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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그리고 개선

등록일 2022-07-04 18:19 게재일 2022-07-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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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가 학교를 다니고 평생 배워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살아가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잘 해결하여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면 꼭 학교를 다니고 지식을 많이 습득해야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가라고 물으면 답은 아니다 이지만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으면 살면서 문제에 봉착할 때 휠씬 유리할 수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지식이 많다고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해결에 있어 지식과 지혜는 매우 중요하다. 필자도 개선활동을 지도할 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며 학습을 통한 지식 습득의 중요성도 강조하지만‘한 사람의 지식 보다 열 사람의 지혜를’ 말하면서 지혜의 중요성을 휠씬 더 많이 강조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지식(知識·Knowledge)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로 정의하고 지혜(智慧·Wisdom)는‘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으로 정의한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고 할 정도로 제조현장의 개선에 있어 세계적 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 연수 시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면 지식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고, 지혜는 신이 만물에게 공통으로 부여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숭이는 원숭이, 소는 소 나름의 지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선은 지혜의 보고라고 하며 상사는 직원이 지혜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질문을 잘 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도요타자동차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이동, 대기 등 아무 가치없이 단순히 움직이는 동작(動)을 낭비로, 부품을 가공, 조립 등 제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움직임을 일로 정의하고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이 지혜를 발휘하여 가치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로 사람인(人) 변에 움직일 동(動)자를 합하여 ‘일할 동(<50CD>)’자를 일본식 한자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조립을 시작에서 완성될 때까지 전 과정에 대한 순서와 시간을 빠짐없이 나열하여 자동차 한 대가 생산되는 시간인 1분 전후로 나누어 한 사람의 작업량을 구분하고 그 한 사람의 작업에 대해서 고객 입장에서 가치가 없는 단순한 움직임(動)은 줄이고 가치를 부여하는 동작인 일(<50CD>)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작업 순서와 시간을 표준작업으로 만들어 가치 있는 동작의 비율을 10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많은 회사에 도요타 사례를 이야기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건 자동차 회사니까’‘우리 회사는 다르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이것은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고 취득한 지식이 이를 응용하는 능력인 지혜의 발휘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헛 똑똑이’의 전형인 것이다. 지식이 많고 오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변화와 개선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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