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투표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

▲ 김규홍영양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말한다. 이유는 투표를 통해 한사람의 국민으로써 참정권을 행사하는 날이고, 그 권리를 통해 국가의 대표, 지방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요한 날이기 때문이다. 의식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선거일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선거일을 단순히 휴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왜일까?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비교해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쉽게 국민들이 참정권을 획득하게 됐다.영국 등 많은 나라들은 절대왕정시기를 거쳐서 현재의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하게 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왕권은 자신의 권한을 잃지 않기 위해 투표권을 국민에게 허용하지 않았고, 국민들은 선거권을 얻기 위해 많은 투쟁을 했고 피를 흘렸다. 그 승리의 산물이 바로 투표권이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의 투표율은 70%를 넘는다. 그만큼 투표의 중요성과 가치를 역사를 통해 깨우쳤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후 미군의 주도에 의한 제헌 국회의원선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선거권을 얻게 됐다. 하지만 그 당시 현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 선거제도에 대한 무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진등록제를 채택한 선거인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의식 수준이 점점 나아지면서 투표참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SNS등을 통해 스스로 투표참여 홍보, 투표 인증샷등을 남기고 있고, 인터넷 매체를 통해 투표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등을 나누고 있다. 또 자봉원사, 후원회 등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인 투표참여 확산과 정치참여 확산은 우리 국민들의 민주의식이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된다.투표권의 불행사도 하나의 의사표현일수도 있다. 후보자 모두가 자신의 정치성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정치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잘 확인하고 그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사람이 대표가 되길 원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투표권행사가 아닐까 생각된다.이번 6·4 지방선거는 주민들을 대신해서 일할 대표를 뽑는 아주 중요한 날이다.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경제·문화·사회 등이 발전 할 수도 쇠퇴 할 수도 있다. 역사는 선거가 바꾼다. 그리고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다.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 중 누가 더 적임자인지 선택하는 것은 지역의 발전과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내가 선택한 후보자가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는가는 유권자 스스로에 달려있다. 깨어있는 유권자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국가의 부(富)를 키운다.지금은 단순히 당선을 위해 외쳐대는 구호,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정책, 국가의 번영을 해치는 현혹적 수사 등을 구별하는 혜안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하고 생각한다.또한 지역감정이나 의미 없는 인연, 근거 없는 기대감 등 전근대적 관념에 현혹되지 않는 냉정한 유권자가 돼야 한다.비록 선거판이 비방전으로 혼탁해지더라도 유권자들이 바로 서면 문제가 없다. 어떤 후보를 지역의 선량으로 선택할 것인가의 최종적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어느덧 선거일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6월4일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 국민 모두가 국가의 주인임을 다시 확인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2014-05-26

계명대 동양화과 폐과, 이건 아니다

▲ 권정찬한국화가 동양화는 전통예술 가운데 대중으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예술 장르이다. 그리고 우리 역사 속의 정서와 가장 잘 맞아온 예술이기도 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봐도 회화는 예술의 중심이다. 그래서 우리의 동양화는 그 어떤 풍파와 시련에 봉착하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 돼야 할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한쪽에서는 온갖 전통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거나 축제로 보존하면서 또 한쪽에서는 더 소중한 전통을 죽이고 있어서 국가적 정책이 도저히 납득이 안간다.최근 경주 대학생 참사 사건이나 세월호 사건으로 대학생들과 국민이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고조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특성화사업계획으로 인한 대학내 통 폐합사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커다란 쟁점으로 부상하는 듯하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대학은 교육부의 지침에 부응하듯 일방적으로 폐과로 몰아가고 있어 동문, 재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계명대의 경우 학과 교수들의 주장은 취업이 폐과의 원인이다. 우리도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을 하고 미술대학 학장은 입시 등 전반적인 것이지 취업만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본부의 입장은 특성화사업에 의한 대학내 평가에서 꼴찌한 학과라고 말한다. 이미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평소 운영에 소홀하고 방치한 학과 교수에게 최우선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잣대로 폐과로 결정한 학교당국의 책임도 크다.그동안 동양화과가 문제가 있었다면 왜 학교당국은 방치하고만 있었는가? 과감하고 혁신적인 학과 개혁을 요구했어야지 뭘 했나? 그렇다면 그들도 직무유기 아닌가? 매년 교수평가를 엄중하게 해서라도, 연봉과 퇴직을 무기로 해서라도 과감히 변화를 요구했어야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동양화과 교수들은 뭘했나? 취업핑계만은 능사가 아니다. 제자들은 배운 것 없이 4년을 보냈다고 아우성이다. 그럼 놀고먹었다는 것 아닌가? 서울지역의 잘 운영되고 있는 동양화과를 한번 넘나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전통산수, 역사인물 초상화, 불화, 서예 이건 졸업 시 달관하지 못하면 졸업이 안되는 학교도 있다. 대학은 기초만 잘 가르쳐 놓아도 사회에 나가면 먹고 산다. 동양화에선 그것이 실용이다. 그리고 학교당국이 원하는 해외교류 했어야지, 지금 와서 연봉 삭감 타령을 왜 하는지 실망스럽다. 필자의 개인적 입장으로서는 왜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학과를 운영 못했는지 의문이 간다. 그리고 동문들과의 소통, 제자들에 대한 배려, 진심어린 교육, 적극적인 사회봉사, 국제교류, 동양화의 교육 연구 등을 어떻게 했는지 알고 싶다.이젠 폐과로 결정 났다. 재학생이 자퇴서를 내고 강의를 거부하고 동문들이 분노하는 상황에 학교당국도 학과교수도 어물어물 넘어가려 한다. 변명만 늘어놓는다. 정년만 채우자는 건지 전쟁에서 패장처럼 도망가자고 하는지 참 실망스럽다.미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화가는 화가다. 피카소도 고갱도 세잔느도, 솔거, 정선, 장승업, 이중섭, 박수근, 이응노, 이인성 그 모두 직업이 있었는가? 정부도 교육부도 계명대도 참 몰라도 어찌 그리도 모를까? 동양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돼야 할 과목이다. 계명대가 교양으로 가리키는 종교 과목 못지않은 분야이다. 실제 어느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대학은 10명, 15명 정원 단위의 예술, 한국문화에 대한 학과를 개설 해놓고 아예 졸업 때까지 돈 한 푼 안 받는 전면 장학생으로 100% 뽑는다. 중요한 건 학교 교과과정에 종교에 관한 과목은 하나도 없다. 교·학분리를 잘 운영하는 대학인 셈이다.지금 계명대학 동양화과 폐과가 한국미술협회차원의 정부, 교육부를 상대로 한 폐과저지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학교당국의 빠른 철회와 보완이 없는 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로 남을까 두렵다. 지금 동문들과 재학생들은 밥을 굶어가며, 강의를 거부하며 전사로 자처하고 있다.동문 선배의 한 사람으로 지혜로운 사태 해결을 부탁하고 싶다.

2014-05-19

10년 후의 한국, 통일 강국이 된다?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발행인한국의 근대사는 4월16일 세월호 참사전과 후로 나눠질 것 같다. 성장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갖지 못했던 사회 안전문제는 어쨋든 달라질 것이며 세월호문제가 여전히 우리 사회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 순간에도 나라를 둘러싼 환경은 그렇지가 않다.한반도 주변이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군사대국으로 굴기(屈起)하고, 일본은 우경화로, 북한은 여전히 으르렁거릴 존재다. 이런 주변 상황은 경술국치를 당했던 100년 전의 모습과 흡사하다.그렇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여전히 흘러나온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폴 케네디는 21세기를 아시아. 태평양시대라고 예언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15~17세기까지 3백년은 스페인, 로마, 포르투갈 등 지중해 국가들이 세계를 주도해온 이른바 지중해 권 시대였다. 18~20세기 3백년은 영국 미국이 중심을 이루는 대서양 권 시대가 됐으나 다가오는 21세기 세계사는 일본과 중국,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될 것이며 특히 한국이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중심국가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언했다.이런 예언은 5백년 전에 나왔다. 임진왜란을 예고했던 남사고(南師古·1509~1571 경북 울진)는 일본은 교만스러운 국민성으로 인해 스스로 몰락하는 반면 조선은 일어서게 된다고 `格菴遺錄 弓乙呪`에 기록했다.근세를 살다 가신 만공 스님도 수덕사에 머물던 1945년 8월16일 일본의 항복 소식을 듣고 `세계일화(世界一花)`라고 쓴 글에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머지않아 조선이 세계일화의 중심이 될 것” 라는 말을 남기셨다.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리는 조지 프리드먼도 그의 저서 `100년 후`에서 한·중·일·미국의 전망에서 더 명쾌한 답을 내놨다. 21세기를 미국의 세기라고 말한 `조지 프리드먼`은 “한국이 통일이 되면 일본을 없앨 정도로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협이 되는 국가”로 전망하는 한편 자신의 조국인 미국은 여전히 세계 GDP의 25%(중국·일본·독일을 합친 것)쓸어 담는 초강대국으로 남고 한국 등 많은 나라가 여전히 미국에 의존하는 경제 정책을 펼 것으로 내다 봤다.그는 중국에 대해선 가혹한 시각을 내놨다. 중국은 13억 인구 가운데 10억명 이상이 아프리카의 빈민들처럼 가구당 형편없는 벌이로 연명하는 가난한 인구가 너무 많은 국가로, 또 유럽과 미국이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존립이 어려운 나라로 평가했다. 이런 현실이 향후 중국 지도부를 가장 괴롭히는 요인이자 극빈층이 폭발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예측했다.반면 일본의 평가는 좀 긍정적이다. 빈곤층이 적은 반면 국방력은 강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 단결력을 갖춘 국가로 치켜세우지만 지금 현실, 즉 아시아 주변국의 우려를 멀리하고 우경화 걸음을 걷는 아베 지도력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할지는 두고 볼일이다.이 저서에선 한국은 10~20년 내에 통일이 돼서 일본의 위협적 존재가 될 것으로 그리고 있다. 사실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인 한반도는 경술국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항상 폭발물을 안고 사는 형국이다. 이런 지정학적 여건으로 인해 통일이 더 절실하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서도 나왔지만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에다 남한의 기술 자본, 리더십이 보태지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 극동 아시아에서 강력한 국가로 성장하는데 미국은 다른 대안이 없으니 한반도의 통일을 환영 할 것이라는 토를 달았다.그러나 조지 프리드먼이 몇 가지 놓친 것이 있다. 남북한이 합쳐지면 최근 중국 마오(毛)가 말했던 것처럼 조선의 고토(故土)인 만주를 배경으로 삼고 시베리아 개발 이익이 환수되기 시작하면 통일 경비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현실은 짚지 못했다.그 역시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협력국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것을 보면 조국에 대한 끈은 놓지 못하는 면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코넬대 정치학 박사, 군사정치 예측 80%적중, 그리고 1996년 설립한 `스트랫포`는 미 국방부를 포함한 각국 정부와 세계 500대 기업, 220만명이라는 유료 고객을 가진 CEO다운 차가운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대담하고도 과감한 예측을 내놓아서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2014-05-16

참혹한 슬픔(慘慽)

▲ 권오신 `로타리 코리아` 발행인자식으로 만나고, 알고 사랑했으므로 생이별은 더욱 슬픈 것이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옛 어른들은 자식을 앞세운 슬픔을 참척(慘慽)이라 했으며 참척의 고통을 겪은 부모의 가슴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먼지가 끼지 않는다. 진도 앞바다의 참사가 참척의 아픔이다.수학여행에 나섰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인터랙트 학생 등 476명이 탄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보고도 살려내지 못했으며 175번째 생존자를 찾는 노력이 이어졌으나 기적은 우리 곁을 비켜가고 있다.침몰에서 숨진 학생들이 갇혀있는 선실까지 들어가는데 꼬박 나흘이 걸렸다. 골든타임을 다 놓치고 배 이름처럼 `세월`만 보낸 이유는 `초등대처 미흡`이다. 정부는 사고 때마다 사고대응 및 재난구조 시스템을 개선 할 것을 약속했었지만 이번 참사현장에서도 다를 것이 없었다.이번 세월호 참사를 두고 외신들이 먼저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간 세월호의 선장을 악마로 불렀다. 불투명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한국의 기업문화(미국 포브스)가 참사의 원인이며 기술수준이 생각보다 떨어진다는 말이 외신에서 나올만하다.지난 2월 경주시 양남면 리조트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갔던 10명의 대학생이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숨지는 등 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사는 나라이니 변명조차 할 수 없다. 경제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이 이 정도인가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거듭된 참사는 `고의`에 가깝다. 지금 아파하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애써 삭이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관리도 국민도 또 잊고 말 것이다.천안함에 탄 46명의 해군병사들이 북의 어뢰공격으로 생목숨을 잃은 참사도, 연평도를 지키던 해병이 북에서 날아온 포탄에 목숨을 잃은 일도 참척의 아픔이다.12살 미만 어린이가 안전사고로 숨지는 수가 326명(2012년), 10만명당 4.3명이다. 2.5명~2.6명인 영국 독일에 비해 엄청난 차이가 난다. 국가대표를 지낸 어느 농구선수 어머니도 참사로 자녀를 잃자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로 이민을 가버렸다.세월호의 참사는 과연 국가가 우리아이들,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가 하는 강한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지난 50년간 조국을 떠난 한국인 중 10만명당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홍콩 25명, 미국인 28명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1680명이다. 이 숫자는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사고 직후 SNS엔 영국의 군수송선 `버큰헤이드 호`정신을 기억하자는 얘기가 빠르게 확산됐다. 항해 중 재난을 만나면 영국인들은 선원이나 승객들은 조용하고도 속삭이는 듯 `버큰헤이드 호`를 생각하라는 것이 영국인의 전통이자 긍지가 됐다는 것.이야기는 18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해군 수송선 `버큰헤이드 호`가 장병들과 가족들을 태우고 항해도중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해상에서 암초에 부딪혔다. 사고 시각은 새벽 2시, 수송선이 허리가 끊겨 침몰되는 순간 사령관 `시드니 세튼` 대령은 장병들을 갑판위에 집합 명령을 내리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사이 부녀자들과 어린이들이 3척의 구명정에 태워 뭍으로 대피시켰다.사령관 세튼 대령도 죽었다. 떠나는 구명정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 470명의 군인들은 물에 잠겨 거의 살아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여자와 아이들이 먼저”라는 말이 이때부터 나왔다.“저녁 상가(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려져 있는 신발들/ 구두들이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유홍준 시 `상가에 모인 구두들`이다. 서로 다른 구두의 표정에서 인생살이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산사람의 구두는 뒤엉키지만 망자의 구두는 그날부터 평온하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아파트에서의 죽음도 참혹하다.재앙은 경고를 던진다. 짙은 안개가 출항을 막았는데도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대재앙이 우리에게 던진 강폭의 시그널을 대수롭잖게 흘려보낸 대한민국의 시스템이다.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 언론은 재발 방지책을 쏟아낸다. 재발 방지책은 국민들이 매번 듣고 보고 겪는 후진국 형 재난 대응시스템이어서 지칠 대로 지쳤다. 17살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참척의 슬픔이 없는 나라, 불행이 멈추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

2014-05-02

부패고리를 끊지 않으면 참사는 계속된다

▲ 서상문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모든 걸 차치하더라도 선장, 선원들이 초동대응만 제대로 했더라면 자신 보다 3분의 1도 살지 못한 많은 어린 생명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원 구속된 선원 15명은 사주 측이 경비절감 한답시고 고용한 함량미달의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뺑소니 차원을 넘어 깊숙한 곳에 칡넝쿨처럼 얽혀 있던 원인들이 일거에 분출된 예고된 인재다. 지금까지의 경찰수사가 말해주듯이 언젠가는 분명 사고가 날 거라는 걸 알고서도 정부 감독기관이 20년간 항로를 독점하도록 해운 선박회사의 갖가지 탈법과 부정을 눈감아 줬으니 말이다. 우리사회에 고질화 돼있는 황금만능 의식과 게걸스런 부자들의 `갑질'이 결합돼 곪아 터진 것이다. 갑질의 횡포가 어떤지는 살아오면서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조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선박회사는 갑이자 을이다. 직원과 선원들에게는 비정한 갑이지만, 검은 돈으로 결탁된 감독기관에게는 몸을 납작 숙이는 비굴한 을이 되는 거다. 전자는 착취와 피착취의 갈등 관계이고, 후자는 공생하는 유착관계다. 양자는 공히 대한민국을 이루는 한 몸이지만 최종 피해는 늘 서민만 떠안게 된다. 이번 사건은 영혼이 썩은 부패의 밧줄이 사지를 옭아매어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있음을 알리는 표증이다. 가히 중증 수준이다.부패는 개인에 그치지 않고 정권을 썩게 만들어 종국엔 나라와 민족 전체를 거덜낸다. 세계제국 로마가 망한 건 가진 자들의 향락성 부패 때문이었다. 부패는 중국역사상 최대 판도를 건설했던 대청제국도 내리막길로 가게 만들었다. 청에 이어 건국된 중화민국의 장개석 총통은 중국을 침략한 외부 적보다 내부 부패를 더 우려했다. 결국 우려대로 부패 때문에 저 큰 중국대륙이 공산화 됐다. 세계 최강 미군 60만 이상의 병력과 첨단 무기 장비를 쏟아 붓고도 공산세력을 막지 못한 남베트남도 관료들의 부패 때문에 망했다. 부패를 감시 제어하지 못한 남베트남 국민들의 무기력함도 한몫 했다.우리의 부정과 부패도 만만치 않다. 한 마디로 시쳇말로 `개판'이다. 국가권력이 힘을 쓰지 못하니까 말이다. 감시 감독해야 할 정부의 주무 기관이 오히려 선박회사의 뒤를 봐주고 그들과 한 통속이 돼 이익을 나눠먹고 있으니 동업자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둔 꼴이다. 우리 사회 최대 갈등이라고 일컬어지는 남남갈등 보다 더 심각한 게 계층간 갈등이다. 모든 걸 독식하는 기득권층의 독점적 횡포, 비정한 착취에서 비롯된 사회적 약자들의 경제적 궁핍, 깊은 불신, 치유 어려운 상처, 사회적 고독, 심리적 자포자기는 가히 위험 수위다. 평균 40분에 한 사람 꼴로 죽음을 택하는 자살이 왜 끊이지 않고, 인재에서 비롯된 대형 참사가 왜 빈발하나? 외양 번듯한 백화점이 통째로 내려앉고, 한강 다리가 교각 채 내려앉으며,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듯 잘 가던 비행기가 곤두박칠 치고, 씽씽 달리던 열차가 뒤집어진 일이 한 두 번이었나?이번 사고로 여실히 증명됐지만 슈퍼 기득권자인 부도덕한 재벌기업과 이와 공생하는 권력과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이번 참사는 우리에게 그 점을 강력하게 경고한 사건이다. 문제의 선박회사 사주를 단죄하고, 선장을 엄벌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어느 특정 정권의 잘잘못을 따질 일도 아니다. 길게 잡으면 참사는 건국 이래 쌓지 못한 합리성과 공사 구분, 짧게는 규제와 특혜를 무기로 자기 입맛대로 권력과 권한을 사유화 해온 역대 정치지도자들이 남긴 누적된 부패와 무능이 가져단 준 필연적인 사고다. 원인을 근원적이고 구조적으로 찾아내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할 사회시스템의 총체적인 재구축과 가치관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대형 인재는 지속될 것이다. 문제의 근원인 국가 차원의 부패를 뿌리 뽑지 못하는 처벌은 단지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 눈앞의 환부만 도려내는 국부치료에 불과하다.정권차원을 넘어 민족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더 썩어 문드러지기 전에 정신과 사회를 전면 개조하고 구태의 권력 작동방식을 용납하지 않으며, 권력과 자본의 유착을 감시하는 행동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스스로 깨어나 두 눈 부릅뜬 역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2014-04-25

직장신공, 삼국지 처세술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발행인직장신공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일화는 유비와 제갈량 일것이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조직 내에서 사람과 사람 간에 얽히고 설킨 공명심, 삶과 처세는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바 없다.난세일수록 삼국지가 더 읽힌다는 말은 포커페이스의 달인인 유현덕의 밑천까지 알 수 있었고 의로운 도망자 관우, 말보다 주먹을 앞세우는 열여섯 살 고아소년 장비가 출세하는 꿈같은 얘기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도원결의를 한 형제들이 생사를 넘나들며 삶의 고통을 이겨내는 우정들이 배신과 무능의 늪으로 내몰린 현대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공명 등 주요 인물들의 처세를 보면 살아가는 길이 보인다고 한 중국지식인 자오위핑의 얘기가 대륙 10대 명강사로 떠 오른 것도 처세술에 몰입한 공직자들의 수강 때문이다.제갈량을 닮은 머리라면 행시, 사시, 외시는 물론이고 20만명이 몰리는 삼성 고시쯤은 눈감고도 돌파 했을 것이지만 문제는 요즘 공직자들이 제갈공명의 머리만 닮는 것을 원했을 뿐 공명의 청렴도는 꺼내놓지도 않는다.“성도에는 뽕나무 8백 그루, 메마른 밭 15경(傾)이 있으니 자식들의 의식(衣食)은 넉넉합니다. 신이 밖에 나가 있을 때도 특별히 보살펴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에 따르는 의식은 모두 관에서 받고 있으니 다른 생업이 필요 없으며 신이 죽는 날 여분의 비단이나 재산을 남겨 폐하의 은총을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제갈공명이 중원정벌에 앞서 후주에게 올린 출사표이다.유비가 죽자 촉의 모든 권력은 공명의 손에 있었지만 그는 정권을 뒤엎고 재산이나 모으는 천박한 리더는 아니었다. 그가 죽고 난 훗날 자녀에게 남긴 재산은 출사표에 적힌 내용과 같았다.제갈공명의 청렴도는 당연히 본받아야 할 사표다.공명의 뒤를 이은 강유도 후주의 다음가는 자리에 있었지만 집은 낡은 초가였으며 나라에서 주는 옷만 입어 공명 못지않은 청렴성을 지켰다. 부패지수를 46위로 끌어올린 한국의 공직자들이 놓치는 게 공명의 청백리 정신.사실 처세술로 따진다면 사마의가 한수 위다. 삼국지연의에서 처세의 달인은 제갈량보다 언제나 한수 뒤처지는 상대로 비춰지는 사마의다. 그 사마의는 조비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어린 황제 조예를 조조의 조카 조진과 더불어 지근에서 돕는 중책을 맡았다. 서쪽 전선을 함께 지키던 조진으로부터 늘 의심과 견제구를 받았지만 전략을 내고 전공까지 조진의 것으로 돌렸다.나이 예순. 조예의 특별한 배려로 고향에 돌아갔을 때도 권력에 뜻이 없음을 나타내는 시 한수를 짓고는 꼬리를 슬며시 내려 버린다. 이렇듯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인내심으로 버틴 탁월한 처세술의 달인 사마의는 조씨 집안 4대를 섬기며 40년을 기다린 훗날에 삼국 통일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76살까지 살았으니 당시로서는 천수를 누린 셈이다.어째든 삼국지연의의 저자는 유비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큰 귀(用人術)를 가졌고, 자신을 철저하게 절제하면서도 지적인면에서는 항상 앞서는 관운장을, 의리는 장비를 닮아야 하는 것으로 그렸다.임기응변과 처세술로는 조조만한 인재는 없었을 것이다. 인간관계만을 따지면 의리 덩어리이고 전장에 나서는 지덕을 고루 갖춘 조자룡만한 인물은 없다. 이런 사람은 한국사회는 물론 중국에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렇게 처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비 관우 장비 조조를 다 생각하다보면 복잡한 사회생활로 치면 머리에 쉴 공간이 없다.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이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다. 선악에 대비됐기 때문에 재미있었을 뿐이다. 우선 유비는 우유부단하다. 그걸 닮으면 세상사를 다 놓치게 되며 관우는 결백해서 사람이 잘 따르지 않고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장비하고는 깊은 말을 나눌 수 없다.관우 장비 같은 처세술을 한국으로 옮겨왔다가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저항정신의 노조원이 인기투표를 했을 경우 당장 퇴출 대상이다. 자리가 곧 돈일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처 간 숱한 인사들 가운데 청렴인사로 거명된 사람이 여태껏 한명도 없었다는 것 역시 마음이 아플 따름이다.

2014-04-18

6·4 지방선거, 권한도 책임도 유권자의 몫이다

오는 6월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의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느낌이다. 출퇴근 시간에 길목이 좋은 사거리마다 유권자 마음을 얻으려는 예비후보자들의 인사가 열심이다. 또한 많은 유권자들이 모이는 행사장에도 자신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려고 명함을 돌리는 예비후보자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편, 선거관련 여론조사 전화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는 귀찮을 정도다. 일부 유권자는 바빠 죽겠는데 선거 관련 여론조사나 문자메시지를 안 오게 할 수 없냐고 선거관리위원회에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선거 때마다 으레 겪는 우리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지방선거 출마자들 입장에서는 득표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모양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모습으로만 비쳐지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 즈음해 우리의 삶과 지방정치의 연관성을 지방예산으로 살펴보고 유권자 모두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선거공영제를 취지로 선거를 수행하기 위한 국가의 예산은 또 어떠한가? 복지 지출이 3분의1에 육박하는 등 갈수록 열악해져 가는 국가 재정에도 불구하고 각종 선거는 늘어가고 있다. 이미 농협에 이어 주요 선거가 오랫동안 각종 비리로 얼룩지면서 선관위가 관리를 맡는 추세는 앞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선거 관리에 드는 예산은 앞으로 국가재정에 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부담은 지방자치단체에도 마찬가지다. 경상북도의 2014년도 예산은 약 7조원, 경상북도교육청의 예산은 약 3조3천800억원 그리고, 포항시 예산은 약 1조2천800억원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약 11조6천550억원에 이른다. 이를 포항시민 1인 기준으로 보면 600만원을 초과하며, 4인 가족으로 환산하여 보면 2천5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물론 이 예산은 우리 모두가 각종 세금으로 부담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부족으로 갈수록 재정자립도가 악화되는 가운데 주민의 대표를 뽑기 위해 주민 스스로가 주머니를 열어야 하는 묘한 구조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지방자치단체 예산의 대부분은 도로 등 시설물 유지, 인건비 등 주민생활 편의나 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하여 꼭 필요한 부분에 소요된다. 따라서 집행부의 장인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들이 주민을 대신하여 예산을 올바르게 집행하고 또한 지방의원들은 유권자의 대리인으로 자치단체의 예산 편성과 집행을 철저하게 견제하고 감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명제이다.그러나 현실은 이와 사뭇 다르다. 지방정치인들의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등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지역 주민들의 가십거리에 오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상당할 것이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지방정치인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을 선택한 유권자가 감당해야 된다. 즉, 지방선거에서 대리인을 선택하는 권한도 유권자에게 주어지지만 당선된 지방정치인들이 실수나 잘못을 하면 결국 그 책임은 고스란히 그들을 선택한 유권자가 질 수 밖에 없다.눈앞의 이익과 학연, 지연, 혈연 등 연고주의에 판단을 흐려 자질이 부족한 선량을 뽑는 잘못은 얼마 안 가서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더 이상 소탐대실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오는 6월4일 지방선거에 있어 풀뿌리 지방정치의 실현도, 지역의 발전도 지역의 주인인 우리 모두가 양심적으로 선거에 참여하여 올바른 정치인을 선택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 단순한 명제의 실현에 유권자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소중한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2014-04-17

장난신고, 가족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

▲ 구자운포항남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 지방소방령 그렇게도 추웠던 날씨가 이젠 외투를 벗고다녀도 될 만큼 포근해졌다. 지난겨울 소방서에서는 폭설과 건조한 날씨로 말미암은 각종 구조구급사건과 화재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기온이 올라가고 어느 정도 봄비도 내려 조금이나마 긴장의 끈을 풀어도 될 듯하지만, 우리 소방관들을 긴장시키는 것이 있다.바로 허위·장난전화다.어린아이의 철없는 장난전화는 제쳐놓고라도 성인들도 원한관계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 또 술 마시고 집에 가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119로 전화를 거는 사람들 때문에 소방서 상황실은 연중 내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통화만으로 현장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사정상 지령을 받고 출동하는 소방력의 낭비도 심각한 상황이다.화재나 구조·구급, 생활안전구조 등 긴급상황에 출동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하는 119가 장난전화나 허위신고 때문에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그래서 소방서에서는 허위·장난신고를 줄이고자 각종 홍보대책을 세우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동인력의 손실뿐만 아니라 안 해도 되는 일을 추진해야 하는 행정력과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이런 허위·장난 신고자에 대처하기 위해 법적제제를 가할 수 있다. 호기심으로 한 번 정도 건 장난전화는 소방서 상황실에서 주의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하지만 3회 이상 넘어가면 신고 접수단계에서 상습신고자로 분류해 소방기본법 제56조,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할 수 있다. 또한, 현장으로 출동해 허위신고가 확인된 경우 역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처분된다. 여기에 허위신고로 인한 출동으로 소방력의 낭비가 심하거나 실제 위급상황에서 대처가 지연되면 신고자에게 과태료는 물론 경찰수사의뢰 및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게끔 처벌을 강화했다.실제로 지난해 12월 이웃집 개가 시끄럽게 짖는 것에 앙심을 품고 고의로 불이 났다며 허위로 화재신고를 한 사람에게 공무원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을 한 경우도 있었다.이와 더불어 현재 119상황실에서 전화 접수 시 신고자의 위치추적이 가능하고, 소방서에서 유치원·초등학생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장난신고에 관한 교육을 시행한 바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12년 522건에서 작년한해 366건으로 집계되면서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경북소방기준 연평균 380건의 장난·허위신고가 접수됐고 이 수치 외에 건수에 잡히지 않는, 예를 들면 오인 신고 등으로 처리된 허위신고건수를 합한다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경북소방은 119 장난·허위신고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비정상의 정상화`의 한 과제로 삼아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소방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도록 출동태세확립에 빈틈없이 하고, 시민들에게 완벽한 소방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장난전화나 허위신고로 말미암아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 이웃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길 부탁한다.소방서로 접수되는 허위·장난전화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정말로 119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제때 서비스를 못 받지 못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을 수도 있다. 상습신고자들에게 허위·장난신고 한 통이 누군가의 가족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법집행이 무서워서가 아닌 우리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허위·장난 전화가 근절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2014-04-14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적극적인 협조를 바라며

▲ 김진해동북지방통계청 포항사무소장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997년말 외환 위기이후 지속적으로 누적돼 나라 경제의 큰 위험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계부채란 말 그대로 우리나라 가계가 빚진 돈을 의미하며,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서 받은 신용,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를 통해 할부로 구입한 금액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지난해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천21조 3천억원이며 그중 가계대출은 963조원, 판매신용은 58조 3천억원이라고 지난 2월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4/4분기 가계신용조사` 자료에서 나타났다. 연간 가계부채를 보면 2010년 843조원, 2011년 916조원, 2012년 964조원으로 거의 매년 60조원 정도씩 증가 추세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및 한국은행이 공동조사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조사 결과에서도 2010년 4천263만원, 2011년 5천205만원, 2012년 5천450만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가계대출의 주요인으로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비영리예금취급기관에서의 주택담보대출과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한 생활자금등의 목적인 기타 대출이다.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거나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은행 부문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낸다.지난 2008년이후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에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정부의 지속되는 부동산 부양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부채상환 능력을 고려한 정책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및 한국은행이 공동조사한 `2013년 3월말 현재 가계금융·복지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부채는 2012년에 비해 368만원 증가한 5천818만원이며, 그중 금융부채가 58.2%, 임대보증금 31.8%를 차지한다.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66.9%이며, 금융부채중 담보대출은 37.5%, 신용대출은 25.1% 가구가 보유하고 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대출기한 내에 갚을 수 있다`라고 응답한 가구는 66%이며, `원리금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70.2%이다.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가구는 8.1%에 달했다. 또한 생계에 부담스러운 가구 중 원금상환 및 이자지급의 부담으로 가계의 저축 및 투자, 지출을 줄이고 있는 가구는 80.5%, 줄이지 않는 가구는 19.5%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복지관련 정책추진을 도모하고자 우리나라 가계자산 및 부채현황을 진단하고 복지관련 정책과 연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통계청에서 2006년에 처음 실시한 가계자산조사(5년 주기)와 금융감독원의 가계신용조사와 한국은행의 한은패널조사를 통합해 2010년 제1회 가계금융조사(1년 주기)를 실시했으며, 2012년부터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명칭을 변경해 패널형태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은 3차 패널 조사로 `2014년 제5회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실시한다.전국의 약 2만가구를 대상으로 가구 특성, 자산 및 부채 유형, 소득 원천 등 기본항목을 조사하며 금융·복지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별로 1만가구는 보다 심층적인 기초 자료를 수집한다. 포항 및 경주시 지역에는 약 250가구가 표본가구로 선정돼 통계청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면접조사를 한다. 맞벌이가구, 단독가구 및 응답자가 희망하는 가구는 인터넷조사도 가능하다. 면접조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7일까지이며,인터넷조사는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다. 이번 조사는 통계법 제33조에 의거해 순수 통계목적에만 이용되며 개인의 비밀이 엄격히 보장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도 실효성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정확하고 신뢰성있는 통계 정보가 필수 요건인 바, 표본가구 응답자들의 통계조사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2014-04-10

사회봉사 국민공모제

▲ 권을식법무부 대구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지난 1월부터 전국 56개 보호관찰소에서는 범죄인의 사회봉사명령을 집행하면서 `국민공모제`실시를 확대 운용하고 있다. 즉 비행소년과 범죄자에 대한 종전의 지역사회 내 복지시설이나 농촌일손돕기 분야 위주의 사회봉사명령 집행 방식에서 벗어나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 강화 차원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와 더불어 공무원에 의해 결정되던 방식을 탈피해 일반 국민들도 사회봉사명령 집행 분야와 장소 선정에 직접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등 국가형사정책의 참여기회를 더 많이 갖도록 하는 창구를 마련해 운용하는 등 정부 3.0 구현에 더 가까이 간 것이다. 국민 개개인이나 단체를 불문하고 누구나 사회봉사명령제도를 활용하여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인터넷(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홈페이지:www.cppb.go.kr)이나 전국의 주소지 관할 보호관찰소에 전화 또는 방문을 하여 신청을 하면 된다.이때 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내용을 선택할 때에는 여러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공익성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장애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이나 소외된 계층을 돕는 영역이어야 함은 반드시 참고돼야 한다. 다시 말할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일은 아니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면 신청 접수 10일 이내에 전담공무원이 현장 실사를 나가고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후 우선순위를 감안해 사회봉사명령대상자 투입 가능성 여부를 연락받게 된다.구체적 투입의 예를 들면 취약계층지원 영역으로 노인이나 장애인, 소년가장, 저소득층 등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무료로 집수리, 도배, 장판지 교체, 연탄배달, 빨래, 청소 등을 지원받을수 있게 된다. 또 지역사회 환경정비 영역으로 벽보나 낙서 제거, 쓰레기 수거 등도 지원한다. 또 농촌 내지 어촌의 가정 지원 내지 긴급재해 복부 영역에서는 저소득층 고령 농가 농촌일손돕기나 농수로 복구, 폭설과 폭우 피해 복구 사업 등도 무료로 인력을 최우선적으로 지원받게 된다. 물론 이런 일에 들어가는 돈이나 물자 등은 수혜받는 곳에서 전혀 걱정을 하지 않도록 보호관찰소에서 알아서 척척 해결하게 되므로 따로 고민할 필요도 없는 신통방통한 제도이다.이렇게 하여 사회봉사명령대상자를 투입하기로 결정이 나면 보호관찰관이 직접 보호관찰대상자와 사회봉사명령대상자를 인솔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장으로 달려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며 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 원하는 대로 되는지 감독도 할 수 있게 된다.요즘 들어 이곳저곳에서 보호관찰소나 교도소, 경찰서 및 군부대가 자기 사는 곳의 가까운 곳으로의 이전을 꺼려하며 집회를 열거나 시위를 벌이는 곳이 간혹 보이곤 한다. 그렇지만 보호관찰대상자들은 염려하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성이 현저하지는 않다. 거의 대부분은 교통사고를 내어 재판을 받았다거나 경제적 압박을 받아 제대로 뒤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 또는 술을 먹은 후 일으킨 폭력이나 절도 등 순간적으로 잠시 생각을 잘못해 일으킨 범죄가 대부분이며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일들이기도 하다.그래서 법원으로부터 일정한 기간 동안 사회적으로 무보수로 노동을 통해 범죄로 인해 생긴 사회적 충격과 손실에 대한 봉사를 통한 속죄를 하라는 판결을 받게 된 것이다. 아주 지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사회적으로 그리 큰 위험성이 있는 범죄자는 아닌 사람들로 일단의 팀으로 꾸려 세간에 문제가 되고 있는 `황제노역`과는 달리 그들이 지닌 재주를 십분 활용하여 보호관찰관이 직접 사회봉사명령을 집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따로 제2의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는 거의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공연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든 사회봉사명령대상자를 투입해 필요한 도움을 받고자 하시는 분은 연락을 취해 적정한 조력을 받을 수 있다. 그리하여 보다 나은 사회가 되도록 하는데 직접 이바지하고 기획을 할 수 있는 제도임을 아시고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4-04-09

중국군 유해송환, 한·중관계의 새 이정표

▲ 서상문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지난 주 중국군 유해 437구가 마침내 그리던 그들의 조국으로 돌아갔다. 작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한 약속이 지켜진 것이다. 두 나라 최고 지도자간에 이뤄진 이 결실은 한중관계에서 한 시대를 매듭짓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아무도 찾는 이 없이 반세기 이상 외로이`북한군 중국군 묘지`에 누워 있던 유해가 이번에 완전히 귀환된 것은 인도주의의 실천이자 인정미의 발현이다.한국전쟁이 끝나도 중국군 유해는 중국에 모셔지지 못했다. 우리 정부는 서로 총부리를 겨눈 적군이라도 묘지를 조성해 존중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정에 따라 전쟁 후 전국에 산재한 중국군 유해를 찾아 1996년 7월부터 파주시 적성면에 일명 `적군 묘지`를 조성하고 안장했다. 고향땅이라도 바라보라고 묘지를 북쪽을 향하도록 조성하는 인정어린 배려도 베풀었다.3년 전 이곳을 찾은 필자가 봐도 정성이 깃든 것임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는 문화적으로 인정미를 중요시하는 중국인과 한국인을 마음으로 잇는 끈이다.여군 통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천뤄비(陳若必·82·여)은 작년 이곳을 찾아 “(중국군이) 이렇게 안장돼 있다니 한국국민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그는 또 “6·25는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전쟁이었다”며 “한국이 빨리 통일돼 평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했다. 유해 송환으로 이번엔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에 고맙다는 의견과 함께 한국인의 의식수준이 높다는 찬양까지 나왔으니 더 많은 인심을 얻은 셈이다.유해가 고국산하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기까지는 한중수교를 맺은 후에도 20여년이나 더 걸렸다. 두 나라는 한 때 서로 총부리를 겨눈 적이었지만 1992년에 수교를 맺었다. 현재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까지 발전해 있다. 하지만 중국군 유해가 귀환하지 못하고 전장터에 묻혀있는 이상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화해를 이뤘다고 할 순 없었다. 그만큼 동북아의 냉전해체가 더뎠다는 의미다. 세계가 탈냉전시대에 들어갔었지만 한반도는 예외였다.유해송환은 적대적 역사가 완전히 종식되고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앙금을 말끔히 털어버렸음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새로운 한중관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한 발 더 나아가 중국정부가 향후 중국군의 한국전쟁 개입에 대해 분명한 사과를 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중 수교시 이 부분은 쟁점이 됐지만 양측이 더 이상 문제시 하지 않고 애매하게 처리한 바 있다.중국정부 기관이 발행하는 일부 공간서 가운데는 지금도 여전히 김일성이 전쟁을 도발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라고 쓴 서적이 없지 않다. 6·25가 북한의 남침전쟁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실들이 적나라하게 기록돼있는 러시아 사료들이 공개됨에 따라 이미 많은 중국학자들이 북한의 침략임을 말하기 시작했다. 중국정부도 전향적이 됐으면 좋겠다. 역사는 사실대로 기록돼야 한다. 역사사실은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바꿔선 안 된다는 자신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이번 협력을 계기로 앞으로 두 나라 사이에 경제, 문화, 외교를 넘어 걸음마단계의 안보, 군사 면에서도 상호교류가 심화되길 희망한다. 경제, 문화교류가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고, 외교와 안보분야에서도 두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우호와 배려로 이전 보다 상당히 진전돼 있다.하지만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믿게 만들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유해송환이 북한개방 유도 역할에 박차를 가하는 쪽으로 중국의 대북정책 틀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 과욕일까?

2014-04-04

재선충병 방제의 마지노선에서

▲ 최재인포항시 소나무재선충병방제T/F팀 주무관 애국가 2절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에서 보듯이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상징한다. 비바람에도 변함없이 푸르게 서 있는 모습은 수많은 외침과 시련에도 의연하게 세계무대에 우뚝 서 있는 우리나라와 한민족의 혼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와 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소나무들이 재선충병으로 신음하고 있다.나는 올해 초 포항시 도시녹지과 소속 소나무재선충병방제 T/F팀에 발령받은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이 안타까운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단상(斷想)을 적고자 한다.국내에서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지역에서 처음 발생돼 지구 온난화의 바람을 타고 2014년 현재 이곳 포항까지 확산돼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또 다른 북상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포항에서 재선충병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영덕·울진 지역의 금강송림과 송이산지의 피해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어서 이곳은 재선충병 방제의 마지노선으로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그래서 우리 포항시는 산림청과 MOU를 체결하고 자체 T/F팀을 조직해 배수진을 치는 각오로 재선충병 방제에 전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는 100% 고사한다.매개충 솔수염하늘소에 의해 이동되는 재선충은 5일 만에 성충이 돼 몸속의 바이러스가 퍼지듯이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여 소나무의 수분과 양분의 통로를 막게 되어 소나무를 고사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에는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 그래서 다른 나무에 대한 전염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고사목의 이동을 차단하고 매개충을 없애야 한다.이를 위해서 우리가 하는 작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첫째, 고사 소나무를 파쇄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1.5cm 이하로 고사목를 잘게 부수어 매개충을 없앨 수 있다. 그 후 바이오메스 에너지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우리 포항시에서는 산림조합의 팰릿 공장에서 피해목을 처리하고 이를 대체 에너지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둘째, 피해목 훈증 방법이다. 이것은 약물을 이용해 피해목을 훈증시켜 매개충을 죽이는 것이다. 소나무를 잘라 무더기를 만들고 그 안에 약재를 넣어 비닐로 덮어 두면 그 속에서 매개충은 약물에 의해 죽게 된다. 이 방법도 자체 방제단과 산림조합, 산림사업법인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포항 지역은 올해 유래 없는 폭설과 잦은 강우로 재선충병 방제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우리 방제팀은 3, 4월을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생각하고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지역의 해병대 병력과 협력하여 T/F팀을 중심으로 매개충 우화기 이전인 5월 전에 전량 방제를 목표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러한 방제 작업에 지역의 국회의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방제 사업 예산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특히 김재홍 부시장은 시장 권한대행 부임 첫날 방제 작업 현장을 방문해 작업을 독려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 업무를 시정의 역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존재하는 것의 소중함은 그것이 소멸되거나 사라지려고 할 때에 더욱 간절히 느끼는 것처럼 우리 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지키는 일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새삼 느끼게 된다.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인한 산림자원 황폐화의 위기를 극복해서 더 푸르고 아름다운 국토로 가꿔 나가리라 다짐해 본다.

2014-03-31

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 당연하다

▲ 김성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장“알고 계십니까? 호시탐탐 일본이 노리고 있는 동해의 아름다운 섬 독도가 금연지역이라는 사실을…”본인이 이장으로 있는 독도는 동도, 서도를 포함하여 섬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된 청정해역이고, 하늘과 땅과 바다 어디에서든 생채기조차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이다.독도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매일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도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국토이며, 담배연기로 오염된 한반도에서 해방된 유일한 우리의 자연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그런데 얼마 전에 건강보험공단이 지금까지 축적한 많은 자료를 활용하여 담배 폐해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는 각종 암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보다 최대 6.5배까지 높고, 질병발생에 영향을 주는 기여도는 폐암, 심장병, 방광암, 뇌졸중 순이라 한다.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니코틴의 중독성이 헤로인, 코카인, 마리화나, 알코올보다 높아서 흡연을 세계공중보건문제 1위로 지정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담배 소송을 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건강보험공단의 분석 결과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진료비가 1조7천억원에 달하고,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한해에 5만8천명에 이른다고 한다.1조7천억원 정도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납부하는 한 달치 건강보험료(사용자 부담분 제외)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4대 중증질환을 추가재정 투입 없이 보장이 가능한 엄청난 금액이다.또 사망자 5만8천명을 세계적으로 추산하면 600만명 정도 되는데, 이는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한 숫자와 거의 맞먹는다. 따라서 담배는 그 잔혹한 유대인 학살을 전 인류를 상대로 하여 매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3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수산물소비량이 급감하면서 많은 어민과 수산물판매인에게 깊은 시름을 준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로 인한 생명의 위협 때문이 아니던가?하지만 더 많은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 바로 흡연 때문임에도, 우리는 그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현재 우리나라의 흡연자는 담배 1갑당 354원의 담배부담금을 납부하고 있고, 이는 한해 약 1조원 정도가 된다. 그러나 정작 담배회사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생명의 위협이나 질병발생에 대해 그 어떤 부담도 지지 않고 있다. 이는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그런데 최근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니, 건강 때문에 오래전에 담배를 끊은 본인에게도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독도를 지키는 것처럼 흡연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것 또한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장수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자 존재하는 건강보험공단이 담배소송을 제기하는 것 또한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흡연의 위험성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당장 금연을 실천하지 않고 건강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건강은 미래에도 장담할 수 없다.이전에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살아생전에 “일찍 금연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 후회된다”라고 인터뷰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아내고 세계 곳곳에 소개한 담배연기가 내가 사는 독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서 사라지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14-03-24

수돗물은 과연 안전한가?

▲ 이병기포항시 상수도사업소장 물은 인간에게는 없으면 안되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수돗물은 호수나 하천의 물을 `정수장`이라는 곳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로 만들기 위해 응집제라는 약품을 넣어 오염물을 제거하고 `여과` 과정을 거치고 소독제인 염소를 주입하여 물 속의 해로운 미생물을 제거한 후 각 수용가에 공급하여 우리가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 하고 있다.그런데 과연 수돗물이 정말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단순히 생수를 사서 먹거나 정수기를 통한 물이라야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막연히 생활하고 있어 이를 정확히 알리고자 한다.수돗물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상수원수와 정수, 수도꼭지, 마을상수도에 대하여 `수도법`과 `환경분야 시험검사등에 관한 법률`의 환경오염기준에 맞취 검사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상수원수는 상수원 관리규칙에 의한 32개 항목의 월간검사. 분기검사를 하고 있다.또 `먹는물 관리법`에 의한 `먹는물 수질공정시험방법`으로 정수장, 수도꼭지, 급수과정별, 마을상수도에 대하여 색도. 탁도. PH. 맛. 냄새. 잔류염소에 대한 6개항목은 매일검사를 하고, 일반세균등 7개항목은 매주, 58개 항목에 대해서는 매월(분기)검사를 통해 아주 철저하게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상수도홈페이지 공개관리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공개를 하고 있다.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되는지? 끓여 먹으면 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있을까? 정수기를 통한 물은 일단 우리 몸에 필요한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걸러 내고, 사람이 먹기 전까지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수기 필터는 청소와 교환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해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며 정수기 관리비와 전기료 또한 가계의 부담이 되고 있다.수돗물은 일단 엄격한 과정과 검사를 거쳐 각 가정에 도달하기까지 오염원을 차단하고 각 과정까지 공급되는 과정에서 번식할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 살균을 위한 공인된 소독약품인 염소를 투입하여 공급하게 되는데, 염소 냄새가 조금 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안전한 수돗물임을 나타낸다.염소는 휘발성이 강하여 여름철의 경우 물을 받은 뒤 3~4시간이 지나면 휘발되어 사라지고, 끓일 경우 즉시 없어지며 그냥 음용하여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 또 가끔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수돗물이 뿌옇게 나오는 경우는 공기가 포함된 기포 현상으로 금방 없어지며 인체에도 무해하다.우리 수돗물은 정말로 프랑스의 에비앙 못지 않은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물임을 자부하며, 우리 포항시는 책임을 지고 시민들이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인체 건강에 알맞은 수돗물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공급하고 있음을 밝혀둔다.UN은 1992년 제47차 총회에서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해 물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소중하게 보존·관리할 것을 다짐하는 날로 삼고 있다.2005~2015년까지 `생명을 위한 물(Water for Life)`을 대주제로 매년 새로운 주제를 정하고 있으며, 올해 `물의 날` 주제는 `물과 에너지`로 물을 생산·공급하고 소비하는데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또 물이 사용되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물과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 쓰고 소비 효율을 높여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지역주민 모두가 `물의 날` 하루만이라도 물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마음 놓고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14-03-20

`유교책판`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거는 기대

▲ 권영세안동시장 미국의 정치학자 샤무엘 헌팅턴은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21세기는 `문화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 책에서 21세기의 새로운 세계 정치의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서로 다른 문명을 가진 집단 간 갈등이 될 것이라며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흔히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로 많은 전문가들이 정의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전통문화의 가치와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들지 않고 외국문화 따라잡기에 바빴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것을 자신 있게 내놓고 그들로 하여금 우리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외국인의 생활방식과 먹을거리에 눈높이를 맞춘 서비스 제공에 더 급급했다.구들온돌에서 아랫목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경험하게 하는 것인데도 한옥 안에 침대를 들여 놓고 편히 머물고 가게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서비스라고 착각하기도 했다.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일수록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다. 민족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하회별신굿탈놀이가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될 때 연일 매진 기록을 세웠고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힘은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그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5월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최근에는 `KBS 이산가족찾기 기록물`과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교책판`이 2015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으로 확정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록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비롯해 `조선왕조실록`등 세계기록유산 11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 최대 보유국이자 세계 5위 수준으로 선조들의 혜안과 높은 문화역량을 짐작하고도 남는다.한국국학진흥원에서 추진해 온 `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의 결과물인 `유교책판`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로 확정 됐다는 소식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자처하고 유교문화의 연원정맥으로서 자존심 강한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주고 있다.이번에 등재 후보로 결정된 유교책판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존, 관리하고 있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 간행 판각 책판으로 305개 문중과 서원에서 기탁한 718종 6만4천226장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이다. 그 종류만 해도 유학자들의 문집 583종, 성리서 52종, 족보·연보 32종, 예학서 19종, 역사서 18종, 훈몽서 7종, 지리지(지도) 3종, 기타 4종이다.유교책판은 국가 주도가 아닌 순수하게 민간에서 많은 자본을 투입해 제작됐다. 책판의 저자나 제작자들은 모두 조선의 지식인 계층인 사대부들로 조선왕조의 중앙집권화 정책과는 별개로 향촌공동체의 운영을 통한 지방자치를 선호한 계층이었다.이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지식을 이용해 농법개량에 앞장서고 유교의 이념을 배경으로 하는 인륜공동체의 구현을 향촌사회에서 실현하고자 했다. 특히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에서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품성을 하늘로부터 부여 받았다`는 관념을 실천하면서 대동사회 구현을 갈망했다. 유학자들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학문에 대한 열정이 빛나는 유교책판, 그 속에는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혜안이 담겨있는 세계적인 기록유산으로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며 이제는 우리를 넘어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는 소중한 기록유산이다.새로운 정부의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은 우리가 그동안 부끄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의 가치도 새롭게 이해해 의미를 찾고 우리 시대에 맞게 재창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돼야 한다.왜냐하면 헌팅턴의 예견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며, 전통문화야말로 한국인을 가장 한국인답게 해주는 문화적 신분증이기 때문이다.`물고기를 기르려면 먼저 물이 통하게 하고, 새가 오게 하려면 먼저 숲을 만들어야 한다(欲致魚先通水 欲來鳥先樹木)`는 명제를 떠 올리며,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첫 관문인 국내심의를 통과한 유교책판이 당당히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2014-03-10

우리가 먼저 소나무의 파수꾼이 돼야

▲ 김말분경북도의원 소나무는 우리 겨레의 상징이다. 소나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 때나 고요할 때나 항상 우리의 자연과 어울리는 특질(特質)을 지니고 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라는 애국가처럼, 소나무는 민족의 푸른 기상과 굳은 절개의 상징이자 한국의 정신인 것이다. 때문에 소나무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25%를 차지하며 예로부터 궁궐 등 주요 건축물에 가장 좋은 건축자재로 활용됐고, 그 잎과 뿌리는 각종 식품과 약재 등으로 사용돼 왔다. 연간 산림의 공익기능가치 58조8천억원 가운데 약 15조원을 차지하는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역사적·경제적·자원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소중하고 특별한 수종인 것이다.그러나 이처럼 귀한 소나무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으로 큰 고초와 수난을 겪고 있고 더군다나 현재까지 소나무재선충 자체를 박멸하는 방법은 없어 안타까움이 더 크다. 그나마 매개충의 확산경로 차단을 위한 고사목 벌채, 훈증, 항공살포 등이 주요 방제법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이미 소나무가 멸종위기에 처한 상태이며, 대만은 방제 자체를 포기했고, 중국 또한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재선충병은 한 번 감염되면 순식간에 소나무 숲을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병이다. 아직까지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예방과 확산 방지만이 소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셈이다.경북에서는 2001년 최초 발병 이래 현재까지 62만그루의 소나무가 피해를 입었고, 지난 2013년 한해 도내 10개 시·군에 8만7천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피해를 입었다.혹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50년 후 남한에서, 100년이 지나면 한반도에서 소나무를 볼 수 없다며 우려한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감염되면 100% 말라 죽게 하는 재선충병을 얕보다가는 소나무를 볼 수 없는 `국가적 재난`을 맞을 수도 있다.시·군별로는 포항이 6만9천그루로 도내 피해목의 79%를 차지해 피해가 가장 심각하며 경주(12%), 구미(5%)가 그 뒤를 잇고 있다.이에 경북도에서는 지난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대책단까지 출범시켰지만 소나무재선충병 확산방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이다. 우리 도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귀중한 산림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 즉, 민(民)과 관(官)이 힘을 모아 도민들은 고사목 발견 즉시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관계당국에서는 감염지역의 소나무 이동에 대해 철저한 통제와 피해목 및 감염목 주변의 소나무를 제거해 재발 여지를 없애야 한다.또한 상시 전문 방제단 운영 등 상시적인 방제시스템 구축과 재선충병 완전 박멸시까지 지속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대한 다양한 천적을 이용한 방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병한 소나무재선충병을 25년이 지난 현재도 걱정해서야 되겠는가.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고 이에 소나무가 `응답`하도록 우리 모두가 소나무를 살려내자.2014년 올해는 경상도 개도 700주년이다. 이번 기회에 도민 모두가 합심해 한국의 정신인 소나무를 외래의 병해충인 소나무재선충병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2014-03-06

내친김에 통일의 문턱까지

▲ 김영문 한동대 객원교수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이제 막 마쳤다. 7년 만에 성사된 고위급 접촉의 결실이다. 1차 접촉 후 파행이 우려됐던 북측이 제안한 한미군사훈련중단과 `최고 존엄`에 대한 비방보도 언론의 정부통제 실현의 불확실성 가운데서도 이뤄졌다. 이번 합의는 전과 달리 청와대·국방위 라인이 직접 만나 이뤄진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시발점으로 생각해 신년기자회견에서 직접 제시한 사안이다. 북한 역시 언론매체가 최고수뇌부의 결심이라는 것을 보면 남북이 모두 최고지도자의 최종결심에 의해 성사된 것이 확실시 된다. 이러한 남북관계의 첫 단추가 남북 화해·협력의 시발점이 되어 내친김에 통일의 대박까지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북한은 이번 접촉의 성과를 자칭`통 큰 용단`이라 표현한다. 과거 북한의 정치·군사 문제와 연계한 대남전술의 일환이나 쌀과 비료를 얻기 위한 조건부 협상에 비해 전향적인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런 통 큰 양보를 했을까? 배경에는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북한의 `우리민족끼리`가 “관계개선은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더라고 알 수 있다. 북한은 현재 당장 체제유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호비방 중단이라는 정치적인 이유나 중국을 비롯하여 국제사회에 대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집권 3년 차를 맞는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입장에서는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얻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이 김정은 유일영도체제의 공고화와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관계개선 절박함의 기회를 잘 포착해 획기적인 발상으로 공존·공영의 협력 체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번 접촉에서처럼 조목조목 설명해서 이해시키고 설득시킨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남북관계 개선의 최우선 과제는 남북한 간 상호 신뢰회복 일 것이다. 우리 정부는 우선 현 시점에서의 북한 정권의 붕괴를 통한 흡수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북한 지도부에 확신시켜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경제회복은 인접국과 서방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서 개혁·개방이 필수적이라는 것도 인식시켜 유도해야 한다. 우리 역시 금강산 관광재개와 천안함 폭침이후 남북경협 중단이라는 5·24 조치 해제 등 교류협력을 통해 점차적으로 개혁·개방의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아울러 북한이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도 설득시켜야 한다.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내를 갖고 차근차근 설득시켜야 한다. 따지고 보면 남북관계 파행의 근본원인은 핵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경제발전과 핵을 병행해서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핵 포기가 선행되어야 함은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가 다 인정하는 사실이다. 북한이 핵문제는 남북관계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하지만 우선 북한 핵은 남북한 간이 직접 체결한 1992년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에 위배되는 사안이다.이제 이후 접촉과 대화를 지속하며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북한의 주장이 우리와 크게 다르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서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우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지원은 정부는 물론 국내외 민간단체까지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북한 주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동포적일체감을 높여 그 마음을 얻는 정책도 연구 개발해야 한다. 협상을 위해서는 섬세하고도 집요한 설득과 여러 대내외 정책을 수정 보완한 후 공작정치 차원의 적극적인 공략도 해야 한다. 더불어 중-미간의 갈등을 포함한 강대국들의 동북아 변수를 고려한 외교정책도 새롭게 구상하여 병행해야 할 것이다.이제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 남과 북이 지도부는 물론 온 국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 민족적 염원이요 시대적 사명인 통일을 이루어 내기를 기원해 본다. 그래서 남북한 국민 모두의 축복이 되는 통일한반도의 새 역사를 써 나가야 할 것이다.

2014-02-28

반구대 암각화 보존?

▲ 권오신 `로타리 코리아` 발행인1971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울산 반구대 바위그림(국보 285호)은 선사인의 사유와 삶을 통째로 드러내 주는 생생한 기록물이다. 적어도 3천여년 전에 조성되기 시작한 반구대 암각화 주변은 선사에서 역사시대에 이르는 유적들이 분포되어 있는 곳이며 최근에는 공룡발자국 화석까지 발견된 곳이다. 특히 대곡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협곡에서 바위를 굴러 집채 같은 고래를 잡는 고래사냥 그림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이며 아기 고래를 등에 업고 유영하는 어미고래 모습역시 너무나 사실적인 명화다. 진흙이 굳어져 만들어진 셰일(泥巖)의 벽면엔 사람과 고래 외에도 호랑이 사슴 거북이 가마우지 등 뭍짐승을 새겼다. 요즘으로 치면 장엄한 초대형 그림(祭壇畵)이다.지난해 여름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서 물막이 댐 설치계획이 나왔었는데 이 안이 보류된 모양이다. 지난달 16일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는 울산시가 신청한 `가변형 투명 물막이 시설(키네틱 댐)`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끝에 `보류`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 졌다. 세계적 유적 앞에 이런 볼썽사나운 시설물이 영구적으로 설치되는 데 대한 반대의견이 분위기를 이끌었던 것 같다.물론 가변형 시설에 대한 보완 설명을 통해 향후 공사 결정이 나겠지만 원래 모습이 훼손되지 않아야 하겠다는 것이 반구대암각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여망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적 문화재다. 아쉽게도 울산공단의 공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댐이 건설된 이후에 세상에 알려짐으로써 년 중 8개월 안팎을 물에 잠겨야 하는 물고문이 계속되면서 훼손 속도가 붙었다.당국이 지난해 여름 고민 끝에 만들어 낸 보존 책이란 것이 이른바 `가변형 투명 물막이(키네틱 댐)`이다. 알려진 것처럼 길이 55m, 폭 16~20m, 높이 16m의 댐을 오는 10월까지 설치할 계획이었다.합리적 영구 보존방법은 수위를 지금보다 7m쯤 낮추어서 물이 닿지 않도록 하는 안이었지만 식수문제를 걱정하는 울산시의 입장에 맞물려서 이런 기묘한안이 나온 모양이다. 미래 식수문제를 걱정하는 울산시의 입장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이상 반구대 유적이 훼손되면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우리의 정신적 유산이 묻히고 만다. 지난여름 필자가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 유적지를 찾았을 때도 망원경으로도 고래그림을 알아보기 힘들었다.1970년 동국대학교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된 천전리 각석(蔚州 川前里 刻石)역시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조성된 암각화이다. 가로 9.5m, 높이 2.7m의 인위적으로 다듬은 것 같은 넓은 바위 면에 조각이 가득하다. 바위 면은 아래를 향하여 약 15˚각도로 기울어져 있고 햇볕이 잘 들지 않아서 풍화로부터 보존될 수 있었다.상층부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에 걸쳐 이뤄진 조각이 있다. 조각대상의 내부를 파낸 쪼으기 기법이었다. 이 암각화를 조성한 선지식을 가운데에 두고 사슴, 뱀과 새, 물고기 등의 형상이 있는가하면 마름모꼴이나 둥근 모양을 가진 기하학적 무늬도 존재한다.또 초기 신라부터 통일신라까지 기마행렬도, 배가 항해하는 모습 등이 새겨져 있다. 800자 가량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명문(銘文)은 비바람에 마멸되거나 후대에 의하여 훼손되어서 300여 자 정도만 확인될 뿐이다. 신라 화랑들의 이름이나 당시의 직위명 등이 포함되어 있어, 법흥왕 이후 신라사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천전리 각석역시 수분 흡수로 인한 팽창성 성분이어서 풍화의 속도가 빠르다.울산 대곡천 상류에 위치한 반구대 바위그림은 우리민족이 전 세계에 자랑할 국보 중에 국보다. 수위를 낮출수록 하천의 원래 개념으로 돌아가지 않던가. 가뜩이나 태화강 하구에서 20km이상 떨어진 곳임에도 마멸 속도가 빨라 고고학계가 고심하는 중요문화재이니 영구보존방안은 빠를수록 좋다.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암각화는 2만여년 전 구석기시대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벽면(270m)에 그려진 사슴 들소 말 돼지 그림이다. 스페인 정부는 1977년 지난 70년간 이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이 동굴의 영구보존을 위해 관광객들의 출입을 막아 버렸다. 인류의 중요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2014-02-21

바다의 개성공단

▲ 연규식 포항 구룡포수협 조합장동해의 어자원이 자꾸 고갈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500~1천400여척의 중국 어선들이 동해 북한수역에서 조업을 시작한 이래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 전반에 어획량이 감소하고 북한수역으로 이동하는 중국 어선들에 의한 어구훼손은 물론, 국가 간 체결된 협정을 무시한 무차별적인 불법 조업이 자행돼 수자원 고갈의 주범이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어민들은 “우리만 법 지키고 자원보호하면 뭐하냐” 며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울타리가 없는 바다속에 북에서 남으로 회유하는 오징어를 북·중 어업협상에 의해 북한수역 안에서 어획을 해버리니 직접 감나무에 올라 가 감을 따야 할 자본과 기술이 있음에도 감나무 아래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설상가상으로 선원의 고령화와 3D 업종으로 전락해 외국인 선원 없이는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고 그마저 잦은 이탈로 조업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몇시간이면 달려가 잡을 수 있는 수역이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지난 1999년 체결한 한일어업협정으로 동해어장이 대폭 축소돼 그 타개책으로 연 100여척이 러시아 연해주 수역에 입어한지 14년이 흘렀으나 어획량 감소로 어장이 북상해 매년 상승하는 입어료와 원거리 조업에 따른 관리비용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런데 잠깐이면 갈 수 있는 동해 북한수역에서는 중국 어선들이 버젓이 조업을 하고 있으니 우리 어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 따라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돼 조성된 개성공단처럼 이제 동해의 북한수역에 대규모 바다의 개성공단을 조성하면 어떨까. 과감히 제안한다. 우리는 어선과 선장, 기관장 등 면허소지 기술자를 제공하고 북한의 지정항에 기항해 북한 선원을 승선시켜 조업하는 것이다. 외국인 선원과 달리 단일 민족으로서 의사소통이 원활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안전사고의 위험도 감소시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 외국인 선원의 잦은 이탈로 인한 조업차질도 방지할 수 있다. 입어료는 어획총량에 따라 협상으로 결정하되 선 지불하며 인건비는 외국인선원에 준해 지급하면 된다. 남의 나라 선원에 주는 것도 아니고 북한 어민들에게 지급하는 것 또한 남북화해의 단초가 될 것이다.월선으로 인한 안보상의 문제는 동해 어로한계선의 몇 개 지점에 통항을 위한 `체크 포인트`를 지정해 그 포인트를 반드시 통과하도록 하며, 위치발신기를 장착해 어선의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작업들을 사전에 북측에 알리고 준비한 뒤 시뮬레이션으로 제작해 차제에 정치적, 외교적 상황이 호전될 때 북한에 즉각 제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럴 경우 북한수역의 중국어선들을 몰아내서 무차별적인 쌍끌이 조업으로 인한 동해의 자원고갈을 차단하고, 동해와 러시아 연해주 수역에서의 불법어로와 어구훼손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근거리조업으로 경제성이 높아질 것이고, 우선 회유성 어종을 대상으로 한 신뢰가 구축되면 정착성 어종으로 확대해 나가면 어떨까.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고, 화해의 무드가 동해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바다의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또 하나의 경제협력 모델로서 남북 화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이 육지를 넘어 바다에까지 이르기를 기대해 본다.

2014-02-20

건보공단의 담배 소송에 힘을

▲ 권창호포항문화원장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문화가 발전하지 않고 머무르거나 오히려 퇴행한다면, 이 사회도 발전하지 못하고 퇴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필자는 포항의 문화원장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모든 사회적 문제와 현상들이 이 시대의 문화로 다가온다. 경북도지회장 직도 겸하고 있는 터라 경북의 일과 나라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을 시행하다가도 문화와 연결해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팔십여 성상을 살면서 국가가 시행한 정책들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고속도로와 국민건강보험이다.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북부지사장과 공단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이와 관련해 최근 이슈가 되는 담배 소송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왜 담배 소송에 대해 참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이야말로 모든 국민을 대표해 담배 소송을 이끌어야 할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목표를 갖고 일을 진행하는 단체다. 그럼에도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동안 담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묻거나 생산에 제지를 한 적이 없다.담배는 개인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문제도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본인 또한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담배의 특성상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개체로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도 무방할 물건이라는 사실과 중독성으로 한 번 피우면 스스로 끊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담배 회사들은 `저타르`, `라이트`라는 용어를 사용해 덜 해로운 것처럼 영업하며 소비자들을 농락했다. 이 점을 깨달은 공단은 흡연이라는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각종 병을 얻어 고생하는 그들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현재 대한민국의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은 흡연을 격리하고 지양해야 한다는 사실에 수긍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흡연이 문화였던 지난 시대는 가고 금연이 문화가 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최근 몇 년 전부터 흡연자들을 격리시켜 그들끼리 지정된 공간에서 흡연하도록 지정하는 등의 법이 생겼다. 하지만 갑자기 생긴 법에 흡연자들은 당황했고 흡연자의 인격에 대해 소리치곤 했다. 이 또한 문화가 변화하는 시기에 발생하는 혼돈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이 시행된 지 몇 년이 지나자 점점 흡연자와 비흡연자들이 정책을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이러한 기류와 함께 건보공단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대대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그 결과 국민의 건강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게 됐고 지난해 `시범연구사업`을 진행했으며 오는 6월경에는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으로 많은 노력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에 문제가 생긴 것에 담배도 한몫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단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증적인 연구 분석 결과, 흡연으로 의한 재정손실액이 1조7천억원(2011년 기준)에 이른다는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 국민의 한 달치 보험료와 같은 금액이다. 이와 같이 재정적인 것도 문제지만 나라의 장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의 흡연 문제가 더 걱정이다.지금까지는 개인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이었고 개인의 책임이라는 이유로 모두 패했었다. 그래서 마침내 공단이 나선 것이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증거를 준비해 국민건강을 지키고 해로운 것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겠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이 일은 담배 소송을 통해 흡연으로 고통받는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나라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 본인은, 공단의 이 같은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반드시 승리하여 모든 국민이 보상받고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 공단의 담배 소송으로 인해 사회의 진리가 올바로 정립하고 올바른 문화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것도 더불어 소망해 본다.

201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