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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현장 개선 부가업무인가?

엄주선 포스텍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개선활동은 조직이나 개인이 기존 작업이나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나은 성과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활동을 말한다. 주로 품질 향상, 효율성 증대, 비용 절감, 안전 향상 등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방법과 도구를 활용한다. 기업에게 필수적이지만, 많은 현장에서는 이를 부가적인 업무로 인식하기도 한다. 포스코는 1968년 창립 이후 지속적으로 현장 개선활동을 추진해왔다. 1973년 박태준 명예회장이 일본 제철소에서 자주관리활동을 도입하며 시작된 이 활동은 2002년 이구택 회장이 6시그마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까지 29년간 지속되었다. 2002년부터 6시그마 활동을 현장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현장 개선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많은 직원들이 이를 어렵고 힘든 활동으로 인식했다. 이에 포스코 현장에 적합한 활동으로 재탄생한 것이 QSS(Quick Six Sigma) 활동이다. 6시그마의 개선 방법론인 DMAIC는 그대로 사용하되, 설비 기본 기능을 학습하고 복원하는 TPM 활동과 도요타 생산방식의 낭비 제거 사상을 접목하여 빠르고 역동적인 개선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Quick’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2025년은 QSS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째 되는 해로, 그동안 4조 3교대 도입, 주 52시간 근무 체계 변화와 안전 환경 강화 등 사회적 이슈에 맞춰 활동 방법을 바꾸며 지속적으로 현장 개선활동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장 설비는 기능 복원으로 제 모습을 되찾았고, 자재·재료·제품 등도 정리·정돈되며 현장 근무 환경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 그러나 최근 현장 개선활동을 체험한 고근속직원들이 대거 퇴직하고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QSS활동을 부가적인 일이나 불필요한 업무로 인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는 현장 개선활동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직책자와 직원들이 명확하게 알지 못하거나 숨쉬는 것과 같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활동하는 행위의 불편함 만을 보기 때문이다. QSS 활동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쉽고 편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한 활동’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수행 중인 작업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QSS 활동의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활동을 단순히 청소나 정리 정돈으로 오해하곤 하는데, 이는 QSS 활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포스코의 한 임원이 ‘QSS 하자’라는 동사화된 표현을 제안하며, 품질, 안전, 설비 등의 키워드와 함께 사용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나도 깊이 공감한다. 운전, 정비, 사무, 현장 등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교세라의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항공(JAL)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해고하고 구조조정 하면서 ‘소선(小善)은 대악(大惡)과 닮아 있고 대선(大善)은 비정(非情)과 닮아 있다’라고 하였다. 필요한 활동을 좋은게 좋다라고 하여 하지 않으면 결국 대악으로 갈 수 있으며 모두가 힘들어도 필요하다면 비정하게 추진해야 하는 것이 개선임을 잊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2025-02-02

제품에 가치를 더하는 힘, VE 활동

장광일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VE(Value Engineering) 활동을 통해 2023년 적자기업에서 2024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한 포스코 베트남(POSCO Vietnam) 법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법인은 베트남 남부 붕따우에 있는 포스코의 대표적인 현지 생산기지이다. 지난 2006년 11월 15일 설립된 이 법인은 FH(풀하드) 50만톤(t), 냉연강판 70만톤(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3년 저가의 중국산 냉연 제품이 베트남 시장에 유입되면서 이 기업도 경영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제품 판매가는 낮아졌는데, 원가 비중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어 팔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었다. 2024년 임원진은 고민 끝에 VE 기법을 도입하였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여 큰 성과를 얻게 되었다. VE는 1947년 미국 GE사의 로렌스 D. 마일즈가 창시했다. 당시 석면이 전면 금지되는 ‘석면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벨트 컨베이어의 석면 바닥재를 대체할 재료를 고민하던 중, ‘더 싸고 더 좋은 대체 재료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제품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원가가 저렴한 종이 불연 바닥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 성공을 계기로 VE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때부터 V(Value) = F(Function)/C(Cost)란 공식이 유명해졌다. VE는 가치(V)를 높이는 활동이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능(F)을 높이던지, 비용(C)을 낮추든지 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제품의 기능(F)은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비용(C)을 최소로 하는 원가혁신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법인은 VE 활동으로 제조 가공비 중 재료비, 경비, 외주비를 세분화한 후, 공장 운영에 큰 비용을 차지하는 전력비, 연료비, 운전 재료비, 포장 재료비 등 4가지 항목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전력의 76%를 차지하는 유틸리티 비용, 연료의 80%를 차지하는 NG 사용량, 운전 재료비의 51%를 차지하는 압연유 사용량, 포장 재료비의 52%를 차지하는 보호판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한 워크숍을 실시해 총 225개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 중 49건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톤(t)당 제조 가공비는 15.4% 개선되어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VE 활동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에는 첫째, 전원이 원가절감의 절박함을 공감하고, 제조원가를 세분화하여 고비용 항목에 집중, 둘째, 고비용 항목의 낭비를 발굴하고 과제화하여 직책자가 직접 과제를 수행, 셋째, 좋은 아이디어가 사양되지 않도록 임원의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 점이다. 원가절감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고객은 물건 그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사는 것이라는 기업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며, 값싸고(C), 좋은 기능(F)의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경영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VE 활동은 기업 경쟁력 확보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이 활동을 통해 ‘하나를 팔아도 이익이 나는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2025-01-19

전문화 분업화 시대 의미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나라에서 전문화 분업화된 결과는 비교적 짧은 시기에 사회 문화와 기업의 본질에 있어 많은 영향을 미쳤다. 70년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형님 동생 온 가족이 농사에 매달려 사계절을 쉴 틈 없이 일을 하는데도 늘 배고픔에 서러웠다. 모내기철이 되면 초등학생도 논에서 못줄 대기를 해야 했고, 가을이 되면 탈곡기에 낱알을 털어내고 남은 볏짚을 날라야 했다. 모내기 같은 농번기에 노동력이 집중됐기에 지금의 유연 생산체제인 소인화 개념의 품앗이를 통해 일시적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였으나 고단함은 나아지지 않았고 수확량의 변화도 더디기만 했다. 이제는 전 국민의 5%만 농사를 짓는데도 쌀이 남아돌아서 오히려 골칫거리인 아이러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온 가족이 농사에 매달리지 않아도 배곯을 일이 없으며, 여가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워라밸을 더 중요시하며 풍요의 열매를 누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는 이런 풍요를 한강의 기적이란 말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우리 민족의 저력을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분업화 전문화를 통한 생산성의 획기적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기적이 아닌 경영의 성과인 것이다. 이앙기는 모내기에서 초등학생의 노동력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은 높고 생산 비용은 획기적으로 절감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는 이앙기도 필요 없이 드론을 이용하여 볍씨를 직접 파종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농사에도 고전적 개념의 농부가 필요 없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인식 못 하는 사이 사회는 ‘전문화’와 ‘분업화’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화와 분업화는 인풋 대비 아웃풋을 극대화하여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경쟁력이 약한 고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사회와 기업도 변화하는 전문화, 분업화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더 큰 위협은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 뉴스를 타고 있다. 드론이 적군 지역을 정찰하여 탐지된 군인의 항복을 받아내고, 프로그램된 시퀀스에 따라 명령을 아주 건조하게 수행하는 모습이 현실에 구현되고 있다. 앞으로 전문화는 군에서 변화가 더욱더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이제는 백만 대군, 십만 대군이니 하는 숫자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미래 군대는 ‘사람 한 명과, 개 한 마리,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은 개를 먹이는 것이며, 개는 인간이 컴퓨터를 못 만지게 하는 것이다’ 철저하게 아웃풋을 내기 위한 전문화 분업화된 첨단 시대를 풍자하는 유머 속에 담긴 통찰이다. 불의 발견은 인류 최초의 발견이고 인류 문명의 출발이었다. 불을 자연에서 어렵게 얻었던 시대를 지나 불을 쉽게 다루게 되면서 인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 중요한 불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도구를 인류가 발명한 것은 불과 150여 년 전이었다. 인간은 무려 5만 년 동안 불씨 보관 방법을 두고 전전긍긍했던 것이다. 이런 누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2024-12-29

심상사성(心想事成)의 기적, 명량해전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청룡의 해’ 정기를 받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 중순이다. 필자는 올해를 뒤돌아보며 내년 ‘청사(靑蛇)의 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전라도로 여행을 떠났다. 간 곳은 여수부터 진도까지 남쪽 지역이며, 주로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이번 여행은 장군의 리더십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그의 지혜도 배우며 힐링도 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었다. 특히 진도 하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명량해전이 있었던 곳이다. 이 해전은 1597년 9월 16일 정유재란 초기에 있었던 해전으로 이순신 장군 휘하 조선 수군 12척으로 일본 수군 333척을 물리친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최고의 해전이다. 적장의 간계로 장군을 투옥한 선조, 장군을 처형하려는 조정 대신들, 끝없이 장군을 괴롭히는 원균, 어머니의 별세 소식, 5개월간의 수감생활로 온전치 못한 몸, 칠전량 전투로 궤멸한 상태의 조선군과 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장수들, 1%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최악의 조건을 딛고 대승을 거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정리해 본다. 어란포에서 한 어부가 왜적이 왔다는 헛소문을 퍼트리자 목을 베어 효시함으로 유언비어의 차단과 민심안정을 도모한 일, 명량해전 전 어란포 해전(8월 28일), 벽파진 해전(9월 7일)의 승리로 분위기 반전은 물론 장졸과의 신뢰를 회복한 일, 울돌목의 조수(潮水)의 흐름을 관찰하여 울돌목을 마주하는 최적의 지리(地利) 선정하고, 최선의 썰물 시간인 천시(天時)를 이용한 일,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한 사람이 길목을 잘 지키면 천 명의 적도 두렵게 할 수 있다.” (일부강경 족구천부), 라는 말로 설득하여 전군을 통합한 일, 모두가 두려워 전선에서 2마장(약 800m) 밖으로 물러났을 때, 그의 배는 홀로 앞으로 돌진하여 현자와 총통으로 싸웠던 장군의 솔선수범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국의 영웅 호레이쇼 넬슨은 “평생을 두고 경모(敬慕)하는 이는 서양에서는 네덜란드의 명장 미힐 더라위터르이며, 동양에서는 조선의 명장 이순신이다, 두 장수 중 갑으로 추천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이순신 장군이다. 인격이나 창의적 천재성이나 도저히 그를 필적할 수는 없다”라고 하였다. 필자는 그곳에서 그를 기리며 ‘심상사성’이란 말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었다. 이 말을 풀어 쓰면 ‘마음에 생각한 것이 이루어진다.’라는 뜻으로 ‘간절히 바라고 생각하는 일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속으로 깊이 새기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어느 순간 꿈이 현실이 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악의 전투 조건에서 “마음에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심상사성의 절박함으로 전쟁을 기적처럼 대승으로 이끈 장군에게서, 기업도 이 말을 새겨, 갈수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다시 한번 도전적인 경영목표를 세우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어 원하는 바를 이루는 을사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2024-12-15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 : 피그말리온 효과

신일철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피그말리온 효과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하였다. 이 신화에 따르면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상아로 만든 조각품의 주인공 갈라테아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조각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이를 지켜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인간으로 만들었다. 무언가에 대한 강한 믿음과 간절한 기대, 그리고 예측이 실제 일어날 수 있고 당면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대가 대상으로 전이되어 실제 행동의 변화와 실질적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1968년 로버트 로젠탈과 레노어 제이콥슨이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 검사를 실시한 후, 무작위로 20%의 학생들을 뽑아 교사들에게 “이 학생들은 곧 지적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알렸다. 8개월 후, 이 학생들의 IQ가 평균적으로 12.22점 상승했으며 특히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은 평균 27.4점으로 두배 이상 상승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어떤 컨설팅 회사에서 실시한 또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새로 입사한 직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의 관리자들에게만 “이 팀원들은 특별히 선발된 인재들”이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였다. 1년 후 이 그룹의 생산성은 19% 더 높았고, 고객 만족도와 이직률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단순한 심리학적 이론을 넘어서 조직의 경영과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기대가 동기부여와 인정이 자기효능감을 상승시켜 조직 전체의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일이 인공지능과 지능형 로봇으로 빠른 속도로 대체되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인간과 인간이 구성하고 있는 조직의 존재에 대하여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서로의 믿음과 기대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공지능이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는데 120년이 걸릴 것으로 나타났고 45년 내 현재 인간의 일자리 중 50%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된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특히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작업, 단순 서비스, 고위험 수작업 등에서 인간의 업무가 대체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 그리고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영역은 대체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인간의 일과 기계(인공지능)의 일을 구별하고 인간은 특유의 감성과 상호작용으로 시너지를 만들 때 인간과 기계는 조화될 수 있다. 이는 사회 전반에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인간 대체와 함께 세계경제 상황의 장기적 침체는 인간에게 새로운 지혜를 요구하고 있다. 더욱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촉발하고,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 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미래지향적 자세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면 그 피그말리온 효과는 새로운 힘을 발휘할 것이다.

2024-12-08

ISO 인증의 지름길, VM 활동

장광일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나라 속담에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필자가 기업 컨설팅 시 현장진단 후 그 결과를 최고 경영층에 보고할 때 이 말에 대해 공감한 적이 많다. 설비 문제점에 대해 말로 논리 있게 설명할 때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던 사장은 설명 없이 문제가 적나라한 사진 한 장을 보여 주면 바로 반응하여 어떻게 하면 사진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례를 종종 보았다. 이처럼 사진 한 장의 위력은 대단했다. 문헌에 따르면 ‘귀로 들은 것은 사흘 뒤 10%만 남지만, 눈으로 본 것은 60%가 남는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눈에 보이는’ 만큼 발전해 왔다. 인간은 시력을 보완하기 위해 렌즈를 발명하였고, 시야를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하여 멀리 있는 사물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을, 아주 작은 것을 볼 수 있는 현미경을 발명하였다. 이런 도구는 비약적인 인류문명의 발전을 가져왔다. 이제는 현실을 넘어 가상의 세계로 눈의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하였다.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다. 각각의 환경에 적응하며 독특한 시각 능력을 발전시켜 왔다. ‘360도 시야로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는 메추라기’, ‘독립된 눈의 움직임으로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찾는 카멜레온’, ‘인간보다 8배의 시력으로 멀리 떨어진 작은 먹이를 쉽게 찾는 매’, ‘어두운 밤에 사냥하는 뛰어난 야간 시력을 가진 올빼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필자는 최근 ISO 9001 인증 심사원 자격 취득을 위해 학습을 하면서 ISO(국제 표준화 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의 모든 제반 사항이 필자가 기업에서 컨설팅하고 있는 ‘바람직한 VM( Vi sual management) 현장 만들기’ 활동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눈으로 보는 관리란, 회사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눈으로 업무의 추진 상황이나 현장의 설비가 정상인지, 이상이 있는지를 즉시 판단하여 이 상에 대해 그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ISO 인증을 통해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자로 부상할 수 있지만, 필자는 인증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표준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ISO 그 핵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VM활동 기본의 실천이다. ISO는 제품, 서비스 및 시스템의 품질, 안정성 및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세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투명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ISO는 기업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현장을 잘 볼 수 있는, 즉 눈으로 보는 관리가 실현된 현장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눈이라고 하는 감각기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눈으로 보는 관리(VM활동)를 도입, 추진하여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2024-12-01

사람을 움직이는 힘

엄주선 포스텍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최근 정년퇴직하는 연령대는 6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로 한국의 산업화와 경제 발전을 이끈 주역들이다. 이들이 입사할 당시는 급격한 산업화로 철강수요가 증가하여 많은 생산량을 필요로 하였기에 설비가 지속적으로 증설되면서 짧은 기간에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입사를 하였다. 이들은 설비를 처음 도입 단계부터 시운전을 거처 수십 년간 정상적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경험과 실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렇게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들이 최근 대거 정년퇴직을 하면서 2030세대 직원들도 동시에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개선에 대한 성공 체험을 한적이 없다 보니 현장 활동에 동참하는 것을 꺼리며 심한 경우는 왜 굳이 개선활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반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의 변화로 볼 때 어느 현장에서도 동일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젊은 세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개선을 왜 필요한지 무엇을 하기 위함 인지를 바르게 인식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개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일을 쉽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본인의 성장은 물론 회사 이익에 기여 함으로써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고 나와 회사가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둘째는 목표의 설정이다. 생산 품질 원가 안전 환경 측면의 목표를 제시하고 현재 수준과 목표와의 차이를 문제로 도출하여 과제를 선정해야 한다. 목표는 스스로 설정 할 수도 있지만 회사의 지표와 연계하여 상사가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 동일한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개선이 소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셋째는 개선 활동에 대한 인정과 격려이다. 개선이 얼마가 진행되었는지 진행과정에 어려움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진도를 체크하고 그동안 진행된 부분에 대하여 인정과 격려를 해주면서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같이 도와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 소통하게 되고 고마움을 느끼게 되므로 오히려 금전적인 보상 보다도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이 인정과 격려이다. 넷째는 성장이다. 개인과 회사의 성장은 개선활동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생산과정의 낭비와 문제를 발굴하는 안목을 키우고 개선 역량을 높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스스로가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보이는 것을 발견하는 것 보다는 보이지 않는 문제를 발굴하는 것이 어려우며 이는 그 공정과 설비에 대하여 깊이 있게 학습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가 보상이다. 당초 목표로 한 개선 성과에 대하여 적절하게 보상하는 체계이다. 이는 지속적인 개선을 하게 하는 동력으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인정과 성장 보이는 보상이 지속될 때 사람은 변화하고 움직인다.

2024-11-24

속도 관리의 중요성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기업의 성과를 견인하는 것은 리더에게 부여된 매우 중요한 미션이다. 그래서인지 서점가에는 리더가 갖춰야 할 지침서 격인 서적들이 넘쳐나고 있다. 또한 콘퍼런스다 강연이다 하여 훌륭한 강사들이 연일 교훈적인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인덕을 갖춰라’ ‘MZ 세대는 이렇게 소통해라’ 같은 뻔하면서 현장성 떨어지는 소리는 책을 덮게 만들고 강의실을 나서는 순간 휘발되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교훈이 감성은 두드려도 성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통이나 공감 능력도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지금의 시기에 매우 중요함에 틀림이 없으나,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존경받는 리더로 남을 가능성은 낮다. 성과가 곧 리더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제품의 가격보다 커야 하는 것이 전통적 생존 방법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기술력으로 세상에 가치를 더하고 인류에 효용을 제공하는 역할이 지속가능 기업의 생존 방정식이다. 서양에서 고래잡이 포경을 하던 주요 이유는 고래 고기가 아니라 양초를 얻기 위해 고래의 두터운 지방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수십 년 동안 번성했던 포경의 황금시대를 종식시키고 고래를 살려 환경 파괴를 막은 것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인류애적 인식의 변화가 아니라, 인류가 사용하지 못하던 원유를 정제해서 연료로 바꾸어준 정유 기술 덕분이다. 존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 오일에서 생산된 석유가 값싸게 공급되면서 촛불은 가정에서 빠르게 사라졌으며, 그 자리를 호롱불이 대신하면서 기술로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기업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류를 구원할 아무리 훌륭한 기술도 값싸게 공급할 수 없다면 지속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상품의 시장 지속력을 결정하는 가격이나 기술력은 속도가 핵심 요소이다. 그래서 리더의 능력은 속도 관리에 있다. 상품 개발 단계부터 완성까지 소요되는 속도,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리딩 하여 성과를 내기까지의 속도, 계획된 생산량을 불량 없이 완성하는 속도가 리더의 성과 지표이다. 방향성도 중요한 항목이긴 하나 속도가 결여된 방향성은 희망고문일 뿐이며, 속도는 신속한 방향 수정을 통해 만회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제공한다. 속도는 성과를 시간으로 나눈 값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업의 리더는 관리범위에 있는 일의 속도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정지해 있거나 속도가 떨어지면 사람이나 설비 또는 표준화된 방법에 문제가 발생된 것임을 알고 대책을 신속히 입안해야 한다. 1시간에 10개를 생산하던 속도가 5개 생산으로 느려졌다면, 실제로는 30분 동안 설비가 정지했다는 인식을 하고 즉시 근원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 생산 속도는 느려졌으나 전력 등 제반 비용은 그대로 공급되고 있을 테니 상품을 만드는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높은 가격은 시장이 외면하여 이익은 소멸되고 기업은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프리미어 리그에 열광하는 것도 선수들이 보여주는 속도에 있고, 90분은 어느 리그에서나 똑같이 흘러가지만 속도는 다르다는 것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2024-11-10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 : 도도새의 법칙

신일철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에 모리셔스라는 아름다운 섬이 있다. 17세기 포르투갈 선원들이 이 섬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도망도 못 가고 멍청히 쳐다만 보고 있는 새가 있었다. 도도새는 칠면조보다 크고 몸무게는 23㎏ 정도이며 부리는 23㎝ 정도이며 작고 쓸모 없는 날개를 가졌다. 그래서 선원들은 ‘바보, 멍청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도도’라고 붙였다. 이 새의 날개는 기능이 퇴화되어 인간에게 쉽게 사냥을 당해 결국 멸종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천적이 살지 않는 서식지의 환경으로 새는 생존 수단인 날개까지 포기해버린 것이다. 모리셔스 섬에 인간이 발을 들여 놓은 지 100년 만에 한때 많은 개체를 자랑하던 도도새가 희귀종이 되어버렸으며, 1681년에 마지막 새가 죽임을 당했다. 도도새의 법칙은 주어진 환경에서 변화나 도전 없이 편안하게 살려는 사람이나 조직은 결국 도태되고, 외부의 자극이 없으면 발전도 생존도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개인의 성장 뿐만 아니라 조직의 발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다. 도도새의 멸종은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하게 적응하는 것이 조직과 기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노키아는 1990년대 최대의 휴대폰 제조사였지만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폰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결국 스마트 폰의 트렌드를 읽지 못한 전략적 실패이다. 또한 전세계 카메라 필름 시장을 석권한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였지만 기존 필름 사업에 지속적으로 의지하는 바람에 디지털 사업 전환에 실패하고 파산신청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 제조업의 대명사 GE 또한 그룹의 뿌리이자 생존 수단인 제조업을 등한시 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제조업과 제조 현장은 하나의 생명체이다.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에 도전과 응전이 계속되는 것이 살아있는 모습이다. 이것을 “바람직한 제조 현장의 지속적인 개선”이라고 부른다. 변화하는 사람과 설비를 대상으로 지속적 인재육성과 예방적 설비 관리가 진행되어야 한다. 도도새의 교훈으로부터 세 가지 인식변화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환경변화를 올바르고 민감하게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기에 대응해야 한다. 둘째,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응전과 혁신이 필요하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도입하여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기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 구조와 리더십이 중요하다. 조직은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지속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일하는 방식은 기업문화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그 가치와 철학은 유지하되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트렌드에 맞추어 나가야한다. 천적없이 풍요로운 먹거리와 외적 변화가 거의 없는 평안함 속에 멸종된 도도새는 도전·시련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는 교훈과 더불어 우리의 안일한 모습을 일깨워주고 있다. 꾸준한 변화와 개선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의 유일한 생존해답이다.

2024-11-03

현지에서 현지인이 현지어로, 3현 주의

장광일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본래 ‘3현(現) 주의’라 하면 현장(現場)에서 현물(現物)을 관찰하고 현실(現實)을 인식한 이후에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경영원칙을 일컫는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3현(現) 주의’는 현지(現地)에서, 현지인(現地人)이, 현지어(現地語)로 혁신을 전파하는 해외 혁신 활동의 신념(信念)을 말한다. 10여 년 전 필자가 P사 해외법인에 전파한 혁신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3현(現) 주의’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되었다. 현지에서 현지인이 현지어로 혁신을 직접 리딩(Leading)한 법인은 ‘일과 혁신이 하나’로 성공적인 혁신이 정착된 것을, 경영층이 시켜서 마지못해 추진했던 법인은 ‘일 따로 혁신 따로’로 무의미한 혁신이 추진되는 것을 보았다. 어느 해외법인에서 혁신을 컨설팅할 때의 일이다. 법인장의 혁신에 대한 의지와 관심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3개월도 안되어 현장은 놀랍게 변모해 갔다. 그러나 어느 날, 혁신팀 직원 한 명이 다른 부서로 옮겨가고 리더 역할을 하던 직원이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법인장은 바로 인력을 보충해 주었지만 혁신은 내리막길로 향하였다. 새로 부임한 혁신 담당자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 라는 의문이 생겼었다. 필자는 이전팀과 현재팀의 일하는 방식을 비교해보았는데 특징이 아주 다르다는 사실이 파악되었다. 전임 혁신팀장은 시간만 되면 현장의 반장, 주임들과 소통을 많이 하며 공감대를 쌓는 데 초점을 두었고 덕분에 중간 관리자들의 힘을 빌어 순조롭게 혁신 추진을 할 수 있었고, 추진 속도 역시 빠를 수밖에 없었다. 후임 혁신팀장은 현장에서 해야 할 개선 활동을 혁신팀에서 다 하느라 매일 바쁘다 보니 현장과 소통할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혁신은 혁신팀 혼자서 다 하는 것이 아니다. 혁신팀은 혁신 방법론을 가르치고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이며 현장개선은 현장에서 스스로 해야 한다. 현장직원을 움직이려면 현장 관리자의 마음부터 움직여야 한다. 혁신을 시작하여 첫해에 혁신의 단맛을 보고 지금까지 지속해서 혁신을 잘 이어나가는 법인들을 보면, 꾸준히 하나하나 해가면서 그 회사만의 고유한 혁신체계를 만들어 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체계가 잘 표준화되어 있고, 훈련이 잘되어 있으면 경영층 또는 혁신팀이 바뀌어도 절대로 혁신이 무너지지 않는다. 여러 법인을 지도하면서 실패도 해보고 성공의 맛도 보면서 느낀 것은 ‘혁신은 전문가가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만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30개가 넘는 P사의 해외법인은 현재 10년이 넘게 QSS혁신을 추진 중이다. 그 중에서 자체 법인만의 체계를 갖추고 혁신 문화가 정착된 법인이 있고, 그렇지 못한 법인이 있다. 혁신의 성공으로 이끌려면 누가 시켜서 하는 혁신이 아니라, 항상 자체 법인에 맞는 혁신의 표준과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하며, 자력추진 역량을 가속화 해야 한다. ‘혁신의 성패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2024-10-27

유압 설비의 유지와 개선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처음 제철소 현장 견학을 하면서 입을 못 다물 정도로 깜짝 놀란 것이 열연공장에서 압연하는 모습이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철판이 가열로에서 나와 이송 롤을 타고 쿵쿵쿵하고 이동하여 거대한 소리와 함께 압연기에 압착되어 밀려 들어가는 것이다. 이후 물과 증기를 사방으로 내뿜으면서 압연기와 철판이 부딪치는 굉음이 몇 차례 반복되더니 어느 순간 길이가 길어지고 천둥과 같이 우르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시계의 태엽처럼 말린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습은 지금도 뇌리에 남아 심장을 울리는 듯하다. 이렇듯 시뻘겋게 달구어진 철판을 고객이 원하는 두께로 압연하는 과정에서 설비 제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유압이다. 유압의 기본원리는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이 발견한 것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가해진 압력은 유체의 모든 방향으로 균등하게 전달되며 그 힘은 동일한 압력에서는 면적에 비례하여 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전달 할 수 있어 산업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며 수리공장에서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리프트나 건설 현장의 중장비 항공기 렌딩기어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유압 장치는 강력한 힘 전달과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한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압축성 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누유로 인한 주변환경 오염이 발생되고 온도가 낮으면 유체의 점도의 증가로 분자들이 느리게 움직여 서로 더 강하게 결합하게 되어 유체 흐름에 저항이 생겨 작동이 느려지며 온도가 너무 높으면 유체의 산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등 온도에 민감하고 화재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그래서 유지관리가 어려우며 가장 중요한 것은 청결과 온도이다. 청결에 있어 첫째는 유압유의 청정도 관리로 각 부에 설치된 필터의 정기점검과 오일의 주기적 교체 공기와 수분의 차단이다. 둘째는 유압 기기와 주변을 깨끗하게 하여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먼지나 이물이 혼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현장에 가 보면 제일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변의 먼지나 이물로 인해 부품의 마모나 손상으로 성능이 저하되고 시스템 과열로 작동 불량이 발생하거나 고장과 가동 중단이 발생하게 된다. 또 다른 유지관리의 핵심은 유체의 적정한 온도관리이다. 유압유의 온도가 높으면 점도가 낮아지고 유압유의 윤활 성능이 저하되며 마찰과 마모가 증가하여 펌프 밸브 실린더 등 주요 부품의 손상이 발생된다. 고온이 지속되면 유압 부품의 열팽창과 고무와 씰 류의 열화로 이어지며 유압유의 산화가 가속화되어 슬러지나 바니시와 같은 찌꺼기가 발생하여 시스템 내부에 쌓이거나 필터를 막아 밸브의 작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생산 현장의 유압 설비는 고장이 없어야 생산과 품질 모두 확보되며 작업자도 부담 없이 일을 할 수 있다. 많은 현장에서 작동에 문제가 없다고 관리를 소홀히 하여 큰 고장이나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았기에 청결과 온도의 중요성을 잊지 말고 실천하기를 권장한다.

2024-10-20

氣살리기 활동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가을이 되면서 들판은 황금빛으로 일렁이고 풍요로움이 가득하여 저마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한 이른바 수확의 계절이다. 지금의 결과는 이른 봄부터 씨앗을 파종하고 잡초를 제거하거나 적당한 거름을 하였던 수고로움의 결과일 것이다. 현재의 결과만 보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보이는 결과는 과거에 행한 노력의 그림자일 뿐이다. 그러기에 과정이 관리돼야 결과를 제어할 수 있다. 2022년 9월 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로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냉천’이 포항제철소로 범람하여 제품 생산라인의 지하가 완전히 침수되어 조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었다. 포스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을 겪은 포항제철소의 매출 피해는 약 2조400억 원, 피해 복구를 위해 임직원과 협력사 등 연인원 140만여 명이 복구 작업에 나섰고, 제철공정의 핵심인 2열연공장을 재가동하는 등 4개월여 만에 모든 공정이 정상 가동되었다. 135일 만에 완전 복구를 선언하고 정상조업을 이어갔지만 복구 과정에 발생된 불 필요품과 필요품이 섞여 있어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아슬아슬한 상태로 조업을 하는 실정이었다. 이때 압연 부소장이 “냉천 범람 복구의 범 사회적 지원으로 큰 틀은 정상화되었으나 경영활동의 근간인 기본 조건의 정상 수준에는 의문이 있다”라는 지시를 계기로 정상 조건 갖추기를 위한 방법론을 고민했다. 압연 군 전체의 환경 쇄신을 통하여 쾌적한 작업환경 복원으로 직원들의 氣가 살아야 한다는 목표 아래 ‘氣살리기 활동’ 4단계를 제언하고 실행하였다. 1단계, ‘들어내氣’로 현장이나 사무실의 자그마한 문제라도 들어내는 단계이며, 대상은 현장의 통로 상에 일체의 불필요한 물품이 없이 안전이 확보되도록 하는 것이다. 전 공장이 Layout에 물건을 두는 장소를 표시하고 그 외 모두 들어내어 필요품을 표준화하였다. 2단계, ‘자리잡氣’로 필요한 위치를 쓰는 사람이 직접 정하여 꺼내기 쉽고, 사용 후 되돌리기 쉽도록 자리를 확정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대상은 안전, 환경. 설비 및 프로세스에 알맞은 복원작업과 지그(Jig)와 공구에 대한 정위치를 명확히 하여 재고품을 없애고 수량을 통제하여 자원을 효율화하였다. 3단계, ‘표시하氣’로 물건이나 자재류, 지그류, 각종 유틸리티 배관 및 게이지류에 대한 VM(Visual management)을 적용하여 수량 및 형적 관리를 통해 정상과 이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마지막으로 4단계, ‘유지하氣’로 앞의 3단계가 지속 관리될 수 있도록 습관화 시키는 것으로, 주기적인 진단, Check 및 Audit, Survey 추진으로 Rule이 살아있는 현장 만들기 완성을 추진하였다. 본 활용 완료 후 압연 부소장이 현장을 방문하여 미비점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도록 지원하고 격려하여 실질적으로 침수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본 활동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점은 ‘기억은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기록은 실행을 이기지 못한다’이다. 성공이나 실패는 실행의 다른 이름이다.

2024-10-13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 : 1대10대100의 법칙

신일철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호미와 가래는 농기구의 일종이다. 호미는 잡초 뽑기나 씨앗심기 또는 흙을 파서 뒤집는 과정에 사용되며, 가래는 진흙 밭이나 물이 많은 논을 갈 때나또는 도량을 파거나 논둑을 쌓고 집터와 도로를 다질 때도 사용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호미는 문제가 작을 때는 빠르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수단을 의미한다. 이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해서 후에 더 큰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사소한 문제일지라도 무심결에 방치하거나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혜를 전해주는 속담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회사나 조직 또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늘 문제에 직면하며 살고 있다. 고객이나 거래처가 우리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일은 다반사이며, 또한 인간으로써 내적 갈등 속에서 스스로의 문제를 자각하고 있다. 1: 10:100 법칙이란 최초 문제발생 시 즉각적으로 이를 바로잡는데 드는 비용이 1이라면, 책임소재나 문책 등을 이유로 문제를 숨긴 체 계획이 진행되거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10의 비용이 발생하고 이 문제를 무시하다가 고객의 클레임으로 발전되면 100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원리이다. 건설업의 예를 보면 설계단계에서 설계 단계에서 구조적 결함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데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들지만, 건물이 완공된 후 결함이 발견되면 이를 수정하고 보상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제조업에서도 고객 문의나 불만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해결하는 데는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지만 해결되지 않고 고객이 이탈하거나 부정적인 리뷰가 쌓이면 평판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워 결국 비즈니스를 망치게 된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데는 진단 비용만 들지만 질병이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어 치료하는 데 10의 비용이, 질병이 악화되어 복잡한 치료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 100의 비용이 든다. 문제해결 방법에 있어서는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미봉책에 그치는 임시방편식으로 처리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발생한 문제에 대해 남 탓만 하고 자신을 바꿀 생각은 없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꼰대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이를 오랫동안 방치한다면 이를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데 100 아닌 1000의 비용이 들어가서 결국 조직은 망하고 개인은 뼈저린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문제를 표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탐색하여 해결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일상에서 누군가는 매사에 문제의식을 갖고 개선점을 찾아가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직면’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문제의식이 없거나 문제를 발견해도 현 상황의 모면에 급급하고 세상 탓으로 살아가는 ‘외면’의 모습을 보인다. 소를 잃고 난 후 외양간을 고치는 것보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고치는 모습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현명한 삶의 자세를 본다.

2024-10-06

혁신 현장을 가다, 폴란드 PWPC

장광일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PWPC 법인은 고급 철강재 가공센터로 2007년에 동유럽 심장부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 준공해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LCD 모듈을 핵심으로 공급하고 있다. 필자는 이 법인을 2010년에 매달 1주일씩 혁신 활동을 전파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300Km 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폴란드 제4의 도시인 브로츠와프는 유럽 특유의 오래된 아름다운 건축물과 막달라마리아 대성당 등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도시이다. 또한, 한국 가전 기업이 들어와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Cluster)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이 법인에 유럽의 혁신 벤치마킹 명소인 ‘혁신메카’를 만들고자 힘을 쏟았고, 우선 혁신을 이끌 개선리더를 선발하였다. 초기부터 입사해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직원을 중심으로 8명의 1기 개선리더를 선발했고, 변화관리 교육부터 시작하였다. 그런데 처음부터 추진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낯선 혁신구호 연습을 시키자니 직원의 거부감이 대단했다. 일단 제스처가 우스꽝스러운 것도 부담스러운데 구호를 외칠 때 손을 들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에서 히틀러 시절 전쟁의 아픔이 연상된다는 것이었다. 강의가 한참 무르익은 오후 4시에 모두 일어나 퇴근을 하는 것이 아닌가. 퇴근 시간이 4시인 걸 모른 것은 강사의 잘못이지만, 말도 없이 일어나 집으로 가는 광경에서 어안이 벙벙하였다. 또한, 다음 날 소통을 위해서 저녁 회식을 잡았는데 모두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을 구했고, 그중 반은 허락이 안 되어 회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 순간 “잘 안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함이 앞섰고, 이는 몇 달간 현실로 다가왔다. 결국에는 그곳에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송 공장장의 도움으로 명소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곳 공장장에게는 가르치고, 지시하는 컨설턴트와는 다르게 직원 한 명을 케어하고, 소통하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다. “혁신 컨설턴트 고생하는 거 안보입니까. 그까짓 거 한번 제대로 해 봅시다. 리더가 솔선수범하지 않는데 뭐가 되겠습니까. 나부터 할 테니 따라와 주세요”라고 열정적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필자는 느끼는 게 많았다. 한국인 공장장이 유럽 직원과 일과 혁신을 잘하는 것에 대해 정리해 본 바 첫째 그 역사와 문화를 존중해 주었다. 그 나라의 문화를 미리 학습하고 이해한 다음, 그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는 것이 남달랐다. 둘째 상호 협력하며 직원들과 신뢰가 두터웠다. “협력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신뢰는 시간과 일관된 행동을 통해서만 자라난다”라는스티븐 고비의 말처럼 신뢰를 쌓아온 시간이 길었고, 신뢰는 상호 협력의 바탕이 됐다는 걸 알았다. 셋째 시작과 끝을 명확히 하였다. 일을 시작할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가 선명했고, 완료 후에는 성과공유회를 통해 팀원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했다. 강압적인 지시보다는 그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 협력하는 리더십으로 성공 모델을 만든 송 공장장과 같은 인재가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2024-09-29

제조 휴머노이드시대 작업자 역할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가 삶을 살아가다 보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대부분 눈으로 보이는 것인 외모나 태도 행동으로 사람이나 상황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사려깊게 들여다보는 것은 쉽지않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두가지를 놓고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고 물으면 필자는 단연코 보이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불교에서도 눈을 표현하는 용어로 보이는 것인 육안을 포함하여 보이지 않는 지혜의 눈이 천안 혜안 법안 불안으로 휠씬 많기 때문이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 기업도 마찬가지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보이는 것은 기업이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윤창출이며 보이지 않는 것은 기업에 속해 있는 직원들의 역량으로 인재양성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企業)이라는 한자도 사람(人)이 일(業)로 머무른다(止)로 풀이된다. 사람이 일로 머무르기 위해서는 먼저 보이는 것인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며 기업이 지속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인 직원들의 역량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속적인 학습과 인재양성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래서 제조현장에서 인재란 생산과정에서 돈이 되는 것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거나, 돈이 안되고 원가만 상승시키는 낭비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제조 현장의 지능화 로봇화가 진행되면 지금까지는 운전과 조작 조치를 잘하는 기능이 필요하였다면 다가오는 미래는 지능화 로봇화되어 기계가 일을 대부분하는 현장에서는 사람은 운전 조작하는 기능적인 측면 보다는 생산과정에 낭비를 개선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슈퍼바이저(Supervisor) 역할로 변화가 필요하다. 제조 현장의 직원이 슈퍼바이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과정에 고객 입장에서 가치가 있는 일과 가치가 없는 낭비를 제대로 인식하고 발굴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즉 지능화 로봇화 된 단독 기기의 원리와 작동 여러 대의 로봇이나 기계가 연동하여 움직이기 위한 조건과 작용을 이해하고 생산 과정에서 가치가 없는 낭비적인 움직임을 찾아내어 연속 흐름을 만들어가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는 매우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러 대의 로봇이나 기기 작업자의 움직임을 보면서 낭비적인 움직임을 이해하고 찾아내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현재 휴머노이드와 같이 AI를 탑제한 로봇을 보면 가까운 미래에는 기술이 더 발전하여 사람과 설비가 같이 하던 생산을 지능화된 로봇이 사람의 일까지 대체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제조 현장은 재료가 투입되어 제품이 되는 과정에 로봇의 동작 측면의 낭비적인 요소가 있기 마련이며 이는 원가 차이로 나타나게 되고 제조경쟁력이 된다. 결국 같은 로봇으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제조 경쟁력을 높여가는 것은 변함없는 사람의 역할이며 지능화되고 로봇화 될수록 더욱 정교하게 작동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도 한층 더 높은 수준의 낭비발굴 능력과 개선역량이 요구되며 변화되는 현장을 빠르게 학습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곧 개인의 경쟁력이 되는 것은 변함 없을 것이다.

2024-09-22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개선(改善)을 국어사전에서는 ‘잘못된 것이나 부족한 것, 나쁜 것 따위를 고쳐 더 좋게 만듦’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잘못된 것을 고치는 개선 그 자체에만 목표를 두지 않고 개선된 결과가 오래 ‘유지관리’되도록 하는데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유지관리’된다는 것은 멈춰 있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의 강점이 아니라 개선점이 되는 것이다. 현상 유지가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조직을 포함한 프로세스, 제품 또는 서비스에 수반될 때 조직은 변화되고 강건한 기업이 된다. 이 지속성은 일을 시작하고 나서 완료하는 데 까지 꼭 필요한 성공의 핵심 에너지원이다. 그래서 은나라 시조인 성탕 임금은 반명(盤銘)에 날이 갈수록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인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이란 글을 새겨 놓고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신우일신’의 의미가 내포된 지속적이면서 머무름 없이 깨어있는 발전적 노력은 기업 진화 발전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제한된 자원을 기술력으로 무한하게 ‘일신우일신’한 사례는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기술로는 대륙붕 연안에서만 석유 생산이 가능했고, 탐사 기술도 초보적 수준이었으며, 시추도 기술이 없으니 산업의 핵심 자원인 석유가 20년이면 고갈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심해에서도 석유를 캐내고, 파도가 거친 유럽의 북해 유전에서도 채취되며 대륙붕이 아닌 바위틈 사이에 있는 가스와 석유를 녹여서 캐내는 시대이다. 즉 새로운 자원이 ‘일신우일신’된 기술에 의해 고갈되지 않는 자원을 더 값싸게 이용하고 있으며 기업은 안정적으로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각광받는 것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의해 점점 생산 원가가 낮아지면서 대중화되고 있는 영향에 기인하는 것이다. 벨기에 왕실 산하 기관인 안트베르펜 다이아몬드 센터(AWDC)에 따르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 비용은 2008년 캐럿당 4000달러에서 2018년 300~500달러 정도까지 줄어들었다.‘블러드 다이아몬드(분쟁 지역 다이아몬드)’ 같은 원산지 논쟁에서도 자유롭고, 채굴하는 방법 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부분도 강점이니 처음의 성과에서 머무르지 않고 ‘일신우일신’한 결과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여 놓은 것이다. 이렇듯 늘 새롭게 변화하고 최고의 효율을 견인하는 핵심은 지속성이며, ‘안되는 이유가 논리 정연한’ 조직은 밀어내고, ‘안되는 이유 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는 조직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무려 37.2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의 신체도 매일 0.025%의 세포를 교체한다고 하니, 오늘 하루도 내 몸에서 약 930억 개의 세포가 죽고 그만큼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약 11년이면 거의 모든 세포가 새롭게 교체되는 생존의 신진대사를 하는 동안에 나 자신은 날로 새로워지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문자답해 볼 일이다.

2024-09-08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 : 최소의 법칙

신일철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최소량 법칙은 생물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다. 작물이나 생물체의 성장과 생존은 특정한 환경 요소 중에서 가장 제한적인 요소가 전체적인 성장과 생존을 결정하며,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면 그 영양소가 성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가 된다. 19세기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식물의 성장과 생물학적 프로세스에서 어떤 인자가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증명하였다. 그는 실험을 통해 어떤 식물이 생장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을 제공하면서 각각의 요소의 양을 달리 조절한 후 생장이 느리게 일어나는 경우를 발견하였다. 질소, 인산, 칼륨, 석회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다른 것이 많이 있어도 식물은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가장 제한적인 인자가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단일적으로 존재하는 제약요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극복함으로써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최소의 법칙에 해당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추석명절이 되면 고속도로는 병목 구간이 발생하여 북새통을 이룬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역 귀성이나 출발 일자 및 시간을 변경하는 나름의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검색 속도는 컴퓨터, 회선, 모뎀 중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요소에 의해 결정되며, 오디오 소리는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기기에 의해 결정된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팀 내에서 10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팀의 수준은 가장 성과(Performance)가 낮은 팀원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이 넘치는 부분의 잠재력을 저해시키고 있는 것이다. 제조공정에서도 가장 생산성이 낮은 병목 공정이 공장 전체의 생산수준을 결정하므로 이를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관리자의 최우선 과제이다. 산업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도 최소량 법칙이 적용된다. 모든 안전 장비와 절차가 완벽하더라도, 한 가지 작은 위험 요소가 존재하면 전체 안전이 그 요소에 의해 좌우될 수 있으므로 작은 위험 요소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에서 인재육성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다양한 경영 요소들 중 임직원들의 수준이 기업의 성정과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최소의 법칙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신체 기능적 영역과 심리적 영역에서 취약한 영역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을 넉넉하게 만드는 길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병원 진단을 받는다. 나쁜 결과에 대한 막연한 걱정 속에 진단을 받고 얼마 뒤에 그 결과를 받는다. 중요한 것은 전체 신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제약요소를 발견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방식에 적극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라 판단된다. “행복한 사람은 모든 행복의 요소가 충족되었을 때이지만 불행한 사람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요소에 의해 불행을 느낀다”라고 한 톨스토이 표현에서도 최소의 법칙을 공감할 수 있다.

2024-09-01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CSPC법인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필자가 QSS 혁신 활동을 중국법인에 처음 전파한 시기는 2008년 7월로 쿤산시에 있는 POSCO-CSPC라는 자동차 강판 가공법인이다. 2003년에 설립한 이 법인은 작년 누적 판매량이 897만 톤에 달하는 포스코 최대규모의 자동차용 강판 전문 가공센터이다. 이 법인은 글로벌 전기차 회사가 밀집해 있는 상해가 포함된 화동지역에 있다.이 활동은 낭비제거를 통해 수익성 향상은 물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포스코 고유의 현장혁신 활동이다. 이 활동은 직원의 성장 즉 지식근로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활동은 직원 스스로 조직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낭비 요소와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과제 활동과 일상관리하에서 설비의 성능을 저해하는 불합리 요소를 발굴, 개선하여 설비의 강건화, 고도화의 목적을 달성하는 일상활동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2008년 가을 이 법인의 법인장은 필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을 해 주었다. 바로 이 법인의 혁신 시작을 알리는 QSS Kick Off 행사를 중국에서 가장 긴 잔도를 가지고 있다는 삼청산(1819m)이란 산의 정상에서 전 직원과 함께 진행하였다.이 산을 가기 위해 버스 5대를 전세하여 6시간의 이동하였으며 산 중턱 숙소에서 1박을 하고 곤돌라로 1시간, 걸어서 1시간을 올랐다. 정상에서 보는 기암절벽의 풍경은 가희 절경이었다.그때 준비했던 말은 ‘산이 높아 명산이 아니라 신선이 살면 명산이 된다는 말처럼 명산을 만들려면 신선이 있어야 하듯 좋은 기업을 만들려면 조직을 빛낼 인재가 있어야 한다. 여러분이 함께 참여하여 명가 CSPC법인을 만들자’라는 메시지였다.직원들 앞에서 추진 방향을 설명하면서 ‘이 정성이면 실패하는 것이 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법인은 2010년 해외 최우수 법인으로 선정되었고 중국 가공법인 전체에 혁신이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다음 해인 2011년 북경에 있는 POSCO-China에 통합 혁신 Hub가 탄생하였다. 현재도 Hub을 중심으로 15개 법인에 혁신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미세한 변화, 작은 차이가 향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라는 나비효과처럼 그 시절 중국 삼청산 정상에서 외쳤던 혁신 함성의 시작이 현재 중국 가공법인 전체에 확산되어 곳곳에서 성과를 이루고 있다.‘토요타 TPS’는 기업혁신의 모델로 많은 기업이 벤치마킹하며 그 방법론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을 도입해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토요타의 TPS가 방법론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즉, ‘사람’의 변화에 있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先革人, 后革物’은 모름지기 사물을 변화시키기 전에 사람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말로 혁신은 사람이 우선이고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전 세계 기업이 토요타의 TPS 혁신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아니라 QSS 혁신을 벤치마킹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2024-08-25

메시지의 중요성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기업은 비전 선포나 신년사 등을 최고 경영자의 직접 소통의 기회로 활용하며 이를 통해 기업의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메시지에는 업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방향성이 선명하게 담기고, 구성원들의 일체감 조성을 고려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실행지침으로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새로 취임하거나 할 때 내어 놓는 메시지도 매우 중요한데, 그 메시지를 해석하면 기업의 성장과 진화 발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하여 이해관계자의 지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대표가 이해하여 선포하는 범위 이상으로 절대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며, 그래서 메시지에 담긴 의미는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항목이 된다.선언적 의미가 있는 메시지에는 업의 본질을 명확하게 직시하여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내부적으로 조직의 문화와 가치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일관된 방향성을 제공하고, 조직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업의 본질이란 그 업의 지속성과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말한다. 이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여 경영자의 메시지에 담겨야 하는데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말들을 적당히 버무려 내어 놓는다면 시장은 냉담하게 반응할 것이고 그 결과는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다.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성패를 결정짓는 바로 그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남들과 똑같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어느 플랫폼에서 구매하든 상품의 기능이나 상품의 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 상품을 우리 플랫폼에서 그것도 마진을 얹어 사야 하는 이유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면 쿠팡이 새벽 로켓 배송과 조건 없는 쉬운 반품을 차별화된 메시지로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받아 보고, 단순한 변심에도 쉬운 반품을 제공한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정하여 직접 매입하고, 물류 혁신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들에게 같은 상품이지만 다른 곳이 아닌 쿠팡에서 사야 할 이유를 잘 만들어 냈다. 이처럼 업의 본질을 알고 차별화된 전략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수도꼭지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물이 차가워서 온수 방향으로 돌렸는데 실제 물이 따뜻해지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뜨거운 방향으로 더 돌렸다가 지나치게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기업에서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새로운 업의 영역에 진출하거나 할 때 정책이나 의사결정이 반영되어 효과를 내는데 필요한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서, 예상보다 훨씬 큰 효과, 혹은 부작용을 낸다는 뜻이다.바뀐 경영 환경엔 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맞지만 업의 본질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시장 앞에서 겸손한 경영자들이 성공할 수 있다.

2024-08-11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 : 깨진 유리창의 법칙

신일철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1982년에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에 의해 소개되었다. 사소한 무질서와 범죄가 방치될 경우 큰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무질서의 상징인 하나의 깨진 유리창이 수리되지 않고 방치되면, 이는 주변 환경에 대한 무관심과 무질서의 수용을 의미하는 신호로 작용하여 더 많은 유리창이 깨지게 되고, 결국에는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사회적 이론이다. 도시 안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조그마한 불법적 행위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즉시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기업 내에서도 직원이 비윤리적인 행동이나 불안전한 행동을 방치하면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된다.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작업자의 실수나 관리자의 방관 그리고 경영층의 무관심은 경쟁력 저하의 보이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자.2000년대 초 도요타 자동차는 초기의 작은 부품 결함을 방치했다가 가속페달의 작동 불량이 야기되었고 운전자 전체 가족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 결국 전무후무한 1000만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이어지면서 경영위기가 발생하였고 도요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이는 사소한 제조상의 문제가 큰 경영상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오늘날 우리사회의 공원이나 거리에서 쓰레기를 적극적으로 수거하고 청결과 공공질서를 유지하는 등 시민 자율적인 모습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더불어 방치된 건물이나 공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서 사회의 전반적인 안전성과 질서를 향상시키는 모습을 경험하고 있다.필자는 이러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성숙한 제조 현장의 관리와 기업경영에 적극 적용하기를 기대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작은 결함이 발견되면 이를 무시하거나 방치하지 않고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작은 결함이 발생했을 때 이를 즉시 수정하고 예방하는 전원의 노력으로 제품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사소한 문제라도 신속하게 처리하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행동과 피드백을 보여주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만약 설비나 주변환경의 사소한 오염이 방치되면 설비고장 빈도의 증가와 직원들의 근로의욕 및 마인드도 함께 오염되어 결국 기업의 평판과 성공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소한 일을 미리 처리하지 않고 방관하거나 미처 대응을 못해 결국 큰 힘을 들이게 된다는 의미이다. 어떠한 문제라도 구성원이 함께 협력해 해결하고 개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깨진 유리창 법칙은 단순히 범죄와 무질서의 예방적 조치나 엄격한 관리라는 소극적 해석에서 벗어나 사회질서와 규범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문화의 구축과 지속 가능한 기업경영 그리고 행복한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고있다.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