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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포스코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3-04 02:01 게재일 2016-03-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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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심각한 오일쇼크가 왔다. 산유국들과 `친구 되기` 열풍이 불었다.`이란이슬람공화국`은 한국을 “근면하고 신의 있는 나라”로 생각했고, 1977년 테헤란 시장이 서울에 왔다. 자매결연을 맺고, `삼릉로`를 `테헤란로`로 개명했다. 이로써 이란산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그 테헤란로에 포스코센터가 섰다. 최근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이 가장 먼저 경제협력을 논의한 기업이 포스코. 인연과 신의를 소중히 여기는 이슬람국가의 미덕이 작동한 것이다.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택한 이란에 미국이 화끈하게 제재를 풀면서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가 10년만에 재가동 됐다. 우리는 이란산 원유를 2배 더 사고, 이란은 `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한다. 한국화폐가 이란에서 통용되는 것이다. 또 이란은 한국의 기술과 자본을 높이 평가한다. 자동차, 섬유, 가전제품 등 다방면에서 합작해서 공동생산하자고 했다. 이란은 또 한국의 발전기술을 매우 탐낸다. 발전소 건설과 개보수, 승압, 송변전 시설 등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 줄 것을 희망한다. 특히 해운협정을 체결해 이란 서쪽 걸프만의 항만에 한국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면, 이는 활기를 잃고 있는 `(주)영일만항`에 활로를 열어줄 것이다.

연산 16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는 이란은 포스코와 첫손을 잡았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발명한 파이넥스공법과 독자 개발한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압연공정을 하나로 묶는` 친환경 신기술인 캠공정을 좋은 값에 사겠다는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내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포스코로서는 `희망의 빛`이다. 철강산업 기반이 약한 중동에 포스코와 계열사가 진출할 교두보를 만들었고, 철광석 자원이 풍부한 이란 현지에 제철소를 건설할 수도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한국전력과 함께 이란 부생가스발전소 건설과 담수화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우리 경제영토가 엄청 넓어졌다. 아직 `옛 꿈`을 못 깬 사회주의 국가 중국 시장에 연연할 것 없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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