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치킨게임’ 우려되는 정부·의사간 강경대립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대규모 집단사직과 병원 이탈이 22일로 사흘째 이어지면서 환자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도 수련병원 수술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졌고, 2차 병원 응급실에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수련병원들은 응급과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술하면서 급하지 않은 진료와 수술은 최대한 미루고 있다. 설상가상 대구권 의대를 비롯해 전국 40개 의대생들도 집단으로 휴학을 신청해 의과대학들이 혼란에 빠졌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전면 붕괴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정부와 의료계는 연일 강대강 대립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모두 1분1초가 급한 환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전공의들은 ‘의대증원 정책이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라는 비판을 거듭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와 ‘정부의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 요구를 계속해오고 있다. 전공의들은 “필수의료패키지정부안이 비급여 항목 혼합진료금지, 인턴수련기간 연장, 미용시장 개방 등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정책들로 가득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부는 여전히 병원이탈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면서 “복귀하지 않으면 고발과 면허정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정부 공권력이 모두 나서 “집단행동 주동자와 배후 세력은 구속수사하고, 진료방해 행위도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정부의 강경방침에 전공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20~30대 엘리트들인 전공의들은 MZ세대 특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 정부의 강경대응이 반발심을 더 유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의대증원정책을 둘러싼 정부·의사 간 대립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비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증원숫자를 비롯해 의사들이 요구하는 수가인상과 의료사고시 민형사상 법적 책임 완화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적 지지를 믿고 지금처럼 의사들을 궁지로 몰아세웠다가는 심각한 의료붕괴사태가 올 수 있다.

2024-02-22

지역건설사 신공항 SPC 참여, 기대감 크다

지역의 대표 건설사인 화성산업과 서한, 태왕이엔씨가 대구경북 신공항 SPC(특수목적법인)의 건설투자자(CI)에 원도급사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역대급 공사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신공항 사업에 지역 건설사가 대기업의 하도급 회사가 아닌 원도급사로서 참여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역 건설사의 건설역량을 키우는 것 뿐아니라 지역 고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와 조종수 서한 대표, 노기원 태왕이엔씨 대표는 지난 20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간담회를 갖고 대구 미래 50년을 좌우할 핵심 사업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을 위해 지역 건설사들이 적극 참여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특히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하도급사가 아닌 원도급사로서 참여해 신공항 건설의 성공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한다.홍 시장도 지역 건설사가 대기업과 동등한 원도급사 자격으로 사업에 참여할 경우 지역업계의 능력과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격려했다고 한다.신공항 사업은 공항이 완공된 이후 국제공항으로서 경제적 파급력도 크지만 건설 과정에서 유발하는 경제효과도 상당하다. 수조 원이 투입되는 지역에서 발주되는 건설공사를 외지 대형건설업체에게만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력이 큰 지역건설사의 참여로 일자리 창출, 건설자재 수요 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또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대출 부실 문제로 주춤하던 대구경북 신공항 SPC 구성에도 지역 건설사의 참여는 붐 조성에도 좋다. 최근 홍 시장이 정부 최고위 관계자를 만나는 등 신공항 SPC 구성에 공을 들이면서 산업은행이 신공항 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신공항 SPC 구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지역 건설사의 신공항 건설사업 참여를 계기로 신공항 경제효과가 지역사회에 점차 확산돼 가길 기대한다.

2024-02-22

고준위 특별법 21대 국회서 폐기되나

21대 국회 회기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특별법의 국회 통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월 총선 일정을 앞두고 있어 이번 회기 내 특별법 통과가 불발되면 다음 국회로 법안이 넘어가야 해 그간 논의된 법안은 자동폐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주민 등 각계각층의 법 제정 요구가 국회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20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원전내 사용후 핵연료가 포화상태여서 저장시설 확보가 시급하다”며 고준위 특별법의 이달 임시국회 통과를 호소했다.그는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고리원전 순으로 원전 내 있는 습식저장조가 포화에 이르게 된다”며 “사용후 핵연료가 가득차면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발전소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며 법 제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국내 원전 25기에서 이미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가 1만8천여 t에 이르고 앞으로 32기에서 발생할 사용후 핵연료는 4만4천여 t까지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영구처분을 위한 내용을 담은 고준위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이번 국회 회기 내에 법 제정이 이뤄지지 못하면 22대 국회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하루가 급한 법안이 또다시 1∼2년 정도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준위 특별법은 2021년과 2022년 여야 의원이 특별법을 발의했으나 탈원전을 기조로 한 야당의 반대로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고준위 특별법은 탈원전을 하든 친원전을 하든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필수 과제라는 데 이론이 없다. 대승적 차원의 합의가 있어야 할 문제다.원전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원전소재 지자체, 산업계 등에서 20여 차례나 특별법 제정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범국민적 제정 여론이 높다. 여야를 떠나 국회는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특별법의 21대 국회 회기 내 제정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2024-02-21

이낙연과의 11일 동거로 6억 챙긴 개혁신당

개혁신당이 결국 쪼개졌다. 4·10총선에 임박해 제3지대 5개 정치세력이 ‘빅텐트’를 급조하더니 그저께(20일) 해체를 선언했다. 지난 2월 9일 설 연휴 첫날 4개 정당과 정치세력이 합당을 선언한 지 11일 만이다. 빅텐트를 주도한 이낙연·이준석 대표는 결별 당일에도 합당 파기 원인(총선지휘 전권,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 추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등)이 상대에게 있다며 비난전을 폈다. 애초부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연대는 무리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두 사람은 지역 기반, 정치 노선을 고려해 보면 누가봐도 섞일 수 없는 이질적인 캐릭터다. 그럼에도 양측이 급하게 손을 잡은 것은 ‘무소속 상태에 있는 현역을 우선 확보해 기호 3번과 정당 보조금을 확보하자’는 공동이익이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국민이 관심을 두는 부분은 개혁신당이 선관위로부터 받은 정당 보조금 처리문제다. 개혁신당은 정치보조금 지급 기준일 하루 전인 지난 15일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해 선관위로부터 6억6천만원을 받았다. 그렇지만, 김종민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원내 4석이 돼 ‘국고보조금 수령 기준’에 다시 미달하게 됐다. 선관위 보조금은 현재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에 지급이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이준석 대표는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되면 보조금을 전액 반납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앙선관위는 “반납한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기부 역시 법률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보조금은 정당 운영과 선거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 결국 6억6천만원은 고스란히 이준석 개혁신당 몫이 됐다.국민세금이 이렇게 허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앞으로 선거철마다 ‘한번 받으면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보조금을 타기 위해 떳다방 정당들의 무소속 국회의원 모시기 경쟁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됐다. 개혁신당이 이번에 적나라하게 보여준 보조금 수령 꼼수는 우리 정치사에 지워지지 않는 부끄러운 기록이 될 것이다.

2024-02-21

정부와 의사, 환자두고 감정대립 계속할건가

대형병원의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대거 사표를 내고 병원 현장을 떠나면서 ‘의료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대구의 상급 종합병원 전공의들도 예고한 대로 사직서를 내고 상당수가 진료실을 떠났다. 대구지역에선 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등 10개 병원에 전공의 829명이 수련을 받고 있다. 정부가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료현장을 떠나지 말라는 취지의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지만, 전국 1만3천여 명에 달하는 전공의의 집단 움직임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은 환자생명과 직결되는 수술·응급실에서 수술보조와 응급처치 등을 맡기 때문에, 이들이 이탈하면 중환자와 응급환자 치료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공의 대부분이 어제부터 출근하지 않은 서울 대형병원들은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수술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으며, 진료·입원환자 대기시간도 길어지는 모양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병원과 보건소 평일진료 시간을 연장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지만,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는 불가능하다.자칫 의료시스템 붕괴로까지 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임에도 정부와 의료계는 극단적인 감정대립을 계속하고 있어 답답하다. 정부는 연일 ‘고발’, ‘의사면허 박탈’을 언급하면서 “타협은 없다”는 강경입장이고, 의사들은 “의료대재앙을 맞을 것”이라며 대응하고 있다.양측은 당장 비이성적인 감정대립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의대정원을 2천명 늘려야 하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의료계를 설득할 협상카드도 마련해야 한다. 필수의료 수가인상이나 위급환자치료에 동반될 수 있는 형사책임에 대한 부담경감 조치는 의료계의 해묵은 현안이다. 그리고 의사들은 1분1초가 급한 환자들을 위해 병원에 복귀해야 한다. 종합병원 응급실이나 수술실을 방치해 환자들이 목숨을 잃은 사태가 발생하면 일차적인 책임은 병원을 떠난 의사들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4-02-20

대구시 工事 조기발주, 경기 부양 마중물 되길

대구시가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상반기 중 1조원에 가까운 공공건설공사를 조기에 발주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고금리와 자재값 상승 등으로 지역 민간건설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며 대구시가 발주하는 공공 건설사업 중 보상절차가 필요없는 사업은 내달 중 조기발주하고 상반기 내 나머지 사업도 발주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홍 시장의 지시로 조야-동명간 광역도로 2.3구간 건설공사(1천564억원), 중구청이 발주하는 복지누리 반다비체육센터 건립공사(303억원), 대구공공시설공단의 소각로 내화물보수공사(300억원) 등이 상반기 중 발주될 예정이다. 대구시가 올해 예정하고 있는 1억원 이상 발주물량은 시군구 6천603억원, 공사·공단, 교육청 등의 2천718억원 등 모두 1조2천814억원 규모다. 그 중 73%인 9천321억원이 조기에 발주된다.지역 건설업계로선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는 고금리와 부동산 PF문제, 고물가로 인한 시장 악화로 침체국면이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민간건설공사는 전년보다 약 30%정도 실적이 하락했다.대구지역은 주택건설경기 악화로 사정이 더 나쁘다. 작년 말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1만여 가구에 이른다. 준공후 미분양도 늘고 있다. 관련업계는 과잉공급된 대구의 주택물량을 소화하려면 짧게 봐도 2∼3년은 걸릴 것이라 한다. 주택건설산업의 후방효과를 생각하면 지역경제가 받을 타격이 심각하다.올해 건설경기도 경기침체, 고금리 등 복합적 요인으로 여전히 전망이 어둡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의 공공분야 건설공사 조기발주는 가뭄에 단비가 된다. 문제는 지역의 공공공사가 지역업체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대구시도 이런 점을 고려, 하도급 실태 조사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지역업계와 좀 더 긴밀한 협조로 대구시 발주공사가 지역건설경기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대구시 공공공사 조기발주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24-02-20

정부와 의사간의 감정대립, 의료대란 키운다

파격적인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뒤 오늘(20일) 병원을 떠나기로 함으로써 환자와 그 가족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주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어제 이미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 병원 외에도 전공의들의 사직은 잇따르고 있다.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약 1만3천명이다.각 병원은 현재 전공의들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수술 스케줄 조정 등을 하고 있다. 정부와 각 병원이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공의 집단사직이 현실화되면 수술·입원연기 등 환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해진다. 2만여 명에 이르는 전국 의대생들도 동맹휴학을 결의한 상태다.우려되는 점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지지를 앞세우며, 강경일변도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전국 221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집단사직 연가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명령’을 발령한 상태다.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자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화나 타협은 없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부정책에 대해 반대할 권리가 있는 의사단체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는 자세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의사를 악마화하면서 마녀사냥을 하는 행태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정부가 국민지지를 믿고 의료계와 막가파식 감정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국민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정부라면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 왜 의대정원을 꼭 2천명 증원해야 하는지, ‘의대블랙홀’ 현상에 대한 사회적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등을 조목조목 설명할 수 있어야 의대정원 확대정책의 타당성이 입증된다.

2024-02-19

공공요금 인상 5년 새 최대… 물가부터 잡아야

지난해 서민경제와 직결된 지방의 공공요금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행안부에 의하면 상하수도, 시내버스, 지하철, 택시, 쓰레기봉투 등 6종의 공공요금이 작년 한 해 동안 3.7%가 인상됐다고 한다. 2019년 3.5% 인상된 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2022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최고다. 그 여파로 지난해 초 5%대의 상승률로 시작한 국내 물가는 1년 내내 3%대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지난 한해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6%였다.정부의 물가관리로 3%대의 물가를 겨우 유지했지만 전기와 가스, 수도요금은 20% 이상 올라 사실상 공공요금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한해 서민들은 1년 내내 물가와의 전쟁을 벌여야 한 것이다.물가가 오르면 서민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실질소득이 줄어 얄팍해진 지갑으로 돈 쓸데가 없다. 직장인은 1만원으로 점심 한끼 사먹기도 힘들다. 또 물가상승은 소비시장을 위축시켜 식당 등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제도 어렵게 만든다.정부가 물가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민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기 때문이다. 그중 공공요금은 민간 물가를 자극하기 십상이어서 정부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지난해 지방의 공공요금이 오른 것에 대해 정부는 원가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요금이 5년 새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일반 물가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서민경제가 힘들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올해도 물가불안 기조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으로 물가가 자극받을까 걱정이다. 올해도 민생 최우선 과제는 누가 뭐래도 물가다. 공공요금이 안정돼야 물가 안정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시내버스 등 6종의 공공요금 안정에 행정력을 모아야 한다. 지방정부도 서민과 저소득층의 고통을 덜어주는 지방의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2024-02-19

與 TK 4곳만 현역공천, 대규모 물갈이 예고

4·10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끝낸 국민의힘이 18일 대구지역 단수공천자를 마지막으로 발표하면서 최종 대진표 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날 면접을 진행한 대구·울산·부산·강원지역 공천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에서는 3선의 윤재옥 원내대표(달서구을)와 재선의 추경호(달성군) 전 경제부총리를 단수공천했다. 이로써 TK지역은 이미 공천이 확정된 경북의 이만희(영천·청도)·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과 함께 모두 4명의 현역이 공천심사를 통과했다. 선거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안동·예천선거구와 영주·영양·봉화·울진 선거구, 의성·청송·영덕 선거구의 단수공천자 발표는 미뤄졌다.4곳을 제외한 대부분 TK지역은 국민의힘 현역과 도전자간(2~4파전)의 경선구도가 확정됐다. 단지 일부 지역구는 전략공천을 배제할 수 없다. 경선은 일반국민 1천명 여론조사와 선거인단(당원 50%, 일반국민 50%)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TK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기록한 64% 물갈이를 넘어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지역에서 얼마나 새 인물을 등용하느냐가 ‘정치인 한동훈’의 과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현역교체 비율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 특히 상당수 TK지역구는 ‘현역’대 ‘용산’ 대결구도가 형성돼 공천후유증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국민의힘 공관위는 공천이 처음 계획한 대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공언한 대로 객관적 기준과 데이터, 점수를 가지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이 현재까지 발표한 공천결과를 보면, 일단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낙하산 공천 논란은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공천 잡음이 커질 수 있는 뇌관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시스템 공천의 성패 여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현역의원 물갈이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데다 전략공천 발표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2024-02-18

대구 중구 인구유입률 전국 1위, 유지가 관건

대구시 중구가 23년 만에 인구 9만명선을 회복했다. 1980년 인구 21만8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대구 중구 인구가 2022년도에는 7만7천명까지 떨어졌으나 작년 처음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것.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구의 인구는 전년보다 8천865명이 늘어나 인구 순유입률 10.6%를 기록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위다. 올 들어 지난 14일에는 중구 인구가 9만5명을 기록하면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9만명선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중구청은 중구의 인구가 이같이 늘어난 것은 원도심을 활용한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재개발, 재건축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된 결과로 풀이했다. 내년에는 인구 1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 중구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재개발사업 규모가 22곳 1만여가구에 이르러 사업이 완공되면 가능도 하다는 해석이다.그러나 재개발과 재건축만으로 인구가 지속 증가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대구 중구의 인구 감소는 원도심의 낙후와 도심공동화, 부심권 발달에 따른 인구 이탈 등이 원인인데 아파트만 짓는다고 인구가 계속 늘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인구 유입도 자연스레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중구의 상업 시설이 빠진 자리에 주상복합 아파트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 중구의 상권이 오히려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한다. 중구의 최대 장점인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대구시가 현재 추진 중인 동성로 활성화 프로젝트가 제대로 이뤄져 대구 중심지 상권이 살아나야 인구 회복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인구 증가에 걸맞는 문화·복지 등 각종 정주시설을 확충하는 등 중구의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도 주문했다.특히 상업시설 활성화를 위한 주차난 해소에 대한 집중 투자도 지적했다. 유입된 인구 정착을 위한 행정당국의 다양한 정책이 병행돼야 비로소 인구유입 효과를 지속 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4-02-18

DGB금융 회장, ‘수도권 중심주의자’는 곤란

김태오 회장의 뒤를 이을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곧 마무리된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그저께(14일) 차기회장 후보군으로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3명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 황 행장과 시중은행 경영 경험을 가진 외부인사들 간의 3파전 경합구도가 됐다.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시중은행 CEO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판단된다. 약 4주간의 최종후보군 검증기간 동안 외부인사들이 잇따라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유력한 차기회장으로 거론돼온 황 행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금융경영 전문가다.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이후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외부출신 후보는 모두 시중은행 경영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권광석 현 우리금융캐피탈 고문은 우리은행장을 지냈고,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은 2013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 경험이 있다.이들은 향후 2주간 최종후보자 선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추가로 검증받아야 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CEO급 외부 전문가 일대일 멘토링,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로 구성돼 있다. 차기회장이 이달 말 내정되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3월 정기주총에서 최종선임이 확정된다.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DGB금융 차기회장의 책임은 막중하다. 회추위에 우선 주문하고 싶은 것은 대구·경북이 뿌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시중은행 전환을 이끌 후보를 낙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을 예로들면 특정지역의 변함없는 지지세가 있어야 강한 생명력을 가지듯이, DGB금융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중심주의 가치관을 가진 CEO가 차기 수장이 될 경우, DGB금융은 자칫 충성도로 다져진 대구·경북 고객을 외면해 버리는 ‘무례(無禮)’를 범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지주사를 설립하면서 본사주소를 서울로 옮겼다가 아직도 포항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2024-02-15

경북형 분산에너지, 지역경제 성장 견인하길

경북도가 오는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대비해 경북형 분산에너지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분산에너지란 에너지를 사용지역 인근에 설치해 송전선로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하의 발전설비를 말한다. 특별법에는 중앙집중식 전력시스템의 한계 극복을 목표로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지역별 전기요금제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경북도는 특별법에 근거해 전력 설비가 많은 경북지역의 특성을 살린 경북형 분산에너지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용역을 통해서 특화지역 개념을 정립하고 특화지역에 대한 전력수급 계획과 신사업 모델,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까지 검토할 예정이다.특히 원자력 발전소가 집중된 경북의 특성을 반영한 경북형 분산에너지 모델을 만들어 지역민이 저렴하게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값싼 전력을 바탕으로 기업 유치에도 공을 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경북은 국내 25기 원전 가운데 12기가 집중돼 있고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확장 가능성도 높은 곳이다. 앞으로 울진 신한울 원전 건설이 재개되면 전력자급률을 더 높일 수 있다.현재 경북의 전력자급률은 200%가 넘는다. 전력을 많이 쓰는 서울의 11%, 경기도 62% 등과 비교해 볼 때 월등히 높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지역 내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 판매하고 남는 전기는 전력업자를 통해 타지역으로 판매할 수도 있게 된다.경북은 그동안 에너지 분권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경북형 분산에너지의 모델이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게 잘 만들어져야 한다. 전력 생산이 높은 경북지역 산단이 전기 부족으로 기업 유치에 애로를 겪는 모순은 앞으로 사라져야한다.특히 전력설비가 많은 지역으로 기업이 스스로 찾아와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 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분산에너지 사업의 최적지라는 장점을 살리는 경북형 분산에너지 모델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2024-02-15

여당의 공천 교통정리, TK에서도 시작됐다

국민의힘이 4·10 총선 공천 신청자가 몰린 서울 일부 지역구에 대해 ‘후보 재배치’를 검토하면서, TK(대구·경북)지역도 어떤 방식으로든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그저께(13일)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 중·성동을 등 일부 지역구에 대해 후보 재배치를 하겠다고 했다. 중·성동을 지역구는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중진급 의원 3명이 공천 신청을 한 곳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세 지역에서 오래 봉사해 온 중진들은 자체적으로 굉장한 힘을 갖고 있어 그 힘을 우리가 이기는 데 잘 쓰려면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K(부산·울산·경남)지역의 경우, 이미 후보 재배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3선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민주당 김정호 의원 지역구인 김해을에, 5선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에, 3선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민주당 김두관 의원 지역구인 경남 양산을에 도전하기로 했다.TK의 경우에는 PK지역과 달리, 후보재배치 방식이 아닌 불출마 종용, 또는 컷오프 방식으로 물갈이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공관위는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현격하게 낮은 현역의원을 유력한 교체후보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 TK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의힘 TK지역 공천신청자는 대구 44명(3.7 대1), 경북 68명(5.2 대1)이다. 신청자가 많은데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총선 때마다 공천 후유증이 심각하다. 당 공관위가 ‘시스템 공천’ 원칙을 밝히며 인위적 물갈이에 선을 그었지만, 혹시라도 전략공천 잡음이 나오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특히 TK지역 공천은 한동훈 비대위의 ‘개혁공천’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탈락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4-02-14

주차와의 전쟁 벌이는 대구 구청 민원인들

대구시내 구청마다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차량은 날로 증가하는데 민원인을 위한 주차공간 확보는 아예 손놓고 있어 만성적인 주차난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원인은 5분짜리 민원을 봐야하는데 30분 내지 1시간동안 주차하느라 허둥대야 하는 게 보통이다.한 민원인이 “주차하기가 어려워 구청 방문하기가 겁난다”고 말할 정도이니 대구시내 각 구청 주차난의 심각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하겠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청 직원들은 아예 주차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한다. 대구 서구청의 경우 청사 내 56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민원방문 차량 편의를 위해 직원 대부분의 주차를 막고 있다. 직원 일부는 1시간 이상되는 거리를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불편도 감수한다. 대구시내 9개 구군청 중 외곽에 위치한 달성군과 군위군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다.본지 취재팀 조사에 의하면 대구시내 구청이 보유한 주차 대수는 북구청이 86면으로 가장 적고, 중구가 217면으로 가장 많다. 구청이 보유한 주차대수는 평균 100여 대에 불과해 하루 방문민원 차량 500∼2천500대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직원의 차량을 통제하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민원인의 차량 방문이 보편화되면서 각 구청의 주차난이 일반화됐으나 해당기관들은 대책 마련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외곽지의 군청사 말고는 모두 도심에 위치해 확보할 부지가 마땅치 않고 예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이러다 보니 민원인의 주차난을 당연시 여기며 민원인의 양해를 구하는데만 급급하다. 수성구청은 청사 이전을 이유로 주차장 확보 계획이 없고, 다른 구청도 주차타워 건립 등 별도 대책에 나서야 하나 도심에 위치해 쉽지 않다는 말만 하고 있다.구청은 지역주민이 민원을 이유로 자주 찾는 곳이다.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방치할 일도 아니다. 청사 인근부지를 매입하거나 승용차 요일제를 시행하는 등 주차난 해소를 위한 적극적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민선단체장의 관심이 필요하다.

2024-02-14

글로컬 시대… 지방공항 활성화는 필수

세계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을 말하는 로컬(Local)을 합쳐 우리는 글로컬(Glocal)이라 부른다. 이는 우리시대의 지방화는 세계화와 필연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국가간의 상호의존도가 증가하면서 지구촌 사람들이 같은 생활권으로 수렴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21세기는 지방의 작은 도시도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도시로서 존립이 가능하다. 그래서 지방정부 차원의 국제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외교활동을 펼치는 것도 글로컬시대에는 자연스런 현상이다.경북도가 포항경주공항과 울릉도공항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포항경주공항에 국제노선 부정기편 취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방공항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생각이다. 국제선 정식 취항에 앞서 부정기편 취항을 준비하기 위해 중국의 남방항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남방항공은 중국 국영 3대 항공사 중 하나로 전세계 40개국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 회사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국토교통부에 관련 지침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또 2026년 개항 예정인 울릉도공항에 면세점 도입과 울릉형 통합교통서비스(MaaS)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국토외곽 먼섬 지원특별법’의 개정을 통해서 이를 추진한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 제공을 통해 울릉도 관광객 100만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지방공항 활성화에 대해선 중앙 일각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지방공항의 수요 부족과 적자운영 등을 이유로 들어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지방공항 활성화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지방공항 98개 가운데 67개는 지방정부가 관리해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 곳곳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85% 이상이 수도권에 머물다 떠난다는 것은 지방공항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탓이다. 교통이 불편한데 지방도시를 찾을 리가 없다. 글로컬시대에 맞는 지방공항 활성화 전략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2024-02-13

TK지역 ‘공천 콘텐츠’, 여당이미지와 연결

국민의힘이 어제(13일)부터 공천신청자 면접에 들어감에 따라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중진희생론’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대통령실 참모들은 어느 정도 공천받을지 등이 주요관심사가 되고 있다.어제 서울과 제주, 광주 등 ‘험지’를 시작으로 공천 신청자 면접에 들어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6∼17일 양일간 ‘텃밭’으로 꼽히는 TK지역 공천신청자 면접을 진행한다. 본선보다 예선전이 더 치열한 TK지역의 경우 대통령실 참모, 전직 국회의원, 인지도가 높은 원외 인사들이 대거 공천경쟁에 합류하면서 각종 흑색선전도 난무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비방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공관위에는 경쟁자간의 진정과 투서가 쇄도하고 있는 모양이다.TK지역 공천의 최대변수는 최근 PK(부산·경남)지역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중진희생론 적용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공천 규모다. TK지역은 PK지역의 ‘낙동강벨트’와는 달리 험지로 분류될 만한 곳이 없어 중진희생론은 ‘불출마 요구’를 의미하는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PK지역과는 달리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중진희생론과 연결된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공천여부도 국민의힘으로선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참모가 공천을 받게 되면 어느 지역구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이 불거질 것이고, 탈락자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예상된다.TK지역에서의 공천내용은 사실 ‘국민의힘 개혁공천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고민이 클 것이다. TK지역에서 역량 있는 정치신인을 얼마나 많이 공천하느냐는 전국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신인을 발굴하자면 자연적 현역물갈이는 불가피하다. 지난 총선에서 TK 현역의원 교체율은 64%에 달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역량 있는 정치신인을 얼마나 많이 발굴하느냐에 따라 총선 승부가 갈리게 돼 있다. 그러나 현역 컷오프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후폭풍이 따라오는 만큼, 객관적인 수치가 뒷받침되는 투명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2024-02-13

대구銀 전국화 성공, ‘TK충성도’ 유지가 변수

DGB금융그룹은 새해들어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온데다,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된다. DG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현재 1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까지는 숏리스트를 추린다. 대구·경북 경제계는 새로운 CEO가 내부에서 발탁될지, 아니면 외부인사 중에서 영입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공고한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인가신청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대구은행은 지난 연말 시중은행 전환 절차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불법 계좌개설 사고가 터져 지난주에야 인가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1분기 중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며, 주요 심사 내용은 대주주와 임원 요건, 사업계획의 타당성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설비 요건이다. 영업범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내부통제시스템도 집중 점검한다고 한다. 대구은행은 주요 인가요건(자본금 1천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산업자본 보유 한도 4%)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은 정부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직후 수차례 5대 시중은행이 금융산업을 독과점함으로 인해 은행의 공공재 기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해 왔다. 금융위도 시중은행간의 경쟁 유도가 발등에 떨어진 현안이기 때문에,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서는 경제계나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대구은행이 금융시장의 ‘메기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본력과 영업망에서 격차가 큰 대구은행이 전국적으로 신규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은행이 전국화를 추진하더라도 충성도가 강한 대구·경북지역 고객을 유지하는 영업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4-02-12

달빛철도를 기반으로 시동거는 남부경제권

지난주 대구시와 광주시 그리고 달빛철도 경유지 8개 기초자치단체가 만나 달빛철도특별법 통과를 축하하고 이를 토대로 남부 거대경제권 조성에 힘을 모으자고 결의했다. 행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 담양군, 순창군, 남원시, 장수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고령군 등 8개 시군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달빛철도가 남부 거대경제권의 기반 인프라가 되도록 조속히 건설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그리고 달빛철도 주변을 중심으로 첨단산업단지 등 신산업벨트를 조성해 수도권에 대응할 남부 거대경제권 조성에 힘을 모으자는 협약을 체결했다.남부 거대경제권 조성의 필요성은 지난해도 여론화된 바 있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지역의 한 심포지엄에서 “수도권 집중을 막으려면 영호남과 제주를 아우르는 남부 거대경제권 형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경제권역을 과감하게 확대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루자는 논리로 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장한 것이다.역대 정부마다 국토균형발전을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실제 투자는 수도권은 크게, 지방은 작게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논리로 투자가 지속된다면 국토균형발전은 실현되기가 어렵다.윤석열 정부도 500조원이 투자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수도권에 조성하고, 수십조원이 드는 광역 고속철도열차를 수도권 일대에 놓겠다고 했으니 일자리가 있고 지방보다 살기 좋은 수도권으로 가는 사람은 줄지 않을 것이다.지방도시 중심으로 초광역권 경제동맹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6조원의 달빛철도를 경제성없는 투자로 바라보면 비수도권은 영원히 낙후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이미 인구의 절반이 모여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 구조로는 국가도 지방도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신공항과 달빛철도 건설을 계기로 1천800만명의 남부경제권을 형성한다면 지방시대를 열 수 있다. 초광역권 경제동맹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도 당연히 높아져야 한다.

2024-02-12

여당의 매서운 공천칼날, TK현역 겨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의원을 겨냥한 물갈이 공천심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중진희생론’이 재거론되고, 현역에게 불리한 경쟁력조사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공관위는 최근 PK(부산·경남)지역 중진인 서병수(5선)·김태호(3선) 의원에게 민주당 현역의원이 포진한 ‘낙동강 벨트’로 지역구를 옮길 것을 권고했다. 표면적으로는 권고형식이지만 당에 대한 헌신요구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연히 TK(대구·경북)지역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당장 5선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에 대해 ‘동일 지역구 3선 페널티 대상’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주 의원은 수성을에서 4선을 하고 수성갑으로 옮겼기 때문에 그동안 ‘동일지역구 페널티’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공관위의 TK현역 물갈이 의도는 현재 진행되는 ‘여론조사 방식’에서도 읽힌다. 공관위는 현역의원 컷오프 조사와는 별도로, 지역구별 공천신청자 전원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공천신청자 간의 지지율을 묻는 게 아니라, 타 정당 후보와의 경쟁력을 묻는 조사다. 보수텃밭인 TK지역의 경우 모든 공천신청자의 경쟁력이 큰 격차 없이 당 지지율과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역 의원 프리미엄은 줄어드는 대신, 인지도가 높은 정치 신인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평가점수가 산출될 수 있다.국민의힘은 설 연휴 이후인 14일부터 면접을 진행한다. TK지역은 16일(경북)과 17일(대구) 일정이 잡혀있다. 공관위는 면접을 마치는 대로 단수추천과 우선추천, 경선지역을 발표하고 현역 컷오프 결과도 발표한다. 공관위는 출범직후 이번 총선부터 ‘시스템 공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시스템 공천 핵심은 현역 페널티 부여, 수도권에서의 여론조사 비율 상향, 정치신인 가산점 부여 항목이다. 각 항목마다 현역들이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대규모 물갈이가 현실화하면 심각한 공천후유증이 예상되는 만큼, 객관적인 수치가 뒷받침되는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2024-02-07

의대 증원, 불균등한 의료환경 개선 계기돼야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의 정원을 2천명 더 늘리기로 했다. 1998년 이후 27년만이나 그 규모가 예상보다 커 의료계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 해소와 공공, 필수의료의 위기상황 등을 고려하면 의대 증원은 불가피하다. 정부도 급속한 고령화로 늘어나는 의료수요 등을 감안하고 이를 근거로 정원을 조정했다고 밝혔다.이번 발표에서 지역별·대학별 의대 정원에 대해선 구체적 내용은 없다. 4월쯤 별도의 발표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한 것은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 등을 위한 조치여서 의대 증원은 지방대와 미니대 중심으로 할 것이라 한다. 복지부도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치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비수도권 소재 의과대학의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있다.지방소재 의대 출신 의사들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방의대에 집중 배치한다는 정부 원칙은 바람직하다. 특히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기존 40%에서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지역에 의사가 남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비수도권에서 양성한 의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면 의료격차 해소라는 증원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 평균의 70%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의료격차가 더 심각하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1천명당 의사 수 평균이 2.13명이다. 경북은 1.38명에 불과하다. 세종, 충남, 충북, 울산 등도 비슷하다.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연구중심 의과대학의 신설을 희망하는 포스텍의 의대 설립은 모든 비용을 재단측이 부담하겠다는 것인데, 지역균형발전과 의료격차를 위해 차제에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정부의 이번 조치가 지역·공공·필수의료의 위기상황을 적극 해소하겠다는 배경에서 출발한만큼 지방중심으로 흔들림없이 추진돼야한다. 양성된 의료인력이 지방에 남을 수 있는 세심한 후속 조치들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24-02-07

지방소멸 극복한 최초 지방정부 나오길

경북도가 올해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5대 전략, 22개 핵심과제, 344개 사업에 총 2조7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5일 경북도는 지방시대위원회와 공동으로 경북도의 지방시대 종합대책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지방소멸을 극복한 최초의 지방정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지금 비수도권의 대부분 도시들은 인구소멸 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으로 빚어진 대한민국의 지방소멸 문제만큼 더 절박한 과제가 없다는 것이다.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47%인 108곳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조사됐다. 경북의 경우 23개 시군 중 18군데가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나타났다. 청송, 봉화, 영양 등 6개 지역은 전국 톱 10에도 포함됐다.인구소멸 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인데, 지수가 0.5이하이면 소멸위험이 크다고 정의한다. 인구유입 등의 변수가 없으면 약 30년 뒤에는 해당지역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전국에서 지방소멸 위험지역이 가장 많은 경북도는 인구소멸 극복없이는 지방시대를 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방소멸을 극복한 최초의 지방정부를 비전으로 내세운 이유기도 하다.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의 저출산 대책이 쏟아졌지만 국민의 피부에 와닿지도 않고 모두 실패했다. 이는 지방의 실정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탓이 많은 게 사실이다.경북도는 저출산 정책은 중앙정부는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기획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방정부만큼 지역실정을 몸소 체득하고 잘 아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특히 올해 경북도는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2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계획된 사업들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북도의 계획이 성공해 인구소멸 문제 타결의 극적인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징비정신’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지방정부 최초로 지방소멸을 극복한 사례가 경북에서 나오길 바란다.

2024-02-06

“선거제를 어떻게 한 사람 기분 맞춰 정하나”

4·10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4년 전처럼 ‘위성정당’ 이름이 길게 적힌 투표용지를 다시 보게 됐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 현행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 창당 계획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국회 과반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밀어붙이면 누구도 막을 방법이 없다.민주당은 그동안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내부 의견이 팽팽히 갈려 결론이 나지 않자, 이재명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고, 이 대표는 지난 5일 긴급 기자회견 형식으로 준연동형 유지와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방침을 발표했다.준연동형 비례제는 전체 300석 중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못 미칠 경우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준연동형 선거제가 처음 실행된 2020년 총선 때는 정당 35곳에서 312명이 비례 후보로 등록해, 투표용지가 48.1㎝에 이르렀다. 김의겸·윤미향·양이원영 의원과 최강욱 전 의원 등이 위성정당 출신이다. 이번 4·10 총선에서도 이미 돈봉투 혐의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감옥에서 ‘정치검찰해체당’이라는 비례정당을 만들었고, 입시 비리로 1심 유죄를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위성정당 창당설도 나와 총선이 ‘야바위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졌다.위성정당 금지는 이재명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이었다. 그동안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던 이 대표가 공약을 어기면서 준연동형 유지를 택한 것은 차기 대선까지 바라본 표 계산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국민적 의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할 선거제가 야당 대표 혼자서 갑자기 결정한 모습은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행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5천만 명이 큰 영향을 받을 선거제를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 기분에 맞춰서 정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가 대국민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사실을 기억하면서 투표를 해야 한다.

2024-02-06

與공천신청 마감, 현역들 교체지수에 초긴장

국민의힘이 지난주 4·10 총선 지역구 공천신청을 마감한 결과, ‘텃밭’과 ‘험지’의 지원현황이 크게 대비됐다. 당선가능성이 큰 대구·경북 지역구는 지원자가 쇄도했고, 호남 지역구 10곳은 공천신청자가 아예 없었다. 전국적으로는 253개 지역구에서 858명(남자 736명, 여자 113명)이 신청했다. 대구는 12개 지역구에 44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중·남구에 8명이 몰려 최고경쟁률을 기록했고, 달성군은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가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해, 사실상 단수공천이 확정됐다. 경북은 13개 지역구에 68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9명이 공천을 신청한 포항남·울릉이다. 121개 지역구를 가진 수도권(경기 59개, 서울 49개, 인천 13개)에는 모두 430명이 신청했다. 지지세가 취약한 호남권 28개 지역구에는 신청자가 21명에 불과했다.국민의힘은 이번 주부터 공천심사 첫 단계인 부적격 심사(신 4대악 범죄와 4대 부적격 비리 기준)와 경쟁력 평가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공천신청자에 대한 면접심사는 설 명절 이후인 오는 13일부터 지역별로 실시한다. 면접 이후에 경선, 단수추천, 우선추천지역을 발표하고,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 여부도 결정한다.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부터 후보를 확정하며, 현역 컷오프는 면접심사와 당 기여도, 여론조사 결과를 ‘교체지수’로 산출해 결정한다. 대구·경북은 서울 강남·서초와 한 권역으로 묶어서 하위 10% 이하를 컷오프 한다. 교체지수 결과에 따라 대상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현 21대 국회의 초선의원은 전체의원 300명 중 절반인 151명에 달한다. 공천과정에서 당선가능성이 있는 정치신인을 얼마나 많이 발굴하느냐에 따라 총선 승부가 갈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선가능성이 큰 정치신인을 발굴하자면 ‘개혁공천’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개혁공천에는 후유증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러자면 현역 교체지수를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4-02-05

대구권 광역철도시대, 메가시티 준비 나서야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대구권 광역철도가 올해 말 개통된다. 박상우 교통부장관은 지난 2일 서대구역을 방문, 대구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에 대한 점검을 했다. 구미-대구-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은 현재 79%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 8월 영업 시운전을 거쳐 12월말이면 개통된다. 구미-대구-경산 61.85km 구간에 8개의 정거장이 생기고 GTX급 열차가 하루 편도 61회 운행하게 된다. 출퇴근 시간대는 15분, 그 외는 20분마다 전철이 운영됨으로써 이 지역을 왕래하는 시민들의 교통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된다.특히 대구와 경북의 광역환승제도와 연결되면 시도민은 편리하고 저렴한 부담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무엇보다 광역철도망이 놓이면서 주민의 생활권이 확대되는 효과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와 구미, 칠곡, 경산 주민 간의 교통격차를 해소하고 생활권을 40분대로 줄여 사실상 대구 메가시티 형성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앞으로 2단계 사업인 구미와 김천, 경산과 청도까지 연결이 되면 대구를 중심으로 8개 시군을 관통하는 광역경제생활권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내년에 대구산업선이 착공되고, 대구경북 신공항과 연결되는 GTX급 광역철도망까지 놓이면 대구경북은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게 된다.메가시티는 행정적으로는 구분돼 있으나 생활과 경제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대도시를 말하는 것으로 외국의 대도시에서 성공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외곽의 위성도시를 안음으로써 경제 규모가 커지고 도시경쟁력도 훨씬 높아질 수 있는 메가시티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지금 지방의 대도시들은 수도권 집중으로 인구감소와 노령화 등에 시달려 도시세가 날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우리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으로 유발될 경제적 효과를 따져 지금부터라도 메가시티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교통 인프라 증대는 도시발전을 촉진시키는 핵심 요소다. 광역권 철도시대에 대비하는 지방정부의 역량이 절실한 때다.

2024-02-05

총선 두달 전인데 ‘선거구·비례제’ 아직 표류

4월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비례의석 47석 배분방식)와 후보들이 뛸 선거구가 아직도 확정안돼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여야는 지난주 정치개혁특위 전체 회의를 열어 선거구 획정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하고 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회의를 취소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텃밭 선거구’ 존속을 고집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이로인해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도 후보자는 어디에 출마할지를 모르고, 유권자는 어느 선거구에서 투표할지 알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주중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설 이전 합의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비례대표 배분방식을 결정짓는 선거제 논의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선거제는 원칙적으로 선거 1년 전에 확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선거제 확정 지연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직무유기”라며 비례대표제의 신속한 확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먼 산 보듯 하고 있다.민주당은 현행 연동형 선거제(지역구에서 많은 당선자가 나올수록 비례 당선자는 줄어드는 방식)를 유지할지, 병립형 선거제(지역구와 비례를 각각 따로 뽑던 과거 방식)로 되돌릴지를 두고 그동안 결정을 미뤄왔다. 민주당은 4년 전 국민의힘 반대에도 연동형 선거제 법안을 강행 처리했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의석수 손해를 볼 것 같다는 계산이 나오자 고민하는 것이다.민주당의 경우, 비례대표 선거제 방식 결정을 당 대표에게 위임한 만큼 열쇠는 이재명 대표가 쥐고 있다. 여당도 지적했지만, 이 대표가 당리당략에 빠져 선거제 결정을 계속 미루는 것은 원내 1당의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이러니 비례대표제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지금은 각 당이 공천 심사까지 개시한 상황 아닌가. 이 대표는 더는 주판알을 튕기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선거제에 대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 국민 참정권을 특정 정당의 볼모로 잡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2024-02-04

포스텍 제2건학, 세계 톱대학으로 거듭나길

포항에 소재한 명문 공과대학인 포스텍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환골탈태를 시도한다.지난달 30일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는 이사회를 열고 포스텍 2.0 제2건학 추진 계획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세계 정상급 대학들과 어깨를 겨누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1986년 비수도권의 소규모 사립학교로 출발한 포스텍(포항공대)은 이른 시간에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하나로 성장했다. 2010년에는 세계대학 평가에서 국내대학 최초로 28위에 오르는 쾌거도 이뤄냈다. 개교 초기 학교법인의 공격적 투자로 우수 인재를 모으고 세계적 연구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던 때문이다.그러나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과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수입구조가 줄고 일부 교수들이 학교를 떠나는 등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오면서 카이스트 등 4대 과기원과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포스텍 제2건학 추진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파해 개교 당시의 명성 회복과 더불어 세계 최고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국내 최초로 교수정년을 70세로 늘리고 성과급 차등 지급을 통해 교수연봉도 최대 2배 이상 올린다. 또 학부 학생에게 1천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연구시설 확충, 교수아파트, 기숙사 등도 새롭게 정비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들도 모셔와 연구중심 대학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것이다.포스텍의 세계 일류 지향은 포항시민의 희망이며 자부심이다. 이번 제2건학이 반드시 성공해 지방소재 대학도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길 바란다.포스텍의 건학이념은 국제적 수준의 고급인재를 양성해 연구결과를 산업체에 전파함으로써 사회와 인류에 봉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1968년 기술 불모지인 한국에 포항제철을 세운 불굴의 정신처럼 포스텍의 제2건학 추진이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의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2024-02-04

여당 총선의 뜨거운 감자가 된 ‘유승민 카드’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며 대립각을 세워온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간판으로 4·10총선 링에 오를지가 주목된다. 최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에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그의 총선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제3지대 신당으로부터 합류 제안을 받아온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처음이나 지금이나 이 당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에 남겠다”고 밝히면서도 “4월 총선에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여권에선 이 메시지를 ‘당이 필요로 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국민의힘으로선 유 전 의원이 총선지도부 역할을 맡아 열세 지역인 수도권 선거에 투입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가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대구·경북을 비롯한 보수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지만,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 외연확장에는 그만한 인재가 없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윤희숙 전 의원은 “그가 총선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정치인으로서 자산을 쌓는 기회가 되면 당도 좋고 본인도 좋고 나라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유 전 의원의 총선지도부 합류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입지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이 총선에 등판하려면 한 위원장이 직접 그에게 역할을 당부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난 대선 당시부터 이어져 온 윤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의 불편한 관계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유 전 의원도 과거 “워낙 찍혀서 공천을 주겠나.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한 위원장이 자칫 그를 수도권 간판으로 내세웠다간 당정 갈등이 다시 표출될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포함한 여권으로선 이번 총선에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승민 카드가 개혁신당을 견제하고 ‘중수청’ 확장에 도움이 된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그를 총선지도부에 합류시키는 것이 맞다.

2024-02-01

신공항 SPC 설립 서둘러야지만 신중하게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을 대행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시간이 걸릴 것”이라 밝혔다. “부동산 경기가 워낙 나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대출 문제가 심각한 때문”이라 설명했다.대구시는 지난해 SPC사업 설명회를 서울 등지에서 몇 차례 가졌다. 신공항 사업 내용과 대행사 선정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설명회에는 대구도시개발공사와 LH, 한국공항공사 등 관련 공공기관과 건설사, 금융사 관계자들도 참석했다.지난 12월에는 삼성글로벌리서치 김완표 사장과 그룹 관계자가 대구시를 방문해 삼성의 SPC 참여가 예상되기도 했다. 김 사장도 “그룹 차원에서 충실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삼성그룹이 SPC에 참여한다면 신공항 건설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삼성의 공신력을 믿을 수 있고 삼성그룹의 모태가 대구와 관련돼 상징성도 있다.그러나 당초 대구시가 지난해 말까지 SPC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으나 홍 시장의 말대로 국내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기 상황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특히 국내 건설업계는 과도한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자금난에 몰린 곳이 많다.대구시가 SPC 설립이 순조롭지 않자 공공과 민간의 SPC 참여를 독려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SPC 참여로 손실을 본 업체에 대해서는 사업청산을 통해 사업 손실분을 보존해 주겠다고 했다. 또 향후 10년동안 대구시가 발주하는 모든 관급공사에 우선 참여권을 주겠다고 했다. K-2군공항 후적지 배후 주거단지를 선개발, 선분양 방식으로 자금난도 돕겠다고 했다.대구경북의 신공항 건설사업의 중요성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바늘 허리에 실을 매어갈 수는 없다. 신공항을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갈 SPC 사업자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홍 시장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탄탄하게 구성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 미래 50년을 보장할 신공항 사업의 SPC 사업자 선정은 최고의 결과가 나와야 한다.

2024-02-01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 해법에 중지 모아야

대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 사업이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서문시장 4지구 시장정비사업 일부 조합원 등이 조합측을 상대로 낸 총회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일정에 혼란이 생겼기 때문이다. 재건축사업 조합 일부조합원 등은 “조합측이 사업참여 의사를 밝힌 다른 업체들은 제외하고 특정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에 따라 31일로 예정된 조합원 총회가 무산되고 향후 재건축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4지구 재건축을 위해 조합측은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벌였지만 4차례나 유찰돼 재건축 추진이 지속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서문시장 4지구는 2016년 11월 대형 화재로 점포 600여 곳이 전소돼 상인들은 인근 대체상가에서 7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대체 상가에서 영업을 한다지만 불편한 상가 시설과 저조한 매출 등으로 어렵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대체 상가 기간 중 코로나19까지 겹쳐 화마 후유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하루빨리 재건축이 이뤄져 정상으로 되돌아가야 하나 재건축 사업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인건비 및 건축 재료비 인상 등 각종 난제로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상인들은 “화마가 발생한지 7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진행되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며 조합원간의 의견 충돌로 재건축이 늦어질까 봐도 걱정을 한다.서문시장은 우리나라 3대 시장의 하나로 대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성격을 갖고 있다. 정치인들도 반드시 들리는 대구 상징 장소로 유명하다. 지난해는 전국에서 드물게 시장이 개장한 지 100년을 맞기도 했다. 전국 최대 시장에 지구 전체를 7년째 비워둔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난제가 있겠지만 조합원들이 머리를 맞대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내야 한다. 재건축 완성을 위해 중지를 모으는 것이 현재의 난관을 푸는 가장 현명한 길이다.

2024-01-31

여든 야든 공천혁신 없이는 民心 멀어진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그저께(30일) 4·10 총선 공천 심사기준을 발표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신(新) 4대 악’과 4대 부적격 비리가 있는 신청자에 대해서는 공천을 원천 배제하기로 한 것이다. 신 4대 악은 성폭력 2차 가해·직장 내 괴롭힘·학교폭력·마약범죄다.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심각한 병리현상들이다. 4대 부적격 비리는 가족 입시·채용·병역·국적비리다. 파렴치 범죄(뇌물범죄 등)도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공천을 주지 않기로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범죄혐의를 부각시키면서 야당과의 공천차별화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이번 총선 예비후보자 중 전과기록이 있는 사람이 40%선에 달한다고 한다. 음주운전과 사기 등 국민의 대표가 되기에는 부끄러운 사람들이 대규모로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각 정당에 공천신청을 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저질적인 정치수준이다. 지금까지 전과자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당당하게 국정감사를 하고 법을 제정하는 행위가 되풀이됐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현상이 관행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니 국민이 어떻게 정치인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국민의힘이 신 4대 악과 4대 부적격비리를 기준으로 후보들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가 선거개입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의원, 청담동 술자리 허위주장을 폈던 김의겸 의원 등을 총선 예비후보 검증통과자 명단에 올린 것과 크게 비교되는 조치다.이번 총선에서 여당만이라도 우리사회의 사법시스템과 도덕, 상식을 붕괴시킨 예비후보자에 대해서는 절대 예외규정을 두지 말고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증오범죄 등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을 야기하는 정치권의 개혁이다. 여든 야든, 공천과정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선보이지 않고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