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락 장성요양병원장근래에 이 사회에는 모든 면에서 과학발달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의약 부문의 발전과 사람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짐에 따라 시민의 건강 수준이 향상됨으로써, 노년층의 인구 증가로 노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1900년 유럽은 의료기술로 45세가 평균수명이었으나, 그 당시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남자 23세, 여자 24세로 30세도 넘기지 못하였다. 노인을 우리나라와 UN에서는 65세, 노동부에서는 55세, 연금법에서는 60세로 그 기준이 다르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노인성 만성 질환을 갖고 있으며 그중에서는 움직임 제한(mobility), 대소변 이상(micturition), 치매와 같은 정신 질환(mentation) 등을 앓고 있는 분이 많다. 사람들은 노인 시기란 문제가 많고 쇠퇴의 시기이며, 문화적으로 황무지의 인생기간으로 여긴다. 그들은 또 질병, 소외, 빈곤, 역할 상실이라는 속칭, 노인의 4중고(重苦)로 어렵게 사는데도, 젊은이는 노인들을 `할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서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들은 아직도 인생의 1/4 정도가 남아 있어서, 그들을 보살피기 위해 근래에는 가정과 국가가 공동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노인들의 유형에는 자기의 인생을 그런대로 잘 살았다는 성숙형, 무거운 짐을 벗고 조용히 지내게 됨을 다행으로 여기는 은둔형, 늙음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무장형, 이루어 놓은 것이 없음을 원통해 하는 분노 형, 실패의 원인을 자기에게 돌리는 자학형, 모든 일에 흥미가 없는 무관심 형 등으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이들 노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나타내려는 표현 욕구, 쓸모 있는 사람으로 타인을 돕고 싶다는 공헌 욕구,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력 욕구, 종교 등에서 인생의 본질적 의미를 찾으려는 초월적 욕구 등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방관자, 주변인으로 여길 뿐, 역할을 잘 주려 하지 않는다. 영국의 사회 철학자 라스렛은 `60(또는 65세)~건강하게 늙는 시기`를 제3기, 그 후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기를 제4기 인생으로 하고, 특히 3기 인생을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제는 노년기의 연장, 세대 간의 갈등 확대,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와 학습사회 출현, 생활수준의 상승 등으로 노인교육이 필요하도록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공동으로 느끼는 것은 고독이다. 특히 요양시설에 있거나 입원한 노인들은 가족과의 동거가 어려워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불안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고독으로 우울증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도 더 섬세하고, 때가 없고, 정직한 경우를 자주 본다. 이런 노인 고독의 특효약이야말로 보살핌이요, 사랑이요, 관심이며, 마음의 교류다. 노인들의 특성에 따라 노인병원은 완치(cure) 보다는 따뜻하게 돌보는(care)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즉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사랑의 핵이자 삶의 기둥인 가정과 같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노화는 개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그것은 ▲교육 등으로 지적인 노력과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등의 몸을 젊게 가짐 ▲생활 습관 교정과 정기 건강 검진 ▲음식 조절 등으로 병에 안 걸리기 ▲다른 사람과 가깝게 지내고 사회에 필요한 역할(예, 봉사)을 수행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노인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죽음은 누구나 죽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며,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고, 아무도 대신할 수가 없다. 그러나 노력하면 죽음은 숙명이 아니라 스스로 준비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준비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잘 죽는 죽음은 좋은 삶을 살게 한다. 근래에는 재가 요양, 방문 간호,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 건강하지 않은 노인을 위한 시설이 많이 있으므로 이것들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노인들은 일제시대와 농경시대로부터 6·25 전쟁, 민주화를 거쳐서 컴퓨터 시대까지 수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젊은이에게 그것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젊은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지고 갈 역군이다. 노인들은 젊은이를 따뜻한 이해로 인생 경험을 설명해 주고, 젊은이는 노인들에 대해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위로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서로 이해할 때 조국은 더 빛나게 발전할 것이다.
200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