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Value Engineering) 활동을 통해 2023년 적자기업에서 2024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한 포스코 베트남(POSCO Vietnam) 법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법인은 베트남 남부 붕따우에 있는 포스코의 대표적인 현지 생산기지이다. 지난 2006년 11월 15일 설립된 이 법인은 FH(풀하드) 50만톤(t), 냉연강판 70만톤(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3년 저가의 중국산 냉연 제품이 베트남 시장에 유입되면서 이 기업도 경영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제품 판매가는 낮아졌는데, 원가 비중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어 팔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었다. 2024년 임원진은 고민 끝에 VE 기법을 도입하였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여 큰 성과를 얻게 되었다.
VE는 1947년 미국 GE사의 로렌스 D. 마일즈가 창시했다. 당시 석면이 전면 금지되는 ‘석면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벨트 컨베이어의 석면 바닥재를 대체할 재료를 고민하던 중, ‘더 싸고 더 좋은 대체 재료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제품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원가가 저렴한 종이 불연 바닥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 성공을 계기로 VE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때부터 V(Value) = F(Function)/C(Cost)란 공식이 유명해졌다. VE는 가치(V)를 높이는 활동이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능(F)을 높이던지, 비용(C)을 낮추든지 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제품의 기능(F)은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비용(C)을 최소로 하는 원가혁신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법인은 VE 활동으로 제조 가공비 중 재료비, 경비, 외주비를 세분화한 후, 공장 운영에 큰 비용을 차지하는 전력비, 연료비, 운전 재료비, 포장 재료비 등 4가지 항목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전력의 76%를 차지하는 유틸리티 비용, 연료의 80%를 차지하는 NG 사용량, 운전 재료비의 51%를 차지하는 압연유 사용량, 포장 재료비의 52%를 차지하는 보호판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한 워크숍을 실시해 총 225개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 중 49건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톤(t)당 제조 가공비는 15.4% 개선되어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VE 활동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에는 첫째, 전원이 원가절감의 절박함을 공감하고, 제조원가를 세분화하여 고비용 항목에 집중, 둘째, 고비용 항목의 낭비를 발굴하고 과제화하여 직책자가 직접 과제를 수행, 셋째, 좋은 아이디어가 사양되지 않도록 임원의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 점이다.
원가절감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고객은 물건 그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사는 것이라는 기업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며, 값싸고(C), 좋은 기능(F)의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경영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VE 활동은 기업 경쟁력 확보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이 활동을 통해 ‘하나를 팔아도 이익이 나는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