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유진 구미시장226억불 무역수지 흑자 달성.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구미시가 이룩한 성과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무역수지 흑자인 286억불의 79%에 달하며, 구미시가 명실상부한 한국 경제의 심장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수출 344억불, 생산 75조원, 근로자 10만명 등 지난해 구미시가 이룩해낸 산업성과는 눈부시다.그러나 이런 통계치를 바라보며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것이 구미시장이란 자리다. 구미시의 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산업이 무너진다는 것은 이제 너무도 자명하다. 구미호의 선장에게는 단순히 구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이끌어 나가야할 부가적인 책임이 주어져 있다고 본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향후 10년 이내 삼성의 모든 먹거리가 사라진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인다고 한다. 구미시도 마찬가지다. 변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도태됨을 의미한다.1969년 낙동강 모랫벌에서 시작된 구미 산업단지는 최초 섬유산업에서, 백색가전으로, 다시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주력업종을 변경시키며, 공단의 색채를 바꾸어 왔다. 만약 구미시의 산업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정체돼있었다면 오늘날의 구미시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에 대한 단적인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제철도시였던 미국 피츠버그시의 몰락과 부활이 그것이다. 1970년, 오랜 기간 철강산업이라는 단 하나의 업종에만 치중했던 피츠버그시는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자 대량해고, 노동쟁의 등으로 도시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게 되는 심각한 몰락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산업구조를 재편해 첨단기술 및 고급 의료기술을 기반으로한 정보기술, 생명공학산업으로 업종 다각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피츠버그는 `절망과 오염`의 도시에서 `녹색성장`도시로 그 색채를 변모시켰으며, 2009년 G20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도시로 성장했다.피츠버그의 사례는 우리 구미시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필자가 2006년 처음 구미시장이 됐을 때, 누군가 구미시의 주력산업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산업`대답은 간단했다. 그러나, 이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일렬로 정렬된 도미노처럼 하나의 칩만 넘어져도 모두가 연쇄적으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게 되는 산업구조이기 때문이다.지난 6년간 구미시 산업구조의 재편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은 이러한 구미의 산업구조를 건강하게 만들어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피츠버그시의 사례에서 보듯이 단순한 직렬적 산업구조는 약하다. 산업이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야 외부의 경기변동에 취약해지지 않는다. 지금 누군가 필자에게 6년전과 같은 질문을 한다면 `모바일, 디스플레이 산업을 중심으로, 광학, 태양광, 전자의료기기, 신소재, 이차전지 등 IT융복합이 구미시의 주력업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초입단계에 진입해 있다.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가만히 앉아서 저절로 변하기를 기다리기엔 경제 생태계는 너무 치열하다. 산업구조를 다각화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고, 글로벌 첨단기업 유치에 끈질기게 매달려야 한다. 또 구미에 있는 2천700여개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지원해야 한다. 지난 2008년 7만6천명 수준이었던 구미공단의 근로자가 2012년 10만명으로, 4년만에 2만3천명이 증가하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신뢰관계가 글로벌 첨단기업의 성공적 투자유치로 이어지고, 업종의 다각화를 유도해 구미의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려나간 결과물이다.이제 2월말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가 준비하는 많은 사업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럴 때 일수록 빨리 움직여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 산업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구미공단이 더욱더 많은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더 빨리,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때다.
201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