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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영주 주민참여예산제 ‘착착’… 정책 입안·프로그램 개발 속도

영주시는 영주의 미래를 위해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이 주인 의식을 갖는 정책 입안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 8월 10일 제정된 영주시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가 그 대표적인 예다.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가 시의회로부터 제정된지 3년여가 지난 2014년 9월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딘 후 현재까지 제도운영 성과점검 및 제도 운영계획, 주민참여 확대 방안 등을 개선해 오고 있다. □ 주민참여예산 제도의 의의우리는 우리가 선출한 대표자 혹은 전문가 집단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제도를 마련해 주길 기대해 왔다. 이런 방식을 두고 대의민주주의란 표현을 쓴다.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 변화와 혁신은 주민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제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영주시는 이러한 추세 속에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발 빠르게 주민참여 기회 확대와 지방정부의 권한을 내려놓고 주민이 주인 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길을 선택했다.주민참여형 예산제도는 사회적 약자 즉 열악한 주거환경과 기본 생활권 영역이 힘든 이들이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세계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1989년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의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찾아볼 수 있다.1989년부터 1997년까지 주민참여제도를 시행한 포르투알레그레는 상하수도 보급률 75%에서 98%로 변화시켰다. 주민 건강과 교육을 위한 보건 및 교육예산은 13%에서 40%로 확대, 학교 수는 약 4배, 도로 및 건설 분야는 5배 증가 등 다양한 곳에서 그 성과를 얻었다.1990년 1천여 명의 시민 의회 참여자는 1999년 들어 4만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이런 현상은 주민참여예산 제도의 성장성과 다양성,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체 의식 강화를 통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미래형 행정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영주시의 주민참여 예산제영주시는 2011년 8월 12일 영주시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제정 조례는 영주시의 예산편성 등 예산과정에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예산의 투명성을 증대하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조례 총칙 제5조에 보면 주민은 누구나 이 조례가 정한 범위에서 시의 예산과정과 관련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라고 명시했다.시는 공정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예산편성 방향, 주민참여예산의 범위, 주민의견수렴 절차 및 방법 등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계획을 수립해 시보,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공고해야 한다.또, 공정한 절차 진행을 위해 당연직과 위촉직위원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한다.이런 절차는 위원회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공개모집 절차에 따른 선정과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에서 추천한 사람, 지방재정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선정한다.이와 함께 지역 균형발전과 우선 사업, 폭넓은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읍면동에는 주민참여예산 지역회를 두고 있다.지역회의는 각 지역에서 발생하거나 우선 사업으로 진행돼야 할 사안에 대한 검토와 이에 따른 의결을 거쳐 시에 안건을 상정하게 된다.이러한 절차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주민참여 예산제 미래를 위한 선택주민참여 예산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그러나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행정 절차에 비교해 보면 아직 많은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한 문제점도 있다.이뿐만 아니라 주민예산참여제도의 적극적인 확대와 행정 전반에 걸친 주민참여의 다양성을 위한 노력도 함께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2011년 시작된 영주시의 주민예산참여제도는 지방행정부로서는 큰 결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선진형, 미래지향적 제도를 과감하게 시행한 것은 미래를 통찰하고 예견하는 영주시만의 미래를 내다보는 자신감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성공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주민참여형 예산 제도의 절차와 범위를 법제화해야 한다.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제도를 훼손할 수 없게 하고 시민이 지방정부로부터 소외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필요하다면 영주시가 제정한 조례도 시민과 영주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더욱 강하고 단단한 규제의 강화도 필요할 것이다.영주시는 미래지향적 도시 건설, 대한민국 중심으로 성장하기 위해 선택한 주민예산참여제가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현재도 진행형으로 추진 중이다. □ 시민포용을 위한 행정영주시는 주민예산참여제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시민 포용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시는 지역의 관행적 요소를 벗어내기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개선 과정을 거쳐 시대적 요구에 맞는 새로운 변화와 변동을 위한 추진력이 될 것이다.영주시는 지역의 다양성을 위해 교육과 공중보건, 치안유지를 위한 활동, 지역사회의 감독, 인프라 구축,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 미래를 준비하는 시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현대 사회의 포용성은 미래 주역인 젊은이들의 자유 표방과 정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런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영주시는 미래사회의 주역인 청년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참여기회 확대,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부분에 대해 검토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시민이 정치적 주체이자, 경제적 주체, 미래를 준비하는 카테고리, 새로운 변화의 대응과 변동의 주체, 시민 누구나 애착과 친밀한 공간 영주건설, 수직적 인간관계가 아닌 수평적 사회 구조를 위한 기반을 영주시는 닦아가고 있다.□ 미래를 위해 다양성과 거버넌스 형태의 주민참여제영주시는 주민참여형 제도의 다양성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시는 민주적인 형태의 주민참여 확대를 위해 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각종 위원회 제도를 실질화 시키기 위해서다.위원회의 구성원들을 소수 특정 전문가나 선거를 지원했던 주변 인물 위주에서 불특정 다수의 일반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각종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적극나서고 있다.영주시는 특히 지자체 주도의 정책 결정과 통제, 관리에서 벗어난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주체적인 행위자로 협의와 합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해나가는 사회적 통념시스템인 거버넌스 방식의 주민참여제도의 정착과 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3-06-18

“섬유산업 미래, 융복합 활성화 등 과감한 체질 개선에 달려”

섬유산업은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중심산업이고 대구경북은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섬유산업의 메카다.AI시대에도 섬유는 여전히 인간 생활에서 의식주를 이루는 근간이다.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조정문 회장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섬유산업은 다른 업종과의 융복합 가능성이 매우 크며 섬유산업의 시장 예상규모는 반도체나 자율주행 자동차보다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EU가 봉제산업으로 먹고 살듯 글로벌 선진국들은 섬유산업 선진국이라며 “대구경북 섬유산업도 체질개선을 통해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탈피하고 과감한 선도적 투자와 기술 도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내겠다”고 말한다.섬유산업이 과거의 영광을 넘어서는 미래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 회장을 맡고 2년동안 지역 섬유산업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나.△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책임을 맡았다. 지난 3월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섬유박람회도 그런 성과를 보여준 사례 중 하나다. 참가업체나 참관 기업들, 특히 방문객이나 실질적인 수출상담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4년만에 공개 개최된 박람회에서 종전보다 많은 성과를 냈다. 이번 박람회가 섬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산업으로 도약하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섬유산업을 이야기할 때 사양 산업이라거나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한다. 지역 섬유산업의 수장으로서 섬유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보나.△섬유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한 중심산업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2008년경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첨단산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섬유산업은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 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으로 반도체나 자율주행 자동차보다 시장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패러다임을 변환해 나가고 있다.-코로나 팬데믹으로 또 한 번 고전한 것으로 들었다.△그런 부분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힘들어지고 경영이 악화하면서 대외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대외 환경까지 급변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업계의 단합된 노력과 정부 지원으로 회복단계에 들어섰다.-전기료 인상이 확정됐다. 가스료 등 에너지의 가격 상승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지금까지 싼 전기료가 경쟁력의 한 원인이었다면 이젠 그런 시대는 지난 것 같다. 특히 전기료 문제는 탈원전이라는 지난 정권의 거꾸로 가는 에너지 정책 때문에 빚어진 면이 있다. 전기 생산 원가가 낮아져야 회복될 문제 같다. 기업 입장에서는 함께 인내하면서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이지만 국가에서도 정책적으로 빨리 원전 증설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본다.-정권이 바뀌고 1년이 지났다. 기업의 입장에서 정부와 정책이 섬유산업에 우호적인가.△지난 문재인 정권에서도 친기업이라고 노래를 부르지 않았나. 정권마다 말로는 ‘기업 프렌드리’를 외쳤지만 기업에서 공감할 수 있는 체감온도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다. 이제 코로나가 지나갔고 정권이 바뀐 지 1년이 지났으니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섬유연합회 차원에서 건의도 했고 또 염색공단의 첨단화 사업과 탄소중립 그린소재 사업이 채택되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본다.- 섬유산업의 국내 산업에서의 위치와 지역 섬유산업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우리지역 섬유산업은 우리나라의 중심산업이었다. 세계적으로 섬유수출 4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화섬직물 수출은 한 때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섬유만으로 무역수지 100억불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 섬유산업은 국내 섬유산업에서 업체수와 종사자수, 출하액과 수출액에서 모두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내 산업에서도 사업체수와 종사자수에서 15% 이상, 출하액과 수출액에서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국내 최대 화섬산지로서의 입지와 재도약을 위한 잠재력도 갖고 있다.- 기업으로서 섬유산업의 미래를 위해 어떤 정책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섬유산업이 과거에만 안주해서도 안 되고 자존심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체질을 바꿔야 한다. 전략을 바꿔야 한다. 협회로서는 업체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 뿐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체질을 바꿀 것을 조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하나.△우선 경영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신기술 도입을 위한 시설과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디지털과 자동화로 전환해야 한다. 또 산학연 연계를 통한 전문인력 육성도 필요하다.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 소통을 확대하면서 민간과 정부가 합심해서 역량을 집중한다면 섬유산업도 미래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거기서 연합회가 하는 일은 뭔가.△연합회의 입장에서는 지방 및 중앙정부과 협의하여 지역 섬유패션산업의 미래를 위한 현안과 과제들이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연합회는 지역 섬유패션산업의 거버넌스로서 산학연과의 연계강화와 중장기 비전 제시를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유관 기관 단체들과 공조를 하는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우리나라가 세계 4대 섬유수출국이라는데, 그러면 현재 우리의 섬유 산업은 세계적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냉정하게 말해서 중상 정도라고 보면 된다. 선진국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아는 유명 브랜드, 디자인이 지역에 있나? 지금 알고 있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나 디자인 중에서 우리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 얼마나 있나? 기술이나 디자인, 마케팅에서 우리는 선진국과 경쟁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중위권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본다.-섬유산업의 부가가치를 이야기한다.△섬유가 첨단 산업에 비해 뒤떨어진 산업처럼 치부하는데 잘못된 견해다. 선진국인 EU가 봉제산업으로 먹고 산다고 하면 이해되겠나. 브랜드의 가치다. 국민소득 5천불 시대의 제품과 3만불 시대의 제품은 달라야 한다. 인건비가 그만큼 올라가면 상품의 형태도 달라져야 하고 거기서 부가가치가 창출돼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방식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 높은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제품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이유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의 형태가 바뀌어야 한다. 과거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만들면 팔리던 의류 중심의 산업에서 고기능성, 고감성의 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거다.- 이 시대의 화두가 융합이기는 하다. 섬유산업에서도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다.△섬유산업에서 융합은 소재간의 융복합과 산업간의 융합이 모두 필요하다. 첨단 융복합 섬유소재 산업은 의류용과 생활용 및 국방, 안전 방재 등 산업용의 융복합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탄소와 슈퍼 등 고강도 고기능성 소재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산업간 융합은 섬유산업이 토목과 건축, 물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올리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해 나가는 연구가 필요하다. 자동차산업만 하더라도 에어백 등 많은 분야에서 섬유와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 섬유산업계를 자주 왔다갔다. 최근의 세계 섬유산업의 동향은?△21세기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에너지 자원과 환경적 맥락에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섬유 패션산업 역시 지속가능성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목표를 세워놓고 제품의 수명을 연장시키거나 산업 자체를 순환 경제의 일부가 되도록 섬유 폐기물을 줄이고 지속적인 섬유의 재사용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강하다. 특히 지구환경 보호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 가능한 생산방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제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친환경 섬유 개발을 위한 기술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최근 섬유산업의 글로벌 트렌드이다.- 우리보다 섬유 선진국이나 세계적인 섬유패션산업계의 친환경 소재 사용 동향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나.△EU는 그린 섬유 개발과 섬유공정 전 과정에 친환경 간계 도입 등 순환경제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서 섬유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쓰레기 해결을 위한 재단 설립과 기금 신설, 인프라 구축을 포함하는 법안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도 첨단 섬유 신소재 개발과 친환경 디지털 제조기술력을 강화하고 있어 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구찌, 발렌시아가, 생로랑, 버버리, 샤넬 등 명품 브랜드와 GAP, HM, ZARA 등 SPA(의류 생산 유통 전문 통합)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몽클레어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섬유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용 섬유에서는 BMW, GM, 볼보, 아우디 증 자동차 기럽들이 내외장용 소재를 친환경 섬유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우리의 섬유 산업은 어떻게 해나가야 하나.△의류용 제품은 축적된 노하우와 글로벌 시장 중심의 친환경 고감성 고기능성 제품 개발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침장 인테리어 같은 생활용 섬유제품은 지역의 우수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맞춤형 고부가 제품 개발과 온-오프라인 마케팅 확대를 통해 수입대체와 수출 확대에 나서야 한다. 산업용 섬유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탄소 아리미드 섬유 등 고성능 소재를 국산화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탄소중립과 연계해 전후방 산업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용 융복합 제품개발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전환해 가야 한다. 입는 에어백 제조기술을 보유한 지역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일회용인 차량용 에어백에 비해 충전용으로 30회까지 재활용 가능한 제품은 바이크나 사이클 같은 레저용에서부터 추락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산업현장에서 크게 히트할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제품들이 개발돼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대구시·경북도와의 협력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을 섬유산업과 연계해서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 지능형 자동차와 로봇, 반도체, 스마트, 디지털, 바이오, 뷰티, 탄소소재 부품, 친환경 소재, 신공항 이전 사업 등에서 모두 섬유산업과의 연계 협력이 가능하다. □ 조정문(趙正文·66)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회장대구 출생. 경대사대부고. 한양대 공대 섬유공학과 졸.미 스탠퍼드대 AMP 수료.국제상사 섬유수출부, 한일합섬 섬유수출부. 새날 이사.1996년 새날테크 대표이사 사장.구미중소기업자문협의회 위원,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신성장전략위원회 위원.구미상공회의소 회장.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역임.대한민국산업포장(2016).선대로부터 이어받은 2세 경영인. 빌 게이츠도 옷을 벗고 살 수는 없다며 섬유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섬유맨.“골프를 몰라서 못 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섬유산업에서도 신기술 도입과 체질개선을 주장하고 변화를 강조한다. /이경우 편집위원

2023-06-11

하얀색 범꼬리가 바람에 살랑이자 스님과 동자 전설이 이내 피어난다

야생화가 바람에 살랑거린다. 호랑이의 꼬리를 닮았다는 하얀색의 범꼬리꽃이다. 조금 더 걸으니 이번에는 스님과 동자의 전설이 얽혀 있는 동자꽃이 보인다. 여기는 강원 태백의 대덕산 분주령이다. 분주령(1천80m) 금대봉(1천418m) 대덕산(1천307m)을 거쳐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로 이어지는 능선은 국내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이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고 해서‘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여름의 초입인데도 숲길에선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하늘은 맑고 눈에 보이는 곳마다 야생화가 피어 있어 마음까지 환해진다. 미국의 명문장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야생화는 단 한순간도 햇빛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날씨에 감사하는 것은 인간보다 꽃”이라고 말했다. 햇살 아래 빛나는 야생화의 흔적을 찾아 여름 여행을 떠나보자. 금대봉 야생화 군락지. ◇여름꽃만 30여 종…길섶의‘야생화 천국’분주령 야생화 트레킹은 해발 1천268m의 두문동재에서 시작된다. 고지대인 두문동재는 지금도 등산객 외에는 찾지 않는 한적한 곳이지만 예전에는 ‘오지 중의 오지’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조선 개국 후 고려의 마지막 신하들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눈을 피해 이곳에 자리 잡고 두문불출한 데서 지명이 유래했다고 한다.야생화 천국으로 알려진 두문동재에서 분주령까지의 트레킹 구간은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가 날아다니고 꼬리치레도롱뇽, 참매를 비롯해 대륙목도리담비, 오소리, 고라니, 청설모, 방패벌레, 그림날개나방, 꽃등에, 맵시벌 등 다양한 동물이 함께 살고 있다. 대성쓴풀과 모데미풀, 한계령풀 같은 희귀식물도 발견된 곳이다.분주령 트레킹은 늘 새로운 느낌이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길을 걸으면 신선한 숲의 공기가 산뜻하게 다가온다.숲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울어대는 벙어리뻐꾸기 소리는 산세를 더욱 깊게 꾸며주고, 분주령 쪽으로 오를수록 숲 또한 점점 짙어진다. 심연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야생화 천국 분주령에서만큼은 등산객도 한 명 한 명 야생화나 다름없다.길 양쪽으로 야생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분주령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갈래길이 나온다. 한쪽은 금대봉 방향, 또 한쪽은 분주령 방향이다. 산불조심 기간이어서 막혀 있는 금대봉을 뒤로하고 분주령 방향으로 걷다 보면 확 트인 산봉우리가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분주령, 오른쪽 방향으로 솟아 있는 것이 대덕산이다. 나무데크로 이어진 내리막길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분주령으로 가는 길섶에서 볼 수 있는 여름꽃만 해도 범꼬리를 비롯해 동자꽃, 요강나물, 할미밀망, 산꿩의다리, 좀꿩의다리, 개병풍, 노루오줌 등 족히 30종이 넘는다. 정겹고 미려한 수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다. ◇노루오줌·동자꽃…이름마다 갖가지 사연분주령 가는 길이 매력적인 것은 시기마다 다른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7월에는 개망초와 하늘나리, 일월비비추, 산꿩의다리를 볼 수 있다. 꽃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있다. 노루오줌은 노루가 다닐 만한 산에 사는데 뿌리에서 지린내가 나서 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노루오줌이 이런 냄새를 풍기는 건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동자꽃에는 애절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어느 암자에 스님과 동자가 살았는데 스님이 마을로 내려갔다가 눈이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산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눈이 녹은 뒤 산사에 올라보니 동자가 얼어 죽어 있었다. 스님은 동자를 양지 바른 곳에 고이 묻어줬는데, 이듬해 동자의 얼굴처럼 둥글고 붉은 꽃이 무덤가에서 피었다고 한다.이름이 재미난 꽃도 부지기수다. 할미밀망, 사위질빵, 쥐털이슬, 산꿩의다리 등은 듣기만 해도 절로 웃음꽃이 필 것만 같다. 꽃들 사이로 사향제비나비가 사뿐히 내려앉고 벌들이 웅웅거리며 주변을 맴돈다. 헬기장 옆 길가에는 개망초도 자리를 잡았다. 국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개망초는 낯익은 식물이지만 구한말에 도입된 북미 원산의 신귀화식물이다. 원래 이름은 망초인데 ‘개’자가 앞에 붙은 것은 왜일까. 망초는 왜풀, 개망풀 등으로도 불리는데 ‘왜풀’이란 이름은 개망초가 일본을 거쳐 도입됐음을 유추하게 한다. ◇이무기가 용이 된 전설이 있는 검룡소두문동재에서 약 1시간30분을 걸으니 평평하고 넓은 분지가 나온다. 이곳이 바로 분주령이다. 원래 분주령은 정선과 태백 사람들이 만나 분주하게 물건을 교환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문동재에서 분주령까지가 평평한 산책길 같았다면 분주령에서 대덕산까지 가는 길에선 다리에 힘이 제법 들어간다. 능선을 따라 1시간 정도 올라가면 드디어 대덕산 정상이다. 바람결에 색색의 야생화가 흔들린다. 대덕산 정상에서 검룡소로 내려가는 길목에도 흑쐐기풀, 짚신나물 등 갖가지 토종 야생화들이 속속 눈에 들어온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어느덧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다.금대봉 산기슭에 자리한 샘인 검룡소는 하루 2천t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나와 20여m에 이르는 계단식 폭포를 만드는데 그 물줄기가 용트림을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의 시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왔는데, 시원이 되는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 자국이라 한다. 금대봉에는 제당굼샘,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 예터굼에서 물이 솟아나는데 이 물이 다시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검룡소를 통해 분출된다고 한다. 연중 9도를 유지하는 검룡소에서 솟아난 물이 골지천, 조양강, 동강을 지나 단양, 충주, 여주, 양수리, 서울을 지나 서해바다로 들어간다. 총길이 514㎞에 이르는 긴 여정이다. 검룡소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0여 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데, 들어가는 길이 완만하고 아름다워 산책하기에도 좋다.검룡소에 도착하면 야생화 여행이 끝지점까지 온 것이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한 지 대략 4시간 30분. 꽃향기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길이 끝났다. 길은 끝났지만 아직도 야생화의 향기는 코끝에 묻어서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다. 여행팁금대봉~대덕산 야생화 감상 코스는 둘로 나눌 수 있다. 두문동재~금대봉 구간은 산책 같은 코스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 야생화와 함께 본격 산행을 하고 싶다면 대덕산 코스로 가면 된다. 대략 4~6시간 걸린다. 트레킹을 마친 뒤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대개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두고 태백지역의 콜택시를 타고 두문동재로 가서 트레킹을 시작하는 게 좋다. 야생화 트레킹로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관광보존지역이다. 1년에 두 번 출입을 통제한다. 2월 15~5월 15일, 11월 1~12월 15일엔 산길이 폐쇄되니 이 기간은 피해야 한다. 야생화 트레킹을 하려면 국립공원공단 태백산 예약통합시스템에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최병일 작가

2023-06-08

고령, ‘스마트시티’로 지역소멸·환경문제 해결 나선다

고령군은 스마트도시를 체계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사람을 생각하는 스마트 고령이라는 슬로건’으로 스마트 도시계획 수립용역을 일찌감치 진행했다.스마트도시란 구체적으로 어떤 걸 의미할까? 그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토지이용 용어사전’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하여 건설·정보통신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건설된 도시기반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칭한다.”고령군은 미리 시작한 용역의 결과로 지난 2021년 5월 26일 전국의 군 지역에서는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을 받아냈다.이후 사업의 첫 단추로 행정안전부의 ‘2022년 디지털타운 조성사업’에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인구소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건강누리마을 조성사업’을 신청했고, 이 역시 선정됨에 따라 총사업비 10억원(국비 5억, 도비 1억5천, 군비 3억5천)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추진하고 있다.건강누리마을 조성사업은 관내 경로당 20곳을 선정해 각종 의료측정기기와 인공지능(AI) 대화로봇을 비치해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샘터 서비스’를 핵심으로 한다.이외에도 홀몸어르신, 장애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활안전을 위한 ‘건강두레 서비스’로 함께 구성하여 더불어 추진 중이다. □ 인구소멸과 환경문제 해결 위한 기반시설 조성또한 군청, 경찰서, 소방서, CCTV관제센터, 시장, 주요관광지 등 주요 생활시설과 거주지가 집중된 대가야읍에는 스마트도시의 기반시설들이 조성되고 있다.이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인구소멸, 교통,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의 ‘2023년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 공모에 지난 4월 13일 최종 선정돼 총사업비 40억원(국비 20억, 도비 6억, 군비 14억)을 확보함으로써 추진 동력을 얻었다.고령군은 군민들의 생활안전을 위해 112 긴급영상 및 긴급출동 지원서비스, 119 긴급출동 지원서비스, 재난상황 긴급대응 지원서비스, 사회적 약자·어린이 및 치매노인 보호서비스 등 도시안전 연계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에 진력하고 있다.또한 차량번호 인식, 재난데이터를 연계해 제공하는 등의 스마트도시 통합플랫폼 구축, 신호등이 없는 무신호구간의 보행자나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 횡단보도(20곳), 보차도(보도와 차도)의 정보수집 및 전달용 스마트 폴, 대가야초등학교 주변의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용 스마트 폴, 군정을 홍보하기 위한 미디어용 스마트 폴(25곳)도 설치하는 중이다.덧붙여 경로당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13곳), 지산동 고분군을 탐방하는 고객들의 안전과 탐방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스마트 지산동 고분군 탐방로 관리 등을 구축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 도시 이미지 개선할 지산동 고분군 유네스코 등재특히 대가읍은 대가야의 도읍지로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하여 고분군 탐방로 관리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도시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도 더불어 기울이고 있다.주목할 것은 또 있다. 오는 2023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들을 보다 더 체계적으로 관리 보존하고자 국토교통부의 ‘2023년 디지털 트윈국토 시범사업’에 ‘신비의 세계유산 대가야 고분군 디지털 트윈 구축’이라는 부제로 지난 5월 말에 공모를 신청했다.이 사업의 핵심 세부사항은 △고령군 전 지역의 건축물들과 대가야 고분군을 쌍둥이로 만들어 디지털트윈 기반을 갖추는 대가야 고분군 디지털트윈 서비스 △대가야 고분군 지역을 드론으로 촬영해 재해·재난·멧돼지 등에 의해 손상된 고분군을 원형그대로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드론기반 고분군 형상관리 서비스 △고분군 발굴현장과 기록들을 가상기술(그래픽)로 재현하는 VR기반 고분군 발굴기록 서비스 등이다.‘지형 공간정보체계 용어사전’은 스마트도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영상회의 등 첨단 IT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도시다. ‘유시티’라고도 불리며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하여 도시 내 모든 시설들이 지능화시키고 통신하면서 다양한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의 개념이기도 하다.”이에 따르면 고령군의 미래가 스마트도시인 동시에 유시티로 진화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 이남철 고령군수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터”앞서 언급한 ‘토지이용 용어사전’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시설을 스마트 도시기반시설이라고 한다.△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반시설 또는 공공시설에 건설 · 정보통신 융합기술을 적용하여 지능화된 시설 △초고속정보통신망, 광대역통합정보통신망, 지능화된 시설로부터 수집된 정보와 스마트도시의 관리 · 운영시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전달하는 유·무선 센서망 △스마트도시서비스의 제공 등을 위한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 등 스마트도시의 관리 · 운영에 관한 시설 △스마트도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의 수집, 가공 또는 제공을 위한 건설기술 또는 정보통신기술 적용장치로서 폐쇄회로 텔레비전 등의 시설 등.고령은 이처럼 첨단화된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순서를 밟으며 나아가고 있다.“스마트도시 건설을 위한 일련의 사업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 지산동 고분군 형상관리와 향후 가야문화권 지방자치단체 확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해 공모사업에 적극 응하고 있다”는 것이 이와 관련된 고령군 관계자의 설명이다.이남철 고령군수 역시 “대가야읍을 비롯한 고령군 전역을 스마트도시로 조기에 조성해 군민들 삶의 질을 높이고, 고령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스마트하고 아름다운 도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3-06-07

"이준석, 당 공천 받기 어려울 듯" 신평 변호사 예측

지난해 대선을 즈음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 견해를 주고 받는 친밀한 관계가 부각,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신평(67) 변호사. 그후 지금까지 1년여 동안 한국 정치의 민감한 고비 때 마다 매번 강도 높은 쓴소리로 일관해 왔다.그러다 소위 대깨문 등 정치 일각의 집중 포화에 시달리다 가족이 공황장애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여권 일부가 불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2023년 현재 한국 정치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신 변호사를 3일 경주 황리단길 인근 사정동 그의 자택에서 만났다.신 변호사는 “지난 20여년간 매일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1시간씩, 하루 2시간 동안 미국 공영 시사 라디오 프로 NPR을 청취해 왔다”며 “이제는 세계 정세에 대해 웬만한 외신 기자 보다 밝다”고 조심스레 말했다.신 변호사는 하루 일과를 오전 6시부터 자택에 붙어 있는 텃밭 500여평에서 농사일로 시작한다. 상추와 옥수수, 감자, 호박, 오이 등을 재배하는 모습은 영낙없는 촌로다. “요즘은 산딸기가 많이 나 지인들과 나눠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자랑했다.“오후 시간에는 서너시간씩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고 했다. 텃밭 한켠에 만든 소규모 건물 서재에서 “요즘‘논어’를 읽는 중”이라고 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부인과 황리단길 주변 고분공원 등지에서 매일1시간여 동안 산보룰 한다. “서울은 자녀도 만나 볼겸 방송사 출연이 있을 때 가끔씩 간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은?△ 대선 1년전 쯤인 지난 21년 페이스북과 한겨레신문 칼럼을 통해 윤 대통령을 ‘검찰 지상최고주의와 출세주의자’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지인들이 한번 만나보길 권했다. 당시 윤 대통령과 독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매우 선하고 인품이 훌륭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 강한 리더십이 느껴졌고 평소 ‘운동권 청산이 차기 정권의 시대정신’이라는 소신이 윤 대통령을 돕게 됐다. 대선 과정에서는 선거 일정을 마친 늦은 밤, 윤 대통령과 전화를 통해 정치적 견해를 주고 받기도 했다.- 현 정국에서 신 변호사의 정치적 입장과 역할은?△ 윤석열 정부 성립에 작은 기여를 한 사람으로서, 윤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직책이 없으니 외곽에서 응원할 뿐이다.- 내년 총선에 대한 전망?△ 여야 모두 내부적인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국힘당은 당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당대표의 리더십이 약해 보인다. 특히 최근 갤럽조사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35% 수준에 머물렀다. 40% 중반에는 안착해야 안정적인데 걱정스럽다.일반적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비대위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은 이탄희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상정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국힘당의 경우 ‘올 가을쯤에는 비대위 구성 내지 선대위원장 체제로 가야 하지 않느냐’는 예측이 많다.최대 관건은 ‘양당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둔 향후 11개월 동안, 어떻게 성공적인 진화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사실 국힘당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국회 150석 확보가 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하는 것 같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의 전망은?△ 국힘당 전원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구·경북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아쉬운 점이 많다. 국정에서 썩 두각을 나타내는 분이 많지 않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물갈이 수준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도 매번 절반 가까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공천= 당선이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부담 없이 물갈이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MZ세대 중심 총선이 될 가능성은?△ 그렇게 돼야 한다.- 이준석 전 국힘당 대표에 대한 당 공천은?△ 이준석 본인은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을 너무 비하했고 실제 그렇게 처신을 해왔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계속 비난했다. 과연 그런 사람에게 어떻게 공천을 줄 수 있나. 反윤석열 행보가 너무 멀리 간 것 같다.- 이준석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MZ세대의 역풍이 없을까 ?△ 없다고 본다. 이준석은 ‘젊은층을 많이 흡수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젊은 여성 유권자들이 대거 민주당으로 갔다. 이준석이 가진 상징성이 ‘능력주의’와 ‘안티 페미니즘’인데 시대적 흐름에 뒤쳐져 있다. 젊은층의 폭 넓은 지지를 받는데에는, 도리어 이준석이 방해가 되고 있다. 젊은 남성 유권자 표에서는 조금 손해를 보겠으나, 국힘당이 이들을 흡수 할 보완책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조국의 차기 대권 주자설과 내년 총선 관악갑 출마설을 제기했는데.△ 한국의 정치 지도자는 ‘고난의 서사’와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 등 2가지 덕목이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야권에는 조국을 필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 이재명도 어느 정도 근접하지만, 조국이 이재명 보다 낫다.조국 본인의 입장에서도, 현재의 깊은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정치 밖에 없을 것이다. 조국이 현재 진행중인 재판 2심에서 실형을 받는 돌발사태가 없다면, 반드시 출마할 것이다. 현재 여의도에는 조국이 내년 총선을 위해 관악 갑에 공을 들인다는 소문이 나 있다.- 최근 “안철수가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해 신당을 창당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는데 그 이유는?△ 지금은 밝힐 수가 없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이야기 할 때가 올 것이다.- 안철수의 미래는 어떻게 보는가?△ 지난 국힘당 대표 선거에는 안철수가 나서면 안되는 타이밍이었다. 왜 출마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안철수가 전략적 사고를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 안철수 미래권력이 내년 총선을 지휘하겠다고 나선 것은, 현 권력에 대한 도전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도전하는 세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안철수는, 그가 가진 상징성 때문에, 국힘당의 상당한 정치적 자산이다. 정치적 지도자의 2가지 덕목을 고려할 때, 현재 국힘당에는 안철수 보다 나은 조건의 정치인은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자질도 높이 평가한다. 내년 총선에서 국힘당에게는, 안철수가 꼭 필요해 보인다. 그 이유는 총선 승리의 키 포인트인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움직이는데, 안철수의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얼마전 ‘윤대통령이 자기 지지층 구애를 위해 서문시장을 4번 방문했다’고 지적해 여권에서 논란이 됐는데.△ 내년 총선은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이 결정한다. 그걸 간과하면 결코 이길 수 없다. 물론 윤 대통령의 핸디캡인, 지역 기반이 없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구경북 텃밭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수도권 표심에 무게 중심을 두지 않을 경우 패인이 될까 염려된다. 또 국힘당 일부에서는 현재의 민주당 악재들을 거론하며 “내년 총선은 우리가 질 선거가 아니다”라고 자신하지만,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민주당이 향후 11개월 동안 젊은층을 흡수하는 등 혁신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월 사육비 250만원,국비 지원 안돼 파양’에 대한 발언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는데.△ 제가 얼마전 유기보호견센터에서 안락사 직전의 8개월 된 믹서견 한 마리를 입양했는데, 월 사료비가 10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의‘풍산개 월 사육비 250만원 계산법’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또 사진을 자세히 보면 문 전 대통령은 개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이미지 정치를 위해 개의 위대한 가디언(수호자)으로 연출하는 것이 우습기만 하다. 반면 본인 입장에서는 거짓 연출이 괴로울듯 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차기 대권 후보 가능성은?△ 홍 시장은 지난해 대선 당내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겼으나 당내 투표에서 져 대통령 후보가 못 됐다” “후보가 됐으면 내가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을 안티하기 위해 국민여론조사에서 홍시장에게 표를 몰아주는, 역선택을 한 결과로 보인다. 시대가 변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논객 활동의 힘든 점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다. 조국사태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글을 올려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소위 대깨문들의 정치적 비난 등 인터넷 집중 공격을 받고 집사람이 공황장애로 경주동국대병원에 입원하는 등 1년째 약을 먹고 있다. 나는 끄떡 없지만 가족들의 고생이 많다. 최근에는 조국 교수의 대선 출마를 예견했다가 우파의 심한 공격을 받았다. 한국 정치는 좌·우파 모두 과열 팬덤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뿐이다. 윤 정부에 이어 차기 정부도 우파가 집권하길 바란다. 우파 정권 10년이면 한국이 안정과 번영을 이룰 것이다. 그때쯤 되면 386운동권 세력이 퇴조를 하면서 민주당도 정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보수·진보의 건강한 양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오를 수 있을 것이다.인터뷰를 하는 동안 신 변호사의 부인이 차와 과일, 주전부리 등 3가지를 내놨다. 이날이 3번째 방문이었는데 매번 격식을 갖춘 손님 응대였다.기자가 휴지를 사용할 경우 신 변호사는 바로 일어나 쓰레기통을 가져다 줬고, 노트북 전기코드를 바닥의 콘센트에 연결할 때는 먼저 허리를 굽혀 도왔다.또 신 변호사의 부인은, 현관에 벗어 둔 기자 구두의 방향을 신기 편하게 반대로 돌려 놓아 주었다.신 변호사는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성품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박진홍기자 pjhbsk@kbmaeil.com

2023-06-04

흥행대박 ‘문경찻사발축제’ 명성 가을 오미자·사과축제가 잇는다

한국의 모든 도시가 마찬가지다. 그 도시를 발음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경북 문경 역시 다를 바 없다.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풍광과 숲의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맑은 공기는 문경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여기에 더해 문경은 품질 좋은 도자기의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조선 초기부터 분청사기와 백자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이름이 높았던 문경은 미려하고 다양한 형태는 물론, 오묘한 빛깔로 호평 받는 도자기와 찻사발로 이름이 높다. 도자기를 사랑하는 수집가들은 “문경은 도예 부문 무형문화재와 명장의 작품 도자기를 만날 수 있기에 자주 찾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위의 언급처럼 문경에는 전통 방식의 도자기 제작법을 지켜가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명한 도요지 역시 많다. 규모가 큰 도자기박물관도 있다.그렇기에 지역의 전통을 이어가고,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기 위해 문경시는 오래전부터 ‘찻사발 축제’를 개최해 왔다, 찾는 이들이 많았고 인기도 높았다.이와 관련 문경시 관계자는 “한국 도예의 전통을 지켜가겠다는 건 우리들의 변하지 않는 지향이고, 의지다”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사태’ 후 첫 대면 축제 ‘2023 문경 찻사발축제’지난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에선 ‘대면 축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 탓이었다. 나라 전체가 그런 달갑지 않은 상황을 긴 기간 겪어야 했다.문경 또한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알림으로써 여행자들의 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킬 ‘찻사발축제’을 오랜 기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불행과 비극은 없는 법.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문경 찻사발의 매력을 대면 축제를 통해 홍보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29일 시작돼 5월 7일까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펼쳐진 ‘2023 문경 찻사발축제’가 그 생생한 현장이었다.문경시 관계자에 의하면 “축제가 진행된 9일간 24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문경을 찾아 문경 도예의 진수를 만끽했다”고 한다. 특히 장시간 노력을 들인 기획전시와 특별행사, 체험행사와 부대 이벤트 등 50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접한 방문객들은 “알차고 의미 있는 전시와 행사였다”는 평가를 내놓아 축제를 준비한 이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게 문경시의 설명.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는 그곳을 기반으로 생활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형성되는 게 정한 이치이기 때문이다.이번 축제로 문경시가 도자기와 특산물 판매, 간접 고용 등을 통해 얻은 경제 효과는 약 150억 원. 찻사발을 포함한 문경 도자기의 가치를 알리는 효과 외에도 지역민에게 적지 않은 실익이 돌아간 것이다. □ 철저한 축제 준비로 문경 찾은 관광객들 호평 이어져사실 그간 ‘문경 도자기는 좋은 만큼 비싸고 구매하기가 까다롭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23 문경 찻사발축제’는 이런 선입견을 없애줬다.가지려고 하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5천 원부터 몇만 원대의 생활도자기를 대거 선보인 것. 그러니 적지 않은 축제 방문객들이 문경에서 만들어진 값싸고 실용적인 생활도자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또한,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고가의 명품 도자기도 하루 20~30점을 10만 원대 가격에 내놓은 파격행사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이는 축제 기간 펼쳐진 ‘문경 도자기 명품 경매’가 눈길을 끌었던 가장 큰 이유다.21세기형 축제가 지난 시절과 변별되는 가장 큰 지점은 ‘체험’이다. 스스로 행사에 참여해 주인공이 되는 경험은 어린아이들은 물론 어른까지 즐거움 속으로 이끈다. 올해 ‘문경 찻사발축제’는 여기에도 주목했다. ‘체험 행사’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찻사발 빚기, 찻사발 그림 그리기, ‘황금 찻사발을 찾아라’, 다례 시연, 스탠딩 찻자리 등의 다종다양한 소통형 프로그램을 대거 만든 건 이른바 ‘신의 한 수’였다.이 프로그램들은 관람객은 물론 문경시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어낸 것. 이는 찻사발축제장의 활력소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칭찬을 받았다.‘2023 문경 찻사발축제’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그 추억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문경시민과 더불어 즐겼던 시민의 날 행사와 마술사 이은결의 공연 등 참여형 콘텐츠는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문경시 역시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다른 걱정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게 입장료와 주차 요금을 없애고, 행사장을 오가는 전동차를 운행했던 것도 성공적인 축제 운영의 한 축이었다”고 자평했다. □ 올 가을엔 문경 오미자축제와 사과축제가 여행자들 기다려2023년 봄을 ‘찻사발축제’가 장식했다면, 오는 가을엔 문경의 또 다른 축제 2개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경 ‘오미자축제’와 ‘사과축제’가 바로 그것.앞서 말한 것처럼 특정 도시를 떠올리면 이어지는 관련 이미지가 있는데, 문경의 연상 이미지 중에는 도자기와 함께 오미자와 사과도 있다.여러 문헌에 따르면 오미자는 혈류 개선,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 예방, 면역력 개선, 당뇨병 예방, 호흡기 질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약용식물. 덧붙여, 오미자의 항산화 성분은 피부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특히, 문경에서 생산되는 오미자는 해발 고도 300m 이상의 깨끗한 자연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기에 좋은 품질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문경은 오미자를 이용한 각종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한다.부끄러움 없이 내세울 수 있는 농산품을 가진 고장은 그것을 핵심 주제로 하는 축제를 만들게 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 그렇기에 문경의 ‘오미자축제’는 찻사발축제 못지않은 문경시의 대표 행사로 관광객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이를 증명하듯 작년 9월엔 문경에서 ‘다섯 가지 맛의 비밀-문경 오미자’라는 슬로건 아래 관련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축제 현장을 찾아 문경 오미자의 맛과 향을 즐겼다.지난해엔 채 걷히지 않은 ‘코로나19’ 걱정으로 6만 명의 관광객이 문경을 찾았지만, ‘코로나 엔데믹’이 선언된 올해는 더 많은 이들이 새콤하고 달콤하며 약용 성분까지 듬뿍 품은 문경 오미자를 맛볼 수 있을 듯하다. 문경시 역시 “올해는 보다 철저한 준비와 내실 있는 축제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도록 오미자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비단 초가을 오미자축제만이 아니다. 가을이 좀 더 깊어질 10월엔 ‘문경 사과축제’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연이은 행복한 페스티벌이다.문경에서 오랫동안 사과를 재배해온 농민들은 “중산간 지역 비옥한 토질에서 자라는 우리 지역 사과는 당도가 높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그래서 ‘꿀사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며 엄지를 세운다.지난해 10월 중순 개최된 ‘문경 사과축제’에선 200t이 넘는 사과를 방문객들이 구입했다. 이는 현장에서 확인된 문경 사과의 인기를 가감 없이 보여준 사례다.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의 제목에서 착안한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 사과’라는 카피 또한 축제장을 찾은 가족들의 웃음을 불렀다.올해도 문경시 농민들과 문경시청 축제 담당자, 각계의 전문가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사과축제의 성공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번 주말엔 어디로 가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다.‘문경의 봄’은 찻사발축제로 빛났다. 이제 곧 다가올 여름을 넘기고나면 시작될 ‘문경의 가을’. 그 계절엔 문경 ‘오미자축제’와 ‘사과축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 기다림은 지루함보다는 행복에 가깝다. 문경/강남진 기자75kangnj@kbmaeil.com

2023-06-04

전국 배드민턴 동호인 2천명 ‘셔틀콕 대향연’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 포항시배드민턴협회가 주관하는 ‘포항국제불빛축제 기념 2023 포항시 OPEN 배드민턴대회’가 지난 3∼4일 이틀간 포항종합운동장 만인당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이번 대회에는 전국 950여개 배드민턴클럽 동호인 2천여명과 응원차 방문한 가족 1천여명 등이 참석해 전국 최대 규모의 ‘셔틀콕 대향연’을 벌였다.첫날 개최된 개막식에는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과 안승도 포항시 남구청장, 백인규 시의회 의장, 김일만 시의회 부의장, 김종익 포항시의원, 함정호 포항시의원,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김유곤 포항시체육회 부회장, 황종현 포항시배드민턴협회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회식 직후 진행된 황금라켓(18k)과 LED TV, 배드민턴 용품 등 푸짐한 경품이 걸린 행운권 추첨 이벤트는 동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황금라켓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최수영(48·동해면)씨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당첨돼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대회사를 통해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본 대회는 올해 18회째를 맞게 됐다”면서 “이번 대회에는 무려 950여개팀이 참석하면서 전국 최고의 배드민턴 대회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본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협회·동호회의 애정과 성원 그리고 포항시와 배드맨턴 협회의 헌신과 봉사 때문이었다”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모든 동호인들은 목표한 성적을 올리면서 포항에 대한 좋은 추억도 함께 가져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안승도 포항시 남구청장은 “배드민턴은 오랫동안 실생활에서 친숙한 생활운동으로 자리잡아 남녀노소 누구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면서 “대회 참가 동호인들은 땀을 흘리며 모든 스트레스를 날리는 한편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했다.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은 “배드민턴 동호인들의 포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생활체육 배드민턴 발전과 해양관광·스포츠 명품도시인 포항이 전국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은 “오늘 대회를 알차게 즐기시고 포항에서 즐거운 추억 많이 쌓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전국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배드민턴 강호들은 이번 포항대회에서 남·여 복식과 혼합복식 3개 종목에서 20∼60대 연령별로 셔틀콕을 주고 받으며 열전을 벌였다. 포항 형산강클럽 이동현(31·해도동)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클럽 대항전을 통해 1년간 실력을 키웠다”라면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한편 이번 대회 기간 종합운동장 주변 숙박업소와 식당 등이 대회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0대 초급 복식’ 우승자 인터뷰“파트너와의 연습경기 도움 행복한 마음으로 운동할 것”“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하면서 바라던 C급으로 승급하게 돼 정말 기쁘고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됐다”며 “어느 대회든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한데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는 24대 25로 단 1점차 진땀승을 거두면서 우승까지 갈 수 있었던것 같다”고 말했다.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과 포항시배드민턴협회가 주관한 2023 포항시 OPEN 배드민턴 대회에서 포항 지곡동 한마당체육관 사철클럽 소속 정석배(51)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50대 초급 복식 종목 우승을 거머쥐면서 파트너 윤기배(55)씨와 함께 초급에서 C급으로 승급했다.그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파트너 윤씨와 최대한 많은 연습경기를 치루면서 호흡을 맞춘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회 당일 첫 게임을 가져오면서 굳었던 몸이 풀렸고 덕분에 남은 게임까지 연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정씨는 “배드민턴을 시작한지 6년차가 되면서 점점 더 욕심이 생기고 있다”며 “최종 목표는 A급이지만 배드민턴을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건강도 찾고 삶의 활력도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강준혁기자사진=이용선기자

2023-06-04

주말엔 화사한 수국길 따라 힐링 산책 어떠세요

프랑스의 시인인 제라드 드 네르발(Gerard de Nerval)은 모든 꽃은 자연에서 피어나는 영혼이라고 했다. 시인의 말대로라면 우리가 꽃을 좋아하는 것은 자연의 영혼과 교감하는 일일지도 모른다.꽃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 최근까지 가장 인기 있었던 꽃은 유채꽃이었다. 아직도 가을철에는 메밀꽃이 대세고 겨울철에는 동백꽃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꽃은 아니지만 불과 3년 전만해도 전국이 핑크 뮬리(분홍억새)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9년 국립생태원에서 핑크 뮬리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로 지정한 이후 빠르게 퇴출됐다. 핑크 뮬리가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수국이다. 수국은 한자로 ‘물 수(水)’에 ‘국화 국(菊)’ 자를 쓴다. 이름에 걸맞게 물을 좋아하고 국화처럼 넉넉한 꽃을 피운다. 수국하면 제주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경남 고성에 있는 그레이스 정원은 조금 덜 알려진 수국정원이다. 정갈하게 조성된 수국정원은 이름 그대로 성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이번 주말에는 탐스럽게 핀 수국을 따라 꽃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수십만 그루 수국이 맞아주는 민간정원경남 고성 백암산 뒤편에 비밀의 정원이 있다. 2020년 6월 25일 문을 연 그레이스 정원은 수국을 테마로 한 59만5천여㎡ 규모의 민간정원이다. 메타세쿼이아가 마치 군인처럼 도열한 입구부터 보랏빛 수국이 화사한 꽃송이를 자랑한다. 6월 중순은 넘어야 제대로 만개할 터인데 올해는 일찍 찾아온 더위 탓인지 벌써부터 정원 곳곳에서 수국이 얼굴을 들이밀었다.돌담을 따라 올라가니 구릉과 언덕에도 각양각색의 수국이 만발하다. 숲 한가운데는 붉은 벽돌로 지은 작은 교회도 있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공연장도 있다.그레이스 정원은 경남 창원의 마금산 온천에서 온천장을 운영하는 조행연(여·78) 씨가 15년에 걸쳐 가꿔온 정원이다. 그레이스정원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눈치 챘겠지만 실상 이 정원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 씨가 선교센터를 지을 목적으로 만든 곳이다.정원의 시작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천장에 있던 메타세콰이어를 옮겨 심는 것이었다. 길 양옆으로 정갈하게 줄지어 메타세콰이어를 심은 뒤 숲 한가운데 붉은 벽돌로 교회부터 지었다. 그때부터 정원과 식물에 대해 공부했다. 원예와 관련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유튜브를 뒤졌다. 하나하나 공부해가면서 정원 만들기를 진두지휘했다. 10여 년이 넘게 정원을 꾸미는 과정에서 조 씨는 자료를 뒤지고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얻어 식물과 관련한 실전 지식을 익혔다.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는 지금도 매일 창원에서 인부들을 태우고 출퇴근한다. 정원에서는 팔을 걷어붙이고 손수 꽃밭을 일구고 나무와 꽃을 심는다. ◇허세 없이 담백하고 성스러운 수국 천국조 대표가 처음 수국을 심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창원의 갈멜수도원 수녀들로부터 얻은 수국 300주가 계기가 됐다. 수녀들이 캐낸 수국을 정원에 옮겨 심었는데 이듬해부터 탐스럽게 피어나는 수국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수국이 꽃이 피는 시기나 토양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의 꽃을 피운다는 것을 알게됐다. 처음에는 흰색에 가깝다 시간이 지나면 연한 녹색을 띠고 이후 밝은 파란색을 거쳐 자주색이나 분홍색으로 변했다. 심지어 토양에 따라 꽃의 색이 변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토양이 알칼리성이면 분홍색이 짙어지고 산성이면 푸른색으로 변한다. 중성이면 흰색꽃이 핀다. 새로운 품종의 수국을 수집해 심는 재미도 있었다.그레이스 정원에서는 다양한 수국 품종을 볼 수 있다. 재래종인 산수국이 특히 많다. 꽃송이가 큰 서양 수국과는 매우 다르게 생겼다. 매우 아기자기하고 화사하면서 품위가 느껴진다. 그레이스 정원은 전문가들이 본다면 어딘가 허술해 보일 수도 있지만 허세나 과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꽃의 생태적 특성보다는 꽃이 주는 위안을 생각하여 만든 정원이라 더 친근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메타세콰이어 길에 한쪽은 수국을 심고 반대쪽에는 경사진 물길을 놓고 작은 연못을 만들어 물소리를 배치한 조경이다. 그레이스 정원의 수국은 청명한 날에도 좋지만 장맛비가 그치고 꽃과 잎의 색감이 짙어질 때 더 청량하다.정원에는 수국만 있는 건 아니다. 정원 위쪽의 경사지에는 자작나무와 해국을 심어 멋스러움을 더했다. 이밖에도 꽃산딸나무, 꽃창포, 수레국화, 옥잠화 등 다양한 꽃을 즐길 수 있다. 온 몸을 휘감아 도는 짙은 풀 냄새를 맡으면서 꽃과 미소를 나누노라면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은총’을 주는지 실감하게 된다. 햇살은 더 농밀해지고 수국을 따라가는 길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여행수첩그레이스 정원은 한 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정원에는 가벼운 산책 코스 외에 깊은 숲속 트레킹 코스도 있다. 이 밖에 숲속 교회, 갤러리, 연못 등 소소한 볼거리가 걷는 재미를 더한다.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 3천원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연중무휴)다. 주말에는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이곳도 들러보세요△34만㎡ 규모 ‘만화방초’고성에는 또 한곳의 수국 명소가 있다.‘만 가지 꽃과 향기로운 풀들이 있는 곳’이라는 뜻의 만화방초(萬花芳草)가 그곳이다. 규모는 그레이스 정원이 더 크지만 수국정원을 먼저 조성한 곳은 만화방초다. 1997년 정종조 대표가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안식처를 마련해 주고자 수국을 심기 시작하면서 조성한 정원이다.만화방초의 전체 공간은 33만578㎡인데 이중 6만6천115㎡는 야생 녹차밭이며 야생식물도 700여 종이나 서식하고 있다. 정원에는 200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의 수국이 제 색깔로 자라고 있다.일부 수국정원이 수국을 보다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인공으로 색깔을 내는 경우가 있지만 만화방초는 자연을 최대한 살리자는 정 대표의 철학을 충실하게 구현했다.포크레인 작업을 거의 하지 않고 길도 원래 짐승이 다니던 길을 그대로 활용했다. 만화방초는 오래 가꿔온 곳이니만큼 식생도 다양하고 공간도 다채롭다. 노랑어리연꽃이 만개한 작은 연못이 있는가 하면, 계곡 옆으로 울창한 편백나무와 수국이 어우러진 공간도 있다.편백숲에서 돌아 나오면 기억의 동산이 나타난다. 조용히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추억에 잠기는 장소다. 잠시 마음을 비울 시간을 갖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여러 개 놓였다. 햇빛에 색이 바랜 장독 수십 개도 설치됐다. 장독 아래로는 차나무가 자란다. 그 너머로는 고성 전경이 펼쳐진다. 산 아래로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눈이 시원해진다.만화방초에서 수국이 가장 많이 핀 곳은 수국꽃길이다. 6월 초입인데도 탐스러운 수국이 지천으로 피었다. 정원 위쪽은 벽방산으로 이어지는데 정 대표는 전망대까지 수국을 심어 그야말로 수국천지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최병일 작가

2023-05-25

몽니 김신의, 경주서 7080 ·MZ 감성을 노래하다

국내 최정상급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톡톡 튀는 재밌는 입담으로 유명한 가수 김신의. 그의 공연장을 압도하는 풍부한 성량과 고음 처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김신의가 보컬로 활동중인 몽니밴드가 26일 오후 8시 경주 원도심 봉황대 광장에서 젊은 감성적 음악과 7080 취향의 노래들로 지역민들과 만난다.특히 김신의는 현재 포항 송도윈드서핑클럽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경북과 깊은 인연을 가진 점도 눈길을 끈다.이날 몽니밴드는 김신의가 직접 작사 작곡한 히트곡 ‘소년이 어른이 되어’, ‘소나기’, ‘그대와 함께’, 신곡 ‘견딜만 해?’ 등을 불러 젊은층 관객들의 오감을 전율케 할 준비를 마쳤다.이와함께 KBS2TV 음악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7080 곡들을 재해석한 ‘무인도’와 ‘세상만사’ ‘젊은 태양’ 등을 노래해 중장년층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2004년 결성된 몽니밴드는 김신의(보컬 기타), 정훈태(드럼), 이인경(베이스기타), 공태우(기타)로 구성된 감성적이고 강렬한 모던 록 4인조 혼성 밴드다. 몽니밴드는 밴드 초창기 수년간 서울 홍대 앞에서 인디밴드 활동을 한 탓에 여성팬들이 많다.무엇보다 몽니밴드는 지난 20년간 단 한번의 멤버 교체가 없는, 대중음악계에서 흔치 않은 밴드로 인정 받고 있다.김신의는 “멤버들의 음악성과 성격, 경제적인 문제 등 3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면서 “호흡이 잘 맞고 한결 같은 음악성 등 완벽한 팀워크가 자랑”이라고 말했다.또 김신의는 철저한 자기 개발과 자기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먼저 음악성 확장을 위해 바쁜 방송 일정 가운데도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4년 동안 뮤지컬 배우를 병행하는 힘든 길을 택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유다역.‘삼총사’의 아라미스역, ‘마리아 마리아’의 예수역등 뮤지컬 10개 작품에서 주연급으로 500여 회 출연했다.김신의는 “뮤지컬을 통해 어릴 적 배우의 꿈을 이루면서 노래에 연기력를 가미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공연 무대에 올라서면 몸과 마음이 한결 자유로워지면서, 스스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가수가 끼를 발휘해 공연에 더 몰입할수록, 관객들도 더 많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하지만 ‘방송과 뮤지컬 병행은 체력 유지와 밴드 연습 시간 활용이 쉽지 않았다’며 그간의 어려움도 토로했다.“뮤지컬 공연 전 2개월 동안 하루 5시간씩 강도 높은 연습을 한 후 다시 밴드공연 준비를 하려면 강한 체력이 관건”이라며 “매일 한시간 이상 스포츠를 틈틈이 했기 때문에 버텨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신의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서울 한강이나 340여km 떨어진 포항 송도해수욕장을 찾아 강풍 속에서 거친 윈드서핑으로 심신을 단련했다”고 했다.“체력이 약해지면 성량도 약해지기 때문에 가수의 생명이 단축된다”라며 “강인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장수하는 가수의 버팀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신의는 작사·곡을 배운 적이 없지만 그동안 히트곡을 포함해 70여 곡을 작사·곡했다.삶의 경험을 통해 가사를 만든 후 어릴 때부터 익힌 기타나 피아노를 통해 멜로디를 붙이는 습관이 20년을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작사 작곡가가 됐다는 것.한국에서는 ‘록밴드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대중음악계 속설이 있지만, 김신의는 이미 방송가의 스타로 떠오른지 오래다.KBS2의 ‘불후의 명곡’, MBC의 ‘복면가왕’과 ‘나는 가수다’, 유희열의 ‘스케치 북’, MBN의 ‘보이스 킹’ 등 방송 각종 음악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으로 15년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입담도 좋아 ‘불후의 명곡’ ‘토크 대기실’ 코너에서 개그맨 김준형·트로트 가수 이찬원과 호흡을 맞추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무대 매너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공연 상황마다 적절한 액션 구사력이 적절하고, 관객들과 호흡을 잘 맞춰 공연장 열기를 최대한 끌어 올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재능과 끼를 가지고 유명세를 구가하는 김신의이지만, 처음부터 음악을 편하게 시작한 것은 아니다.지난 2000년초쯤, 군을 제대한 후 대학을 중퇴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겠다’는 결정을 했지만 사업가인 아버지의 “소위 딴따라는 먹고 살기 힘든다’는 강한 반대에 부딪힌 것.하지만 결심을 밀어부쳤다. 서울 여의도 자택 아파트의 5평 남짓한 방에다 방음 공사를 해 작업실을 만든 후 기타와 피아노, 음악컴퓨터, 녹음장비 등을 들여다 놓았다. 그리고는 4년간 작업실에 틀어 박힌 김신의는, “밥 먹고 잠자는 시간 이외 하루 14시간씩 음악에만 몰두했다. 곡 쓰고 노래만 했던 그 때가 너무 좋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2004년 드디어 몽니밴드를 결성한 김신의는 홍대 앞 라이브클럽 ‘슬러그’와 ‘잼머스’등지에서 인디밴드 생활 4년을 시작했다. 이후 기획사를 통해 방송 출연이 시작되면서 방송가 메이저 가수로 인정받게 된다.‘서울 깍쟁이’같은 세련된 외모와는 달리 김신의는 매우 성실하고 진중해 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선배들을 깍듯이 모시는 한편 후배들을 잘 챙기는데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우직한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선배인 록밴드 YB 윤도현과는 서울에서 양양까지 2박 3일 자전거 투어를 다녀올 정도로 막역하고, 가수 조장혁으로부터는 골프를 배우기도 했다.후배 가수 김기태와는 수시로 만나 음악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신의는 “10년 전 쯤 방송국 녹화 도중 불을 끈 상황에서 기타를 들고 걷다가 1.5m 아래 무대 밑으로 떨어져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라면서 통념적으로 연예인 같지 않은 소탈한 성격도 그대로 드러냈다.대구의 박진현(57) 윈드서퍼는 “김신의의 겸손함과 성실함은 국내 윈드서핑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음악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김신의는 “이번 경주 공연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면서 “관객들이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진홍기자 pjhbsk@kbmaeil.com

2023-05-22

DWTC와 맞손…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 도약 ‘씨’ 뿌렸다

대구 엑스코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내외적으로는 다양한 전시회를 마련하는 한편, 국제적으로도 교류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서다.21일 엑스코에 따르면 지난 18일 엑스코는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의 도약을 위해 동서양 최대 무역허브인 두바이와 협력관계 구축에 나섰다.이날 엑스코 이상길 대표이사 사장은 중동 최대 MICE 복합 센터인 ‘두바이 세계무역센터(Dubai World Trade Center, 이하 DWTC)’를 방문해 두바이에서 신규 국제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상호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엑스코의 이번 협력관계 구축은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3대 메가 이벤트로 불리는 세계박람회를 중동 지역 최초로 개최한 도시이자 MICE 산업 중심지로 떠오르는 두바이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MICE 산업 활성화 및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됐다.이날 DWTC에 방문한 이 대표이사 사장은 DWTC의 전시부문 총책임자인 마히르 줄파르 부사장을 만나 △대구와 두바이의 MICE 산업 발전을 위해 양 기관이 추천하는 혁신기업 육성 연계 무역대표단·투자자문단 교류 및 파견 △양 기관 대표 주관전시회의 국제화를 위한 전시장 및 바이어 교류 및 전시회 홍보 강화 △신규 전시회 론칭·새로운 비즈니스 행사 개최 등 상호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지난 1979년 설립된 DWTC는 21개 전시홀과 400개 회의실로 구성된 12만773㎡의 규모로 연간 500개의 전시행사가 개최되며, 전 세계 300만여 명이 방문하는 아랍에미리트 최대 MICE 복합 센터이다.올해 DWTC는 중동 최대 규모 ICT 전시회 ‘GITEX Global’, 중동 최대 물·에너지·기술·환경 분야 전시회인 ‘WETEX’,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지속가능 모빌리티 전시회 ‘Global EV Show’ 등 주요 전시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엑스코는 글로벌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DWTC와 교류를 통해 엑스코 대표 주관전시회인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대구국제미래모빌리티엑스포’, ‘ICT융합엑스포’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신규 전시회를 양 기관이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협의했다.또한, 이날 엑스코는 DWTC 방문에 이어 소방청, 소방산업기술원, 소방산업협회 관계자와 함께 중동 최대의 소방장비 제조업체인 ‘나프코(National Fire Fighting Manufacturing Company, NAFFCO)’본사에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이사 사장은 NAFFCO 본사의 칼리드 알 카티브 사장과 함께 엑스코 대표 주 관 전시회이자 국내 최대·국내 유일의 소방안전분야 박람회인 ‘국제소방안전박람회’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NAFFCO는 지난 1991년 설립된 곳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화재·안전·보안장비 등을 수출하는 중동 최대 소방제조사로, 엑스코에서 오는 8월 30일 개최되는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 대규모 전시부스로 참가하기로 확정지었다.NAFFCO는 소방안전박람회 기간 중 10명 내외로 구성된 품목별 구매팀을 파견해 국내 소방장비업체들과 1:1 구매상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아울러 NAFFCO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소방기업의 중동 진출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으며, 이에 소방청, 소방산업기술원, 소방산업협회 관계자는 NAFFCO의 국내 시장 진출과 향후 소방산업 발전에 있어 적극 협력하겠다고 응답했다.앞서 엑스코는 최근 ‘제20회 그린에너지엑스포’를 성료하는 등 국내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린에너지엑스포는 국내 최대·아시아 3대·세계 10대 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로 지난달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이 행사에는 22개국 3만2천800여 명이 방문했으며, 국내외 136개 업체가 306건 상담을 진행했다. 수출상담회에는 아이솔라에너지, 에스에너지 등 55개 유수의 업체가 참여해 총 6억6천2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상담 실적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담액인 1억8천100만 달러와 비교해 약 3.7배 증가한 실적이다.이상길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엑스코는 DWTC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여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 도약을 위한 연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NAFFCO와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소방안전박람회의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올해 엑스코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125건의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전시장 가동률 55%를 목표하고 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5-21

“청송군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든든한 보편복지’ 실현”

지난 시대와 달리 21세기는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복지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이는 공통된 고민이자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청정한 자연환경으로 ‘산소카페’로 불리는 청송군 역시 군민이 몸으로 직접 느끼고, 마음 깊이 감동하는 복지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지방소멸시대의 도래와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청송군은 현재 지역에 거주하는 군민들을 보다 잘살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올해 청송군이 주민 체감형 맞춤복지로 추진하게 될 여러 정책들을 아래에서 면밀하게 검토해보고자 한다. □ 1석3조 효과를 보고 있는 청송 무료버스청송군은 버스 탈 때 돈을 내지 않는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모든 승객 공짜’ 무료버스 덕분이다. 군은 “보편복지·탄소중립·경제 활성화라는 1석 3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청송군은 2023년 새해 첫날부터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교통복지 향상을 위해 군민은 물론 관광객 등 청송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관내 시내버스 이용 무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청송에서 운행되는 모든 시내버스에 요금통을 떼버린 것.무료버스 제도를 도입한 지 5개월째 들어선 현재 주민들은 물론 청송을 찾는 여행자들도 환한 웃음으로 이 정책을 반기고 있다. 주식회사 청송버스는 ‘농어촌버스 무료 운행’ 후 버스 이용객이 25%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그동안 비용적인 측면과 버스를 탈 때 요금 지불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승차를 꺼렸던 지역민들이 부담 없이 바깥출입을 하게 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이와 관련 무료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송의 한 어르신은 “전에는 병원 한 번 가려면 일부러 참았다가 다른 볼일 있을 때 가곤 했는데, 이제는 몸이 아프다 싶으면 바로 병원에 가니까 아픈 것도 덜하고 멀리 사는 아들 내외의 걱정도 줄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장날 버스를 이용한 주민 역시 “장바구니를 차에 올리고 잔돈 꺼내다 보면 마음도 급하고 비틀거릴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운전기사가 짐 옮기는 것까지 도와주니 버스 타는 게 즐겁다”며 좋아했다.이런 실질적인 주민들의 평가는 군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청송군의 무료버스 도입 취지와 잘 부합되는 대목.청송군 담당자는 “아직은 대부분의 승객이 지역 주민이지만 앞으로 관광객들의 방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슬로시티 청송에서 버스로 관광하는 새로운 여행트렌드가 자리 잡고,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산소카페 청송군’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추측된다.“군민의 호응과 관광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수시로 버스와 터미널을 점검해 쾌적한 버스 이용 환경을 만들고, 운전기사들의 서비스 교육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 무료버스 운행과 관련된 윤경희 군수의 약속이다. □ 군민 불편은 우리가 해결한다… 8282민원처리 기동반지난 1월 9일 청송군은 ‘8282민원처리 기동반’ 발대식을 열었다. 이를 기점으로 8282민원처리 기동반이 활동을 시작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여러가지 불편한 일이 있을 때 만능해결사 역할을 해준다”는 청송주민들이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2개 조로 구성된 기동반은 그간 청송군 전역 1천152가정, 2천534건의 생활민원을 처리하는 실적을 올렸다. 수많은 민원을 처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휴일과 설 연휴에도 쉬지 않고 군민을 위해 일한 기동반의 땀이 있었다.청송군은 민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층의 고충을 작은 부분까지 해결해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분들에겐 불편사항이 생활의 큰 제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접수된 민원 1천152건 중 98%에 달하는 1천130건을 처리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후에도 신속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란 게 청송군의 부연.직접 서비스를 받은 한 가정은 “갑자기 전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전화 한 통에 집으로 달려와 해결해주고, 무엇이 문제인지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등 친절한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윤경희 군수는 “8282민원처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보다 많은 가정의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다 보면, 찾아가는 적극행정의 모범사례로 꼽힐 것”이라며 “향후 청송을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8282민원처리는 전기(전등, 스위치 등), 수도(수도꼭지, 싱크대 수전 등), 기타(문 손잡이 등) 분야 등 가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사항을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물론, 청송군민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빈집과 상가 등은 제외된다. 관련 문의는 ☎054-870-8282. □ 행복 청송·복지 청송을 위한 발걸음 오늘도 진행 중2023년 청송군의 복지시책 추진 방향을 요약하면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든든한 보편복지의 실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군민 중심의 사회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선다는 뜻.청송은 올해 노인·아동·청소년·여성·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계층에게 적합한 복지서비스를 지원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군민 모두가 행복한 맞춤 복지를 구현해나갈 방침이다.이를 위해 가장 먼저 어르신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경로당 신축 및 개·보수와 경로당 활성화 물품을 지원한다. 특히 소파·입식테이블을 보급해 경로당의 ‘좌식문화’로 불편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보조하게 된다. 더불어 매년 노인 일자리사업 대상자를 확대해 안정된 노후생활 기반을 조성하고, 사회 참여의 폭 또한 넓혀갈 계획이다.기초연금 지급, 어르신 목욕비 지원, 경로당 행복도우미 운영도 주요한 사업들. 여기에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운 취약 노인들에게는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종합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에 노력하게 된다.양질의 보육환경 조성과 출산 분위기 장려에도 힘을 쏟는다. 부모급여, 영유아보육료 및 가정양육수당, 아동수당 지원을 통해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노후화된 보육시설에 대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안전한 보육환경을 만들어 나갈 예정.드림스타트사업·지역아동센터·다함께돌봄센터 개소,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개강, 청소년 보호육성사업 등이 진행되면 아동들에게 종합적인 방과 후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여가활동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다문화가족의 적응을 위한 방문교육과 우리말 공부방, 사회적응 특화프로그램 등도 운영·지원할 방침. 여기에 더해 방과후 학교 운영을 지원하고, 중·고등학교 신입생 교복구입비, 고등학교 무상교육도 지원한다. 이는 청송군 교육여건 개선에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된다.“청송인재양성원은 지역 학생들의 교육 의지를 높이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복청송 아카데미, 행복청송 군민대학, 성인문해교육 지원 등도 추진할 것”이란 게 청송군청의 설명.한편, 이웃사촌복지센터를 운영해 주민 조직화와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민이 주도적으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마을복지계획을 수립·실천한다는 것도 청송군의 청사진이다.더불어 사회보장수급가구(기초생활보장수급, 기초연금, 차상위계층 등) 책정을 위해 행정안전부, 국세청, 금융기관과 연계된 사회보장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적정한 급여를 결정하고, 맞춤형 보장급여제도를 튼튼히 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집중 발굴 기간도 운영된다. 위기가구에 대한 지원계획도 세웠다.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 지원하고 점검하는 등 지속적이고 의욕적인 통합 사례관리도 상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보다 나은 복지안전망 구축을 위한 전략.시련의 역사 속에서 구국의지를 실천하다가 산화한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위해서는 참전명예수당, 보훈예우수당, 참전배우자수당을 지급한다.소외되기 쉬운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 장애인일자리 참여자 수를 늘리고 장애인연금·수당·의료비 지원 등도 살필 것이다. 이는 모두 맞춤형복지 서비스의 실현을 위해서다.군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복지 청송’, 안정되고 윤택한 ‘행복 청송’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올해 내내 쉼 없이 진행된다./김종철·홍성식 기자

2023-05-15

홍콩의 매력속으로… 무료항공권 2만4천장을 잡아라

코로나 이전으로 일상회복이 빨라지면서 홍콩이 해외 인기여행지로 다시 뜨고 있다.한국에서 비행기로 서너시간 거리인 홍콩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관광지중 한 곳이다.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홍콩은 현대와 전통,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며 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체험할 수있는 여행지다.3년이 넘는 긴 코로나 기간 꽁꽁 문을 닫았던 홍콩은 지금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에 전력을 쏟고 있다.다시 말해 종전 홍콩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다른 산업보다 관광과 여행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십만장의 무료항공권을 뿌리고 쇼핑바우처를 제공하며 해외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홍콩은 코로나 이전인 2018년 연간 6천500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찾았다.그러나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사실상출입국 빚장을 걸어 잠그면서 홍콩의 해외관광객은 급감했다.2022년의 경우 코로나 이전의 10분의1에 불과한 60만명에 그쳤다. 그전에는 10만명도 채우지 못했다.홍콩경제에 차지하는 관광업의 비중이 17%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여행객 급감은 홍콩경제에 치명적이다.다행히 홍콩을 찾는 해외 여행객이 올해 들어 대폭 늘어나면서 외식업과 소매업 등 관광분야의 경기는 빠르게 회복중이다.지난 4월말과 5월초 노동절 황금연휴기간, 중국본토와 해외에서 250만명의 관광객이 홍콩을 찾아 유명관광지와 쇼핑센터가 위치한 도심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도심 호텔 예약률은 100%에 달하고 유명체인음식점은 본토 관광객들로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홍콩 정부에서도 각종 국제 행사를 유치하며 관광 경기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홍콩의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각국 항공사들도 속속 중단했던 홍콩행 항공편을 재개하가나 증편하며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 기간 한산하기 그지없던 홍콩공항은 지금은 입출국하는 해외여행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연휴땐 출국장 수속행렬은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룰때가 빈번하다. 출국수속의 대기시간도 코로나 이전보다 더 걸리고 있다. 코로나기간 직원들을 줄였던 항공사들이 인력부족으로 항공수요 급증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홍콩으로 가는 항공편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서서히 회복중인 추세다.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물론 홍콩 국적기인 캐세이퍼시픽 등 각국 항공사들의 증편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에서 홍콩가는 항공편은 하루 10여 편이 넘는다.그 만큼 가기 훨씬 편해졌다.홍콩은 지금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관광객을 상대로 무료 항공권 증정 행사가 진행중이다.무료항공권은 코로나 이전 홍콩을 찾은 국가별 관광객 비중에 따라 배분된다.한국은 무료항공권 50만장중 4.8%에 해당하는 2만4천장이 16일부터 뿌려질 예정이다. 행사에는 캐세이퍼시픽, 홍콩익스프레스, 홍콩항공, 그레이터베이 등 홍콩의 4개 항공사가 참여한다.홍콩 여행하면 트램을 타고 올라간 해발 552m인 빅토리아 피크에서 내려다본 멋진 야경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피크에서 내려다보는 홍콩섬과 바다건너 구룡반도의 하늘높이 솟은 고층빌딩들의 스카이라인이 만든 멋진 풍광은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는 트램은 코로나 기간 6세대 트램으로 교체됐다. 차창도 넓어지고 훨씬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홍콩여행은 주로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주요 관광지와 명소를 둘러보는 코스다. 영국의 조기 정착지인 홍콩섬은 정치, 경제, 금융의 중심지인 센트럴과 애드미랄티, 완차이,코즈웨이베이 등을 중심으로 홍콩의 화려함과 식민시대 건물을 개조한 찻집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수 있다. 물론 곳곳에 숨어있는 핫플과 맛집도 빼놓을 수 없다. 센트럴에서는 영화 ‘중경삼림’에 나온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가 명소 중 하나다.길이800m, 높이135m에 이른다. 센트럴과 미드레벨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좌우로 펼쳐진 홍콩의 풍경을 보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다.구룡반도는 쇼핑과 문화의 중심지인 침사추이, 몽콕, 그리고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이 여행코스로 추천된다. 홍콩섬에서 페리를 타고 도착하는 침사추이는 쇼핑과 문화의 중심지다. 인근 스타의 거리에 있는 이소룡의 동상과 랜드마크인 시계탑이 눈길을 끈다.홍콩의 도심에서 벗어난 해수욕장 리펄스베이는 부자들의 주거지로 유명하다. 홍콩시민들이 즐겨찾는 피서지이자 주변의 레스토랑과 유명 커피숍에 들러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홍콩여행의 묘미가 아닐까.홍콩에는 크고작은 240여개의 섬이 있다. 라마섬 등 인기있는 섬에는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와 운치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일정이 괜찮으면 페리를 타고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홍콩은 유명 트래킹코스들이 많다. 산속을 걸으며 푸른바다와 홍콩의 비경을 감상하는 멋진 트래킹을 통해 진정한 홍콩 여행의 퍼즐이 완성될 것 같다./정상호기자 jyr933@kbmaeil.com

2023-05-14

고달픈 유배생활서도 귀히 여긴 ‘비밀정원’

전남 강진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다고 이곳 사람들은 자랑한다. 고려청자와 영랑 김윤식, 그리고 다산 정약용이다. 강진은 다산이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다산이 유배를 가서 처음 머무른 주막집인 사의재부터 다산초당, 백련사, 유배생활의 고달픔을 달랜 백운동 원림까지 곳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다산의 유배생활이 고달프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백련사의 혜장 스님과 우정을 나누고, 혜장의 제자인 초의선사에게 차에 관한 지식을 전수했다. 또한 유배지 강진에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무려 600여 권의 책을 썼다. 강진을 여행하는 것은 실상 다산의 숨결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조경예술의 백미, 백운동 원림강진 월출산 기슭에 있는 백운동 원림을 강진 여행의 첫 번째 행선지로 잡은 것은 다산이 가장 애정을 쏟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유배 중이던 다산은 1812년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을 등반하고 백운동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백운동 원림을 보는 순간 다산은 한눈에 반해버렸다. 다산은 원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12곳을 정해 제자인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자신은 친필 시를 써서 한데 묶은 ‘백운첩’을 남겼다.백운동 원림은 조선시대 원림의 극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이다. 원림의 안뜰에 시냇물을 끌어들여 마당을 굽이굽이 돌아나가게 만든 절묘한 배치부터 소나무와 대나무, 연, 매화, 국화, 난초 등이 조화를 이루며 피어 있는 모습까지 황홀하기 그지없다.하지만 이 모든 풍경은 예고편에 불과하다. 백운동 원림 뒤편 정선대에 오르면 백운동 원림이 왜 빼어난 조경예술의 백미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 백운12경 중 제1경인 월출산 옥판봉과 함께 정원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원 안에서는 숲으로 둘러싸여 볼 수 없던 풍경들이 옥판봉과 함께 살아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주위 풍경을 끌어들여 정원의 구성요소로 만드는 차경(借景)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백운동 원림을 조영한 사람은 이담로(1627~1701)다. 그는 이곳을 만든 뒤 손자 이언길에게 귀하게 여기라는 유언까지 남겼다고 한다. 다산이 이곳을 찾게 된 것도 이담로의 6대손인 이시헌을 막내제자로 받아들인 인연이 계기가 됐으니 후손들이 선조의 유지를 제대로 지킨 셈이다. ◇4대째 143년 동안 차 만드는 차 종갓집다산 정약용 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차와 얽힌 인연이다. 월출산에는 국내 최대 야생차 군락이 있었고, 유배 시절 다산은 이곳의 야생차를 즐겨 마시며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다산이 즐겼던 야생차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놀랍게도 명맥이 끊어지지 않았다. 조선 후기인 1878년부터 4대째 143년 동안 차를 만들고 있는 전통차의 종가가 맥을 이어온 덕분이다.이한영(1868~1956)은 1890년대부터 이 땅 최초의 차 브랜드인 백운옥판차를 출시한 전설의 차인이다. 백운옥판차는 월출산 아래 백운동 옥판봉에서 난 야생 찻잎으로 만든 차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한영은 열 살 때인 1878년부터 스승 이흠 선생으로부터 제다법(製茶法)을 배워 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흠은 백운동 원림을 조영한 이담로의 6대손이자 다산의 막내제자였던 이시헌에게 제다를 배웠다.다산이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 남양주로 돌아간 뒤에는 이시헌이 매년 곡우 때 스승에게 백운옥판차를 보냈다. 이후에는 이한영이 해마다 다산의 집안에 백운옥판차를 만들어 보냈다고 한다. 이한영은 초의선사와 다산의 차맥을 이었고 지금은 이한영의 고손녀가 뒤를 잇고 있다.◇다산이 마신 야생차를 지켜내다이한영의 고손녀가 바로 ‘이한영 차문화원’의 이현정 원장이다. 이 원장이 월출산 아래 백운동 차막에서 그 전설의 백운옥판차를 다시 만들고 있다. 이 원장이 어렸을 때, 백운동 사람들은 다들 월출산 야생차를 따다가 차를 만들었다. 제다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 풍습이었다. 시아버지(이한영)에게 차를 배운 이 원장의 할머니는 며느리(이 원장의 어머니)에게 제다법을 전수했고, 이 원장도 그것을 어깨너머로 배웠다. 하지만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야생차 채취가 금지되면서 백운동 사람들의 차 만들기도 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 원장도 자연히 차와 멀어져서 오랜 세월 도시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귀향해 월출산 아래에 자리 잡고 고조할아버지인 이한영 차의 맥을 잇고자 했다. 그런데 월출산 아래에 대규모 차밭을 조성하고 있던 한 대기업이 이한영이 만들었던 차들을 이미 상표로 등록해 놓은 상태였다. 이한영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출시한 백운옥판차, 금릉월산차, 월산차 등 3개의 차 상표였다. 이 원장은 할아버지의 상표를 되찾기 위해 3년에 걸쳐 소송을 했고 마침내 모두를 되돌려받았다. 다산과 월출산의 소중한 차문화 유산을 지켜낸 것이다. ◇실학사상의 산실 다산초당의 고졸한 맛다산의 실학사상의 산실이 된 곳은 다산초당이다. 다산 선생은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강진에 유배되어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게 된다.다산 선생이 연루된 황사영 백서사건은 천주교 신자 황사영이 중국 천주교회 북경교구의 천주교 주교에게 혹독한 박해의 전말보고와 그 대책을 흰 비단에 기입한 밀서가 발각된 일을 말한다. 황사영이 정약용 선생의 (배다른) 맏형인 정약형의 사위되는 사람이니 다산은 물론 형제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말았다. 정약형은 물론 손위 형 정약종은 참수를 당하고 둘째 형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뿔뿔이 흩어져 유배를 가게 된다.다산초당은 다산 선생의 담백한 성격답게 아담하면서도 고졸한 맛을 풍긴다. 제자들이 학문탐구에 매진했던 부속건물인 서암 외에는 이렇다 할 건물도 없다. 마당 앞에는 자그마한 반석이 놓여있다. ‘차를 끓이는 부뚜막’이라는 뜻의 ‘다조’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곳에서 자생차를 솔방울을 지펴 차를 끓였던 곳이라고 한다.초당 서편에는 선생이 ‘정석(丁石)’이라고 글씨를 새겨놓은 ‘정석바위’가 있고 초당 뒤편 맑은 샘이 흐르는 약천이 살림살이의 전부다. 초당 옆의 연못만이 선생의 가장 큰 호사였다. 바닷가의 돌을 직접 가져와 만든 연못에는 조그만 봉을 쌓아 ‘석가산’이라고 하고 나무 홈통을 이용하여 산 속 물을 떨어지게 만들어 ‘비류폭포’라 이름지었다. 동암에서 조금 뒤편에는 ‘천일각’이 있다. 다산은 특히 형 정약전과 우애가 돈독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흑산도로 유배 간 형을 그리는 마음을 다스리려 올라가던 누각은 쓸쓸하면서도 아름답다.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은 다산유적지의 정수다. 도보로 겨우 20여 분에 지나지 않는 길이지만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서로 어울려 짙은 향기를 뿜어댄다.이 길을 다산은 혜장선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오갔다. 물이 오르는 숲길로 난 오솔길에 들어서면 삿된 생각이 스르르 힘을 잃고 수풀 속으로 사라져간다. 함께 가볼만한 곳 ‘남미륵사’남미륵사도 꼭 가볼 만하다. 절 입구인 일주문에서 경내로 들어가는 길에 철쭉과 서부해당화가 빚어낸 화사한 꽃 터널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봄꽃 인증샷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진늦은 봄에 봄꽃들이 저버렸다고 낙심하지 않아도 된다. 초여름이면 빅토리아 연꽃과 수련이 소담스럽게 핀다.오백나한상과 삼십삼관음전, 팔각 13층석탑, 높이가 5m나 되는 거대한 부부 코끼리상 등의 이채로운 볼거리도 가득하다. /최병일 작가

2023-05-11

가족과 함께한 축제… 궂은 날씨에도 즐거움에 흠뻑

지난 주말 포항과 안동, 예천에서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한 다채로운 행사가 성황리에 펼쳐졌다.먼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놀이활동으로 신나고 유익한 하루를 선사해 주기 위한 ‘101주년 기념 2023 어린이날 큰잔치’가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주관으로 포항 철길숲 한터마당 일원에서 개최됐다.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어린이, 학부모 등 2천여 명이 철길숲 오크광장을 가득 메운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다양한 체험과 축하공연, 어린이 시상식 등이 진행돼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김정재(포항북) 국회의원,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과 유문선 포항북부소방서장, 연규식 도의원, 김종익·김하영 포항시의원,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는 학교별로 추천한 모범어린이 시상에 이어 참석 어린이와 내빈들이 단상에 올라 어린이날 노래를 합창하며 어린이날을 축하했다.이강덕 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은 “포항시 어린이들의 101번째 어린이날을 축하한다”며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는 점에서 포항시는 행복한 도시인 것 같다. 포항시 어린이들이 서로 도와가며 행복하고 씩씩하게 자라주길 바란다”고 전했다.김정재 국회의원은 “여러분들이 좋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어린이가 되어 꼭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당부했으며 백인규 시의회 의장은 “포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성장해달라”는 말을 전했다.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어린이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오늘 날씨가 심술궂지만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부모님과 맛있는 거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6일과 7일 안동과 예천에서 진행된 ‘제50회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와 ‘2023 예천활축제’ 프로그램에 더해 경북매일신문 주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가 진행돼 해당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6일 오후 6시 30분 안동에서 진행된 ‘안동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MC 한기웅씨의 사회로 비가 오는 날씨에도 많은 관람객이 운집해 김용임·박성연·류지광 등 8명의 인기 트로트 가수들의 멋진 공연을 즐겼으며 류지광 등 가수들의 팬클럽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가 등장하자 이름을 연호하며, 해당 공연장을 환호성으로 가득차게 만들었다.이어 7일 오후 7시 예천에서 진행된 ‘예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박현빈·박성연·정미애·허찬미·노지훈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장식하는 등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하자 인근 지역민들도 가족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아 멋진 공연을 더불어 즐기기도 했다.이들 양 축제에서 진행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행사는 관람객을 축제장으로 유도하고, 축제의 흥을 더욱 폭발시키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경북매일신문 최윤채 사장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가 낙동강이 지나는 시·군에서 열리는 축제와 행사마다 구름 관람객을 몰고 다니는 마중물이 될 수 있게 콘텐츠를 보강하는 등 더욱 내실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포항 ■ 안동 ■ 예천 사진=이용선기자/정안진·피현진·이시라·구경모기자

2023-05-07

‘가정의 달’ 5월에 잘 어울리는 영화 찾고 있나요

언필칭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5월이 열렸다. 환하고 따스한 햇살, 머리칼을 날리는 시원한 바람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좋은 날들이다.그러나, 세계와 인간의 역사 속에 마냥 즐거워만 해도 좋은 시절은 없는 것. 한국의 5월은 ‘쉬이 지울 수 없는 아픔’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 명백한 사실은 너도 알고 나도 안다.“꽃잎에 지는 바람으로 5월을 노래하지 말라”고 일갈한 시인 김남주(1946~1994)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래 추천하는 2편의 영화를 보며, 이토록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5월의 행복과 더불어 되새겨야 할 이 땅 ‘5월의 슬픔’까지 함께 더듬어보는 게 어떨까. 영화 ‘이웃사촌’의 한 장면(위)과 포스터. 아프게 떠올리는 이 땅의 1980년대… ‘이웃사촌’때로는 영화가 입담 좋은 ‘역사 선생’ 혹은 또 다른 ‘근현대사 교과서’로 역할 한다. 그런 경우를 직접 이야기 들은 적이 있다.몇 해 전이다. 중학교에 다니던 조카딸이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와서는 동생에게 진지한 얼굴로 묻더란다.“아빠, 옛날엔 진짜로 우리나라 군인들이 죄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총 쏴서 죽이고 그랬어요? 아니죠?”동생이 뭐라고 답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 다만 ‘아직도 학교에선 중학생들에게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건가’란 의문이 생겼을 뿐.그래도 다행이다. 조카가 백부처럼 캄캄한 골방에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비밀스럽게 제작한 ‘광주항쟁 사진집’을 통해 끔찍한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된 게 아니라서.198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그 책을 펼치고 총 맞아 죽은 광주 청년의 반쯤 감긴 눈을 보며 홀로 경악하던 밤이 잊히지 않는다. 아마 기자가 살아있는 내내 그럴 것이다. 이후로 35년 세월. 세상은 많은 부분 바뀌었다.비단 기자의 조카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택시운전사’ ‘1987’ 등 비극적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를 본 중학생들은 자기들 학교 역사 교사에게 “이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고 사실인가요?”라는 질문을 했을 듯하다. 그 아이들은 어떤 답변을 들었을까?영화 ‘이웃사촌’ 역시 입담 좋은 ‘역사 선생’ 혹은 또 다른 ‘근현대사 교과서’의 역할을 자처한 작품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민주화 이전, 공간적 배경은 한국, 밑바탕에 깔린 메시지는 ‘슬픔과 저항’이다.상영 시간은 2시간 10분으로 꽤 길지만, ‘이웃사촌’의 스토리 라인은 몇 줄로 정리가 가능할 정도로 간명하다.DJ(김대중)와 YS(김영삼)를 섞어놓은 듯한 민주화운동 투사(오달수 분)가 있고, 그를 감시하는 정보기관의 공무원(정우 분)이 있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투사의 진심을 알게 된 정보기관 직원은 그간 살아온 삶의 태도와 지향을 180도 바꾼다. 시대의 슬픔을 자기희생과 저항을 통해 이겨낸 둘의 재회로 영화는 마무리. 정치적으로 끔찍했던 한국의 1980년대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우리를 울리다가 웃기고, 서럽게 만들다가 깔깔거리게 한다.감독 이환경의 스타일은 말 잘하고 재밌는 역사 교사와 닮았다. “감정 과잉에 신파적이라 영화가 19세기 동화 같다”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게 ‘7번 방의 선물’ 등 전작들에서 이미 봐온 이환경의 패턴화 된 영화 연출 방식이라면 인정할밖에.조연들의 빼어난 연기력은 ‘이웃사촌’의 핍진성을 높여준다. 지난시절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속 정보기관의 고위직 역을 맡은 배우 김희원은 “악역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소화한다”는 세간의 평가에 값하는 연기를 이 작품에서도 보여준다.민주화운동 투사의 딸 역할로 나온 이유비의 눈빛 연기는 극장 안 사람들의 서러워서 뜨거워진 가슴에 기름을 붓는다. 제법이다. 기대하지 못했던 연기력이라 불러도 좋을 듯했다.어쨌건 한국의 비극적 현대사에 카메라를 들이댄 또 한 편의 ‘좋은 영화’로 점 찍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기자 외의 관객과 평론가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어쨌건, 이제는 대학생이 된 조카딸은 ‘이웃사촌’을 봤을까? 봤다면 또 동생에게 질문을 던졌을까? 그게 아니면 제법 컸으니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이 땅의 1980년대를 기록한 책을 읽었을까?조카의 의문에 답해줄 좋은 역사책 한 권 선물하고 싶은 5월이다. 누가 소녀들을 지옥으로 보냈나?… ‘귀향’‘태백산맥’을 쓴 소설가와 동명이인인 조정래. 그는 14년에 걸쳐 한 편의 영화를 위해 제 생의 많은 시간을 바쳤다.놀라운 건 7만5천270명. 어떤 이익단체도 쉽사리 끌어 모을 수 없는 숫자의 사람들이 몇천 원 또는, 몇십 만 원의 돈을 기꺼이 쾌척해 이 영화가 개봉되길 열망했다는 사실이다.이는 전례가 드문 일.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위해 이른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건 한국인들이 적극적 예술향유자로 문화계 전면에 등장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전쟁. 개인의 의지를 압도하는 집단의 지향에 의해 상처받고, 고통 받은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비단 일본이 획책했던 태평양전쟁에 한정되지 않는다. 역사학자와 철학자들은 말한다. “전쟁이란 인간이 구축해온 합리적 이성이 무너지는 순간”이라고.긴 이야기는 필요 없겠다. 영화 ‘귀향’. 개봉 당시, 터무니없이 적었던 개봉관으로 상영했지만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반자본적 기현상이 나타났고, 영화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눈물을 흘렸다는 주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기자 역시 그런 상황 속에서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오늘날, 제2차대전의 와중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쟁터로 끌려가 인권을 유린당하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짓밟히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은 여성들이 많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그러니, ‘귀향’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부정하거나 거부할 사람들 역시 적다. 그 당시 어떠한 일이 일어났고, 그 끔찍한 역사적 사건 탓에 보호받아야 할 한 개인의 삶이 타의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다는 것 역시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귀향’은 기본적 역사인식만 갖췄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다. 입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1930~1940년대 아무 것도 모르던 소녀를 끌고 가 그들을 고통 속에 빠뜨린 일본의 군인들은 나쁘다” 혹은, “제국주의의 야욕 달성이라는 전체주의적 욕망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킨 일본의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등.사실 ‘귀향’은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스토리·구성의 핍진성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하루 한 끼 챙겨 먹기도 힘들만큼 가난이 보편적이었던 1940년대 한국 농촌을 유토피아로 묘사한 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의 수난을 겨우 등에 드러난 푸른 멍자국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한 것, 전투 장면에서 보이는 제국주의의 저항세력이 중국인인지 한국독립군인지조차도 알 수 없게 만든 역사 재현의 조악함, 억울하게 죽어간 소녀들의 죽음을 해원하는 방식이 겨우 무당의 굿판을 통해서였다는 점 등. 곳곳에 산재한 부족한 부분들을 무시할 순 없다.그러나 그럼에도 ‘귀향’은 사람들을 울린다. 왜 그럴까? 답은 매우 단순하다. 겨우 열네 살 소녀가 자신이 ‘이상향’으로 꿈꾸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 거대한 시스템, 그것을 향한 반감 때문이다. 바로 제 욕망을 위해 수백 만 명의 인간을 희생시킨 일본 제국주의.이처럼 간명한 영화적 결론이라면, 여기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세간의 인식과는 또 다른 저서를 펴내 비난을 화살을 맞고 있는 세종대 박유하 교수도 들먹일 필요가 없고, 일본 정치권과 현실적 실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한국 정권의 입장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왜냐? 아픔과 그 아픔을 넘어서는 카타르시스란 어차피 객관이 아닌 주관의 영역이기에.이렇게 말해보자. 세상의 어떤 일은 복잡한 논거와 긴 설명 없이도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영화 ‘귀향’이 그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간명하다.“왜, 열네 살 어린 조선 소녀가 부모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타의에 의한 죽음을 맞았던가? 그 죽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 답변이 너무나 빤한 질문.때론, 삼척동자도 아는 쉽고 분명한 사실이 사람을 울린다. ‘귀향’이 가진 기술적 흠은 관객의 눈물을 부르는 역사적 사실을 이기지 못했다.해서, ‘귀향’은 영화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어떤 빛남을 지닌 영화다. 그 빛남에 우리가 안아줘야 할 약소국 소녀의 피가 묻어있을지라도. 해서, 이 빛나는 햇살 아래 5월에 보길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05-02

“택지개발·사통팔달 교통망 이어 첨단 지식산업 도시로”

경산시의 산업과 경제는 빠르게 성장한 특징이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 경산은 대도시의 배후 도시, 대구광역시의 베드타운의 색채가 짙었으나 빠른 산업과 경제성장으로 현재는 경북의 3대 도시로 자리 잡았다.1960년대까지 경산은 전형적인 농업 중심 사회로 미곡(쌀) 생산이 농업의 중심에, ‘대구 능금’의 대표 산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과의 전체 85%를 차지했었다.1970년대 초반에는 섬유업체가 전체 제조업체의 85%를 차지하다 1975년 석유 파동 이후 감소했다.1990년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진량읍과 자인면에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고 2008년 지식경제부로부터 경제자유구역 지구로 지정되어 첨단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식산업지구 지정으로 첨단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생산 비중이 증가하게 되었다.즉 경산시의 빠른 성장에는 1980년대 지역에서 지어지기 시작한 아파트와 대구시의 배후 도시의 이점을 살린 택지개발, 사통팔달의 교통의 편리성을 고려한 산업단지의 조성이 인구 유입을 불러온 결과로 볼 수 있다.글싣는 순서① 역사② 산업과 경제③ 문화와 관광④교육과 사회복지⑤ 미래 ◇택지개발과 지역의 주거경산은 대구광역시와 연접하고 대구시 수성구와는 시가지가 바로 이어져 생활권이 같음에도 지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정주권 보장으로 대구지역 주민의 전입이 많은 편이다.시민들에게는 편리성을, 전입인구의 유도를 위해 경산시는 1900년부터 택지조성에 나서 옥산1지구(51만 5천628㎡)부터 하양(무학)지구(48만 1천630㎡)까지 9곳에 409만 935㎡의 택지를 개발하고 신대·부적지구(45만 855㎡) 등 9곳의 도시개발을 완료하거나 진행 중이다.또 경산지구(63만 6천398㎡) 등 6곳의 토지구획정리사업과 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을 완료했다.이러한 경산시의 도시개발정책으로 아파트는 지속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전통적인 형태의 가옥은 점점 사라지는 아쉬움이 있다.영남대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등의 대학과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에는 원룸 촌이 형성되는 등 지역에 아파트와 원룸이 집중된 것은 대구시의 베드타운, 대학도시로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경산의 옛 중심지들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서상동 도시재생사업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산업단지의 개발경산지역의 경제와 산업에 밀접한 관계인 산업단지의 시초는 지방공업 단지로 1994년 4월 준공된 진량읍 신상·대원·황제·봉회리 일원의 경산1 일반산업단지(구 진량공단) 157만 7천413㎡다. 일반산업단지는 산업의 적정한 지방 분산을 촉진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시ㆍ도지사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단지다.이후 자인면 북사리와 교촌리 일원 48만 9천299㎡의 제2 산업단지가 1999년, 제3 산업단지(149만 7천259㎡)는 2009년, 경산1-1 산업단지(7만 6천20㎡)가 2021년 10월, 제4 산업단지(239만 6천999㎡)가 최근 준공되는 등 603만 6천990㎥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도시로 변모했다.경산1 일반산업단지에는 기계와 조립금속, 섬유, 의복,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 등의 무공해 업종을 유치하는 등 산업단지마다 특색 있는 업종을 유치했다.경산지역의 산업단지에는 3만 5천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며 이들 대부분이 기계·금속(8천366명)과 자동차 운송장비(6천732명), 전기·전자(5천191명) 등에 근무하고 섬유 의복과 식품에도 6천99명이 근무하며 지역 산업을 이끌고 있다. 계획 중인 산업단지는 경산도시첨단산업단지와 재활산업특화단지가 있다.◇산업구조 변화의 핵심 경산지식산업지구경산지식산업지구는 경산의 산업지도를 바꾼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 내 경산지식산업지구는 382만 3천804㎡로 2012년 사업을 시작해 비록 준공이 2023년으로 1년 미루어졌지만, 지금까지 지역에 없던 업종을 유치해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경산지식산업지구의 주력업종은 차세대 건설기계와 자동차, 철도차량 부품산업, 첨단 메디컬섬유 융합소재산업 등이 입주하고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신세계 명품아울렛의 입주 여부다.1·2단계 사업인 경산지식산업지구는 1단계 283만 9천644㎡는 분양률 93%에 2단계 98만 4천160㎡도 분양률 37%를 기록하고 1단계에는 151개 기업이, 2단계에도 9개 업체 등 160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해 현재 112개 업체가 입주를 완료하고 83개 업체가 가동하는 등 경산지역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특히 경산지식산업지구가 주목받는 것은 미래의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7개의 국책 연구기관의 입주다.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설계지원센터와 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융복합센터, 첨단메디컬 융합섬유센터,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 미래 모빌리티기술센터, 메디컬융합소재 실용화센터, 차세대 차량융합부품제품화지원거점센터 등 6개 기관은 입주를 완료했으며 사물무선충전실증기반구축사업은 현재 설계용역 중이다. ◇신세계 명품아울렛신세계 명품아울렛은 지역 경제의 활력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애초 1단계 17만 7천㎡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신세계 명품아울렛은 세계적인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는 미국 사이먼프로퍼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00여 개의 국내외 유명 잡화 브랜드로 구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부지도 2단계 산업용지 15만 4천120㎡로 축소 입주할 예정이지만 산업용지를 유통상업용지로 전환해야 하는 선결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치권과 조현일 시장 등이 산업자원부 실무진들과 접촉하며 실마리를 찾기에 적극적이며 16만 명의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서명부가 전달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경산지식산업지구에 신세계 명품아울렛이 조성되면 2천여 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외 관광객이 유치되면서 인근인 청도와 영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지역주력산업의 변화지역의 주력산업은 쌀과 과일에서 석유화학과 섬유·의복으로, 또 기계·금속과 자동차·운송장비로, 다시 전기·전자로 산업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산업을 이끄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171개 중 현대·기아 등의 1차 협력사는 23개에 그치고 2~3차 중소·영세기업이 대부분으로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고 완성차의 높은 의존성에 단순 차체(섀시, 바디) 생산이 145개에 이르고 내연기관 관련 부품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경산시는 변화하는 산업생태계를 따라잡고자 미래 차 기술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원에 나서며 인력 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의 경제와 산업의 지속적인 발달에는 고부가가치산업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고부가가치산업을 유치하려면 산업단지도 필요하지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당근책,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경산시가 앞으로 30년, 50년, 100년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시책개발과 함께 경산시의회가 함께하는 인센티브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05-01

시민과 함께하는 해병… 2만여 명 관람 ‘뜨거웠던 이틀’

‘2023 포항 해병대문화 축제’가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오천읍 해병의거리(서문사거리 일원)와 해병대 제1사단에서 2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4년 만에 열린 이번 축제는 한미70주년을 맞아 미해병대 캠프무적 대원들과 17개 시도지부 해병전우회원이 참여하는 등 해병대 부대별 개방행사와 함께 이뤄져 오랜만에 오천 서문사거리가 북새통을 이뤘다. 축제 첫날인 오전 10시 해병대 부대 입장시간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부대입구에‘해병대원 여러분이 포항의 영웅입니다’가 적혀진 포토월에는 시민들의 훈훈한 응원메시지가 눈길을 모았다.페인트탄 사격체험, 실전체력체험존 등 해병문화체험부스와 각종 해병대 장비탑승 대기소마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도솔관과 해병대 역사관, 해룡의 집 등 부대시설에도 다양한 이벤트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해병의 거리에서는 해병4컷 사진촬영존과 군번줄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크로마키 포토존 등 해병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 운영됐으며 다양한 해병대 굿즈들을 판매하는‘해병어울림 문화마켓’을 열어 방문객들이 따뜻한 추억을 남겼다.이외에도 양일간 군악대, 무적도, 의장대 등 각종 시연행사와 함께 병영체험 및 장비전시, 해병이 연날리기 이벤트가 이뤄지는 전투연병장 등 다양한 장소서 알찬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해병대 제1사단 내부를 간단한 출입확인팔찌 착용 이후 도보로 부대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해병체험과 이벤트가 펼쳐졌고 해병의거리 특설무대에서는 첫날 해병대와 미 해병대의 군복 변천사를 훤칠한 해병대 장병들이 무대 위에서 선보인 ‘마린룩 페스티벌’과 ‘어린이 무적도 공연’ 그리고 마마무 솔라 등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인 ‘레드마린 드림콘서트’도 인기를 끌었다. 30일 행사는 맑은 날씨만큼이나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해병대 장병들의 끼와 다부진 몸을 볼 수 있는‘핫피플 선발대회’와‘쇼미더마린 공연’을 즐겼으며 현역복무 중인 그룹 블락비의 피오의 축하공연으로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한편, 포항해병대문화 축제기간 포항사랑카드 10%할인 행사가 병행돼 많은 시민이 방문했으며 오천읍 8개 자생단체 200여 명의 주민들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제공을 위해 이른 아침 클린데이 행사를 전개해 미담이 되기도 했다. 사진=이용선기자/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04-30

“뚜벅이 여행, 오히려 좋아” 걸어서 만나는 진짜 월포

포항에게 바다는 먹거리 창고이자 놀이터였으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관문이었다. 최근에는 K-드라마 대표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면서 ‘관광지’로써 지역을 알리고 있다. 특히 청하면 월포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풀잔디를 거닐 수 있는 마을이다. 고속도로는 물론 동해선 기차가 오가는 월포역이 있어 뚜벅이 여행가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월포에서 즐기는 유유자적 힐링 투어 5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청하시장청하5일장이 열리는 이곳은 포항 사람이 아니라면 ‘공진시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터다. 지난 2021년 성황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로, 극 중 주인공이 사는 마을이었던 공진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바다내음과 함께 낮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인 조용한 마을이 전세계에서 방문하는 명소로 부상했다. 입구에도 공진시장이라는 간판이 달려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 아니므로 청하시장을 검색해 찾아가야 한다.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보라슈퍼’다. 드라마 속에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곳이다. 현재는 추억의 간식과 장난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공진반점’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배달부로 일하는 중국집으로 나왔지만, 현실에서는 곰탕 맛집으로 소문났다. 또 청하5일장 주변으로 ‘청호철물’, ‘오징어 탑’ 등이 드라마 속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마치 갯마을로 들어와 있는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가장 인기있는 장소는 역시 ‘한낮에 커피 달밤에 맥주’ 카페다. 파스텔톤의 커다란 문과 덩쿨이 내려앉은 카페 전경은 파란 하늘에도, 노을진 붉은 하늘에도 잘 어울린다. 방문객들은 당장이라도 주인공들이 나와 반겨줄 것 같은 풍경에 매료돼 기념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 기청산식물원과 청하중학교기청산식물원은 청하중학교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지난 1969년 기청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04년 환경부의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까지 서식지 내에서 보존이 어려운 멸종위기야생식물 종을 관리하고 복원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등 멸종위기야생식물 지킴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여 자칫 지나칠 수 있지만, 단돈 8천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2천500여 종의 멸종위기야생식물이 모여 살고 있어 아이들의 자연 학습 놀이터로 제격이다.전시시설도 식물의 환경에 맞게 다양하다. 오는 5월에는 ‘벚꽃 엔딩’의 아쉬움을 달래줄 백합나무(튤립나무)와 쪽동백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백합나무는 목련과로 높이 50∼60m의 크기로 자란다. 손바닥을 펼친 듯한 커다란 초록잎 위로 황녹색의 꽃이 튤립처럼 핀다. 쪽동백나무는 옥령화라고도 불린다. 때죽나뭇과의 낙엽 활엽교목으로 흰 꽃이 포도알처럼 늘어져 탐스럽게 피어난다. 나무는 가구재로, 씨는 머릿기름이나 초의 원료로 쓴다. 6월에는 노오란 모감주나무가 자태를 뽐낸다. 종자가 염주로 만들어져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황색의 꽃이 펴 개나리와 닮았다. 꽃이 지고 나면 꽈리처럼 생긴 열매가 달린다.기청산식물원과 얼굴을 마주한 청하중학교는 지난 2005년 환경보전 우수 시범학교로 선정된 만큼 경관이 뛰어난 학교로 유명하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학교와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는 풍경은 옛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사이로 봄에는 벚꽃이 나리고 가을에는 노란 단풍이 물들어 운치를 더한다. □ 용두 허우리 향나무용두리에 뿌리내린 허우리 향나무는 높이 7m, 바닥둘레만 4.66m에 달하는 거목이다. 2.90m나 되는 4개의 큰 줄기가 갈라져 압도적이다. 이 향나무에는 일화가 전해 내려져 온다. 향나무가 지키고 있는 용두 1리와 2리는 원래 한마을이었으나, 오래전 큰 홍수로 도랑이 넘쳐 마을이 두 지역으로 갈라져 멀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마을 노인분들이 서로 왕래할 수 없는 처지가 됐고 서로 사랑하던 북촌할배와 광명할매 또한 헤어지게 됐다. 이에 마을 구장이 향나무를 심어 두 어르신이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했다.하지만 주민들은 낭만적인 유래와 다르게 재밌는 이야기를 꺼냈다. 할매마을과 할배마을의 사이에 우환과 다툼이 있었지만, 향나무를 심고 난 후 마을이 평온하고 화목해졌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앞세우던 향나무가 수백년 간 마을 수호자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음은 사실이다.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따가운 봄볕을 피하고 있노라면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와 풀잎 쓰다듬는 소리를 낸다. 여행 중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운이 좋다면 고령의 마을 어르신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다. □ 월포해수욕장포항이 경북을 대표하는 바다도시인 만큼 동네마다 각양각색의 해수욕장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월포해수욕장의 매력은 뭘까. 달 월(月)에 물가 포(浦)라는 그 이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곳은 달이 가장 먼저 뜨는 ‘달맞이 명소’다. 일찍이 이 사실을 안 이들은 구룡포 해맞이공원에 가기 하루 전날 밤 이곳에서 떠오르는 달에 소원을 실어 보낸다. 방송인 전현무가 방송국에서 대상을 수상한 날 밤 월포의 한 펜션에 내려와 일출을 보며 2023년 새해 첫날을 기념하기도 했다.달은 달현산 아래 바다 인근에서 가장 보기 좋다. 까만 바다에 고개를 내미는 파도가 하얀 달빛에 부서지는 일은 소중한 이와 오래 즐기고픈 장면이다. 첫해를 맞이하며 열정을 다짐하기 전에 조용히 어둠을 밝히는 달님에게 지난해가 무사히 지나갔음을 감사히 기도하고 한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또, 해양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겠다. 월포는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평균 200m로 낮아 초보자가 서핑을 도전하기 좋다. 주민들과 월포초등학교 학생들이 플로깅, 블루카본 등 해양생태계보호 활동을 하고 있어 환경적으로도 깨끗하고 안전하다. 백사장에는 옛날부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데 썼던 후릿그물과 배 한 척이 서 있다. 서핑 후 보드와 함께 인증샷을 찍으면서 절대 놓치면 안 될 포토존이다. □ 사방기념공원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 사방사업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07년 문을 열어 사방의 목적과 중요성 등을 설명하는 뜻깊은 장소다. 이 공원은 1975년부터 5년간 360만명이 투입돼 4천500㏊를 단기간에 녹지화한 전국 최대 규모의 영일지구사방사업 성공기를 보여주며, 외부공원과 사방사업 기술변천과 각종 자료를 모아 전시한 실내전시실로 나눠져 있다. 주차장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드넓은 잔디광장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고, 뒤로는 탁 트인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기념관 안에서는 영상물과 게임 등 체험형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설명 안내도 무료로 제공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2층으로는 외부공원과 이어진다. 자주색의 비단향꽃무, 들국화 같은 마가렛과 색색의 데이지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꽃길을 따라 걸어가면 하늘을 담은 연못이 펼쳐진다. 사방사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한 동상들이 있는 산지사방 전시장을 지나고, 억새밭이 손짓하는 바람의 언덕에 다다른다. 뒤돌아보면 성큼 다가온 바다와 일직선으로 이어진 계단이 아찔하게 다가온다. 묵은봉 정상 직전에는 관해루가 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로 남쪽 호미곶이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 동북쪽으로는 청진리 항구와 해안선이 평화롭다. 사방사업에 대한 이해부터 산을 직접 느끼며 오르기까지 마침내 발아래 바다와 산이 한데 어우러진 풍광을 담으면 평온과 기쁨이 마음을 채운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4-27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 문경 도자기 한눈에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명예문화관광축제인 ‘2023 문경찻사발축제’가 개막한다.올해 축제는 29일부터 5월 7까지 9일 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일원에서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이란 주제로 전면 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올해 25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4년만에 전면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다. 장민호, 김희재, 박서진, 김의영, 최석준, 주미 등 최정상급 가수들의 개막축하공연으로 화려한 개막을 알린다. 또한 박구윤, 박주희, 안성준, 박규리 등으로 채워지는 폐막식 및 트롯인 문경공연까지 축제의 여흥이 쉼 없이 이어진다. 찻사발이 지닌 생활자기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담아 새롭게, 멋있게, 재밌는 축제로 관람객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문경 찻사발이 생활도자기로의 전환점을 맞게 될 이번 축제에서는 축제 상품이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판매돼 생활도자기로 훌륭하게 쓰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축제 기간 중 문경새재 축제장 입장료와 주차요금도 모두 무료이다.4년 만에 전면 현장축제로 열리는 ‘2023 문경찻사발축제’를 미리 돌아본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 차려지는 기획전시‘기획전시’프로그램는 우리나라와 문경을 대표하는 도예명장과 한· 중·일 도예작가들의 다양한 도자기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먼저 오픈세트장 강녕전에서 펼쳐질 ‘무형문화재 특별전’과 ‘도예명장 특별전’을 만날 수 있다. 백산 김정옥, 묵심 이학천, 문산 김영식, 미산 김선식 국가·경북도 무형문화재, 경북도 최고장인 월파 이정환, 우남 김경식, 문경 도자기명장 월봉 오정택, 황당 김억주, 청마 유태근, 도광 김경선 등 도자기 장인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20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국제교류전’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도예작가를 초청해 문경찻사발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되는 60여점의 작품은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오픈세트장 백제궁에서 펼쳐질 ‘문경도자기 명품전’은 전통의 맥을 이어온 문경 사기장들의 명품 52점이 전시돼 문경도자기의 진수를 선보인다.이밖에 역사와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제20회 전국찻사발 공모대전’의 입상작 10점, 역대수상작 19점을 포함한 123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문경도자기 한상차림전’은 문경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생활자기들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제공된다.이번 기획전시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우수한 전통도자기 작품들을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즐기며 문경도자기의 멋과 정취를 가득 담아갈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특별하고 다채로운 부대행사2023 문경찻사발축제는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고 있다.먼저, ‘특별행사’로 문경 도자기 명장들이 도자기를 직접 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도자기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직접 설명해 주는 소통형 참여프로그램 ‘사기장의 하루’행사가 축제기간 중 1일 2회(10시, 14시) 오픈세트장 광화문 무대에서 펼쳐진다.그리고, 문경찻사발축제의 백미인 ‘문경도자기 명품경매 및 생활자기경매’가 마련된다. 생활자기 경매는 4월 30일과 5월 6일, 문경도자기 명품경매는 5월 5일과 7일 오픈세트장 저잣거리 주무대에서 당일 오후 3시에 진행 될 예정이다.이밖에도 다례시연, 아름다운 찻자리, 전국가루차 투다대회, 문경전국발물레경진대회,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는 문경찻사발이야기, 찻사발 원픽이벤트, 찻사발의 산 시간제한 이벤트, 찻사발 할인! 체험스템프 이벤트가 준비된다.또 100만원대 다완을 10만원에 한정판매하고 50만원대 다시세트도 10만원에 판매하는 요장별 다완 및 생활자기 한정판매 이벤트,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한 ‘웅이마술사의 신기한 마술 이야기’등의 특별행사가 이어진다. 문경찻사발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체험행사’로는 ‘찻사발 빚기’와 ‘찻사발 그림그리기’, 5만원 상당의 혜택을 사전예약 1만5천원에 누릴 수 있는 ‘찻사발 원픽패스권’, 풀장 속 꽁꽁 숨어 있는 황금 찻사발을 찾는 ‘1300 황금찻사발을 찾아라’ 등이 눈길을 끈다. 그 외에 찻퀴즈온더블럭, 찻사발 패달보트, 차담이 네컷, 망각의 찻집, 스탠딩 찻자리, 다례체험 등 가족·연인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마련했다.또한, 1천만원 상당의 황금다완 경품 이벤트, 축제의 주인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의 날 진행, 문경찻사발의 이색적인 재미를 표현하는 광화문 글러벌스타 월담스토리, 문경특산물 판매, 문경문화 예술인 자유공연, 차담이 페이퍼 포토존 등의 ‘알찬행사’들은 축제의 재미를 더해 준다.안동MBC 정오의 희망곡 오픈스튜디오, 찾아가는 영화관, 문경도자기와 향토음식 한상차림전, 한복 패션쇼, 제1회 문경 전국사진 촬영대회, 신스틸러 페스티벌, 문경사랑 연예인초청 골프대회, 문경도자심포징엄, 문경친환경 캠핑프로그램, NH농협과 함께하는 건빵박사·이은결 스페셜 마술쇼 등의 ‘부대행사’가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신현국 문경시장은 “4년 만에 전면 오프라인 축제로 개최되는 제25회 문경찻사발축제 준비에 관계자 모두가 어느때보다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고 밝혔다.신 시장은 “특히 관광객의 안전과 교통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에 중점을 두고 차질없이 축제를 준비를 했으니 안심하고 문경을 방문해 코로나19의 역경을 버텨내고 일상을 회복중인 우리 모두가 봄기운이 가득한 문경새재에서 문경찻사발 축제의 진수를 만끽하고 힐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3-04-26

“보양식·왕의 밥상·사찰음식… 왜 잘못 알고 있었을까?”

이른 아침과 밤에는 아직 춥고, 낮엔 벌써 여름이 온 듯 덥다. 이런 계절엔 감기에 걸리기도 쉽지만 입맛 역시 잃기 십상이다. ‘잔인한 달’ 4월엔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 육체의 건강을 위해선 좋은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신 건강을 챙기려면 뭘 해야 할까? 여기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책을 읽어야 한다고 수백수천의 선현(先賢)들이 때마다 강조했으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와 중국에서 날아온 짙은 황사에 콜록대는 기침을 참기 힘든 늦봄. 여기 육체적 건강을 지켜줄 음식에 관해 쓴 책 2권이 있다. 읽으면 정신적 풍요까지 선물 받을 수 있는. 이번 주말엔 이 책들을 읽음으로써 달아나버린 봄날의 입맛을 되찾아보면 어떨까?“영화처럼 극적이던 삶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뀐 건 세상엔 ‘나보다 강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안 뒤”‘민어의 노래' 접한 한 시인은 “외로움에 기갈 든 영혼들의 뱃속을 든든히 채워준다”고 극찬하기도“양반이 민어로 보신했다는 말은 근거 없어… 궁중 음식도 허구, 우리 시대 사람들이 만들어낸 음식” ▲요리 재료에서 건져 올린 맛있는 詩-김옥종의 ‘민어의 노래’문장이란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삶의 총체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삶=문장’이라 할 수 있을 터. 그러니 당연지사 사람이 쓰는 문장에는 살아온 삶이 녹아들기 마련이다.여기 커다란 손과 덩치를 가진 한 사내가 있다. 10대 땐 고향인 전남 신안과 학창시절을 보낸 목포에서 ‘소년 주먹’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완력을 과신했던 시절엔 한국인 최초로 K-1 파이터가 돼 일본 격투기 선수와 맞붙었다. 육체가 정신보다 빠르게 성장했던 사람 김옥종.불같이 뜨겁고 영화처럼 극적이던 삶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뀐 건 ‘세상엔 나보다 강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다.그 무렵 그는 밤거리가 아닌 부엌에서 칼을 들었다. 요리사가 된 것이다. 채소를 다듬고, 생선을 말리고, 육수를 끓였다. 철부지 아들이 커가는 걸 말없이 지켜보던 어머니와 함께 조그만 식당을 운영한 것.그리고 다시 2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김옥종은 이제 자신이 만들어내는 요리를 소재로 시를 쓴다. 40대 중반 문예지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그가 지천명(知天命)을 넘겨 출간한 첫 시집이 ‘민어의 노래’다.자신이 만들고 손님이 먹는 김옥종의 요리 대부분은 이 책에서 시의 제목이 됐다. 그는 음식을 매개로 삶의 희비, 세상의 빛과 그림자, 인간의 본성을 해석해 낸다. 예를 들자면 이런 문장이다.세월은 소리 내어 울지 않는 것민어 몇 마리 돌아왔다고 기다림이 끝난 것은 아니다…-위의 책 표제작 중 일부.곧 다가올 초여름 제철 생선 민어를 요리하며 ‘세월’과 ‘끝나지 않는 기다림’을 떠올리는 사람. 이를 시인 외에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책장을 넘겨 아래 시를 보자.나도 한 번씩은 조금 피가 흐르더라도가슴을 열어겨울 쪽볕에 한나절은 말리고 싶다졸여낸 것은 생선이나 사람이나깊어지는 건 매한가지 아니겠나.-위의 책 중 ‘건정’ 전문.전통 방식으로 말린 생선 ‘건정’은 김옥종이 사용하는 요리 재료 중 하나다. 바람과 햇살 아래서 말라가는 생선을 보며 사람 또한 깊어지기 위해선 곰삭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그는 포착해낸다. 평소 ‘삶의 근원’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문장이다.오래 묵힌 간장 혹은, 잘 삭힌 홍어처럼 독자를 매혹하는 김옥종 시의 매력은 ‘주꾸미 초무침’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난다.‘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석쇠 받치고/잘 여문 도다리 자글자글 하얀 속살/애틋하게 올려놓고/노랑 잎 봄동 데쳐서 막걸리 식초에/주꾸미 뒹구는 호시절에는/생의 건너편에 있는 것들까지 부르고 잡다.’맛있는 걸 앞에 두고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외로워하는 현대인들, 결국은 자신만큼 사랑할 어떤 것도 찾지 못한 소시민들에게 김옥종은 “생의 건너편에 있는 것들까지도 모두 불러 모아 한상 잘 차려 먹이고 싶다”는 너른 마음 씀씀이를 보여준다.‘민어의 노래’를 접한 시인 하나는 이 시집을 두고 “외로움에 기갈 든 영혼들의 뱃속을 든든히 채워준다”는 상찬을 얹었다.기자는 여기에 이런 말을 덧붙이고 싶다. “음식을 재료로 만들어낸 김옥종의 시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잊었던 인간의 따스한 체온을 되찾게 해준다”고. ▲뭘 알고 먹어야 더 맛있는 법-황광해의 ‘한식을 위한 변명’황광해는 음식과 요리 관련 글에서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규합총서’ 등의 고문헌을 자유자재로 인용하는 돌올한 칼럼니스트다. 그의 문장은 짧고 군더더기가 없어 쉽고 편하게 읽힌다.황광해와 함께 밥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그는 누구보다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많이 알지만 ‘지식’을 무기로 식탁에서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과장이 없고 명료한 사람이다. ‘한식을 위한 변명’은 음식평론가 황광해가 썼다. 첫 장을 펴면 열거된 소제목부터가 심상찮다.‘보양식은 없다’‘조선의 왕들은 사치스럽게 먹었다?’‘먹음직스러운 사찰 음식은 없다’‘궁중의 음식, 나라의 치욕이자 수치’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한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복(顚覆)시키는 제목들. 내용으로 들어가면 이 제목들이 황광해의 딱딱 끊어 쓰는 단문에 의해 부연된다.동서(東西)와 고금(古今)의 여러 자료를 검토·인용해 설득력을 높이고, 의구심을 가질 독자를 위해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실제적 사례를 들려주는 것.먼저 보양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한식을 위한 변명’에서 황광해는 잘라 말한다. “보양식은 없다.” 이러한 단언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물음이 뒤따른다.“아니, 보양식이 없다니요? 우리 조상들이 먹던 삼계탕, 장어, 민어, 개고기 등은 그럼 뭡니까?”황광해가 답한다. “보양식에 관한 한 우리는 발전이 아닌 퇴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있지도 않았던 보양식을 억지로 만들어 먹고 있다”고.이를 증명하기 위해 보양식으로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인 삼계탕이 원래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음이 기록된 ‘일성록’과 ‘몽경당일사’ 등을 인용한다. 또한 오늘날 삼계탕을 만들 때 사용되는 ‘영계(20여일 키운 어린 닭)’가 과거에는 사용된 적이 없음도 증명해낸다.비싼 가격임에도 각광받는 민어회와 장어 요리 역시 조선시대엔 ‘보양식’과 거리가 멀었다는 게 황광해의 주장.“양반이 민어로 보신했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 당시 민어 보신은 불가능했다. 양반들은 대부분 한양 도성이나 대도시에 살았다. 바닷가에서 민어를 옮기는 일은 불가능했다. 궁궐에서도 민어회를 먹거나 생민어로 탕을 끓였다는 기록은 없다.”여기에 덧붙여 장어를 귀한 보양식으로 대접하는 세태는 일본의 영향이라고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장어를 좋게 여기지 않았다. 그때 장어는 정체가 불분명한 녀석이었다”는 게 황광해의 설명이다.세칭 ‘궁중요리’에 관한 황광해의 태도도 명확하다. “왕의 밥상, 궁중의 음식은 허구다. 왕의 밥상은 없었다. 우리 시대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음식”이라는 것. 조선시대의 여러 문헌에 근거해 ‘왕의 밥상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펼친다.‘궁중음식을 전승한 기능보유자’ 또는 ‘조선 왕조의 마지막 상궁’으로 불리는 한희순에 대한 황광해의 인물평은 가혹하게 보일 정도다. 요약하면 이렇다.‘한희순이 고종과 순종, 계비 순정효황후 윤씨의 밥상을 책임졌다는 건 엉터리 소설이다. 무너진 왕조라도 왕실의 식사는 남자, 숙수의 몫이었다. 어린 여자 나인이 밥상을 책임졌다는 것은 유교적 사회질서 구조와 조선의 궁궐을 모르니 하는 소리다. 한희순은 고종 시대엔 제대로 일을 할 연차도 되지 않았다.’황광해의 문장과 주장은 열광과 비난을 동시에 일으켰다. 그러나, 그것 또한 책을 읽는 재미.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해 ‘한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갈 것인지는 ‘한식을 위한 변명’을 읽은 독자들의 몫이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2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