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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자리에서 가장 필요로 한 답을 구하며

등록일 2015-03-05 02:01 게재일 2015-03-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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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수 신부·구미종합사회복지관장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었다”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선물이신 그 외아드님께서도 또한 당신의 목숨을 내어 놓음으로써 이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주셨다. 누구도 이 사랑에서 제외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교회는 하느님의 이 사랑을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드러내고 있다. 교황 베네딕도16세는 첫 번째 회칙에서 교회의 본질을 통해 그 방법을 정리했다. 첫째 말씀의 선포, 둘째 성사 거행, 셋째 사랑의 섬김이다. 삼중의 임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고 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각 본당에 사순저금통이 배달됐다. 각자 일상생활에서 희생한 것을 하나로 모아 까리따스(사랑의 섬김 조직)를 통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작은 사랑의 금고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예수님의 봉헌에 동참하고 그분의 몸과 피를 나눔으로써 하느님과 결합”한 것을 이웃과 결합하기 위한 준비인 것이다. “성찬례에서 하느님 자신의 아가페가 몸으로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 당신의 일을 계속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가난한 이들과 동일시하시고 굶주린 이들 및 목마른 이들 헐벗은 이들 병든 이들과 동일시 하셨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작은 나눔을 통하여 또 다른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연초 공동모금회의 성금은 목표치를 겨우 넘겼다는 뉴스였다. 그 가운데 기업의 성금은 줄었으나 서민들의 온정은 더 하였다는 소식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사랑의 손길은 어려울수록 더 공고해짐을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메디치 가문이 되어 달라”고 했다. 어려울수록 마음의 문을 더 열고 함께 하도록 권했다. 물론 이 자리는 한국메세나협회 설립 후 20년의 활동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기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업의 이념에 따라 나눔에 있어서도 방향설정을 통하여 꾸준히 전문적인 분야를 지원하는 모습은 다양한 세상에서 사랑이 확장돼가는 모습이라 할 것이다.

예수님은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향해 오는 이들에게 “누구를 찾느냐?”하고 물으셨다. 세상을 향해 하느님의 사랑을 내놓으시는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선물로 내 놓으신다. “나다”

누구를 찾느냐는 질문은 오늘날 우리도 피할 수 없이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찾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찾느냐?”라는 질문은 물질을 향하고 있는 이에게 사람을 향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나다”라고 말씀하신 그분에게서 각자 나름대로 그 때에 삶의 답이 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공부하는 인간`에서 미국 버클리대학교 앨런 쇤펠트(Alan Shoenfeld)는 성공하는 사람과 보통의 사람을 시간적으로 설명하면서 의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보통 30초 만에 포기할 때 22분간 붙잡고 늘어질 수 있는 끈기와 지구력 및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사랑의 행위는 한 번 만에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지속성과 혼자만 할 수 없기에 함께하는 연계성이 중요하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 로렌스 곽은 국제 NGO에서 25년간의 활동을 한 권으로 엮었다.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가 그것이다. 여기서 그녀는 10년 동안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다니면서 사회적 모순이 단순히 정치와 정권,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보다는 풀뿌리 사회 변혁운동, 밑에서부터 개혁하고 실천해가는 사회운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특히 그 과정에서 종교인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종교인들은 업적을 자랑하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야심찬 변혁에 대한 계획도 없다. 그러나 어떤 활동가보다 바로 그 자리에서 가장 필요로 한 해답을 먼저 구하는 것이 바로 종교인이다” 사순시기 누구를 찾아 나서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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