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반정부 언론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2-12 02:01 게재일 2016-02-12 19면
스크랩버튼
홍콩 출판사 사장 5명이 실종됐었는데, 모두 `중국에 비판적인 책을 펴낸 출판인`이었다. 그 중 3명은 실종 100여일만에 “중국에 잡혀가 조사받고 있다”고 홍콩경찰이 밝혔고, 2명은 홍콩 자택에 전화를 걸어 “스스로 중국에 왔고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죄를 뉘우치면 처벌이 관대하다`는 중국의 법관습에 따라 이들은 `체포`를 `자진`으로 포장했다. 이들 출판사들은 그동안 중국 공산당의 부패나 권력 암투 등을 담은 책을 전문으로 펴냈다. 중국은 근래 공산당에 비판적인 지식인·법률가·인권운동가 250여 명을 체포했다.

`홍콩기본법`이란 것이 있다. 영국령이었던 홍콩이 중국에 넘어가기는 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만은 그대로 존속시킨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홍콩에서 홍콩인을 붙잡아 가는 것은 불법이지만, 중국 공안은 이를 어겼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문화대혁명 시절에 횡행했던 자아비판이 시진핑 시대에 부활했다”고 썼다. 관대한 처벌을 미끼로 용의자에 `TV 자아비판`을 압박한다고 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공산당은 신성불가침이다.

러시아에서는 반정부 인사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은 영국에서 방사능물질을 탄 음료를 마신후 고통스럽게 죽었고, 푸틴에 반기를 들던 야권 지도자들이 괴한의 총탄을 맞아 즉사했고, 반푸틴 성향의 신문사 여기자는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총 맞아 숨졌다. 그는 “푸틴은 핵무기보다 위험한 존재”라 했고,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자행한 인권 유린과 러시아 집권층의 부패를 고발했었다. 포브스 러시아지국장도 `러시아의 정경유착` 고발 기사를 썼다가 총맞아 죽었다.

일본도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인들을 무참하게 괴롭힌다.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을 처음으로 기사화한 기자는 결국 쫓겨났고, 아베정권에 쓴소리를 해온 방송사 뉴스·시사 프로그램 앵커 3명은 오는 3월 자리를 내놓게 돼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박수를 받지만 아베정권과 우익에겐 눈에 가시였다. 이런 나라들에 비하면 한국의 언론자유는 훨씬 `윗길`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팔면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