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가가면 꼬리가 끊겨질 정도로 반갑게 흔들어 대던, 국도 옆에서 살고 있는 개가 어느 날 사라졌다. 아침에 과자를 조금 주려고 찾았지만 주인도 그놈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얼음이 꽁꽁 언 추위에도 주인은 방 안에 있지만 밤새도록 추위에 떨어야 하던 이 개는 어느 보신탕집에서 목숨이 끝나 버렸을 것이다.
개는 죽으러 가는 것을 알면,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결국은 주인의 끌림에 따라 울면서 죽으러 간다. 그놈들은 낯선 사람을 보면, 자기보호를 위해 생리적으로 짖을 뿐, 원래는 선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인간이 살살 달래면 쉽게 넘어가 버린다.
사냥개 등은 인간이 그렇게 버릇을 들여 놓은 것이다. 개들은 칭찬하는 것에 약하다. 그래서 짐승을 잡아오면, 큰 선물을 주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개들은 두뇌가 어느 정도 명석하고, 인간의 자기를 좋아하는 정도를 안다고 한다.
이런 짐승들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는 3가지가 있다. 친근하게 좋아하는 것, 무관심한 것, 원수같이 생각하는 것 등을 우리는 동물 농장 TV프로그램에서 본다. 개의 아픔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나 하면, 개를 굶기고 때려서 스트레스를 꽉 채워주는 개 같은, 개보다도 못한, 또는 개보다는 조금 나은, 짐승 수준의 사람을 거기서 볼 수 있다.
인간은 모두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지만 조금씩 경험을 머리에 저장하면서 자란다. 이때 잘못된 것을 저장해 버리면,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방향으로 자라게 된다. 잘 참지 못하는 것, 폭력적인 것, 사랑하는 것이 서투른 것, 자기주장이 강한 것 등으로 치우친 성격을 형성한다. 또 늙어서 치매가 되면, 청년이나 중년에는 숨겨져 있던 어릴 때의 성격이 드러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우울 형, 불안 형, 자주 싸우는 노인, 단합이 안 되는 어른도 많이 본다.
며칠 전 어느 도시에서 사찰의 개가 많이 짖는다고 진돗개를 몽둥이찜질로 눈을 멀게 하고, 뼈를 부러뜨린 작자가 있었다. 이런 병적인 성격은 주위의 사람들도 상대하기를 어려워 할 것이다. 정신병은 형성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격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개의 표정은 어떤 때는 애처롭기도 하고 사랑을 주고 싶어 한다. 순수하게 주인을 지키려는 개를 몽둥이로 두들겨 팼다는 것으로 보아, 군대에서는`문제 병사`의 부류에 속할 정도이다. 만일 그의 친구들은`성격 이상`이라고 생각되면 정신치료 받기를 권해야 한다.
나는 계속 환경운동을 해 왔다.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짐승의 보호도 환경운동에 포함된다. 경상북도에도 동물자유연대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는 생활수준이 향상된 만큼 가축도 생존을 위한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
영국의`농장 동물 복지 위원회`에서는 가축들은 1. 배고픔과 목마름에서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 자유 3. 고통과 질병에서 자유 4. 움직일 수 있는 자유 5. 공포와 불안에서 자유 등 다섯가지 자유를 주창했다. 또 그들은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정책이나 법 또는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천당, 극락이 따로 없다. 생명이 잘 살아갈 수 있으면 그곳이 곧 극락이고 천당이다. 그러나 아직도 종교인이나 종교집단들은 동물의 생명에는 관심이 적다. TV동물농장에는 새가 스님의 손에 자주 와서 먹이를 먹는 모양을 보고서, 스님이 빙그레 웃으시는 것을 보았다. 그곳이 바로 극락일 것이다. 성경에는 양을 잡아서 제사지내거나 또는 먹는 음식으로 기술되어있는 것을 보면, 소름이 끼친다. 피 흘리는 곳에서 천당이 도래할까?
정신병자는 치료를 받고, 우리는 생명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