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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민이 행복한 포항을 이야기할 때이다

등록일 2025-06-15 18:05 게재일 2025-06-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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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요즘처럼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는 처음이다. 세계 경제와 기술 변화, 복잡한 국제 정세, 물가와 기후 문제까지 시민의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속에서 정치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언제나 같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오늘 하루를 더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지방이 이 역할을 해줘야 할 때이다. 청년들이 떠나고 고령화가 가속되는 현실, 지역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는 모습은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자랑스럽게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바닷가 작은 어촌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철강 도시로 도약한 포항은 많은 도전을 이겨냈다. 하지만 철강에 의존하는 산업구조, 청년 유출, 농어촌 소외 등 우리가 안고 있는 숙제도 분명하다. 이제 철강을 넘어 AI, 바이오, 수소, 디지털 신산업 중심의 미래 산업으로 새 성장동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바이오 특화단지, 수소 산업 클러스터, AI 기반 신산업 육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하지만 산업의 성장만으로 시민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성장해도 시민의 삶이 불안하면 그 성장은 의미가 없다.
 

필자는 평소에 ‘청년이 일할 수 있고, 어르신이 평안하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도시’, ‘가족이 살기 좋은 도시’를 꿈꾸고, 그런 도시를 그려가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선 남구와 북구, 도심과 내륙, 바다와 농촌이 함께 숨 쉬는 도시여야 한다. 오천의 산업단지, 흥해의 신도시, 구룡포·영일만의 어촌, 송라·기계의 농촌이 저마다 특색을 살려 어우러질 때 포항은 진짜 온전한 도시가 된다. 포항의 힘은 언제나 균형 속에서 빛났다.
 

행정 역시 책상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믿는다. 좁은 통학로, 끊긴 버스노선, 고장 난 빗물받이…. 그 작은 불편 하나하나가 바로 행정의 출발점이다, 늘 보고서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직접 뛰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시민과 함께 만드는 행정이야말로 진짜 행정이다. 예산을 어떻게 쓰고, 복지를 어떻게 설계할지 시민이 논의하고 결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참여예산제, 시민감사단, 주민자치회, 동네별 정책 플랫폼 등은 보여주기용이 아니라 행정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정치는 결국 갈등을 조율하는 일이다. 지방행정은 싸움이 아니라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모두가 살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노동자와 기업인, 어민과 산업단지, 농민과 유통업자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
 

포항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시민들이 지켜낸 저력이 있는 도시이다. 태풍과 지진, 산업위기 속에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왔다. 이제 그 저력을 바탕으로 한 번 더 도약할 시간이다.
 

바이오·수소·AI 산업이 포항의 성장을 이끌고, 청년이 돌아오고, 어르신이 평안하고, 아이들이 웃으며 뛰어노는 도시. 도심과 농어촌이 고르게 살아 숨 쉬는 도시. 환경과 복지가 함께 성장하는 도시. 
 

이 모든 그림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의지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시민이 행복한 포항, 살맛 나는 포항. 이제 함께 만들어 갈 시간이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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