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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방향

등록일 2014-07-31 02:01 게재일 2014-07-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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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수필가

각 가정에서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들 부모 모두는 자식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착한 시민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안정되게 살려면 사회의 상층 지위에 속해야 한다. 이것을 이루는 제일 빠른 길을 부모들은 무엇보다 먼저 그럴듯한 취직자리를 확보해야 하고, 그러려면 좀 더 좋은 학교를 졸업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쳐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날에는 삶의 의미를 느낄 여유가 전혀 없었다. `무엇을 먹고 어디서 따뜻이 잠을 잘 수가 있을가!`라는 원초적인 문제에 묶여 있었다. 그래서 생활 안정을 위해 기술 등의 전문직을 선호했다.

부모는 자녀가 좋은 학교를 거쳐서 사회적 명예와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기 위해, 공부에 힘을 올인 해 왔다. 또래의 친구 모두가 경쟁자이기에 부모들도 어쩔 수 없이 방과 후에는 자녀들을 학원에 전전토록 해 버린다. 미국의 최상위 10% 학생은 한국 학생보다 우수하나 학생 모두가 입학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노동자의 교육 수준은 한국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

학생들은 창창한 장래를 가지고 있다. 그 긴 미래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일에 대해 단순히 원인과 결과만을 밝히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현재 보이는 것을 분석하여 정확히 판단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직관으로 파악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이나 사물의 작동원리를 알아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거기에다가 숨겨진 요인이나 모순점의 유무도 알아야 거대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지식 정보를 외우게 하기보다는 원리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이보다는 기계적으로 수치를 암기하고, 머리에 수업내용을 축적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 같다. 그래서 일류대학의 학생이 가슴 벅찬 부담감으로 자살하는 것을 가끔 듣기도 한다. 이것은 엄청난 학습량만 강요했기에, 인간적인 경험이나 정신적인 성장은 그 나이답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제도의 문제로서 학벌만으로는 학생의 인격을 성숙시키거나 인문적인 교양 수준을 높이지 못 하기 때문이다.

학생은 어릴수록 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다. 그들의 머리는 스펀지같이 모든 것을 강력하게 흡수할 수 있다. 잡다한 기술 교육이나, 답안지 작성을 위해 암기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나이에는 먼저 `인문적인 이해와 사랑의 바탕`을 머릿속에 깔아 넣어야 한다. 그래서 그 위에 나이에 따라 알맞은 지식을 넣어야 한다. 그래서 학년이 오를수록 더 높은 수준으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의 상황과 흐름, 그리고 평가와 대처법을 가르쳐야 한다.

학생에게는 인간다운 교육, 즉 전인교육이 우선이다. 인성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에 확고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교육을 말한다. 단순히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고 행하는 교육은 그보다 낮은 기술 학원 수준의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의 학생들은 높은 학점과 좋은 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많다.

학생들은 모두가 문학가나 학자의 감성과 상상력이 있어서, 쉽게 사물이나 견해를 받아드릴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를 잘 이해하게 해 줘야 한다. 그런 중에 만물이 변하는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도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바꿔져야 한다.

간디의 묘지에 있는 묘비에는 나라가 망할 징후로 1. 원칙 없는 정치, 2. 노동 없는 부, 3. 양심 없는 쾌락, 4. 인격 없는 교육, 5. 도덕 없는 상업, 6. 인간성 없는 과학, 7. 희생 없는 종교라고 새겨져 있단다. 철학 없는 교육은 인격 없는 로봇형만 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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