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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말 잘하는 기술

조선조 정조대왕의 문체반정(文體反正)때문에 연암 박지원 등이 시도했던`문장혁명`이 좌절됐다. “고문체로 된 글 몇 편을 써오면, 벼슬을 내리겠다” 정조가 연암에게 한 이 말이 문체반정의 신호탄이었다. 당시 서얼 출신들 중심의 글꾼 모임인 `백탑파`는 종래의 `고문체`에 신물이 났다. 운율을 맞춰야 하고 고상한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그런 글로는 사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마침 그때 중국에서 소설(小說)이 들어왔다. 백탑파들은 쾌재를 올렸다. “바로 이런 문장이다!” `운문`에서 `산문`으로의 문체혁명이 그렇게 태동했지만 정조는 “품격 없는 글이 인성을 해친다” 했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지식인·오피니언 리더들이 전혀 예상 못한 결과였다. 그의 말은 품위도 없고, 고상하지도 않고, 멋대가리도 없었다. 막말 비속어가 난무했다.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강간하지 못하게 하겠다” “힐러리의 눈에 피가 흐를 것입니다. 이 여자가 피 흘리는 곳이 눈 뿐일까요” 이런 시정잡배 같은 말투를 보고 지식인들은 일찍 “저 사람 틀렸다” 했고, 언론사들은 일제히 등을 돌렸다. 그러나 직업 없는 서민 대중들은 “속이 시원하다”면서 몰표를 주었다.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뉴욕시립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우리가 모르는 국가`란 제목의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자기 나라 미국을 `알지 못하는 나라`라 지칭한 것이다. “확실히 자격 미달이고, 기질이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데다 황당하기까지 한 후보를 우리 미국인이 선택할 리 없다고 우리는 믿었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제 눈에는 미국이 실패한 나라로 보인다. 충분히…”지식인들의 생각과 대중의 생각이 이렇게 다르다. 선거제도를 가진 국가들은 바로 이 `서민대중의 표`에 의해 다스려진다.말에는 `귀에 바로 들어오는` 말이 있고 `머리속에 잠시 굴려야 이해되는 `말이 있다. 트럼프는 `맞보기 언어`로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린이도 알아 들을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말 잘하는 기술`이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15

여성성 논쟁

인류가 최초로 만든 조각상이 `비너스상`이다. 출산과 양육이라는 `생산의 대지`요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신의 존재감을 한결 드높였다. 제우스신이 최고신이지만 아내 헤라에게 꼼짝 못하는 공처가 신으로 그려진다. 신전 대부분은 여신에게 바쳐졌다. 인도에도 수많은 신들이 있는데 그 대부분이 여신이고, 가장 인기 높은 신도 여신이다. 이렇게 평화시대에는 여신들이 존중됐으나, 전쟁시대를 지나면서 남신이 우위에 오른다. 야훼, 제우스, 토르, 인드라, 마르두크 등이 신계(神界)를 지배하는데 젊은 태양신 마르두크가 늙은 여신 티아마트를 굴복시킨 이야기가 상징적이다. 모계사회에서 바야흐로 부계사회로 이행된 것이다.이슬람 사회는 물론이고,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아르헨티나 등도 여성이 학대받는 나라들이다. 남자들이 이유 없이 여자를 살해한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최근 “여성 살해를 멈춰라!” 외치면서 검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한 떼전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17일 간 19명의 여성들이 남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후인데, 이 나라에서는 30시간 마다 1명씩의 여성이 살해된다. 최근에는 `16세 소녀 루시아 사건`이 터졌다. 남자 3명이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성폭행하고, 고문을 가해 심장마비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녀의 사진이 공개되자, 그 처참한 모습에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한국사회에서도 여성혐오증이 나타난다. 최순실게이트 이후의 현상이다. 여자들이 나라를 말아먹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여성들이 펄쩍 뛴다. “남자들은 갖은 부정부패 다 저지르고, 영토를 북에 헌납하고, 천문학적 액수의 조공을 갖다 바치는데도, 남자 후보 찍지 말자 소리가 안 나오는데, 어쩌다 여자가 한 번 국정에 간여했다 해서, 여자 후보 찍지 말자 한다” 조선시대적 여성 차별의 악습이라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최순실을 “근본을 알 수 없는 저잣거리 아녀자” “강남의 무속 여인”이라 했지만, 누가 뭐래도 `모성 본능`은 위대하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14

종교와 사교(邪敎)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구국 천제 기도회`가 열렸다. 주최자는 안소정 하늘빛명상연구원장이었고 `고유문` 낭독자는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지명자였다. 박 내정자는 일찍 안소정 원장의 `빛명상` 강의를 듣고 감동받아 제자가 됐고 명상록 `사랑은 위함이다`에서 자신의 영적 체험을 소개했다.“필자는 이 지구에 47회나 여러 다른 모습으로 왔었다. 바닷속에서 태어난 적도 있다”란 내용도 있고 “명상을 하는데 흰옷 입은 옛 노인이 나타나 정조의 일기장 일성록(日省錄)을 건넸다. 노인은 전봉준 장군이었다”란 글도 있다.지금은 `무당` 혹은 `무속인`으로 바뀌었지만 옛 신정(神政)시절에는 천제(天祭)를 주관하는 제사장, 곧 왕이었다. 무당에는 각각 전공분야가 있는데 병을 잘 고치는 약사무, 미래를 미리 아는 선지자, 사자의 혼을 불러내는 공진이 등이다. 공진이는 사자와 생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서양에도 이런 무당이 있는데 그를 영매(靈媒)라 부른다.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자들은 가족들에게 할 말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영매`를 통해 `사후 유언`을 한다. 부모를 졸지에 잃은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이라는 영매를 만났다.“네가 앞으로 아시아의 지도자가 될 것인데 이를 위해 엄마가 먼저 간 것이다. 길을 비켜준 것인데 왜 우매하게 울고만 있느냐”. 육 여사가 최태민을 통해 이런 말을 전했다는 것이다.박근혜 영애는 그때부터 최씨 일가와 뗄 수 없는 친분을 맺는다. 대통령이 될 때까지 최씨 일가는 충실한 선지자 역할을 했다.“박근혜가 사교에 빠졌다”는 소리가 파다했고 권력기관들이 나서서 최를 조사했지만 다 흐지부지 덮어졌다.종교가 권력에 의지해서 돈을 밝히면 사교(邪敎)가 돼버린다. 고려의 국교(國敎)였던 불교가 성리학자들에 의해 배척된 것도 권력을 업고 축재를 한 탓이다. `최태민교`가 금·권에 초연했다면 `종교`가 됐을 지 모른다. 그러나 금도를 넘어서면서 사교로 전락했고 대통령까지 궁지로 몰아 넣었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11

최순실법

권력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재산을 추징, 국고에 환수하는 특별법이 `전두환법`이다. 대통령 재직 중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재물을 거둬 측근·친인척들에게 나눠줬고, 법원의 추징명령을 받고도 “내 재산은 29만원뿐”이라며 버티다가 급기야 박근혜정부는 `공무원의 부정축재를 추적·추징할 법`을 만들었다. 부정으로 모은 재산은 흔히 남의 이름으로 숨기는 일이 많으므로 법원은`보전명령`을 내려 재산 처분을 못 하게 막았고 재산이 어디로 흘러갔다는 `개연성`만 있어도 이를 불법재산으로 간주했다.이 법으로 인해 자식·처남에게 준 재산도 몰수됐는데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까지 압류딱지를 붙여 차떼기로 실어갔고 아들 처남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눈물로 사죄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연이어 `세월호 침몰`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터졌다. 정경유착이 사고의 원인이었고 `관피아`란 신조어가 생겼으며 해양경찰이 해체되고 `국민안전처`가 신설되었다. 그리고 유족 보상과 세월호 인양을 위한 비용은 `유병언법`을 만들어 충당하기로 했지만 `유병언 유고`란 변수가 생기면서 특별법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러나 유병언법은 사후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됐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법이지만 국민감정을 감안해서 또 차후에라도 쓰일데가 있을까 싶어 `준비해놓은 칼`이었다.지금 `최순실법`이 추진되고 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더민주당 민병두 의원 등이 법안을 준비 중이고 새누리당 비박계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이미 최순실법을 발의했다. 대통령도 조사할 수 있고 해외에 빼돌린 비리재산도 환수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 있다. 전두환법은 `공무원 대상의 법`이라 민간인 최순실 일가에 적용할 수 없어서 `민간인`이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에 개입해 형성한 `비리 재산`을 몰수할 법이 따로 필요했다.이런 특별법은 `소급입법 금지원칙`에 위배되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권력형 불법·비리를 줄이는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크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10

흥망이 유수하니

요즘의 새누리당을 생각하면 절로 떠오르는 옛시조들이 있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오백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붙였으니/석양을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원천석은 한때 이방원의 스승이었으나 그가 형제들을 죽이고 왕이 되는 것을 보고는 원주 치악산 깊숙이 숨어버렸다. 태종은 왕사(王師) 자리를 비워놓고 치악산까지 스승을 모시러 왔으나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훗날 개성 만월대를 돌아보며 `권력의 허망함`을 시조에 담았다.“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다/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정몽주와 정도전의 스승이었던 이색은 두 제자가 친원파·친명파로 갈라져서 목숨 걸고 싸우는 꼴을 보고 “내가 이러려고 저들의 선생이 되었나, 괴롭고 참담한 마음 가눌 길 없다”며 고향 영해로 돌아와 은거했다. 선생도 훗날 만월대를 돌아보며 그 감회를 이렇게 읊었다. 일제 강점기 영천 출신의 왕평이 “황성 옛터에 밤이 드니 월색만 고요해/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했던 그 심정은 옛사람과 다르지 않았다.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이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게이트`까지 맞아 서리 맞은 뱀처럼 비실거리면서 황성옛터가 돼버렸다. 비박들은 “당을 이 꼴로 만든 친박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 등 모든 당직을 사임, 당을 새롭게 꾸려가자”하고 친박의 좌장 이정현 대표는“물러나고 싶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누군가는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해야 하지 않겠는가” 했다. 그러나 대선주자 5명이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고 정진석 원내대표까지 사퇴 촉구 대열에 끼었으며 강석호 최고위원은 처음으로 사퇴를 결행했다.하태경 의원은 `독한 말`까지 했다.“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가 계속 버티면 4·19때의 이승만 대통령, 이기붕 부통령 일가처럼 될 것”이라 했다. 이승만은 하와이로 쫓겨갔고, 이기붕 일가는 권총으로 집단 자살을 했다. `만월대의 회포`보다 훨씬 참담한 `권력의 종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9

기묘한 정치인연

조선조 성종대왕 시절, 한 내시가 고향에 다니러 갔다. 왕의 최측근이라 그가 지나는 길목 고을 원들의 대접이 융숭했다. 그러나 고향 마을 사또는 “환관과 사사로이 친교를 맺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례적 문안인사만 하자 내시가 앙심을 품었다. 그는 왕에게 “고향 수령이 크게 대접했습니다” 거짓을 아뢰었다. 왕은 이를 괘씸히 여겨 그 지방관의 승진을 막아버렸다. 어느날 경연자리에서 왕이 내시 고향 수령의 이야기를 했는데 대신(大臣)이 듣고 사실을 조사해 본 결과 내시가 거꾸로 말했음을 알고 이를 왕에게 고했다. `왕을 기만한 죄`로 그 내시는 처형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2006년 청와대가 그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했을 때 당시 한나라당은 극렬히 반대했고, 그는 13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그때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교육까지 거덜낼 작정이냐. 장담컨데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라 했고, 인사청문회 때는 그의 두 딸의 입학·전학에 문제 있다고 했고, 논문 표절의혹까지 제기했다. 노 정부가 부총리 임명을 강행하자 한나라당은 그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김 후보자가 사퇴하자 노 정부는 그를 청와대 정책실장에 앉혔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지방 이전, 종합부동산세 등을 이끌며 한나라당과 사사건건 부딪혔다. 하지만 정치인연은 참 묘하다. 새누리당이 그를 총리로 지명하자 이번에는 야당이 반대한다. 대야(大野)가 반대하면 국회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다. “야당의 사전 결재를 받지 않았다”가 이유. 야당이 정권을 사실상 이양받은 모양새를 취한다. 한나라당 시절에 죽기살기로 반대했던 새누리당은 이제 입장이 전혀 달라져서 `김병준 옹호`를 해야 할 형편이다.매우 난감해진 곳이 국민의당이다. 김 교수를 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다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 정치세계에는 친구와 적이 수시로 바뀐다. 한심하고도 재미 있는 정치권의 인연이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8

길고 어두운 터널

`심리 조작의 비밀`이란 책이 나왔다. 일본의 사회심리학자 오카다 다카시의 저서. 남을 조종하는 세뇌와 암시와 최면에 관한 기록이다. 살인집단인 옴 진리교에 엘리트 지식인들이 맥 없이 넘어간 이유를 밝히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일단 의존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믿게 된다.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며 의존하는 사람에게 맡겨버린다. 난처한 일이 발생하면 바로 그 사람에게 묻고 그가 시키는대로 한다” 내용의 일부다.박정희 대통령시절 차지철, 중앙정보부, 검찰이 최태민을 조사했다. 보고서는 한결같이 “조심해야 할 위험 인물”이었고, 아버지는 딸을 심히 나무랐다. 그러나 `윗불`은 껐지만 `속불`은 타고 있었다. 전두환정권도 최태민을 조사했다. 노태우정권 때는 두 동생이 청와대에 탄원서까지 보냈다. “언니를 최태민의 마수에서 구해주십시오”란 내용이었다. 당시 민정수석실이 나섰으나 곧 유야무야됐다. 박근혜는 동생들에게 말했다. “내가 누구에게 조종받는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다. 최태민에 대한 소문은 반대세력의 악선전”이라 했다.후에도 검찰은 최태민과 그 주변의 비리를 샅샅이 조사했다. 최씨는 자신의 비리를 부인하면서 모든 책임을 `영애 박근혜`에게 돌렸다고 한다. “영애가 다친다” 해서인지 최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공식 수사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사이비 종교를 연구하는 탁명환씨의 글을 통해서 혹은 당시 수사관들의 입을 통해 단편적 비화들이 흘러나왔다.노태우정부시절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보고서는 남아 있다. 최씨는 영애에게 “신의 계시로 몇 년만 기다리면 여왕이 될 것이다. 친인척 등 외부인을 만나면 부정 타니 접촉을 피하라”했으며 “최면을 걸어 육영수 여사의 환상이 나타나게 했다는 말이 나돈다”고 썼다. 박 대통령은 2차 사과에서 “최씨 일가와의 사적인 인연을 끊겠다”했다. 40년의 길고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온 순간이다. 껍질을 깨는 아픔을 겪고 나서야…./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7

문고리 권력

대통령도 사람이라 특별히 애정을 쏟는 `가족같은` 인물이 없을 수 없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도 벨러리 재럿이 있다. 8년간 백악관 수석 고문으로 있다. 재럿은 1990년대 시카고 시장실에 있을 때 당시 오바마의 약혼녀 미셀 오바마를 채용한 것이 인연이 돼 세 사람은 끈끈한 인연의 끈을 맺었다. 흑인 여성 변호사인 재럿은 오바마가 시카고 정계에 진출하도록 다리를 놓았고, 상원의원을 거쳐 대통령이 될 때까지 킹메이커 역할을 해주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자 당장 재럿을 불러 `문고리 권력`의 자리에 앉혔다. 대통령은 나이가 몇 살 많은 재럿에게 깍듯이 `누님`이라 부르며, 국정 전반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연설문 손질은 기본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20년 지기 최측근이 있다. 후마 애버딘은 1996년 조지워싱턴대 학생시절 백악관 인턴을 하면서 클린턴과 인연을 맺었고 올해 대선후보가 될 때까지 줄곧 곁을 지켰다.2010년 애버딘의 결혼식에서 힐러리는 “후마는 나의 둘째 딸 같은 존재”라 말한 후 언론들은 그녀를 `클린턴의 수양딸`이라 불렀다. 힐러리는 뭣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후마를 쳐다보며 손가락 마디를 뚝뚝 꺾는 습관이 있는데, 후마는 눈빛만 보고도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알아 정확히 대령했다.정가에서는 “모든 길은 로마가 아니라, 후마로 통한다”고 한다. 심지어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조차도 아내에게 볼 일이 있을 때는 후마부터 찾았다고 한다.그런데 이 두 사람은 지금까지 주군(主君)을 곤란하게 만드는 스캔들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비선 실세`가 아니고 `공식 직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둠의 권력`이 될 수 없었고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이 되기 때문에 권력형 비리를 저지를 여지도 없었다.그 점이 한국의 최씨 일가가 권력의 비호 밑에 엄청난 재물을 긁어모은 것과 다른 점이다.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배신감 때문이다. “박근혜만은 반듯하리라”는 기대가 산산이 부서지는 배신에 국민들은 치를 떨며 허탈해 한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4

권력형 비리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시대 홍국영은 호위대장 주제에 정승판서를 호령했다. 왕의 등극을 도왔기 때문. 23대 순조때는 왕비의 친정 아버지 김조순이 득세, 안동김씨의 권세가 하늘을 찔렀다. 24대 현종 때는 풍양조씨 조만영이 세도를 부렸다. 순원왕후가 수렴청정을 했고, 현종이 일찍 승하하면서 풍양조씨의 세도정치는 겨우 5년이었다. 철종이 강화도에 숨어 농부로 살아가다가 `왕실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임금이 되지만 일자무식인 그는 애당초 허수아비였고 안동김씨 일문이 재집권하면서 그 세도정치는 무려 60년이나 계속되다가 흥선대원군에 와서 마감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어서 당시 삼정(三政·전정 군정 환곡)의 문란은 망국의 원인이 됐다.권력형 비리는 현대사회에 오면서도 변함 없이 이어졌다. 1960년 부통령 이기붕 일가는 맏아들 이강석의 권총에 의해 몰살되는 비운을 맞았다. “박마리아의 안사람 이기붕”이라 할 정도로 부인의 위세는 외교에까지 미쳤다. 전두환시절의 `장영자-이철희`금융사기사건은 장영자의 `젊은시절 30여 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했다. 이 사건때문에 `금융실명제`가 논의됐으나 기득권층과 정치권의 반대로 계속 미뤄지다가 YS가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노태우 정권 때는 박철언, YS때는 차남 김현철, 김대중 때는 아들 3형제가 모두 처벌받았고, 노무현때는 형 노건평의 뇌물사건, 이명박때는 처사촌 김옥희·김재홍이 권력형 비리의 중심이었다.YS는 공헌도 많았지만 IMF의 원인을 제공한 탓으로 “나라 망친 대통령”이란 말이 따라다녔다. 그 후 19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최순실 세도정치`때문에 관료사회의 사기(士氣)는 형편 없이 떨어지고 언론은 등을 돌리고, 야당은 사사건건 반대만 했으니 경제인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없다. 정치권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했다. 곪아터져서 박근혜 정권이 자멸하기를 기다린 것이다. 적은 언제나 내부에 있고, 권력형 비리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된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3

거국내각(擧國內閣)

거국내각제란 대통령을 뒷방 늙은이로 만드는 제도다. 대통령의 각료 임명권을 뺏아 국회에 주는데 여야가 합의로 국무총리와 장관들을 임명한다. `최순실사태` 초기에 야당은 서둘러 “대통령은 국정에 손떼라”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은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하여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도 “여야가 합의한 새 총리가 국정을 수습해가야 한다”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대표, 전 국회의장들, 야권 원로들 모두 한 목소리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외쳤다.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대통령을 배제시키는 일이 달가울 리 없지만 국가를 위해 이를 박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키로 했고 청와대도 긍정적이었다. 여당이 거국내각제를 덥썩 받아 물자 야당들은 바로 말을 뒤집었다. 그동안 열심히 부르짖어놓고 “지금은 그런 걸 거론할 때가 아니다”했다. 여당과는 결코 발을 맞출 수 없다는 태도고, “어차피 무너져가는 정권에 우리가 왜 한 발을 담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1년 여 남은 대선에서 필승이 훤히 보이고 `독식`이 가능한데, 왜 정권을 `끝장 난` 새누리당과 나눌 것인가? 그런 뜻이다.국정 마비를 막고, 대한민국호를 암초지대에서 빠져나가도록 운전하는 것이 국가적·국민적 목표인데, 야당들은 그 목표보다 당리당략을 먼저 생각한다. 내각제를 받아들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야권이 내각제를 돌연 반대하는 것은 “식물대통령이 배를 몰다가 아주 뒤집어 엎어버려라”란 뜻인가. 돼가는 사태가 점점 더 야권에 유리하게 돌아가니, 표정관리나 하면서 때를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사실상 거국중립내각제란 한국적 상황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여야가 한 집안에서 `동거` 해봐야 배가 순항(順航)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 헌정사상 이 제도를 채택한 일이 없다. 국가보다 정권을 먼저 생각하는 저질 정치를 고칠 약이 없다. 그것이 한국정치의 비극이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2

말(馬)과 정권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말이 `적토마`. 말이 사람의 절개·신의까지 버리게 했다. 한나라 무제는 아라비아의 말이 천하제일이란 말을 듣고 사러 갔다가 모욕만 당했다. 국가가 보호하는 종마였던 것.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 해서 천리마요, 붉은빛 땀을 흘린다 해서 한혈마(汗血馬)였다. BC101년 한 무제는 전쟁을 일으켰다. 페르가나를 침공해서 한혈마 3천필을 노획해서 돌아왔다. 그 천마(天馬) 중에서도 `역사적인 말`이 적토마였다. 당초 동탁의 소유인데 여포에게 선물로 주자 그는 바로 주군(主君)을 버리고 동탁 밑으로 들어왔다. 조조가 여포를 죽이고 적토마를 빼앗아 관우에게 선물하자 그 또한 조조에게 왔다. 관우 전사 후 손권이 적토마를 취해 마충에게 주었다. 마충이 관우를 죽였기 때문. 관우가 죽자 적토마는 식음을 전폐하고 굶어죽었다. 그때가 적토마 나이 40세였다. 말의 수명은 25년에서 30년인데, 40세에 자결했다는 것은 너무나 `소설적`이다.“말깨나 타고, 승마대회깨나 나가는 사람”이라면 그는`재벌`이란 뜻이다. 2014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승마대회에 나가 단체전에서 금메달,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동선 선수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3남이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 대회 6개에 출전해 9번이나 우승했다.승마는 워낙 돈이 많이 드는 도락이어서 재벌가가 아니면 엄두도 못 낸다. 유치원 경영이 고작인 최순실씨가 딸을 승마선수로 키운 것은 아무래도 `참새가 황새 따라가는 격`이었고, 그 과욕이 오늘날의 `동티`를 불러왔다. 무남독녀에 대한 자애가 너무 지나쳐서 `권력을 이용한 재벌행세`를 자행했고, 그것이 한 정권을 뒤흔든 원죄였다.말 한 필의 가격이 1억원에서 30억원이고, 관리비가 월 150만~200만원, 레슨비가 100만~150만원, 말을 이동할 때 트럭을 쓰면 마리 당 150만원, 항공기에 태우면 1천500만원이 든다. 재벌이 아니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다. 분수를 넘는 과욕이 항상 문제를 만든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1-01

정치와 사교(邪敎)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2007년 한국 대선 때의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당시는 이명박-박근혜 간 후보경선이 치열하던 때였다. 주한 미 대사관은 그 해 7월 16일 “MB세력들은 최태민씨를 한국의 라스푸틴이라 부른다. 카리스마가 있는 고 최태민씨는 인격 형성기에 있던 박근혜 후보의 심신을 완전히 지배했다. 최의 자녀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라며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최의 사위 정윤회 등 최씨 일가가 직권을 남용할 수 있다는 말을 MB측에서 흘린다”란 구절도 있다.`라스푸틴`은 20세기 초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시절 떠돌이 `최면술사`였다. 그때 황태자 알렉세이가 혈우병에 걸려 죽을 지경이 됐는데 라스푸틴이 이 병을 고친 것이 계기가 되어서 황제 내외의 지극한 신뢰를 받으며 국정 전반을 농단한다. 심지어 현몽(現夢)을 내세워“꿈에 황제의 군대가 대승하는 것으로 보이니 진군하시라”라는 작전지시까지 내려 참패한다. 장관의 목을 마음대로 뗐다 붙였다 했고 세금을 대폭 올려 받는 증세정책을 조언해서 민중이 폭동을 일으켰다. 1916년 우국지사들이 그를 죽여버렸지만 나라는 이미 기울어 2개월 후 로마노프 왕조는 무너지고 말았다.최태민은 일제 때 순사였다. 난세를 살아가는 처세술과 남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면술에 능한 사람이었다. 불교·기독교·천도교를 합친 종교라며 영세계(靈世界)를 주장하고 죽은 자와 산 자는 꿈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했다. “꿈에 육여사가 나타나 근혜가 영부인이 될 것”이라 했다는 말이나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에너지가 지원한다”는 말은 다 이같은 `교리`에서 나온 것이다. 맏딸이 이 사교에 빠지자 아버지는 호되게 질책했고 두 동생들이 심각하게 걱정했지만 박근혜는 끝내 그 최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 최태민의 자녀들과 `사사건건 국정을 상의하는` 관계를 맺어왔다.주한 미 대사관의 예측은 맞았다. 사교가 나라를 절벽으로 몰아왔다. 국민들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때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31

권력으로 키운 딸

2013년 3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 출전한 정유라(최순실의 딸)씨가 준우승에 그치자 판정시비가 일었다. 청와대는 문체부를 시켜 승마협회를 감사했다. 감사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청와대는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불러 체육국장과 담당 과장을 바꾸라 했고, 제2차관도 김종 한양대 교수로 교체됐는데 그는 `실세차관`으로 장관을 눈 아래에 깔았다. 다음해 유 장관도 옷을 벗었고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장관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1급 공무원 6명이 일괄 사표를 냈다. 최순실의 딸이 문체부 고위층의 `인사 쓰나미`를 불러온 것. 승마대회에서 정씨를 우승시키지 않은 괘씸죄였다.이화여대에 `실세3인방`이 있다. 체육과학부 김경숙 학장, 의류산업과 이인성 교수, 대기과학공학부 박선기 전 기획처장 등이다. 이들은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과 학점 취득에 특혜를 주었던 `학자`들이다. 승마를 입학특기종목에 포함시켜주었고 경기나 훈련에 참가하는 선수는 결석을 출석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하는데 `공`을 세웠다. 권력의 입맛을 잘 맞춰준 그들이 받은 혜택은 막대했다. 정부 지원 연구프로젝트를 무더기로 따낸 것이다. `정부 일감 몰아주기`였다. 결석도 출석이 되고 시험을 안 봐도 학점을 주었다. 최씨와 그 딸이 대학 하나를 공깃돌 가지고 놀 듯 했다.그러나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다.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은 쫓겨났고 `특혜3인방`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렸고 “어떤 특혜도 없었다”고 버티던 대학도 대통령의 `시인과 사과` 이후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최순실·정유라 모녀는 외국으로 도망가 있지만 수사가 진행되면 체포돼 올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생을 남의 땅에서 숨어 살아야 할 처지다. 돈과 권력으로 잘못 키운 딸 하나. `한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겨우 20세 나이에 인생 저무는가.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아이 매 한 대 더 주라 했거늘…./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8

드론의 두 얼굴

드론은 그 출신성분 때문에 늘 의심을 받는다. 당초 드론은 군용 무기였다. 적진을 탐지하고 폭탄을 실어가 떨어트리고 군수용품을 아군 진영에 실어갔다. 법치(法治)를 제대로 하는 나라일수록 규제법이 엄격하다. 그러나 드론이 민간의 평화적 이용으로 그 역할이 확장되면서 법의 규제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드론이 아프리카 독재국가들이나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잘 발달하고 있는 이유다. 최고 통치자의 `말`이 바로 법이니 자유민주주의 국가처럼 법 하나를 통과시키는데 10년씩 걸리는 일은 없다.구글, 아마존, 집라인 같은 미국의 드론기업들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과 `드론동맹`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집라인이 르완다의 무항가지역에서 드론 15대를 띄워 전국에 있는 21곳의 병원에 혈액과 의약품을 배달하는 실험을 했다.GPS를 이용해 배달 지점을 인식하고 드론에 달린 카메라로 해당 병원을 정확히 찾아 그 마당에 의약품을 내려 놓았다. 도로가 시원찮은 아프리카에서 1주일씩 걸리던 배달이 단 몇 분 몇 시간만에 끝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상관 없고 한 번에 2㎏ 정도를 싣는다.드론은 앞으로 영화 촬영, 농약살포, 병충해 감시, 시설물 안전점검, 실종자 수색 등에 사용될 것이고 아마존, 구글 등은 내년부터 드론이 집 앞까지 물건을 택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인데 한 5년쯤 지나면 스마트폰처럼 `1인 1드론`을 가지고 다니게 된다. 급히 집에서 나오느라 뭘 잊어버렸다면 폰으로 연락을 하고 집에 드론을 보내면 집에 있던 사람이 물건을 실어 보내준다. 드론에 `열센서`를 달면 눈 속에 갇힌 사람의 체온을 감지해서 구조한다.우리나라는 그동안 농업, 촬영, 측량, 탐사 등에만 드론을 사용할 수 있게 제한했지만 지난 7월에 법을 개정해 모든 분야로 확대했다. 그러나 분단국가에서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제약이 많다. 무기로 오인되거나 군사작전에 관련돼 있다는 오해를 받아 격추당할 위험도 있다. 분쟁은 여러모로 불이익이 많다./서동훈 (칼럼니스트)

2016-10-27

대국의 소국외교

중국의 대표적 어용학자인 리문추 저장대 교수는 `중국청년보`에 실은 글에서 “사드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국의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며 남의 나라 정권을 들먹였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개인적 주장`이란 없으니 이 말은 `중국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그는 글에서 “국회 비준을 거치지 않고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민주국가의 근본을 뒤흔들 수 있다”고 했다. `민주국가`란 애당초 맛도 못 본 사람이 민주국가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중국 정부의 나팔수 `환구시보`는 “중국과 한국의 밀월은 끝났고 양국은 장밋빛 안경을 벗고 정치적으로 서로의 실력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했고 “사드 배치란 정치적 실수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에 관해 이룩한 성과물을 지워버렸다”며 “사드가 그를 탄핵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선동했다.외국 언론도 “중국은 한국과의 무역·투자·인수합병 등을 제한 또는 연기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중국은 언론공세와 함께 `찌질한 외교적 보복`을 실행했다. 최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경일 기념 리셉션`에 부부장(차관)급 이상을 보내는 관례를 무시하고 `과장급`을 보냈다. 지난달에 있었던 중국 국경절 리셉션에 우리 외교부는 차관과 전직 장관을 보냈다. 중국의 `외교보복`을 보고 외국인 참석자들은 “자칭 대국이라는 나라가 소국 외교를 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은 아무리 갈등이 있어도 이리 치졸하게 굴지는 않는다. 한국을 쉽게 보고 길들여보자는 심보”라 했다.추귀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역시 `능구렁이 외교관`이다. 재중 동포 출신인 그는 한 초청 강연에서 “중국에서는 3일에 한 번 작게 싸우고 10일에 한 번 크게 싸우는 것이 일반적이고 한 달에 한 번 작게 싸우고 1년에 한 번 크게 싸우는 것은 좋은 부부관계인데 평생 한 번도 싸우지 않는 부부는 비정상”이라 했다.사드문제로 중국이 시비를 거는 것도`정상적인 부부관계`라는 뜻이다. 역시`한국인의 피`를 받은 그는 `찌질이 중국인`과는 격이 다르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6

시와 음악

신라 35대 경덕왕 때 하늘에 해가 두 개 생기는 변괴가 일어났다. 왕은 향가(鄕歌)의 명인 월명사를 불러 대책을 물었고, 월명사는 `도솔가`로 해결한다. “용루에서 오늘 산화가를 불러/푸른 하늘에 꽃을 뿌리니/너는 곧은 마음의 명을 받아 도솔천의 미륵좌주 모셔라”`도솔천`은 미륵보살이 거주하는 하늘로, 곧 성불하여 용화세계를 건설할 미래불이다. 도솔천의 백성들은 다 만족스럽게 산다 해서 지족천(知足天)이라고도 한다.선덕여왕의 아버지인 26대 진평왕때,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心大星)을 침범한다. 향가 작가 `융천사`가 불려와 `혜성가`를 불러 해결한다. 심대성은 궁궐의 상징이고, 혜성은 외적의 침범을 뜻하는데, 융천사는 혜성을 꾸짖지 않고 “혜성은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고, 혜성의 꼬리는 길을 쓰는 빗자루다. 혜성은 변괴가 아니다”란 내용의 향가를 부르자 혜성은 곧 사라졌으며, 동해안에 침범했던 왜구가 스스로 물러난다.`시와 음`으로 이뤄진 향가는 하늘이나 귀신과 소통하는 수단이었다. 고대사회 제사장이 주관하는 제천(祭天)행사는 향(香)과 노래와 춤으로 신을 즐겁게 하는 `공연`. 제사장은 오늘날 `샤먼` `무당`으로 불려지지만 옛시절에는 `신과 사람을 중개하는 위인`으로, 바로 왕이다. 王자와 巫자는 같은데, 巫(무)는 `하늘과 땅의 중간에 있는 사람`을 상징하는 글자. 그래서 오늘날까지 “음악은 샤먼의 언어”라 한다. `가사와 곡`의 결합인 향가는 그래서 `하늘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것이다.스웨덴 한림원이 요새 난처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밥 딜런과는 전화 통화 한 번 못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완전 남의 일`로 취급하는 팝가수를 뽑은 탓이다. 한림원이 전화를 하면, 매니저가 받아 “지금 잠 자는 중”이라며 끊는다. 밥 딜런은 지금 전 미국 투어중인데, 공연때 노벨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전쟁반대·세계평화를 위한 내 노래가 아무 효과 없는데, 무슨 노벨상이냐. 나는 받을 자격 없다” 그런 뜻을 무언으로 표현한 것인가./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5

호가호위(狐假虎威)

어느날 여우가 범을 만났다. 여우가 말했다. “네가 나를 잡아먹는 것은 천제(天帝)의 뜻을 거역하는 짓이다. 천제께서 나를 뭇 동물들의 왕으로 지명하셨다. 나를 따라와봐라” 여우가 앞서 걸어갔는데, 모든 짐승들이 혼비백산 도망을 갔다. 짐승들이 여우 뒤에 있는 범을 보고 도망가는 줄 모르고 범은 여우의 말을 사실로 믿었다. 이 우화에서 `호가호위`라는 사자성어가 생겼다.최순실(60)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가 `대통령의 위세`를 빌려 세도를 부리다가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최씨는 재벌들을 쥐어짜 800억원을 모으고, 정씨는 학칙·교칙을 변경해가며 이화여대에 입학하고 학점을 땄다. 학칙·교칙이 `정씨로 인해` 변경된 정황이 있다. `문화융성과 체육인재 양성`이라는 취지로 재단법인을 설립했지만 모두 최씨 소유라 한다. 딸 정씨의 지도교수가 `제적경고`를 하자 최씨는 “교수 같지도 않은, 이런 뭣같은 게 다 있냐” 했고, 얼마 후 지도교수가 교체됐다. 정씨가 교칙을 변경해가며 승마특기생으로 이대에 입학할 때도 자기를 비난하는 학생들을 향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야”란 글을 SNS에 올렸다.정유라씨는 국제경마연맹 홈페이지`개인정보`란에 `한국 삼성팀 소속`이고 “아버지 정윤회씨가 대통령을 보좌했었다”라 썼다. 삼성은 현재 승마단을 운영하지 않으며 한때 `정윤회 문건`으로 시끄러웠지만 `찌라시`로 처리됐었다. 그런데 그의 딸이 호가호위 하느라고 묵은 딱지를 뜯었다.`권력의 갑질`은 일종의 고질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제2인자였던 정동영 의원의 아들은 라이스 국무장관의 추천서를 받아 명문 스탠퍼드대에 입학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딸은 서울미대에서 서울법대로 편입학했고, 이해찬 현 국회의원의 딸은 숭실대에서 연세대로 편입학했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무슨 대가를 받고 추천서를 써 주었을까. 참여정부 실세들은 어떤 갑질을 했을까. 그 당시 야당 국회의원들은 왜 입을 닫고 있었을까. 알다가도 모를 권력의 세계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4

궁색한 변명

2007년 11월 21일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이 있었다. 당시 노무현정권은 찬성·반대·기권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 상황을 송민순 당시 외교부 장관은 회고록에 “11월 18일 관계장관 회의에서 북한 의견을 확인해보자고 정하고 북한 측에 의사를 물었고, 20일에 북한 측 반대 의사를 확인하고 기권 입장을 최종 결정했다”고 적었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11월 19일 “한국이 찬성 투표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요청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그때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전 의원은 “회고록의 내용이 자신의 기억과 일치한다”면서 “송 장관이 노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듣고 `자신의 사퇴`까지 언급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찬성`을 주장했었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이면, 대한민국 주권 포기, 국기 문란, 명백한 반역행위”라며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온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했다.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입만 열면 인권을 주장했던 사람들의 이중성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표가 인권변호사 출신임을 상기시켰다.박덕흠 의원은 “이번 `김정일 결재 사태`는 대한민국 정신과 영혼의 타락이라 말하고 싶다”면서 “유대인 학살과 아우슈비츠수용소 운영자를 처벌하면서 히틀러에게 물어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문 전 대표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스스로에 대한 깊은 고해성사가 필요하다” 했다.정치하는 사람들은 궁지에 몰리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버틴다. 이런 습관은 미국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deny! deny!·아니다!”라며 시인하지 않는다.“북한에 의사를 물어본 것이 아니라, 기권 결정을 한 후 북에 `통보`를 한 것이다”라고 변명을 한다. `송민순 회고록`에 거짓말이 적혀 있다는 뜻이다. 많은 논객들이 “궁색한 변명보다는 당시의 상황을 감안해 달라 양해를 구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한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1

드론 북한택배

지난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자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북이 대응이랍시고 내놓은 것이 삐라였지만 없는 살림에 돈만 버렸지 역효과만 낸다.“종이 질도 형편 없고, 내용도 유치하다”는 반응이고 북한의 인쇄술이 너무 낙후돼 자신들의 치부만 드러냈다. “북은 세계 정치를 주도하는 핵열강!” “따르자, 민족의 운명 지켜주는 김정은 장군님을!” 북한 주민도 믿지 않을 내용이 무슨 효과를 내겠는가. “세계가 가져본 적 없는 강위력한 최첨단 공격수단을 다 갖춘 백두산혁명강군”이란 문구는 놀림거리나 될 뿐. 북한 주민에게 하던 선전 선동을 그대로 가져온 모양인데, 예전에는 이런 삐라를 가지고 아이들이 딱지나 접었지만 지금은 하지 않으니 “쓰레기 치우기 귀찮을 뿐”이다. 지난 5월에는 삐라뭉치 속에 CD를 담아 보냈다가 웃음거리가 됐다. “북한아, 요새 남한에선 CD같은 거 안 쓴단 말이다. 간첩들이 그런 정보도 안 보내주더냐?” 한 네티즌은 이런 글을 올렸다.탈북자 단체들이 보내는 대북 전단에는 1달러 지폐가 들어 있는데 이는 북한돈 8천원에 거래되고 돼지고기 600g 값이다. 또 초코파이 같은 과자도 들어 있어서 `고난의 행군`을 하는 북한 주민들이 “가는 길이 고달파도 웃으며 갈 수”있게 도와준다. 쓸데없는 삐라·CD 보내는 돈으로 강냉이 몇 알씩이라도 더 주지….탈북자 단체들은 지난해부터 드론을 이용해 북한 주민들 앞마당까지 택배를 한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USB나 SD카드, 신문, 편지도 전한다.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조종기의 영상을 보고 정확히 보낼 수 있다. 전에는 `인편`을 이용했으나 단속이 심해지면서 비용도 엄청 높아졌다. 그래서 드론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인천상륙작전`이 제일 인기가 높고`주문편지`도 실어보내고 첨단장비를 암시장에 내다 팔아 생활에 보태기도 한다. `체제경쟁`은 끝났는데 약점 잡힌 좌파들만 꿈속에서 이를 갈며 잠꼬대를 한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20

강대국의 속성

강대국이 약소국을 길들이는 방법에는 `관세장벽`과 `비관세장벽`이 있다. 중국은 한국과 FTA를 체결했고 WTO에도 가입했기 때문에 마음대로`관세요법`을 쓰지 못하고 `통관규제`를 사용하는데 최근 한국 김과 화장품을 비관세요법으로 규제를 가했다.“중국이 김에 대해 세균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데 한국 수출업체가 여기 걸린 것”이라 했다. 한국 김이 70여 개국에 수출되지만 `세균`을 이유로 불합격시키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미국 일본에도 세균 기준이 없다.구워서 먹는 마른김에 세균기준이라니? 진짜보다 가짜가 많고 정품보다 불량품이 많은 중국이 `세균기준`을 만들어서 김 수입을 막는다.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후진국에서는 권력자 마음이`기준`이다. 그래서 일당독재국가와의 무역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한국의 화장품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데 중국은 여기에도 시비를 걸었다. “중금속 함량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중국 주부들에게 인기 있는 조제분유에도 시비를 건다. 배알이 있는 국민이라면 중국산 농산물을 사 들고 오지 말아야 한다.중국 어선들은 한국을 완전 속국 취급이고 한국 공권력도 무시한다. 우리 어선이 중국어선의 위세에 밀려 우리 해역에서 도망을 다녀야 하고 해양경찰도 중국어선에 포위됐다가 간신히 빠져나오는 지경이다. 중국어선 수만 척이 제집 드나들듯 우리 바다를 휘젓고 다니고 날이 궂을 때 `긴급피항`이 허용되는 국제법의 규정을 이유로 우리 어장에 들어온다. 일본은 외국 어선에 대한 검문 검색을 철저히 한다. 그래서 일본 근해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은 날이 궂으면 울릉도로 피신한다. 우리 해경의 단속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을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하는데는 우리 공권력이 무기력한 탓도 있다.중국 대자본이 한국 문화산업을 먹어들어오는 중이다. 지금은 우리의 문화융성정책에 편승하지만 불원간 `코뚜레`를 당겨 `문화권력`을 행사할 것이다. 정치·경제·문화에서 `속국화`하려는 중국의 야욕을 미리 분쇄하지 않으면 안 된다./서동훈(칼럼니스트)

201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