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후 줄곧 청송군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대구로 전학하면서 처음 아스팔트길을 보았다. 트럭을 타고 밤에 대구에 도착했을 때 가로등 불빛에 번쩍거리는 길을 나는 얼음이 얼어서 번들거리는 줄 알았다.
6·25 사변 직후에는 길이나 산에서 총알을 줍기도 하고 상이군경이 많았다. 길거리에는 거지와 부모를 잃은 고아도 많았다.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해서 기뻐하는 신문기사를 읽기도 했다. 산길을 걷다가 노루, 토끼, 여우는 물론이고 산돼지도 본 적이 있다.
중학 시절에 흑백 TV가 나왔고 볼펜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30~40년 전에는 어느 가수가 `미니스커트`라는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길에서 그 옷을 입으면 위법행위였다. 또 머리를 길게 하면 장발족으로 몰려서 강제로 머리를 깎였다.
그 후 반세기가 조금 지난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돼 있다. 시골 곳곳의 길은 모두 포장돼 있고, 거미줄같이 얽힌 찻길로 절벽을 만들었기 때문에 짐승들의 통로가 막혀버렸다. 여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TV프로그램은 다양해 졌고 채널수가 대단히 많아졌다. 이제는 대부분이 장발을 하고 거지같은 신세도 `노숙자`라는 말로 대치됐고 팬티보다도 짧은 치마를 입어야만 현대 여성인 것같이 세태가 바뀌었다. 물론 지게, 보릿고개라는 단어는 고어사전에만 있는 단어가 됐다. 역사는 태풍과 같이 흘러가고 과학기술은 과속으로 발전한다.
최근 뉴스에서는 차세대 우주선이 2시간 반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 별에 가려고 노력하고, 친척이란 단어는 사라지고 있다. 남녀평등과 인권이 신장될 것이다. 아버지가 달라서 어머니 성을 자식에게 물려줄지도 모른다. 지방자치가 강화돼서 `국민`보다는 `시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 같다. 화성탐사선이 수년간의 비행 끝에 곧 도착하리라 한다. 인간의 염색체 DNA의 기능과 구조가 밝혀졌다.
그럼 2050년쯤에는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를 여러분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달(月)은 그것을 제일 먼저 정복한 나라의 속국으로 돼 있고 지구를 좁게 여겨서 달나라에 이사를 갈지도 모른다. 지금의 학생들이 노후가 됐을 때는 지금보다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드디어 우주의 기원과 생명 출발의 신비가 거의 밝혀져서 종교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이 격렬해 질 것이다. 곧 생명 조작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과거에 만화나 영화에서는 미래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상상한 것을 가끔 보기도 했다. 그때는 그냥 공상세계로 여기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점점 현실화 되어가는 것 같다.
종교의 미래에 관한 책을 읽고 난 후 `영화는 미래를 어떻게 그려내는가?`를 알기 위해서 며칠 전에 우주를 여행하는 내용의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에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별들 사이를 자유롭게 여행하지만 인간의 갈등이나 사랑, 그리고 음식 재료 등의 기본적인 것은 현재와 변함없이 진행됨을 보여 줬다.
그러나 지구의 환경은 파괴돼서 온난화로 해수면이 1m 이상 높아질 것이다. 제일 큰 걱정은 환경 문제이다. 잘못하면 인류의 종말을 부를지도 모른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지만 미래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과학이나 의료 기술의 발달은 어디까지 일까?`를 연구하는 것도 자녀교육에 밑받침이 될 것이다. 그래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을 먼저 찾아서 해야 한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녀들에게 나름대로의 미래관을 갖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