도권 확보를 강조했다. 반면 홍석준 전 의원은 정부의 재정 인센티브 제시를 두고 “사실상 포퓰리즘”이라며 “인구와 면적이 압도적인 TK를 다른 지역과 동일 기준으로 취급하는 것은 홀대”라고 비판했다. 의원들마다 자신이 처한 정치적 위상에 따라 행정통합에 대한 견해를 달리한 것이다. 국내 기초자치단체 행정통합 선례들은 TK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8년 출범한 통합 여수시는 전국 최초로 시민단체 중심의 ‘아래로부터의 통합’을 이뤄내며 엑스포 개최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0년 마산·창원·진해는 정부의 자율통합 기조에 맞춰 입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통합 창원시를 탄생시켰다. 반면 TK지역은 이러한 주민 주도의 숙의 과정보다는 관 주도의 속도전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TK통합 특별법 민주당 안을 발의한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임미애(비례) 의원은 “통합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시작 단계인 만큼, 필요한 보완은 시행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해 나가면 된다”며 “지금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23

트럼프, “이란 발전소 초토화” 협박 하루 만에 “이틀 전부터 이란과 대화중”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비상 경제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을 장난하듯 하는 오락가락 발언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전쟁 해결을 위해 지난 이틀간 이란과 대화를 나눴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불과 하루 전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48시간내 풀지 않으면 이란의 주요 발전소부터 초토화시키겠다”고 협박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 통첩 시한을 불과 12시간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이틀간 미국과 이란 양국이 중동지역의 적대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트럼프 발언이 사실이라면 양국간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란 발전소를 파괴해버리겠다는 ‘가짜’ 강경 메시지를 낸 것이다. 그의 발언으로 인해 23일 하루 한국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폭락하는 대혼란을 겪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이틀간의 대화 사실을 전하면서 “심도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적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내내 이란과의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며 협상 결과에 따라 군사행동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갈팡질팡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이면에서 대화를 진행해왔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3-23

영덕풍력발전 잇딴 사고 안전대책 어쩌나

영덕풍력발전단지에서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동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시설에서 화재는 물론 거대한 발전기를 지탱하는 기둥이 넘어지는 사고까지 연이어 발생했다. 23일 오후 1시11분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19호기에서 불이 났다. 이날 화재로 작업을 하던 풍력발전기 공급업체 직원 1명 추락해 숨졌고 함께 작업에 투입됐던 다른 직원 2명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발전기 날개(프로펠러) 부분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리 작업을 위해 올라간 작업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기 날개가 떨어지면서 주변 야산으로 불이 옮겨 붙어 산불 진화 대응까지 동시에 이뤄졌다. 산림과 소방 당국이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인력 148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발전기 상부 구조물 특성상 접근이 쉽지 않아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고소 작업이 수반되는 풍력발전 설비의 안전 관리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날개 수리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작업 절차와 안전장비 준수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인명사고가 난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는 지난달 2일 오후 4시40분쯤 발전기를 지지하는 기둥이 꺾이면서 지상 수십m 상공에 있던 발전기와 발전기 날개(블레이드)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예사롭지 않는 유형의 사고여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24기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설계수명이 지나 운영사가 설비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잇따라 사고가 났다. 이 풍력발전단지는 2005년께 상업발전을 시작해 가동한 지 20년이 넘어 영덕군이 올해 3년 추가 연장 해줬다. 영덕군의 인허가를 받은 창포풍력 리파워링 사업은 노후 풍력발전기(1.65MW×24기)를 철거하고 대형 고효율 설비(기당 6.2MW 등)로 교체하여 발전 용량을 39.6MW에서 126MW 이상으로 확충하는 프로젝트다. 전문가들은 발전 용량이 기존보다 3배 이상 커지는 이 사업 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에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덕군은 당초 이날 오후 경주 한수원 본사를 찾아 원전 건설 후보 부지 유치 신청서를 낼 예정이었으나 풍력발전단지 화재 사고로 유치 신청 계획을 뒤로 미뤘다. 군은 풍력발전기 화재 상황을 지켜보면서 원전 부지 유치 신청 절차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 영덕풍력발전 잦은 사고 원인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지(임야)풍력으로 조성됐다. 상장업체인 (주)유니슨이 20년 전 영덕읍 창포리에 24기를 건설, 그동안 가동해 왔다. 설계수명은 20년이다. 운영사는 가동 인허가 기간인 20년이 다가오자 지난해 연장허가를 신청, 올 초 영덕군으로부터 3년 연장 승인을 득했다. 현장은 이후 설비교체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중 지난 2월 날개가 접히는 사고가 나면서 작업이 중단돼 있다. 23일 발생한 화재로 숨진 3명은 이날 날개에 올라가 안전점검을 하던 도중 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작업 중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영덕풍력발전단지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자 영덕보다 늦게 사업을 시작한 풍력발전업계는 이번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들도 설계수명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어 조만간 설비를 교체하는 리파워링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덕 창포풍력이 당초 허가받은 풍력발전기 용량은 기당 1.65MW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향상되자 이번에 아예 대형 고효율 설비를 장착키로 하고 설계를 변경, 승인을 받았다. 완공 후 가동하면 기당 6.2MW까지 발전이 가능해진다. 같은 면적에 전체 발전 용량이 39.6MW에서 126MW으로 3배 이상 확충되면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순조롭게 인허가를 득했다. 문제는 창포풍력이 산지에 설치한 국내 최초 사례이다 보니 리파워링 프로젝트도 처음이라는 것이다. 발전 용량이 기존보다 몇 배 이상 커지는 이 사업에 안전성이 그만큼 담보됐는지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잇단 영덕풍력 사고를 접한 전문가들은 설비 작업 과정에서 사용된 부품에 이상은 없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풍력발전 가설에 소요되는 부품은 국내 생산이 잘 되지 않아 주로 유럽 및 중국 산에 의존하고 잇는 실정이다. 이중 최근 중국 제품에서 자주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풍력 부품은 유럽 쪽 물건이 안정적이긴 하나 가격이 비싸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리파워링 인허가가 영덕군에서 나간 부분도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보다 세밀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영덕군을 비롯 지자체에는 풍력관련 전문가가 거의 없지만 인허가 업무를 보고 있다. 국내 최조 리파워링 연장 허가도 안전 등에 관한 타 기관의 협조조차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연장허가가 나갔다. 풍력발전 설치공사에서 일하고 있는 A업체 관계자는 “리파워링은 동일 설비에 용량은 대폭 늘어나는 것인 만큼 구조계산부터 시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그 길만이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3-23

정해용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 팔공산 케이블카·구름다리 재추진

정해용<사진>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가 23일 팔공산 일대를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정 예비후보는 “팔공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대구를 대표하는 천혜의 자연자원이지만, 체류형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인 반나절 관광지에 머물러 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단된 팔공산 케이블카(갓바위 집단시설지구~관봉 서편)와 구름다리(케이블카 정상부~낙타봉) 사업의 재추진 의지를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과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숙박·문화·레저 기능을 결합한 ‘명품 복합 리조트’를 조성해 체류형 관광 기반을 구축하고, 미식 콘텐츠와 자연친화형 트레킹 코스, 야간 경관 등 다양한 체험 요소를 확대해 팔공산을 사계절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 예비후보는 “경제부시장으로서 쌓은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팔공산의 자연과 현대적 관광 인프라를 결합해 세계적인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23

권기일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 “길이 뚫려야 청년이 오고 경제가 산다”⋯2호 공약 발표

권기일<사진>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가 23일 1호 공약인 ‘청년·경제 혁신’을 뒷받침할 두 번째 공약으로 ‘미래가 기대되는 동구’ 비전을 제시했다. 권 예비후보는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출퇴근 환경이 불편하면 청년도 기업도 떠난다”며, 교통 문제 해결을 핵심으로 한 경제 밀착형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대구역과 벤처밸리, 혁신도시를 하나로 연결하는 ‘미래 경제 벨트’를 구축해 청년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동구의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 방안을 제시했다. 권 예비후보는 “도시철도 3호선 연장과 4호선 모노레일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혁신도시 내부를 순환하는 트램을 도입해 단절 없는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겠다”며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교통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교통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교통 혼잡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도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간 쌓은 행정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량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며 “공공기관과 벤처밸리 간 시너지를 통해 청년이 모이고 기업이 성장하는 자족형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23

추경호 "김부겸 출마설, 노골적인 종용⋯시민 기만 행태”

대구시장 예비경선에 나선 추경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대구시장 선거 전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설과 관련해 “노골적인 종용”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추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수년 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김 전 총리를 다시 대구시장 선거에 세우려 한다”며 “이 같은 행태를 대구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렵지도 않냐”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총리 본인의 발언도 언급하며 “출마 결단을 요구하기 전에 집권당이 대구 발전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은 상식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또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여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그간 민주당과 정부가 온갖 핑계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가로막았다”며 “지역에서는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 셈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경북 통합은 훼방 놓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의 미래를 말하겠다는 민주당의 행태는 출구는 막아놓고 길 안내를 하겠다는 억지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들고나온 ‘선심성 매표용 추경’부터 대구·경북의 백년대계인 행정 통합조차 선거 공학으로 접근하는 집권당의 행태는 대구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추 의원은 “오직 실력과 진정성으로 대구 경제를 다시 힘차고 강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23

정청래 “대구시장 필승 카드” 공개 구애···김부겸 “대구 발전 비전부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향해 대구시장 출마를 공개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무조건적인 차출 대신 당 차원의 확고한 ‘대구 발전 비전’과 정책 지원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3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총리만이 낙후된 대구 발전을 이끌 확실한 필승 카드”라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 정 대표는 “중앙 부처와 국정을 두루 경험하고 지역 현안을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 지역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김 전 총리에게 여러 차례 간곡히 삼고초려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간절한 염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조속히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정신을 강조하며 “광주가 승리하면 대구도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당의 맹렬한 구애에 김 전 총리는 ‘선(先) 정책 지원 약속’을 내걸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결단만 촉구하기보다 먼저 대구 발전을 위한 비전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그런 것 없이 정당 대결로만 가면 하나 마나인 선거가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구가 이러이러한 걸로 낙후됐는데 획기적으로 발전을 해보자, 그런 역할을 내가 하겠다고 하려면 당이 (먼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정책적인 내용 준비를 당 지도부에 재차 요구했다. 무조건적인 당의 지시가 아닌 대구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를 달라는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전 총리의 이러한 행보를 치밀한 선거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33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최하위를 기록 중인 대구의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 만약 민주당 지도부가 김 전 총리의 요구를 수용해 파격적인 ‘TK 선물보따리’를 약속한다면 ‘정부와 호흡을 맞춰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명분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23

‘6파전’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경제통 우세’ 속 컷오프 후폭풍 변수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이 6자 구도로 압축되면서 후보 간 경쟁 구도와 유불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토론회와 예비경선을 거쳐 2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가린 뒤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번 경선은 이례적으로 현역 의원 4명과 비현역 후보 2명이 맞붙는 구도로, 조직력과 인지도를 갖춘 현역 의원들의 강세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4선의 윤재옥 의원과 3선 추경호 의원 등 중진을 비롯해 초선 유영하·최은석 의원이 경쟁에 나섰고,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 홍석준 전 의원도 가세했다. 일각에서는 추경호 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부총리 출신이라는 이력과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대구가 장기간 산업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이슈가 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경제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추 의원이 윤석열 정부 시기 당 원내대표를 지낸 점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권 책임론이 부각될 경우 선거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후보들도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윤재옥 의원도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정 운영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유영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기반으로 보수 지지층 결집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업인 출신인 최은석 의원은 경제 전문성을, 이재만 전 구청장은 기초단체장 경험을, 홍석준 전 의원은 행정·정책 경험과 대외 인지도를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선판을 흔들 외부 변수도 여전하다. 주호영 국회부의장,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등 컷오프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현실화하면 보수 표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경선 후유증 최소화와 보수 지지층 결집 여부가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수성을 위한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23

황종우 해수부 장관 후보자 “포항 영일만항, 북극항로 전략적 잠재력”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포항 영일만항에 대해 “지리적 이점과 배후 산업의 연계성 측면에서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잠재력이 존재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북극항로 거점 항만을 단일 항으로 제한하지 않고 포항 영일만항을 포함해 다각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추진 방향도 공식화했다. 황 후보자의 이러한 발언은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포항 영일만항에 대해 “첨단 IT·전자산업에 특화된 구미, 신공항 건설·철도망 구축으로 물류 교통 거점으로 부상하는 대구, 김천과 고령, 성주, 칠곡을 포함한 내륙도시를 배후로 두고 있다”며 “해양과 내륙을 연결하며 북극항로 시너지를 전국으로 확대할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황 후보자는 “말씀하신 데 공감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현재 수립 중인 ‘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 방안’ 용역과 관련해 “북극항로 거점항만을 단일항으로 제한하지 말고 포항 영일만항을 비롯한 항만별 여건과 기능, 화물 특성 등을 분석·고려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자, 황 후보자는 “그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황 후보자는 동해안 권역 항만을 연결해 일명 ‘코리아-멀티포트’로 육성하자는 정 의원의 제안에도 동의했다.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서도 그는 “권역별 항만의 특성을 살린 기능 보완 및 연계 발전 전략을 통해 영일만항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살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오는 9월로 예정된 북극항로 시범 운항의 차질 없는 준비와 함께 실질적인 과학 데이터 수집을 위한 ‘독자 위성개발’ 문제도 언급됐다. 정 의원은 “극지연구소에서 북극항로를 모니터링하며 해외 위성 정보에 의존하고 있지 않냐”고 지적하면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접목해서 북극항로의 과학적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체계적 준비는 안 되고 있다. 위성개발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7월 전재수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코리아-멀티포트 전략’을 제안하고 관련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북극항로 개척과 동해안 항만의 균형 발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오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23

의혹 제기에 ‘내부 총질’ 역공···과열되는 국힘 경북지사 본경선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 본경선이 다가오면서 김재원 예비후보와 현역 이철우 지사 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김 후보가 이 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며 포문을 열자 이 지사 측이 ‘내부 총질’이라며 날카롭게 맞받아쳤다. 김 후보는 2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 지사의 과거 공직 재직 시절 불거진 인권 관련 의혹과 특정 언론사 보조금 특혜 의혹 등에 대해 당 공관위의 선제적인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그는 “관련자들의 녹취와 인터뷰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만큼 공관위가 마음만 먹으면 진실을 충분히 밝혀낼 수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공관위에서 시기를 놓치거나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나 검찰의 본격적인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해당 의혹들이 향후 외부에 의해 사실로 드러나면 후보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전체 지방선거판까지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이 지사가 인권유린이나 불법 보조금 집행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면 경선 후보 자격 유지 여부와 경선 실시 여부를 재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철우 지사 측은 “선거철 정치 공세”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 지사는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해당 보도는) 3년 전 대법원에서 허위 사실로 판단되어 기사 삭제 판결을 받았던 사안”이라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해 기사 삭제 청구와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 측은 김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을 겨냥해 “선거를 앞두고 당 내부에서 서로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보조금 지원 의혹은 지자체의 적법한 심사 절차에 따른 것이며 과거 인권 관련 의혹 역시 당시 직급상 구조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위치였다고 설명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23

경북 농공단지 대전환 시동… 3자 협력체계 구축

경북도가 노후 농공단지를 ‘공장형 식물공장’ 기반의 미래 산업 생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산업구조 혁신에 나섰다. 경북도는 23일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북농공단지협의회와 함께 도내 농공단지 경쟁력 강화와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노후화된 농공단지를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식량 생산이 가능한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농공단지 대전환’ 정책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제조 중심 산업단지를 미래형 생산거점으로 재편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협약의 핵심은 경북농공단지협의회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공장형 식물공장(완전밀폐형 수직농장)’ 기반 산업단지 전환 모델이다. 기존 제조공장을 활용해 외부 기후 영향을 받지 않는 완전 제어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중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형 농업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모델은 농업을 산업 구조로 전환하는 새로운 생산 방식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연중 안정적인 식량 공급 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 기관은 앞으로 △식물공장 기반 산업단지 전환 전략사업 발굴 △투자 유치 및 기업 참여 확대 △산업 인프라 확충과 정주여건 개선 △데이터 기반 산업 운영체계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제조업 경쟁력 약화에 대응하고 농업과 산업이 융합된 미래형 산업단지 조성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산업단지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의 시작”이라며 “경북이 미래 산업 생산기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23

“공천 원점 재검토” “기획 공천”…TK 공천 컷오프 몸살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컷오프(공천 배제)된 후보들의 반발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재심 청구나 단식 농성 등 단순한 반발에 그치지 않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는 후보들도 있어 공천 후폭풍이 본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3일 “압도적 지지를 받은 후보를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 요구서를 접수했다. 이 전 위원장은 컷오프 결정을 재검토할 것과 공천 심사 기준 및 평가 결과 공개, 공정한 절차에 따른 재심사 진행, 필요 시 공개 면접 또는 추가 검증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배제하고 싶었던 후보를 국민의힘이 대신 잘랐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예비후보 등록과 선거운동을 진행해왔는데, 경선 기회조차 박탈됐다. 당내 경선 역시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 재보궐 출마 가능성에는 즉답을 피했으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구지역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컷오프된 후 공천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주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공천 방식은 원칙도 없고, 선거 전략도 없는 ‘막가파식 공천’과 다를 바가 없다”며 “엉터리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대구시장 공천을 정상적인 경선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를 향해서도 “묵인한 일이 아니라면 지금 즉시 시정 조치에 나서야 한다. 이 엉터리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대구시장 공천을 정상적인 경선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며 “장 대표가 이 위원장의 결정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묵인했다면 이 위원장의 등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장 대표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약속했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와 책임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와 이 공관위원장을 맹비난한 주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전화를 받지 않고 장고에 들어갔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면 대구시장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보수 진영 후보가 둘로 나뉘어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포항시장 공천 과정에서도 홍역을 앓고 있다. 김병욱 전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렸지만 컷오프되자 “납득할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박 전 시장은 “특정 후보를 경선에 올리기 위한 짜여진 심사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우리 모두 추측하는 한 사람이 있지 않나. 그 한 사람이 50만 시민 전체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은 “공관위가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아무런 설명을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며 “공관위와 당 지도부는 후보자 명단 사전유출 의혹과 괴문자 유포 경위, 그 배후와 목적, 그리고 심사 보안이 실제로 어떻게 관리됐는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욱 전 의원은 이날 ‘기획 공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당 공관위에서 경선 후보를 발표하기 사흘 전인 16일에 이미 후보 4명의 명단이 적힌 괴문자가 나돌았고 그 명단과 실제 결과가 그대로 일치했다”며 “사전에 어디선가 모의해 후보자를 결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리스크를 가진 후보가 본선 과정에서 기소되거나 추가 수사 이슈에 휘말리면 포항 전체 선거를 민주당의 공격 프레임에 내주는 최악의 공천 참사가 될 것”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포항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완전 경선’ 방식의 공천을 해달라. 당 공관위에 청구한 재심이 기각될 경우 당과 전면적으로 싸우겠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김 전 의원은 “공정한 경선이 이뤄질 때까지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발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금 우리 당은 위기가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 상황에서 관례대로, 순서대로 공천하면 정치가 아니라 결국 공멸이라고 판단했다”며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23

정희용 의원, 해수부 장관 청문회서 “포항 영일만항 확장·울릉 뱃길 등 경북 현안 챙겨야”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이 23일 열린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포항 영일만항 규모 확대와 울릉도 여객선 운항 지원 등 경북 지역 해양수산 핵심 현안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정 의원은 앞서 강조했던 북극항로 다중 거점항만(멀티포트) 전략과 연계해 포항 영일만항의 선제적인 인프라 확충을 주문했다. 그는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CIQ(세관·출입국·검역) 시설 설치가 지연되고 있는데 계획대로 준공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대형 선박 입항을 위해 영일만항을 비롯한 북극항로 멀티포트 해당 항만들의 규모 확대와 확장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황 후보자는 동의의 뜻을 밝혔다. 도서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울릉도 여객선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의원은 “지난해 겨울 여객선 수리 등으로 울릉도 뱃길이 끊어질 뻔했다”고 지적하며 “겨울철 휴업과 수리로 뱃길이 끊기지 않도록 울릉도를 비롯한 도서 지역 운항 체계를 미리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울릉도 사동항 3단계 확장의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반영과 도서 지역 여객선 운임 국비 지원 확대, 영덕군 창포리 연안정비사업 실시설계 추진 등도 함께 요청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대비하도록 하겠다”, “살펴보겠다”며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수산업계 갈등 해소와 물류 인프라 확충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해수부가 입법 예고한 동해안 조업금지구역 설정을 둘러싼 경북·강원 지역 연안 선망과 경남 지역 근해소형선망 간의 조업 갈등을 언급하며 “피해 어민들이 있는 만큼 잘 챙겨봐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인천과 나주에 이어 영남권에도 수산물 소비지 분산물류센터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며 “수협중앙회에서 입지를 선정한 만큼 해당 지역에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강조했고, 황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23

정부 ‘4월 원유 위기설’ 진화 나서, “대체물량 확보·비축유 방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고조되자, 정부가 ‘대체물량 확보’·‘전략비축유 방출’을 통해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연료인 납사(나프타) 가격 급등과 수급 우려를 두고서도 긴급 수급 조정 명령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일 브리핑을 통해 “두바이유가 1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국제유가 상승 속도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유례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양 실장은 4월 중 국내 원유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정유사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경로를 통해 물량을 확보 중이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도입하기로 한 2400만 배럴 중 3월 말과 4월 1일 두 번에 걸쳐서 400만배럴이 들어오고 1800만 배럴도 4월 초중순부터 입항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4월에 도입되는 원유 물량이 평소보다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대체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4월 중순에는 비축유 방출까지 계획돼 있어 전체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가동 중단 우려가 큰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서도 정부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양 실장은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며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어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23

[속보]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 안전점검 근로자 3명 모두 숨진 채 발견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수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오후 1시11분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19호기에서 불이 났다. 당시 발전기 날개(프로펠러) 부분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리 작업을 위해 올라간 작업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인근 산림으로 번지며 확산됐고, 산불 진화 대응까지 동시에 이뤄졌다. 현장 상황판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 재산 피해 규모는 현재 조사 중이다. 당국은 소방과 경찰, 산림청 등 인력 280여 명과 장비 170여 대, 헬기 10여 대를 투입해 진화와 수색 작업을 벌였다. 산림으로 번진 불은 한때 확산 우려를 낳았지만, 이날 오후 기준 진화율은 80%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발전기 상부 구조물 특성상 접근이 쉽지 않아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고소 작업이 수반되는 풍력발전 설비의 안전 관리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날개 수리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작업 절차와 안전장비 준수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작업 중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박윤식기자

2026-03-23

오스트리아 슈니첼보다 맛있는 ‘그냥’의 돈가스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입국해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독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떠나기 바로 전, 개그맨 유재석이 하는 유튜브 ‘풍향고’에서 우리가 가려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먼저 다녀와서 정독했다. 풍향고팀은 패키지인 우리와 달리 자유여행이었고 핸드폰으로 검색 따위 안 하고 숙소도 식사도 기차도 무작정 닥치는 대로 해결했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슈니첼은 꼭 먹어야 한다고, 유명한 맛집 앞에 줄을 섰다가 예약한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고 하니 아쉬워하다가 근처 줄 없는 식당에서 맛보았다. 맛있다고 하면서 케첩과 잼을 뿌리거나 가져간 튜브 고추장을 곁들여 먹었다. 우리 패키지는 모차르트가 살았던 짤즈부르크를 둘러보고 모차르트 어머니의 생가가 있는 할슈타트 호수 보러 가는 길, 산골 작은 읍내같은 곳에서 점심으로 먹었다. 풍향고 팀이 먹었던 그 슈니첼을 우리도 먹는다니 기대가 컸다. 화장실이 급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달려갔다. 손을 씻고 내 자리로 오니, 수프와 샐러드와 빵이 놓였다. 따뜻한 수프는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대량 생산한 것 같은 라면 스프 맛이 났다. 그래서 다들 맛있다며 먹었다. 샐러드도 경양식집의 그 샐러드였다. 빵도 달콤해서 금방 해치웠다. 그러자 본식 메뉴인 슈니첼을 들고 종업원이 들어왔다. 우와아~~, 크기가 얼마나 큰지 서울 남산에서 본 세숫대야 돈가스만 했다. 혼자 먹기엔 진짜 컸다. 우리나라 돈가스와 닮았는데 다른 점은 레몬 4분의 1조각과 감자 튀김이 사이드에 잔뜩 토핑으로 얹혔다는 것, 또 돈가스 소스가 없었다. 슈니첼 맛집이 아닌지, 칼로 썰어 한 입 먹었더니 짜다. 또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나서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옆에 함께 나온 감자튀김에 캐첩을 뿌려 배를 채웠다. 옆에 일행들은 반 정도 먹고 남겼다. 워낙 크기가 한국인 여행객들이 다 먹기엔 컸다. 그 위에 돈가스 소스와 오뚜기 수프와 단무지나 깍두기가 있었다면 남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여행에서 돌아와 포항제일교회 근처 돈가스 맛집 ‘그냥’에 갔다. 이 집은 메뉴가 돈가스 하나뿐이다. 오르막길에 자리한 곳이라 모르는 사람은 간판도 못 보고 휙 지나쳐 간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니 봄이라고 사장님이 키우는 화분에 꽃이 만발했다. 수선화가 꽃대를 올렸고 연보랏빛 긴기아난이 향을 내뿜었다. 칼랑코에도 햇살을 향해 목을 길게 뽑고 곧 꽃을 피울 기세다. 창가 자리에 앉아 기다리니 따뜻한 물과 기본 반찬 세 가지가 나왔다. 쫑쫑 썬 고추장아찌와 부채를 편 듯 다소곳한 단무지, 잘 익은 깍두기였다. 뒤이어 돈가스 접시가 입장했다. 사각의 접시는 가장자리가 레이스 뜨기 무늬를 닮아 그 자체로 우아했다. 소스를 가득 부었고 그 위에 익은 양파를 토핑했다. 사이드에는 양배추샐러드에 참깨드레싱을 뿌려 고소한 향이 풍겼다. 샐러드 주위에 빨간 딸기와 초록 브로콜리를 둘러 꽃 같았다. 귤 반쪽에 달걀 반쪽과 파인애플 반쪽이 앙증맞게 입맛을 당겼다. 고기 냄새에 민감해서 어지간한 집의 돈가스는 입에 맞지 않는다. ‘그냥’의 돈가스는 어떨까 조심스럽게 썰었다. 소스와 함께 한 입 맛보았다. 오스트리아의 슈니첼과 달리 짜지도 비리지도 않았다. 양배추 채가 얌전하고 가지런해 기계로 썰었냐고 사장님께 여쭈니 손으로 해야 일정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소스도 직접 이것저것 넣고 빼보며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맛이라고 한다. 천연 재료만 넣었다고 자랑이 길었다. 나름 장인정신으로 만든 돈가스였다. 그냥 사장님이 할슈타트에 가서 오픈하시면 대박 날 집이 확실하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6-03-23

장은재 작가 본지 연재 ‘노거수 이야기’ 책으로 재탄생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본지에 108회에 걸쳐 연재된 장은재 작가<사진>의 ‘명품 노거수와 숲 탐방’이 책으로 만들어져 독자들과 만났다. 최근 동아문화사에서 출간된 ‘노거수와 숲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이다. 이 책은 전국 각지의 노거수와 마을 숲을 탐방하며 기록한 인문 기행서다. 특히 경상북도 지역의 당산목과 마을 숲을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와 생태적 가치를 조명한 것이 특징. 노거수는 단순한 자연 생물이 아니라 오랜 세월 마을의 중심에서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지켜보며 공동체의 기억을 간직해 온 존재다. 마을 어귀의 당산목과 숲은 신앙과 전설, 풍속이 축적된 공간으로 지역 공동체문화의 상징으로 자리해 왔다. 장 작가는 이런 노거수와 마을 숲을 현장에서 조사하고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냈다. 나무와 숲을 단순한 경관이 아닌 ‘살아 있는 인문 자산’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존 자연 에세이와 변별성을 가진다. 책에는 노거수와 숲의 사계절 풍경을 담은 사진과 현장 기록이 함께 수록돼 독자들이 숲의 시간과 생명의 흔적을 보다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을 쓴 장은재 작가는 시인이자 수필가로 청도 출신의 식물사회학 박사다. 전 청송 부군수와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한국문인협회와 국제PEN클럽 회원, 한국산림문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2023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경북매일에 연재됐고, 포항MBC·삼일문화대상 환경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간 ‘경북 명산과 문화유산체험’ ‘노거수 생태와 문화’ 등의 저서로 산과 노거수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인문사회학적으로 탐구한 장 작가는 ‘노거수 생태와 문화’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며 학문적 성과도 인정받았다. 장은재 작가는 “숲을 지킨다는 것은 나무를 남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갈 자리를 지키는 선택”이라며 “노거수는 서두르지 않는 삶을, 숲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신간은 총 3권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첫 권이다. 앞으로 출간될 2권과 3권에서는 전국과 경북 지역의 다양한 노거수와 마을 숲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윤리와 공동체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6-03-23

전쟁과 파병 반대 시민 성명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후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기름값이 2000원에 육박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마다 차량 행렬이 이어지며 혼잡을 빚었다. 정부의 긴급 개입으로 기름값은 잠시 안정세를 보였으나, 석유 의존도가 높은 생활필수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며 일부 품목의 품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렇듯 사소한 일상용품까지 이미 우리는 하나의 세계로 묶여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경주시청 앞에서는 이란 전쟁 및 파병 반대 시민성명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주 지역 8 개 정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황성동 시의원 출마 예정자 문연지 씨, 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여호수 위원장, 시민사회위원회 김성대 위원장 등이 발언자로 나섰다. 참가자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파병을 거부한다”, “전쟁 공조 아닌 평화를 선택하라”는 구호를 세 차례 제창한 뒤, 문연지 씨가 첫 발언자로 나서 “전쟁 도구가 된 군대가 아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며 미국의 외교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적 결정을 촉구했다. 이어 경주겨레하나 최성훈 대표는 “국제법 위반 소지가 분명한 이번 전쟁에 동조한다면 청년들의 목숨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파병 반대를 호소했고, 환경단체 대표들은 “전쟁은 생태계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 건물 전광판에는 “경주시 초등학생 입학축하금·중고교 교복비 지원 안내” 광고가 반복 송출되었다. 한 참가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학교 잔해 아래 깔린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 광고를 보니 참담하다”며 전쟁의 비극성과 일상 속 평화의 소중함을 대비시켰다. 회견 말미에는 시민사회단체 공동명의 성명서가 낭독되었다. 성명서는 “대한민국 헌법 제5조 1항(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파병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마무리되었다. 시민 김모(65) 씨는 “전쟁 소식만 들려도 숨이 턱 막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정치인들은 군인과 국민의 생명을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먼저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총칼이 아닌 희망 가득한 내일을 물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6-03-23

그림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곳곳에 봄이 넘실대고 있다. 언제 떠나도 자연과 함께하기 좋은 때다. 한결 상큼해진 공기와 수줍게 얼굴을 내민 꽃을 마주하며 흥해어리골작은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림책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다. 지난 금요일이 첫 시간이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작은 도서관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곧 강사님이 도서관 문을 열고 수업할 그림책을 가방 가득 챙겨오신 모습이 보였다. 강사님은 수업할 몇 권이 아니라 가방 가득 챙겨오신 그림책을 책상 위에 펼쳐놓는다. 오늘 여행을 떠날 그림책은 프랑스 작가 에릭 바튀의 책들이다. 그림책을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펼치다 보니 작가들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 강사님도 이 작가는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에릭 바튀는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라고 하셨다. 작가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책이라고 소개하면서 ‘공기처럼 자유롭게’를 먼저 읽어주신다. 책을 보니 파란색과 초록색 붉은색 등의 색이 잘 드러났고 다른 그림책에 비해서 사람들은 작게 그렸다. 이어진 책들도 색깔은 다양하게 그려졌고 군데군데 프랑스의 삼색기도 작가는 세심하게 그려 넣었다. 스무 권 가까이 펼쳐놓은 책들을 보니 그중 ‘새똥과 전쟁’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띈다. 지금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떠올랐다. 강사님이 읽어주신 책을 보며 전쟁이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전쟁은 왜 하는지, 피해자는 누구이고 전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스갱아저씨의 염소’는 작가의 첫 책이었는데 안전한 울타리 안을 택할 것인지 위험하지만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책상 위에 펼쳐진 책들을 강사님은 계속 읽어나갔다. 처음엔 이 책들을 다 읽어주실 줄 몰랐는데 2시간 동안 읽어 내려갔다. 이야기 할머니 앞에 모여든 유치원 아이들처럼 이야기에 집중했다. 작가는 책에서 답을 내리지 않았다. 독자들이 자신이 느끼는 대로 답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책 군데군데 프랑스 삼색기를 그려 넣었고 태양, 나무, 달, 동물도 많이 보였다. 작가의 자연에 대한 애착을 그림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림책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엄마들에게 관심이 많지만 어릴 때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그림책이 이제는 자신이 좋아져서 책을 읽게 된다고 수업에 참여하신다는 분이 두 분 계셨다. 돌아보면 시민기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있어 도서관을 더 부지런히 다녀야 했다. 그때 그림책에도 처음 입문을 했다. 그림책을 읽던 중 아이들보다 스스로가 더 감명받은 적도 많았다. 지나가 버린 어린 시절과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그리고 지금 나의 삶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그림책 ‘백만 번 산 고양이’이나 ‘두 사람’, ‘알사탕’ 등의 책을 만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한 개라도 백 개인 사과’와 ‘내 이름은 자가주’도 다시 읽으니 저절로 마음이 반짝반짝한다. 그 덕에 문외한이던 미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그림책 속에는 사람과 세계가 들어 있었다. 그림책에는 나이도 성별도 없다. 책을 읽다 보니 어린아이부터 100세까지 보는 책이라는 게 맞는 말이다. 봄과 함께 그림책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허명화 시민기자

2026-03-23

왕과 사는 남자 이우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 1400만을 돌파하였다. 이 영화가 나오기 11년 전, 단종이 묻힌 장릉의 무덤 앞에서 엄흥도를 소환한 사람이 있다. 시인 이우근이다.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첫 페이지에 ‘장릉(단종의 무덤)에서’란 시가 그것이다. 장항준 감독이 이우근 시인의 시를 보고 영화 ‘왕사남’을 만들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신기하게도 영화 ‘왕사남’과 시 ‘장릉에서’의 싱크로율은 거의 100%이다. 거두절미하고 시를 감상해 보자. “엄흥도는 생각했다/ 스스로의 불심검문이 가장 어렵고 가장 사소하나 가장 의로운 일은 들의 풀꽃처럼 지천에 널려 있어, 선택하지 않으면 시간을 비켜 가리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 짚신을 끌며 지게를 메고 자못 비장하지만 비루한 본성은 감출 수가 없었다/ 껍질을 벗고 나면 반상도 남루인 걸 주검에 꽃필 일이야 없겠지만 어린 생애는 그래도 빛을 잃지 않고 꿈길을 기웃거리다 내 곁으로 왔다/ 이것이 왜 나의 운명인가, 그의 어린 아내의 초조한 눈빛이 더욱 사무친다/ 아픈 것은 어찌 됐던 급한 대로 닦아주고 여며 주면 마음이야 편할 것이다/ 몸속의 피가 묽어지도록 비를 맞으며 개울을 건너는 것은, 취모검 위로 맨발로 걷는 듯 불의한 사람의 강을 건너는 마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에 동행하는 심정은 낯설고 황망하다/ 그러나 일말의 동정이 아니라 물려받은 유산이 대책 없이 착함이라/ 이만큼 살아온 것에 대한 보답으로 작은 역사를 세우는 것도 별로 손해되는 일은 아니리라/ 어린 손의 한기는 그 생애만큼 차갑고 본성에 가까운 그리움에 지친 저 감은 눈은 이미 많은 것을 가리키고 있다/ 새벽이 오기 전에 저 어린 나랏님은 다른 세상의 문을 열리라/ 많은 이별에 지쳐 떠나는 길도 더디기만 할 것인즉 오히려 남은 사람의 슬픔의 몫이 더욱 비참하다/ 그것을 나는 아무도 몰래 가슴에다 묻는다/ 나 같은 아랫것에겐 변절도 사치, 애초 그 뜻도 몰랐다/ 엄흥도는 그렇게 생각했다”-이우근 시 ‘장릉에서’ ‘왕사남’을 보신 분들은 위 시의 주제가 영화의 전편에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손의 한기는 그 생애만큼 차갑고 본성에 가까운 그리움에 지친 저 감은 눈’의 구절을 읽노라면 엄흥도가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는 영화의 장면보다 더 애절하다. 이우근은 포항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에서 글과 사람을 배우고 튼튼하게 인생의 바닥으로 나섰다. ‘문학선’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을 내었다. ‘숙자는 힘이 세다’ ‘죽여 줄께요’ ‘라이더’ 등 그의 시에 숨은 주제는 모두 사람이다. 예금통장은 엄두조차 내질 못하는 사람들의 질경이 같은 삶들을 지고(高)는 아니더라도 지선(善)의 자리에 놓는다. 그의 시는 읽는 내내 아프다. 그러나 시가 끝날 때면 알 수 없는 위로를 받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죽음 하나만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는 단종처럼 사는 남자. 시인 이우근이다. 헐벗은 광야를 지나 치유의 숲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공봉학 변호사

2026-03-23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말이 있다. 진실은 감추려 해도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인데, 숨기는 것을 비판하거나 비꼴 때 쓰는 말이다. 사람 손바닥은 작다. 어린아이는 손바닥에 사탕이 올려지면 온 세상을 가진 듯 웃는다. 사실 손바닥은 많은 것을 쥘 수는 없다. 빵 한두 개, 과일 한두 개, 얼마간의 돈, 옷 한두 벌을 쥘 수 있을 뿐이다. 한데, 인간은 그 손바닥에 천하를 올려놓고 쥐락펴락하려 들기도 한다. 급기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살려고도 한다. 음모론(陰謀論·conspiracy theory)이 바로 그런 손바닥의 하나다. 국어사전은 음모론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을 때, 그 배후에 거대한 권력이나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다고 여기며 유포되는 소문”이라고 풀이한다. 또, 미국 언어학자 촘스키는 “음모론이란 이제 지적인 욕설이 되었다.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 자세히 알려고 할 때 그걸 방해하고자 하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다.”라고 말했다. 나도 촘스키의 말에 동감한다. 음모론은 복잡한 세상 현상을 단순하게 콕 집어 올리는 기술이기도 하다. 세계는 크고, 불확실하며, 단순하지 않다. 경제는 나라와 지구촌이 얽히고설켜 있고, 정치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사건들은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그건 음모론이다!” 이 한마디는 혼란과 의혹을 불식시키는 마법처럼 식별하지 않는 가슴들을 파고든다. 지난달 27일 오후 6시 10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28분까지 7시간 18분간 유튜브 채널 펜앤마이크 TV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인가”란 주제로 끝장 토론이 있었다. 패널로 음모론 주장 측으로 제도권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반대 측은 전한길 강사, 박주현 변호사, 이영돈 PD, 김미영 대표 4명이 참가했다. 토론은 동시 시청자가 최대 32만 명을 기록했고, 이달 3일까지 조회 수가 605만 명을 돌파, 온라인 정치 콘텐츠로서는 이례적 흥행을 보였다는 보도다. 눈여겨볼 점은 나이별 시청자 구성이다. 주최 측 보도에 따르면, 13~17세가 1.4% 약 8만4000명, 18~24세가 7.4% 약 44만7000명, 25~35세가 20.6% 약 124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합하면 10대부터 30대 중반까지가 전체의 29.4%로 177만8000명 수준이다. 다만, 실시간 유입·재시청·알고리즘 확산 효과까지 감안할 때 청년층 누적 인원은 220만 명 이상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나도 처음부터 끝까지 토론을 시청했다. 처음일 장시간 토론에도 불구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 같았다. 특히,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는 이준석 대표가 상대가 제시하는 통계적 근거를 무시하는 태도는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다. 시간 제약에 통계적 근거 설명이 부족했다면, 과학과 경제학도답게 되레 충분한 설명을 요구해야 했다. 하지만, 600만이 넘는 시청자가 우리 선거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이번 끝장 토론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부디, 우리 제도권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 주장들을 해결해 나가기 바란다. /강길수 수필가

2026-03-23

경북 산불 복구는 제자리···당국 관심 멀어졌나

작년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일어난 지 꼭 1년 지났다. 그러나 피해 주민 10명 중 6명은 아직도 임시 거처인 컨테이너에서 생활 중이다. 1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보냈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히 그 당시 모습에 머물러 있다. 당국이 지원한 주택 보상비로는 치솟은 자재비와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새집 지을 엄두를 못낸다. 주택 전소 피해자의 42%가 집 짓는 것을 포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생계수단이던 과수원 복구에도 나서야 하나 묘목을 심고 수확까지 최소 5~7년이 걸려야 해 당장 먹고 살 방법이 없다. 특별법이 보장하는 생계 지원 기간은 고작 6개월뿐이다. 모두가 살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한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공장시설도 복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원하는 재건비로는 공장시설을 복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영세 업주들은 이 상태로 가면 도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경북 산불 피해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조립주택 등 임시주거 시설에서 거주하는 피해 주민이 무려 4102명에 이른다. 주택피해 복구는 산불 당시 피해를 본 주택 3818동 가운데 195동만 복구됐다. 현재 복구 공사가 진행 중인 주택도 299동밖에 안 된다. 산불피해 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복구가 잘 될 듯 요란 떨었지만 아직 4000명이 넘는 가구가 컨테이너 임시거처에 살고 있을 정도로 특별법의 효력은 미미하다. 정부 지원의 보상금을 받고도 집을 지을 수 없으니 생활비에 돈을 쓰다보니 빈털터리 신세가 된 주민도 많다. 불안한 주거생활의 연속으로 피해주민의 87%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한다. 지금이라도 이재민들이 재기할 수 있는 실질적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 주택 신축에 도움을 줄 저금리 장기금융 지원이나 임시거주 기간 연장, 전기료 감면 혜택 등 피해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지원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갖고 살아갈 비전을 주어야 농촌의 부흥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2026-03-23

대구시장 놓고 치열한 수싸움 벌이는 與野

국민의힘 공관위가 지난 22일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위해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3명을 컷오프(경선 배제)하고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과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 6명의 후보로 예비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예비경선에서는 TV토론회 과정 등을 거쳐 본경선에 오를 2명을 선정한다. 공관위가 그동안 높은 지지세를 보여온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컷오프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적지 않은 후유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주 의원은 “승복할 수 없다. 바로 잡겠다“고 했고, 이 전 위원장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싸고 ‘중진의원 컷오프’, ‘후보 내정설’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 직전까지도 ‘중진 컷오프’를 밀어붙였다가, 장동혁 대표로부터 심각한 대구 민심을 전해 듣고는 경선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컷오프 대상을 두고 장 대표는 지지율이 낮은 1명만 거론했지만, 이 위원장이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위원장으로선 인지도가 높은 두 후보를 배제함으로써 그동안 주장해온 ‘교체’ 명분은 확보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경선이 어수선한 틈을 타 민주당은 대구시장 카드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차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김 전 총리와 소통을 해왔다”면서 “대구의 주요 현안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대구가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 이후 대부분 현안이 표류하고 있어 여권의 힘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을 이번 선거전에 집중 활용하는 모습이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김 전 총리를 대구시장에 공천할 경우 ‘보수텃밭’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TK지역 민주당·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온다.

2026-03-23

중동 전쟁에 생활용품 비상⋯종량제 봉투 사재기 우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원유 공급 불안이 국내 산업 전반은 물론 생활 필수품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 플라스틱 산업으로 원자재 수급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종량제 봉투 등 일상과 밀접한 제품의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일 대구 중구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종량제 봉투가 비교적 넉넉히 진열돼 있었으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품귀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지역 마트에서는 종량제 봉투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조치가 시행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재기 우려도 제기된다. 직장인 A(30)씨는 “종량제 봉투가 부족해지면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이 생긴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미리 구매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항 차질이 발생하면서 플라스틱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나프타는 종량제 봉투를 비롯한 각종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다. 대구 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려는 판매점 수요가 평소보다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수급 불안 가능성을 인지하고 일정 재고를 확보한 상태이며, 추가 물량 확보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도 대응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종량제 봉투 재고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나프타 수출 제한과 대체 수입선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보유한 원료 재고가 약 한 달 분량에 그친다는 보고에 따른 선제적 조치다. 현재까지는 각 지자체가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간 내 공급 대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수급 불안이 심화되면서 종량제 봉투를 포함한 생활용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