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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5-30 02:01 게재일 2016-05-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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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란 말은 `햇볕에 그을려 거무튀튀한 사람`이란 뜻이고, 아프리카의 최동단에 있으며, 매우 로맨틱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화 `솔로몬과 시바`는 다윗왕이 무인 기질의 장남 아도니아를 제치고 지혜로운 차남 솔로몬에 왕위를 넘겨주자, 장남이 시바의 미모를 이용, 솔로몬을 유혹해 실각을 시도한다. 그러나 성서의 기록은 다르다. 어느날 솔로몬왕이 시바여왕에게 협박편지를 쓴다. “듣자하니, 당신은 태양신을 숭배한다는데, 잘못이오. 이제 여호와를 믿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킬 것이오” 시바여왕은 답장을 쓴다. “전쟁은 좋은 방법이 아니오. 듣자하니, 대왕께서는 매우 지혜롭다 하니, 지혜를 겨루어 이기는 쪽이 마음대로 하도록 합시다”

이렇게 돼서 시바왕국의 여왕이 먼길을 걸어 지중해 동쪽 이스라엘까지 간다. 몇 달을 두고 지혜를 겨루는 동안 둘은 서로 존경하게 되고 애정이 싹튼다. 진짜 어머니를 가려내는 `솔로몬의 재판`, 다윗왕의 반지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글을 새겨 자만심을 경계하게 한 솔로몬이 지혜겨루기에 질 리 없고, 이미 둘 사이에 깊은 정분이 났으니 경기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결국 솔로몬왕이 이겨 마음대로 하게 됐고, 둘은 결혼을 해서 아들 메넬리크1세를 낳았고, 솔로몬의 DNA를 물려받은 그는 에티오피아의 왕이 된다.

아프리카에서 유럽 제국들의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는 에티오피아 뿐이다. 그래서 로마의 유리우스달력을 본받지 않고 1년이 13개월인 독특한 달력을 사용한다.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하지만, 에티오피아는 고유언어와 영어를 쓴다. 이스라엘을 본받아 그리스도교를 주로 믿고 일부 무슬림도 있다. 고원지대라 최고의 커피가 생산되는데, 이것이 산업의 전부일 정도로 나라가 가난하다.

에티오피아에는 아프리카연합(AU) 본부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에서 열리는 G7회의에 빠지면서 굳이 AU 특별연설을 택한 것은 그만큼 이 대륙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친한(親韓)의 뿌리가 심어졌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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