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산업혁명 초기에도 아동학대는 심각했다. 몸피가 작은 아이들에게 굴뚝청소를 시켰다. 그을음과 재를 뒤집어쓴 채 굴뚝 속에 매달려 있었다.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을 통해 들어와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 이유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는 아이들이 양탄자를 짜고, 채석장에서 돌을 깨고, 쓰레기를 뒤지거나 버스 차장 노릇을 한다. 우리나라는 `어린이 노동 금지법`이 있어서 `노동학대`는 없어졌지만, 비정상적인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신체적·정서적 학대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뇌가 빨리 자라는 유년시절에 받은 학대는 두뇌의 성장을 방해하고, 학대받은 사실이 뇌에 기록된다. 뇌의 부피가 작아지고, 뇌파검사에서 비정상적인 소견이 나타난다. 뇌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해마`는 감정 조절, 학습, 기억에 관여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 감정조절이 잘 안 되고, 기억력이 떨어진다.노인 치매는 `해마가 작아지는 현상`이다. 자율신경에도 문제가 생겨서 외부 자극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엉뚱한 행동`을 해서 학대를 자초한다.글씨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여자아이가 2년간 집에 갇혀서 얻어맞고 굶주리다가 2층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와 수퍼에서 과자를 먹다가 발견돼 지금 보호를 받고 있는데, 그 아버지란 사람도 어릴때 학대를 받은 `비정적 뇌`를 가졌고, 어머니는 이혼 후 자취를 감췄고, 가족처럼 살고 있는 여자는 아버지의 동거녀였다.충남 논산에 사는 한 여성은 `원하지 않은 출산`으로 낳은 갓난아기 6명을 돈 주고 사서 기르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그녀는 어릴때 어머니를 잃었고, “어미 잃는 날이 애비 잃는 날”이란 속담처럼 정서적 학대를 받고 자랐으며, 지능지수는 `지적장애 경계선`인 80 안팎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를 매매해서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어머니 없이 자란 한`을 영아 키우는 일로 풀기 위함이었다고 경찰은 결론을 내렸다.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아동학대를 예방할 사회적 감시망이 더 촘촘해져야 하겠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