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PC 법인은 고급 철강재 가공센터로 2007년에 동유럽 심장부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 준공해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LCD 모듈을 핵심으로 공급하고 있다. 필자는 이 법인을 2010년에 매달 1주일씩 혁신 활동을 전파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300Km 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폴란드 제4의 도시인 브로츠와프는 유럽 특유의 오래된 아름다운 건축물과 막달라마리아 대성당 등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도시이다. 또한, 한국 가전 기업이 들어와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Cluster)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이 법인에 유럽의 혁신 벤치마킹 명소인 ‘혁신메카’를 만들고자 힘을 쏟았고, 우선 혁신을 이끌 개선리더를 선발하였다. 초기부터 입사해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직원을 중심으로 8명의 1기 개선리더를 선발했고, 변화관리 교육부터 시작하였다.
그런데 처음부터 추진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낯선 혁신구호 연습을 시키자니 직원의 거부감이 대단했다. 일단 제스처가 우스꽝스러운 것도 부담스러운데 구호를 외칠 때 손을 들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에서 히틀러 시절 전쟁의 아픔이 연상된다는 것이었다. 강의가 한참 무르익은 오후 4시에 모두 일어나 퇴근을 하는 것이 아닌가. 퇴근 시간이 4시인 걸 모른 것은 강사의 잘못이지만, 말도 없이 일어나 집으로 가는 광경에서 어안이 벙벙하였다. 또한, 다음 날 소통을 위해서 저녁 회식을 잡았는데 모두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을 구했고, 그중 반은 허락이 안 되어 회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 순간 “잘 안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함이 앞섰고, 이는 몇 달간 현실로 다가왔다. 결국에는 그곳에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송 공장장의 도움으로 명소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곳 공장장에게는 가르치고, 지시하는 컨설턴트와는 다르게 직원 한 명을 케어하고, 소통하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다. “혁신 컨설턴트 고생하는 거 안보입니까. 그까짓 거 한번 제대로 해 봅시다. 리더가 솔선수범하지 않는데 뭐가 되겠습니까. 나부터 할 테니 따라와 주세요”라고 열정적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필자는 느끼는 게 많았다.
한국인 공장장이 유럽 직원과 일과 혁신을 잘하는 것에 대해 정리해 본 바 첫째 그 역사와 문화를 존중해 주었다. 그 나라의 문화를 미리 학습하고 이해한 다음, 그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는 것이 남달랐다.
둘째 상호 협력하며 직원들과 신뢰가 두터웠다. “협력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신뢰는 시간과 일관된 행동을 통해서만 자라난다”라는스티븐 고비의 말처럼 신뢰를 쌓아온 시간이 길었고, 신뢰는 상호 협력의 바탕이 됐다는 걸 알았다.
셋째 시작과 끝을 명확히 하였다. 일을 시작할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가 선명했고, 완료 후에는 성과공유회를 통해 팀원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했다. 강압적인 지시보다는 그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 협력하는 리더십으로 성공 모델을 만든 송 공장장과 같은 인재가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