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이날은 1992년 유엔총회에서 점차 심각해지는 수자원 고갈문제와 수질오염을 예방하고 물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기 위해 제정·선포했으며, 매년 물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 공유 및 미래 수자원 보호를 위한 어젠더를 제시하는 국제적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해가 지날수록 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추세에서 수자원이 지니는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2005년 세계인구 5명 중 1명꼴로 식수가 충분하지 않아 고통을 받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2025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자원 분포의 불균형과 급속한 산업화 및 급속한 인구증가는 물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 또한 물부족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한 사람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 총량이 1471㎥으로, 지난 1993년 한국은 이미 물 부족 국가로 지정됐다. 또한 우리나라는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의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심각한 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이와 같이 가용 수자원이 부족한 반면 물 사용량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수질개선과 물 담수화 등 수자원사업 시장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는 맑은 물 확보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기업 및 국가의 캐쉬카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 산업이 21세기의 `블루골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물을 잘 관리한 국가가 시대를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미래에는 물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렇게 경제학적 관점에서 물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인류 생존의 필수불가결 요소이며, 대체불가 자원인 물의 근원적 가치를 고려해 봄직하다.
만약 시장의 원리에 따라 물 산업이 발전하게 된다면, 지역적 환경과 물산업 기술경쟁력에 따라 국가간 물 자원 확보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이는 국가안보나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물이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권리임을 감안할 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효율적인 정책과 제원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수자원이 여러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도 물에 대한 다각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2012년 6월 브라질에서 열린 UN지속가능발전회의(Rio+20)에서는 물이 지속가능한 인류 발전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원임임을 재확인했다. Rio +20 회의 결과보고서에는 물 문제를 인류 공동 대처가 필요한 문제로 간주하고, 향후 전 지구적 차원의 행동 결정시 고려해야 할 최우선 분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마실 물의 공급, 적절한 위생, 식량안보, 지속가능한 농업, 기후변화 적응 등을 최우선 분야들로 선정했으며, 이 중 물과 위생문제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다른 분야의 해결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러한 점에서 UN의 `2013년 세계 물 협력의 해(International Year of Water Cooperation)` 지정은 그동안 이 분야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결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물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물의 보존과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차원에서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가야 할 때이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현 인류가 후손에게 남겨줄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