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Tay`가 질 나쁜 관리자 손에 들어가 여성비하 발언을 하고, 나치 히틀러를 옹호하고, 흑인여성을 고릴라종으로 분류하자 사람들은 “올 것이 왔구나” 했다. 공상과학 영화는 늘 `현실을 예언`해 왔는데,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가 나온지 오래고, 이제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인공지능 개발이 악마를 불러왔다” “사상 최악의 실수”란 우려를 Tay가 증명했다. AI가 반드시 선량한 사람들의 손에만 있을 수 없다.AI권위자 마크 리들 조지아공대 교수는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 수 없도록 미리 조치를 취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인공지능 로봇이 `선악과`를 따먹게 할 시점이라는 것. 가치판단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에게 공중도덕을 가르치고, 도덕과 비윤리, 합법과 불법,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사회규범과 행동강령 등을 가르쳐서 `책임 있는 사회의 일원`으로 철들게 만들어가는 것같이 AI도 그렇게 가르치면 될 것이라 한다.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 된다면 사람이 앓는 정신질환에 걸리는 로봇도 있을 것이다. `가치관의 혼란`으로 사이코패스 로봇이 나올 수 있고, 범죄행위를 한 로봇도 나오지 않겠는가.로봇에게 팔만대장경, 논어 맹자, 탈무드, 육법전서, 노자 장자, 권선징악 소설, 어린이 동화 등을 입력시키자는 제안도 나온다. 그러나 `홍길동전` `로빈 훗` `의적 조로`같은 소설들은 AI를 많이 헷갈리게 할 것이다. “나쁜 부자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의적은 남의 것을 뺏는 범죄행위를 해도 좋다”라는 대목 앞에서 AI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특히 노자의 무위자연을 배운 로봇이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기로` 작정하면 이것도 문제다. 또 “다투지 않고 이기고, 물러남으로써 나아가고, 비움으로써 채우는 삶이 최선”이란 노·장사상 앞에서 AI가 기가 막혀서 미쳐버릴 수도 있겠다.“돈은 좋은 하인, 나쁜 주인”이란 말은 AI에도 적용되겠는데, `좋은 하인`을 만들 방법이 있는가./서동훈(칼럼니스트)
201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