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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도시정책, 도시재생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 안병국 포항대 겸임교수·세무부동산계열그간 우리나라가 유지하고 추진해왔던 성장시대의 도시정책은 이제 마감할 때가 되었다. 도시가 태어나서 성장하게 되면서 종국에는 외연적 팽창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생기게 되고 그 원인으로 도심 지가가 하락하게 된다. 이 시점이 되면 후기산업사회에 접어들어 도심에 정보화 산업, 지식산업, 문화산업 등 4차, 5차 산업의 수요가 생기는데 시장 속에는 특히 지방 도시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산업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동력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국가 차원의 도시정책이 필요하게 되고 국가정책이 효과적으로 살아날 때 비로소 도심은 살아나게 된다.국가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1997년부터 인구 저성장시대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인구유입을 중심으로 한 도시화 전략은 마무리됐다고 보아야 한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른 도시들은 인구가 정체돼 있다. 노령화 현상은 일어났고 전국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와 같이 대단위 신개발을 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개발을 하는데 대한 사회적 부담이 계속해 커지고 있다. 환경훼손에 따른 부담이 커져가고 지가는 높아지고 토지수용에 따른 어려움도 높아져 신개발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시가지를 보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지가가 교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기존 시가지를 정비할 수 있는 새로운 요건이 열리기도 한다.과거에는 당연히 도시 중심부에 있어야 할 기능들 특히 판매시설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도심의 도로 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가까운 교외에 큰 창고를 지어놓고 전 도시 상대로 물건을 파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교통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기존 도심에 있어야 할 시설들이 교외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됨으로써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수요들이 도심 중심부에 많이 들어서고 있다. 선진국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수요가 도심에 요구된 지 오래다.이러한 이유를 볼 때 신개발의 사회적 시각은 줄어들고 기존 시가지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개발 중심의 도시정책에 기존 도심의 정비정책으로 큰 흐름으로 변해가고 있다. 많은 학자가 주장했고 이미 국토교통부에서 시작하고 있다. 국가 정책을 신개발에서 재생 쪽으로 큰 방향을 바꿔 놓은 상태에 와 있다.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나타난 재개발 재건축은 한때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그것이 답보상태에 들어갔다. 최근 통계를 보면 도시 및 거주 환경 정비법에 따라서 시행되고 있는 재건축 재개발 중에 착공에 들어간 곳이 20%가 채안 되고 뉴타운 사업은 착공이 들어간 곳이 3%가 안 된다고 한다. 아직 시행되지 않는 사업들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미 지정된 정비구역도 취소하는 지역이 늘어나 정비지구 자체가 감소 추세 돌아섰다고 보아도 된다.그러면 누가 이 정비사업을 주도해야 하는가이다. 1차적으로 행정의 주체가 할 수 있겠느냐인데 좀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 사회가 되면서 주민의 각자가 정치력 영향력이 있게 되고 조직화 되고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주민의 욕구가 다양해 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행정이 정비사업을 주도 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먼저 선진화되었던 사회들이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다. 공공주도의 도시 정비사업은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거버넌스(governance) 즉 협치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포항 도시재생위원회도 바로 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협치 기구로 불려도 마땅하다고 보인다.

2013-09-12

함께 세우는 삶의 터전을 꿈꾸며

▲ 정석수 신부·성요셉복지재단 상임이사벳자타 못은 무한 경쟁의 터전이었다. 그 터전에는 오직 일등만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삶의 터전이었다. 예수님은 그곳에 가시어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 가장 뒤처진 사람에게 다가가셔서 질문을 하신다. “건강해지고 싶으냐?”혼자 힘만으로 안 되는 현실에 부딪쳐 남모르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그 때 누군가가 자신의 처지에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그렇다. 혼자만으로 살아가기엔 한계가 있듯이 그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칼릴 지브란은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모든 일은 공허하다”고 했고 존 러스킨은 “사랑과 기술이 합쳐질 때, 걸작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은퇴를 하신 어떤 분은 혼자 힘만으로 삶의 터전을 개선하기에 힘겨워 하는 이들을 찾아가고 있다. 그들의 말벗이 되어 주기도 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원스틴 처칠은 “우리가 얻는 것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뿐이지만 가진 것을 나누어줌으로써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했다. 은퇴 후의 삶으로 미래세대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는 멋진 사랑의 손길을 보면서 삶의 걸작을 기대하게 한다.아우구스티노는 은총을 두고 “선을 행하기 위해 본성에 더해진 도움”이라고 했다. 즉 내적 도움으로 정의하면서 이를 사랑과 동일시했다.시인 박용재는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살고 그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 만큼 산다”고 했다. 때론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와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인생나그네”까지를 사랑하도록 했다.삶의 희노애락과 상승과 하락의 곡선이 교차하지 않는 인생이 있을까마는 그때마다 특정한 것만 취한다면 삶은 결국 절뚝거리게 된다. 시인의 결어처럼 “그만큼이 인생” 되기 위해 삶의 폭과 깊이를 사랑으로 확장하고 심화하여야 겠다.김수환 추기경님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까지 확장하셨다. “내가 한 가지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소유`하고 싶다.” 김수환 추기경은 많은 이들을 도왔다. 그 정신이 지금도 `바보` 통장의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예수님은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 집 주인에게 사랑의 범위를 확장하도록 요청하신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아우구스티노는 은총으로 이미 이러한 이들까지 사랑할 수 있도록 내적인 힘이 주어져 있다고 했다.바오로는 필립비공동체에 그 내적 힘을 알려 주었다.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한자를 펼쳐 놓고 임의로 해석해 보곤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설립(立) 자인데, 아래의 수평을 땅으로 위의 수평을 하늘로 두고 그 사이에 너와 나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하늘은 한계라고 가정하게 되면 너와 나는 이 땅에 위에서 한계 아래에 놓여 있는 존재가 된다. 여기까지는 한자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너와 내가 함께 하늘 위, 한계 위에 희망이란 하나의 점을 둠으로써 비로소 의미가 완성된다.무한 경쟁의 터전에서 혼자 고전분투하며 생을 마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와 마음을 합쳐 한계를 뛰어 넘는 희망을 목표로 함으로써 자신과 이웃을 함께 세울 것인지 선택의 몫. 한 쪽 만을 두고 온전하다 할 수 없을 것이고 또 다른 한쪽을 필요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일상 만나는 사람에게만 잘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만든 희망으로 너와 나 온전히 설수 있는 환경이 필요로 하다.

2013-09-05

양도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용

▲ 안병국 포항대 겸임교수·세무부동산계열정부와 여당은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러한 대책이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이라는 두 가지 방안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라는 의미는 다주택자에 대해 그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매매했을때 양도차익이 발생하였을 경우 중과세하겠다는 의미이다. 지금은 일시적으로 부동산의 경기가 나빠서 매년 연장해 가고 있고 잠정적으로 2013년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원칙적으로는 2014년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환원될 예정이다. 1세대 2주택자는 먼저 파는 주택에 양도차익의 50%를, 1세대 3주택자는 먼저 파는 주택의 양도차익에 대해 60%를 중과세한다.지금은 2013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과세를 유예하고 일반세율 6~38%를 적용하고 있다. 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내년에 환원해 중과세해야 한다. 만약 매도할 경우라면 다주택자는 올해말까지 해야 할 것이다. 이 대책으로 내년의 주택시장에 부자들을 끌어들이게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분양가 상한제란 공동주택의 분양가를 산정할 때 일정한 표준건축비에 감정한 택지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게 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게 해 분양가격을 안정시켜 주택공급을 원활하게 하려는 제도다. 이 제도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건설업들이 과도하게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 따라서 2005년 주택법을 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분양가 상한제 적용주택을 분양할 때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으면 그 모집공고에 택지비, 공사비, 간접비, 그 밖의 비용 등 분양가격을 공지해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은 전매행위가 제한되며 수도권은, 공공택지 중 해당지구 면적 5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여 개발한 경우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은 분양가격이 인근 지역 주택매매가격의 70% 이상이면 7년 동안, 그 미만이면 10년 동안 전매가 제한된다. 수도권 외는 공동택지 3년, 민간택지 1년간 전매가 제한된다.이와 같은 주택가격 규제는 1979년부터 분양상한가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시작했고 1989년에는 주택분양가 연동제로 개선됐고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하자 1997년 1월 강원, 충북 등 4개 전역의 전용면적 85㎡ 이하의 자율화를 시작으로 규제 완화됐다. 이어 1999년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는 아파트 외는 전면 자율화로 사실상 가격 규제가 무력화됐다.그 후 다시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노무현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재도입해 가격 규제를 하게 된 것이다. 당초 사업주체가 공공이 개발해 분양한 택지 안에서 건설해 공급하는 주거전용면적 85㎡이하의 주택에 적용했고, 2006년 2월에는 85㎡이하 주택에만 적용하던 것을 85㎡초과 주택으로 확대 적용했다.2006년 7월 85㎡ 초과 주택 분양가 상한제 적용 중대형 주택의 당첨자 선정 시 시세차익을 환수하기 위해 주택채권입찰제도를 도입하였다. 2007년 9월에는 분양가 상한제 전면적용을 위해 주택법령을 개정하여 시행했는데, 분양가 상한제 적용주택이 민간택지에서 공급하는 공동주택까지 확대했고, 토지 임대부 분양주택 및 환매조건부 분양주택 제도 등이 도입돼 주택채권입찰제도를 보완했다. 이 제도하에서 분양받으면 처음 분양받는 사람에게 시세 차익이 생기는 폐단이 있다.양도세 중과세와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 투기 열풍이 있었을 때 뜨겁게 달아오른 부동산시장을 식힐 때 쓰는 정책이다. 지금은 주택매매 시장이 뜨겁기는커녕 한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 같은 거래 실종기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용이 꼭 필요한 때이다.

2013-08-29

전·월세 상한제로는 전세금 폭등 잡을 수 없다

▲ 안병국포항대 겸임교수·세무부동산계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우리나라에만 시행되고 있는 법이다. 이 법에서 보호해 주는 전세제도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이다. 전에는 은행에다 돈을 맡기면 상당한 이자를 주었다. 목돈을 임차인에게 받아 은행에 맡겨 놓으면 월세보다 이자가 더 나와서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을 받는 것을 선호했다.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목돈이 필요하다. 목돈으로 전세금을 받아 증권이나 부동산매입 다른 임대사업 등으로 돈을 활용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전세제도가 발달하게 됐다.가을 이사철도 아닌데 전세 값이 치솟고 있다. 그냥 조금 오르는 것이 아니라 폭등하고 있다. 아예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품귀현상 까지 보인다. 비수기인데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전세금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을철이 되면 “전세대란”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들의 근심이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2009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기록하고 있다.주택시장 왜곡으로 발생한 전세시장의 불균형의 해결 방법이 정부·여당과 야당의 입장차이가 커 시장의 정상화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주택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시작된 전세대란의 해결방법은 주택의 거래 활성화가 확실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래활성화의 4·1부동산 대책이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집을 구입하면서 여러 가지 세금으로 손해 본다는 불안한 심리는 주택구입 여력이 충분한 수요층에게도 전세를 선호 하게끔 만들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돼 주택매입을 기피하는 수요들이 전세로 몰리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앞으로 폭등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그런데 최근 우려스러운 정책이 나오면서 전세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전세금 폭등으로 인한 안정화대책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고 요구 하고 있다.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인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세 폐지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내놓은 정부 상대로`빅딜`을 삼자는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주택거래 활성화의 대책으로 가장 효율적인 정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민주당은 세입자에게 임대차계약을 연장 할 수 있는 권리를 한 차례 주고 연 5% 이내로 전월세금 상승률을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 한바 있다. 하지만 인위적인 가격통제가 이루어질 경우 법 시행 전에 집주인이 한꺼번에 전세금을 올려 혼란을 가중 시킬 수 있다. 이 전·월세상한제는 1970년대 미국에서 잠깐 사용했다가 부작용이 속출하자 사용해서는 안 될 주택임대차 제도라고 선언 한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어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되었을 때가 있었다. 이때 집주인들이 미리 전세금을 올려 그해 전세금 20%이상 급등했다.전·월세상한제가 시행 된다면 시장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날까? 일단 임차인들은 환영할 것이다.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요구청구권 따라오게 되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가능하고 임대보증금과 월세는 연 5%만 올려주고 거주하는 것이 보장된다. 이로 인한 전세수요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임대인은 4년 동안 올려 받지 못할 임차료 한 번에 올려 전세수요를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가져 올 것이다. 결국 전·월세 가격은 단기 폭등 사태를 불러오게 된다.지나친 임대료 규제를 통해서 전세대란을 막으려는 대책 보다는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을 통해 주택거래 활성화를 가져오고 구매력 있는 수요자들을 매매로 유인해야 한다. 그래서 비정상적으로 쏠린 전세수요 분산을 가져와야 한다. 임대료 규제를 통해서 전세난을 해결하고자 하는 전월세 상한제는 부메랑이 되어 시장가격 폭등으로 돌아온다. 전세금 단기 폭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2013-08-22

취득세 영구인하, 부족한 지방세수

▲ 안병국 포항대 겸임교수·세무부동산계열취득세는 부동산, 차량, 기계장비, 항공기, 선박 등의 자산을 취득 할 때 취득하는 사람에게 취득당시의 가액, 또는 시가표준액을 정율로 부과하는 조세이다. 1927년 부동산 취득세라는 명칭으로 만들어져 정부 수립 후 계승되어 오다가 1952년 취득세로 명칭을 개정하고, 중기의 종류변경, 지목변경, 주식, 골프회원권, 콘도회원권의 취득 등이 포함되어 과세의 범위가 점차 확대 되었다. 목적세와 대별되는 보통세이고, 특별시세, 광역시세, 도세이다. 유통세로서 지방세 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세수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 취득세를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부동산에만 해당되는 취득세율을 영구적으로 내리기로 하는 방침을 확정발표했다.지난 6월 말까지 부동산 취득세는 9억원 이하의 1주택은 1%, 9억원 초과 주택은 2%, 12억원 초과는 3% 였다. 7월부터 연말까지는 9억원 이하의 1주택은 2%, 9억원 초과의 다주택은 4%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모든 주택의 거래에 대해 일괄적으로 4% 세율이 적용돼 주택시장이 급격히 냉각 될 것이라는 염려에 취득세 법정세율을 영구히 인하하는 방침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내년까지 가지 않더라도 감면 혜택을 받은 6월 말 주택 거래량과 7월 주택거래량은 전월대비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취득세 한시감면 종료로도 거래절벽을 맞이하고 있다. 내년 4%의 세율은 정부로선 사면초가다.8월말까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만만치는 않다. 정부는 취득세 영구인하를 하우스푸어 문제, 렌트푸어 문제, 부동산의 정책 변화로 인한 불규칙한 거래흐름등을 거래증가를 통해 해결해보려는 반면,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방세수 감소와 과세대상의 불형평성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지방세수의 감소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달 23일 반대성명을 발표하였다. 부족한 지방재원의 보전방안을 먼저 마련하지 않고 취득세율만 인하결정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이 불 보듯이 뻔하다.취득세는 지자체 전체 수입의 26%, 세원의 40%를 차지 할 만큼 중요한 수입원이다. 부동산 취득세율을 낮추면 지방세수가 연간 2조 7천억원이 줄어든다. 대구와 경상북도는 각각 870억원 이상이 감소된다고 보도되고 있다. 잘 사는 지자체는 좀 나은 편이지만, 못 사는 지자체는 목이 조일 수 밖에 없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정부가 지자체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취득세 인하를 강행한다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수단을 동원해서 대응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정부는 취득세세수 인하로 인하여 발생한 지방세수의 대안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인상, 재산세인상, 담배소비세인상, 취득세와 양도세를 교환하는 세목교환 등이다. 그 중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인상이 대안으로 채택될 것 같다. 지방소비세는 2010년부터 부가가치세 10% 의 총 부가세액 중 5%가 지방소비세로 전환되고 있는데, 그 비율을 5%에서 1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가가치세의 규모가 줄어들어 지방교부금도 같이 줄어든다. 교부세는 국세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국세가 줄어들면 교부세도 자동으로 줄어든다. 지방정부는 교부세 감소도 어렵다. 결국 교부세 감소액 만큼 중앙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 중앙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보전책, 교부세 감소에 따른 보전책, 두 가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취득세 영구인하로 주택거래활성화를 가져오려는 이 정책은 중앙정부의 두 가지 대책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달려있다.

2013-08-08

도시벽화 통해 도시미관을 회복할 때

▲ 안병국 포항대 겸임교수·세무부동산계열지난 7일 포항의 사랑그리다 벽화봉사단은 죽도동 자원봉사대와 함께 죽도초등학교 뒷 담장에 폭 1.2m, 길이 170m의 벽화를 그렸다. 한·미 대학생 교류단 40여명도 함께 벽화작업에 참여했다. 사랑 그리다 벽화봉사단김헌국 단장은 한·미 대학생 교류단이 포항을 방문하는데 벽화작업으로 도심에 봉사할 곳이 없겠냐는 제안에 죽도초등학교 뒷 담장을 추천했다. 필자도 벽화봉사단의 단원이다.사랑그리다 벽화봉사단은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벽화사업을 해 오고 있다. 인력은 단원들이다. 예산도 단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새롭게 단장된 곳은 양학동지역 아동센터 담장, 환호동해맞이 지역 아동센터 옹벽과 간판제작, 죽도동 어린이공원 담장 등 모두 6곳을 올해 상반기에 이뤄냈다.죽도초등학교는 주간선 도로와 보조간선도로를 끼고 있는 포항시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교이다. 많은 주민들이 학교 미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건물의 도색은 학교를 아름답게 변모시켰다. 하지만 학교뒤편 담장은 수년째 흘러내린 빗물과 담장역할을 하고 있는측백나무와 엉켜서 회색조차도 없어진 거무틱틱한 색깔로 변색되어 있었다. 이 벽면이 화려한 튤립 꽃, 피아노 건반, 오선지위의 음표, 알파벳문자, 가나다라 문자, 바다 속 풍경 등 6가지테마를 그려 넣었다. 학생들과 주민들은 너무 화려하고 아름답게 변했다며 좋아했다.벽화의 역사는 200만 년 전부터 시작됐으나 오늘날과 같은 도시화된 공간 속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시기는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접어들기 시작한 때이다. 실내공간에서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에 비해 도시벽화는 외부 노출된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전체를 대상으로 제작되므로 도시의 기본계획이나 도시환경에 조화가 이뤄져야 하며 그림을 통한 사회참여문제 사이에서 시작하게 된다. 1920년 초 멕시코에서는 사회개혁과 사회 부조리에 대한 반발로 대벽화운동이 전개된다. 여기서 미술은 기존의 캔버스를 벗어난 도시공간속에 직접 참여해야하는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이 벽화운동은 미국의 경제 대공황기를 벗어나고자 추진되었던 뉴딜벽화운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우리나라는 1980년에 들어오면서 도시개발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계기로 도시벽화에 관심이 시작되었으며 도시의 시각적 환경 개선을 위한 환경벽화가 시작되어 지금은 빌딩은 물론 공원, 공공시설담장, 공장, 지하철 등 어디에서나 벽화를 접할 수 있다.이제 벽화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유행을 창조하며 예전과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집 담벼락은 물론 높은 건물 한 쪽 벽면을 채운 대형화된 벽화는 전 세계의 도심지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벽화는 단순한 주변의 미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교훈과 시대상을 담은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아무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바로 도시벽화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울산의 신화마을은 옛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 옆에 위치한 고래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이 마을은 울산의 도심인 남구 삼산동에서 차로 5분 거리이다. 1980년대 중반이후 급격히 쇠락해 주민들이 빠져나가면서 도심공동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2010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울산의 미술인을 중심으로 마을 벽화 그리기 작업을 통해 예술마을로 탈바꿈 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예술인촌 조성작업도 진행 중이다. 경남 통영의 경우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사가 있는 언덕길에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그 언덕에 통영의 젊은 화가들이 통영의 개성을 벽화에 그려 놓았기 때문이다. 가장 저렴한 돈으로 예술가의 창작능력의 힘으로 어두웠던 골목길이 밝고 활기찬 동네로 변한 것이다.이처럼 수십억의 예산이 투입되지 않더라도 지역의 봉사단체와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도시벽화는 아름답고 청결한 도시미관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2013-07-25

소통 넘어 통합으로 가는 다문화정책을

▲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성별영향평가센터장다문화사회에 대비하는 정책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문화다양성 정책과 사회 통합정책의 관계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엔미래보고서에 의하면, 오래전부터 전체 인구 비중 가운데 외국인 비중의 증가를 경험한 서구의 경우, 사회통합의 핵심과제야말로 인구노령화와 이민인구 증가에 따른 해결 방안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 한 사회의 체계 내에서 다문화 간의 이질성과 다양성을 존중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히 다양성의 가치를 병렬적으로 존중하는 방식만을 통해서는 해결되기 어렵다. 따라서 다문화 사회를 대비하는 다문화정책은 문화 간 교류와 소통을 통하여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첫째,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화로 경제구조의 유지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는 한국을 위해서 다문화이주자와 다문화가족의 역할은 갈수록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도 이들을 위한 자녀세대의 양육과 보호까지 고려하는 중장기적인 다문화가족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문화이주자를 위한 사회통합정책은 다양한 정책영역으로 구성되고, 다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구상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통합의 내용은 다문화이주자와 그 가족이 처해 있는 현재의 문제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들의 문화적 속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주사회의 구성원으로, 제도 속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하는 비전을 담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둘째, 다문화가족정책을 대비하는 정책은 내국인에게도 필요한 것이지만, 현재의 정책들은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여 수립 및 시행되고 있다. 다문화 환경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우리 지역주민들의 이러한 환경에 대한 인식 및 태도 등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다문화사회 대비 문화정책 프로그램은 주류사회와 이질문화와의 교류와 소통의 측면을 간과함으로써 양자의 분리된 상황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생활세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다원적인 시야와 편견 없는 자세로 보려는 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즉 지역주민의 자질을 육성하는 교육이 이민족 소수집단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류사회의 주민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문화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지역주민들의 인식, 태도, 가치 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다문화사회의 정책이 이민족 소수집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주류사회에 대한 정책변화도 요구하는 것이다.마지막으로 다문화가족 네트워크를 위한 지역 거버넌스의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경상북도를 비롯한 지역은 그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중앙에 전달하고 또한 중앙의 의지를 지역에 전달함으로써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문화가족정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이는 지역구성원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협상 능력을 향상시켜 지역 내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주민, 기업, 시민단체, 소수집단 등 지역 내의 동일집단의 구성원과 관련되든지 또는 소수집단 간의 문제이든지 결국은 지방정부를 통해서 중앙으로 또는 지방정부가 직접 매개체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 내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지방정부에 귀착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NGO, NPO, 준정부기관, 주민공동체, 기업, 소수집단 등과의 파트너쉽을 구성하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은 한 사회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위해 요구되는 정치적·제도적 환경을 창출해 갈 것이다. 동시에 지역의 개발과 발전과정에 지역구성원들이 참여하고 지역발전과 관련된 핵심적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함으로써 위기 또는 기회에 대한 참여적 대안을 실현하는 협력적 다문화 네트워크모델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2013-07-18

텃밭과 도시농업

▲ 안병국 포항대 겸임교수·세무부동산계열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선배로부터 운영 중인 텃밭에 놀러 오라는 전화를 여러 번 받고 지난주 토요일 그 텃밭에 방문했다. 선배는 농생명회사를 경영하는 농학박사이다. 포항근교 대학에 출강도 한다. 텃밭의 위치는 포항에서 공동주택과 함께 토지구획정리사업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두호동 산호녹원아파트 북동쪽 산들과 전답이 혼재된 곳이다. 텃밭이라고 해서 작은면적에 농사를 짓겠지라는 생각으로 도착한 입구에는 포항농업대학 도시농업반 실습장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포항시 도시농업연구회라고 쓰여져 있었다. 고추, 오이, 들깨, 상추, 토마토, 파, 감자, 옥수수, 케일 등 다양한 채소가 짙은 녹색을 자랑하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다. 눈으로 어림잡아도 3000㎡는 넘어 보였다. 전체면적에 10㎡ 크기로 나눠서 개인이 재배하고 있다는 표시로 각각의 번호판이 100여개 넘게 박혀 있었다.공유지인 이 토지는 작년까지만 해도 인근아파트 주민들이 무질서하게 농사를 지어 왔으며 생활 쓰레기와 뒤엉켜서 악취가 심하게 나는 곳 이라고 했다. 이 지역을 도시농업연구회가 만들어지면서 당국에 사용허가를 받아 텃밭으로 시민들 상대로 공개 추첨을 통해 분양을 했으며 그변화된 모습이 지금의 텃밭이라고 선배는 말했다.토요일 오후라서 텃밭에 사람들로 활기찼다. 자녀를 데리고 온 젊은부부도 보였고 조용히 앉아 작물의 생육상태를 보는 중년부부도 보였다. 저녁 반찬거리를 하러온 소쿠리를 든 아주머니도 보였다. 텃밭을 가꾸는 일은 그다지 힘이 들지 않는다. 에너지를 소비해서 건강을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껴 정서적안정을 꾀하기도 한다. 아파트 복도와 엘리베이트에서 이웃을 만나면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텃밭에 나오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눈다. 생명을 가꾸는 마음에서 묻어 나온다.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늘 자연과 함께 하고 싶어한다. 그것도 생명을 키우는 자연체험을 말한다. 최근 포항에서도 아파트단지 옆에 붙어있는 짜투리땅이나 공원으로 지정된 산자락과 도심내 놀고있는 빈땅을 텃밭으로 일궈 농사짓는 모습은 낯선 모습이 아니다. 가꾸는 작물은 대부분 채소이다. 그 모습을 보면 초보자가 재배한 것은 영양상태나 자라는 것이 부실한 것도 있지만 제법 노력한 흔적이 역력한 경험자의 것도 있다. 그러나 양은 많지 않지만 안전하게 길러서 먹고 싶은 소박한 욕심은 모두 다 가지고 있다.도심건물의 옥상에 상자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재배 하고 있는 도시민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유치원 옥상에 자연학습장을 만들어 꽃과 채소의 변화모습을 가르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우리나라의 도시농업 인구는 70만명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농업이 도시민의 생활로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다.도시근교에서 만들어 지던 텃밭이 어느새 도심 곳곳에 들어왔다. 텃밭이 공간개념이 사라지면서 도심 곳곳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도시농업이 활성화가 기대되는 이유는 도시농업 관련 법령이나 지자체 조례 제정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포항 두호동에 장소를 두고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도시농업연구회의 텃밭 준수 사항을 소개해 보면 화학농약, 화학비료, 비닐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으로 재배하고, 퇴비화 할 수 없는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간다는 것과 주2회 이상 텃밭관리를 해야 하며 이웃에 피해를 주는 작물은 재배하지 않는다는 규약을 정해놓고 있다. 또 텃밭 이용자간에 반갑게 인사하고 자치운영회에 적극 참여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제 포항에서도 제대로된 도시농업이 시작되었다. 순수한 주민 자치형태의 도시농업이다. 포항시는 시민들이 도시농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토지를 찾아주는 일을 해야할 것이다. 공원부지에서도 허가를 받고 도시농업을 할 수 있는 조례 제정도 그 방법이 될 수 있다.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된 도시농업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시작한 도시농업을 단순한 먹거리를 창출한다기 보다는 일상의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우리의 도시는 보다 건강한 도시로 발전될 것이다. 그 텃밭을 지금 시작 할 때이다.

2013-07-11

자신을 바라보기

▲ 이관홍 포항 죽도성당 부주임 다문화가정 가톨릭지원센터 담당지난달 4박5일간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위치한 `갈평 피정의 집`에서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 사제단의 피정이 있었다. `피정`이라하면, 피소정념(避騷靜念) 혹은 피세정수(避世靜修)의 줄임 말이다. 풀이해 보면, 소란함(혹은 세상)을 피(避)해서 조용히(靜) 묵상(혹은 자신을 닦음)에 잠긴다는 뜻이 된다. 가톨릭 교회법에 따르면, 모든 성직자들은 1년에 한번 피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피정`과 같은 제도는 불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님들은 음력 4월15일부터 7월15일까지 3개월 동안 외출을 금하고 참선을 중심으로 수행에만 전념하게 된다. 이를 하안거라고 한다. 기도나 묵상, 참선에서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요건은 바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절대자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 그 자체가 기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하루하루 반복된 삶을 살아간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시간에 일터로 향하게 된다. 일터에서 역시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온다. 신문과 TV 역시 우리의 눈을 흐리게 하고, 마치 세뇌를 당하는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획일화 시킨다.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 안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내 삶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인가? 어쩌면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조차 성가시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하기를 포기한다는 것, 생각하는 것을 성가시게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사람이라는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동물과 구분해서 우리가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생각함에서, 사고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몇년 전 유행했던 용어가 `웰빙`이다. `웰빙`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물질적 가치나 명예보다는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후반부터 이른바 `웰빙` 붐이 일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웰빙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구체적인 생활면에서 육류 대신 생선과 유기농산물을 선호하고, 단전호흡·요가 등의 명상 요법과 여행·등산·독서 등의 취미 생활을 통하여 심신의 건강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웰빙`이라는 말이 왜 등장하게 되었을까? 평소에는 관심을 받지 못하던 단어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새로운 단어가 생성되는 것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물질적인 것이 행복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그 사이 잃은 것이 많았다. 근검절약을 위해서 어떻게든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다보니, 남은 것이라고는 피폐해진 몸과 마음뿐이었다. 숨 가쁘게 살다보니 자신을 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웰빙`의 시대가 지나고, `힐링`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갑작스레 생긴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혹은 그러한 일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 될까봐 상실감과 불안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누구든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삶의 굴곡이라 할지라도 우리들은 움츠려들어 있기에 쉽게 상처를 받게 된다. `웰빙`을 추구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러기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상처가 너무 많다.피정이나 하안거는 성직자나 도를 닦는 수도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세상과 단절된 곳으로 떠나는 것, 즉 공간의 이동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자신을 바라봄`이 근본적인 요소이다. 숨 가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도 단 5분이라도 우리 자신을 살펴보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오늘 하루 행복했는가? 오늘 하루 상처받은 일은 없었는지? 어제 받은 상처는 덧나지는 않았는가?우리는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나서야, 우리는 `웰빙`을 추구하려고 했다. `힐링`도 마찬가지이다. 상처를 수없이 받고 난 다음, 우리는 `힐링`을 추구하려고 한다.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 아닐까? 종교적인 의미를 뛰어넘어, `나를 바라봄`이라는 측면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피정`이나 `하안거`가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2013-07-04

포항도시재생위원회 창립

▲ 안병국 포항대 세무부동산계열 겸임교수`신바람 나는 도시를 창조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포항도시재생위원회가 창립총회를 마치고 최근 개소를 하였다. 개소에 즈음하여 설립취지 및 도시재생 비전을 선언했다. 이 비전은 도시재생위원회는 물론 포항시와 포항시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지켜나갈 도시재생의 방향이자 실행방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도시재생의 의미를 한 번 더 언급하면 최근 신산업으로 변화되는 산업구조 및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조함으로써 쇠퇴한 도시를 새롭게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도시사업을 의미한다. 포항재생위원회에서 제시한 도시재생의미와 비전 그리고 생활재생형 성공사례를 소개 해 보고자한다.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우리가 사는 동네에 새로운 건물이 솟아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 속에는 새롭게 단장된 동네도 있지만 오래되고 낡은 동네도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낡은 동네의 개발은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재개발, 재건축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재건축, 재개발은 동네를 모두 헐어버리고 새로운 아파트를 꽉꽉 채워 넣는 방식이다. 비싸진 아파트 값을 감당하지 못한 원래 살던 주민들은 동네를 떠나야 할 수 밖에 없었고, 장사하는 상인들도 가게가 헐리는 바람에 그 동네에서 삶의 터전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원래 살고 있는 주민이나 상인들이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야 했다. 도시재생은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우리 동네 상가를 사람들이 북적이는 활기찬 상가로 만들기 위해서 주민과 상인들의 참여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동네의 장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주민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청주시 중앙동 상인회 권순택 회장 말을 빌려보면 관이 주도가 돼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뜻을 모아야 하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 의지를 집약해서 관에 요구도 해야 된다. 그에 대한 책임도 분담해야 된다고 말을 하고 있다. 청주시는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도시 중의 하나이다.서울 은평구에서는 두꺼비 하우징이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두꺼비 하우징은 주민 스스로 동네를 바꾸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다. 주택 리모델링이나 개량을 통해서 헌 집을 새집으로 바꿔주는 사업이다. 그 동네에 주민의 편의 시설이나, 기반시설을 넣기 위한 사업 취지에 가장 부합되어 두꺼비 하우징이라는 명칭 선택을 하게 됐다고 한다.아파트 주택관리 사업도 이사업에 포함시키고 있고, 하나의 마을에 하나의 사업으로 주택도 고치고, 주택외부 환경도 개선하고 그리고 주택 관리도 이루어지는 서구형 도시재생사업이 두꺼비 하우징이라고 말 할 수 있다.도시재생특별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만들어지면 전문가들이 참여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만들어지고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재생기법을 적용함에 현장에 적합하고 실효성 있는 방법을 간구한다. 포항시는 재생사업의 시행의 주최로써 차질 없는 사업시행을 위해 재원을 확보하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주민은 도시재생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그 성과의 수혜자로써 단순 의견제시를 넘어 자체사업을 추진하고 자원봉사를 통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 바탕으로 민·관·학이 함께 머리를 맞댈 때 도시재생 성공의 길이 열린다.

2013-06-27

국보 제132호 징비록과 유성룡

▲ 안병국 포항대 세무부동산계열 겸임교수국보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문화재가 숭례문, 진흥왕순수비, 불국사의 다보탑이 생각난다. 보통 국보라고 하면 무게가 있고 규모가 큰 것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징비록이 국보 제132호 라고 하면 어떻게 책이 국보가 되었을까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징비록은 책이지만 국보로 지정된 것도 아주 보기 드문 경우라 말할 수 있다. 본래 징비록은 안동 유씨 가문의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유성룡이 남긴 문전과 자료들로 유성룡의 종손 가문적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나중에 따로 국보로 지정 받았다고 한다. 징비란 시경이라는 책의 소비편에 나오는 문장 “미리 징계해 우환을 경계한다”는 구절에 따온 것인데 즉 우리가 겪은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환란을 기록함으로써 훗날 다시 올지 모르는 우환을 경계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임진왜란 하면 이순신의 난중일기가 가장 많이 떠올려지지만 임진왜란 전체를 기록한 징비록은 우리가 반드시 봐야할 중요한 책이며 과거의 문서이다. 징비록에는 우리가 전쟁초반에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가, 자국의 문제는 자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당시의 군사와 정치의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이렇듯 참혹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 등 여러 문제에 대해 해법이 나와 있다. 이 책은 피난 가는 임금의 뒤를 따르는 조정 대신들과 궁녀들의 통곡하는 모습과 각 지방에서 벌어졌던 처참하고 참혹한 전투상황, 풍전등화인 나라의 운명을 바라보며 애썼던 저자인 유성룡이 마치 실제상황인 영화를 연상하게 할 만큼 생생하게 기록해뒀다.유성룡은 지금부터 약 470년 전 1542년 경상도 의성현에서 태어났다. 자는 이견, 호는 서애, 시호는 문충이다. 문충의 뜻은 나라에 충성한 문신이라는 말이고 그만큼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는 뜻이다. 그의 아버지 유중영은 황해도 관찰사(지금의 도지사)였고 그의 형 유운룡은 원주부사(지금의 군수)를 지낸 명문가다. 1557년 과거에 급제했고 1562년 퇴계 이황의 문하로 들어가 안동의 도산서원에서 공부하게 된다. 당대 최고의 스승에게 학문을 배우게 되지만 문하로 들어간지 7년 만에 스승 이황은 세상을 떠난다. 좀 더 많은 것을 스승에게 배우고 싶었지만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 이듬해 안동의 낙수라는 곳 서쪽언덕 밑에 스승의 학문을 전수하기 위한 서당을 지으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 마음을 담아 서애를 자신의 호로 정한다. 성균관에 입교 후 1566년 문과에 급제하고 1590년 우의정을 시작으로 좌의정, 영의정을 거쳐 삼정승 관직 모두 거친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 이순신을 정읍현감에서 전라 좌수사로 형조정랑 이었던 권율을 의주목사로 천거한다. 이들은 훗날 각각 해전과 행주산성에 승리를 이끌어 낸 역사적 인물이 된다.징비록에는 유성룡의 뼈아픈 솔직한 고백이 하나 있다. 1583년 이이가 주장한 10만 양병설을 반대한 사실이다. 나중에 이것을 무척이나 후회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징비록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전쟁 후 그 가치를 일본에서도 인정할 정도여서 1695년 교토의 야마토야라는 곳에서 책이 간행 할 정도였다. 그래서 1712년 기록을 보면 당시 왕이었던 숙종이 징비록이 일본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엄중히 금지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징비록을 쓰면서 유성룡은 다시는 이런 환란을 겪지 않도록 경계하라고 했지만 임진왜란 후 또 다시 병자호란이란 큰 화를 입고 이후 일제에 의해 조선왕조는 막을 내리게 된다. 근대에 와서 남과 북의 대립속에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북한과의 문제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이 책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여전히 크다 할 것이다.호국의 달 6월이 됐다. 우리는 6월이 되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의 넋을 기린다. 징비록은 역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기본이 되는 자료이기도 하지만 전쟁의 아픔이 있는 6월에 간직해야 할 교훈이 있는 국보로서의 가치가 있는 충분한 책이다.

2013-06-13

포항중앙교회의 택시타기 운동

▲ 안병국 포항대학교 세무부동산계열 겸임교수지난 2월 포항의 택시기본요금이 2천200원에서 2천800원으로 올랐다. 그 후 택시를 타면서 기사에게 “요금이 오르니 수입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손님들이 자주 묻는 통에 화가 난다고 했다. 요금이 올랐으니 수입이 나아졌다는 전제로 묻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르기 전 하루 50명의 손님이 탔다면 오른 후에는 40명으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요금이 오른 만큼 손님은 줄어들었다며, 특히 낮 손님은 가뭄에 콩 날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사납금도 곧 오르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길게 쉬었다. 이 기사는 법인 소속의 기사였다. 개인택시 기사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그의 대답은 처음 한달동안 요금 적응기간이라서 수입이 줄었다가 지금은 요금이 오르기 전보다 25%정도 더 늘었다고 했다. 포항의 법인택시는 930대, 개인택시는 1천924대가 등록돼 영업 하고 있다. 물론 하루에 다 운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택시 등록이 법인택시보다 배 이상이면 포항의 택시요금 인상은 잘 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결론적으로 법인택시는 수입이 그대로이고, 개인택시는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정리할 수 있다. 시민이 바쁘고 급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택시이다. 그들은 박봉 또는 저 수입으로 직업에 종사한다. 포항중앙교회에서는`일요일 택시타고 교회 오는 운동`을 하고 있다. 교회가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주차장 확보가 어려워서 그런 것도 아니다. 흥해, 오천 등 원근 각지에서 워낙에 많은 교인이 예배에 참여하지만 확보된 주차장이 비좁아 그런 것은 더욱 아니다. 고유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택시업계 어려움을 1만여명의 교인이 동참하기 위함이다. 일요일 택시타기 운동과 더불어 요금을 내고 돌려받는 동전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일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중앙교회의 담임목사님은 돌려받는 200원, 300원이 우리에게는 얼마 안 되지만 그들에게는 그 돈이 마음으로 큰 보탬이 된다며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많은 교인들이 참여하고 벌써 여러 해 해오고 있다. 교회 앞에 도착한 택시기사분들께 박카스 한 병, 바닥면에 고무돌기가 박혀있는 흰 면장갑, 껌, 삶의 양식이 저장된 CD 등이 담긴 비닐봉지를 건네준다. 안전운행 하시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기사님들은 기분이 좋다. 일요일 손님 태워서 좋고, 얼마 안 되지만 동전 거스름 봉사료로 받아서 좋고, 박카스까지 받아 마시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봉사에 기분이 좋아진 기사님들은 다음 손님에게도 기분 좋게 대한다. 좋게 대함을 받은 손님은 또 다른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전달할 것이다.포항시에서도 택시업계의 경영난과 운전종사자의 수입 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나누고자 범시민 택시타기운동을 5~6년 전에 전개한 바 있다. 지금은 그 운동이 계속 전개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계속했으면 한다. 택시요금을 올리면 불만이 사라질 것이란 생각을 포항시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요금이 오르면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바람에 수요가 줄어든 만큼 수입이 더 감소한다고 불평하는 회사택시의 기사들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들도 택시 종사자의 30%는 된다. 대중교통 운행체계의 발전은 택시 이용수요 저하를 가져왔다. 대도시 지하철의 발달과 중소도시의 버스 환승체계의 놀라운 변화가 택시 이용을 줄이고 있다. 포항중앙교회가 하는 일요일 택시타기운동은 주차장 부족 때문에 하는 운동은 아니다. 사회통합운동이며, 계층간 소통운동이다. 교회에서 우리 직업에 관심과 배려를 해주고 있구나라는 그들의 생각은 이용하는 손님에게 친절로 돌아간다. 그 친절이 바이러스처럼 시민들에게 전달될 때 행복한 포항이 만들어진다.

2013-05-30

원자력, 미래와 현재의 가교

▲ 이청구월성원자력본부장 원자력은 화석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잇는 징검다리로서 현재와 미래 에너지의 가교이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가 완전히 화석에너지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는 원자력의 역할은 지속돼야 한다. 향후 50년간 인류가 직면할 10가지 문제 중에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에너지`이다. 그러나 지구환경을 위해서는 화석에너지에서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것이 맞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와 국토환경 등 현실을 감안하면 원자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한반도의 온난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전세계 평균 보다 2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겨울이 한달 정도 줄었고, 여름은 2주 늘어났다. 이상기후로 인한 냉난방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화력발전량 증가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는 온난화문제 때문에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30%까지 줄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과제는 석탄, 가스 등을 이용하는 화석에너지를 줄이는`탈화석에너지`로 가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우리나라의 경제기반과 에너지 여건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6월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에 들어갔다. 조선, 자동차, IT 같은 제조업의 수출 위주 산업구조는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저렴한 전기가 없으면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경제침체를 불러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경제성이 가장 뛰어난`원자력`이 아니면 국민경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요점이다.원전의 경제성 문제를 에너지 소비자들이 참고할 사항으로 원자력 발전단가 39원에는 건설비, 중저준위방폐물관리기금, 사용후연료관리부담금, 원전해체 충당금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다.현재 이 단가는 국내 에너지 중 가장 저렴하다. 소비자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라는 방향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낮은 이용률, 많은 부지면적 소요, 높은 생산단가 때문에 현실적인 한계가 아직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용률이 낮아 신재생에너지 비중만큼 화력발전소를 늘릴 경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히 우려된다.일본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도 지진대인 일본의 원전 폐기를 주장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원전 유지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빌게이츠`는 전세계 에너지복지를 대안으로 `원자력`을 꼽고 있으며, 4세대 원전 `테라파워` 개발에 적극적이다.저렴한 에너지라면 경제성, 해외의존도가 낮은 에너지 안보 측면의 강점,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안전성, 저탄소 에너지라는 환경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원자력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또 일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고 있는 기준치(100mSv) 이하 방사선에 대한 유해성 가설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보고서를 인용해 생물학적, 역학적 정보를 통해 증명되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애정어린 염려도 원전사업자로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특히 원전사업에 있어`주민 수용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데, 그동안 우리는 기술적 성장 중심으로 노력하면서 사회적 요구에 대한 변화 흐름을 놓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 안전성을 넘어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원자력계에서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제 원전에너지는 국민들이 피할 수 없는 선택 에너지가 아닌 일상 생활과 함께하는 동반자이다.

2013-05-23

형산강

▲ 조현명 시인여러 해 전의 일이지만 형산강의 발원지를 찾아갔던 일이 생각난다. 몇 명 생각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백운산을 찾아갔다가 큰골샘을 찾지도 못하고 돌아 왔다. 또 다른 날엔 경주 아화를 지나 도리 쪽으로 대천을 따라 가보았지만 그 쪽 발원지도 확인하진 못했다. 물길이 이어졌지만 수목이 우거져 길이 막혔던 것이다. 강의 이름이 된 형산과 제산을 올라보고, 경주 석장리 암각화도 찾아가보고, 원류를 따라 가면서 사진을 찍고 지도를 펴놓고 물길을 가늠해 보는 등 제법 답사의 흉내를 내었던 것인데 결국 지쳐서 그만두게 되었다. 강의 생태와 문화, 역사나 지리적인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간접체험 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원류만 찾아 발원지를 가보는 일인데도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지류들을 다 탐방하고, 그 지리와 생태 그리고 문화적인 것들을 저작물로 남기기까지 발품과 시간 노력은 어설프게 시작해서는 아예 될 일이 아니었다. 그 뒤 포항 지역사회 연구소에서 2002년 펴낸`형산강`이란 책과 포항문학이 다룬 형산강 정도로 만족하고, 직접 찍어둔 사진과 글들을 갈무리한 작은 페이지를 3년간 유지하다가 그것도 별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 그만 두었다. 그 때 축적해둔 변변찮은 사진과 글들이 시디롬에 담겨 어둠 속에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을 다시 꺼내들고 생각에 잠겼다.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너무나 많은 지류가 있는데, 그것을 다 비켜 원류를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발원지를 찾아내려면 용천수를 찾아 내야한다. 가장 먼 곳, 그러니까 하류까지 가장 길게 측정되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지표수를 발원지라고 말한다. 또한 한강의 검룡소, 낙동강의 황지처럼 365일 마르지 않고 용천수로 존재하는 것이 발원지의 또 하나의 조건이라고 한다. 형산강의 발원지는 두 곳으로 서로 이견이 있다. 복안천을 원류로 보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백운산 큰골샘이 되고, 대천을 원류로 보면 경상북도 경주시 서면 도리의 인내산 인출샘이 발원지가 된다. 복안천(伏安川)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백운산 큰골샘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국도 제35호선을 따라 흐르다가 경주시 내남면으로 흘러 대천과 만난다. 일제 강점기 때는 형산강의 본류로 여겨졌다. 대천(大川)은 경상북도 경주시 서면 도리의 인내산 인출샘 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르다가 서면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흐름을 바꾸고 건천읍을 거쳐 고천과 합류하고, 경주시 탑동에서 복안천과 만나 흐른다. 이후에 형산강은 큰 물줄기가 되어서 남천과 북천, 소현천과 신당천, 사방천, 칠평천, 기계천, 왕신천, 자명천등을 만나면서 영일만으로 흘러든다.강은 공간 속을 흐르고 있지만 시간과 역사속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몸속으로도 흐른다. 나는 하류의 마을 연일에서 태어나 지금도 연일에서 살고 있지만 경주 남천가에서 태어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도 있으리라. 그 옛날 연일 부조시장에서 그의 선조들이 고기를 거두어 가고, 하류에서 잡은 조개들을 반찬으로 삼았을 테니 그의 몸 속에도 형산강은 샛강을 내고 있는 것일텐데. 지금도 바다로 흘러간 물이 다시 돌아가서 발원하고 있다. 내 몸 속에도 강은 샛강을 내고 흐르며 내가 흘린 것들은 다시 강으로 흘러든다. 그런 것 말고도 신라의 옛 수도였던 경주에서 가장 첨단의 현대적인 산업도시 포항으로 흐르는 형산강은 사람들 속에 무수한 의미를 흘려주고 있다. 그 속에 삶의 애환과 전란의 아픔과 피, 홍수가 만들어낸 죽음위의 또 다른 삶과 생명들이 계속 흐르고 있다.나의 초보적인 형산강 저작물을 담은 씨디롬의 먼지를 털어내며, 강에 대한 생각들이며 의미들을 다시 어둠 속에 쟁여놓는다. 누구든지 형산강의 그 큰 흐름을 베껴서 아름다운 저작물로 만들어 맑은 거울처럼 우리 앞에 놓아줄 사람을 기다린다. 그것이야 말로 형산강과 함께 샛강인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므로….

2013-05-20

부안 내소사

▲ 안병국 포항대학교 세무부동산계열 겸임교수지난 5월12일 부안 내소사에 필자가 이끄는 죽도동 문화가족회 회원들과 일년에 몇 차례 다녀오는 문화유적 답사를 다녀왔다. 지난 해 영주 부석사와 안동 하회마을을 다녀 올 때 올 봄에는 내소사에 가기로 정해놓은 계획에 의해서다. 답사 때마다 그랬듯이 그 지방의 문화유적 해설사를 초빙해 해설을 듣는다. 문화재의 기록적인 가치를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지방의 문화유적 해설사는 우리가 모르는 인문적 특성까지 곁들여 설명하기 때문에 늘 신비롭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부안군청에 해설을 부탁했다. 변산반도 부안은 포항시와 2003년 결연을 맺은 자매도시이다. 포항은 해돋이, 부안은 해넘이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이른 아침 삼삼오오 모인 회원 40명과 함께 부안으로 출발했다. 줄포만 곰소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해설사로부터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단아하고 차분한 인상을 가진 마흔 초반쯤 돼 보이는 여성해설사 였다. 그는 얼마전 포항에 문화유적답사를 다녀 왔다고 하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한 것은 관광객이 다니지 않는 오솔길로 안내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솔길 중간지점 천년기념물 122호인 호랑가시나무가 자생하고 있었다. 호랑가시나무잎 가장자리 끝부분에 억센 가시바늘이 있어 찔리면 제법 아픈데, 호랑이가 등이 가려우면 이 나뭇잎에 긁었다해서 이름이 붙여 졌으며, 호랑이 등긁이나무라고도 한다고 했다.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어서 정감이 갔다. 부안의 자연은 이처럼 아름답고 복스럽다. 남도의 대표적 아름다움인 동백이 표현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때 세워진 절로, 원래 이름은 소래사였다고 한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대웅보전은 관음조가 단청을 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는 대웅보전의 후불벽화는 눈여겨 볼만 하다. 지방문화재는 삼층석탑, 설선당이 있으며, 기타 유물로는 봉래루, 금동여래좌상등이 경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오솔길을 지나 일주문에 다다랐다. 일주문에 들어서는 순간 회원들은 탄성을 질렀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전나무 숲길이 곧게 뻗어있었다. 전나무 사이로 잡목들이 얽혀 숲길이 더욱 호젓했는데, 숲가꾸기 사업을 했는지 바닥이 훤히 보여 좀 아쉬웠다. 전나무가 터널을 이룬 내소사 들입길은 내소사 자체보다 답사객의 마음에 더 오래 기억될 것이다. 600미터나 되는 전나무 숲길은 나무의 굵기나 키로 보아 100년은 훨씬 넘어 보였지만 불과 60여년전 해방 전후에 식재됐다고 한다. 근래에는 울창한 전나무 숲길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영원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전나무 숲길이 끝나면 능가산이 양쪽을 감싸듯이 전개되며, 느티나무와 벚나무 가로수가 천왕문까지 뻗어 있다. 천왕문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1천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절집에 중심을 잡고, 단풍나무, 홍목련, 배롱나무 등이 절집 마당을 이루고 있다. 1천년 된 느티나무는 할아버지 느티나무라고 했다. 이 느티나무는 당산나무이다. 당산나무는 한마을 사람들의 모든 희망을 끌어 안기 족할만큼 넉넉한 기품을 지녔다. 지금도 내소사 주변 석포리 마을 사람들은 정월대보름에 느티나무에 새끼줄을 감고 한해의 풍요를 기원하고, 당산제를 크게 지낸다고 한다. 대웅보전 앞마당에 이르면 봉래루 2층 누각이 있다. 봉래루를 돌아서면 석탑이 선 마당과 대웅보전이 능가산 연봉을 변풍처럼 뒤로하고 우리를 반겨준다.우리는 일주문을 지나서 대웅보전 앞마당까지 오는동안 전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홍목련 등의 나무와 절집 마당에 있는 돌 고건물을 보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료했다. 자연을 이용한 내소사의 가람 배치와 조화에 경의를 표하고, 5월 가족과 함께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서로 힐링하는 시간을 권해본다.

2013-05-16

시를 품 안에, 시 읽는 즐거움

▲ 하재영 시인직업 아닌 직업, 시인이라는 직함을 이름 앞에 붙이고 사는 내게 시(詩)는 나의 생활을 지극히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언어다. 매일 남의 시를 읽으며 시향에 젖을 때 아닌 게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시를 즐겨 읽고 하물며 노래하듯 낭송까지 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기에 시인으로서 고마울 뿐이다. 시에 대한 개념적 설명을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인에게 `시`는 연분홍 꽃처럼 아름다움을 연상하게 한다.긴 겨울 지나 산과 들에 핀 개나리, 진달래, 벚꽃을 누군들 아름답지 않다고 우기랴. 시는 그것처럼 남에게 화사한 빛과 향을 선물하기도 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 편의 시는 시간과 공간의 일정한 폭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시는 우리가 생활하는 생활공간처럼 사람 냄새를 그득 담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타인과 소통하기를 원하는데 시 한 편에는 대화의 폭을 무한정으로 넓힐 수 있는 상상력의 공간도 펼쳐져 있다. 타인과의 소통을 넘어 자신과의 내밀한 대화까지 모색할 수 있는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반면에 `시는 어렵다` 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모든 예술이 앞선 사람들의 표현과 달리해야 하는 신선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식상한 표현보다 새롭고, 때론 충격적인 표현을 통해 작품의 이미지를 강하게 한다. 그렇기에 남이 사용하지 않은 시어를 찾다보니 일상생활에서 시를 가까이 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시를 멀리 있는 사람처럼, 만나기 힘든 것으로 난해하게 느끼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시를 가까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러한 요소는 극복되고 해결될 것이다.다행스럽게도 포항시립도서관에서 추진하는 올해의 원 북 원(One Book One) 도서로 김경민의 `시 읽기 좋은 날` (쌤앤파커스, 2011)이 선정됐다. 올해로 8회를 맞는 `원 북 원 포항(One Book One Pohang)`은 시민들이 읽은 책을 추천받아, 추천된 도서 중 원북선정위원회에서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그것을 시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읽게 할 수 있는 범시민 독서생활운동이다.책을 훑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접했던 시 50편과 그 시를 읽고 느낀 산문, 그리고 사진으로 편집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넘겨볼 수 있는 정감어린 책이다. 한 시인의 시집 한권을 선택해서 읽는 것도 괜찮지만, 시를 가까이 하지 않았던 일반 시민에게는 오히려 이런 책이 접근하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수월할 것이다.책 선정과 함께 포항시립도서관에서는 4월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시(詩)와 관련된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전개했고, 올 한 해 `시가 흐르는 포항, 시를 사랑하는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이는 고무적인 일로 산업, 어촌도시의 드센 이미지를 벗게 할 뿐만 아니라 경쟁의 팍팍한 일상을 유연하고 권태롭지 않게 만들어 줄 것이다. 사실 영상물의 범람으로 책을 가까이 하기 힘든 요즘이다. 더욱이 예전처럼 책 한 권 살 수 있는 이웃서점도 사라진 지 오래다. 서점 대신 카페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책 한 권을 구입하는 것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생활이 된 지 이미 오래다.이러한 환경에서 포항시립도서관에서 펼치고 있는 올해의 `원 북 원`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듯 시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시의 아름다운 표현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창의적 상상의 세계가 현실을 아름다운 공간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다. `포항 시민들은 적어도 시 한 편 정도는 외우고 낭송할 수 있다`는 풍토가 조성되면 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도시라 누군들 이야기하지 않으랴.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는 일처럼 이 일은 정말 적극 추진해 볼 일이다.

2013-05-10

도시재생특별법 국회통과와 입법 배경

▲ 안병국 포항대학교 세무부동산계열 겸임교수도시재생특별법이 지난달 30일 국회본회를 통과해 포항의 원도심을 비롯한 산재된 구도심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도시재생특별법은 2012년 6월5일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대표발의하여 2012년 7월9일 국토해양위원회 회부된 법안으로 제안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전체인구 90%와 각종산업기반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의 주거,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을 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재생하는 것은 국가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의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둘째, 2000년대 진입하면서 인구가 성장하지 않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경험을 해오고 있으며 노후화된 기반시설 정비가 지연되어 지역산업의 쇠퇴, 빈부 격차로 인한 공동체의 약화는 유·무형 지역자산의 방치로 이어지고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힘과 도시성장동력이 쇠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재정적 기반이 약한 중소도시에서 더욱 심각하여 지역간의 격차를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이 법이 통과되기 전까지만 해도 도시재생을 위한 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그 역할을 담당했는데 이 정비법은 사업성이 부족한 중소도시에서 추진하기란 한계가 있으며 사업성이 있는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도 수익성에 치중하다보니 경제적 약자인 원주민의 재정착에 기여하지 못하여 오히려 공동체를 해체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도시재생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사업도 집중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개별적·분산적으로 이루어짐으로서 효과적으로 도시재생을 도모하기 미흡한 상태에 놓여있기도 했다. 따라서 국토교통부는 현행 제도로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각종 물리적 정신적 사업을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국가의 역할과 지원을 강화함으로서 원도심과 도시내 쇠퇴지역의 기능을 증진시키고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는 도시재생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 국회는 이 법을 제정함으로써 계획적인 도시재생 추진 체계를 만들고 지원을 통해 민간과 정부의 관련 사업들이 실질적인 도시재생으로 이뤄지도록 하였다.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도시재생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도시재생 기본방침을 10년마다 수립하여야 하며 필요한 경우 5년마다 재검토하여 정비할 수 있다.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를 전략계획수립권자라고 하는데 이 전략계획수립권자는 도시전체 또는 일부지역에 대하여 전략계획을 10년 단위로 수립하고 5년 단위로 정비하여야 한다.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은 도시경제기반형 활성화계획과 근린재생활성화 계획으로 나눠지는데 포항의 도시상태로 본다면 생활환경개선, 기초생활인프라확충, 공동체활성화 골목경제살리기 등의 근린재생형 활성화계획이 시급하다. 국토교통부장관은 도시재생을 긴급하고 효과적으로 실시하기위하여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도시재생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고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도시재생기금을 설치하는 한편 지역의 도시재생 활동지원 및 촉진을 위한 지원업무를 도시재생기구에 위탁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계획목표, 범위, 방안, 쇠퇴진단, 도시재생지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 지역별 우선순위 및 지역간 연계방안, 도시재생지원센터, 주민협의체 등 실행주체 구성방안 등이 포함된 도시재생전략을 수립하여야 하며 도시재생 관련업무의 총괄추진을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하여야 한다.도시재생특별법이 통과됨으로서 도시재생사업의 경제적 지위확보와 체계적인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각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받으려고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이미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주시, 창원시는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시범도시로 지정받아 노력하고 있다. 포항에서도 민간주도의 도시재생추진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이제 포항시의 공공부분 지원 역할이 기대될 때이다.

2013-05-09

한부모가족 위한 사회적 인프라 강화 필요

▲ 배옥현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 최근 우리 사회는 외환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취약가족이 증가하게 됐으며, 이혼, 사별, 별거, 미혼모 등에 의한 한부모가족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경북도 한부모가족은 2011년 기준 전체 가구의 9%에 해당하는 2만3천422명으로 지난 4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중 모자가구가 73.9%로 대부분이며, 부자가구 24.2%, 조손가구 1.2%, 청소년 한부모 1.2%이다. 이들 가족은 유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크고, 자녀양육문제, 심리적문제, 사회적 편견 등을 겪고 있어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정책은 경제적 자립이나 자녀양육지원 및 편견해소와 같은 사회적 인식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현행 한부모가족 지원정책은 가족역량 강화사업을 통해 시행되고 있으며, 전문 센터는 전국에 31개소가 있지만 경북은 건강가정지원센터 9개소 중 2곳에서 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역량강화사업이 일부 지역에 편중돼있어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고, 관련 사업의 확충과 전문인력 및 상담가의 지속적인 확보지원이 요구된다.경북의 한부모가족 역량강화사업은 앞서 살펴 본 것처럼 주로 주거환경과 관련된 월세 부담문제, 아이들 학습문제, 경제적 어려움이나 일자리 등과 관련해 운영되고 있다. 대개의 경우 주거문제는 모자시설이나 주민센터를 통해 임대주택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게 하고, LH공사의 영구임대아파트도 우선 분양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관련, 제3금융권이나 서민금융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학습부분은 재가학습봉사단이 주1회 방문해 작게는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도움을 제공하고 있으나 가족의 요구에 따라 학원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경우는 학원에 직접 전화를 해서 학원비의 전액 또는 50%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기도 한다.이외에도 일자리의 경우는 고용지원센터보다 자활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는 한부모여성가구주가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조리사 등과 같은 일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교육비로는 교육비 전체의 80%를 지원하고, 자부담은 20% 정도로 그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비 긴급지원사업, 자조모임, 후원연계 사업 등의 다양한 사업 내용을 구축하고 있다.이처럼 경북도는 한부모가족에게 상담, 자원연계 등을 지원하는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역량강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훈련이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가족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서 직업교육은 둘째 치고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더 급하다 보니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감안해 직업교육을 받는 일정기간 동안이라도 생계비를 보장해 주거나 융자제도, 시간제 근로에 대한 보상 등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다양한 동기부여기제를 활용해 직업훈련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특히 한부모여성가구주를 위한 취업훈련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소자본 창업훈련을 통해 취업정보를 제공하며, 취업알선을 체계화해 안정된 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취·창업 지원을 하더라도 노동시장의 진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개입과 정책적 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런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자원을 활용해서 자활·자립을 하겠다는 한부모가족의 의지, 그리고 한부모가족 역량강화사업을 수행하려는 정책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는 일이다.

2013-05-02

세계적 다보스 포럼과 유교문화 포럼의 행보

▲ 김부환 유럽경제문제연구소장유교문화를 기반으로 문화와 생태, 관광을 접목해 미래 관광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추진 중인 안동지역의 3대문화권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장래 언젠가는 다보스 포럼을 모델로 한 세계적 유교문화 포럼 등이 개최될 경우, 세계유교문화 거점도시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유교문화 테마관광지로서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어가는 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다보스는 인구 1만여명이 살고 있는 스위스의 한적하고 조용한 작은 시골마을이면서 겨울 주말마다 인근지역에서 꼬마들이 몰려들어 스키를 타는 휴양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년 1월이 되면 더 이상 소박한 시골도시가 아니다. 다보스포럼에 대해서 혹자는 빛과 그늘을 얘기하지만, 어쨌든 국제적으로 화려하게 성공한 포럼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계의 오피니언리더와 경영경제인들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연차 총회로 한바탕 북적인다. `불굴의 역동성(Resilient Dynamism)`이란 주제로 열린 올해 다보스포럼에도 45개국 정상급 인사를 비롯해 지구촌 엘리트 2천600명이 참석, 글로벌 경제사회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이처럼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글로벌리더들의 담론에는 뿌리가 있다. 192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문학의 거장 토마스 만이 쓴 책 `데어 차우버베르크`(Der Zauberberg: 마의 산)의 배경이 바로 스위스 시골마을 다보스다. 주인공 카스트로프는 사촌을 문병하기 위해 알프스 산 속 다보스에 위치한 요양소를 찾으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문병 온 자신도 요양해야 할 처지임을 발견하고 입원하게 된다. 카스트로프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다보스포럼은 1971년 당시 하버드대학교 교수인`클라우스 슈바브`에 의해 비영리재단으로 창설됐다. 초기엔 유럽 경영인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근황을 묻는 사교모임에서 출발했다. `클라우스 슈바브`는 독일에서 태어나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서 공부했으며, 현재는 스위스 제네바 대학에 명예 경영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1981년부터 세계경제포럼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면서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기 시작했으며, 유료회원제를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는 포럼으로 성장하게 된다. 겨울이면 스위스가 세계 스키마니아들을 포함, 많은 사람들에게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점도 활용했을 것이다. 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브`를 두고 일각에서는 수완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하지만 세계적인 포럼을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순서와 방법, 시기 등을 지혜롭게 구상한 전략가라는 뜻이기도 한다.과연 신도청시대를 맞이하면서 장차 우리도 언젠가 `다보스 포럼`모델처럼 `세계적 유교문화 포럼`을 개최할 수 있을까. 꾸준하게 지역 유교문화의 가치를 지구촌에 홍보하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함은 기본, 인내와 단계적 전략 그리고 지혜를 모아간다면 불가능은 없을 것이다. 지금 `다보스 포럼`도 자본주의에 대한 막연한 성과보다는 장차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유교문화가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대안적 이념으로, 동양적 가치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비록 이웃나라 중국과 우리나라가 주체가 되는 소규모이긴 하지만 세계유교문화포럼과 `종부, 섬김과 나눔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전통시대 종부(宗婦)들의 삶과 정체성을 조명하는 학술강연과 종부문화의 전시를 위해 종가포럼도 열리고 있다. 종가는 유교문화와 선비정신, 그리고 현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사회의 핵심 아이콘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을 이어가는 한국문화의 정수이기도 한다.이처럼 지금 열리고 있는 세계유교문화포럼과 종가포럼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안동과 예천이 합심한다면 언젠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처럼 그야말로 세계적인 포럼이 되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2013-05-01

평화에 이르는길

▲ 이관홍 포항 죽도성당 부주임·다문화가정 카톨릭지원센터 담당부활절을 지내고, 필리핀에서 유학하던 시절, 가장 친했던 멕시코 친구로부터 메일이 한통 왔다. 부활절을 기쁘게 보냈냐는 인사와 함께, 한국이 전쟁 중이라는데 피해는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더불어 나의 안전을 위해서, 한국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전쟁 중이라니….남과 북의 긴장 관계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보였나 보다.자주 만나게 되는 다문화 가정의 결혼이주여성들과 이주 노동자들 역시 남과 북의 긴장관계를 매우 불안하게 생각했다. 필리핀에서 온 어느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이 이처럼 위험한 나라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연일 계속되는 미사일 이야기, 핵전쟁이야기가 많이 불안하게 한 것 같았다. 이주 노동자를 한국에 많이 파견한 어느 나라에서는, 전시를 대비해 대사관에 거주지 신고를 하고, 비상연락망을 구축했다고도 한다.`한반도의 평화`라는 말은 너무나도 멀게 느껴진다. 요즘은 시대의 과제요, 우리 모두의 소원이라는 `통일`도 부담스럽게 생각된다. 우리에게 `평화`와 `통일`이 불가능한 것인가. 모 방송사에서 2012년도에 통일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큰 부담만 없다면 통일이 되는 것이 좋다`(43.0%),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25.4%) 등 통일을 바라는 응답이 68.4%로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인식은 통일과는 거리가 먼 듯했다. 북한이 남한의 어떤 상대라고 인식하는가에 대해서는 `경계 대상`(37.4%)이나 `적대 대상`(19.3%) 등 부정적인 응답이 56.7%로 많았다.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해졌다. 소위 국민 대통합의 걸림돌이 됐던 것도 이런 이분법적 사고다.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우리의 모습, 좌우를 따지는 이념 논쟁, 전라도와 경상도를 나누는 지역감정 역시 이분법적 논리에서 시작된다. 이분법적인 논리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전쟁의 상흔, 서로에게 준 상처, 불신, 오해 그리고 편견…. 마치 내성이 생긴 듯 우리는 어느 새 이분법적 사고가 우리에게 준 아픔을 잊어버린 채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불신과 오해 편견을 더 높이 쌓아가고 있는 듯하다.`우리`라는 말,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지칭할 때도, `우리`나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부모님을 지칭할 때도,`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란 표현보다,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라는 말도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비롯된다. `우리`와 다른 `타자`, `남`이 존재함을 전제하고 사용하는 말이다. 가정 안에서도 자녀들은, 부모님 세대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부모들 역시도 자녀들을 두고 `우리` 세대와는 다르다고 한다.유교 문화권에서 덕행으로 손꼽히는 `중용(中庸)`은 우리안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이분법적 사고방식 앞에서 이상에 불과한 것인가? 우리는 중용의 삶을 살아갈 수 없을까?평화에 이르는 길은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뛰어넘는 데서 시작한다. `우리`라는 말을 더욱 폭넓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 역시도 `우리`민족이다.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새터민들 역시도 `우리`이웃이다. 세대 차가 나더라도, 서로 사고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우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르지만, `우리`가 될 수 있는 것이 `다양성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다. 평화에 이르는 길은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 안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너`란 존재가 다양성안의 일치를 추구하기를 기대하기보다, `나`라는 존재가 먼저 `너`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바로 여기서 평화가 시작된다./ 이관홍 포항 죽도성당 부주임다문화가정 가톨릭지원센터 담당

201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