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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은 사회발전의 잠재 에너지

등록일 2014-07-24 02:01 게재일 2014-07-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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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포항시에 바란다(5)
▲ 박기환 민선1기 포항시장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민선 시장으로서 처음으로 지방자치제를 통하여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그 지역의 보수성을 깨뜨려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정체된 사회가 아닌 한 언제나 삶의 형태와 사고방식은 변화될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농촌과 어촌 사회였던 포항이 포스코로 인하여 산업화된 도시로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중앙집권체제에서 지방자치제로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포항은 많은 변화의 요인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보수성의 탈피와 새로운 변화에의 주도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반드시 긴장을 초래한다.

특히 기득권을 향유하고 있는 자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반발은 여러 형태로 은밀하게 갈등을 조장하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는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 진정한 자치단체장이라면, 그리고 진실로 그 지역사회의 발전을 염원하는 단체장이라면 그 `긴장`을 단순히 줄여야하는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발전의 잠재된 에너지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전통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된 도시는 두 부류의 시민이 혼재되어 있다. 원래부터 그 지방에서 나서 살아오고 있는 시민(이를 `원주시민`이라고 하자)과 산업화 과정에서 이주해 온 시민(이를 `이주시민`이라고 하자)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민은 정서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향토단체를 결성하는 경향이 있고, 이 단체는 그 결성의 근본 취지에 입각하다보면 자연히 이주시민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배타성을 띨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토단체회원이 무심코 표현하는 `포항사람`이라는 말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주시민은 자연히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하여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사라지는 심리적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총체적 시민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깊이 숙고해야 할 현상이다.

우리 사회는 민주사회이다. 민주사회는 여론의 형성과 그 여론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올바른 작동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주시민의 참여가 결여된 상태에서 형성된 여론이 지역공동체 전체의 여론이 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민들 중 지역사회여론의 주도계층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산업화 이전의 전통사회의 경제적 기득권자들로서, 새로운 산업시대, 자치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또 다른 지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이주시민은 그 속성상 전통사회라는 테두리내에서 살아왔던 원주시민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관점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 이런 관점의 차이 때문에 구각(舊殼)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포항은 학계를 비롯하여 각 산업계에 포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지성들이 많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실 내가 시장에 재임 중일 때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박사급 인재들만 300여명이 있었다. 이들을 시정을 위한 각종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정도를 넘어, 지역사회의 각종 여론 형성과정을 위한 사교계에 적극 참여시킬 사회적 시스템을 창출할 생각이었다.

야당시장이 당선되어 조성된 긴장이 결코 포항시의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았듯이 이들이 지역사교계에서 조성할 긴장이 또한 포항의 발전에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는 자동적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갈등을 끌어안으면서 창조성으로 전환시켜 새로운 생각과 행동 양식 그리고 서로에게 개방적일 수 있는 시민과 시민 지도자들에 의해서 작동되어야 한다”는 파커J. 파머의 말에 동의한다. 단체장은 가장 중요한 시민 지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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