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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등록일 2007-12-24 16:03 게재일 200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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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기 대구결핵요양원 원장 신부

천지가 하얀 눈으로 덮인 풍경을 연상케 하는 겨울이 깊어가는 계절입니다. 이 계절은 가을의 모든 결실을 수확한 연후 다음 한 해를 준비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다음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라는 의미겠지요. 이러한 계절에 우리는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심을 기념하는 것이지요. 성탄절은 세상 사람들이 공자님, 부처님, 마호메트와 더불어 세계 4대 성인 중의 한 분인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매년 이 성탄절을 기념하면서 세상에 탄생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강생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그리고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매년 현재 진행형으로 탄생을 기념합니다. 다시 말해 이천년 전 태어나셨던 예수님이 아니라 올 해에도 태어나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린다는 의미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면서 오늘날 누가 성탄을 제일 기다릴까 생각해봅니다. 아마 상인들이 아닐까 합니다. 12월이 접어들자마자 들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레코드 가게에서 제일 먼저, 그리고 라디오 광고에서 제일 먼저 들리는 까닭입니다. 이천년 전 이스라엘 사람들, 즉 유대인들은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또 자신이 저지른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자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의 신앙은 과거에 모세가 이집트에서 자신의 백성을 구해주었듯이 메시아가 탄생해 로마의 압제로부터 자신들을 구해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그 메시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바로 성탄절입니다. 이제 성탄은 그리스도교 신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기다리는 축제가 된 듯합니다. 그러면 현대인들은 무엇을 위해 성탄절을 기다릴까요?

사실 무엇인가 기다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성탄을 현재진행형으로 기다리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자칫 하느님의 계명을 어긴 것이 있다면 찾아 반성하고 회개하고, 신자다운 생활을 통해 하느님의 축복을 기다린다는 의미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기다리는 하느님의 축복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행복, 영원한 행복입니다. 인간의 삶은 죽는 날까지 살아가는 삶의 연속이기에 늘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기다림 또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연속되는 현재진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나은 내일을 기다리는···. 그리고 이 기다림은 준비한다는 것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보다 나은 내일을 살기위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준비 말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이즈음, 국가적으로 우리는 새로운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성탄을 잘 준비하면서, 새로운 지도자를 잘 준비하면서 보다 나은 내일이 되도록 함께 기다립니다. 준비가 잘 되었다면 우리의 기다림도 그 열매를 잘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새롭게 탄생하시는 예수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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