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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토종개의 위치 상승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 수필가시리아 내분사태로 많은 시민들이 해외로 망명을 떠나는 기사를 우리는 매일 접하고 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를 지나 중서부 유럽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홍수처럼 많다고 한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우선 먹고살기에 바쁘다.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취미나 애완동물 등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다.그러나 그들 중에는 개나 고양이들을 데리고 피난을 가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굶으면서도 짐승과 물을 나눠 먹으면서 해외를 정처 없이 떠다니는 기사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왜 그렇게 데리고 다니느냐?`고 물으니 `가족 같아서 버릴 수가 없다`고 했다. 사랑은 생명을 초월하는 것을 보여 준 것이었다.이와는 반대로 얼마 전 국내 기사에서는 어떤 사람이 개를 자전거 뒤에 묶어서 2~3㎞를 끌고 다니는 끔직한 사진도 보았는데…. 인간의 잔혹한 이면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근래에는 TV 채널이 수십 개나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서 동물농장을 자주 본다. 그 프로에 제일 자주 나타나는 동물은 인간과 약간의 의사소통도 가능한 개들이다. 대부분은 퍼그, 치와와, 말티즈, 시츄 등 키가 작은 애완견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근래에는 키가 큰 애완견은 자연스레 보기가 드물어 졌다. 작은 개들은 리본을 다는 등으로 아름답게 꾸민 것, 미용 등으로 예쁘게 하기, 개들끼리의 경기시합, 특기 자랑 등을 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면서 즐기고 있다. 팔자가 좋은 놈들은 비단 옷을 입은 개가 닭고기 탕을 먹는데 그것은 보기에 좀 거슬렸다.옛날 집에서 키우던 토종 개(속칭 똥개)는 보통 정도의 키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개들은 거의 볼 수 없다. 요즈음 대부분 개들은 사육장에서 식당의 조리하는 국그릇 속으로 들어가도록 집단으로 키우고 있다. 세계의 여러 종류의 개들이 곳곳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개만 활개를 치는 문화가 되어 버렸다. 나이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된 사람들만 옛날 집에서 키우던 토종 개(똥개)를 보고 싶어 하고 등을 쓰다듬어 주고 싶어 한다.토종개들은 성실하게 집을 지켰지만, 주인의 사랑을 피부로 느끼면서 살지는 않았다. 최대한의 관심이라야 겨우 아침저녁으로 식후 남은 밥이나 반찬을 먹는 것이다. 일종의 쓰레기 청소 역할만 했다. 낯선 사람이 보이면 짖어대기가 하는 일의 전부이다. 그러다가 사돈이나 큰 손님이 오면 식탁위의 국 속에 잠기어서 식사용 고기가 될 뿐이었다.그러나 지금의 애완견은 전혀 다른 대접을 받는다. 씻기고 머리를 빗겨주고, 어떤 놈에게는 비교적 고급 옷을 입힌다. 주택 안에서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고 주인의 에도 자주 안긴다. 어떤 개는 국가에 등록되어 있고 미용적으로 보기 좋게 털을 자르기도 한다.시골출신이어서 그런지 과거의 똥개가 그립다. 과거에 안동 깊은 산골에서 성장할 때, 우리 집에서도 그 개를 키웠으나 애석하게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애기가 똥을 싸버리면 주인은 개를 `워리워리`하면서 부르면 그놈은 재빨리 와서 똥을 싹 다 먹어버린다.나는 누군가가 똥개를 잘 키워서 외국산 개들과 능력을 경쟁시키는 것을 보고 싶다. 좋은 훈련으로 서양 종의 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보고 싶다. 이것은 마치 시골의 빈한한 학생이 공부를 해서 드디어 대도시의 부자들과 당당하게 잘 살아가는 것과도 같다.촌스럽고도 용기가 없어서 숨죽이면서 살아왔던 사람이 노력 끝에 열변을 쏟아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과도 비교할 수 있다. 자신감과 용기는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야 자라나기 시작한다. 나는 자라면서 이렇게 용기 표현이 서투르다가 능력이 점점 증진되는 사람을 많이 보아왔다. 이런 것을 우리는 `개천에서 용 나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똥개가 보고 싶다.

2015-10-16

2015년 가을, 학교 풍경

▲ 강민건대구대 교수·영어교육과 “그들은 낙원을 이루어 간다는 착각을 가졌다. 설혹 낙원을 건설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들의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나는 했다. 낙원으로 들어가는 문의 열쇠를 우리에게는 주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를 낙원 밖, 썩어가는 쓰레기더미 옆에 내동댕이쳐 둘 것이다”라고 조세희는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에서 1975년의 대한민국의 풍경을 이야기 했었다. 한 소설가의 말이 2015년 이 가을에도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한 사건들이 난무한다. 언론은 선정적인 문구를 내세워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운운하지만 정작 기성세대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 자본으로 끊임없이 아이들에 대한 기대치를 대체하고 있다. 학교 안에서 소통은 이미 물 건너간 일이다. 잘 사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에게 학교는 그저 놀이터처럼 친구를 만나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가난한 부모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절망을 배운다. 어른이 만들어 놓은 `자본의 감옥`에서 학교의 순기능을 말한다는 것이 이율배반처럼 보인다.`감시의 공간`이 된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그 감시의 시선을 피해 탈출을 꿈꾼다. 부모의 욕망에 아이들은 움츠러들고, 소통이 부재한 이들은 타인에게 가하는 물리적 정신적 폭력이 그저 장난스러워 보인다. 교육과 사회의 불일치가 이들을 `밥값도 못하는 버러지`로 만들고 있다. 성적 경쟁에서 살아남아 주기를 바라는 기성세대는 이 경쟁에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물러난 이들의 일상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의 밥버러지 인생은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밥만 축내는 눈에 가시처럼 보이기도 한다.“난 이 이야기를 고등학교를 떠나던 그날부터 시작하고 싶다….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훌륭한 아이들이라고는 본 적이 없다. 어쩌면 한 두 명 정도는 있을 지도 모른다. 많아야 그 정도 일 것이고, 그나마 이 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훌륭한 학생이었을 테지”(제롬 데이비드 셀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라고 시작하는 어느 소설의 사연처럼 이미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계급에 의해 서열화 되어 학교에 들어온다.철저한 감시와 처벌에 의해 양육된 아이들은, 어린 시절 읽었던 아름다운 동화와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희생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현실 밖의 이야기임을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소통, 사랑, 창의적 인간 따위의 허울 좋은 교실의 액자 속 교훈들은 그저 편의점에 진열된 상품처럼 보인다.얼마전 시간에 맞춰 해야 하는 일 때문에 식사시간을 놓치고 늦은 밥상을 마주하고 밥을 꾸역꾸역 먹다가, 밥값은 하고 살아야지 하면서 열심히 숟가락질을 해대는 나를 본다. 허겁지겁 밥을 먹다가 문득 내가 밥값은 하고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먹는 끼니인데 한 끼 굶는다고 무슨 일이 생기나 싶다가도, 때를 놓치면 식욕의 욕구가 차오른다. 강의와 논문에 치이고 살고 있는 듯 하면서도 할 것 다하고 살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밥버러지 같아 보인다.요즘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본능적 욕구마저도 차단한 것 처럼 보인다. 이른 아침과 늦은 밤까지 학교와 사교육 현장에서 이들의 생활은 뻔하다. 부모가 차려 주어야 할 따뜻한 밥은 애시 당초 기대하기 힘들다. 이른 아침 등교시간을 맞추기 위해 애써 차려 준 밥상은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할 전시품이 될 뿐이다.학교를 빠져나와 늦은 밤 학원으로 가는 아이들의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은 편의점의 인스턴트 식품이고 밥버러지보다 못한 삶이 이들에게는 숙명처럼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의 동료나 친구를 돌아보고 챙기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런 이들이 미래의 꿈을 꾼다는 것은 비대해지는 몸만큼이나 무겁다. 이 아이들처럼 학교 안에 갇혀 애써 이들을 외면하고 자위하는 내 모습에서 `나는 밥값은 제대로 하며 살고는 있는가? 혹 내가 밥버러지가 돼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씁쓸한 자책을 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5-09-22

임종기(臨終期)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 2

▲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하지 않으려면 환자 자신이 사전 의료 의향서를 작성하든가, 때로는 보호자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의향서 작성이란 죽음의 언저리에 맴돌다가 회복 불가능하게 사망과정에 진입해 버리거나, 의사가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환자에게 진지하고 합리적 결론이라고 생각되면, 의사가 연명 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기술해 둔 경우를 말한다.여론조사에서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그 병에 대해 당사자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에서는 환자들은 96%, 그 가족들은 78%가 찬성했다. 또 연명해야 할 정도로 사망 직전에 놓일 때 사전의료의향서를 존중하자는 사람은 90~71%였으나, 실제로 의향서를 서명하여 작성한 사람은 0.002%에 불과했다. 참고로 미국은 2007년에 사전의료 의향서를 20%전후, 심폐소생술 거부는 51%가 서약했다.연명치료란 치료를 해도 목숨만 유지될 뿐, 그 외의 모든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 치 방법에는 다만 인공호흡, 혈액투석 복막투석 등의 인공 투석, 인공영양 등이 있다.이런 연명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의식 없이 천천히 악화되는, 임종기에 있는 환자를 말한다. 의료 분야에서 이런 결정은 2인 이상의 의사가 동의했을 경우이다. 2007년 우리나라에서 만성 질환 사망자 중에서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자는 사망자의 16.5%, 심폐소생술은 17.6%가 받았다.안락사라는 것도 있다. 그것에도 두 가지가 있다. 감당할 수 없는 통증으로 제발 빨리 죽게 해 달라고 해서 사망시키는 적극적 안락사와, 치료를 더 이상 하지 않음으로서 죽게 해버리는 소극적 안락사가 있다. 2차 대전 때 나치스 정부가 행한 유태민족 학살에도 안락사가 살해의 한 가지 방법으로 동원되었단다.누구든지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 존중을 받는 존엄사(death with dignity)를 원한다. 이는 인격체로서 본인이 추구하는 바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왔던 것처럼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에도, 본인의 선택에 따라 품위 있는 삶을 유지하다가 맞이하는 죽음을 말한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생의 과정 끝에 있는 자연사와 거의 동의어이다. 단 존엄사는 교통사고 등으로 혼수상태에서도 연명치료는 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사와 차이가 있다.김수환 추기경의 경우에는 사전의료 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 분의 가치관은`의미 없는 생명 연장을 위한 조치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 인공호흡기는 절대 안된다.`이셨다. 추기경께서는 사전 의료 의향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의사들은 연명치료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보호자의 서약`을 정 진석 추기경에게 부탁했었다. 그분은 흔쾌히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셨다.싱가포르의 전 총리, 리 콴유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했다. 2013년에 “내가 움직이지 못하고 인공튜브로 연명해야 할 경우, 의사들은 나를 하늘로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써 두었단다. 사전의료 의향서는 의식이 명료할 때, 자기의 뜻을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여러 의료 장구를 부착한 채 천국으로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은 누구나 1. 자기 집에서 2. 주위에서 가족들이 우는 가운데서 3. 인생을 회고하면서 웃으면서 저 세상으로 가고 싶다. 사망이 임박하면, 병실보다는 자기가 살던 방에서 죽고 싶지 않을까? 아름다운 죽음이란 연명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1. 적당한 시기에, 2.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인간관계가 유지되고 고독하지 않게) 3.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는 죽음을 의미한다.

2015-06-05

임종기(臨終期)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 (上)

▲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1997년 12월. 서울 보라매 병원은 치료 종결 방법과 시점 선택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의사가 살인 방조죄의 처벌을 받았다. 넘어져서 응급으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보호자를 찾지 못해 수술을 먼저 했다. 그 후 보호자를 찾았고, 며칠 지나자 보호자는 죽음 직전의 상태로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퇴원시키겠다고 했다.퇴원하면 죽게 된다고 설득했으나 계속 죽어도 퇴원을 하고 싶다고 하여서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병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 후 인공호흡기를 달고서 퇴원하였다. 집에 도착하여 의사가 호흡기를 떼니까 조금 있다가 환자는 죽었다. 그런 의사는 자기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법원 측의 생각은 의사들 생각과는 달랐다. 죽는 것을 알면서도 퇴원시킨 것과 가족이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가 호흡기를 제거한 것은 유죄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인죄가 아니고, 살인 방조죄로 처벌을 받게 되었다. 죽음을 집에서 맞이하려고 퇴원하는 것은 잘못하다가는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환자가 원하지 않아도 의사는 연명치료를 원한다. 연명치료를 않는 것은 환자를 죽게 내버려 두는 행위로 의사의 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환자와 가족도 연명치료를 거부해서 하지 못했는데, 그 후 다른 친척이 찾아와서 “왜 행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든다면 입장이 난처하다.근래에는 자신이 종말기를 맞았을 때 치료와 요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연명치료 실시 여부에 대해 사전에 당사자와 의료진이 상의하여 결정된 방법을 기록하여 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를 문서화한 양식을`사전 의료 의향서`라고 한다.무의미하게 생명만 연장시키는 연명치료를 하지 않고, 누구나 팔팔하게 살다가 어느 순간 꼴까닥하면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연명치료가 일단 시작된다면 가족 등이 중단을 강력히 원해도 살인을 하는 것 같아서, 의사는 인공 기구를 제거하기를 매우 꺼려한다.그래서 환자가 평소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자기의 의사를 결정하여 `사전 의료 의향서`를 서약하지 않으면 가족들의 동의가 없는 한 의사는 연명 치료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지 않으려 한다. 의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도 하루아침에 살인자가 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이때에는 자기가 죄 없이 살아가려고 방어 진료를 해야 한다.한 할머니가 응급실로 급히 앰뷸런스에 실려서 들어왔다. 기관지로 인공호흡을 하고, 코로 음식을 받아들이는 상태로 입원시켰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집으로 데리고 가고 싶었으나, 병원 측은 만류했다. 할아버지는 야간에 기관지에 있는 기구를 가위로 끊어버려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형을 받았다. “하늘나라에 가서 산소 호흡기 없이 편하게 숨 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고 할아버지는 말했다.간암과 간 경변의 말기로 진단을 받은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 간병하던 딸은 “어머니는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했고, 정황으로 보니 그 말에 타당성이 있을 정도였다.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후, 약 하루 만에 사망했다. 뒤 늦게 나타난 아들은 간병했던 누나를 `친족 살인죄`로, 담당 의사를 살인죄로 고발했다. 아들은 “호흡기를 사용하면 살아갈 수 있었는데…”라고 주장했다.알고 보니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아들과 딸 사이에는 유산의 배분 문제가 있었단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더 많은 재산을 설득할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조용히 지나가면 배분은 1:1이 된단다.

2015-05-21

세계 물포럼 행사

▲ 이원락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시와 경북 경주에서는 `제 7차 세계 물 포럼`이 개최되어서,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많은 내빈이 참석했다. 그 결과 국제 사회의 물 문제 해결을 총 결집한 `제 7차 세계 물 포럼 각료 선언문`을 발표했다. 물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토론은 여러 분과로 갈라서 진행되었다. 물 문제의 정치적 과정에서는 18개국 장관과 100여 개국의 물 관련 공무원들이 세계 수자원 보존 및 지원을 위한 범 세계적 통합기구 구성을 의결했다. 또 세계의 50여만 곳의 습지 조성과 물 관련 민간단체에 선진국 차원의 공동 재정 지원, 물 올림픽 개최 등을 실현하도록 했다.국회 차원의 국회의원 과정에서는 20여 개국의 70여명이 참석하여, 물 문제를 위한 선진국의 지원과 개도국의 변화를 위한 노력, 통합적인 물 관리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래서 향후 물과 위생에 관한 미래의 물 관리제도 등을 논의 했다.이 기간에는 물 관련 행사를 통합하여 국가가 주관하는`대한민국 물 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를 기회로 정부에서는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한 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코리아 워터 파트너십을 만들어서 대구에서 사무실을 개설하려고 한다.또 우리나라는 중국이라는 수질이 좋지 않는 거대한 황금시장에 오수 처리, 또는 고 기능 수처리 기술 분야 등에 대해 진출할 가능성, 그리고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새마을 운동 지원과 그 후, 그곳에 물 기업 진출 등을 생각해 보는 기회였다.또 외빈들에게 현재 우리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포항의 하수 재이용시설, 경주의 하수처리 특허 공법, 고령의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 등 현장을 시찰하기도 했다.1980년대에만 해도 대구 근교의 강물은 강물이기보다 하수구 역할을 했다. 달성군의 낙동강은 35ppm정도, 염색 공단의 물이 섞여 있는 금호강의 하류에는 100ppm이 넘은 폐수 덩어리였다. 그때 필자는 대구의 수질을 평가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일일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였다. 세천 들에서 벼논의 물은 혼탁하고 불그스름한 폐수였으며, 그 속에서 벼가 자라고 있었다.그 시절의 위원회 회의시간에는 많은 위원들이 낙동강 취수를 강정에서 구미로 바꾸자고 제안하여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였으나, 한 위원은 “그렇게 하면, 대구 사람들은 낙동강 수질 개선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고 하였다. 그 말에 설득되어 취수원 이전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이제는 수질이 많이 개선되었다. 수돗물 수질 검사도 30여개 항목에서 이제는 100여개로 늘어났다. 옛날의 폐수로 혼탁한 낙동강 물을 먹고 살았던 물고기들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것들도 생명인데, 좋은 물을 먹고 살 수 있게 했었으면 좋았을 텐데….현재 대구에서 추진 중인 물 산업 클러스트는 공공과 민간이 물 산업 발전에 협력하는, 이른바 민관의 혁신적인 파트너십의 새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물 산업의 원동력으로는 공공부문 정책추진으로 민간기업을 육성시켜서 해외로 진출시키는 등 민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했다. 세계 전문가들도 물산업 클러스트에서 정부와 지자체, 기관, 기업, 학계 등의 협력의 중요함을 지적했다.그러나 민간 환경운동가의 입장에서는 순수한 수질 개선보다는 어떻게 하면 개선된 수질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느냐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조금 이상했다. 하기야 가정에서는 하수 줄이기, 자치 단체에서는 수질개선하기, 국가에서는 물 분쟁해결과 깨끗한 물을 만드는 기술을 수출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등 관심을 두는 것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15-05-12

인생의 목표 달성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아침에 일어나면, 또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를 걱정하면서 사람들은 그날을 시작한다. 청년시절을 거쳐 가면서도 이룰 만한 기반을 닦아 놓은 것이 없다. 오히려 취직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서 당장 오늘 할 일거리를 구하려고 신경을 세워야 한다. 우리 모두는 열심히 살아왔고, 또 성실히 살아갈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인생의 목표를 세워서 그것에 도달하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이때 그 목표를 이루려는 마음의 결심강도에 따라 어떤 이에게는 좋은, 어떤 이에게는 나쁜 결과를 만들게 된다.목표를 너무 크게 세우면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 그것은 목표가 아니고 하나의 몽상이 되어버린다. 또 일시적 충동이나 한 순간의 느낌을 중심으로 정하면 그 결과는 자포자기로 들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목표는 자기의 능력과 현실의 여건을 참조하여 노력하면 도달할 만한 곳에 두어야 한다.목표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구력이 필요하여 이루기가 어렵다. 속답(速答)이 없고 하루하루는 지루하다. 그러나 우리의 옛말에 “먼 곳을 가려면 가까운데서 시작하고, 높은 산을 오르려면 낮은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목표가 멀리 있어도, 시행에 옮기는 것은 자기 가까이에서 부터 시작하라는 말이다.행하여서 실천한 것들이 모여서 축적이 되어야,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생기게 된다. 추진력 없이는 어떤 성취도 불가능하다. 또 실천하는 방법도 합목적적으로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 효율적이면 더 쉽게 더 빨리 이룰 수 있다.빠르게 이루려다가는 잘못하면, 실패해 버릴 수가 있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려해서는 안된다”고 한다.세상의 모든 일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모래위에 고층 건물을 지으면 넘어질 것이다. 또 뼈대가 튼튼하지 않으면, 삼풍백화점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어떤 나라가 발전을 멈춘다면, 그것은 과학과 예술, 그리고 기술에 기초가 되는 튼튼한 교육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도 정치의 안정, 시민이 갖고 있는 도덕의식의 건실함, 그리고 질서의식이 정도이상의 수준이 되지 못하면, 가뭄에 씨를 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목표지점은 꼭히 일확천금을 하거나 높이 출세하는 것 등 저 높은 곳을 말하지 않는다. 자기 능력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여 그것을 이루도록 실천해 가는 것이다. 그 지역의 평화, 자연 자원의 보호, 사회 질서의 유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활동, 시민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단체의 운동 등 여할이 필요한 분야는 어디든지 존재한다.이런 역할이나 활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기의 수양이 필요하다. “자기 마음을 다 하는 자는 자기의 성품을 알고, 자기의 성품을 알면, 하늘을 안다”고 한다. 이때 하늘이란 정도(正道)를 말한다.이는 배우고 익혀서 인격을 성숙시킴을 말한다. 즉 마음을 바로잡는 공부를 말한다. 이렇게 하는 것을 자기수양(自己修養)이라고 한다.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과정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거의 지루함을 모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기 수양이 되어 있으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도, 그는 마음에 여유가 있다. 왜냐하면, 그 노력의 과정에서 인생을 많이 배웠기 때문이다.그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지금껏 이루어 낸 것들로도, 사회나 전공분야에 기여할 점을 알아낼 수 있다. 노력하여 수양이 잘 된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세상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2015-04-20

군대 기강 확립

▲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약 50년 전, 고등학교 학생 시절에는 가슴속을 미래에 대한 꿈으로 가득 채웠다. 성인이 되면 어떤 인물이 되어야 할까를 생각하다가, 밤이 깊어서야 잠에 들기도 했다. 어른들은 그들의 생각을 철없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당사자는 앞날에 있을 성공한 자기를 그려보면서 설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문과 반은 3개, 이과 반은 4개, 그리고 사관학교 반은 1개가 있었다. 사관학교 반 학생 수가 많았던 것은 장교로서 몸과 마음이 깨끗하고, 용기 있게 살아갈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선배들 중에는 장군도 많이 계셨다.그때는 매년 육사, 공사, 해사 등 각 학교에 다니는 많은 선배학생들이 모교에 와서 후배들에게 사관학교들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었다. 맑은 눈, 바른 자세, 정복차림의 깔끔한 옷에다가 철저한 군인 정신으로 갖추어진 늠름함으로 인해, 그들은 우리들이 되기를 바라는 미래상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들을 흠모했다.50~60년대에는 국내 동란 이후였기 때문에 군인들의 힘은 지금보다 사회적으로 막강하였다. 초등학교 시절, 시골에서 살 때에는 길에서 사변 때 흘려버린 탄알을 줍기도 했다. 사변으로 상이군경이 되어 시끄럽게 소란하던 자들이 많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심정을 이해했기 때문에 다소간의 소란은 눈감아 주었다.혁명 후 대구 시장에는 현역 대령이 취임하기도 했단다. 그 후 군인들은 혁명을 일으켰고, 뒤이어 정변으로 군사정권이 계속되었다. 그 후 숱한 민주화 과정을 거쳐서 오늘의 문화가 형성되었다.그러나 지금은 군대 내에서 좋지 않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신문 지상을 가득 채운다. 사병의 죽음이 자살이냐, 타살이냐? 장교들의 행위는 성폭력이 아닌가? 장군들의 납품비리의 액수가 큰 이유는 뭣 때문인가?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의 장교에 대한 기대감과는 180도 다른 사건으로 얼룩져 있다.군대 사회는 일반 사회와는 차이 많다. 우선 총칼을 가지고 우리를 지켜준다. 군대 안에서도 상하의 명령체계가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것 때문에 폐쇄되어서, 성폭력, 자살, 납품비리 등이 꼬리를 물고 있다. 과거에는 나의 이런 글도 보안부대를 통과해야 했다.국회 인사 청문회에는 병역 문제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하기야 병역이든 뭣이든 적당적당히 처신을 잘 하는 사람이 출세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니까!그러나 이제는 과거에서 탈피해야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일수록 은폐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발표에는 사병의 자살이라 하지만,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는 사람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사랑이 없는 성관계는 폭행에 해당된다. 또 부하들에게 함구를 명령하면, 폐쇄된 사회에서는 큰 부정적인 돈 거래도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다. 일반 사회보다 훨씬 더 많게 보석으로 풀려난다는 기사도 읽어보았다.규율이 서고, 맑아진 군대는 노력하면 만들 수 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 놓은 부모들이 걱정하지 않게 군 내부를 다시 조립해야 한다. 21세기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되어 있다.최고 수뇌 장성들의 부정연루 의혹이 연일 신문 지상을 보면,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가졌던 사관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무너져 내린다. 적군이 칼로 위협해도 똑바로 바라보고 돈으로 유혹해도 곁눈질을 하지 않는 눈, 이것이 내가 고등학교 때 가졌던 장교의 이미지였다.약 100년 전에 중국에서는 정부군이 전쟁을 치르는 척하면서 적군인 공산군에게 무기를 남몰래 팔아서 취부했단다. 군대가 세상과 타협적이면, 나라가 망하는 제일 빠른 길이다.

2015-03-31

생각의 변화 방향

▲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근래의 사람들은 뒤에서 누군가에 추격당하듯 뭔가에 쫓기면서 살아간다. 매사에 조급증을 낸다. 급작스럽고도 신경질적인 사태가 매일 신문 지상을 장식한다. 이런 형태로 사람들 마음의 변화가 심해져 간다면 미래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다. 인간의 마음흐름의 변화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약 1천 년간의 변화보다 20세기 100년간의 변화가 더 많았다. 즉 갑오경장 이후 김대중 대통령까지의 변화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이후의 세계는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과학의 발전과 그로인한 정보의 홍수로 변화는 가속화 되어서, 옛날에 공상 만화책에서 보던 현상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실생활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벌써 절단된 부위에 인공 손을 착용하여 마음으로 조금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우주나 달나라 여행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씨족사회에서 부족사회와 국가형성을 거치면서 인간 사이에는 집단을 위한 개인의 상호협력이 근간이 되어왔으나 지금의 윤리와 도덕은 자기중심의 개인주의가 중심이 되고 있다.이는 지금 서양에서 유행하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의 자유사상의 근본은 기독교 사상에서 나오고 있다. 서양에서는 사람을 human being으로 인간 그 자체만을 의미한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인간(人間)이라 하여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했다. 서양의 기본 사상인 사랑은 예리하고 분석적이지만 동양의 사랑은 포용과 약간의 슬픔이 속성인 것 같다. 유교에서 말하는 인(仁) 사상이나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慈悲)사상 등은 과학 문명을 등에 업고 있는 사랑에 지금 소리 없이 뒷자리로 밀려나 있다.서양의 사상은 사랑을 강조하지만 세계는 지금 칼을 겨누고 있으면서 말만으로 `사랑하자`고 외치는 격이다. 전쟁의 많은 부분은 사랑을 외치는 종교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종교로 인한 싸움은 거의 듣지 못했다.정밀하고 예리한 사랑에 현대인들은 숙달되어 있으나 기독교의 근본 사랑과는 다르게 변형된 것이다. 현대인들에게는 뾰족한 첨탑 같이 예리한 사고방식보다는 둥근 돔 같은 사랑, 남의 아픔을 자기의 일인 양 슬퍼하는 자비, 인(仁)사상이 필요하다. 고추 다섯 근을 팔면서 한 줌 듬뿍 더 주는 여유로운 사랑을 말한다.하늘과 통할 수 있는 사랑, 인, 자비 등의 방법은 인간 끼리에서도 제일 좋게 살아가는 방법이 된다. 이것은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자들의 태도로서, 즉 이기주의의 정반대 편에서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가능하다.지구는 점차 땅, 하늘, 물 속 등 모든 곳이 오염되고 인권은 자꾸만 높아지고 있다. 국가는 힘을 지방자치로 넘겨주고 노동은 상당 부분이 기계로 대치되어가고 있다. 각종 정보로 머릿속을 꽉 채운다. 분초를 다투던 시간은 이제는 1/100초 단위로 좁아져서 마음의 여유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공간도 지구 전체가 한 마을이 되어서 비좁다. 시간과 공간의 협공을 받아서 인간도 이제는 모든 면에서 미세하게 변하고 있다.바쁘게 살아가더라도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각박한 현실이지만 자비나 어짐(仁) 등은 인간의 마음에 여유를 준다. “당신 먼저!”의 배려정신은 인간미를 더해 준다. 이러한 공간에서 비로소 사람은 그리움이나 애석함, 즐거움, 기다림, 인내심 등을 가슴에 쌓을 수 있다. 주위가 소란하고 바쁜 중일 때에도 그 이면에 나타나는 세상의 따뜻한 면을 느낄 수 있다.우리는 첨탑 같은 서양 문명 속에서 살아가지만 여유 있는 돔 같은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서양 문명과 싸우자는 것이 아니다. 서로 손잡고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춤을 추는 도중에도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서양의 장단과 동양의 것은 기본 스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015-03-17

자신의 자리에서 가장 필요로 한 답을 구하며

▲ 정석수 신부·구미종합사회복지관장“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었다”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선물이신 그 외아드님께서도 또한 당신의 목숨을 내어 놓음으로써 이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주셨다. 누구도 이 사랑에서 제외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교회는 하느님의 이 사랑을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드러내고 있다. 교황 베네딕도16세는 첫 번째 회칙에서 교회의 본질을 통해 그 방법을 정리했다. 첫째 말씀의 선포, 둘째 성사 거행, 셋째 사랑의 섬김이다. 삼중의 임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고 있다.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각 본당에 사순저금통이 배달됐다. 각자 일상생활에서 희생한 것을 하나로 모아 까리따스(사랑의 섬김 조직)를 통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작은 사랑의 금고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예수님의 봉헌에 동참하고 그분의 몸과 피를 나눔으로써 하느님과 결합”한 것을 이웃과 결합하기 위한 준비인 것이다. “성찬례에서 하느님 자신의 아가페가 몸으로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 당신의 일을 계속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가난한 이들과 동일시하시고 굶주린 이들 및 목마른 이들 헐벗은 이들 병든 이들과 동일시 하셨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작은 나눔을 통하여 또 다른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다.지난해 말과 올해 연초 공동모금회의 성금은 목표치를 겨우 넘겼다는 뉴스였다. 그 가운데 기업의 성금은 줄었으나 서민들의 온정은 더 하였다는 소식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사랑의 손길은 어려울수록 더 공고해짐을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메디치 가문이 되어 달라”고 했다. 어려울수록 마음의 문을 더 열고 함께 하도록 권했다. 물론 이 자리는 한국메세나협회 설립 후 20년의 활동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기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업의 이념에 따라 나눔에 있어서도 방향설정을 통하여 꾸준히 전문적인 분야를 지원하는 모습은 다양한 세상에서 사랑이 확장돼가는 모습이라 할 것이다.예수님은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향해 오는 이들에게 “누구를 찾느냐?”하고 물으셨다. 세상을 향해 하느님의 사랑을 내놓으시는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선물로 내 놓으신다. “나다”누구를 찾느냐는 질문은 오늘날 우리도 피할 수 없이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찾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찾느냐?”라는 질문은 물질을 향하고 있는 이에게 사람을 향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나다”라고 말씀하신 그분에게서 각자 나름대로 그 때에 삶의 답이 되고 있음을 발견한다.`공부하는 인간`에서 미국 버클리대학교 앨런 쇤펠트(Alan Shoenfeld)는 성공하는 사람과 보통의 사람을 시간적으로 설명하면서 의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보통 30초 만에 포기할 때 22분간 붙잡고 늘어질 수 있는 끈기와 지구력 및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사랑의 행위는 한 번 만에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지속성과 혼자만 할 수 없기에 함께하는 연계성이 중요하다.평화를 만드는 사람 로렌스 곽은 국제 NGO에서 25년간의 활동을 한 권으로 엮었다.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가 그것이다. 여기서 그녀는 10년 동안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다니면서 사회적 모순이 단순히 정치와 정권,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보다는 풀뿌리 사회 변혁운동, 밑에서부터 개혁하고 실천해가는 사회운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특히 그 과정에서 종교인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종교인들은 업적을 자랑하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야심찬 변혁에 대한 계획도 없다. 그러나 어떤 활동가보다 바로 그 자리에서 가장 필요로 한 해답을 먼저 구하는 것이 바로 종교인이다” 사순시기 누구를 찾아 나서고 있는가?

2015-03-05

개를 학대 말라

▲ 이원락 경주 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내가 다가가면 꼬리가 끊겨질 정도로 반갑게 흔들어 대던, 국도 옆에서 살고 있는 개가 어느 날 사라졌다. 아침에 과자를 조금 주려고 찾았지만 주인도 그놈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얼음이 꽁꽁 언 추위에도 주인은 방 안에 있지만 밤새도록 추위에 떨어야 하던 이 개는 어느 보신탕집에서 목숨이 끝나 버렸을 것이다.개는 죽으러 가는 것을 알면,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결국은 주인의 끌림에 따라 울면서 죽으러 간다. 그놈들은 낯선 사람을 보면, 자기보호를 위해 생리적으로 짖을 뿐, 원래는 선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인간이 살살 달래면 쉽게 넘어가 버린다.사냥개 등은 인간이 그렇게 버릇을 들여 놓은 것이다. 개들은 칭찬하는 것에 약하다. 그래서 짐승을 잡아오면, 큰 선물을 주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개들은 두뇌가 어느 정도 명석하고, 인간의 자기를 좋아하는 정도를 안다고 한다.이런 짐승들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는 3가지가 있다. 친근하게 좋아하는 것, 무관심한 것, 원수같이 생각하는 것 등을 우리는 동물 농장 TV프로그램에서 본다. 개의 아픔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나 하면, 개를 굶기고 때려서 스트레스를 꽉 채워주는 개 같은, 개보다도 못한, 또는 개보다는 조금 나은, 짐승 수준의 사람을 거기서 볼 수 있다.인간은 모두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지만 조금씩 경험을 머리에 저장하면서 자란다. 이때 잘못된 것을 저장해 버리면,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방향으로 자라게 된다. 잘 참지 못하는 것, 폭력적인 것, 사랑하는 것이 서투른 것, 자기주장이 강한 것 등으로 치우친 성격을 형성한다. 또 늙어서 치매가 되면, 청년이나 중년에는 숨겨져 있던 어릴 때의 성격이 드러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우울 형, 불안 형, 자주 싸우는 노인, 단합이 안 되는 어른도 많이 본다.며칠 전 어느 도시에서 사찰의 개가 많이 짖는다고 진돗개를 몽둥이찜질로 눈을 멀게 하고, 뼈를 부러뜨린 작자가 있었다. 이런 병적인 성격은 주위의 사람들도 상대하기를 어려워 할 것이다. 정신병은 형성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격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개의 표정은 어떤 때는 애처롭기도 하고 사랑을 주고 싶어 한다. 순수하게 주인을 지키려는 개를 몽둥이로 두들겨 팼다는 것으로 보아, 군대에서는`문제 병사`의 부류에 속할 정도이다. 만일 그의 친구들은`성격 이상`이라고 생각되면 정신치료 받기를 권해야 한다.나는 계속 환경운동을 해 왔다.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짐승의 보호도 환경운동에 포함된다. 경상북도에도 동물자유연대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는 생활수준이 향상된 만큼 가축도 생존을 위한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영국의`농장 동물 복지 위원회`에서는 가축들은 1. 배고픔과 목마름에서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 자유 3. 고통과 질병에서 자유 4. 움직일 수 있는 자유 5. 공포와 불안에서 자유 등 다섯가지 자유를 주창했다. 또 그들은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정책이나 법 또는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천당, 극락이 따로 없다. 생명이 잘 살아갈 수 있으면 그곳이 곧 극락이고 천당이다. 그러나 아직도 종교인이나 종교집단들은 동물의 생명에는 관심이 적다. TV동물농장에는 새가 스님의 손에 자주 와서 먹이를 먹는 모양을 보고서, 스님이 빙그레 웃으시는 것을 보았다. 그곳이 바로 극락일 것이다. 성경에는 양을 잡아서 제사지내거나 또는 먹는 음식으로 기술되어있는 것을 보면, 소름이 끼친다. 피 흘리는 곳에서 천당이 도래할까?정신병자는 치료를 받고, 우리는 생명을 사랑하자.

2015-02-12

동물 권리

▲ 이원락 경주 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자유당 정권 때만해도 산에는 여러 종류의 짐승들이 살았다. 청송과 안동 경계선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는 지금은 희귀하게 되었지만 산에서 토끼나 꿩, 늑대, 노루, 산돼지, 심지어 여우까지도 마주친 적이 여러 번이었다. 냇가에서는 낚시로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논도랑에서 소쿠리로 미꾸라지를 잡아서 저녁 반찬으로도 먹었다. 가을에는 메뚜기를 잡아서 볶아 먹었던 것도 지금 생각하면 낭만이었다.지난날 사람들은 대체로 친 환경적인 삶을 살았다. 1년 동안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간혹 잔칫집에 가서야 고기 맛을 조금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이런 삶은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사는 방식이었다.그러나 나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국제화로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라 경제 규모도 커지고 대량으로 죽여서 좋은 영양분을 많이 먹을 수 있게 됐다. 아직도 동물의 단백질은 미국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비교적 넉넉하게 섭취하고 있다.근래에는 독하고도 괴상스런 병이 자주 세계를 휩쓴다. 그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서도 태풍이 몰아치듯 곳곳에서 일어난다. 인간에게 에볼라 출혈열, 짐승에게 구제역이나 조류 독감 같은 병이 좋은 예이다. 이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뒤따라오기 마련인 발전의 후유증인 것 같다.눈도 코도 없는 병균은 인류의 지(知)적 산물의 출현에 동승해 새롭고도 독한 신종 병을 만들어 낸다. 이 현상은 `지식 발전이 빠르면 빠를수록 신종의 병도 빨리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동물의 근육을 많이 먹음에 따라, 새로운 병이 더 자주 출현하는 것을 말한다.그래서 폭발적인 질병의 발생이 겁이 나서 가축을 대량으로 땅에 묻어버렸다. 이를 매몰처분이라 하지만, 이는 엄연히 대량 학살이다. 20세기에는 인간을 대량 학살 했었는데, 21세기에는 동물들이 한꺼번에 수 천만마리가 죽어나간다. 아무리 인간들이 하는 짓이지만 수 천만마리를 땅에 묻었다고 하면, 인류도 언젠가는 당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단, 지금부터 반성을 하면 미래의 재앙을 수그러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전에도 한 번 글로 발표한 적이 있지만 체중이 60kg인 사람은 60gm의 단백질이 하루에 필요하다(체중1kg에 1gm씩). 보통 정도 운동을 한다면 120gm(2배), 심한 노동을 하는 사람은 180gm(3배)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작은 달걀 1개는 60gm이 넘는다. 된장 등 콩을 먹으면 1개보다 더 적게 먹어도 60gm을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저녁에 회식에서 우리는 200gm이상의 고기를 먹는다. 그러고는 `꾸룩` 트림을 하면서 정신없이 집으로 간다.산 짐승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산을 많이 깎아서 도로를 정비했다. 이러면 절벽이 만들어 져서 옆의 산으로 가지 못하기에 짐승들이 이동 폭이 좁아진다. 동물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길의 일정 부분을 터널식으로 만들거나 길 위에 통로를 다리모양으로 넓게 마련해 줘야 한다.만물은 지구위에 있는 원자들이 모여서 만들어 진다. 짐승의 몸도 분해되면 나의 몸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물체는 순환하는 것이고 그 근원은 같은 곳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들이 최고인양, 자기들은 특별한 양, 동물의 생명을 마구 대량으로 학살시키면서도 아무도 그 행위에 대해서 안타까워하지도 않는다.동물의 대량살상이 인간의 법으로는 별 문제 없을지 모르지만 조물주의 입장에서는 `탐욕 증`이라는 정신병에 속한다. 동물도 자기들 생명의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가야 한다. 동물도 권리가 있다. 종교 분야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둔감한 것 같다.짐승은 인간의 입으로 들어가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2015-01-22

생각하면서 살자

▲ 이원락 경주 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태어난 후 줄곧 청송군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대구로 전학하면서 처음 아스팔트길을 보았다. 트럭을 타고 밤에 대구에 도착했을 때 가로등 불빛에 번쩍거리는 길을 나는 얼음이 얼어서 번들거리는 줄 알았다. 6·25 사변 직후에는 길이나 산에서 총알을 줍기도 하고 상이군경이 많았다. 길거리에는 거지와 부모를 잃은 고아도 많았다.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해서 기뻐하는 신문기사를 읽기도 했다. 산길을 걷다가 노루, 토끼, 여우는 물론이고 산돼지도 본 적이 있다.중학 시절에 흑백 TV가 나왔고 볼펜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30~40년 전에는 어느 가수가 `미니스커트`라는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길에서 그 옷을 입으면 위법행위였다. 또 머리를 길게 하면 장발족으로 몰려서 강제로 머리를 깎였다.그 후 반세기가 조금 지난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돼 있다. 시골 곳곳의 길은 모두 포장돼 있고, 거미줄같이 얽힌 찻길로 절벽을 만들었기 때문에 짐승들의 통로가 막혀버렸다. 여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TV프로그램은 다양해 졌고 채널수가 대단히 많아졌다. 이제는 대부분이 장발을 하고 거지같은 신세도 `노숙자`라는 말로 대치됐고 팬티보다도 짧은 치마를 입어야만 현대 여성인 것같이 세태가 바뀌었다. 물론 지게, 보릿고개라는 단어는 고어사전에만 있는 단어가 됐다. 역사는 태풍과 같이 흘러가고 과학기술은 과속으로 발전한다.최근 뉴스에서는 차세대 우주선이 2시간 반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 별에 가려고 노력하고, 친척이란 단어는 사라지고 있다. 남녀평등과 인권이 신장될 것이다. 아버지가 달라서 어머니 성을 자식에게 물려줄지도 모른다. 지방자치가 강화돼서 `국민`보다는 `시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 같다. 화성탐사선이 수년간의 비행 끝에 곧 도착하리라 한다. 인간의 염색체 DNA의 기능과 구조가 밝혀졌다.그럼 2050년쯤에는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를 여러분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달(月)은 그것을 제일 먼저 정복한 나라의 속국으로 돼 있고 지구를 좁게 여겨서 달나라에 이사를 갈지도 모른다. 지금의 학생들이 노후가 됐을 때는 지금보다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드디어 우주의 기원과 생명 출발의 신비가 거의 밝혀져서 종교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이 격렬해 질 것이다. 곧 생명 조작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과거에 만화나 영화에서는 미래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상상한 것을 가끔 보기도 했다. 그때는 그냥 공상세계로 여기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점점 현실화 되어가는 것 같다.종교의 미래에 관한 책을 읽고 난 후 `영화는 미래를 어떻게 그려내는가?`를 알기 위해서 며칠 전에 우주를 여행하는 내용의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에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별들 사이를 자유롭게 여행하지만 인간의 갈등이나 사랑, 그리고 음식 재료 등의 기본적인 것은 현재와 변함없이 진행됨을 보여 줬다.그러나 지구의 환경은 파괴돼서 온난화로 해수면이 1m 이상 높아질 것이다. 제일 큰 걱정은 환경 문제이다. 잘못하면 인류의 종말을 부를지도 모른다.우리는 현재를 살아가지만 미래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과학이나 의료 기술의 발달은 어디까지 일까?`를 연구하는 것도 자녀교육에 밑받침이 될 것이다. 그래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을 먼저 찾아서 해야 한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녀들에게 나름대로의 미래관을 갖게 하는 것이다.

2014-12-11

가시마저 사랑하라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누구나 머릿속에는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있고 이것은 가슴으로 내려와 따스한 온기로 보듬는다. 그래서 조용한 시간에는 그것을 회상하면서 애틋함과 아련함에 잠긴다. 나도 어린 시절에 놀던 시골의 고향 언덕이 그립고, 그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생각난다. 그는 지금 흰 머리칼을 휘날리고 있을까? 아니면 수명이 다해 지구를 하직했을까?금년에는 전국에서 살고 있는 고등학교 졸업 동기들과 함께 추억과 회상의 여행을 했다. 모두는 현재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다양한 색깔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움이 대부분이지만 그 속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슬펐던 것, 아팠던 것도 많았다.추억은 한 송이 장미꽃이라 할 수도 있겠다. 보기에는 좋지만 그것은 아픔이나 슬픔 등 가시처럼 마음을 찌르는 내용도 있었다. 장미가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꺾어 버릴까봐 신은 꽃을 보호하려고 가시를 함께 뒀나 보다. 이와 같이 어쩌면 기억하기도 싫은 나쁜 기억이 함께 있기에 아름다운 추억이 더욱 빛나는 것은 아닐까?가시를 만든 이유를 생각해 보면 장미를 사랑할 땐 보호하려는 가시마저 함께 사랑해야 겠다. 장미꽃만을 좋아하는 것은 절반만을 사랑하는 것이다. 꽃 피고 향기를 뿜는 봄날을 우리가 좋아하지만 외롭고 기우는 가을마저 사랑해야 온전한 사랑이다.인생에도 가시가 많다.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역경이나 장애요소가 그것에 속하며 때문에 인간은 고통을 느낀다. 이것은 살면서 이겨나가라고 신이 인간을 훈련하기 위해 선물하신 것이다. 삶에 평안만 있다면 그림자가 없는 그림이 될 것이다.삶에서 회상은 마음이 조용하고 여유로울 때 몽글몽글 떠오른다. 그 시간에는 먼저 혼자 깊은 사념에 들어간다. 그런 후에는 앞으로 가시투성이인 세상을 살아갈 계획을 세우면서 자신을 가다듬는다. 그러나 이때는 홀로 있으면 외로움을 느낀다. 외로울 때야 말로 찔리기 쉬운 인생살이에서 버티어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이 된다.`인간의 모든 불행은 자기 방에서 홀로 외롭게 머물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파스칼은 말했다. 외로우면 주위는 벌레 우는 소리 이외에는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 찾아온다. 고요함에서 오래 머무르면 마음속에 보고 싶은 사람나 앞으로 전개될 미래, 더 나아가 영원에 대한 동경 등, 뭔가를 그리워하는 공간이 자연스레 만들어 진다.외롭고 고요한 가운데서는 위대한 상상력이 일어날 수도 있다. 40일간 광야에서 금식하면서 기도한 예수는 인류를 구원할 엄청난 계획을 세우는 등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홀로 생각에 몰입한 후에,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생각이나 이념, 또는 진리를 발견한 것이다.그리움 속에서 홀로 조용 속에 있다 보면 우리는 아름다운 내일이나 행복한 가정, 아직도 현실에서 완성하지 못한 꿈 등을 꿔 보기도 하면서 그것을 기다리는 자세를 갖는다.어떤 이는 솔베이지 같이 배를 타고 떠나간 후 수 십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바닷가에서 기다릴지도 모른다. 또는 짧은 인생을 넘어서서 영원한 무엇을 무작정 기다리는 자도 있다. 이런 심정을 사람들은 신앙이라 한다.기다리는 사람은 현실의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는 “예”에도 감사하지만, “아니요”라고 하는 대답에도 감사를 표한다. 그도 “아니요”라는 대답에는 누구나 느끼는 정도의 고통을 느끼지만 “내가 아직 부족한 점이 있구나…”를 순간적으로 알아차린다.삶에서는 고통이 필수로 따른다. 이는 자동차가 고장이 나기 전에 삐걱거리는 잡음이 나는 것과 같다. 그 소리를 감지하고 차 수리를 하는 것과 같이 고통을 알고 그것을 이겨 극복해야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등산을 할 때는 평지 보다는 힘이 더 들어야 정상에 도달할 수가 있다. 아름다운 탄생에는 고통과 눈물이 따르게 마련이다.

2014-11-20

아버지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60이 훨씬 넘은 나이에 과거를 회상해 본다. 학생시절 어느 날 거울을 보는 순간, 거울 속의 나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이 진하게 풍겨 나왔다. 풋내기 대학생인 내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거울을 보던 그때까지의 것만 이해됐다. 그때는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나는 아버지와 크게 다투기도 했다. 도심 한 가운데에 유일하게 나의 집만이 판자 집이었다. 부끄러워서 친구를 집으로 오도록 할 수 없었다.살을 저미는 가난한 환경에서 나는 `아버지가 사시는 모양으로는 살아가지 않겠다. 아버지 보다 성공한 사람으로 살겠다`고 가끔 다짐도 하면서 아버지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가족들을 위해 힘들어도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셨던 아버지였음을(아버지 죄송해요….) 이제는 확실하게 절감하고 있다.그러나 내가 아버지를 거쳐서 할아버지가 된 지금의 느낌으로는, 과거보다 세월의 변화 때문인지 아버지의 역할은 점점 축소돼고 그 존재는 초라하게 보이는 것 같다.세월의 흐름에 따라 아버지가 있음에도 점점 더 영향력이 없는 가정, 아버지 없는 시대(時代)가 돼가고 있다. 어느 문학가는 “아버지 없는 사회는 남성의 소외나 주도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모두의 위기를 의미한다”고 했다. `아버지의 지위가 흔들리는 사회(fatherless society)는 신(神)이 없는 사회(godless society)로 되어간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말은 아버지의 권위가 회복되어야만 국가와 가정, 학교의 권위도 회복 된다는 뜻이다.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진다면 그 사회는 혼돈과 무질서가 넘치게 되고, 아버지의 그림자가 희미해진 가정은 비가 새는 집인거나 마찬가지이다. 제일 기본 뿌리에 존재하는 아버지는 집의 기초가 되는 주춧돌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설문에 학생들은 등대, 친한 친구, 꼭 필요한 산소, 가로등, 피뢰침, 나침반, 멘토, 자신의 살점을 다 떼어 나에게 주는 `가시고기`, 안경, 아무리 노력해도 아빠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음표`라는 등 여러 가지 대답이 있었다.여론 조사에서 딸이 느끼는 아버지의 이미지는 1. 자상, 2. 친근, 3. 무뚝뚝 이고, 아들은 아버지를 1. 엄격 2. 무뚝뚝 3. 자상하다로 답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장 가까이 있는 인생의 경험자인 아버지의 도움을 구하는 젊은이는 1/3로서 많지 않다고 했다.요즈음의 젊은이는 자식을 마음으로만 사랑하고 일하기에만 애쓰고 수고하는 아버지를 원하지 않는다. 컴퓨터, 스마트폰, 돈과 같은 물질로서 만족을 주는 아버지도 좋지만 친밀감으로 교제할 수 있는 아버지를 더 원한다. 전보다 대화하는 아버지를 더 바란다.자식은 아버지를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영국의 시인은 “한 명의 아버지가 100명의 스승보다 귀중하다”고 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세상의 그 어떤 스승이나 유명한 사람보다도 가족에게 큰 영향을 주기에 행복한 가정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세상은 살아가기가 어렵다. 자식을 키우기는 더욱 어렵다.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수 없이 많은 슬픔과 고통, 치열성, 괴로움, 사기 치기, 유혹 등 모든 것을 겪어내면서 점차 온전한 아버지로 성숙되어 간다.아버지로서의 권위는 회복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과거에 가족들을 지배·군림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지 못한 점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야 한다. 그래서 관심과 고민스런 것들에 대해 대화 등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2014-10-22

본다는 것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일반적인 용어로 `본다`라는 것은 눈의 작용(視)을 말한다. `본다`라는 말은 여러 단어의 어미에서 사용될 수 있다. 과거를 뒤돌아본다, 욕본다, 맛을 본다, 손본다 등, 직접 보는 것(見) 이외에도, 마음으로 느끼는 것도 포함된다. 육신의 눈 이외에도 삶에서 살펴봐야 할 것을 잘 볼 수 있다면 그는 건강한 마음의 눈을 갖고(觀) 있는 것이다. 눈은 몸의 기준을 바로 세워서 보이는 것을 알게 하고 또는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내게 하는 마음의 등불이다. 그러나 사실에 대해 바르게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서 자기주장만 늘어놓는다면 그는 답답하거나 또는 불쌍한 사람이다. 부인과 아들, 그리고 남들은 아는데도 자기 자신만 모르는 경우이다. 또 오직 눈에 보이는 것이 돈 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자기의 생각이나 사상의 부족한 내면을 볼(觀) 수 있다면 그는 그 생각을 만들었던 과거의 곳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서, 새로이 머무를 만한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안착시킬 수 있다. 과거에 가졌던 고정관(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장기간 직장 생활을 하면 그는 자기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직장은 그 나름의 독특한 직장냄새를 나타내 보인(觀)다. 그래서 주위의 사람들은 직업의 냄새를 느껴 볼 수 있다. 이런 냄새는 오랜 시간이 걸려서 형성됐으므로 없애기가 매우 어렵다.이미 형성된 관념을 바꾸려면 엄청난 충격이 필요하다. 망할 지경이 돼야, 있는 것 다 날려야, 철저히 버림받아야, 죽을 고비를 넘겨야 틀이 깨진다. 그래야 다른 각도로 사물을 볼 수 있다.성경에서 야곱은 오랫동안 타향살이를 경험했고 어릴 때 요셉은 방향을 알 수 없는 다른 나라로 팔려갔다. 모세는 왕자이면서도, 수십 년을 광야를 헤맨 후에야 자신의 위치(看, 看破)를 알았던 것이다. 눈이 떠진 것이다. 눈을 뜨게 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고통을 통과해야 한다.`고은 맥도날드`라는 신학자는 인생에서 눈을 뜨게 하는 방법을 이렇게 말하였다.첫째 방법은 고난의 체험을 통해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아는 것이다. 둘째는 신비를 체험하는 것이다. 심하게 병을 앓아 버리거나 죽을 고비에서 회복하는 경우, 또는 성공한 자가 망해버리거나 망한 사람이 기적적으로 성공을 거둘 때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셋째로는 늙어 가는 과정이 인성을 바꿔 준다고 한다. 노인들은 수많은 경험에서 얻어낸 방법으로 생(生)속을 억누를 수 있어서, 보는 시야를 바꿀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단다. 단, 긴 시간을 요한다.경험을 누적시키면서 살아온 사람은 이제는 자기 자신에 대해 눈을 떠서 삶의 목적과 이유, 그리고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어 소명에 눈을 뜨게 된다(看)고 했다. 이것은 자기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긍정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보는 것에는 수준이 있다.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어떤 사실들을 보고(視) 그 이름과 의미를 알아낸 후(見), 생각들을 모아서 하나의 관념(觀)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수준을 높이는 자가 많다. 그러면 생각의 폭을 넓혀서 전부를 볼 수 있게 된다(看).視(눈으로 본다·see)에서 - 見(자세히 본다·look)을 통해 - 觀(주목하여, 꽤뚫어 본다·idea)이 만들어지면- 看(看破·밝히 본다. 모두를 알아낸다·seeing through)을 완성한다. `본다`는 `안다`를 넘은 후에 `관념`으로 커져 세세히 알아(터득攄得)나간다.세상을 그냥 보지 말고 보는 눈의 차원을 높여라. 그리고 항상 변화를 받아들이라. 옛날에 생각이 좁았다면, 그날로 돌아가지 말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시각은 방향 선택이 중요하다. 잘못 가면 헤매지만 눈이 좋으면(觀) 사방을 환하게 볼 수 있다(看).

2014-09-24

미래의 변화, 의학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미래 언젠가에는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인간과 유사한 로봇은 인간의 여러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미세로봇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세균이나 암세포와 싸운다든지 로봇이 인간적인 자질인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능력도 가질 수 있다. 인간 보다 더 똑똑한 로봇이 등장하여 인간을 지배한다면 대재앙이 오지는 않을까?암이나 각종 질병의 발생을 차단할 RNA간섭 기술,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수준의 치료, 체세포의 유전적 치료, 유전자 칩 사용 등이 가능하다. 나노 기술의 발달로 유전 공학에서 생물학 원리를 파악한다면 인간은 두뇌 활용을 통하여 생물을 만들므로 신적 존재가 된다.닳아서 생겨나는 퇴행성 질환의 원상회복 치료, 사망 원인 90%인 심장발작, 뇌졸 중, 암, 간 질환도 정복할 수 있다. 노화는 단일 과정이 아니라 여러 생명 현상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과학자 중 일부는 노화를 질병으로 본다. 질병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관리하면 전체적으로 노화의 속도를 멈출 수도 있다.또 윤리적 문제만 극복하면 유전학 기술 중에서 최고 수준인 복제기술도 가능하다. 체세포 복제 기술이 완성되면 인간의 장기를 쉽게 바꾸어 넣을 수 있다. 그러면 인간도 복제가 가능해 질 수도 있겠다. 나노 로봇을 이용해 장기를 수선하고 교체할 것이다. 쾌락을 위해 섹스를 하듯 좋은 맛만을 위한 요리법도 개발될 수 있다. 영양 섭취만을 위해 음식물을 먹는 일이 드물어질 것이다.소화기관을 통제하여 필요한 양분만을 흡수케 하고 혈액 성분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지능과 마음을 완벽하게 옮길 수 있으면 육체는 단지 용기에 지나지 않는다.눈에 넣는 콘택트렌즈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콘택트렌즈 형 디스플레이는 안경을 통해 멀리서 보이는 물체를 눈앞에서 크게 고해상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변 모바일 통신기기와의 통신도 가능하고 원격지에서 보내는 영상도 볼 수 있다. 이는 전쟁터에서 병사의 주변 인식능력을 향상시키는 용도로도 사용될 것이다.뇌 과학의 발전으로 머지않아 뇌지도가 완성되면 우주보다 복잡하다는 뇌의 신비가 밝혀질 것이다. 유전자 암호가 완전히 풀리고 심지어 사람의 마음까지도 해독이 가능하면 비밀은 없어진다. DNA지도는 생물학적 비밀을, 뇌지도는 인간 사고의 비밀을 밝혀낼 것이다. 뇌 사진은 생각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다르게 표출되므로 치매의 치료에 잘 이용될 수 있다. 또 생각의 흐름을 알아내기 때문에 범죄 수사나 테러리스트 잡기 등에도 크게 활용될 것이다.신경조직에 의해 감정이 나타나는 것이라면 그곳의 조작으로 인간의 두뇌 개발과 감정조절도 가능하다. 이는 인간 두뇌 구조를 컴퓨터 형태로 재창조하는 과정으로서 인류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연구이다. 이런 뇌 지도를 작성하거나 뇌기능을 조절한다든지 하는 연구들은 가상의 세계 속으로 감각적 몰입도 가능하게 한다.인간보다 우수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뇌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만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이 발달하면 남의 마음을 알아버리는 것에 대한 새로운 윤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기만의 비밀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마음속은 모른다는 그 마음의 비밀이 열릴 날도 멀지 않다.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 수준을 능가하면 문명은 인간의 능력에서 벗어난다. 그때는 현재 인간들이 `가상의 세계`라고 생각하는, 그런 `가상의 현실`속에서 살게 된다. 그러면 인류는 기계에 종속되어 그것의 작동에 따른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다. 인간은 기계화 될 것이다. 기계가 기계를 생산할 것이다. 이때를 대비하여 우리는 조립 가능한 기계의 자손이 아니라, 인류의 자식이 되기 위한 방안을 지금부터 노력하여 찾아야 한다. 이때 시간과 공간은 어떻게 될까? 공상은 자유이지만 꿈같은 날이 언젠가는 닥칠 것이다.

2014-08-28

예상치 못할 미래 변화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미래에는 어떤 과학이 나타날까?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인간의 역사에서 농경기술 발달로 수백 만 년 해 오던 수렵 어로채취 등 떠돌이 생활에서 정착 생활로 살아가는 약 1만년의 기간을 제 1의 물결이라 했다. 먹을 것을 정복하는 시기였다. 그 후 기계의 발명 등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 혁신과 공장식 시스템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약 300년 산업화 시대를 제 2의 물결이라 했다. 공간을 정복하는 시대였다.그 후 약 30년을 정보 혁명 기간으로서 이 기간을 제3의 물결로 보았다. 지식정보의 시대를 말한다. 시간을 정복하는 시대다.또 무한 속도로 변화하는 지식에 힘입어 생명공학과 소재과학이 발전하여 병 없이 불노 장생하는 바이오테크혁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것을 제4의 물결의 시작으로 보았다. 난치병과 식량난을 해결하고 생명의 비밀을 규명하는 등 기술혁명이 일어나는 시대이다.곧 이어 등장할 나노기술의 시대(나노테크 혁명시대)는 원자를 직접 조작해 신 물질을 창조하는 시대로서 반도체초집적기술(IT)과 유전자 자기복제기술(BT)과 융합하여 활용될 시대이다. 생명 공학의 시대로서 제5의 물결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예측했다. 제4, 제5의 물결은 물질을 정복하는 시대를 말한다.영국의 공상과학 소설을 쓴 클라크가 2009년 죽었다. 그는 `스페이스 오딧세이`등으로 환상적 과학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위성통신을 예견하는 등 오히려 앞날을 예측한 미래 학자였다. 허무맹랑해 보이던 내용들이 현실에서 구체화되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학 기술의 개발을 과학자보다 오히려 공상과학 소설가가 앞서가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미래에는 모든 산업분야가 정보기술의 기반위에서만 운영 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모든 정보기술향상이 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멀지 않아 다가올 미래상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다.이때에도 전쟁이 가능하고 국방은 갈수록 중요해 진다. 전쟁이 일어나면 바늘만한 크기의 감지 장치가 달린 기계로 적진을 탐지하도록 개발하는 등 원격 조정하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스마트 폰으로 인간의 인지력은 증강된다. 자동차가 고장 나면 수리 법을 몰라도, 메모리 시킨 내용으로 알아가면서 수리가 가능하다. 각종 정보나 콘텐츠를 이용해 인지능력이 대폭 커진 `능력이 증강된 사용자층`이 나타나서, 그들이 그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다.스마트폰은 동시통역이 된 것을 들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의 언어 장벽을 제거해 준다. 그래서 두뇌를 뛰어 넘는 지식의 창고가 되고 모든 궁금증을 제 시간에 해결해 준다.`구글 모바일 혁명` 행사에서 에릭슈미트 회장은 “인터넷과 연결되어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기존 인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대가 도래 한다면, 인간의 감각과 지적 능력은 스마트폰으로 연결함으로서 확대시킬 수 있다”고 했다.이때쯤에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축적시킨 교육적 지식보다 상상력과 호기심이 더 중요해 진다. 예를들어 우주여행 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상력과 호기심으로 무장된 엉뚱한 생각의 소유자가 많아야 한다. 상상력은 모든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암기 위주의 교육은 좋지 않다.물론 이러한 발전에서도 좋지 않는 면도 전개되어 나타날 수 있다. 최첨단 무기로 전쟁이 일어나서 대량 살상이 발생한다면 환경에 커다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지구를 마음대로 조작하다 보면, 인간은 물론 다른 생물들의 살아가는 일에도 문제를 일으켜서 멸종이 크게 일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인간을 위한 환경 조작은 지구라는 별의 종말을 초래할 수도 있다.

2014-08-21

예상치 못할 미래 변화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지난 2012년 일본에서 컴퓨터와 인간과의 장기 대회가 있었는데 프로기사가 컴퓨터에 113수만에 패했다는 내용을 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다. 컴퓨터는 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게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여서 이제는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십 년 후에는 스스로가 업로딩 됨으로써 기계는 의식하는 능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만일 기계가 의식까지 할 수 있다면 검색이나 연산, 저장하는 능력은 물론 생각하여 무엇을 창조하는 능력까지도 가질 것이다. 그래서 기술이 더욱 빠르게 늘어나서 능력 있는 기계가 만들어지면 그럴수록 인간은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역할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다가 기기의 능력이 점차 좋아져서 어느 수준 이상이 되는 50년 쯤 후에는 인격적 요소를 가진 기계의 의식은 인간의 사고능력과 합쳐져서 상승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석으로 달리는 자동차, 차체 스스로가 모든 것을 알아서 운전하는 인공 지능 자동차, 달리다가 날아다닐 수 있는 차, 또는 안전성이 높은 로봇으로 자동화된 자동차 등이 나타날 것이다.이때쯤 과학은 현실과 비현실 범위를 제 맘대로 넘나들 것이다. 금을 만드는 연금술이 다시 가능해 져서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서 흔할 수 있다. 가장 비싼 것은 금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과학 기술과 정보이다.날씨도 조절할 수 있다. 지금도 벌써 인공 강우 기술이 어느 정도 효과를 확인하고 있단다. 바닷물 깊은 곳의 차가운 물을 퍼 올리면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서 태풍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단다. 또는 요오드화은을 뿌리면 태풍의 눈으로 수증기가 모이는 것을 순화시킬 수 있단다.미국의 NASA는 우주선에서 칠면조 고기를 배양해서 우주 비행사들이 먹고 있단다. 이때쯤에는 소의 탯줄에서 세포를 떼어내어 줄기세포와 섞어서 적절한 환경으로 배양하면 가축을 사육하여 죽이지 않고도 배양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감자를 좋아하면 성분을 파악한 후 원소를 조립시키면 만들 수 있다. 원자나 분자는 널리 있어서 재료값은 필요 없다. 또 산소와 수소를 기계에 넣으면 물이 흘러나오는 등 무궁무진한 분야가 펼쳐질 것이다.지금까지는 기계가 인간처럼 쉽게 물건을 다룰 수 없었지만, 인간과 흡사한 인지능력을 갖춘 것처럼 보이는 로봇을 만드는 수준까지는 발전해 있다. 이때쯤에는 `의식이 있는 로봇`을 때리면 폭행죄가 되고 파괴 시에는 살인죄(?)가 되는 등 로봇으로 인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기계가 인간의 직장을 빼앗는 것은 확실하다. 과거 19세기 초에 영국 노동자들은 기계 산업의 발달이 오히려 해고 등으로 자신의 삶을 황폐화 시켰다고 해서 영국에서는 기계를 파괴시키는 폭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1970년대 이후 공장의 작업현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로봇이 들이닥치면서 제조환경을 변화시켰다. 아직 병원, 요양시설, 상점 등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멀지 않아 약사, 운전사, 군인, 점원, 재난구조 요원 등은 기계로 대치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메머드 동체가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만일 정자와 난자를 얻을 수 있으면 복제가 가능할 수 있다. 오래된 곤충이나 식물에서 축출해 채취한 DNA를 복원한다면 복제해 살려 낼 수 있을 것이다. 복제양 돌리같이 죽은 사람도 복제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이런 시대에는 단순히 머리 좋은 학생만이 인기가 높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순진하고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과학이 더 요구하는 인재로 될 것이다. 더 이상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2014-08-14

죽음에 대하여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신문에 일반기사로 보는 사망소식은 한 번 기사화 된 후에는 더 이상 소식이 없으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자의 죽음은 사인 등으로 오랜 기간 실려진다. 사망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마음에 주는 충격은 더 심해진다.성실하고 착실하게 살아가던 친구의 40대 초반의 아들이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났다. 가난했지만 좋은 대학을 나왔다.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지만 3일 전에 만났을 때는 쾌활하게 웃었는데…. 아직도 나의 귀에 그의 목소리의 울림이 끝나지도 않은 오늘 아침에 사고로 인한 부고소식을 들었다. 그의 어머니는 시간이 날 때면 대리 운전을 하면서 생계를 도와 왔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누구나 삶에서 한 맺힌 이야기꺼리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이별을 할 때, 남아 있는 보호자에게는 `마음 놓고 펑펑 울어버려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은 복잡하다. 아침에 출근했다고 해서 저녁때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사회가 됐다.근래에는 이상한 죽음도 있었다. 국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어느 기독교 종파의 창시자가 죽은 지 오래되어, 부패해서 사망원인 불명의 시체로 발견됐다. 그는 종파의 교주가 되고, 재력가로 변신되면서 가면 속에서 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마치 사람들을 모두 바보 같이 취급하면서 이끌어 가다가 구더기 속에서 거의 짐승 수준에 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돈이 큰 변수였다고 추론된다. 종교는 돈과는 거리가 멀어야 하기 때문이다.죽음에는 거룩하고 귀한 죽음, 일반적인, 또는 천한 죽음이 있다. 성경의 열왕기 상, 하에는 아합이라는 왕의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정치를 잘 했으나 그 후 20년간 이 땅의 권력과 부를 전부 자기의 소유로 만들었다. 그 부귀가 영원할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전쟁터에서 화살에 맞아 죽었다.황금마차를 타던 임금은 시체가 되어 달구지에 실려 운구 됐다. 길 위에 흔근히 흘린 피를 개들이 핥아 먹었다. 그 아들 요람도 악하여 신하가 쏜 화살에 염통을 맞아 죽었다. 시체는 아버지가 가난한 소유주에게서 강제로 빼앗은 포도밭에 버려 졌다. 요람의 어머니 이세벨은 나쁘게 섭정하다가 그녀를 섬기는 내시들이 창밖으로 던져서, 개들이 그녀의 살점을 먹어버렸다. 남아 있는 부위는 두골, 손바닥, 발뿐이었다.남겨진 부위 세 곳은 `손바닥은 뭘 잡고 살았느냐? 발은 어디를 돌아다녔느냐? 안테나인 머리는 인생의 주파수를 어디에 맞추고 뭘 의도하면서 살았느냐?`등을 우리에게 질문한다. 그 해답은 `우리는 땅에 살지만 머리는 하늘에 주파수를 맞추고,손은 의로움을 붙잡고, 발은 진리를 따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죽음은 남의 것으로 생각해서 `다 죽어도 나만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 `젊어서는 신나게 즐기면서 살고 나이가 차면 그때, 성실하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는 미래를 알 수 없다. 이런 `알 수 없음`의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우리마음은 선악이나 인간성은 외면한 채 경제성과 효율성만을 추구하고, 세상에서 부귀로 이목을 끄는 인간이 되라는 강력한 유혹을 받는다. 선악 간에 무슨 일에든 열심을 내고, 악과도 적당적당한 흥정이 필요하다고 유혹한다.죽음이 닥치면 인간은 어디로 가게 되는가? 그때는 고향으로 돌아가기에 죽음은 최고의 축복이다. 죽음은 새 옷을 갈아입는, 좋은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죽지 않으면 항상 헌 옷만 입을 뿐이다. 안 죽는 것보다 더 큰 저주는 없다.새 옷으로 갈아입으려면 철저히 우리의 생각은 뒤집혀져야 한다. 헌 옷을 벗어버리려면 평소에 보던 물질이나 명예 등을 추구하는 방향과는 반대쪽으로 걸어가야 겨우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종교와 재물이 결합되면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버린다.죽음은 인생을 마지막으로 정리하여 성장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죽는 이별을 연습하여 준비하는 자는 남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삶의 자취를 아름답게 남길 수 있다.

2014-08-07

교육의 방향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각 가정에서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들 부모 모두는 자식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착한 시민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안정되게 살려면 사회의 상층 지위에 속해야 한다. 이것을 이루는 제일 빠른 길을 부모들은 무엇보다 먼저 그럴듯한 취직자리를 확보해야 하고, 그러려면 좀 더 좋은 학교를 졸업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지금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쳐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날에는 삶의 의미를 느낄 여유가 전혀 없었다. `무엇을 먹고 어디서 따뜻이 잠을 잘 수가 있을가!`라는 원초적인 문제에 묶여 있었다. 그래서 생활 안정을 위해 기술 등의 전문직을 선호했다.부모는 자녀가 좋은 학교를 거쳐서 사회적 명예와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기 위해, 공부에 힘을 올인 해 왔다. 또래의 친구 모두가 경쟁자이기에 부모들도 어쩔 수 없이 방과 후에는 자녀들을 학원에 전전토록 해 버린다. 미국의 최상위 10% 학생은 한국 학생보다 우수하나 학생 모두가 입학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노동자의 교육 수준은 한국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학생들은 창창한 장래를 가지고 있다. 그 긴 미래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일에 대해 단순히 원인과 결과만을 밝히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현재 보이는 것을 분석하여 정확히 판단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직관으로 파악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일이나 사물의 작동원리를 알아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거기에다가 숨겨진 요인이나 모순점의 유무도 알아야 거대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지식 정보를 외우게 하기보다는 원리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그러나 학교에서는 이보다는 기계적으로 수치를 암기하고, 머리에 수업내용을 축적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 같다. 그래서 일류대학의 학생이 가슴 벅찬 부담감으로 자살하는 것을 가끔 듣기도 한다. 이것은 엄청난 학습량만 강요했기에, 인간적인 경험이나 정신적인 성장은 그 나이답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제도의 문제로서 학벌만으로는 학생의 인격을 성숙시키거나 인문적인 교양 수준을 높이지 못 하기 때문이다.학생은 어릴수록 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다. 그들의 머리는 스펀지같이 모든 것을 강력하게 흡수할 수 있다. 잡다한 기술 교육이나, 답안지 작성을 위해 암기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나이에는 먼저 `인문적인 이해와 사랑의 바탕`을 머릿속에 깔아 넣어야 한다. 그래서 그 위에 나이에 따라 알맞은 지식을 넣어야 한다. 그래서 학년이 오를수록 더 높은 수준으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의 상황과 흐름, 그리고 평가와 대처법을 가르쳐야 한다.학생에게는 인간다운 교육, 즉 전인교육이 우선이다. 인성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에 확고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교육을 말한다. 단순히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고 행하는 교육은 그보다 낮은 기술 학원 수준의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지금 우리의 학생들은 높은 학점과 좋은 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많다.학생들은 모두가 문학가나 학자의 감성과 상상력이 있어서, 쉽게 사물이나 견해를 받아드릴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를 잘 이해하게 해 줘야 한다. 그런 중에 만물이 변하는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도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바꿔져야 한다.간디의 묘지에 있는 묘비에는 나라가 망할 징후로 1. 원칙 없는 정치, 2. 노동 없는 부, 3. 양심 없는 쾌락, 4. 인격 없는 교육, 5. 도덕 없는 상업, 6. 인간성 없는 과학, 7. 희생 없는 종교라고 새겨져 있단다. 철학 없는 교육은 인격 없는 로봇형만 키울 것이다.

201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