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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들의 지저귐과 날갯짓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새소리에 깨어나고 눈을 뜨는 아침이 싱그럽다. 도심 속이지만 뒤뜰로 이어지는 작은 언덕과 간간이 차들이 오가는 도로 건너 야트막한 산에는 다양한 수목 속에 수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그래서인지 새벽부터 아침, 낮과 저녁을 지나 밤이 깊을 때까지 우거(寓居) 주변에는 온갖 새소리가 끊이질 않고 수시로 포르릉 대며 날아가는 새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욱이 주택가와 인접한 아파트 너머 솔숲에 집단서식하고 있는 왜가리떼의 유유한 날갯짓이 눈길만 돌려도 보이고, 끼루룩대거나 색색거리는 소리가 지척의 남창까지 들려오기도 한다.거의 매일 새들의 지저귐 속에 하루를 시작하고 밤새 울음을 자장가(?)로 여기며 하루를 마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짹짹거리거나 깎깍대고 삐르륵하는가 하면 쉬쭉쉬쭉 대다가 새콩새콩하고 보옥보옥하는 등의 경쾌함과 정겨움, 호젓함을 더하는 새 울음소리가 조류 수만큼이나 많고 가지각색이다. 마치 대륙별 인종이 수두룩 하고 언어가 다양하듯이. 뒤섞여 울릴지라도 결코 요란하지 않는 새들의 우짖는 소리는 그들만의 소통 수단이고 말인 셈이다.“언제부턴가/자명종 같은 새소리가 두드리면/깃 터는 아침이/선물처럼 다가와/샘솟는/환희의 빛살/온누리에 뿌리네//터질 듯한 음조로/하루를 탄주(彈奏)하느니 /초목의 푸르싱싱/새들의 무정설법(無情說法)/오롯이/추임새 삼는/꿈을 향한 날갯짓” -拙시조 ‘새소리로 여는 아침’최근 들어 새소리를 가까이서 새벽에 잠이 깰 정도로 들을 수 있다니 새삼스럽기만 하다. 사람들은 결코 알아들을 순 없겠지만, 새나 짐승들의 세계에서는 무리들만이 통하는 미묘한 울림과 특유한 몸동작으로 신호를 하거나 정보를 주고받기도 할 것이다. 그렇기에 뒤뜰 화단의 돌확에 고인 물이나 소나무 아래 간수(澗水)처럼 떨어지는 물방울을 어떻게 알고 몇 종의 새들이 수년째 찾아와 재잘거리며 물을 받아먹거나 몸을 담그기도 하는 걸 간혹 지켜보면서, 짧고 단순한 새들의 지저귐 같아도 새들만의 대화이고 많은 알림을 전해주는 울림으로 여겨지게 됐다.몇 달 전엔가 우연히 TV에서 유럽 알프스의 어느 산골마을에 할머니 둘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100~200m 이상 떨어진 안보이는 곳에서도 특유의 방식으로 의사소통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분명 말로 외치는 것이 아닌, 무슨 새소리나 휘파람 같은 고함을 서로가 알아듣고서 나뭇가지를 이거나 지고 내려오는 모습에서 어쩌면 ‘새들의 소통’도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여겨졌다. 그러고 보니 뒷마당에 삼삼오오 놀러 와서 모이를 쪼아대거나 목을 축이며 주고받는 재잘거림이 새들의 정겨운 대화로 들리는 듯했다. 이른바 무정설법이란, 흐르는 물과 나는 새, 풀, 나무같은 금수초목(禽獸草木)도 모두 법을 설하며 은혜로 우리를 살리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새들이 아침을 열어주고 정답게 지저귀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에서 새로운 활력과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기만 하다. 새의 노래, 매미의 열창, 퍼붓는 소나기는 단순한 듯 강렬하다. 참 위대함은 단순함이며,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2021-07-19

취수원 이전과 정치(政治)

김락현​​​​​​​경북부 “정치하는 분들 빼고 진짜 주민들만 참석하는 설명회를 다시 한 번 마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지난 14일 구미코 대회의실에서 열린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 구미지역 합동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이 환경부 장관에게 건의한 사항이다. 기자가 이날 설명회를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이 장면이다.왜 그는 정치인들을 배제해 한 설명회를 다시 열어 줄 것을 건의했을까.사실, 그날 고성을 지르고 앞에 나가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지역 정치인들이었다. 물론, 그들이 주민들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으니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주민이 정치인을 빼고 다시 설명회를 열어달라고 건의했다면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가 진정으로 주민들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일부 주민들은 지역 정치인들이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내년 선거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실제, A시의원은 대구취수원 이전 반대 현수막을 거리에 게시하면서 그 현수막에 자신의 사진까지 집어넣었다. 그러니 주민들이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믿겠는가.대부분의 지역 정치인들은 대구취수원 문제를 자신의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또한 자신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특히 정치(政治)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만 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정치인은 제 아무리 큰 소리로 떠들고, 큰 액션을 취하더라도 그것은 부질없는 행위일 뿐이다.그래도 그날 행사가 끝났음에도 주차장 입구를 막고 서 있는 주민들을 설득해 돌려보내는 한 시의원의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주민들을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이 있는 지역 정치인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그가 아니었으면 낮 기온이 35℃를 넘는 폭염과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아랑곳 않고 행사장 주차장을 가로 막고 서 있던 주민 40여명은 한동안 그늘도 없는 그 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도 그 시의원처럼 자기 정치가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주민들을 대변하길 지역 정치인들에게 바란다./kimrh@kbmaeil.com

2021-07-18

법리로 본 검수완박 부패완판

전정주 경북로스쿨 교수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기소하는 독립기관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오는 21일 출범 6개월을 맞는다. 2019년 12월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20년 1월 7일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됐다. 이후 12월 10일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12월 15일 공포·시행에 들어갔다. 공수처는 2021년 1월 21일 초대 공수처장 취임과 함께 공식 출범했다.공수처 설치를 두고 야권에서는 “야권을 탄압하고 청와대와 여권의 비리수사방탄을 위한 것 아니냐”며 “공수처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자 여권은 그게 아니고 “검찰개혁의 완성판으로서 공수처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2019년 12월 30일 공수처설치법이 여권의 독주로 국회를 통과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심장이 터질 듯이 기쁘다”, 법무장관을 물러난 조국은 “눈이 핑 돌 정도로 기쁘다”고 했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만세를 불렀다. 그 후,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직무배제당하고 징계위는 2개월의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그때마다 법원에 의해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하자 난데없이 여권에서 들고 나온 게 중수청, 즉 6대중대범죄수사청 설치다.공수처 설치로 검찰개혁이 완성된다고 야권의 설득을 시도한 게 다름 아닌 여권이다. 그런 여권이 스스로 말을 뒤집고 중수청 설치를 주장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또다시 검찰개혁이고 검찰개혁의 완결판으로서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수사권조정을 통해, 올해 1월 1일부터 검찰은 경제·부패 등 6대중대범죄만 직접 수사하고, 나머지 모든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 넘어간 상태다. 그런데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여권은 일부 남은 이 검찰 수사권마저 완전 박탈(검수완박)하여 중수청이라는 새로운 수사기관을 설치하고 이에 맡겨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여권과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은 검찰이 수사권을 갖지 않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했다. 그러나 실은, 국가의 범죄대응능력 관점에서 검찰이 수사권을 갖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다. 여권 등의 그러한 논거 제시는 국민들로 하여금 사실에 근거한 상황 인식을 어렵게 한다. 이에 야권, 법조계, 학계, 검찰, 일부 여권도 포함하여 지각 있는 많은 국민들이 검수완박에 반대의견을 표시했고 지난 3월,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수완박’은 부패가 완전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 될 것임을 경고했다.한 나라의 범죄는 형법이 담고 있지만 형사사법시스템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담고 있다. 형법의 기능 중 하나에 ‘보호’라는 게 있다. 곧 우리의 생명· 재산·성적자기결정권 등 법익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즉 1단계로는 살인하는 것은 범죄라고 형법에 규정함으로써 살인범죄의 의지를 저지시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2단계로는 실제 살인이 일어난 경우 그 살인범을 잡아서 형벌에 처함으로써 사람의 생명이라는 법익을 보호한다는 2중구조로 되어 있다.그런데 이 2단계의 보호기능은 그 수행이 순전히 형사사법시스템에 좌우된다. 따라서 거악 제거를 위해 아무리 형법을 잘 만들었다 해도 형사사법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실제 처벌이 불가능하고 그것은 곧 형법의 보호기능 포기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범죄가 발생했다고 해서 부패완판이 아니라 눈앞에 부패가 존재함에도 검수완박의 잘못된 형사사법시스템이 국가형벌권 발동의 발목을 잡는다면 이게 부패가 완전 판치는 세상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범죄자 처벌은 공판절차에서 검사의 유죄입증에 달렸다. 그 입증은 법원을 설득할 정도의 증명이라야 한다. ‘검수완박’의 형사사법시스템으로는 당장 이게 쉽지 않게 된다.검찰이 중대범죄 수사권을 유지해야 하는 법리는 대체로 수사역량과 재판역량의 두 지점에서이다. 하나는, 복잡하고 고도의 법리적 전문지식과 그에 터잡은 수사역량이 요구되는 난해한 사건이라는 점, 또 하나는 수사에서 패싱된 검사보다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면서, 유죄의 심증을 형성한 검사가 공판정에서 유죄를 위한 증명에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 운용은 차치하더라도 제도적으로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전쟁에서 승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전쟁 대비 훈련도 못해 본 군인보다 훈련받은 바로 그 군인이 전투에 투입될 때다. 수사도 재판을 위한 준비라는 점에서 그와 같다. 분명한 건 검사의 공판정에서의 역량 발현은 수사역량과 별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이때의 수사역량은 잘 짜여진 형사사법시스템과 그의 정상적인 작동에서 출발한다.작금, 여권발 ‘검수완박’은 국가의 중대기능인 형사사법시스템 오작동의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 검수완박에 한 나라의 형법 기능이 무력화되고 형벌권발동이 발목 잡힌다면 국가의 범죄대응능력이 동력을 잃어 필시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에 블랙홀이 될 것이다. 퇴행적 제도도입은 안 된다. 아무리 가고 싶은 유토피아가 있다 해도 문명의 시계바늘을 거슬러 갈 수는 없다.

2021-07-18

홈트레이닝의 득과 실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부경대 겸임교수 요즘 코로나19 재확산과 폭염으로 홈트레이닝으로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이 많다.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쉽게 홈트레이닝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을 할 경우 신체에 무리를 주고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스쿼트(Squat)와 함께 팔굽혀펴기(Push-Up)는 가장 많이 하는 홈트레이닝 중 하나이다. 팔굽혀펴기는 하체 일부를 제외한 전신운동으로 가슴, 어깨, 팔, 배의 근력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형태로 동작의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어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로 팔굽혀펴기를 지속하면 운동 효과가 적고 어깨, 팔꿈치, 손목 등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실례로 팔굽혀펴기는 엉덩이 위치가 높고 상체만 내려가면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 이런 경우 상체에 체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어깨, 팔꿈치, 손목 등에 부상의 위험도 커진다. 반대로 엉덩이가 먼저 바닥을 향해 내려가면서 자세가 흐트러져도 운동 효과가 덜하다. 또한 팔꿈치와 몸통의 간격이 지나치게 먼 쪽으로 내려가도 어깨, 팔꿈치, 손목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이런 이유로 손바닥은 어깨 밑에 위치해야 하며 손가락이 앞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야 한다. 상체, 엉덩이, 다리가 휘어짐 없이 곧은 직선을 이루어야 한다. 복근과 엉덩이 근육에 힘을 주고, 시선은 아래로 향하고 목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중립을 유지한다. 팔을 굽힐 때에는 몸 전체가 아래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하고 엉덩이만 들어 올리지 않도록 주의한다.다시 말해, 양손을 어깨너비보다 약간 더 넓게 벌리고 양발을 가까이 모은 채 몸을 발뒤꿈치에서 머리까지 일직선으로 유지한다. 팔꿈치는 구부리며 가슴을 바닥 쪽으로 내리면서 어깨와 팔꿈치가 일직선이 되도록 주의한다. 팔이 몸과 45도 각도를 이루도록 하고 손을 팔꿈치 바로 아래에 위치시키고 둔근과 복근을 수축시키고 전신을 긴장시킨 채 팔을 굽혀 가슴이 지면과 닿도록 한다.자신의 체력과 운동 목적에 맞게 횟수를 반복한다. 일반적으로 횟수는 1회에 15~20회가 적당하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에 맞게 하면 된다. 첫 시작이 5개면 5개씩 5~20세트를 하면 된다. 우리 근육은 자극을 받으면 굵어지고 힘도 세진다. 횟수는 차근차근 늘려가서 20회를 5세트씩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면 된다. 이때부터는 세트 수는 더 늘려도 된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참고로 팔굽혀펴기를 처음 할 때 근력이 약한 경우 무릎을 땅에 붙이고 시작하고, 숙달이 되면 무릎을 땅에서 떼고 하는 것이 좋다.양손의 너비에 따라 운동 효과가 달라진다. 양손이 바닥에 지지하는 간격을 좁게 하면 삼두박근, 극하근(가시아래근), 상부승모근 순으로 근력이 발달한다. 또한 양손이 바닥에 지지하는 간격을 좁게 하면, 양손이 바닥에 지지하는 간격이 넓게 하는 것에 비해 대흉근과 삼두박근의 근력 강화에 더 효과적이다. 양손이 바닥에 지지하는 간격을 넓게 하면, 전거근(앞톱니근)의 근력이 가장 많이 발달한다. 이처럼 자신이 특별히 발달시키고자 하는 근육이 있다면, 양손이 바닥에 지지하는 간격을 넓게 하거나 좁게 하는 운동 방법을 통해서 조절하면 된다.저항운동(resistance exercise)에서 호흡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을 낼 때 일시적으로 호흡을 중단한다. 이를 발살바 메뉴버(valsalva mannuver)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성문이 닫힌 상태에서 힘을 주기 때문에 나타난다. 힘을 발휘하면서 호흡을 중단할 경우 흉강 내부의 압력이 증가되면서 심장으로의 정맥 흐름을 방해한다. 이와 반대로 반복해서 의도적으로 숨을 아주 힘껏 내쉴 경우에도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혈액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감소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자신의 체중을 이용하여 근육에 자극을 가하는 팔굽혀펴기 운동에서 호흡은 내려가면서 들이마시고 올라오면서 내쉰다.홈트레이닝에서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필수이다. 홈트레이닝 동영상을 보면 준비운동 없이 바로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체조와 스트레칭은 반드시 하도록 한다. 운동 후 스트레칭은 몸에 젖산이 적게 쌓여 몸이 훨씬 가벼울 뿐만 아니라 운동부상도 예방된다. 특히 비만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마무리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안정시보다 심장박동수가 대개 2배, 수축기 혈압은 10~20mm Hg 정도 올라가므로 마무리운동으로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빨리 평소 수준으로 낮춰야 심장과 혈관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의사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홈트레이닝은 시간적, 공간적 접근의 편의성이 있다. 약간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하더라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장기간 잘못된 자세와 동작으로 운동을 하면 신체 불균형이 생기고, 그로 인해 통증과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한다.

2021-07-18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윤영대​​​​​​​수필가 제헌절이 있는 7월, 마을 길에도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 학명 Hibicus는 이집트의 히비스 신의 이름이며 ‘샤론의 장미’라고 부른다. 샤론은 가나안 복지 중에서도 제일 좋은 곳, 성경에는 ‘수선화’로 번역돼 있다. 꽃말은 ‘일편단심’ ‘영원’이다. 신라의 옛 기록에 근화향(槿花鄕), 즉 ‘무궁화의 고향’이라고 했고 중국의 ‘산해경’에도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무궁화)가 많다’고 했으니 우리나라는 근역(槿域), 즉 무궁화동산이었음이 틀림없다.무궁화는 7월부터 100여 일간 한 그루에 삼천 송이 이상 끊임없이 피고 지며,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면 고이 꽃잎을 닫고 져버린다. 꽃이 귀한 여름철에 유난히 우아하게 피어나는 꽃잔치를 보노라면 무궁화 축제가 기억난다. 1991년 8월 경희궁에서 제1회 ‘무궁화 큰잔치’를 연 이후에 매년 전국적으로 시행하여 오고 있는데 포항에서도 2012년부터 청하의 기청산식물원에서 포항시향과 오페라단의 음악인들을 초청하여 뜻깊은 무궁화 축제를 열어왔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축제 소식이 없기에 식물원을 찾아가 보았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미안해하시는 이삼우 원장님과 무궁화 축제가 잘 계승되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궁화원으로 갔더니 숲 가득히 아름다운 무궁화를 잘 가꾸어 놓으셨다.무궁화는 크게 3품종이 있다. 꽃 전체가 하얀 배달계, 꽃 중심이 빨간 단심계, 꽃잎에 무늬가 있는 아사달계가 있고, 단심(丹心)계는 꽃잎 색깔에 따라 백단심, 적단심, 자단심, 청단심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홑꽃이지만 수술과 암술이 꽃잎처럼 화려한 겹꽃도 있어 전 세계 300여 종의 무궁화 중에 220여 종이 기청산식물원에 피어나고 있단다. 이름 또한 배달 사임당 새한 화랑 한얼 아사녀 삼천리 평화 등 우리말 이름이 많은 것도 서울대 류달영 박사를 중심으로 품종 발굴과 개량, 체계적 분류에 힘쓴 공로이리라.일제 강점기에는 한민족의 상징목이라고 만지거나 바라만 보아도 몸에 병이 든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전국적으로 뽑아버리고 불태워 버린 수난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독립투사들이 민족의식으로 지킨 덕분에 오늘날 ‘나라꽃’으로 삼천리 방방곡곡에 환한 겨레의 얼을 보여주고 있다.그런데 1896년 독립문의 주춧돌을 놓을 때 당시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고 부르며 나라꽃이 되었고, 지금 대통령 휘장을 비롯하여 입법·사법부의 휘장으로 또 태극기 깃봉으로 되어있지만 무궁화가 법적으로 국화(國花)임을 결의하거나 법령공포를 한 적이 없고 그냥 상징적 의미로만 있을 뿐, 오히려 일본의 신화(神花)라는 주장도 있다. 봄만 되면 전국이 벚꽃 축제로 떠들썩대지만 정작 우리꽃 무궁화 축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얼이 담긴 나라꽃을 잘 보듬어가야 하리라.향기가 없고 진딧물이 많다고 멀리할 수도 있겠지만 씨앗과 꽃, 껍질이 약재로도 훌륭한 꽃이니 모두의 가슴에 무궁화를 심고 어지러워지는 듯한 국민의 마음을 단심으로 가꾸자. 시골집에도 무궁화 한 그루를 심었다. 이름은 ‘산처녀’. 무더위 속에서도 티 없고 맑은 무궁화 꽃이 피어나리라.

2021-07-18

깨끗한 공장(Clean Factory), 기업 생존 필수조건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인간은 누구나 3D업종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이고, 쾌적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길 원한다.3D업종이란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주로 제조업·광업·건축업 등을 지칭하고 있다.하지만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같은 제조업에서도 어떤 기업은 현장이 호텔처럼 깨끗하고 안전한곳이 있는 반면에 어떤 기업은 분진과 악취로 숨쉬기조차 힘든 곳이 있다.필자는 어떤 업종에서도 3D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그 기업의 현장을 변화시켜 3D의 반대 의미인 편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현장이 실현되기를 바란다.필자는 물 맑고 공기 좋은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온 터라, 기업을 컨설팅 하면서 방진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고 방진마스크 없이도 깨끗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발생원을 근본 뿌리부터 해결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공장 환경개선컨설팅을 해왔다.이번 환경부분에서 소개할 회사는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방적공장이다.방적이라 함은 솜 상태의 섬유(Fiber)로부터 실을 뽑는 과정이라 할 수있다.이 실을 뽑는 과정에서 단섬유가 빠져나오거나, 실이 끊어지면서 발생되는 하얀 면을 풍면이라 하며, 공장 내 날리는 풍면의 양은 어마어마하였다. 공장을 들어갔다 나오기만 해도 어느새 옷에는 눈이온듯 풍면이 온통 붙어있었다.이를 개선하기 시작하여 1년안에 공장내 풍면은 50%이상 감소하였고, 이후 전원 참여 청소활동을 통해 현장을 몰라보게 바꾸었다.“풍면 없는 공장만들기를 통해 깨끗한 일터가 구현되는 것은 마치 깊은 산속에서 순수한 공기를 마시면서 일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신선하다”는 직원의 소감도 있었다.이 기업을 컨설팅 하면서 느낀 환경개선 성공 노하우 3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첫째 Data를 측정한다. 측정할 수 없다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측정만이 개선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측정기준을 근거로 목표를 수립하고 추진해 나아가야 한다.둘째 발생원에 대한 근본 원인을 없애야 한다. 풍면의 근본원인은 바로 단섬유로 단섬유의 함유량을 줄임으로 풍면의 발생량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셋째 최적화된 집진구조를 강구해야 한다. 현재의 집진성능을 기반으로 풍면이 많이 발생되는 곳에는 집중하여 최대로 집진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많이 발생되는 곳은 많이, 적게 발생되는 곳은 적게 흡입되도록 가변식 집진을 실시한 것이다.위에서 언급한 3가지의 노하우와 함께 청소를 한 결과 공장이 몰라보게 변화되었다.깨끗한 공장(Clean Factory)은 기업생존 필수조건이다.이는 직원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는 것의 기초이 되고, 나아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2021-07-18

노골적인 ‘언론 손보기’ 시작됐다

심충택 논설위원 신문사 편집국에 찬물을 끼얹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민주당은 지난 주말(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를 열어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언론중재법 개정안)’를 단독 의결하려다 한 주 보류했다. 법안소위에 포함된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의원 2명이 코로나19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번 주 중 법안소위를 다시 열어 이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현재 문체위 전체 위원 16명 중 민주당 의원이 8명이고 비교섭단체인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까지 합치면 9명으로 과반이 되기 때문에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이 법안은 일사천리로 국회에서 통과된다.야당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언론재갈법’으로 부른다.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기능을 틀어막겠다는 의도를 가진 법률이라는 의미다. 당초에는 SNS, 유튜브, 1인 미디어 등도 이 법률 적용 대상에 포함됐지만 최근 민주당 미디어특위 회의에서 제외됐다. 친여권 유튜버를 비롯한 지지층 반발과 SNS를 이용하는 여권 정치인들의 계산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지난해부터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에서 쏟아진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들을 묶어 이달 초 민주당 미디어특위가 만든 통합안이다. 언론사가 허위·조작 보도를 했을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주 이 법안과 관련 “저는 (언론이)가짜뉴스에 가깝게 왜곡할 때 징벌 배상을 거의 회사가 망할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까지 언급했다.말문을 닫히게 하는 독재적인 생각이라서 놀랍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취재기자나 편집국 간부들은 한층 더 ‘셀프검열’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폭로·비판기사나 의혹기사를 쓰거나 편집할 때 회사의 입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보고 있다. 가짜뉴스라는 개념이 모호해서 기사가 마음에 안 들면 사법권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자들이 어떻게든 법 적용 대상으로 몰아갈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판단이다.문재인 정부 들어 여권 권력자들이 언론중재위를 거치지 않고 언론사와 기자를 형사범으로 고발하는 사례는 줄을 잇고 있다. 권력자들이 검찰을 비롯한 공권력을 이용해서 언론을 손아귀에 쥘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적용될 경우 권력비판 뉴스와 관련한 고소·고발은 남발될 것이 뻔하다. ‘취재원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홍창우 부장판사는 “언론의 자유는 우리사회의 최후의 보루인 만큼 취재행위를 형사처벌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결원칙을 만능열쇠로 착각해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표현의 자유’를 옥죄려 하는 권력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판결문이다.

2021-07-18

신공항 특별법 10만 서명, 정치권 분발 필요하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시민추진단은 지난 15일 국회를 찾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건의서와 함께 대구경북 시도민 10만 명의 서명서도 전달했다. 시민추진단은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속도를 내고있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달리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지지부진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정치권에 설명했다. 시민추진단은 지난 4월부터 서명운동을 벌여 시도민 10만4천946명의 서명을 받았다.잘 아는대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이 합의한 김해 신공항 확장안을 뒤집고 여당이 밀어붙인 사업이다. 부산시장 재선거를 의식해 무리하게 추진한 선심 정책의 결과다. 앞으로도 이렇게 추진될 사업은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2005년부터 논의됐다. 수많은 갈등 끝에 2015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마무리했다. 1천300만 영남권의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할 영남권 신공항의 입지가 국제적 권위기관의 검증을 통해 마무리된 것이다. 당시 가덕도는 3위권으로 후보지 중 가장 경제성이 낮았던 것으로 평가됐다.그럼에도 선거를 의식한 여당이 밀어붙여 5개 단체장 합의의 국책사업은 무시되고 가덕도 신공항이 살아난 것이다. 가덕도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국회 법안통과 등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정부정책을 믿고 군공항이전과 함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추진하던 지역으로서는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심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지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멈출 수는 없다.가덕도 신공항이 특별법 제정과 정부의 엄청난 지원으로 추진된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그만한 수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시도민의 생각이다.지난 2월 국회에서 가덕도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대구경북을 보류한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가덕도 신공항과 달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법적 차별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 성장의 거점이 될 민간공항으로 지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명서 제출을 계기로 통합신공항 문제를 재점화하는 지역정치권의 분발이 있어야겠다.

2021-07-18

아마존의 경고

최근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는(INPE)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더이상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뿜어대는 탄소가 빨아들이는 탄소보다 오히려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아마존 숲이 파괴되고 지구적 문제로 등장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파괴 양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지구인이 경각심을 가지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잘 알려진대로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 열대우림 면적의 40%다.지구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4분의 1을 이곳에서 생성하고 있다. 이곳을 ‘지구의 허파’라 부르는 이유다. 아마존 숲의 황폐화가 지속된다면 지구의 허파는 손상되고 지구는 온난화 문제를 포함 심각한 기후 변화의 후폭풍에 시달리게 될 것이 뻔하다.열대우림(熱帶雨林)은 고온 다습하고 연중 2천mm 이상 강수가 내리는 곳이다. 다양한 식생과 동물이 서식하는 복잡한 생태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전 세계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생존할 정도로 열대우림의 대표적 지역이다. 그래서 열대우림의 생물상의 다양성이나 산림생태학적 가치는 매우 높게 평가된다.하지만 지구를 정화하는 측면에서 보면 열대우림의 존재 가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다. 아마존 숲 내 수십억 그루의 나무가 지구에 존재하는 막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지 못한다면 지구의 환경변화가 줄 고통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지난 15일 독일 등 서유럽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100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이번 폭우도 지구 온난화가 배경이 된 기상이변 때문이라 한다. 지구 기상변화에 대한 경고음이 너무 자주 들린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7-18

경북도 역량 모두 모아 ‘그린바이오’ 유치를

포항시가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유치에 도전했다. 최근 농식품부가 마감한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사업 공모에는 포항시를 비롯해 강원 평창, 충남 서산, 충북 충주, 전북 익산, 전남 곡성 6개 지자체가 신청했다.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는 생명공학 분야의 미래 5대 유망산업인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산업), 대체식품·메디푸드, 종자, 동물용의약품, 곤충 등 생명소재의 산업화를 위한 전문기관으로 신설된다. 30여개의 벤처기업도 함께 입주하며, 오는 2024년까지 건립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주 중 현장실사 이후 지자체별 발표평가를 거쳐 오는 30일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다.포항시의 경우 이미 전담행정조직을 신설해 두고 있을 정도로 미래 도시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 육성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백신 및 바이오산업 육성조례를 통해 제도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 기업의 창업과 보육을 돕기 위한 전문시설을 구축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포항시가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예정부지로 정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는 지난해 착공한 그린백신 실증지원센터가 곧 국내 최초로 가동된다. 이 센터가 가동되면 포항에는 포항지식산업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함께 3대 바이오산업 플랫폼이 완성된다. 이 플랫폼에서는 바이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시설과 장비, 생산지원시설, 기업지원 프로그램 등이 제공돼 국내 어느 지역보다 경쟁력이 높아진다.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사업은 공공기관 이전과 기업 유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유력한 경쟁 지역으로 꼽히는 강원도 평창의 경우 서울대 평창캠퍼스와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이 참여해 포럼 등을 개최하면서 유치전략을 짜고 있다. 강원도는 사업부지 외에도 서울대 평창캠퍼스의 기숙사를 입주기관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포항시도 경북도내 바이오관련 모든 기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현장실사 및 발표평가에 대비해야 한다. 경북도 농식품유통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수 전 농식품부 장관이나 농림부 차관을 지낸 김주수 의성군수의 자문을 받을 필요도 있을 것이다.

2021-07-18

별이 빛나는 밤에

영일대로 걸었다. 저녁을 먹고 나온 산책길, 북부 바닷가에는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붐볐다. 장미정원 가까이 무대에서 행사진행자의 마이크 소리에 따라 함성이 오르내렸다. 광장에는 농구공을 튕기는 아이들, 더운 날씨와 상관없이 다정하게 어깨를 맞댄 연인들, 강아지에게 이끌려 나온 이웃들, 부딪히지 않으려 애쓰며 걸어야 할 정도였다. 바다로 조금 더 가까이 나앉은 누각에 오르니 바람이 훨씬 시원하다. 누각은 네 방향으로 열려있어 동해로 이어진 바다 방향에서는 하얀 요트가 다가왔다가 멀어져가고 저 멀리 포스코 건물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공장에 불빛이 밤을 낮처럼 일하는 이들이 있다고 알려준다.환여동 카페촌으로 몸을 돌렸다. 가게들이 불빛을 환하게 바다에 쏟아붓는다. 영문을 모르고 몰려나온 그 불빛을 파도가 일렁이며 휘젓는다. 동행한 아들에게 이 풍경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냐고 물었다. 글쎄요 하더니 금방 ‘고흐’의 그림이 떠오른다고 했다. 맞다, 고흐가 그린 두 개의 ‘별이 빛나는 밤에’ 중 론강에 비친 별빛과 닮았다.빈센트 반 고흐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죽기 전 1888년 9월에 그렸다. 그는 70~80도의 압생트를 즐겨 마셨다고 하는데, 독주 속에 테르펜이라는 물질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황시증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일부에선 고흐가 이 병을 앓았을 거라 주장한다. 황시증에 걸리면 노란색이 유독 진하게 보이고, 빛을 볼 때 빛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 근거로, 고흐의 초기작과 후기 작품을 비교하며, 그림에 별빛과 햇빛이 무리지는 표현이 많다고 지적한다. 고흐가 밤하늘을 표현하는 나름의 방식이라기보다는 실제로 하늘과 별이 그림과 같이 보여서, 보이는 대로 그렸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자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는 내용이 있으니, 더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그러나, 영일대 누각에서 이 풍경을 본다면 해석이 달라질 것이다. 론강 빛의 이지러짐이 포항 앞바다에 일렁이는 빛과 너무나 똑같으니 말이다. 카메라로 바다에 흐르는 별빛을 그려본다. 아들이 영일대의 불빛을 보고 바로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목을 떠올릴 만큼 고흐는 사랑받는 화가이다. 많은 이가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의 제수씨인 요한나 덕분이다. 고흐가 3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고, 동생 테오도 몇 달 후 세상을 떠났다. 잠깐의 결혼 생활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잃은 요한나는 아들을 혼자 키우며 두 형제가 18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번역하는 일을 진행했다. 편지 속에 담겨진 형제애와 예술에 대한 사랑을 사람들에게 알려 무명의 화가로 세상을 떠난 고흐의 실력을 빛나는 별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그녀가 세상을 떠나자 아들 빈센트(형의 이름을 따서 테오가 지어줌)는 어머니가 못다한 번역을 마무리하고, 고흐의 그림만을 위한 미술관 건립 하는 일에 힘썼다. 암스테르담에 지어진 고흐 미술관은 세계 사람들을 네덜란드로 향하게 만드는 스타가 됐다.‘고흐’ 하면 선명한 노랑이 떠오른다. 그의 해바라기가 좋아서 매일 덮고 만지는 무릎담요 디자인이 해바라기인 것으로 골랐다. 여름에는 화병에 해바라기 꽃을 꽂아두고 즐기기도 한다. 또 동생 테오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그린 아몬드꽃이 파란 배경에 가득한 그림은 우산에 담아 들고 다닌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고흐 그림을 좋은 친구와 보려고 갔는데 이틀 연속으로 보아도 좋았다. 퇴근길에 보니 누군가 나처럼 고흐를 좋아하는 이가 ‘별이 빛나는 포항’이라는 공연을 기획했는지 거리 곳곳에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 여름, 포항을 여행하게 된다면 바리톤의 묵직한 음색과 재즈 콘서트를 날짜별로 찾아보아도 좋다. 그리고 밤이 깊으면 영일대 누각으로 나가 내가 발견한 고흐의 그림을 찾아보기 바란다. 고흐가 사랑했던 론강의 별들이 포항에 내려와 흔들리는 명작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김순희(수필가)

2021-07-18

민선7기 3년, 군민들과 함께 해 온 시간을 돌아보다

오도창 영양군수 벌써 민선 7기 3년의 시간이 지나갔다.지난 3년 동안 민선 7기 군정 운영에 있어 많은 성과를 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부족함은 없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민선7기 3주년을 맞이해 남은 1년 동안 ‘변화의 시작 행복영양’의 슬로건을 되새기며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취임 이후 3년 동안 기존의 추구해 왔던 군정 운영의 물길을 바꾸고 군민이 실질적으로 요구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취임식에서의 약속을 지키고자 화합과 소통으로 영양군민 모두의 군수가 되고자 앞만 보고 묵묵히 달려왔다. 성과와 속도 중심의 행정에서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고 내실 있는 밀착행정으로 군정의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군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고 지속가능한 행복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하지만 그 와중에도 어려움은 있었다.민선7기 2년차 때 불어닥친 코로나19와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군민들의 생활에 큰 어려움을 주었다.코로나19 직후부터 영양군에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소비위축 대응을 위한 지역화폐 특별할인을 실시했고 상수도 사용료 감면, 농기계 임대 사용료 50% 감면, 경영안정 지원금 지급, 특별공공근로사업을 실시해 군민들의 생활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그리고 민선 7기의 목표는 확고하다.생활밀착 행정 구현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우선 목표다. 영양의 당면한 주변 환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기본적인 군민생활 분야에서 행정의 책임을 높이고 속도감 있게 실천해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행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동안 대규모 SOC 위주의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우리 군민들의 일상에 필요한 생활밀착 행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그래서 군민의 삶을 보살피는 일에는 더욱 정성을 기울였다. 각종 주민불편사항을 신속히 해결해주는 생활민원 바로처리반이 2019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4천여건 이상의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지역 어르신들은 군에서 지원된 목욕상품권을 들고 목욕탕에서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전통시장 장보기 배송서비스 시행, 농어촌 버스 개편, 행복택시 운행 확대 등을 시행해 군민들이 변화된 행정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 정주여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왔다. 우선 영양소방서 신설 확정시키고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마을가꾸기의 주인으로 나서도록 했다.마을정비형 공공주택사업과 행복주택 건립, 석보면 농촌중심지 활성화, 청기면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 인구지킴이 대응센터·청소년 수련관·노인복지관 개관, 가로등 LED 교체사업 및 읍 시가지 간판개선사업 시행도 성과다.농업분야에서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영양분소 유치,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과 농작업 대행반 운영, 고추품질개선 장려금 인상과 고추 수매단가 및 수매량 증가, 농업재해보험 자부담 경감 등 성과를 냈다. 이렇게 민선7기에서는 군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으로 행정 방향을 바꾸어 군민 모두가 행복한 영양을 만들어 가고 있다.또 마을과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침체되고 활력을 잃은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민선 7기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들이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하는 등 행정의 보호망을 강화함으로써 소상공인의 형편이 나아지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사람과 지역경제의 활력 넘치고, 군민들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살기 좋은 영양의 기반을 마련해 온 소중한 순간들이었다.이제 남은 1년의 임기 군정은 지난 3년의 경험을 토대로 농업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군민이 행복한 환경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할 것을 약속한다.

2021-07-18

코로나 신기록 대행진, 주말 방역에 집중하자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9일 연속 1천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한 이후 연일 신기록이다. 지금의 상황대로라면 하루 2천명대 돌파는 시간 문제다.수도권 중심으로 번진 4차 대유행이 이젠 전국화하면서 대구와 경북도 불안한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15일 0시 기준 대구는 51명, 경북은 전날 22명보다 줄어들었지만 13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안정세를 보였던 흐름이 갑자기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국적으로 비수도권에서 첫 400명대를 넘어 비수도권도 이젠 비상이다.대구에서는 수성구 헬스장 관련 확진자가 23명 발생하고, 이곳을 다닌 교사와 학생의 감염사례가 확인되면서 인근학교 9곳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과거 집단별로 발생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발생해 방역관리가 더 힘들어졌다. 주점과 식당, 카페, 헬스장 등 우리 일상의 대부분이 감염원으로 등장한 것이다. 생활주변 곳곳이 사실상 감염 지뢰밭인 셈이다.당국의 철저한 방역관리도 중요하지만 시민 각자가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과 같은 개인별 방역수칙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오랜 코로나 사태로 다수의 시민이 피로감을 느껴 방역수칙 준수에 소홀해지기 쉬운 때다. 지난해 신천지발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우리의 긴장도는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코로나 4차 대유행이 델타 변이를 동반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나 정부의 백신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접종 속도가 더디다. 각자가 경각심을 갖고 코로나 방역에 대처해야 한다.대구는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첫 주말을 맞는다. 때마침 폭염이 닥치면서 주말을 이용, 피서를 떠날 사람도 많다.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 일로에 있다고 생각하면 주말에 이동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한 단계 올렸으나 경북은 여전히 1단계다. 전국의 거리두기가 제각각이어서 휴가철을 맞아 지역에 따라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이번 주말을 잘 넘겨야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차단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이번 주말 방역 정말 중요하다.

2021-07-15

대구·구미 수돗물 갈등 해법은 ‘이웃사촌 정신’

환경부 주관으로 지난 14일 오전 구미시 산동읍 구미코(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 구미지역 합동 설명회’는 예상대로 찬·반 주민들의 집회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합동 설명회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구미 지방의원, 읍면동 이장협의회장 및 통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경찰은 6개 중대를 투입해 시민들간의 충돌에 대비했다. 한정애 장관은 이날 해평취수장 대구 공동사용을 반대하는 구미시민들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하거나 대책을 제시했다. 한 장관은 대구시가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하더라도 상수원보호구역 확대는 절대 없다고 전제하면서, “해평취수장은 하루 80만t을 취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현재 구미시가 하루 40만t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구시가 30만t을 사용해도 물 부족 현상은 없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구미지역 상생방안 조건들을 정부와 5개 광역단체들이 문서화했기 때문에 정부를 믿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30년간 구미공단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때문에 대구시민들이 수돗물에 대해 공포에 가까운 고통을 갖고 있다. 하루 30만t의 물을 대구로 가져가도 구미지역 수량·수질에 문제없고 재산권 침해도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미시민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갈 것이고, 구미에서 요구하는 8조3천억원 규모의 각종 사업이 잘 추진돼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취수장 공동사용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대구 취수원 문제는 구미시민 의견이 반영된 후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한 식구와 다름없는 대구와 구미가 물 문제로 30년 동안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대구시민 대부분은 현재 식수원인 낙동강 취수원이 대규모 공업단지 바로 하류에 있어 수돗물을 아예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구미가 손해 보는 것을 눈 뜨고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 지사의 약속을 믿고, 취수장 공동사용에 반대하는 일부 구미시민들은 이웃사촌 정신으로 낙동강 물을 대구와 나눠 쓰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길 기대한다.

2021-07-15

정치 테마주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이른바 정치 테마주가 올 상반기 중에도 격하게 요동을 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종목은 6개월 동안 무려 900% 가까이 상승했으니 놀라운 기록이라 하겠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부동산 매매·임대업체인 A사다. 이 업체 주가는 지난해 말 동전가격 수준인 677원에서 지난 6월말 현재 6천650원으로 882%가 폭등했다.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장기 공공주택 정책의 수혜주로 주목받는 정치 테마주로 상반기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고 한다.정치 테마주는 정치인의 정책이나 인맥 등에 의해 대개는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손꼽히며 후보 움직임에 따라 심한 등락을 거듭한다. 문제는 회사의 실적이나 기초체력과는 무관하게 움직여 비이성적으로 과열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소문에 따라 움직일 때가 많아 대체적으로 개미군단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2017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돌연 대선 출마선언을 중단하면서 관련 테마주들이 줄줄이 하락하고 황교안, 안희정 관련 테마주들이 급등했던 사실을 생각해 보면 지금도 한국증시의 취약성이 정치테마주에 남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기업의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가격이 급등하는 정치 테마주 현상은 국제적으로도 잘 없는 사례라 한다. 있다 해도 대부분의 정치 테마주는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고 개도국은 정경유착이 높은 나라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적 현상으로 평가한다.내년 대선을 앞두고 하반기에도 정치 테마주의 움직임이 요란할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테마주가 대선주자의 당락에 상관없이 끝장엔 폭락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7-15

각자무치(角者無齒)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옛말에 각자무치(角者無齒)란 말이 있다.‘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이다.즉, 뿔이 있는 소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고, 이빨이 날카로운 호랑이는 뿔이 없으며, 날개 달린 새는 다리가 두개뿐이고, 날 수 없는 고양이는 다리가 네개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은 열매가 변변찮고, 열매가 귀한 것은 꽃이 별로다. 세상은 이렇듯 공평하다. 장점이 있으면 반드시 단점이 있고, 때론 단점이 장점이 되고,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세상 이치다. 사람이나 동·식물만 장·단점이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이 만들어낸 정책도 장·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요즘 정치권에서 포퓰리즘 논란이 많은 재난지원금 정책도 그렇다. 어떻게 시행한다 해도 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여당은 전 국민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재정당국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하지만 정부를 대변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초에 당정이 합의했던 소득 하위 80% 지급안을 고집하면서 당정갈등으로 번진 상태다. 당정이 소득 하위 80%에 한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가 전국민대상 지급으로 입장이 바뀐 것은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산이 많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소득 하위 80%라는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수령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길은 정치가 내고 정부는 낸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며 홍 부총리에게 전국민 지급 합의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는 데도 홍 부총리는 재정운용의 정치적 결정을 반대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을 놓고 여권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3월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기로 한 기존안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자 강하게 반발했고, 올해 초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놓고서도 충돌한 바 있다.정당 사상 최연소 당대표로 등장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여야 대표간 회동에서 전 국민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를 했다가 반론에 부딪쳐 합의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협상과정과 관련, 송 대표가 ‘선별 비용 문제가 있으니 80%가 아니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가면 어떠냐’고 해서 “방식 문제라면 80%나 100%나 차이가 크지 않다. 그 부분은 검토할 수 있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당 내부 비판에 대해 못마땅한듯 이렇게 반박했다.대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주자·말자’의 논쟁에 저희가 ‘주지 말자’의 자세로 서는 것 자체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가 반문하고 싶다는 것이었다.사실 진영논리를 떠나 국민 전체에 대한 격려와 위로 차원이라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나쁜 선택일 수 없다. 최선의 정치는 순리를 따르는 데서 이뤄진다고 했다.알쏭달쏭한 정치, 참으로 요지경이다.

2021-07-15

공정(公正)의 잣대

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요즘 들어 부쩍 공정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것은 현실이 그만큼 공정하지 못하다는 반증일 터이다. 지금의 정권이 출발부터 공정과 평등, 정의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 정권을 모조리 적폐로 몰아 단죄한 것이 공정에 대한 논란의 발단이었다. 이 정권과 여당은 그것이 마치 자기들만의 전유물인 양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댔다. 저들은 무슨 짓을 해도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황당한 선민의식과 후안무치가 사회를 편파와 분열의 막장으로 몰아간 것이다.말은 쉽지만 공정이란 간단명료하게 시비가 가려질 개념은 아니다. 편을 갈라 내 편은 옳고 네 편은 그르다는 식의 적대적인 양분논리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서울대 김범수 교수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을 때 세상에 완벽하게 공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저마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르고 타고난 능력과 성향, 외모 등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삶의 모든 순간이 불공정의 연속이다.”고 했다. 그렇다고 불공정을 묵인하고 방치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을 지향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보다 다수가 안정되고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정사회란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상식이 통하며, 못 가진 자에 대한 가진 자의 양보와 배려가 있는 사회이다. 그런 사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시책과 법 적용이 공정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들의 양식과 도덕적 수준이 향상되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다른 한 축이 되어야 한다. 기득권자들의 지위와 인맥을 이용한 비리와 부정이 판을 치는 사회에서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만 가증될 따름이다.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 국민에게 일인당 얼마씩 지급하는 게 가장 공평한 처사라는 주장도 있고, 절박하게 고통 받는 사람들을 선별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평하기로야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재난지원금이란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 코로나19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별다른 경제적 손실이 없거나 오히려 득을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양보나 배려가 우선되지 않은 공평이 올바른 일일 수 없다는 걸 안다면 무엇이 더 공정한 잣대인지 자명해 질 것이다.여당의 대권주자들 중에는 전 국민이나 하위 80%까지 지원 대상으로 하자는 인사들이 있다. 재난지원금으로 매표행위를 하려는 속셈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수작이다. 그들의 관심사는 절박한 국민들의 고통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많은 표를 긁어모을 수 있는가 일 뿐이다. 그래서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아우성에는 아랑곳없이 정의로운 척 공평이란 잣대를 갖다 대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은 마땅히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한 긴급 구호책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매표행위를 하는 사악한 포퓰리즘에 현혹되는 국민이 없기를 바란다.

2021-07-15

이상한 사회적 거리두기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지난주 끝난 세계적인 테니스 메이저 대회 윔블던 대회에서 수만명의 관중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관람하는 모습이 TV에 비추어졌다. 마스크를 쓰고도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한국에서 TV를 보는 테니스 팬들에겐 대단히 충격적인 장면이었다.전에는 듣지도 못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작년 봄 시작된 코로나 사태와 함께 이제는 일상의 단어로 자리잡기 시작했다.이 생소한 단어는 영어의 소셜 디스턴싱(Social Distancing)을 번역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유행성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를 두자는 캠페인이다.우리 정부가 내놓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특히 세부 지침에 포함된 ‘그룹운동 음악속도 제한’은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스피닝, 에어로빅, 줌바 등 그룹운동을 할 때 음악 속도를 120bp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피트니스센터는 러닝머신을 이용할 때 속도를 6k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속도를 제한하는 이유는 고강도·유산소 운동을 하면 침방울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뉴욕타임즈(NYT)는 스포츠 음악 분야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음악속도 제한 규정은 근거가 없는 규제라고 보도했다.NYT는 러닝머신 속도를 시속 6㎞ 이하로 유지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는 러닝머신 속도는 제한하면서 사이클 등 다른 운동 기구에는 제약을 두지 않는 것이 의문이라고 했다.택시 탑승도 사적 모임으로 규정해 오후 6시 이후 탑승 인원을 2명으로 제하고 식당도 2인 이하로 제한 것도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만원버스나 지하철, 기차에서도 다수 인원이 이동하는데 택시만 규제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과학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이 같은 방역수칙에 대해 정치권의 야권은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지금까지 거리두기 지침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어온 자영업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편의점, PC방, 음식점, 카페 등 자영업체들은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해왔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싱가포르에서는 이제 확진자 카운트를 안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윔블던 경기에 마스크 없는 많은 관람객들을 허용하면서 규제를 풀고 코로나와 공생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은 입국객에 대하여 자가 격리를 푸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어떤 정책이 맞는 것인지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를 과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되지 않는 방법을 통해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인간의 행복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유로운 삶에 대한 욕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정부의 코로나 대응 대책에 운영의 묘를 기대해본다.

2021-07-15

사소한 일은 없다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감자를 설탕에 찍어 먹느냐 소금에 찍어 먹느냐는 사소한 문제로 다투다가 급기야 감정이 격화되어 큰 싸움이 되고 결국 이혼하게 된 부부가 있다. 커피에 설탕을 탈까 소금을 탈까 그 문제로 싸우다가 이혼한 부부도 있다고 한다. 심리학자 리처드 칼슨은 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일의 대부분은 이처럼 사소한 문제라고 하면서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지 말라”고 했다. 따져보면 목숨을 걸만한 중대한 일은 없으니 목숨 걸고 싸우지 말고 초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목숨 걸고 싸우는 일이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면 사소한 일이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닌 것이 된다. 그래서 테레사 수녀는 “사소한 일은 없다. 모든 일은 다 소중하다”고 하면서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하지 말고 충실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보험회사의 관리자였던 하인리히는 7만5천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하나의 대형사고가 일어나기까지 29건의 작은 사고가 먼저 일어나고, 29건의 작은 사고들은 또 다시 300건의 경미한 사고가 겹쳐 누적되면서 발생한다는 1:29:300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을 발표했다. 사소한 문제를 무시하여 그대로 놔두면 그것이 누적되어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사고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도 숱한 작은 징후들이 포착되었는데 사소한 문제로 무시한 결과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이어졌고 미국의 9·11테러 사건 역시 수많은 테러의 조짐이 있다는 경고가 있었는데 역시 이를 사소한 일로 무시하여 발생하였다.여호수아가 가나안에 들어갈 때에 하나님이 멸절 시키라고 했던 가나안 땅의 가사, 가드, 아스돗이라는 작은 마을을 사소하다고 여겨 멸절 시키지 않자 후에 골리앗과 들릴라가 이 마을에서 나와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손상을 이스라엘에 입힌다. 성경 아가서에는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고 했다. 보잘 것 없는 작은 여우가 나무를 손상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 무시해 버리면 그 여우가 봄에 꽃잎을 따 먹어 버리기 때문에 결국은 과수농사를 망하게 한다는 것이다.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14년 세월호 침몰, 2020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최근에 쿠팡물류센터 화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대형사고가 적지 않다. 이런 대형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업무태만, 안전교육 및 훈련 미비, 정비 불량 등을 사소한 일로 여겨 무시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고 싸워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사소한 일을 무시하거나 방치하지 말며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2021-07-14

적이 보이지 않는 전쟁

배문경수필가 전화벨이 한여름 매미가 한꺼번에 울어대듯 울린다. SNS로 노쇼(no show)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전화다. 한 사람 분량의 백신을 올렸다가 병원 업무가 20분간 마비되었다. 노쇼 예비명단을 A4용지 열장 가까이 갖고 있다. 외국으로 나갈 학생이나 무역업무가 관계된 사람들은 백신이 시급하다. 오죽하면 백신을 맞을 수만 있다면 한달음에 달려오겠다고 통사정을 할까. 서울에서 경주까지 KTX를 타고 온 예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유분이 많지 않다.근래엔 코로나예방주사로 병원이 예외 없이 붐빈다. 환자의 치료와 간호, 간병하는 일 속에 예방접종도 포함되지만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업무 속에는 환자와 의료진, 막 접종을 마친 사람과 대기자들로 병원 안은 종일 북새통이다. 특히 원무과 업무가 마비되었기에 노쇼 등록을 자제해 달라는 얘기가 나왔다. 나름의 어려움 속에서도 백신 접종행렬은 계속 진행된다.몇 달 전, 병원에 코로나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입원했다. 그는 열없이 복통증세를 보였다. 그 환자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겹치거나 스치는 모든 사람이 감염 대상자로 분류되었다. 한 사람에 의해 전파된 조직도를 보면 거대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병원의 직원들과 입원한 환자들이 대상이었다. 확진자는 더 큰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남은 환자와 직원이 함께 병동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절대 퇴원하지 않겠다는 소수의 환자들로 인해 의료진이 함께 병동에 2주간을 고립된 채 근무했다.최소의 인원으로 2교대 근무가 이루어졌다. 환자와 의료진이 외부와 단절된 채 일방적인 통로로 음식물과 필요물품이 전달되었고 밖으로는 배출이 되지 않는 감염차단 시스템이었다. 그들 모두가 일회 용기에 담긴 부족한 식사를 했다. 그래서 2주라는 시간 탓에 미혼의 남자 간호사가 주를 이루었다. 마스크에 페이스 쉴더, 그리고 가운에 장갑까지 중무장하고 주사를 주고 회진을 돌았다. 매주 검사를 통해 음성양성을 판가름했고, 2주를 손꼽아 기다리는 도중 릴레이처럼 한 명씩 양성이 나왔다.2주를 넘기자 의료진의 체력이 소진되어 음성이 나온 직원은 집에서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다. 그러면 대기하던 2차 의료인이 투입되었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은 모두를 지치게 했다. 격리병동의 환자들 사이에 전염과 전염이 거듭되면서 해제까지 한 달하고도 일주일이 걸렸다. 이제는 백신이 도입되고 국민에게 접종하면 끝이 보인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페스트로 인해 죽음의 공포로 어둡던 암흑기 유럽의 도시를 보는 기분이었다.초기 코로나19로 사망자가 속출했을 때에 비하면 많이 안정세다. 하지만 다시 델타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빨간 비상등이 켜졌다. 2020년 2월부터 우리는 브레이크 등을 켠 채 서서 파란 등에 불이 와 주길 기다리고 있다. 간혹 짧게 앞으로 나아가던 차들은 다시 멈춤을 반복하고 있다. 좀체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 이 거대한 붉은 신호등 앞에서 좌절하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하지만 한 달 두 달 갈수록 백신의 위력이 바이러스를 물리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 이러한 희망이 없다면 누구도 불편을 감내하지 못할 일이다. 힘들지만 조금만 더 참자.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를 보낼 때다. 익숙해지고 있는 마스크로 들숨과 날숨을 쉬며 그래도 매일 답답한 일상을 잘 견뎌낸다. 이제 곧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폐활량을 극대화시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킬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것이다. 우리는 그런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잘 견뎌야 할 것이다.노쇼의 발생분이 100% 접종으로 이어진다. 칠월(七月)의 아름다움 속에서 잠시 여유를 갖자.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불안과 공포에서 전염병을 이겨나가는 모습처럼 우리도 삶의 역사를 계속 쓸 것이다. 백신을 2차 접종하면 60~88%까지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덧붙여 ‘결혼 여름’에서 아름다운 문장을 가져와 본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을’ 상상하며 오늘은 환하게 웃어보자.

2021-07-14

어링불 해돋는길 보릿골 연자방아집

언제부턴가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아파트는 가난한 집들의 주소가 되었다. 날뫼고을 양지마을은 쫓겨나고 비산동 선 캣슬 타운이 들어섰다. 보릿골 푸른 이랑은 커플이 부킹 골프를 엔조이하는 그린 필드가 되었다. 금수강산엔 엘레강스하고 럭셔리한 로열패밀리가 산다.도시 곳곳에 저택(?)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SK뷰, 롯데캐슬, 더샾, 아이파크, 자이, 힐스테이트, 에버빌, 블루밍, 파크드림, 까사밀라, 부티크시티, 푸르나임, 코보스카운티, 위브 더 제니스, 마린 시티, 골든 스위티, 센터시티 등이다. 자연스럽게 이룬 마을이 아니라 건설사의 상업주의가 낳은 마을이다. 고급스러움만 강조한 이름으로 감성은 없고 자본주의 냄새가 짙게 묻어난다.e편한세상, 꿈에그린, 푸르지오, 내안愛, 뜨란채, 안아주 등은 우리말로 지은 이름이다. 편안한 집, 꿈에 그리던 집, 푸른 집, 아내처럼 사랑스러운 집, 뜰 같은 집 한 채, 안아주는 집, 그 뜻을 음미해보면 편안하고 포근하고, 따뜻한 인본주의 감성을 지니고 있다.호려울마을 - 마을이 산에 둘러싸여 호리병 같고 금강과 어우러졌다. 호리병+여울범지기마을 - 땅 모양이 누워있는 범을 닮음.도램마을 - 땅 모양이 황소의 고삐를 닮음.수루배마을 - 수로가에 논배미가 있는 들에서 따온 이름.둔지미마을 - 둔전으로 부치던 밭이 있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가재마을 - 마을의 중심에서 한쪽 가장자이에 있는 골짜기에서 따온 이름.세종시는 우리말 명칭을 전용하는 도시다. 그래서 한글을 창제한 정신에 맞게 순우리말로 마을 이름을 지었다. 어질고 덕행이 높은 행정지역이라고 어진동, 주민들이 다정하게 잘 살라는 뜻으로 다정동, 생생하고 산뜻한 느낌으로 살라고 새롬동, 아름동, 고운동, 도담동, 새뜰마을, 한뜰마을, 새샘마을 등이다. 정감이 있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명으로 잘 살린 경우이다.분당의 마을 이름도 우리말이 많다. 아름마을, 푸른마을, 정든마을, 장미마을 샛별마을, 양지마을, 이매촌, 아름마을은 사람도 마을도 아름다울 것 같고 푸른 마을은 마음이 늘 푸를 것 같다. 정든 마을은 쉽게 마을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 비록 아파트 단지이지만 이름에 사람의 감성이 살아 있으니 얼마나 아름답고 고운가.밤두둑마을 - 밤나무 열매가 늘 두둑하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한밤마을 - 큰 밤이 많이 열린다고 해서 붙인 이름.무섬마을 - 물 위에 뜬 섬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동피랑마을 - 동쪽 벼랑이라는 뜻.가마솥 해저놀 - 태평양 지형 사전에 등재된 우리말꽃신 해저놀 - 남극 지형 사전에 등재된 우리말김제 - 볏골, 과천 - 돋할, 공주 - 고마나루, 고양 - 한뫼, 강릉 - 하슬라, 울산 - 울뫼, 광주 - 빛고을, 인천 - 미추홀, 부산 - 가마뫼, 초량동 - 새뛰, 수유리 - 무넘이, 함안 - 아라, 포항 - 어링불, 양수리 - 두물머리, 춘천 - 봄내, 전주 - 온고을, 안성 - 새밝골, 안산 - 노루목, 하회마을 - 물돌이, 안동 - 고타야, 수원 - 물골, 판교 - 널다리, 부여 - 소부리, 보령 - 한내, 무안 - 물아혜, 논산 - 놀뫼일제 강점기, 일본이 조선의 지도를 제작하려고 국토를 조사하면서 지명을 한자로 바꾸었다. 그래서 발음도 편하고 아름다운 우리말 지명이 대부분 한자화되고 말았다. 우리말 지명에는 거기에 얽힌 사연이 있고 역사가 있고 함께 살아온 민초들의 정서가 녹아있는데, 모두 말살해버린 것이다.강원도 정선 숙암리에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가 있다. 사람의 몸짓과 강원도 사투리가 섞인 이름인데, ‘가슴으로 안고 돌고 등을 지고 돌고 다람쥐가 한숨 쉬며 넘는 바위’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말할 것 없고 날랜 다람쥐도 지나가기 어려운 바위를 말한다. 강원 정선 여량에 ‘김달삼 모가지 잘린 골’이 있고 대전 유성에 ‘도야지 둥그러 죽은 골’이 있다. 우리 산하를 살펴보면 이러한 지명이 적잖이 있다.한 달에 몇 번 우편물이 온다. 보낸 이의 주소를 보면 대부분 000아파트 000동 000호이다. 규격화된 건물, 계층화된 이름, 고유성은 없는 회색빛 주소를 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콘크리트 냄새가 담긴 주소가 아닌, 자연스럽고 정감이 실린 주소가 적힌 편지를 받아보고 싶다.빛고을 해넘이길 푸른 언덕배기 감나무집 김아무개어링불 해돋는길 보릿골 연자방아집 한아무개고타야 낙동길 물돌이마을 앵두나무집 류아무개/수필가·문학평론가 김이랑

2021-07-14

북한 당국은 ‘한류’ 막을 수 있을까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한류(韓流)란 한국을 상징하는 음악, 영화, 춤 등 문화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우리의 한류가 아시아 뿐아니라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어 자랑스럽다. 여러 해 전 필리핀 어느 섬 마을을 찾았을 때 어린이까지 우리 일행을 알아보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숨어 버렸다. 월드컵의 ‘붉은 악마’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베트남에서 한국 인기 드라마가 방영될 때 거리가 조용하단다.얼마전 BTS의 K팝이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인기 있던 한국 드라마가 압록강을 넘어 북한 땅에 보급된 지 오래다. 한류라는 문화는 국경의 장벽까지 허물고 있다.종편의 ‘이만갑’프로를 즐겨 본다. 구사일생으로 남쪽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흥미롭다. 탈북 출연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국경선을 지키던 군인에서부터 평양의 기자, 당 고급 관료, 외교관, 무역 일꾼, 운동선수, 철도 안내원, 가수, 한의사, 협동 농장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이들 출연자 대부분은 탈북 전 남한 드라마를 접했던 사람들이다. 북한에서 한류를 포함한 남한 문화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았다. 이곳 정착 탈북민들은 생존의 본능으로 남한 문화에 대한 흡수력이 대단히 빠른 듯하다.북한에의 한류는 장마당을 타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일로에 있다. 김정은 정권 하에서도 북한 젊은이들은 남한의 한류를 통한 문화에 매료되고 있단다. 이를 적발해야 할 공안원들까지 남한 CD를 돌려 본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북한의 MZ세대들은 남한의 의상, 화장은 물론 말투까지 따라하는 경향이 증대한다. 북한의 시장 경제와 600만대의 휴대 전화는 한류의 전달매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압록강 두만강 주변 북한 주민들도 중국을 경유한 남한 텔레비전까지 비밀리 시청한단다. 탈북자 중 일부는 북에 있는 가족에게 돈까지 보내고 확인 통화까지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북한 당국은 정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북한 주민들의 말투까지 단속에 나섰다. 그들은 2020년 ‘반동사상 문화 배격법’을 만들어 한류를 차단하려고 한다. 동법 27조에는 ‘남조선식으로 말하거나 남조선 창법으로 노래하는 자는 노동단련형 또는 2년까지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편을 ‘오빠’, 남자 친구를 ‘남친’이라 부르는 사람은 단속 대상이다. 노상에서의 남녀의 애정행각은 ‘혁명의 원수’로 간주된다. 오스트리아에 유학해 서구 자본주의 문화 폐해를 체감한 김정은이 주민들의 비사회주의적 요소를 막겠다는 취지이다.그러나 북한 땅에서 한류의 원천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간의 본능에 따르는 자본주의적 욕구는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해방 전후 우리 남한에도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서양 문화를 엄격히 배격하였다. 여인들의 립스틱 사용도 서양 춤도 한동안 금기시 되었지만 이제는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됐다. 북한 땅에 코카콜라가 상륙한 지 오래다. 내가 들러본 금강산 북한 노래방에는 남한의 트로트까지 부를 수 있었다. 평양에는 영업용 택시가 즐비하고, 오렌지 족까지 등장했다. 호기심 많은 북한 청소년의 문화적 취향을 법으로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2021-07-14

교육 테라피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이제 공포영화에 나오는 좀비, 괴물, 귀신들의 이름 정도는 다 외울 것 같아.”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중학교 3학년의 말이다. 예술 관련 분야, 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던 터라 학생의 말에 자연스럽게 귀가 열렸다.“기말고사 끝나고 교실은 완전히 영화관이야. 선생님들은 수업 시작종 치면 들어오셔서 영화 틀어주시고 그냥 나가. 그리고 마침 종 치면 오셔서 컴퓨터 정리해서 가셔.”시험과 교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필자의 심장은 내려앉았다. 비록 짧은 학생의 이야기였지만, 필자에겐 대하소설을 몇 편을 읽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었다. 그리고 교실 붕괴와 같은 안타까운 교육 뉴스들이 머릿속에 중첩되어 지나갔다.학생의 말에는 특별한 어조가 있었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비난과 분노 등이 혼재한 말투는 필자가 최근에 들어본 말 중에서 최고로 섬뜩한 어조였다.“아들, 그것은 시험 본다고 고생했다고 선생님들께서 너희들 쉬게 해주시는 거잖아.”당황에 갇힌 필자를 위해 지인이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학생의 학교 생중계는 계속됐다.“아빠, 일주일 내내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잖아. 한 친구는 악몽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잔대.”학생의 말에 지인은 필자를 보았다.그리고 눈빛으로 미안하다는 표시와 함께 아이의 말이 진짜인지, 만약 사실이라면 진짜 학교에서 그래도 되는지를 물었다. 필자 대신 학생이 답했다.“학교는 시험 끝나면 다 그래. 평상시에도 수업 안 듣는데 시험 끝나고 누가 수업 듣겠어.”물론 모든 교실 풍경이 이 학생의 말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학교에는 시험 이후에 학생들에게 제공할 교육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의 시작과 끝을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는 그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한다.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혼돈한 지금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은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 학교만 아니다.코로나19 사태로 모일 수도 없고, 또 체험활동도 제한되는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기말고사 이후의 학교 모습은 코로나19 전후가 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결같아도 이렇게 한결같을 수는 없다.“도대체 왜 학교에 오라고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학생은 이 말을 끝으로 밥만 먹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체한 듯 마음에 오래 남았다.퇴근길 라디오에서 테라피(therapy)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무릎을 쳤다. 어쩌면 유연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지금 우리 교육계에 제일 필요한 것이 테라피, 특 치료가 아닐까는 생각을 했다. 경직될 대로 경직된 교육계에 유연성을 불어넣어 줄 교육 테라피는 정말 없을까!

2021-07-14

일본의 독도 도발, 더 강하게 규탄해야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 정부가 또다시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 주장해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13일 국무회의에서 독도를 고유영토로 명시한 2021년판 방위백서를 발표했다. 매년 발행되는 이 백서에는 “일본의 고유영토인 북방영토와 독도의 영토문제가 여전히 미해결된 채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했다.이에 우리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하고, 행정구역상 독도를 관장하는 경북도는 항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북도는 규탄 성명서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하는 방위백서가 17년째 이어지는 등 일본의 영토 도발에 항의하며 부당한 주장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일본의 독도 도발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문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도발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3월 일본 문무성은 일본의 고교 1학년이 사용하는 교과서 30종 전체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 검증을 통과시켜 또한번 우리를 공분케 했다. 지난 6월에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기해 경북도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독도표기 삭제 요구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일본의 독도 도발은 이뿐 아니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일본 하시마섬(군함도)은 이웃나라인 대한민국 국민의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일반 관광객에게 이런 내용을 알리겠다는 조건으로 유네스코가 유산등재를 허락한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다가 최근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일본 정부의 몰염치함이 알려진 국제적 망신이다.일본 정부가 아무리 독도영유권을 주장한다 해도 본질이 달라질 것은 없다.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또 국제법적으로 입증할 사실들이 차고 넘친다.경북도가 성명에서 밝혔듯이 “교과서 왜곡과 방위백서 발표 등 일본의 독도도발은 향후 영토분쟁을 노리는 무모한 침탈행위”다. 독도도발 행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단호한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양국관계가 어느 때보다 악화된 때다. 일본의 백서 발표는 미래지향적 양국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뿐이다.

2021-07-14

이 여름이 뜨거운 까닭은

장규열 한동대 교수 한여름이다. 스치듯 지나간 장마의 자리를 찌는듯한 땡볕이 물려받았다. 코로나19는 하필 또 이럴 때 기승을 부리는지. 무더위가 힘들어 스트레스는 두 배. 일 년을 넘기며 감염병에 지친 사람들이 갈 바를 찾지 못한다. 선거판은 때맞춰 시동을 걸어 언론 지면은 정치인들이 물들이고 있다. 대권을 누가 잡든 세상이 그리 변할 것 같지도 않은데 주장과 막말이 춤을 춘다. 흥건히 땀에 젖으면서도 오가는 말들에 주목하며 심사가 오르내리는 착한 국민들이 아닌가. 이왕 들려줄 말이었으면 진심과 배려가 실렸으면 좋았을 걸, 눈을 씻고 보아도 자신들의 입장만 고집하고 옹호할 뿐이 아닌가.때가 되어 치르는 형식적인 선거보다는 진정으로 세상이 나아지는 그 한 판을 기대하지만, 내년 대통령선거가 그런 축제를 몰고 올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당신들이 하는 꼴을 보고 있으면 패거리 다툼에 지나지 않을 표싸움으로 그칠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세상의 오늘 모습이 최선이 아닌 것쯤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당신은 뭘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아무에게도 들은 바가 없다. 현란한 언변과 시원한 말솜씨로도 당신의 ‘생각없음’을 감추지 못한다. 산업화를 거뜬히 이루고 민주화를 힘겹게 건너온 국민에게는 당신의 부실한 철학과 공허한 비전이 금세 보인다.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언제쯤이면 정치하는 이들이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게 될까. 아마도 그런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하는 것도 보통 사람들이 해야할 터이다. 동화작가 달(Roald Dahl)이 ‘세상을 바꿀 힘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하였다. 특별한 정치인이나 특출한 지도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게 아닌가. 선거의 전 과정을 목격하며 걸으면서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게 해야 한다. 여론조사에 응답하거나 선거에 나선 후보자에게 생각을 건넬 수 있겠다. 온라인과 SNS는 너무 쉬운 세상이 아닌가. 당신의 생각을 들리게 하여 선거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플라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덜 떨어진 사람을 당신의 대표로 선출하게 된다’고 한 말은 투표만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 이제 막 시작한 대선의 과정에 당신의 소신과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당신을 대변해 주기를 기다리는 일은 거의 난망한 기대임이 확인되지 않았는가. 그는 욕심으로 가득한 직업정치인일 뿐이다. 링컨대통령도 ‘선거는 보통 사람의 것이다’라고 확인하였다. 즉, 선거를 통하여 무엇인가 이루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이어야 한다는 깨우침이 아닌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남에게 양보할 일인가.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여름을 관통하며 내일을 고민하는 당신과 내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 여름이 이렇게 뜨거운 까닭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치열하게 걱정하는 당신을 기대함이 아닐까. 대선은 내년이지만, 세상은 이미 당신이 바꾸고 있다.

2021-07-14

노동시장 여건 무시한 최저임금 인상은 문제

최저임금위원회가 그저께(1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천160원으로 의결하자 노·사 양측 모두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8천720원보다 약 5.1%(440원) 오른 금액이다. 주휴수당 등을 포함하면 내년도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1천3원으로 사실상 1만원을 넘어선다. 최저임금을 적용해 월급을 환산해 보면 191만4천440원, 연봉은 2천297만원 수준이다. 법적으로 의무화된 연차수당, 퇴직금, 4대 보험료 등을 더하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대구·경북지역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골목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편의점, 외식업계 등 자영업자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로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온 마당에 5.1% 인상 수준의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 코로나19 피해를 자영업자들에게 다 지우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그동안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왔다. 지난 2018년 최저임금이 16% 이상 오른 이후 고용을 계속 줄이면서 버텨왔으나 지금은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반면 근로자 측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인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문재인 정부가 저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최저임금인상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면서 “긴 안목에서 보면 최저임금을 노동시간 여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공감이 간다. 현재 경제계와 자영업자들도 최저임금 구조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근로자의 국적이나 업종, 지역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해 왔다. 현재 OECD 주요 국가 중 최저임금을 노동시장 여건에 맞게 차등 지급하는 국가는 절반이 넘는다. 일부 국가는 생산성이 낮은 외국인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국적이나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저임금 근로자 보호를 위해 만든 최저임금 제도가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2021-07-14

물놀이 주의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립공원 주요 해변과 계곡에 물놀이 주의보가 내렸다.특히 물놀이를 하다가 발생한 익사사고 가운데는 해안가에서 해루질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가장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국립공원공단이 최근 5년간 7~8월 여름철 휴가기간에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익사사고 5건을 분석한 결과 해안가 해루질로 인한 익사사고가 60%(3건)로 가장 많았고, 출입금지 계곡지역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발생한 익사사고가 40%(2건)로 뒤를 이었다.해루질은 충청도 지역 방언으로, 물이 빠진 갯벌이나 해변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경상도에서는 ‘홰바리’라고 한다. 해안가 해루질은 밤이나 안개가 자주 끼는 새벽에 주로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 해변에서 해루질할 때는 조수 웅덩이, 갯고랑 등 위험요소와 밀물·썰물 시간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계곡에서 물놀이 중 사망사고는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서 음주 후 수영을 하다 익사하거나 차가운 계곡물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는 경우다.국립공원 내 계곡은 강이나 바다에 비해 수온이 낮고, 깊이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망사고가 일어난다. 일부 폭포지역에서는 소용돌이 현상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자칫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물놀이는 계곡 가장자리 수심이 얕은 곳에서 하는 게 좋다.또 여름철 계곡에서 캠핑을 하는 경우에는 산악지형상 갑작스러운 폭우나 소나기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기상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호우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발효되면 물놀이를 즉시 중단하고, 대피해야 한다. 여름철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서는 술을 자제하고, 사전 준비운동과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생활습관이 꼭 필요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14

미래의 고령화 산업에 관심을

권윤구 포항 중앙고 교사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가족제도의 변화로 노인들은 점차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사회경제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에 따른 고독, 빈곤, 질병, 요양보호, 심리적 문제 등 노인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하여 대처해야 한다.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들을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한 주택, 교육, 소득, 의료, 인권에 대한 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노인의 소득, 고용, 의료, 보험 서비스의 결여와 노인 학대와 노인 자살의 증가 등으로 사각지대의 존재가 생기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미래의 고령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노인 친화 산업을 유치하여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노인 친화 산업으로 노인전문병원, 노인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이 있다. 노인 친화 산업이 초보적인 단계에 있는 상황이지만 국민적인 여론을 끌어들여 국가적 투자와 민간 투자를 확대하여 노인 친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나올 것이다.노인의 사회참여 형태는 다양하다. 특히 노후생활의 만족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분야로는 자원봉사활동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단체 활동, 평생교육, 취미활동 등이 있다. 노인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은 전체의 12.1% 정도로서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참여가 부족한 상태이다. 노인의 자원봉사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필요성과 그리고 중요성에 대해 봉사수요처의 개발, 보호·보상제도를 통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노인복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통하여 어느 한 대상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계층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설보호 중심의 선택적인 노인복지가 아닌 재가 중심의 보편적인 노인복지를 지향하고, 지역 특성을 고려한 노인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인의 복지증진을 위해서는 소득보장과 의료보장, 요양보호 그리고 노인의 여가 활용과 사회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물론 복지 사각지대의 대상자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정부 예산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우리나라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이다. 인력의 부족에 따른 부분, 민간과 공공의 네트워크가 잘되지 않는 부분, 중복 수혜자로 인한 예산의 소비에 대한 부분까지, IT 분야의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즉, 행안부와 복지부에서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상자를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래의 고령화 산업과 저출산에 노인 인구증가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2021-07-13

포항지진 피해 밀집지역 흥해읍 중심 도시재건 방안

안병국 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발생 당시 최대 피해지역인 흥해읍은 현재 도시재건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진피해 실태조사 및 복구 계획에 있어 공동체 회복 및 경제활성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먼저, 흥해읍의 도시관리계획 현황을 살펴보면 흥해읍 지역 내 주거지역은 동서대로 서측, 중성로 남측으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 결정돼 있으며, 그 외 지역은 대부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돼 있다. 또 읍내 시가지 중심의 도로변을 따라 상업지역이 결정돼 있다. 신도시 개발사업은 남옥지구가 추진 중에 있으며, 흥해읍 지역 내 중성주거환경개선사업은 완료됐다. 지난 7월 1일 장기미집행시설 실효에 따라 도시계획시설 21곳이 실효됐으며, 동해도로 서쪽방면 도로 및 공원 실효에 따른 기반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흥해읍 국공유지는 대부분 학교, 공원, 박물관, 문화재, 공공청사 등으로 이용 중에 있고, 외곽에 미사용 중인 국유지가 분포하고 있다. 문화재는 4곳으로 남미질부성(기념물 제96호), 이팝나무 군락(천연기념물 제561호), 흥해향교 대성전(유형문화재 제451호), 제남헌(문화재자료 제250호) 등이다. 아울러, 흥해읍 노후건축물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소재지 내 72.3%의 노후도를 보이고 있으며, 5년 후인 오는 2025년 11월 기준으로 노후건축물은 80.2%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돼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앞서 살펴본 현황을 바탕으로 공동체 회복 및 경제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우선, 공동체 회복방안으로 주거복구 계획 및 기반시설 정비, 문화치유사업 등 22개 사업이 제시된다. 흥해읍 주거복구 계획안으로서 도시기반시설 조성을 통해 주거복구 기반마련을 위한 정비구역 및 계획을 수립하고 임대주택계획안은 LH임대아파트 계획을 수립했다. 지진피해로 인한 기존 오·우수관로 파손에 따른 지역 하수관로 정비를 위한 기본 및 정비공사를 실시할 것이다. 정주여건 강화 및 지역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도로개설 및 정비 실시해야 하며, 국도 7호선 우회도로 개설에 따른 흥해읍 소재지 도로기능 조정도 뒤 따라야 할 것이다. 도시미관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선 지중화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며 옥외광고물 개선사업도 포함시켜야 한다. 흥해중학교 교차로를 신호교차로로 변경하며 행복어울림 플랫폼 조성과 연계한 대성아파트 앞 회전교차로 설치와 전통시장 공영주차장을 계획한다.다음은, 경제활성화 방안을 살펴보겠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8개 사업을 제시하고 있는데, 흥해읍 마산리 일원에 그린 에너지형 스마트농업타운 조성,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 용한1리 해수욕장 서핑리조트 조성, 영일만 북방파제에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 실증단지 계획이 제시된다. 지역의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기관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지역혁신체계를 자율적으로 구축하는 사업도 중요하다. 노후산단 재정비를 통한 스마트 인프라 구축도 실시해야 할 것이다.

2021-07-13

‘대구취수원 해평 이전’ 이번엔 꼭 매듭지어야

오늘 구미코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 구미지역 설명회’에 맞춰 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가 대구취수원 해평 취수장 공동 이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대구시민들은 지난달 24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낙동강 유역 먹는 물 불안 해소를 위해 2028년까지 취수원을 다변화하고, 고도정수처리한 물을 대구와 경북에 배분하도록 하겠다고 한 발표가 혹시 백지화되지나 않는지 우려하고 있다.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는 지난 12일 구미시청 본관 앞에서 “취수원 이전을 찬성하는 것은 돈 100억원에 구미시 전체를 팔아먹는 짓이다. 주민 동의가 없는 취수원 이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결정에 반발했다. 이들은 이날 대구취수원 해평취수장 공동이용에 찬성하는 ‘해평면 상생주민협의회’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해평면 협의회는 이날 “40만 구미 시민 중 자식이나 형제, 자매가 대구에 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구미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있다면 반대할 수 있지만 아무 피해가 없는데 이웃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구미시민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최근 밝혔듯이, 30년 전인 1991년 발생한 페놀유출사고 이후 대구시민들은 수돗물 안전성에 대해 극도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식수원인 낙동강 취수원이 여전히 대규모 산업단지 바로 하류에 위치해 있어 수질오염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민들은 구미시민들이 끝까지 낙동강 상류에 있는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을 거절한다면 구미산단의 폐수가 더는 낙동강을 통해 대구 식수원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정부에 수차례 건의해 왔다.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대구시민들의 건강, 나아가서는 생명과 직결된 것이어서 더이상 숙제로 남겨둬선 안 된다. 정부(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결정도 발표된 만큼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이번에 반드시 종결돼야 한다. 환경부와 대구시, 구미시가 구미 지역민들의 반대 의견을 꼼꼼하게 듣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202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