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월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UN은 1992년 11월 개최 된 제47차 총회의제에 포함된 건의를 받아들여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매년 공식주제를 선정해 해마다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추진과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UN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의 대주제로 `생명을 위한 물`(Water for Life)을 설정했고, 올해의 공식주제는 `물, 물 자원의 국제적 공유는 필요하다`(Water, water everywhere, only if we share)로 정했다. 그리고 국가 간 협력 증진과 물 관리의 중요성 및 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의식 고취, 물에 대한 접근, 합리적 배분, 서비스 요구 충족을 올해의 목표로 설정했다.
경북동남부지역 수자원관리를 담당하는 K-water 포항권관리단 또한 물의 중요성과 수자원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 18~22일까지 `물의 날`행사주간으로 정하고 많은 행사를 진행했다. 21일 포항시와 공동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의 중요성 홍보행사를 가졌고, 오늘(22일)은 포항·영천·경주시 등 경북동남부지역의 중요한 식수원이자 공업용수공급원인 영천댐의 수질환경보호를 위한 하천정화활동을 민·관 합동으로 진행한다.
또 K-water 포항권관리단은 안계댐과 영천댐을 관리하고 있다. 1971년 안계댐이 건설돼 여름철 풍부한 형산강 물을 안계댐에 저장해 겨울철 갈수기에 포항철강단지로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해졌다. 포스코의 철강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용수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1980년 영천댐을 건설하고, 영천댐과 안계댐을 이어주는 도수관로를 통해 영천댐 용수를 안계댐을 거쳐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철강산업단지, 포항·영천·경주 지역시민들은 계절이나 가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안정적으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안계댐 주변지역인 경주시 강동면 안계리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수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고, 영천댐 상류지역인 영천시 자양면 또한 수도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들은 지하수를 이용해서 간단한 소독절차만 거치는 간이 마을상수도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댐건설로 하류에 위치한 도시는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받고 있지만, 정작 댐으로 인해 삶의 터전이 수몰된 지역의 주민들은 그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K-water 포항권관리단은 안계댐과 영천댐을 관리하며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영천댐주변지역 지원사업비로 출연해 농로포장, 소하천 정비 등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생활기반조성사업, 장학금 지급, 학교 교육기자재 지원, 영어강사 지원 등 댐 주변지역 학생들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육영사업, 저소득가정을 위한 생계비지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민생활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도 안계댐은 관계법령에서 정한 지원대상 규모인 저수용량 2천만㎥ 또는 저수면적 200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인구·자본·산업 등 현대사회의 모든 물질적인 것이 도시에 집중돼 있는데, 수자원 이용 또한 도시에 혜택이 집중돼 있다. 반면에 댐 상류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수변구역 지정 등으로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한을 받는 현실은 `세계 물의 날`목표인 물에 대한 접근, 합리적 배분의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하류 도시지역과 상류 농촌지역의 수자원에 대한 나눔과 동반성장의 관점에서 관련 제도 및 관계 법령의 정비를 통해 작은 혜택이나마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