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다가온 폭염과 폭우가 사람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지역 불문이다.아침부터 푹푹 찌는 더위가 시작되거나, 예상하지 못한 급작스런 소나기에 난처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른바 ‘견디기 힘든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올 여름은 뜨거운 공기를 외부로 내보내지 못한 채 그 열이 스트레스와 폭염을 부르는 ‘열돔 현상’으로 낮 최고기온이 영상 38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와 잠을 이루기 힘든 열대야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적 경제 침체로 인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상황. 한 가지 어려움이 또 생겼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눈에 띄게 드러나면서 팬데믹과 엔데믹의 무너져버린 경계로 인해 혼란스러움까지 가중되고 있다.몇 해 전이라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며 행복감에 들떴을 시민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 아래 물가 변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겹친 사회적 악재 속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에 빠져 있다. 누구랄 것 없이 힘든 2022년 여름을 맞고 있는 것. 이럴 때는 차라리 모든 걸 잠시 잊고 일상에서 벗어나 맘 편히 쉬어가는 것도 마음과 몸을 달래는 하나의 방편이지 않을까?이런 상황 속에서 청정 자연을 배경으로 시원스런 여름 휴가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송군이 느긋한 쉼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행복한 여행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가볍게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여러 가지 조건이 즐거운 여행을 막고 있지만, 모처럼 다가온 휴가철을 마냥 걱정 속에서 보낼 수만은 없는 일.‘맑고 깨끗한 공기를 맛보며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여행지’를 지향하는 ‘산소 카페 청송군’이 준비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즐길거리를 아래 소개한다.건강과 치유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의 떠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역사와 힐링의 공존하는 ‘신성계곡 녹색길’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청송군 신성계곡이다. 여기는 관광공사가 주관한 여름철 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피서의 명소로 유명하다.갯버들 하천 길, 갈대 봇도랑 길, 방호정 길, 자암 길, 하천 과수원 길, 백석탄 길로 이어진 12km의 길은 맑은 물과 푸른 숲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길게 이어진 녹색길을 따라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나 코로나 블루(우울증)로 인해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안식의 시간을 갖게 된다. 또한, 이 길은 신성리 공룡발자국화석, 백석탄 등 4곳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를 품고 있다.신성리 공룡발자국의 경우 2003년 산사태 발생으로 발견된 곳으로, 발자국 수는 약 400개.공룡 모형이 설치돼 있는 소공원은 학습장과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인근 신성리지질학습관에는 지질공원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신성계곡은 절경과 맑은 물, 그리고 빽빽한 소나무 숲을 자랑하며, 방호정에서 고와리 백석탄에 이르는 15km의 계곡 전체가 청송8경의 1경으로 지정된 곳이다.도지정 민속문화재 제51호인 방호정은 방호 조준도가 지은 정자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생모 안동 권씨(安東權氏)의 묘(墓)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세운 정자다. 신성계곡을 찾게 된다면 꼭 들러봐야 할 명소.여기에 더해 안덕면 고와리 계곡에 있는 백석탄은 알프스산맥의 미니 암봉 같은 바위군으로 하얀 바위 사이로 흐르는 옥 같이 맑은 물은 ‘이곳이 바로 선계가 아닌가’라는 착각 속으로 방문객을 이끈다.계곡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 동안 수마(水磨)되고 침식돼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들이 생겨 있으며, 조선 인조 때 경주 사람 송탄 김한룡이 이곳의 시냇물이 맑고 아름다워 고계(高溪)라 칭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달기약수탕에 갔다면 약수 닭백숙도 맛보길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달기약수탕은 청송읍 부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유명세가 시작된 것은 지금부터 130여 년 전 조선 철종 때다.금부도사를 지낸 권성하가 벼슬에서 밀려나며 낙향해 부곡리에 살면서, 마을 사람들과 수로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를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그 물을 먹어보았더니 갑갑했던 가슴에서 시원한 트림이 나오고 속이 편안해져 그 후에도 즐겨 마시게 되었다.이곳 달기약수탕은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솟아나는 물의 양에 변함이 없고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으며, 색과 냄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약수로 밥을 지으면 푸른색 윤기를 돌면서 찰기도 있어 지친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라고 한다.또한 매년 음력 3월 30일이 되면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권성하 공을 기리며 약수가 끊이지 않고 솟아오르기를 기원하는 약수령천제를 지내고 있다.그 명맥이 40년 넘게 유지되고 있어, 청송 달기약수터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달기약수탕까지 와서 시원한 달기약수 한 모금을 마셨다면, 주위의 먹을거리를 둘러보는 게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이는 더위에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고 싶은 여름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달기약수탕 인근에는 약수와 각종 약재를 사용해 맛깔나게 끓여낸 약수닭백숙을 여름철 보양식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적지 않다. 이중 한 곳에 들러 백숙을 맛보는 것도 청송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약수닭백숙은 철분 함량이 높은 약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된다고 알려졌다. 위에도 부담이 적다.달기약수에 닭, 인삼, 황기, 감초, 대추, 녹두 등을 넣어 푹 고아서 닭이 알맞게 익으면 닭은 건져내 따로 담고, 국물에 쌀을 넣고 죽을 쒀 닭고기와 함께 먹는 게 이른바 ‘청송 약수닭백숙 맛있는 먹는 방법’이다.이 닭죽은 위와 장에 좋고 몸의 기운을 돋우어 준다고 해서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그렇기에 청송군엔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오래된 닭백숙 맛집이 유난히 많다. ▲얼음골과 잘 정돈된 캠핑장도 청송의 매력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이라면 청송군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여행지가 바로 청송 얼음골이다.얼음골 계곡 주변은 한여름 외부 온도가 영상 32도를 넘으면 얼음이 어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청송 얼음골은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며 다른 지역 관광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다. 그렇기에 산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계곡의 골을 따라 부는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수목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은 청송은 캠핑과 삼림욕을 즐길 곳이 많다는 것도 자랑 중 하나다.청송자연휴양림, 부남면 청송오토캠핑장, 상의자동차야영장, 수달캠핑장 등이 바로 그곳이다.이곳들 모두는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가족단위 캠핑객들이 찾는 곳으로, 도시에서의 바쁜 삶을 짧은 시간이나마 잊고 자연 속에서 치유를 찾아가는 ‘힐링 여행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사람들의 보편적 심정이다.성큼 다가온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도심을 피해 싱그러운 자연과 깨끗한 물, 여름이 주는 풍성한 기운을 즐길 수 있는 ‘산소카페 청송군’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마음의 쉼표’를 그려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김종철·홍성식 기자
2022-07-18
민선 8기 제10대 경산시장에 취임한 조현일 시장. ‘꽃피다 시민중심 행복경산’을 슬로건으로 28만 명의 경산시를 이끌어 나갈 조 시장의 시정은 변화의 중심에서 머물고 싶고 살기 좋은 도시, 차이가 차별되지 않도록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직접 발로 뛰어 시민과 소통하고 공유하며 좋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명품교육 도시, 살고 싶은 웰니스도시 조성 등 경산의 행복한 미래 대전환을 꽃피우는 것이다. 민생부터 챙기고 경쟁력 있는 도시, 명실상부한 대학도시, 교육도시, 시민의 행복공동체 구현,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조 시장과의 일문일답으로 경산시의 미래를 예측해 본다. -민선 8기 제10대 경산시장 취임을 축하하며 앞으로 4년간의 경산시정 추진의 가장 중요 포인트는 무엇인가.△누구나 수긍하고 인정하는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고 말하듯이 인사를 통해 공직자의 사기를 북돋우면 시민의 행복은 따라온다고 본다.28만 시민과 공직자들이 어우러질 때 양질의 행정서비스가 제공되고 시민 중심의 행정, 원-스톱의 행정으로 시민의 만족도는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격무부서의 공직자들이 실제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인사를 정착시키고자 외부인사로 구성된 인사혁신TP 팀을 운용해 인사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즉 관행과 정으로 포장된, 청탁으로 인사가 좌우되지 않을 것이다.-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四子成語)나 격언이 있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다. 선출직은 어려움도 많고 힘든 사람들도 보게 돼 이들에게 늘 고생 후에는 좋은 일이 반드시 있을 것이니 희망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이야기했고 나 자신에게도 입버릇처럼 각인시킨 말이다. 희망은 모든 것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말이 아닌 실천으로 고진감래의 모범을 보여 줄 것이다. 지금의 경산이 있는 이유가 우리의 앞사람들이 희망으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라 확신한다.-앞으로 4년간 경산시정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와촌과 남천을 연결하는 종축 고속화도로의 완공과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구일(남천) 하이패스 IC 개설이다. 종축 고속화도로는 국도 25호선과 4호선을 연결하고 청통와촌 IC에 연결돼 지역의 남·북부권의 균형발전과 산업단지의 물류 수송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종축 고속화도로의 한 축을 담당할 남산~남천 국도 대체 우회도로는 지난해 12월 제6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이미 신청됐다. -시민이 행복한 경산을 만들기 위해 △살고 싶은 도시환경 등 5대 시정목표를 설정했다. 5대 시정목표를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경산시정의 5대 목표는 살고 싶은 도시환경을 포함해 △일자리 중심 미래경제 △지켜 주는 행복 복지 △시민 중심 적극 행정 △사람 중심 교육문화 등이다.첫째, 살고 싶은 도시환경을 위해 대구 도시철도 1·2호선 진량 연장 순환선 추진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경산 연장, 광역도로 신설로 동서남북 어디나 통하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와촌~하양~진량~남산~남천을 연결하는 경산의 대동맥 종축 고속화도로는 지하철 연장과 맞물린 시너지 효과로 경산의 균형적인 발전의 큰 틀이 될 것이다.둘째, 일자리 중심 미래경제는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는 ICT(정보통신기술) 허브도시이자 미래경제도시 경산을 위한 것이다. ICT는 정보 기기인 하드웨어와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생산·가공·보존·전달·활용하는 모든 방법을 말한다.대임지구의 경산지식산업센터와 경산미래융합타운, 대학들의 창업센터가 융합되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ICT 창업의 메카로 경산이 자리 잡을 수 있다.셋째, 사람 중심 교육문화는 시대가 원하는 미래 인재의 숲, 명품 교육도시 조성과 다양한 문화와 찾고 싶은 즐거움이 넘쳐나는 웰니스(웰빙과 행복, 건강의 합성어) 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교육혁신 시범도시 사업추진으로 대학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진정한 대학도시 경산을 건설하겠다.넷째, 지켜 주는 행복 복지는 근심 걱정과 차별 없이 지속 가능한 돌봄 서비스로 책임지고 늘 지켜 주는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다.육아와 문화생활이 동시에 가능한 생활문화센터, 작은 도서관 등 생활권 문화시설과 프로그램 확충, 공공시니어타운 조성, 노인·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을 시행하게 된다. 또 지역 곳곳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관광명소로 만들고 일상 속 소확행이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생활관광 핫플레이스 경산’을 완성하는 것이다.다섯째, 시민 중심 적극 행정은 존중받는 시민의 힘이 확실한 경산발전의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으로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시민의 복리를 위해 신바람이 나게 일하는 즐거운 공직문화를 만들어내겠다. 시민 중심의 열린 행정,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을 시정에 담아내고 시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칠 것이다. -시민들에게 부탁하거나 요구할 것이 있다면.△지켜봐 달라는 것과 힘내시라는 것이다. 선거로 민심이 갈라진 것을 봉합, 화합·협치할 시간을 주고 느긋하게 지켜봐 주는 것이다. 경산시정을 시장 독단이 아닌 경쟁자의 좋은 의견은 시정에 반영해 추진하는 협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시민들의 가계 안정을 돕기 위한 특별지원금을 추석 전에 지급할 예정으로 추경과 정부의 교부세로 560억원의 특별지원금 재원을 마련해 1인당 20만원을 경산사랑카드로 지급해 지역의 내수경기를 활성화 시킬 것이니 민선 8기를 믿고 기다려 주었으면 한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2-07-17
지난 9일이었다. ‘특정한 사람’과 ‘소수의 동호인들’만이 즐기던 춤으로 인식됐던 남아메리카 춤 탱고(Tango)가 시원스런 바다를 배경으로 대중화돼 주목을 끌었다.한여름 밤을 뜨거운 열기로 수놓은 ‘영덕 고래불 해변 탱고 페스티벌’은 멀고 먼 나라의 이국적인 문화로 생각되던 탱고를 영덕군민은 물론, 경북도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들어준 행사로 호평 받았다.이 페스티벌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려 뜨거운 열정과 서늘한 감각을 동시에 간직한 춤 탱고를 알리는 행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기실 탱고는 한국엔 덜 알려졌지만,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와 스페인 등 유럽 전역 춤 애호가들 사이에선 그 인기가 예전부터 높았다.그래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거장들도 자신의 작품 속에 탱고를 주요한 소재와 핵심적 주제로 여러 차례 사용한 바 있다.뒤늦게 경상북도에 찾아온 ‘탱고 유행’. 몇몇 춤 평론가에 의해 ‘옷을 입은 채 느끼는 황홀한 감각’으로, 때로는 ‘절망을 이기는 흥겨운 에너지’로 이야기 되는 탱고를 다룬 영화 몇 편을 아래서 살펴본다. △ 그래도 삶은 아름다운 것… ‘여인의 향기’한때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그 뜨거운 열정으로 인해 고위급 장교가 됐지만, 예기치 않은 운명으로 인해 눈 뜬 장님이 된 늙은 사내가 있다. 괴팍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미군 예비역 중령 프랭크(알 파치노 분).피해갈 수 없는 모모한 상황으로 인해 철없는 고교생 찰리(크리스 오도넬 분)는 이 괴팍한 예비역 군인과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는 뉴욕 여행을 하게 된다.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모두가 즐거운 그 기간에 둘은 티격태격 전혀 즐거울 것 없는 둘만의 여행을 억지로 지속한다. 그런데, 이 지루하고 권태롭던 여행이 ‘탱고 한 판’으로 반전된다. 영화 ‘여인의 향기’다.뉴욕의 고급 레스토랑. 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던 젊고 아름다운 여성 도나(가르베일 앤워 분)에게 프랭크가 “춤을 추자”고 청한다.처음 보는 늙은 사내의 뜬금없는 제의. 도나는 당혹스럽다. “나는 춤을 추지 못해요”라는 도나에게 프랭크가 말한다. “탱고는 추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비싼 양복과 화려한 원피스를 갖춰 입은 식당 손님들 사이에서 프랭크와 도나가 심장 박동처럼 흔들리는 선율을 타고 매혹적인 탱고를 추기 시작한다. 춤이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두 사람에게 주목되는 수백 개의 눈동자.장님인 프랭크는 도나의 얼굴은 물론, 춤추는 공간의 넓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게 무슨 문제일까? 프로페셔널 댄서보다 더 멋지게 도나를 리드라는 프랭크의 탱고 스텝. 박수가 쏟아지는 건 당연지사.영화의 마지막. 아무 것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장님이 됐다는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프랭크에게 찰리가 말한다.“당신은 앞으로도 오래 살 자격이 있어요. 왜냐고요? 눈 뜬 사람보다 더 근사하게 탱고를 출 수 있잖아요.”영화 ‘여인의 향기’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탱고는 어떤 죽음도 삶보다 따뜻할 수 없다는 걸 알게 해준다”고. △ 더 이상 꿈꾸지 못한다면 인생은 무엇인가?… ‘고래와 창녀’루이스 푸엔조(Luis Puenzo·76)는 탱고가 생겨난 나라 아르헨티나의 ‘생존한 최고 감독’이라 불러도 무방하다.탁월한 역사인식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환상적 메타포 안에 효율적으로 엮어내는 루이스 푸엔조의 탁월한 연출력은 이미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그의 대표작이라 칭해도 좋을 ‘고래와 창녀’는 2004년 감독한 영화다. 1936년. 이데올로기와 종교 탓에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았던 스페인 내전과 21세기 스페인 마드리드의 우울한 풍경의 교차.여기에 모성(母性)의 상징이라 할 여성의 가슴과 드넓은 ‘바다의 어머니’ 고래를 동일한 의미망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해내는 감독의 연출력은 ‘고래와 창녀’를 ‘금세기 놓쳐서는 안 될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게 했다.이 영화에도 탱고를 추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르헨티나의 땅 끝이자, 지구의 땅 끝이기도 한 파타고니아(Patagonia) 지방.1933년. 아름다운 스페인 여자 로라는 깊고도 깊고, 멀고도 먼 대서양 건너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로 간다. 이유는 단 하나. 20세기 초반 인간에겐 절대적 가치로 느껴졌던 ‘자유’와 ‘사랑’을 찾아서였다. 그러나, 개개인의 삶에는 희망과 더불어 절망이 병존하는 법. 그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당신 없이는 세상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는 로라를 혼자 남겨둔 채 연인 에밀리오는 낡은 비행기를 타고 더 먼 곳으로 떠나버린다.고통과 절망의 끝에서 장님이 연주하는 반도네온(bandoneon·탱고에 사용되는 손풍금) 리듬에 맞춰 느리고 슬픈 탱고를 추는 로라.카페 안 수백 개 백열등의 환한 불빛으로도 달랠 수 없는 로라의 외로움을 반도네온 소리와 느린 탱고 스텝이 위로해준다.다음 날. 남극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이 몸과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해변에서 로라는 상처 입은 채 바닷가로 떠밀려온 거대한 고래를 만난다. 이 고래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유방암을 앓는 로라의 손녀 베라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루이스 푸엔조는 ‘사라진 가슴’과 ‘사라진 고래’를 아르헨티나 탱고 선율 속에 부활시킴으로써 ‘예술적으로 승화된 은유’의 힘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아프지만 그렇기에 더 매력적인 풍경이었다. △ 환멸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야 한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앞서 ‘여인의 향기’와 ‘고래와 창녀’가 그래도 남아있는 삶의 희망과 미래를 낙관한다면 지금 이야기 할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환멸의 오브제(objet)로 탱고를 삽입하고 있다.이미 오래전부터 문명과 진보의 정점(頂點)이라 지목된 도시 프랑스 파리. 제대로 된 정신상황을 가질 수 없었던 폴(마론 브란도 분)은 세상의 어떤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우연히 만난 딸 또래의 여성 잔느(마리아 슈나이더 분)는 폴이 가진 서러움과 환멸의 일정 부분을 이해하는 듯하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나이와 무관하게 어려운 일.지난세기 ‘문명의 절정’이라 불리던 파리. 그 도시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만난 둘은 ‘처음이자 마지막 같은 성교’를 치른다. 그 장면엔 어떤 화려한 장식도 없다. 그저 쓸쓸하고 메마른 시퀀스(Sequence).‘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다수의 영화평론가들이 “다시는 만들어지기 힘든 영화”라고 부른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영화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명성에 가장 큰 힘을 실어준.왜였을까? 그건 바로 ‘탱고 페스티벌’이 열리던 20세기 후반의 ‘기이한 풍경‘을 영사막 위에 옮겨놓았기 때문이 아닐까?‘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장동건보다 잘생긴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출연한 거의 마지막 영화였다. 그는 말했다.“인간이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는 건 춤추는 순간 뿐”이라고. 마지막.어쨌건 탱고는 춤의 하나일 뿐이지만, 삶의 많은 부분을 끌어안으며 오랜 시간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애정이 올해부터 시작된 ‘영덕 해변 탱고축제’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까? 이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7-12
국내외에서 온 수 백여 명의 ‘땅게로스’(탱고 추는 사람)·‘땅게라’(탱고 추는 여자)들이 9, 10일 이틀 동안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영덕 고래불 해변 바다를 탱고의 물결로 수놓았다.영덕군과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고 대구 국제 탱고 마라톤 운영위원회, 경북매일신문, KM 미디어가 주관해 올해 처음 국내 최초로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해변에서 펼쳐진 ‘2022 영덕 고래불 해변 탱고 페스티벌’은 규모와 내용면에서 국내 대표 탱고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관람객들을 위한 탱고 강연회와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해변 축제로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전국에서 참가한 탱고 동호인들의 잭인질(Jack Jill) 챔피언십대회의 열띤 경쟁과 아르헨티나 탱고 마에스트로의 공연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편집자 주
2022-07-10
‘섬은 멀리 있어야 아름답다’라는 시의 한 구절은 이제 옛말인가 싶다. 닿기 어려워 신비롭던, 저만치 혼자 떨어져 외로움이 묻어 있던 섬을 쉽게 드나들 길이 있으니 말이다. 배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섬으로 가던 바닷길은 이제 추억 속에 접어두자. 365개 섬들이 바다 위에 흩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에서 시리게 푸른 바다 위에 뻗어있는 대교를 달리면 아름다운 섬에 금세 닿는다. 심리적 거리가 좁혀진 섬, 화태도와 낭도에서 한여름의 낭만을 즐겨보면 어떨까.□ 걷고 싶은 섬, 화태도 한국 세번째로 긴 길이 1천345m 화태대교 건너돌산도 서남단 크고 작은 9개의 섬들로 둘러싸여아름다운 해안길·낚시 명소 등 아늑한 풍경 뽐내여수시 남면 화태리의 화태도는 돌산도 서남단에 있는 섬이다. 한반도 모양을 닮은 섬은 임진왜란 때 왜병이 쳐들어오는 것을 돌산도에 알렸다고 해 췻대섬이라 불렀다.이순신 장군이 마을 뒷산인 노적산을 군량미 적재지역으로 위장했다고 해 ‘벼 이삭 수(穗)’를 써 수태섬으로도 불렸다가 ‘벼 화(禾)’를 써 화태가 됐다. 화태도는 돌산도, 송도, 월호도, 개도, 대두라도, 나발도, 대횡간도 등 크고 작은 9개의 섬이 감싸 아늑하다.육지에서 배로 드나들던 화태도에 2015년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가 놓였다. 화태대교는 길이가 1천345m로, 인천대교와 부산항대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긴 사장교다. 쭉 뻗은 대교를 달려 바다를 건너면 섬 해안을 따라 둘러있는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여수갯가길의 5번째 코스인 ‘화태갯가길’ 비렁길에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수런거린다. 소나무 숲길은 청량하다. 바다와 섬들을 끼고 걷는 어촌마을은 호젓하다. 꽃머리산에 올라 내다보면 화태대교가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다도해에 떠 있는 수많은 섬은 신기루처럼 아득하다.화태도는 조선 중기에 기마 목장으로 지정돼 섬에서 말을 키웠다고 한다. 말을 운반하던 마족선착장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다. 고기를 낚는 것인지, 세월을 낚는 것인지, 갯내음 나는 포구에 걸터앉은 강태공의 표정이 느슨하다.월전포구는 ‘달밭기미’라 불렀다. 기미는 ‘작은 만’을 뜻한다. 마을은 포구 쪽에서 떠오르는 달빛을 받아 그윽하다. 작은 항구를 비추는 노란 월전등대는 포구 끝자락에 달처럼 걸려있다. 등대 앞에 서면 나팔처럼 생긴 나발도가 보인다.화태갯가길의 마지막 여정지 묘두마을로 향한다. 바다로 툭 튀어 나간 섬의 지형이 고양이를 닮아 마을 이름을 묘두라 부른다. 둥근 곡선을 그리는 앞바다에는 가두리 양식장이 수상가옥처럼 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양식업을 한다. 감성돔, 참돔, 우럭, 농어 등 여수 양식어류의 40%가 화태도에서 나온다니 화태도는 그야말로 멋과 맛의 보고다. □ 낭만의 섬, 낭도둘레길 비경의 집합소 ‘여산마을’ 따라 걷다보면바다·방파제·등대 등 최고의 절경 한눈에 펼쳐져주상절리·해식동굴 등 자연의 작품도 신비함 더해화양면에서 여수섬섬길을 따라 섬과 섬 사이를 달려가면 낭만의 섬 낭도를 만난다. 조발도를 잇는 화양조발대교, 둔병도를 잇는 둔병대교, 낭도를 잇는 낭도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된다.섬 모양이 여우를 닮아 ‘이리 낭(狼)’을 써 낭도라 불리는 섬은 이웃한 섬들 가운데 가장 크다. 섬에 들어서면 여산마을이 마중한다. 마을을 두른 산이 수려한 여산마을은 낭도 여행의 핵심이다. 낭도 둘레길 3코스 중 여산마을에서 출발하는 둘레1길은 비경의 집합소다.마을을 천천히 걷는다. 마을 입구에 정박해 놓은 고깃배들이 소박하다. 집 담장마다 알록달록한 그림이 걸려있는 갱번미술길은 갤러리 같다. 바다로 눈을 돌리면 낭도방파제의 빨간등대가 보인다. 등대 너머로 고흥 나로도 우주발사대가 우뚝 솟아있다. 길을 따라가면 고운 모래가 펼쳐진 낭도해수욕장에 이른다. 파도가 잔잔한 바다는 호수 같다. 경사가 완만하고 물이 맑아 어린아이들과 해수욕하기에 좋다.바다를 따라 난 둘레길은 낭도 최고의 절경을 품고 있다. 주상절리와 해식동굴이 어우러진, 신선이 살만한 신선대는 자연 스스로 빚어낸 작품이다. 겹겹이 쌓인 퇴적층 기암절벽인 친선대는 신비롭다. 간조에 해수면이 낮아져 너른 바위가 드러나면 공룡 발자국 화석도 볼 수 있다.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절, 공룡들이 무리 지어 살던 땅. 긴 세월이 흘러 공룡은 전설로 남았지만 어린 공룡들은 이곳에 보행렬 발자국을 남겨 그들의 존재를 알린다.산타바해변 쪽으로 걸어가면 바위섬 끝자락에 하얀 등대가 서 있다. 남포등대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나 암초를 피하라며 뱃길을 밝힌다. 지나는 선박들이 언제나 그를 바라보니 홀로 있지만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바닷길을 나와 산타바오거리로 가면 둘레2길로 이어진다. 여기서 낭만 가득한 바다를 다시 만난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가 길게 펼쳐져 장사금(長沙金)이라 불리는 바다의 해안선은 그림 속에나 나올법하다. 산이 품어 초록으로 빛나는 해변은 영화 ‘킬링로맨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둘레길을 걷고 나면 마른 목을 적시고 싶을 터. 여산마을 입구로 되돌아오면 100년 전통 도가에서 빚은 낭도 명물, 젖샘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여수 앞바다 낭도에 하나뿐인 술도가에서 빚는 술. 억겁의 시간 졸여지고 졸여진 심층수 마른 젖 빨아 당기듯 뽑아 올려 빚었다는 술.’은 톡 쏘는 느낌 없이 목 넘김이 부드럽다. 탁하지 않은 우윳빛의 깔끔한 맛이다. 4대를 이어온 이유를 알 듯하다.어느덧 바다에는 섬 그림자가 드리운다. 물빛은 더 깊어지고 낭만이 물든 섬은 고요하다.‘에어비앤비 카테고리’에서 만나는 색다른 여름 휴가지무더위를 날려버릴 시원한 여름 휴가지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단순히 여행 목적지와 날짜를 검색하던 기존방식에서 ‘에어비앤비 카테고리’의 56개 카테고리로 수백만 개의 독특한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멋진 수영장’, ‘서핑’, ‘한적한 시골’, ‘열대 지역’, ‘기상천외한 숙소’ 등 여름휴가 시즌에 최적화된 카테고리를 활용해 보자. 새로운 여행지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멋진 수영장’을 가진 이색 숙소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수영장을 찾고 싶다면 ‘멋진 수영장’ 카테고리를 둘러보자. 여기에 해당하는 숙소는 첫 번째 사진에서 수영장이 표시된다. 숙소 위치도 지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제주의 ‘아모르데이’는 바다가 내다보이는 수영장에서 바닷속을 노니는 돌고래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숙소다. 순천의 ‘빌라오’는 한옥 독채로, 마당에 프라이빗한 수영장이 있어 한적하고 오붓한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좋다. △‘서핑’하며 빈티지 즐기자서핑이 취미인 사람은 ‘서핑’ 카테고리에서 양양, 태안, 제주 등 서핑하기 좋은 해변에 있는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양양의 ‘월화여인숙’은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근처에 있으며, 1979년에 지은 오래된 여인숙을 새롭게 단장한 곳이다. 빈티지한 멋이 풍기는 우아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휴식할 수 있다. 제주의 ‘바당올레662’는 바닷가 바로 앞에 있어 바람과 파도가 좋은 날이면 바로 나가 서핑을 즐길 수 있다. △‘한적한 시골’의 정취 제대로‘한적한 시골’ 카테고리에서는 조용한 시골 분위기가 가득한 숙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함양의 ‘소소한’은 햇살이 따사롭고 풍경이 아름다운 집이다. 하루에 한 팀만 머물 수 있어 여름휴가 동안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평의 ‘모원당’은 전통적인 한옥 독채로 자연과 가까워 투박하고 정겨운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이솔 객원기자 esol@kbmaeil.com
2022-07-07
지난 7월 1일 민선8기 구미시장에 취임한 김장호 시장은 “혁신과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새롭게 도약하는 구미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이런 다짐은 새로은 시정 슬로건 ‘새희망 구미시대’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 시장은 구미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지역경제부터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취임식 이후 첫 공식일정을 기업체 방문으로 시작한 것만 봐도 기업유치와 지역경제살리기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김 시장은 청와대·행정안전부·국토부 등 중앙정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을 활용해 구미 경제를 반드시 살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에 본지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지역 경제를 살리기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 구미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통합신공항 이전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구미를 배후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신공항과 구미5공단은 직선거리로 12㎞ 떨어져 있어 하늘길이 열리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다. 그 혜택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신공항과 연계된 철도와 도로건설에 집중하고 추진할 것이다. 서대구에서 신공항으로 오는 철도의 구미지역 역사조성, 장천에서 군위IC간 국도 확장, 구미5공단∼서군위IC간 지방도 확장 등 신공항과 연계된 철도와 도로건설을 추진하겠다. 또 공항이 조성되면 구미는 배후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춰야한다. 통합신공항이 아시아의 거점공항이 되도록 해야한다. 구미 5개의 글로벌 산업기지와 함께 국제적인 업무 기능을 갖춘 시설들을 조성해 아시아의 중산층, 비즈니스맨들이 구미로 오도록 하겠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젊은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 또한 늘어날 것이다.- 공무원 최초로 KORTA로부터 외자유치 기여공로를 인정받아 포상금까지 받은 것으로 안다. 앞으로 구미국가공단에 외자유치 계획은 있는지.△구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기업유치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타파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만들겠다. 또 실무 중심으로 행정과 협업할 수 있는 ‘구미시 기업유치단’을 구성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기업유치 활동을 펼칠 것이다. 큰 줄기로 첨단 소재·부품·장비 관련 대기업 증설유치, 통합신공항 조성에 발맞춘 항공관련 산업유치, 정부 과제인 국내 복귀기업·외국인투자기업 유치 등에도 매진할 것이다. 또 가용할 수 있는 인력풀, 예산투입, 정보력을 총동원해 실질적이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반드시 내도록 하겠다.- ‘변화와 혁신’에 대해 설명한다면.△구미가 과거의 영광에 머무는 것이 아닌 세대를 이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혁신’만이 살길이다. 구미의 산업은 제조업 중심으로 가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투트랙으로 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신공항시대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로 혁신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만,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된다. 공무원 내부 조직에서의 혁신은 시장인 나부터 솔선수범할 것이다. 과거의 리더십으로는 안된다. 혁신이라는 것은 당연히 시장부터 혁신해야 간부들도 혁신하고, 그래야 다른 일반직원들도 혁신한다. 그런 차원의 혁신이 이뤄져야만 구미가 진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작은부분이긴 하지만 지금 구미시는 서류가 꼭 필요한 보고를 제외하곤 모든 보고를 단톡방을 이용하고 있다.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직급별 단톡방을 만들었다. 거기서 시장인 나도 의견을 내고 다른 직원들도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내도록 했다. 또 지금같은 시대에 사무실까지 와서 보고를 하는건 이미 늦다. 불필요한 형식을 없애고 오직 시민과 구미시의 발전을 위한 일만 하는게 ‘변화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선거 당시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의 사업비가 840억원 정도인줄 알았는데 최근에 타당성조사에서 1천500억원, 지금은 사업비가 1천700억원으로까지 늘어난 것을 알게됐다. 사업비가 거의 두배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이 부분은의 원인을 정확하게 살펴봐야한다. 개인적으로는 이계천 사업을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사업비가 너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것이 인동동과 진미동 주민들의 경제생활에 피해가 없도록 할 수 있는지 검토를 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사업을 완수를 하겠지만, 사업비 부담으로 진행하기 힘들다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현재 연구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도 들어봐야한다. 사업지역에 완충지역도 있고 여러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어떤게 구미전체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인재 육성’필요성이 대두되는데 이를 위한 방안은.△구미시가 혁신하려면 ‘인재’가 매우 중요하다. 모든 혁신은 사람으로부터 나오고, 좋은 인재를 잘 육성하고 활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대학과 기업 그리고 관련 기관 등과 잘 협력해 인재를 키우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또 구미시부터 공무원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인재가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연공서열과 나이를 혁파하고, 인사에 있어 기회는 공평하게 주고,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서, 결과를 누구나 예측 가능하도록 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하겠다. 김장호 구미시장 - 낙후된 농촌지역 활성화 방안은△구미는 도농복합도시로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며 발전해야 한다. 제가 경험한 선진국의 농촌은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었다. 농민이 잘 살아야 선진국이다. 우리의 농촌은 낙후되어 있고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다. 농촌에 편의시설과 문화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농축산분야 예산 확대, 스마트농업지원 등을 통해 농민이 잘살고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들어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혁신을 통해 구미가 사람부터 경제까지 ‘구미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꼭 듣도록 하겠다. 그래서 구미가 다시 대구 경북을 먹여 살리는, 나아가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또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낭만문화도시를 조성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 41만 구미시민의 역량과 에너지를 모아 작금의 어려운 구미를 반전시키고, 통합신공항시대에 대비해 구미의 발전과 혁신의 밑그림을 착실히 그려 나가겠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 세상을 공평하게 만들 듯 제도가 잘 미치지 않는 곳부터 챙겨 구미시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몇 해 전. 불교미술사학자인 동국대학교 한정호(52)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한 교수는 아래와 같은 말로 신라를 포함한 고대 유적과 유물의 복원에 관한 조심스러움을 언급했었다.“(유적과 유물의 조사·발굴·복원은) 올해 발굴하는 것보다 내년에 발굴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10년 후면 더 많은 정보를 빼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유적 발굴을 하다가 쥐똥이 나오면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의 성분 분석만으로도 당시 사람들이 뭘 먹었고, 어떤 기생충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매장된 사람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성별은 물론 나이까지 알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유적 발굴 기술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또 하나는 보존처리 기술이다. 이것 역시 후대로 갈수록 발전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 모든 걸 떠나서 유물은 ‘현재 상태’가 가장 안전한 상태다.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것을 인간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파내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는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문제다.”역사 속 유물과 유적의 발굴은 인류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힘겹지만 고귀한 행위라는 건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는 당연명제다.하지만, 그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는 학자들과 발굴자들, 문화정책 입안자와 집행자간의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는 지향점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 □ 세울 것인가? 그냥 그대로 둘 것인가?종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 모든 것에는 나름의 역할과 몫이 있다. 그건 부처상과 예수상이 마찬가지. 섬기는 신의 형상은 그 종교를 믿는 이들에겐 절대가치에 가깝다. 만약 손상되거나 파괴됐다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게 더없이 중요할 터.오랫동안 기독교적 세계관을 음악을 통해 설파해온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64)는 이렇게 노래했다.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후략)남산 마애불과 종교적으로 보다 밀접하게 연관된 한국 불교계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입장이다. 지난해 늦가을 열암곡에 쓰러져 있는 부처를 다시 세우기 위한 법회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라는 이름으로 열렸다.조계종 총무원장 등이 참석한 이날 법회에서는 “경주 남산에 쓰러진 채 엎드려 있는 마애불을 온전히 일으켜 세워 불교 중흥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여러 차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이처럼 불교계의 지향은 남산 마애불이 일어서는 것에 맞춰져 있다. 불교가 신라의 통치이념이자 사회를 작동시키는 기본철학으로 역할했던 7세기와 8세기의 모습으로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형상을 복원시키고 싶은 것. 하지만, 합리와 이성이 지배한 21세기 한국사회의 역사학자들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앞서 한 교수의 말처럼 섣부른 계획과 기술 아래 진행되는 유물의 복원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 경주문화재연구소 학자들의 오랜 노력들바닥과 겨우 5cm의 간격을 두고 쓰러진 채 발견된 남산 마애불을 8년 동안 연구·조사하고, 복원의 방법을 고민해온 경주문화재연구소의 학자들은 지난 2015년 ‘정비보고서’를 출간하며 그 과정의 어려움을 아래와 같이 서술한 바 있다.“마애불상(남산 마애불)의 보존과 안전을 위해 상태를 점검하고, 3D스캔을 이용한 형상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보존 상태를 파악하고 그 변화를 알기 위하여 편광현미경, SEM-EDX, XRF, XRD분석을 통해 암석의 성분을 조사하고, 초음파 탐사와 적외선 열화상 탐사를 실시해 풍화 훼손 정도를 정량화했습니다. 이러한 조사·분석 결과는 이후 사면 안정성 평가를 가능하게 하였고 그에 대한 안정화 대책방안을 낼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애불상의 발견 이후 그동안 보존·정비 방안과 주변 학술연구·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조사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각계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마애불상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최적의 이전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후략)”경주문화재연구소의 ‘정비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면 2012년 봄과 여름 사이 짧은 기간에만도 여러 차례의 자문회의와 안전진단 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인용하는 대목이다.△마애불상 변위측정 계측기 설치 및 점검(2012.03.20)△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암석 2차 안전진단(2012.04.10~2012.05.09)△마애불상 이전방안 1~3차 검토회의(2012.04.12, 2012.04.25, 2012.04.26)△마애불상 회전 방안 및 지반안정화 검토회의(2012.05.10)△마애불상 자문위원단 구성 및 자문회의 개최(2012.06.18) 이처럼 불교계와 역사학계는 각자의 방식대로 남산 마애불의 입불(立佛·쓰러진 부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위해 오랜 시간 애쓰고 있다. 그 지향과 목적은 차이가 있겠지만.□ 경주시, 장기 계획 아래서 남산 마애불 복원에 애써남산 마애불이 쓰러진 상태로 발견된 지 15년. 그간 조사와 연구, 복원 프로젝트 수립에 애써온 이들이 적지 않다. 2022년 현재는 그 책임을 경주시와 문화재청 등이 맡고 있는 상황.경주시청 문화재과 관계자는 2015년 경주문화재연구소의 ‘열암곡 마애불상 정비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남산 마애불과 관련해 진행된 복원사업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2016년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쓰러진 남산 마애불 입불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2018년에는 불상 인근 정비 방안 연구와 실시설계가 추진됐다. 그 결과 지난해엔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에 옹벽과 보호각을 설치하는 정비공사가 준공됐고, 올해 5월엔 역시 한국건설기술원의 주도로 불상의 보존관리 방연연구가 시행됐다.”경주시는 쓰러진 채 오랜 세월을 지내온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건 “신라 유물의 가치를 회복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관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해당 마애불이 산 속 깊은 위치에 있다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암부착망(산사태나 장마 등에 바위가 붕괴되지 않도록 씌우는 철망), 배수로, 계측시설을 설치하고, 입불을 위한 각종 실험과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그러나,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대적 기술을 이용해 한시바삐 남산 마애불을 과거 존재했던 위치에 세워야 한다”는 의견만큼이나 “고대의 유적과 유물은 무너지거나 폐허인 상태로도 얼마든지 귀한 가치가 있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 것.경주시 문화재과 역시 이런 어려움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 좋을지,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을 것인지 등 입불에 대한 여러 견해가 많아 공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하고 있다.또한 제대로 된 입불을 위해선 ‘실대형 실험(Full scale Test)’ 등의 안정적인 복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연구돼야 하는 어려움 역시 엄존한다. 여러 조건을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779년(신라 혜공왕 시절) 혹은, 1430년(조선 세종 시절) 쓰러져 긴긴 세월 땅을 보고 엎드린 남산 마애불은 내년 1월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 방안역구용역’이 완료되고, 그해 입불을 위한 실대형 실험과 기본설계를 마치면, 80t의 거대한 몸을 일으킬 준비를 끝내게 된다.경주시는 실시설계와 입불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25년엔 남산을 찾는 시민과 여행자들이 마애불의 얼굴만이 아닌 몸 전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과연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적지 않은 이들이 쓰러진 경주 남산 마애불을 주목하고 있다.끝/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7-05
대구 북구가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칠곡지역의 수려한 자연경관, 구암동고분군과 팔거산성의 살아 숨 쉬는 역사, 금호강, 경북대박물관 등 지역에 산재한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재조명해 관광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난 2020년에 관광종합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기존 관광자원 활성화 및 신규 잠재자원 발굴·육성 등 단계별 개발을 통해 체계적인 관광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특히, 다양한 관광자원을 발굴해 ‘일상이 여행이 되는 생활관광도시’의 관광비전을 제시하면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옛 경북도청 터가 지난해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돼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도심 내 고밀도 혁신 공간으로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이곳은 창의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글로벌 문화예술창조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문화예술 허브로 조성하는 안이 국정과제로 반영됐다.배광식 북구청장은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기존의 대표 관광자원과 문화유산들은 더욱 보강해 새로운 자원 개발과 홍보에 힘쓰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로 관광, 문화산업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일상이 즐거운 행복한 문화 북구로 도약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북구 8경 지역관광을 선도하다북구 8경은 전문가와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통해 지난 2017년 3월에 선정했다.제1경 금호강하중도, 제2경 꽃보라동산, 제3경 운암지수변공원, 제4경팔달대교야경, 제5경 경북대학교캠퍼스, 제6경 함지공원, 제7경 구암서원, 제8경 침산정 등 지역 명소 8곳이다. 이 곳에는 2019년부터 2021년에 걸쳐 관광객 홍보를 위한 명소별 입구 관광안내표지판 설치를 시작으로 인생샷 포토존 및 야간 조명시설을 조성 등 사진찍기 좋은 명소화 사업을 완료했다. 북구 8경은 대구 북구의 상징이자 주요 관광명소로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에 더해 남길 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성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역문화발전을 선도할 북구 대표 거리 조성길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이동수단의 개념을 넘어서 문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한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도시공간이다. 북구도 사람과 자원, 문화가 유통되는 길, 역사와 전통이 이어지는 길이 필요하다.문화예술거리 이태원길은 칠곡의 천재 소설가 이태원을 기리는 문화예술거리로 특색적인 문화자원으로 관광화해 북구의 대표 거리로 육성하고자 조성됐다.소설가 이태원을 중심 콘텐츠로 삼은 ‘이태원길’에서는 그의 생애를 볼 수 있는 ‘문학관’과 그의 소설 ‘객사’를 각색한 거리극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거리 활성화를 위한 ‘초청공연’, ‘예술장터’ 등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강북에 문학을 테마로 한 이태원길이 있다면 강남에는 도시의 역사를 테마로 한 ‘옥산로 테마거리’가 있다.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역에서 호암로까지 이어지는 1.6km 구간에 가로환경의 개선 등을 통해 스포츠와 역사, 종교가 어우러진 현대화된 명품거리로 재탄생하고 있다.이 밖에도 중구와 협력해 경제발전의 역사적 의미가 담긴 장소를 직접 걸어보는 ‘경제신화도보길’ 체험관광코스를 운영하고 있다.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 제일모직뿐만 아니라 대성산업, 평화산업 등 북구와 중구에서 경영을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일명 ‘경제신화’ 기업들의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며, 걷기를 통해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충족시켜 주는 관광코스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 친수적 문화휴식 공간 조성북구는 금호강 오토캠핑장, 유채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절정을 이루는 노곡동에 있는 하중도, 동화천과 팔거천, 운암지와 서리지 등 친수적 문화휴식 공간을 조성해 자연과 수변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일상 속 바쁜 도심을 벗어나 가까운 곳에서 캠핑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금호강 오토캠핑장은 2019년 개장해 최근 붐 업하는 오토캠핑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인기몰이 중이다.금호강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도심 속 힐링쉼터인 금호강 오토캠핑장은 코로나19로 여가활동이 제한된 지역주민들에게 캠핑 체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북구 노곡동에 있는 하중도는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절정을 이루어 대구시민의 사랑받는 관광지로 손꼽힌다. 하중도 명소화 사업을 통해 진·출입 보도교, 다목적 광장 조성 등으로 시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어 한층 활기를 찾고 있다. 올해 말까지 보도교 경관 조명과 하중도 조명 설치공사 등이 마무리되면 야간에도 아름다운 하중도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어 북구 최고의 관광지로서 하중도 역할이 기대된다.북구는 수변도시로서의 면모를 강화할 하천정비와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해 안전한 도시의 토대가 될 동화천과 팔거천, 운암지와 서리지에 생태와 문화라는 새로운 옷을 입힌 정비과정을 통해 수변환경이 환경과 생명의 도시문화로 재조명 받고 있다. □ 구암동고분군과 팔거산성대구 북구는 금호강, 팔거천 주변을 따라 고대 선사유적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구암동고분군과 팔거산성은 도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삼국시대 문화유산이다.구암동고분군은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 이래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다양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1975년 발굴조사된 제56호분에 대한 재발굴을 시작으로 58호분, 5호분 등이 도굴되지 않은 채 발굴조사되어 토기류, 말갖춤새, 철기류,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면서 고고학적 성과가 축적됐을 뿐만 아니라, 1호분 주변 정비 등을 통해 탐방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관람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고분군과 인접한 시 기념물 팔거산성의 발굴조사에서 대구지역 삼국시대 산성 처음으로 목간이라는 유물이 확인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북구는 이미 발굴조사가 완료된 구암동고분군 56∼58호분에 대한 봉분복원 설계사업, 304호분 정밀발굴조사, 사유지 매입사업, 56호분 기록화 용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팔거산성 2차 정밀발굴조사, 사적 지정 학술용역도 추진하고 있다.팔거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승격되면 적극적인 국·시비 확보를 통해 체계적인 정비와 복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구암동고분군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삼국시대 문화유산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지역의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주민 중심의 특색있는 축제 및 문화행사금호강바람소리길 축제는 대구의 대표적 수변자원인 금호강을 무대로 펼쳐지는 북구의 대표축제다.가을에 금호강변에서 느낄 수 있는 음악과 문화가 힐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축제로 누적 관람객이 20만명을 넘는 등 대구에서도 규모가 큰 축제로 2020년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코로나19로 2년 연속 축제가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으나 올해는오는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금호강 산격대교 하단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는 친수지구로 지정된 금호강을 배경으로 체험 등의 행사와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향후 전국적 규모의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이 밖에도 지자체 최초의 떡볶이 페스티벌인 ‘떡잘알 프로젝트’, ‘북꾸러운 스타킹’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북구가 지닌 가치를 재발견한다.□ 전문적인 문화예술활동을 통한 새로운 비전행복북구문화재단은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프로그램으로 문화 다양성을 품은 지역의 대표 문화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지역 내 무용, 연극, 음악, 전통분야의 유망예술가들의 작품을 교육청과 협력해 지역 고교생들에게 선보이는 ‘유망예술가발굴프로젝트’와 가곡의 도시 대구의 전통을 잇고 청년 작곡가를 발굴하는 ‘대학창작가곡제’를 준비하고 있다. 어울아트센터 상주단체로 활동중인 ‘CM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 기획, 북구의 대표 문화공간인 ‘이태원길, 범 내려온다’등 야외전시와 토요문화골목시장 등 북구만의 특색을 담은 풍성하고 차별화된 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전시로는 기존에는 지역 출신 청년예술가들을 선정해 진행하던 ‘EAC 시즌 전시’를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들을 초대해 예술의 장을 선보이는 등 지역예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는 실험예술발굴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2-07-04
길고 긴 인류의 역사. 그 속에서 유적은 물론, 번성을 누렸던 거대한 도시 전체가 자연재해나 전쟁에 의해 파괴되거나 통째 사라져버리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전 세계 관광객들이 ‘잊을 수 없는 고대 유적지’로 지목하는 폼페이. 이탈리아 캄파니아 나폴리 인근에 위치한 이 도시는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낯선 이름이 아니다.지금은 사라진 고대 로마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고 불러도 좋을 폼페이. 귀족들의 휴양지로 이름 높았던 이 도시는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 여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하루 만에 완전히 폐허가 됐다.폼페이가 실재했다는 증거는 1592년 운하 건설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과 유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600여 년 전 인도 중부에 존재했던 힌두왕국 함피. 16년 전 여행자로 이곳을 찾았을 때 내려쬐는 뜨거운 햇살 아래 곳곳에 남겨진 수많은 힌두사원을 보며 문화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폼페이는 화산 폭발이라는 자연재해 탓에 유적과 유물이 1500년 이상 화산재에 덮여 있었다.반면 함피는 인간의 욕망이 야기한 종교간 전쟁 때문에 ‘파괴된 유적의 도시’가 됐다. ‘두산백과’는 함피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고대 인도의 대서사시인 ‘라마야나’에 등장하는 왕국 키슈킨다의 중심지로 인도신화의 신(神) 비슈누의 7번째 화신인 라마가 다녀간 곳이라고 한다. 14세기에서 17세기 사이 남인도에서 번성한 힌두왕조 비자야나가르왕국의 수도였으며 그 사실을 증명하는 유적지가 남아 있다. 무슬림연합국의 침략을 받아 왕조가 망하면서 폐허가 됐다. 함피엔 비루팍샤사원·하라자라마사원·비탈라사원 등이 있다. 시바신을 모신 비루팍샤사원에는 높이가 50m에 이르는 큰 문이 있고…” □ 남산 마애불을 쓰러뜨린 지진은 언제 발생했을까폼페이나 함피처럼 도시 전체를 황량하게 만들어버린 큰 규모의 재해나 전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80,000kg짜리 남산 마애불을 넘어뜨린 건 무엇이었을까.학예연구관 이희진의 논문 ‘경주 남산 열암곡사지 석조불상 연구’엔 남산 마애불이 바위에 새겨졌던 위치와 쓰러진 형상, 정확한 크기까지가 서술돼 있다.“열암곡사지 마애석조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은 2007년 석조여래좌상 주변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되었는데, 석조여래좌상에서 남동쪽으로 약 30m 거리, 30도 정도 경사진 산 사면에 마애불상이 새겨진 면이 바닥으로 향한 채 앞으로 넘어져 있었다.마애여래입상이 위치한 곳은 열암곡사지 석조여래좌상과 같은 능선에 연결되어 있는 선상에 있고 건물지 축대 인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열암곡사지 사역 내에 석조여래좌상과 같이 모셔졌을 것으로 생각된다.마애여래입상이 위치한 곳은 산 사면과 노두(露頭)가 발달되어 있는데 원래는 노두에 얹혀 있던 것이 후대에 외부의 어떠한 충격으로 넘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여래입상은 화강암(약 250×190×620cm, 무게 약 80t) 한 면에 높은 돋을새김으로 표현돼 있다. 여래상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연화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가 560c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인데, 여래상의 머리 위쪽 끝 부분과 허벅지 부분만 암반과 돌덩이에 닿아 여래상을 지탱하고 있다…(후략)”엄청난 무게와 높이를 가진 이 불상은 왜 쓰러졌을까? 가장 먼저 머리를 스치는 의문이다. 당연한 수순처럼 발견 당시인 2007년부터 이에 관한 연구와 조사가 지속됐다.오랜 세월 몸을 숨기고 있던 남산 마애불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 지 2년쯤의 시간이 흐른 2009년 6월 부경대학교 환경지질과학과 지질구조재해연구실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여래입상 붕괴에 대한 지질학적 접근’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당시 이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경주는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최근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주변에서는 20여 개의 제4기 단층이 보고돼 이 단층들의 활성도와 고지진과의 연관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경주 지역에서는 많은 인명과 문화재가 대규모 지진에 의해 피해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신라 혜공왕 시절의 지진이 마애불 붕괴의 원인?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도 담고 있다.“경주 남산의 열암곡에서는 석불좌상 정비사업 중 8세기 후반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이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마애여래입상의 붕괴가 779년의 경주 지진과 같은 지질재해와 연관될 가능성을 검토하고, 이 불상의 원위치와 방향을 추정하였다…(후략)”실제로 혜공왕이 왕위에 오른 지 15년째 되던 해인 779년 신라에선 큰 지진이 발생했다.김부식의 역사서 ‘삼국사기’에도 ‘혜공왕 15년 봄 3월, 경도에 지진이 있어 주민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자가 100여 명이었다(十五年 春三月 京都地震 壞民屋 死者百餘人)’는 기록이 나온다.남산 마애불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인 7세기 후반에서 8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혜공왕 시절의 지진으로 불상이 전복됐다면 새겨진 후 얼마 되지 않아 몸 전체가 뒤틀려 쓰러지는 비극을 맞이한 것이 된다.인명 피해와 함께 적지 않은 유물과 유적의 파괴까지 동반했을 지진만이 아니었다. 혜공왕 시절엔 다른 흉사(凶事)도 많았다.커다란 호랑이가 왕궁에 들어와 사람들을 위협하며 어슬렁거린 일이 있었고, 국가가 관리하던 황룡사에 유성이 떨어져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정치적으로도 크고 작은 혼란이 지속됐다.12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여섯 차례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자 “왕의 덕이 부족해 땅이 흔들리고 집이 무너지니, 왕은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정치를 똑바로 하라”는 상소까지 빈발했다.샤머니즘(Shamanism)에 기대 세상사를 해석하는 이들이라면 ‘불교국가인 신라에서 자연재해와 정치 다툼으로 백성이 고통 받았으니, 이를 안타깝게 여긴 불상이 쓰러진 것“이란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을 듯하다. 물론, 이런 견해가 이성적일 수는 없다. □ 부경대 지질구조재해연구실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추정은…앞서 언급된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지질구조재해연구실의 논문은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추정을 사람들 앞에 제시한다. 남산 마애불의 붕괴 이유에 관한 것이다.“마애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의 붕괴 원인은 이 불상의 크기와 무게로 미루어볼 때 인위적인 파괴나 이동에 의해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며, 특히 이 불상의 얼굴 부분이 전혀 손상을 입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인위적 파괴보다는 갑작스런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큰 자연적인 재해에 수반된 진동이나 산사태 등에 의해 붕괴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여기에 더해 “(붕괴돼 쓰러져 있는) 현재 위치에서 반경 약 12 m 이내의 사면 상부에 존재하는 자연암반에 조각되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서술하고 있다. 7~8세기 최초로 남산 마애불이 새겨졌던 위치를 가늠해낸 것이다.지난 2018년에는 남산 마애불을 쓰러뜨린 건 1430년에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문화재청이 의뢰한 관련 연구를 수행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남산 마애불은 약 600년 전 넘어진 것이며, 그 원인은 1430년 경주 일대를 뒤흔든 지진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놓았다.이 지진에 관해서는 ‘세종실록’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아래와 같은 문장이다.“1430년 9월 30일 경상도 경주(慶州)·신령(新寧)·흥해(興海)·청하(淸河)·영일(迎日)·밀양(密陽)·김해(金海)·울산(蔚山)·의성(義城)·영해(寧海)·하양(河陽)·문경(聞慶)·진보(眞寶)·장기(長鬐)·청도(淸道) 등 고을에 지진이 일었다.”어쨌건 15년 이상 축적된 학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남산 마애불을 쓰러뜨려 땅을 보고 엎드려 있게 만든 건 지진이 분명해 보인다. 신라 혜공왕 때의 지진이건, 조선 세종 때의 지진이건.그렇다면 이제 남아 있는 가장 큰 의문은 “왜 아직 남산 마애불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가”라는 게 아닐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6-28
포항세명기독병원은 지난 23일 본관 10층 광제홀에서 정형성형병원 개원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이날 기념식은 정형성형병원 류인혁 원장의 인사와 포항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이사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정형성형병원 발전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공로상 수여 및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 대표들이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류인혁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2002년 당시 세명정형성형외과의원을 운영하며 가장 큰 고민이 정형외과 환자가 가진 내과적인 문제가 원스톱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었다”며 “환자가 늘고 수술 건수가 많아지며 그 고민이 점차 깊어질 때 한동선 원장님께서 함께하자는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고, 포항지역에도 환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합병을 선택했다”고 소회를 밝혔다.이어 “지난 20년 동안 우리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준 덕분에 정형성형병원이 전국에 소문난 정형외과 분야 대표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중심병원, 더 나아가 정형외과 분야 세계적인 병원으로 발전하는 것인 만큼 더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2002년 6월 정형성형병원 발걸음 시작20년 전 포항기독병원은 14개 진료과에 전문의 24명이 진료하는 종합병원이었다. 그 당시 IMF가 지나가며 의료계 또한 그 파급을 피해 갈 수 없었고, 고가의 수입 장비를 대부분 리스로 구입했던 병원들은 경영 부담으로 이어지며 전국 병의원 폐쇄율이 연평균 10%를 웃돌았다. 한동선 병원장은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8년 초 부친(한영빈, 포항기독병원 설립이사장)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급하게 원장으로 부임해 IMF의 여파를 고스란히 겪는 상태였다.한동선 병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고심 끝에 병원을 전문 특성화 병원으로 전환하고 50년간 이어오던 병원 명칭을 변경하며 변화를 위해 집중했다”며 “그 첫 번째 선택이 실력 좋기로 소문난 세명정형성형외과의원과의 합병이었다”고 말했다.2002년 포항기독병원은 14개 진료과에 전문의 24명, 운영 병상 214병상에 직원 수 232명인 포항시 5개 종합병원 중 5위에 해당하는 병원이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포항세명기독병원은 24개 진료과에 전문의 126명, 운영 병상 776병상, 전체 직원 수 1천900여명에 이르는 포항지역 대표병원으로 성장 발전했다.포항세명기독병원의 발전 성과를 단순히 한 의료기관의 발전으로만 보기에는 부족하다. 병원은 일반 산업과 달리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있는 지역은 의료비 역외 유출을 막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병원은 정형외과 전문의 2명과 성형외과 전문의 1명 등 전문의 3명으로 출발했다.병원은 이후 발전을 거듭하며 2011년 관련 전문의 20명이 진료하는 연간 내원 환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단계에 이르자 ‘정형성형센터’를 ‘정형성형병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어 정형성형병원에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로 세분화하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정형성형병원은 개원 원년부터 매년 10% 넘는 성장을 이뤄내며 개원 20주년을 맞은 현재 관련 전문의 29명이 연간 외래 환자 20만명, 수술 1만건을 진행하는 국내 정형성형 분야 대표병원으로 발전했다. □ ‘전문 분야 NO1’ 지향하는 정형성형병원류인혁 원장은 정형성형병원이 인구 50만명인 중소 도시 포항에 위치하면서도 국내 정형외과 분야 선두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로 세분화한 동시에 질환별 맞춤형 진료 시스템을 갖춘 덕분이라고 강조한다.정형성형병원은 상지관절센터에 전문의 7명, 하지관절센터에 전문의 6명, 척추재건센터에 전문의 6명, 성형재건센터에 전문의 2명 통증 치료와 마취를 담당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8명 등 29명의 전문의가 각각 분야별 진료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했다.이 같은 시스템은 연간 1만명에 못 미치던 정형외과 내원 환자 수를 연간 20만 명이 넘게 찾는 국내 정형외과 단일 분야 1위 병원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수술 분야의 발전은 더욱 눈부시다. 2001년 연간 400여건에 못 미치던 정형외과 수술 건수가 현재 연 1만례를 넘어서 우리나라에서 정형외과 수술 가장 많이 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2020년 기준 서울에 위치한 국내 탑5 병원 중 A병원이 6천425건, S병원 6천59건과 비교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 정형성형병원의 큰 놀라움은 학문적 노력정형성형병원 의료진들은 학문적 노력을 지속해 왔고 2006년 이후 SCI 급 국제학회지에 게재된 논문만 31편에 이른다. 발표한 논문은 외국 교과서에 게재되고 임상 의사에게 관련 질환의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근거로 인용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무엇보다 개원 당시부터 매년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경 수술, 발목, 척추 등 각 분야별 전국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꾸준히 주관 개최하는 한편 일정 기간 근무한 의료진들은 원할 경우 외국의 유수 대학 연수를 지원하며 진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소속 의료진들은 대한수부외과학회, 대한미세수술학회, 대한관절학회, 대한척추학회 등 여러 학회에서 중심적으로 활동하고 류인혁 원장의 경우 2022년 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으로 추대되며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는 국내 정형외과 분야 발전에 디딤돌 역할을 다하고 있다. □ 대학병원급 이상의 진단 장비와 수술 장비 구축으로 치료 효과 극대화정형성형병원은 최신의 최첨단 장비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2016년 대구·경북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640채널 CT 3.0T MRI는 의료진들의 질환 진단과 수술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깨와 팔꿈치, 손가락, 손목 관절과 하지관절의 발목, 무릎, 대퇴 관절 등 모든 관절 수술에 활용되는 가장 최신의 관절경 수술 장비 8세트를 갖췄다. 이 장비는 영상 전송 장치를 갖춰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 저장이 가능하다.견관절 수술용 beach chair set spider 3대는 어깨 수술 환자의 고정 장치로 회전근개파열(RCT) 수술 및 어깨 관절 주위의 수술 시 안정적인 자세를 잡아줘 수술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외에도 최첨단 미세혈관 접합 수술용 현미경 OPMI Vario S88 2대와 뼈 수술에서 직접 뼈를 보며 정확한 수술에 필요한 c-ARM 장비를 수술방마다 구비하고 이들 장비에서 취득한 영상은 곧바로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으로 전송 저장해 결과 학인이 바로 가능하다.경북 동해안권은 바다를 끼고 있고 철강 공단이 많은 지역 특성상 사고가 많고 고난이도의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도 높다. 이런 중증 외상 환자 치료를 위해 우수한 의료진 확보와 첨단 장비와 편리한 시설에 대한 투자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포항세명기독병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2022-06-27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고산식물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2,200억원이 투입되어 설립되었다. 임시개원을 시작한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방문객은 78만 명에 달한다. 수목원은 그동안 방문객은 산림생물자원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역할을 다하고 있다.2022년 현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에 39개의 전시원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고산식물 수집 및 보존을 위한 암석원, 진달래속 식물 수집 및 보전을 위한 만병초원 등이 조성되어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이 산림보전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역할과 효과를 소개한다.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불피해 회복, 산림보전·복원’ 위해 ‘총력’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올해 3월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피해지 보호구역에 대하여 산림청의 의뢰를 받아‘울진·삼척 보호구역 산불피해지 산림생태복원 전략 수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본 사업은 민·관·학이 함께 참여한 공동조사단을 편성하여 과업을 수행하며, 수행기간인 5월부터 9월까지 토양, 식생 및 동식물자원 등 다양한 생태 환경 분야를 조사하여 산림피해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유형별 산림생태복원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또한, 산불피해 회복을 위해 공공정원 조성과 무료관람서비스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인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원활한 복원을 위해 정밀조사를 적극 추진하여 산불 피해지 생태복원 및 복구대책을 앞장서 마련할 계획이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 2019년도 백두대간 생태계의 보전정책 지원과 연구를 하는 산림복원지원센터로 지정되었다. 2020 세계산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훼손된 산림면적은 약 4억 2천만ha로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약 66배라고 한다.우리나라도 황폐화된 국토의 녹화에 성공하였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여전히 산림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산림복원은 이러한 산림을 복구하고 생태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인간의 복지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숲의 면적을 넓히고 복원하기 위한 사업은 가장 시급한 일 중 하나이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산림복원’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산림생물자원의 보전을 강화하기 위해 백두대간 산림생물 자원의 조사, 멸종위기종 모니터링 등을 통해 보전기반을 구축하고, 백두대간 산림훼손지역의 산림생태계 복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생식물 종자정보구축, 복원용 종자생산을 위한 시드존(Seed Zone) 설정, 작물재래원종과 아시아권역 유용식물자원 수집 및 현지외 보전 등을 통해 야생종자의 글로벌 보존체계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 태범, 무궁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유학’ 활발한 근황 전해작년 10월 에버랜드에서 태범, 무궁 남매가 한국 호랑이 공동 연구를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유학을 왔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범궁남매를 위해 지난 1월부터 호랑이숲 운영을 중단하고 시설을 개선했다.하나로 된 대방사장에 철책을 설치하고 2개의 방사장으로 나눴다. 또한 환경개선을 위해 연못과 그늘동굴, 행동풍부화를 위한 놀이기구를 설치했다. 범궁남매는 약 6개월여 동안 적응기간을 거쳐 지난 4월 15일 호랑이숲 재개장에 맞춰 관람객에게 첫선을 보였다.범궁남매는 두살배기로 덩치는 크지만 아직 성장하는 단계로 호랑이숲에 적응을 위한 지속 훈련중에 있다. 현재 두 마리 모두 잘 적응하여 야외 대방사장에 나와 산책과 물놀이, 장난감 놀이 등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으며 식단으로는 쇠고기와 닭고기 4~6kg을 섭취하고 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앞으로도 보유한 호랑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며 호랑이숲의 새로운 변화를 통해 동물복지에 기반한 시설운영을 실현토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호랑이 보호교육을 실시하여 백두산호랑이 보전의 장을 구현하고 장기적으로는 호랑이 개체 수 확대 및 생태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지역축제 ‘봉자페스티벌’, 경제적·비경제적 성과 톡톡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지역 산·학·연·관·민이 참여하는 지역상생협력 및 지역특성산업지원을 벌이고 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를 위해 △계약재배 및 재배기술 보급 △지역 상생형 ESG 콘텐츠 개발 △청년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실시하는 등 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 지역농가와 위탁 계약재배 통한 상생 페스티벌 개최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역상생협력 프로젝트 일환으로 국민과 지역민이 함께하는‘봉자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봉자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 임·농가들은‘봉자 페스티벌’에 필요한 각종 야생식물을 위탁 재배해 조달한다.‘봉자 페스티벌’에 활용된 식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한 해 경북 봉화지역 32개 지역 농가가 계약재배사업에 참여했다.이를 통한 경제적·사회적 가치도 크다.‘봉자 페스티벌’을 통해 신규 창업 10건과 32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봉자 페스티벌’에 참여한 지역 농가는 5억 8천5백만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봉자 페스티벌’을 통해 수목원의 보유기술인 재배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지역 농가의 재배기술 역량도 크게 높였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작년 한 해 초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한 재배기술은 모두 15건으로 전년 대비 7%나 늘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SNS 홍보채널을 활용해 지역 농가들의 애로사항을 실시간 청취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수목원 ESG 콘텐츠 개발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수목원의 공간과 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역에 전시 문화를 확산하는 동시에 지역 예술인을 육성 및 지원하는 지역 상생협력사업을 진행중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해 주민 참여형 강연과 음악회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했다. 또한 지역상생협력 프로젝트 추진으로 지난해 7월 ‘제 16회대한민국 CSR/ESG’대상 지역사회 부문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경북지역 산림관광·문화 확산 공로를 인정받아 경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인 / 터 / 뷰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세계유일 야생종자 ‘시드볼트’ 보유한 亞 최대 수목원답게 차별화 운영 노력-원장 취임 2년이 되셨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재작년 7월 부임 당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사무처의 세종 이전과 국립세종수목원의 개원으로 조직이동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임기동안 조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업무시스템 정착에 최우선을 두었습니다.더불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고산식물 보전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수목원 내 멸종위기 고산칩엽수 보전원을 조성하여 현지외 보전에 힘쓰고 있습니다.또한 보전가치가 높은 멸종위기식물의 복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를 통해 산불로부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울진과 삼척지역의 산림자원과 천연기념물을 보호하는 중기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그린바이오 산업을 위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작년, 에센셜 오일 효능과 관련한 특허 3개를 출원해 (주)에세파인에 기술이전 하였으며 (주)드문 연구 수요를 반영하여 제품 효과를 검증하고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도움을 주었습니다.그 외에도 지역민과 함께하는 봉자페스티벌 개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였습니다.앞으로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수목원·정원 서비스 전문 기관이 되기 위해 산림청 및 관련 민·관 단체와 협력하여 국민행복에 기여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는 방문객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소속으로 백두대간 및 고산지역 산림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설립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전체 구역 5,179ha내에 206ha, 39개 전시원을 가진 아시아 최대수목원이자 세계 유일의 야생종자 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를 보유한 수목원입니다.또한 6마리의 백두산호랑이가 사는 호랑이숲과 백두산·한라산 및 중앙아시아지역 등 고산식물을 보유한 수목원으로 다른 수목원보다 많은 분야에서 차별되는 수목원입니다.천혜의 자연경관 조건을 가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3,940여종에 달하는 우리 자생식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활용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청송을 다르게! 바르게! 풍요롭게! 우리만의 색깔을 입히겠습니다.”지난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윤경희 청송군수가 민선8기 출범을 앞두고 향후 군정 추진방향을 발표했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지난 민선7기 숨 가쁘게 달렸었던 4년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며, 동시에 민선8기 청송의 미래를 향한 뜨거웠던 선거 열기를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본다.”며, “코로나19로부터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 군민들과 함께 하는 민선8기 청송군의 군정비전은 군민의 결집이 군정 운영의 중심이 되는 ‘하나 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민선7기의 성공적인 군정운영 경험이 있지만, 현재 유례없는 혼란스러운 세계상황과 경제 상태에 맞물려 민선8기 군정운영을 시작하기에 참으로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청송군민들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제 자리에서 본인의 생업과 본분을 놓지 않는 훌륭한 군민이다.”며 “이런 위대함을 청송군의 도약으로 보답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르고, 바르고, 풍요로운 민선8기의 3가지 군정 목표를 정하고 크게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청송군의 민선8기 군정비전은 ‘하나 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이다. 여기에는 군민이 필요로 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함에 있어 군민 모두가 행정과 하나 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고,특히 지역의 소득 증대와 군민 삶의 질 향상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이루어 ‘청송군의 무궁한 발전과 군민의 안녕’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또한 이를 실현할 군정목표는 “(다르게!) 새롭게 피어나는 미래농촌”, “(바르게!) 발맞춰 함께하는 나눔복지”, “(풍요롭게!) 문화로 미소 짓는 상생경제”로 설정했으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 (다르게!) 새롭게 피어나는 미래농촌농업이 주를 이루는 청송군은 봄을 시작으로 사계절 동안 여러 농업재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군은 자연재해가 닥쳐야만 해결하는 방안이 아니라, 농업재해를 당한 농민의 상심을 빠르게 달래고 다시 일터로 나갈 수 있도록 농업재해 대응 예산확보와 지역할증폐지 등 농작물 재해보험 제도를 크게 개선할 방침이다.이러한 지원을 시작으로 농민들이 애써 키워온 농축산물의 가격안정화와 수급조절 위해 농축산물 가격안정기금운용, 청송사과의 품질 향상을 위한 경북 미래형 2축형 사과원 조성, 청송과수 표준 메뉴얼 제작으로 청송사과 재배시스템을 혁신시킬 계획이며, 황금사과의 열풍을 일으키고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기 위한 기틀인 ‘황금사과 연구단지의 조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복안이다.또한 청송사과유통센터의 시설을 확충해 손쉽게 청송사과를 팔고 만날 수 있는 유통구조로 개선한다. 농민은 농사에만 전념하고 행정에서는 선진기술 도입·보급으로 농사짓기 좋은 환경을 닦아 기존 농업인뿐만 아니라 귀농인과 청년농부가 많아지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바르게!) 발맞춰 함께하는 나눔복지이어서 군민의 신체건강과 심리적 만족감을 뒷받침하기 위해 활기찬 사회활동 지원에 앞장선다. 이는 다양한 계층이 더불어 살고 있는 청송군민의 행복을 위해 두루 살피겠다는 의미이다.우선 노인 사회활동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거점경로당을 조성하는 한편, 행복청송 군민대학 운영 등으로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송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하는 이웃사촌 복지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남지방 건강증진센터를 활성화 위해 걷기프로그램, 건강 체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여 건강불평등을 해소하며, 지역아동센터를 확충하여 돌봄을 공백하고 지역아동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간다.또한 신축·이전한 청송인재양성원에 도시수준의 학습 시스템을 도입하여 지역 청소년의 학습권을 보장해 주는 등 학생과 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여건을 다져 나가며, 여기에 청송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항일의병기념공원 보수 및 콘텐츠 개발로 역사교육을 시행하여 청소년들에게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특히 청송버스 무료승차 지원으로 다양한 혜택을 교통제약 없이 누릴 수 있게 도와 드리며, 나아가 청송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편리한 교통으로 지역 구석구석 찾아볼 수 있도록 할 전략이다. □ (풍요롭게!) 문화로 미소 짓는 상생경제청송은 농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이지만, 관광지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넘치는 곳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맑은 공기를 가지고 있기에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에서 차별화된 체류형 관광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한국 관광100선에 이름을 올리며 정평이 나있는 주왕산 국립공원과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필두로, 골프장을 골자로 한 산림레포츠 휴양단지를 완공하고, 주산지 테마파크 조성사업 마무리, 한국산림사관학교 신설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간다.또한 전국규모 체육대회와 전지훈련을 유치하고 청송군을 배드민턴메카로 육성하여 여러 분야의 방문객들을 사시사철 청송으로 불러들일 예정이다. 관광객들의 증가량과 지역민 소비촉진에 발맞춰 청송사랑화폐 10% 상시할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관광객, 군민, 지역상인 모두에게 실질적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특히 올 가을에는 반드시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청송사과축제를 개최하여 청송사과의 우수성과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뽐내 관광객, 지역민 모두 한바탕 신나게 놀 수 있는 지역행사로 만들어 나간다.이와 함께 군은 장기적으로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동서횡단 철도 건설, 남북 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 등 광역교통망 확충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기 위해 발로 직접 뛰면서 청송군의 발전과 군민의 복리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군민의 안전한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전선 지중화사업, 지방상수도 확장, 탄소중립 지원센터 설립, 액화석유가스(LPG) 보급·확대 등으로 쾌적한 삼의 터전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끝으로 군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 신뢰받는 행정을 펼칠 계획이다. 공약이행을 위한 공약배심원단 운영, 군정발전 방안과 주요정책 수립과 자문, 시책 발굴 위한 지역발전협의회 운영, 새내기 공무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청송군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청송어람’을 운영하며, 특히 민선8기의 다양한 사업을 스마트마을방송 서비스를 통해 시간·장소 제약 없는 송수신 서비스로 주민들에게 홍보하여 예산절감과 행정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앞으로 4년간 해야 할 것도 많고, 군민을 위해 하고 싶은 일도 참 많다.”며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기 위해 발로 직접 뛰면서 청송군의 발전과 군민의 복리 증진에 최선을 다해 군민의 가슴에 다정한 바람이 풍성하게 일렁이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2-06-26
세상의 길들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긴 혹은 짧은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급습하기 전까지는. 사나운 빗줄기처럼 몰아쳐 온 역병의 기세는 한참을 집 주변만 서성이게 했다.이제 비가 걷히고 어두운 구름이 물러간다. 해가 비쳐 살갗에 닿는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우리의 여행은 다시 시작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들판에 핀 꽃들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전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이곳에 펼쳐놓는 여행의 단상과 기록들이 길잡이가 되어 길 위에서 뜻밖의 풍경들을 마주하길 바란다.6월의 제주에는 수줍은 신부의 부케 같은 꽃다발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노란 유채꽃이 봄의 전령이라면 파스텔을 칠해 놓은 듯한 탐스러운 수국이 제주의 여름을 알린다. 화사한 봄꽃이 저문 제주에 여름이 짙어지면 다양한 빛깔의 수국이 향연을 펼친다.어떤 색을 뿜어낼지 그 속내를 알 수 없어 더 신비로운 수국은 색마다 다른 꽃말을 지닌다. 한결같은 사랑을 속삭이다가 쉽사리 마음이 변하는 변덕을 부린다. 심보가 도깨비 같아 도채비꽃(도깨비꽃)이라고 불리는 수국이 다채로운 색을 뽐내는 여름 제주로 꽃놀이를 떠나보자. □ 제주 서쪽 관광명소 트로피칼 한림공원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한림공원은 1971년 10만여 평의 황무지 모래밭에 야자수 씨앗을 심어 일군 테마파크다. 에메랄드빛이 물든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사이에 있어 수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명소다.이 테마파크에 계절마다 다른 꽃을 피우며 매월 축제가 열린다. 6월에는 수국 동산에서 하얀빛, 핑크빛, 붉은빛, 보랏빛, 파란빛까지 다양한 색이 쏟아져나온다. 꽃잎의 색이 다른 이유는 토질 때문이다. 수국의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산성토양에서는 알루미늄 이온과 만나 푸른색 꽃이 피고, 염기성 토양에서는 알루미늄 이온과 결합하지 못해 붉은색 꽃이 핀다. 한그루에 다양한 색의 꽃이 피는 경우는 여러 갈래로 뻗은 뿌리가 닿는 토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국이 도깨비 같은 변덕을 부리는 이유인 셈이다.한림공원은 수국만 보고 가기에는 아깝다. 한라산 화산 폭발로 용암이 흘러 생긴 경이로운 동굴도 있다. 천연기념물인 협재굴과 쌍룡굴은 용암동굴이면서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석순과 종유석들이 자라고 있다.여름 수국을 즐기다가 시원한 동굴 안에 들어가 흘린 땀을 식히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 SNS 수국 명소 카페 마노르블랑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마노르블랑은 경관이 빼어난 산방산이 정원 배경이다. 개인 소유의 카페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언덕 위에 얹은 하얀 집이 그림 같고, 정원에서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 SNS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나 있다.6월이면 카페 정원에는 어김없이 수국이 만개한다. 웅장한 산방산과 어우러진 꽃밭은 수국 명소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야외 스튜디오처럼 잘 가꾼 포토존에서 꽃을 배경 삼아 인생 사진을 남긴다.산책로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붉은 수국 담길이 이어진다. 꽃이 열어 놓은 사잇길을 걷다 보면 삶에도 꽃길이 펼쳐질 것 같다. 산방산만 바라봐도 좋은 곳에 아름다운 꽃들이 덤으로 피어 있으니 시원한 커피 한 잔과 더불어 눈의 호사를 누려보면 어떨까. □ 조용한 바다마을 위미리 수국길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는 남쪽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다. 옛날에는 ‘쉐미, 뛔미’라 이름 불렀고 한자로 ‘우미촌(又尾村)’이라 표기했다. 해안 산기슭을 따라 중산간 지역까지 길게 펼쳐진 마을 북쪽에는 큰동산·족은동산·쇠동산이 있다. 쇠동산의 지형이 마치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고, 족은동산(작은동산)이 소의 꼬리와 닮아 ‘우미’라 부르다 지금은 ‘위미’로 바뀌었다.서귀포에서 남원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잔잔한 풍경을 따라가다가 닿게 되는 위미리는 겨울에는 바닷가 동백나무 군락지에서 붉은 꽃이, 여름에는 길가에서 푸른 꽃이 반긴다. 위미리 수국길의 꽃들은 여름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위해 인내하다가 길가에서 짧고 굵게 피어난다. 마을은 고즈넉한 포구를 품고 있다. 위미항 방파제에 핀 한 다발의 수국은 엽서 한 장에 담긴 그림 같다. 화려하게 가꿔 놓은 수국 명소보다 조금 쓸쓸하지만 항구를 포근하게 감싼 서정적인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제주의 속살을 마주한 듯 마음이 따뜻해진다. □ 사랑을 맺어주는 혼인지 수국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있는 혼인지도 수국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짙은 파란색 수국이 가득한 혼인지에는 설화가 전해진다. ‘제주’는 고려시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그 이전에는‘탐라’라 불리는 섬나라였다.탐라국의 시조인 삼신인(三神人)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는 수렵 생활을 하다가 온평리 바닷가에 떠밀려 온 오색찬란한 나무상자를 건져 올렸다. 상자 속에는 벽랑국의 세 공주와 오곡백과가 들어 있었다. 삼신인은 세 공주를 각자의 배필로 정하고 온평리 혼인지 연못에서 혼례를 올렸다.나무상자에서 나온 망아지와 송아지를 기르고 오곡 씨앗을 뿌려 농경 생활을 시작했다. ‘온화하고 평화롭다’라는 뜻의 온평리는 탐라국의 시작을 알린 곳으로 이때부터 제주가 흥하게 됐다는 전설이다. 이런 이유로 온평리는 혼인지 마을로 불리면서 전통혼례를 치르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온다.혼인지에 수국 피는 계절이 오면 연못가에서 푸른 꽃들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돌담을 따라 삼공주추원사까지 이어진 꽃길은 공들여 장식한 결혼행진 무대처럼 화려하다. 햇살에 부푼 꽃다발 앞에서 두 손을 꼭 잡은 커플들의 얼굴이 꽃잎처럼 화사하다. □ 환상의 드라이브 길 종달리 수국길제주시 구좌읍 종달리는 작은 종달새의 지저귐이 들릴 듯한 조용한 마을이다. 조선시대 제주에 부임한 제주 목사(지금의 제주도지사)가 성산읍 시흥리를 시작으로 마을을 순회하다 종달리에서 행차를 마쳤다고 해서 ‘마칠 종(終)’, ‘도달할 달(達)’을 써 이름 지었다. 끝에 도달한 동네, 종달리는 제주목의 마지막 마을이자 제주 올레의 마지막 코스다.낮은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유명한 소금 생산지였다. 소금의 질이 좋아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소금바치’라 부르는 소금밭 자리에 지금은 억새가 자라고 철새가 날아든다.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오름, 지미봉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성산일출봉, 우도까지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한 마을 해안은 용암이 식으면서 구멍 뚫린 기암괴석이 널려 장관을 이룬다. ‘고망난돌(구멍난돌)’을 시작으로 6㎞나 해안을 따라 나 있는 드라이브 길은 수국의 성지다. 바다와 엉킨 꽃무리는 환상적이다. 바다 너머 우도를 배경으로 도드라진 꽃들은 제주 수국 여행의 백미다. □ 석양빛에 물든 우도 수국제주시 우도면의 우도는 ‘소가 누워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라고 해 이름 붙여진 화산섬이다.1697년 조선 숙종 때 국유목장을 짓고 국마(國馬)를 사육하기 위해 섬에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헌종 때 김석린 진사 일행이 정착했다. 구좌읍에 속해있다가 1986년 우도면으로 승격했다. 제주 본섬에서 약 1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우도는 산호가 반짝이는 백사장과 우도 8경이 신비로운 섬이다.여름이면 소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쇠머리오름과 우도 등대공원 일대에는 수국이 들꽃처럼 피어난다. 바람 많기로 유명한 섬, 바람이 흥겹게 노래하면 꽃들이 현란한 춤을 춘다. 색의 일렁임을 따라 천천히 쇠머리오름 정상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너머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숙박이 아니면 차량 진입이 금지된 섬 안에서 스쿠터나 우도 전기차를 빌려 마을을 달리다 돌담 따라 핀 수국을 마주하는 것도 즐겁다. 해가 바다로 내려앉으면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섬은 고요하다. 섬에서의 하룻밤, 석양이 짙어질수록 쪽빛 바다는 붉게 물들고, 파스텔 수국 빛은 아련하다./제주=글·사진 이솔 객원기자 esol@kbmaeil.com
2022-06-23
경북도는 올해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메타버스 수도 경북’이라는 목표 아래 돈 되는 메타버스, 사람이 몰리는 메타버스, 디지털로 통합하는 메타버스를 추진방향으로 잡고, 도정 대전환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경북도는 △메타버스 인재 양성 △메타버스 산업 육성 △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조성 등 4대 분야 20개 중점과제를 통해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양성, 메타버스 아카데미 개설, 메타버스 영재교육센터 구축, 메타버스 전문학과 개설 지원, 메타버스 글로벌 한글캠퍼스 구축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의 기본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4일 메타버스와 현실을 융합한 신개념 디지털 방식으로 ‘메타경북 정책자문단 출범 및 메타버스 수도 경북 비전선포식’을 열고,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메타버스 관련 정책자문단을 출범하는 등 기업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이 자리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아마존 등 메타버스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북도는 메타버스 경북의 정의를 본캐릭터(본캐) ‘새바람 행복경북’, 부캐릭터(부캐) ‘메타버스 수도 경북(메타경북)’이라고 내리고, 정책자문단으로 하여금 메타버스 전략과제 기획·발굴, 산업·기술 동향 공유, 연구지원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을 위한 브레인 역할을 맡겼다. 특히, 경북도는 이철우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각 실국별 1 메타버스 프로젝트(24개), 시·군별 1 메타버스 프로젝트(23개), 산하공공기관별 1 메타버스 프로젝트(28개)를 추진과 대구광역시와 함께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사업도 발굴한다. 이 프로젝트는 총 88개로 향후 시·도민들이 메타버스 공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 사업이다.여기에 88개 메타버스사업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성(돈 되는 메타버스) △대중성(사람이 몰리는 메타버스) △적합성(디지털로 통합하는 메타버스) △시급성(우선순위) 등을 감안해 정책자문단으로부터 전략자문을 구하고, △(플랫폼)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 프로젝트 △(교육·체험) 지자체 최초 MR(혼합현실)기반 메타버스 교육·체험센터 △(인재양성+취업연계) 메이저 기업·대학 등과 협업을 통한 메타버스 아카데미 등을 대표사업으로 선정했다.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 프로젝트는 도 및 시·군, 단체 등의 메타버스사업을 담을 대표 플랫폼으로 1단계로 올 하반기부터 메타버스 신공항 및 한글·한복·한식·한옥 등 4대 한류 메타버스 체험-존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후 2단계로 실국 분야별 메타버스사업 및 시군별 특화 메타버스사업을 연동, 3단계로 타 광역지자체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하는 등 시·도민들에게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메타버스 신공항은 해외 유명한 공항의 출입국 프로세스, 스마트 시스템 등을 메타버스로 먼저 실험하고 체험한 뒤 실제 대구경북 신공항에 접목시킨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컨설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지자체 최초로 구축하는 MR(혼합현실) 기반 메타버스 교육·체험센터는 포항공대의 메타버시티 MR 강의실을 벤치마킹해 올 하반기부터 도민들에게 메타버스를 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특히, 경북도청 내 도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메타버스 체험 공간, 교육 공간, 휴게 공간 등을 마련하고 메타버스 기본개념, 제작기술 기초교육, 콘텐츠 제작 등 학생, 기업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메타버스 아카데미는 인재양성과 취업연계에 주안점을 두고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 제공을 통해 메타버스 개발자 및 창작자를 양성하여 메타버스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수학습, 자기주도 학습, 기업연계 학습 등 단계별 학습프로그램과 국내 주요기업 및 전문가 밀착 학습지원으로 메타버스 우수인력을 양성해 수요가 있는 기업에 인력 풀을 제공한다. 또한, 온라인 학습과 함께 MR기반 메타버스 체험·교육센터를 연계해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키고 하반기에는 권역별 아카데미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이와 함께 발굴된 4대 분야 메타버스사업도 전문가 자문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부사업과 매칭, 사업 규모화 등을 통해 국비, 민자 등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경북도는 메타버스사업의 구체적인 논리개발 및 타당성 확보를 위해 △메타경북 마스터플랜 수립 △메타버스-NFT(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연계 △메타버스 국책 및 지역거점기관 유치·설립 △메타버스 사회혁신센터 구축·운영 등의 연구용역을 6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국회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경북도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난 3월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 및 메타버스 산업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날 세미나를 통해 경북도는 RD 지원, 기반구축, 규제 샌드박스 등 종합적인 로드맵 수립과 메타버스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메타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원들에게 인식시키고, 메타버스를 창작할 크리에이터 양성을 통한 크리에이터 경제육성,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생산성 혁신, 공공 메타버스 인프라 서비스 구축, 메타버스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경북도는 메타버스 선점을 위해 서울시와도 협업도 진행했다. 양 시·도는 업무협약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선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도민들에게 제공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범적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메타버스 사업 상호 공유 및 기술 증진 △인재, 산업, 문화, 관광 등 분야별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책을 발굴 및 협업사업 추진 △반기별 ‘서울경북 메타버스 협업회의’ 개최 △지역 소재 메타버스 기업, 기관, 대학 등 민간 차원의 교류 지원 △‘서울경북 메타버스 Alliance’ 구축 등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경북도는 이러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예산확보의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국비의 경우 올해 정부 메타버스 예산 5천560억 원의 10%인 500억 원을 확보하고 지방비는 2026년까지 3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정부, 국회 등에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의 핵심사업인 메타버스 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디지털플랫폼정부 대표과제를 건의하고 사업채택, 예산확보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이와 관련, 이철우 지사는 “4차 산업 메타버스 시대는 반드시 온다.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메타버스를 통한 경북 대전환과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정부 구현과, 메타버스 선도국가로의 도약은 경북에서 시작하고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 가상제철소로 스마트팩토리 미래 그린다지난해 포스코는 연원료 최소 비용·최적 배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Digital Twin PosPLOT)을 개발했다. 포스코는 제선·제강 공정을 가상의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탄소배출 등 환경 영향과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PosPLOT은 POSCO Process based Lowest-cost-oriented Optimization Technology의 약어로, 철강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연원료 부문에서 최소비용으로 최적의 배합을 찾으려고 개발한 포스코 고유의 시스템이다. 포스코는 원료 가격 변동성 증가와 탄소배출 이슈 등 경영환경 변화로 연원료 투입과 배합을 상시 조정해야 했지만, 원료의 수많은 성분들을 고려하며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기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포스코 기술연구원은 2014년부터 복잡한 최적해를 계산하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고, 2019년부터는 철강부문 선임조직에서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면서 생산기술·마케팅·구매투자본부간 적극적인 소통과 그룹사의 협업으로 연구 결과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 시스템을 활용하면 품질, 원가, 생산 영향은 물론 ESG관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까지 2분 이내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은 2020년 말 정식 오픈해 현재 약 350명의 직원이 활용하고 있으며, 유관부서 간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전사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원료실 담당자는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을 활용해 구매, 조업, 품질 조건을 변경하며 최적해를 산출할 수 있어 연간 구매전략 수립에 유용하다. 제철소의 가공비를 고려한 사용성을 쉽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했다.2022년에는 경영계획 수립단계에 시스템을 활용하고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은 포스코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동종업계 최초로 온라인 가동되고 있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1년 8월 25일 개최된 포스코 기술컨퍼런스에서 기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디지털트윈 모델 공장으로 선정됐으며, 향후 탄소강공정 중심의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을 스테인리스 공정까지 확장하고, 디지털 트윈 컨셉에 맞춰 시스템 리뉴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향후 탄소중립 전략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안전한 작업장 구현도 스마트하게최근 포스코의 화두는 ‘스마트 안전(Smart Safety)’이다. 지난해부터 포스코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작업안전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용 로봇, 스마트 CCTV 등을 이용해 고위험 수작업을 자동화하고, 밀폐공간 유해가스 존재 여부를 사전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세이프티볼(Smart Safety Ball)을 개발했다.최근에는 제철소 작업안전관리를 위해 포스코 ICT와 함께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작업별위험정보, 개소별 작업자 현황, 관계사 투입 현황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관련 인원은 누구나 각 작업 개시 전부터 안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기존에도 포스코는 제철소 내 작업 및 작업자 정보를 관리하고 관련 부서 및 담당자에게 제공해왔다. 그러나 작업관리자가 직접 수기로 작성했기 때문에 실시간 통합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포스코는 이러한 현장 작업자들의 VOC를 수렴하고 문제점을 반영해 제철소 환경에 최적화된 통합 작업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포스코는 포스코ICT와 협업해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전 사업장에 적용 중이다.특히 작업관리자는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교육 이수 여부, 작업 수행 이력 등의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최적의 안전작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작업계획 수립 시 작업자의 과거 이력정보를 알 수 없었으나, 현재는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상으로 사전 등록된 작업자의 작업이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교육 미이수자, 초도 작업자, 고연령자 등은 시스템에서 별도 표시돼 미적격자의 작업 투입을 제한하고 취약 작업자의 고위험 작업 배치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계획된 작업자와 실제 투입되는 작업자를 현장에서 최종 확인할 수 있어 임의의 작업자 변경에 따른 마지막 안전 리스크까지 관리할 수 있다. 만약 작업 수행전 해당 작업을 위해 결정됐던 작업자 대신 임의의 작업자가 긴급히 투입되면 사전 작업미숙지로 인한 각종 안전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 수행전안전미팅(Tool Box Meeting)에서 작업자가 출입증을 스마트폰에 태깅(Tagging)하면 계획된 작업자와 실제 작업자의 일치 여부가 확인된다. □ 곳곳에 자리잡아가는 스마트 시스템‘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5월 현재 관계사를 포함해 1만1천여 명 이상의 제철소 내 근무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실제 제철소 내 작업을 수행하는 포스코 및 관계사 직원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작업현황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들의 VOC를 정기적으로 청취하고 있으며, 관계사 직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활용하는 실질적 안전관리툴(Tool)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 개선해나갈 방침이다.지난 5월에는 RIST, 포스코홀딩스미래기술연구원, 중소기업과 협업해 지게차 자동정지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지게차에 적용되는 안전 기술은 충돌 위험시 운전자에게 경고 알림을 보내는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은 ‘영상 인식 기술’, ‘자동 정지 제어’ 등이 적용돼 충돌에 따른 재해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에 적용된 ‘영상 인식 기술’은 AI·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사람과 사물을 구분해 인식한다. 지게차에 설치된 광각렌즈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지게차와 사람간의 정확한 거리를 산출해 경고 알람을 울린다. 지게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는 지게차와 작업자에 태그(Tag)를 부착해 거리를 측정해 왔는데,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기술은 별도의 태그 없이 충돌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여기에 ‘자동 정지 제어 기술’을 더해 안전사고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지게차가 주변 작업자에게 접근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지게차가 단계적으로 자동 정지한다. 충돌 위험 거리가 6m 이내일 경우 알람이 울리고(1단계), 4m 지점에서는 감속이 시작되며(2단계), 2m 이내로 작업자가 근접하면 지게차가 자동 정지한다(3단계).이외에도 지게차에 설치된 조명을 활용해 지게차 주변의 위험 구역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현장 작업자가 지게차 주변 위험구역에 진입하면, 지게차 조명이 붉은색으로 바뀌어 작업자가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포스코는 제철소 내 기술 적용 이후 협력사까지 확대해 협력사 ‘영남산업’과 ‘대명’의 지게차에도 신기술을 적용했다. 향후 포스코는 해당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국내 기업 및 기관에 포스코의 경험과 기술을 전파하고 지게차와의 충돌사고를 예방해 산업안전 확보에 기여할 예정이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한꺼번에 실시됐다.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이후 3개월 만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지지율을 보이며 4년 전과는 판이한 정치지형을 보였다.대구·경북 지역은 대선 승리 이후 더욱 강한 보수성향을 보이며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2명 전원과 대구 8곳과 경북 23곳의 기초단체장 31명중 무소속 당선자가 탄생한 영천·의성·울릉 등 3명을 제외한 28명이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대구 달성군과 경북의 김천, 안동, 영천, 봉화, 울진 등 모두 6곳에서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배출됐다. 특히 경북 구미시장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은 4년전 보다 국민의힘 강세가 더 뚜렷해졌고 보수의 심장임을 재확인하게 됐으며 일당 독주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본보는 창간기념을 맞아 14대 대선과 지방선거로 달라진 대구·경북지역의 달라진 정치지형을 점검하면서 일당 독주체제 극복을 위한 다양성 부족이라는 과제해결 방안을 논의해 본다. (편집자 주)□4년 만에 보수로의 회귀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경기도와 광주·전남·전북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에서 국민의힘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들이 대거 당선됐다. 전국 교육감도 지난 지방선거 당시와 비교할 때 17명 중 8명이 보수성향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진보시대의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다.물론 대구·경북지역도 예외는 아니었고 몇몇 광역·기초의원을 제외하면 거의 이변은 없었다.선거 결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등 광역단체장 2명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기초단체장은 대구 8곳 전원, 경북은 영천과 의성·울릉 등 3곳의 기초단체장만을 제외하고 20곳에서 모두 승리해 대구·경북지역이 여전히 보수의 텃밭임을 재확인했다. 이는 대선에서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역 유권자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4년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미시장이 당선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달라진 정치지형임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을 뿐이며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일 것이라는 관측도 들어맞지 않았다. 무소속 당선자들도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친 국민의힘 성향으로서 실질적으로는 보수진영 인사의 전원 당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선 승리후 보수층이 더 결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제1야당인 민주당은 대구·경북 지역 31곳을 통틀어 겨우 11명의 후보만을 등장시켜 체면을 구겼고 대구시장에 후보를 낸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기초단체장 후보를 단 한명도 내지 못했다.□제3회 지방선거때부터 특정정당 독점화그동안 8차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국민의힘과 보수 정당 후보들이 100% 당선된 경우는 몇차례 되지 않아 싹쓸이는 거의 없었다.민자당이 여당이었던 제1회 지방선거때 대구는 자민련의 오기환 동구청장, 이재용 남구청장·이명규 북구청장·김규택 수성구청장·황대현 달서구청장·양시영 달성군수 등 6명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었다. 경북은 민주당 박기환 포항시장과 박팔용 김천시장·정동호 안동시장 등 14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에 대구·경북지역에 모두 20명이나 민자당 출신 이외의 인사들이 당선되면서 비주류 정당과 무소속 기초단체장들이 나오면서 지역 정치색이 어느정도 다양성을 보였다.제2회 지방선거에는 대구는 이재용 남구청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됐을 뿐이고 경북은 자민련 김학문 문경시장·김수남 예천군수, 새정치국민회의 신정 울진군수 및 무소속 정동호 안동시장 등 모두 5명이 당선되면서 다양성을 이어갔다.제3회에는 대구는 전원 한나라당이 당선됐다. 경북은 박팔용 김천시장·박인원 문경시장 등 2명이 무소속 당선돼 이때부터 지역에 특정정당 싹쓸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제4회때 대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대구가 특정 정당의 텃밭화의 길을 걸었고 경북은 정윤열 울릉군수·이태근 고령군수·박영언 군위군수·김복규 의성군수 등 4명이 무소속 당선되면서 무소속 명맥을 유지했다.제5회에는 보수당이 아닌 무소속은 대구의 경우 서중현 서구청장·김문오 달성군수 등 2명, 경북은 김주영 영주시장·신현국 문경시장 등 모두 8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나와 특정 정당 일색이라는 색깔론에서 벗어나는 듯했다.그러나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전원 새누리당으로 채워졌고 경북은 무소속 이정백 상주시장·김주수 의성군수·한동수 청송군수 등 단 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제7회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를 제외한 기초단체장 당선인은 대구는 무소속 김문오 달성군수, 경북은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을 제외한 김충섭 김천시장 등 5명이 무소속 후보로 당선돼 비주류의 명맥을 이어갔다.하지만 이번 제8회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은 보수당의 텃밭으로 회귀했다.□중선거구제로 그나마 희망의 불씨는 살려지역에서 제대로 후보를 내지 못했던 민주당은 제8회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의원 56명을 배출해 그나마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당초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공천 파동 등으로 인해 전멸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는 등 선거 여건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보수텃밭에서 민주당은 광역·기초의원들이 선전하며 그나마 재기 가능성을 보여 진보 셩향의 지역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안겨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기초의원의 경우 2∼5인까지 선출할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중대선거구제 선거 특성상 다소 낮은 득표율로도 충분히 당선권에 들 수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에서 2∼3위 권에 들어 당선된 케이스가 많았다.민주당은 대구의 경우 지역구 기초의원 24명, 광역 비례 1명, 기초 비례 1명 등 총 29명이 당선됐고 경북은 지역구 기초의원 21명, 광역 비례 2명, 기초 비례 4명 등 총 27명이 당선됐다. 중대선거구제의 효과가 아니었다면 이보다 더 못한 결과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다양성 확보 위한 선거구제 변경 시급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는 특정지역 특정정당의 독점화라는 고착화된 상황의 타개책 마련이 우선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그 대안이 한 선거구에서 2∼5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특정 정당으로의 쏠림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고 이미 특정 정당이 지방 의회 의석 대부분을 독식하는 현상이 반복돼 온 자치구·시·군의회 선거에 지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광역의회의 반대 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만 실시됐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시범지역에만 도임되는 등 전국적으로 실시하지는 못했다.우리나라는 3차 개헌 후 참의원 선거시 이 선거제가 처음으로 도입됐고 제4공화국과 제5공화국 당시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에 중선거구제를 채택한 바 있다.하지만, 일본이 실시하고 있는 중선거구제하에서 후보자는 득표활동을 위한 정책보다는 이익유도에 집중하고 지역구에 고착화된 고정지지표를 바탕으로 한 번 당선되면 이후 어렵지 않게 재선, 다선에 등극하는 단점이 드러났다.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인 조정 변호사는 “현재의 특정정당 독점화를 깰 수 있는 것은 중대선거구제로의 변화를 통해 지역정당 출현 등 다양성이 확보돼야 정치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며 “정치권은 중대선거구제의 단점보다는 제대로 된 지방분권 실현과 특정정당으로의 쏠림현상만이라도 개선하도록 선거구제도의 개선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경상북도의 역점사업인 동해안 원자력 거점 조성계획이 탄력을 받는다.문재인 정부시절 탈원전 정책에 따라 이미 예정된 원전도 백지화 되는 등 경북도는 엄청난 난관에 봉착했다.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을 공식폐기해 원전 클러스터를 꿈꾸는 경북에 새로운 희망의 불길이 되살아났다.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에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가 포함됐다.국정과제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및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을 비롯한 원전의 적극적 활용, 원전 핵심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RD, 인력양성을 통한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하는 원전수출산업화, SMR(소형모듈원전) 개발 및 원전연계 수소생산 등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 주요 사업이 포함됐다.또 한미 원전동맹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원자력 협력 외교 강화, 고준위 방폐물 처분 방안 마련을 위한 방폐물 관리, 원자력 안전 확보 등의 내용도 담겼다.□ 원전 클러스터 탄력신 정부의 원전강화 방침에 따라 경북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확정된 후 발 빠르게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추진위원회를 개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원자력 주요 사업을 건의하고 소관 중앙부처를 방문해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핵심 사업들이 국정과제에 담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경북도의 건의 내용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시 재개, SMR특화 국가산단 조성, 원자력 활용 수소생산 실증 및 국가산단 조성, 국립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 지방이전 과학기술연구기관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이다.원전산업의 국정과제 반영으로 경북 원전사업 육성이 강한 탄력을 받게 됐다.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및 기존 원전 계속운전으로 소요되는 각종 부품 발주 등 원전 산업계 일감이 창출될 전망이다.탈원전 정책으로 침체됐던 원전기술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도 활성화 돼 원전 생태계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SMR 시장을 선점하고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한다는 계획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경북도는 이미 경주에 SMR 개발을 담당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조성 중이며, SMR 사용화를 통한 수출 공급망 확보를 위해 SMR 특화 국가산단 유치를 추진 중이다. 울진에는 원자력 활용 수소생산 및 기업유치를 위한 수출·실증단지를 조성 할 계획이다.원자력의 고온 열과 전력을 활용, 값싸고 질 좋은 그린수소 대량생산도 기대된다.이외에도 경북도는 원전해체, 소형모듈원자로 등 첨단기술 수요에 따라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며, 국립 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과 한수원 아트센터 및 연수원 설립도 추진한다.앞으로 경북도는 확정된 국정과제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소관 중앙부처, 국회 등을 찾아 관련 사업을 설명하고 국비 반영 등 각종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과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경북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우수인력의 유출, 원전생태계 파괴 등 문제도 심각했다.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는 당연하며 좋은 결정”이라며 “원전사업재개는 우수한 인력이나 인프라가 더 유출되기 전에 빨리 진행돼야 하는 만큼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SMR 기술개발, 원전활용 수소생산 등 주요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 소형모듈원자로(SMR) 탄소중립시대EU 집행위는 최근 원전 투자를 친환경,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녹색금융 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기준안을 확정했다. 이에,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이행과 친환경에너지 전환 추진과정에 원자력의 역할을 인정한 당연한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최근 미국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을 무공해 전원으로 발표했으며,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도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계획을 발표한 것은 EU 그린 택소노미와 맥락을 같이한다.원자력에 대한 재평가는 발전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제로에 가까워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도 보완할 수 있다는 원전의 장점에 기인한다.경북도는 지난해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향후 미래 원자력 먹거리인 ‘글로벌 초기 SMR 원전시장 선점’의 초석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현재 국비 2천700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6천540억원을 들여 경주 감포읍 일원에 국내 SMR 연구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으로 2025년 완공 목표다.경북도는 연구단지를 바탕으로 SMR 제조, 소부장 기업 집적을 위한 SMR 산업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장래 지역에 SMR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또한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IAEA 연계 국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조성과 국립 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등 각종 연계 사업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아울러, 수소생산에 적합한 SMR인 고온가스로(HTGR)를 활용해 미래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자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을 통해 수소 저장·운송·활용 등을 산업화한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타당성 연구용역을 올해 마무리하고 산업부와 과기부 등 정부에 국비 반영을 위한 예비 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경북도 관계자는 “과거 원자력은 해외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기저전력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향후 국가 에너지주권 확보와 탄소중립 실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SMR을 중심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연계해 환동해 지역을 SMR 글로벌 거점지역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자력클러스터 2조5천억원 투입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폐기에 따라 원자력 클러스터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위원회는 원전지역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활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2년에 구성된 자문회의 기구이다.하지만,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방침에 따라 다소 맥이 빠졌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원전을 강화함에 따라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원자력 클러스터 추진 전략목표는 당초 4개 분야 12개 사업에서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을 거쳐 연구실증, 인력양성, 산업육성 등 5개 분야에 19개 세부사업으로 재구성하고 경주 및 울진 동해안 지역에 2조4천578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난 4월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가 첨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향후 전략을 세밀하게 논의했다.특히 회의에서 울진이 주목을 받았다. 울진군은 계획된 신한울 4기가 건설되면 총 10기의 원전을 보유한 최대집적지로서,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생산 실증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원자력 수소기술 개발 공약인 ‘수소병합원전 개발 및 수출상품화’와 맥락을 같이해 귀추가 주목된다.또 새 정부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계획에 발맞춰 ‘SMR특화 국가산업단지’와 차세대원자로를 연구할 혁신원자력연구단지와 연계한 관련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고 원전수출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원자력클러스터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경북도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 방사성폐기물정밀분석센터 등 굵직한 사업을 유치하며 RD기반을 확보하는 등 미래원자력의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원전정책 대전환기를 맞은 만큼 정부와 긴밀하고 신속한 협의로 원자력클러스터 사업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2-06-22
경북매일신문이 새로운 언론매체로의 진화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창간 32주년을 맞아 AI 뉴스 플랫폼을 이용해 신문 기사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획기적인 AI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몰이 중이다.경북매일의 실시간 뉴스를 현직 뉴스 진행자를 빼닮은 AI 아나운서가 자체 제작 유튜브를 통해 직접 전달하는 경북매일신문의 AI 뉴스 서비스는 활자로는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생생한 소식을 영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전국 언론사 중 최초인 경북매일의 AI 뉴스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매체의 다양화로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과 혁신의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 △새로움을 향한 사회적 대화의 시발점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디지털 기술이 강화되면서 이제 신문은 더이상 종이매체에 머물 수 없게 됐다. 웹, 모바일을 겨냥한 매거진과 뉴스레터들이 또 다른 읽을거리로 부상하면서 디지털은 신문의 또 다른 생존전략 영역이 됐다.신문 미디어가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미 지난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스마트 미디어의 대명사인 ‘스마트폰 신문’은 뉴스의 즉시성과 휴대성의 장점을 통해 ‘종이 신문’을 능가하고 있다. 실제로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신문 구독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런 변화로 인해 정치·경제·사회적인 공공문제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민주사회로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언론학자들의 우려도 있다.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지난 2010년 8월 ‘테크놀러지의 미래’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서 “종이책은 죽었다”고 했다. 그는 종이 시대의 종말과 함께 종이 신문은 앞으로 5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종이 신문과 스마트 미디어 융합의 시대 흐름에 따라 경북매일은 뉴스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어냈다. 신문 읽기 과정이 일방향이 아닌 상호작용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진화함에 따라 AI 아나운서를 통해 영상과 소리를 활용한 쌍방향 정보처리 방식을 적용해 ‘들으며 즐기는’ 뉴스 제공이라는 혁신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용자 니즈(needs)가 길잡이신문(news paper)은 말 그대로 새로운 정보나 소식을 전하는 매체다. 뉴스 수용자인 독자들에게 정기적으로 기사를 제공하며, 그들의 정신적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그 대가로 이윤을 추구하는 공공성을 지닌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보다 나은 세상 구현에 나서는 선봉자가 되는 것이 신문의 임무다.최근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문명적 변화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과 같은 뉴테크놀러지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기술적 발전을 통해 더욱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다. 대세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결 속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적응할 것인가는 신문 산업의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문시장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20페이지 이상 빽빽하게 글로 채워진 지면을 소화해야 하는 신문 읽기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간이 드는, 불편하고 골치 아픈 일이 됐다. 기사체의 문장은 블로그나 SNS 글과 달리 딱딱하기 이를 데가 없다. 경북매일 AI 뉴스는 실시간으로 경북매일 뉴스를 AI 아나운서가 들려주기 때문에 초스피드 시대에 걸맞는 실시간 정보전달의 메커니즘을 구축한다. 뉴스 전달 방식도 유익하고 흥미적인 요소를 갖춰 영상과 텍스트가 결합돼 흡인력을 가질 수 있다. 플랫폼의 다양화를 통해 쇠퇴해가는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 기반 확대 및 매체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조건이 되기도 하다.신문이 생산자인 신문사의 이윤 확대와 사용자인 독자의 윤택한 생활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의 니즈를 추출, 반영하는 전략이면서도 트렌드 중심의 프로세스를 통한 고부가가치의 디자인 모델을 필요로 한다. 올해로 창사 32주년을 맞은 경북매일신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명실상부한 디지털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미디어로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한다. 새로운 시도는 많은 설렘도 주지만 두려움을 수반한다.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플랫폼에 의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콘텐츠가 더 많은 독자를 향해 흐를 수 있도록 물꼬를 트고, 새로운 플랫폼을 고안해야 한다. 그 저변에는 신문 매체 이용자인 독자에 충실하고자 하는 언론 정신이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본지 뉴스 접해 현장기자 캐릭터 개발도 추진경북매일 AI 뉴스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최상석 미디어본부장으로부터 경북매일 AI 뉴스 제작 현황을 들어보고 앞으로의 발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AI 뉴스와 일반 뉴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AI 뉴스는 글자 그대로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글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활용해서 신문기사를 방송뉴스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신문이라는 활자매체가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영상매체로 바뀌는 것이다. 뉴스 기사의 전달이라는 본질적인 역할은 변함이 없지만 뉴스 수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경북매일신문의 뉴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뉴스 제작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지난 20대 대선 기간에 선보였던,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AI 영상이 큰 화제가 됐다. 그 영상을 제작했던 ‘(주)딥브레인’이라는 회사의 뉴스제작 플랫폼을 활용해 경북매일신문 AI 뉴스를 제작하고 있다. 김현욱 AI 아나운서가 메인뉴스를 맡고 있는데 신문기사를 입력하면 김현욱 아나운서의 음성과 몸짓으로 전달된다. 여기에 동영상과 자료 사진을 배경으로 하고 자막을 넣어 실제 방송 뉴스처럼 만들어 내고 있다.-독자들이 경북매일 AI 뉴스를 볼 수 있는 방법은.△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6시에 5분 정도의 길이의 ‘경북매일 헤드라인 뉴스’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이를 경북매일신문 홈페이지에 같이 올리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클릭하시거나 ‘경북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 놓치지 않고 AI 뉴스를 시청하실 수 있다.-경북매일 AI 뉴스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신문사에서 AI 아나운서를 전격 도입해서 방송을 만드는 시도는 경북매일신문이 아직까지 유일하다. 전국 최초일 뿐만 아니라 어쩌면 세계 최초일지도 모르겠다. 기존 신문매체에서도 영상뉴스를 만드는 곳이 많고 유튜브 채널로 유통하는 방식은 흔해졌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AI 아나운서를 활용해 독자들이 보다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다가갔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앞으로의 계획은.△현재는 기존에 제작이 완료된 AI 아나운서를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과제 중의 하나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자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AI 캐릭터를 뉴스 전달 뿐만 아니라 지역홍보, 기업체 정보 전달, 시민 캠페인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 중에 있다. 경북매일신문이 지역 정론지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뉴스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포항시가 천혜의 해양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며 철강산업도시에서 매력적인 해양문화관광도시로의 시원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1지방선거를 통해 ‘3기 이강덕호’ 출범이 확정되면서 1∼2기에 걸쳐 이강덕 포항시장이 역점 추진한 해양문화관광도시 포항이 마침내 완성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 스카이워크, 스페이스워크에 해상케이블카까지포항시에 따르면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영일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영일만 해안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환호공원, 포항시립미술관, 송도해수욕장과 포항운하 등을 포함한 환호동∼중앙동∼송도동 일원 2.41㎢가 지난 2019년 영일만관광특구로 지정됐다.시는 최근 일상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영일만관광특구협의회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트렌드에 맞춘 특구의 관광컨텐츠 및 관광상품 아이디어 발굴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하며 특구 관광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포항은 경북 해안선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204㎞에 달하는 천혜의 해안 절경이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북으로는 화진·월포·칠포, 남으로는 구룡포·칠포·도구 등 해수욕장과 오도리 등 피서와 휴식을 즐길 간이 해변과 ‘SNS’를 통해 인생사진을 촬영할 ‘뷰맛집’ 곤륜산 등 다양한 천혜 해안 절경과 기암괴석들이 마치 목걸이를 이루는 진주처럼 바닷가를 따라 알알이 박혀있는 것이 포항만이 가진 소중한 해양관광 자산들이다.포항시는 이를 더욱 활용하고 천혜의 바다 경관을 체험할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인 청하면 이가리 닻 전망대와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환호공원의 스페이스워크와 여남동의 스카이워크, 영일대와 송도 해수욕장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워터폴리 전망대 등을 최근 연이어 조성했다.특히 지난 4월 임시개장 이후 평일 1천500명, 주말 3천명 이상 몰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국내 최대 해상보도교인 스카이워크도 이달부터 야간 운영을 시작, 밤바다 정취를 만끽하며 한층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스카이워크는 평균 높이 7m, 총길이는 463m에 이르는 전국에서 가장 긴 해상 보도교로, 바닥이 투명한 특수유리로 제작돼 마치 바다를 걷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출입구가 해안 산책로와도 연결돼 있어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포항 영일만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이달부터는 멋진 조명과 함께 야간개장을 통해 밤바다의 아름다운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또한, 지난해 11월 개장 이후 누적 관광객이 50만 명을 훌쩍 넘긴 ‘스페이스 워크’는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국내 최초·최대 체험형 조형물이다.마치 우주를 걷는 기분이 든다는 의미로 스페이스 워크로 이름 붙여진 이 철제 조형물은 길이 333m에 이르는 트랙이 높이 57m까지 뒤엉켜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신비로운 기분과 함께 푸른 동해 바다를 한눈에 보고 직접 느낄 수 있어 하루 평균 3천명 이상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이와 함께 영일대해수욕장 일원 환호공원과 여객선터미널을 가로지르는 길이 1.8㎞의 해상케이블카를 조성 중이다.해상케이블카가 건립되면 영일만관광특구를 대표하는 핵심이자 스페이스워크 등과 연계해 관광객들을 더욱 유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의 도심 해양관광과 MICE 산업의 허브이자 중심축이 될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과 500실 규모의 특급호텔 유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호미반도 해안둘레길’로 이어지는 끝없는 발길호미반도와 영일만을 품은 해안둘레길에도 언텍트 힐링 관광을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포항시 호미곶∼송라 지경리까지 긴 해안에 설치된 데크로드와 전망대, 방향표시판과 포토존, 로프난간 등 해안둘레길 풀코스 112㎞ 중 아직 설치되지 않은 일부 잔여 구간을 조만간 완공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아름다운 포항의 해안선을 따라 각 지역의 역사와 전설의 이야기까지 담은 트레킹로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인근 카페와 식당 등과 연계해 관광벨트로써 해양 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지정되며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호미곶등대와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 호미곶해맞이광장과 새천년기념관, 동빈내항의 포항함 체험관과 포항을 배경으로 한 인기 힐링 드라마 촬영지인 구룡포와 청하 일원의 아름다운 해안 경관들도 빼놓을 수 없는 포항의 해양 관광 자원이다.특히 포항시는 천혜의 해안경관과 바다 생태계의 보고인 호미반도 일원에 ‘국가해양정원’을 조성해 해양생태·문화·관광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경북도 등과 힘을 합쳐 국가해양정원 지정을 위해 지난 4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와 전문가자문회의를 가진데 이어 올해안에는 국가사업 반영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 사업은 호미곶 일대 해양생태계를 비롯해 장기면의 장기읍성·유배문화, 동해면 연오랑세오녀 설화와 국내 최대 규모의 모감주나무 군락, 구룡포읍 근대역사(적산가옥거리) 등의 생태·문화·역사인문 자원을 아우르는 것이 목표이다.호미반도 일원에 해양정원센터, 바다도서관, 친환경버스투어 등을 계획하는 국가해양정원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 생태계 보호와 인문 교육까지 어우러진 특별한 친수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이와 함께 포항시는 흥해 오도 주상절리 탐방로, 여남지구 해양문화 공간 조성, 마리나 계류장 등 포항의 매력적인 해양 명소를 활용해 체험, 관광 자원화하는 시도를 지속 추진 중이다. □ 해양관광을 중심으로 포항관광 리부팅 선언포항시는 해양문화관광과 더불어 해양레저 중심 도시로의 도약 또한 꿈꾸고 있다.‘전국 3대 서핑의 성지’로 불리며 전국에서 온 서핑객들로 넘쳐나는 흥해읍 용한리 해변에 최근 ‘용한서퍼비치’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장비보관실, 탈의실, 샤워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포토 존도 마련해 더욱 편리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어 서핑객들의 방문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시는 각종 전국대회와 국제대회 유치까지 준비해 명실상부한 최고의 서핑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패달보트, 카약, 딩기요트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교육받으며 즐길 수 있고, 포항운하에서는 포항 비치 맨발걷기, 야간 카약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수시로 진행돼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해양 레포츠를 다가가고 있다.포항시는 올해 포항관광 리부팅(Re-Booting·새로운 시작)을 선언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 변화된 관광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포항만의 관광 생태계와 콘텐츠를 더욱 확보해 관광스펙트럼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광생태계 혁신, 관광콘텐츠 확장, 타깃별 전략마케팅 강화 빅이벤트 축제 개최 등 4대 분야 20개 과제 발굴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 축제를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쳐 2년 만에 정상 개최,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상생을 견인할 계획이다. 지역대표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오는 9월쯤, 포항해병대문화축제는 10월쯤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변화된 관광 추세에 발맞춰 호미곶에서 ‘포항캠핑페스타’를 7월에, 도심 철길숲에서 ‘철길숲야행축제’를 8월 새롭게 마련하면서 지역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계획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만이 가진 해양과 문화, 관광 자산을 지속 발굴하고 활용해 관광, 레저, 문화가 공존하는 환동해 해양문화관광도시 포항을 만들어 가겠다”며 “이를 위해 민관 협력과 포항만의 관광 정체성 확립을 강화하고, 관광이 지역 경제 활력소가 돼 포항의 미래먹거리인 관광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년 7월 3일 포스코는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최초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이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활용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는 공장을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8년부터 선정하고 있으며, 해마다 2차례에 걸쳐 발표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2019년 7월 포스코가 등대공장에 등재됐다. 등대공장 선정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는 얼마나 진화했는지 상·하 두편으로 나눠 살펴본다.등대공장 상징 ‘스마트 2고로’쇳물 생산, 직관서 데이터로 예측포항제철소 2고로는 2017년 이후 5년에 걸쳐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고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스마트 고로는 제철소 고유의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기존 조업 기술을 성공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의 내부 온도는 최대 2천300℃까지 치솟기 때문에, 고로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에는 표면의 온도, 압력, 가스 성분으로 용광로 내부의 상황을 추정했고, 고로 운전 또한 수동제어로 실시됐기 때문에 제철 공정은 숙련된 직원의 경험에 의존하는 프로세스로 여겨져 왔다.새롭게 제시된 ‘스마트 고로’는 실시간 측정된 데이터로 수많은 케이스를 학습하고, 용광로 상태를 스스로 체크해 조업 결과를 미리 예측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 제어해 품질 편차가 적은 쇳물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다. 경험과 직관에 의해 제어되던 쇳물 생산을 데이터에 맡기게 된 것이다.스마트팩토리 기술개발을 위해서 2018년 산·학·연의 ‘스마트 고로’ 협력체계가 구성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업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 IoT 센서 및 영상처리기술과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벤처기업,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지역 대학·연구소가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활용 고로 자동제어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산·학·연 협업 체계를 구축을 시작으로, 포스코 고유의 스마트팩토리 인프라인 ‘포스프레임(PosFrame)’이 적용됐다. 시범운영을 거쳐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 제철소 스마트화에 나섰고, 2020년에는 조업을 넘어 설비·물류·안전·사무 등으로 스마트팩토리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스마트 고로의 정보는 포스프레임에 모인다. 제철소는 생산 계획부터 최종 제품을 고객사에 인도하기까지 모든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여의도 3배 면적의 제철소에 산재된 수백 개의 공장들에서 생성되는 정보들을 한 곳에 모으고, 이를 정형화·데이터화하기 위해서는 제철소 특성에 맞춘 데이터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이 필수적이다. 포스프레임을 이용해 약 3개월 후의 쇳물 생산량을 예측하고, 이후 제품 생산까지 연결해 고객사에 차질 없이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포항제철소 2고로의 스마트 고로 도입은 철강 생산량 증대와 품질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했다. 생산량이 연 8만5천t 증가했고, 품질 불량률이 기존 대비 63% 감소했다. 8만5천t은 중형 승용차를 연간 8만5천대 더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직원들의 근무 여건 또한 개선됐다. 수동제어가 자동제어로 전환되니 작업자의 안전도가 향상됐고, 단순·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직원의 창의성을 발휘해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포항제철소 2고로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19년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해 ‘등대공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항제철소는 2고로에 적용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3·4고로로 확대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소Lot 주문 처리, 12→ 1시간으로주문량 미달에 긴 처리시간 안 보내제철소 생산 계획 담당자들은 더는 ‘소Lot(제철소에서 요구하는 최소 주문량에 미달돼 생산단계에서 제약을 받는 주문)’ 주문을 처리하는 데 긴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단 1시간 만에 소Lot 주문을 판단하고 설계하기 때문이다. 기존엔 주문이 들어오면 담당자가 일일이 소Lot 주문인지 파악하고 이 주문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다른 주문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고객 입장에서도 양이 적은 주문은 출강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급한 주문일 때는 납기를 맞출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소Lot 주문 처리에 드는 평균 시간은 무려 12시간이었다.이제는 단 1시간이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주문의 소Lot 여부를 판단해 준다. 포스코는 그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Lot 주문에 영향을 주는 인자 12개를 도출해내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주문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그 정확도는 무려 97%에 달한다. 소Lot 주문이 원가 낭비 없이 최적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설계 사이즈를 맞추는 것도 정확도가 99.9%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다.제선부 3소결공장 공정자동화 이뤄조업 편차 60% 개선·연료비 19억 절감철의 원료인 철광석은 용광로에 들어가기 전 소결 공정을 거친다.균일한 크기와 성분의 소결광을 만드는 것이 작업의 핵심. 하지만 철광석과 코크스는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알맹이가 작다. 작업자의 숙련도와 노하우에 따라 소결광의 품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이제는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공정을 제어한다. 포항제철소 제선부 3소결공장은 스마트 센서를 활용해 작업자가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던 부분들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딥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이 스스로 실시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 제어 시스템 적용 결과 조업 편차는 60% 개선됐으며 3%에 달하는 연료비가 절감됐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9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버튼 하나로 깨끗한 쇳물 분리성분 이상률 0%… 작업자 사고 막아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는 버튼 하나로 출강이 이뤄진다. 출강은 고로 쇳물을 전로에 받아 정련한 뒤 깨끗한 쇳물(용강)만 분리하는 공정이다. 이전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수십 차례의 출강 작업을 직접 감당했다. 고온, 고열의 작업 환경상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작업자의 숙련도와 집중력에 따라 미세한 품질 편차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는 2018년 제강 공정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선에 나섰고 2020년 5월 국내 최초로 출강 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업자들은 현장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조작실에서 원격으로 고열의 출강 조업을 면밀하게 살피고, 정밀하게 조작한다. 컴퓨터 화면 속 시작 버튼을 누르면 출강 공정에 필요한 일곱 가지 절차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포스코의 원터치 출강 자동화 시스템은 성분 이상률 0%를 기록했다.열연 全 공정 통제 ‘통합운전실’ 구축세계 처음… 연간 9만t 열연재 증산포스코가 2020년 7월, 세계 최초로 열연 전 공정(가열, 압연, 권취)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한곳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통합운전실을 구축했다. 기존에는 압연된 소재를 두루마리 형태로 돌돌 말아주는 권취 공정의 운전실이 분리돼 있어 작업 효율이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고자 포항제철소는 권취 자동 운전 기술을 개발하고 권취 운전 기능을 가열·압연 운전실로 이전해 전 열연 공정 운전실을 통합했다. 가열 공정의 경우, 인공지능을 적용해 품질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압연 공정은 조업 상황에 따라 최적의 압연량을 자동 설정해 주는 스마트 기술로 제품 손실을 크게 줄였다. 전 공정에서 스마트화를 추진해 통합운전실을 갖춘 포항 열연부는 연 9만t의 열연재 증산을 기대하고 있다. 열연 전 공정이 스마트팩토리화돼 통합운전실에서 컨트롤되는 것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세계 최초 사례다.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 개발89%이던 도금량 제어 적중률 99%로앞선 공정을 통해 생산된 강재 중 일부는 그 목적에 따라 도금 공정을 거치게 된다. 기가스틸 등 고급 자동차 강판이 도금 공정을 거치는 대표 강종이다. 세부 과정을 말하자면 먼저 열처리한 강재를 용융아연 욕조에 담갔다 꺼낸다. 그다음 강판 표면에 응고되기 전의 아연을 에어나이프가 미세하게 깎아내 도금량을 제어한다. 숙련된 작업자가 일일이 이 과정을 제어했는데, 정확한 도금량은 아연이 완전히 응고된 후에야 측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최적의 도금량을 제어하는 것이 난제였다.포스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강종, 두께, 폭, 조업 조건과 목표 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하는 것이다. 그 결과 기존에는 89% 수준이었던 도금량 제어 적중률이 이제는 99%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 기술은 포항, 광양제철소 모든 도금공장에 적용됐고, 우리나라 ‘국가핵심기술’로 등재돼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