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울긋불긋 물드는 단풍시즌, 대구도 예외가 아니다.대구의 도심과 주변에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수 있는 단풍명소가 의외로 많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나들이 하기 좋은 단풍 비경지를 소개한다.
△달성 대표 관광명소 옥연지 송해공원
‘명품숲길 선정’ 금동굴로 이어지는 둘레길·백세교 산책로
송해선생 이야기 담은 기념관 등 알찬 볼거리 많아 입소문
이달 중순까지 열리는 가을 국화 전시회도 놓치지 말아야
옥포읍 기세리에 자리한 옥연지 송해공원은 달성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송해공원이 달성군 명예군민인 방송인 고(故)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딴 장소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송해공원이 있는 옥포읍 기세리는 송해 선생의 아내인 故 석옥이 여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송해 선생은 자주 옥연지를 방문해 실향의 아픔을 달랜 것으로 전해진다. 부부의 묘소 역시 송해공원 인근에 마련돼 있다.
송해공원의 자랑거리는 다양한 볼거리와 걷기 좋은 산책로다. KBS ‘전국노래자랑‘을 떠올리게 하는 재밌는 조형물, 얼음빙벽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금동굴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데크와 백세교 등은 산책 명소로 전국에 입소문이 나 있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분수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가을에는 흐드러진 낙엽에 반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달성군은 이곳에서 11월 중순까지 국화 전시회를 개최한다. 달성군 양묘장에서 공들여 생산한 대형 국화 작품과 포토존은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송해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송해기념관 선비체험관도 알찬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송해 선생의 유품과 사진자료 등에서 그의 생애, 달성군과의 인연, 전국노래자랑 등 업적을 알 수 있다. 송해카페에서 다양한 음료도 맛볼 수 있는데 송해 선생의 캐릭터가 담긴 커피잔 등이 독특함을 더한다. 옥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탁 트인 송해공원의 풍경은 덤이다. 송해공원은 이 같은 풍성한 콘텐츠 덕분에 지난해만 1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올해의 명소, 2023년 산림청 걷기 좋은 명품숲길에 선정되며 그 명성을 인정받았다.
달성군은 더 나은 송해공원을 만들기 위해 매년 약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설 곳곳을 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도 교통 접근성 개선, 계절별 꽃 식재, 테마가 있는 조형물 조성 등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이 찾는 장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달성 둘레길 걷기’ 등 송해공원의 뛰어난 시설물과 산책로를 활용한 행사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
△ 볼 곳 많은 대구 수성구
라이온즈 파크~진밭골까지 이어지는 생각담는 길 ‘내관지’
다양한 오브제 눈길… ‘팔현생태공원’선 다양한 식물·꽃 감상
수성못~들안길 투어버스 즐기다 다양한 먹거리로 입호강도
수성구에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가을 명소들이 가득하다.
우선 내관지가 소개할 만하다. 내관지길은 라이온즈 파크와 스타디움을 거쳐 내관지, 청계사, 진밭골까지 이어지는 생각을 담는길 5코스이다. 도심 가까이에 위치해 인근 주민들이 주로 방문하는 산책로로 경관이 수려하고 환경이 깨끗해 자연과의 깊은 교감이 가능한 코스로내관지의 넓은 수면과 인접한 산들이 조화를 이뤄 고즈넉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보물같은 장소이다.
대흥동 유아숲체험원 일원에서 시작돼 내관지에 이르는 데크로드는 기존 왕벚나무 사이를 걸어가는 숲길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었고, 내관지 내부에는 수상데크를 신설하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차별화된 공간조성을 위해 전문가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신창훈 수성구 총괄건축가, 독창적인 작품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진만 건축가, 대경솟대작가협회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해 관리용으로만 사용되던 취수탑과 연결교량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품격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내관지길에는 ‘생각을 담는 길’의 독특한 테마를 더욱 부각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예술적 대상물)들도 설치돼 있다. 오르막 구간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인생문구가 씌여진 통나무의자,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 대나무터널 등 이야기가 있는 산책로가 되도록 조성했다.
두번째는 팔현생태공원이다.
이곳은 가을에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아름다운 식물과 꽃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생각을담는길 1코스 금호강길의 시작 지점이자 대구둘레길 16코스 팔현안심길에 위치해 있어, 금호강을 따라 산책하며 자연 생태를 느낄 수 있다.
팔현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초화원, 데크, 쉼터, 철새탐조대가 조성돼 있다. 가을에는 국화, 댑싸리 등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들이 포토존을 만든다. 팔현생태공원 인근에는 수성패밀리파크와 고모역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 좋으며, 금호강자전거길과 곳곳에 운동기구들이 잘 조성돼 있다.
수성구라는 지역에서는 뺄 수 없는 곳이 수성못이다. 수성못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 100곳에 2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대구를 대표하는 곳이다. 자연을 품은 도심 속 호수공원으로, 지하철 3호선 수성못역 등 대중교통을 통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수성못 카페거리, 들안길 먹거리타운 등 먹을거리도 다양해 연인·가족단위의 방문이 많다.
올 4월 수성구는 수성못과 들안길 먹거리 타운을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지로 선정하고 관광 서비스 플랫폼인 대구 트립 앱도 구축했다. 수성못과 들안길을 잇는 수성투어버스도 운영 중이다. 25인승을 개조한 오픈 버스가 오전11시부터 오후 7시 40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못역∼수성못∼아르떼 수성랜드∼들안길 먹거리타운∼황금역 등 10개의 정거장을 오간다.
15년만에 수성못 음악분수 시설을 새로 개선해 수성못의 밤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또 가을밤 보랏빛 꽃으로 수놓는 맥문동 군락지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버스킹 공연 등 낮부터 밤까지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수성못은 수성빛예술제, 수성못 페스티벌, 뮤직수제맥주축제, 비치발리볼 월드투어 등 주요 축제가 사계절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중 수성구 대표 겨울축제인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빛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밤하늘을 무대로 드론 공연을 펼치는 수성빛예술제가 예정돼 있다.
△ 대구는 역시 팔공산
평년보다 꽤 늦어진 절정 시기로 이제야 ‘만산홍엽’ 즐겨
라이딩 성지 ‘한티재 고갯길’·케이블카로 가는 ‘소원바위’
‘낙엽천국’ 팔공로·순환도로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엄지척
대구에서 팔공산을 빼고는 가을 단풍을 얘기할 수 없다. 특히 가을철에 팔공산은 더욱 웅장해진다.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1192m)은 가을철에 단풍을 입어 울긋불긋하고 웅장해진 숲의 기세를 선보인다.
기상전문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가을 첫 단풍과 절정기가 평년보다 느려졌다. 팔공산은 지난달 20일부터 단풍이 시작됐고, 현재 산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
‘한티재’ 고갯길에 가보는 것도 좋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멋진 가을 길이다. 자전거 마니아들 가을 여행길로 팔공산은 특히 인기다. 케이블카를 타고 팔공산 ‘소원바위’에 들러볼 수도 있다. “지극(至極)하면 이루어진다”는 소원바위에는 시민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동전을 따닥따닥 붙여 놓았다.
가을철 낙엽이 아름다운 대표적인 구간은 팔공로(공산댐∼도학교)와 팔공산 순환도로(팔공CC 삼거리∼파계사 삼거리)이며, 이곳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만드는 노랗고 붉은색 물결을 드라이브하면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팔공산에서 단풍을 구경하는 길은 파군재에서 출발하여 파계사 삼거리를 거친 다음, 동화사 삼거리로 내려와 다시 파군재로 돌아오는 여정이 ‘최고’로 추천할 만하다. 파계사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 동화사 방향으로 나아간다. 나무들이 크기는 작아져도 그 대신 아담하고 아기자기해 또 다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준다.
아울러 부인사, 옻골마을, 불로고분군 등도 가을 붉은 물결을 선보인다. 부인사는 몽고군이 쳐들어와 초조 대장경을 불태운 장소라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름드리 고목들이 많이 남아 있어 단풍 나들이 장소로 아름답다. 아울러 옻골마을은 주렁주렁 대봉감이 빨갛게 익어있고, 뒷산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있다. 이곳에서는 고택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가을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올록볼록 쏟아 있는 모양의 고대국가 무덤을 기억하는 불로고분군 역시 색다른 가을의 전망을 느낄 수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