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등록일 2024-09-08 18:23 게재일 2024-09-09 18면
스크랩버튼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개선(改善)을 국어사전에서는 ‘잘못된 것이나 부족한 것, 나쁜 것 따위를 고쳐 더 좋게 만듦’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잘못된 것을 고치는 개선 그 자체에만 목표를 두지 않고 개선된 결과가 오래 ‘유지관리’되도록 하는데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유지관리’된다는 것은 멈춰 있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의 강점이 아니라 개선점이 되는 것이다.

현상 유지가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조직을 포함한 프로세스, 제품 또는 서비스에 수반될 때 조직은 변화되고 강건한 기업이 된다. 이 지속성은 일을 시작하고 나서 완료하는 데 까지 꼭 필요한 성공의 핵심 에너지원이다. 그래서 은나라 시조인 성탕 임금은 반명(盤銘)에 날이 갈수록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인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이란 글을 새겨 놓고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신우일신’의 의미가 내포된 지속적이면서 머무름 없이 깨어있는 발전적 노력은 기업 진화 발전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제한된 자원을 기술력으로 무한하게 ‘일신우일신’한 사례는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기술로는 대륙붕 연안에서만 석유 생산이 가능했고, 탐사 기술도 초보적 수준이었으며, 시추도 기술이 없으니 산업의 핵심 자원인 석유가 20년이면 고갈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심해에서도 석유를 캐내고, 파도가 거친 유럽의 북해 유전에서도 채취되며 대륙붕이 아닌 바위틈 사이에 있는 가스와 석유를 녹여서 캐내는 시대이다. 즉 새로운 자원이 ‘일신우일신’된 기술에 의해 고갈되지 않는 자원을 더 값싸게 이용하고 있으며 기업은 안정적으로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각광받는 것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의해 점점 생산 원가가 낮아지면서 대중화되고 있는 영향에 기인하는 것이다. 벨기에 왕실 산하 기관인 안트베르펜 다이아몬드 센터(AWDC)에 따르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 비용은 2008년 캐럿당 4000달러에서 2018년 300~500달러 정도까지 줄어들었다.‘블러드 다이아몬드(분쟁 지역 다이아몬드)’ 같은 원산지 논쟁에서도 자유롭고, 채굴하는 방법 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부분도 강점이니 처음의 성과에서 머무르지 않고 ‘일신우일신’한 결과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여 놓은 것이다.

이렇듯 늘 새롭게 변화하고 최고의 효율을 견인하는 핵심은 지속성이며, ‘안되는 이유가 논리 정연한’ 조직은 밀어내고, ‘안되는 이유 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는 조직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무려 37.2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의 신체도 매일 0.025%의 세포를 교체한다고 하니, 오늘 하루도 내 몸에서 약 930억 개의 세포가 죽고 그만큼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약 11년이면 거의 모든 세포가 새롭게 교체되는 생존의 신진대사를 하는 동안에 나 자신은 날로 새로워지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문자답해 볼 일이다.

기업과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