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전국 56곳의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대구에 모여 회장단 회의를 가졌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대구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15년만이다.
국내외 경제사정이 엄중한 가운데 국내 경제계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와 지역경제 현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경제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역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파격적 제도 혁신을 주문했고, 그 해법으로 메가 샌드박스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메가 샌드박스는 대구경북권,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첨단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유예하고 관련한 교육과 인력, 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대한상의회장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낡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개별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것 보다 복합적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일석다조식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업투자에 금융, 인력, 세제, R&D 등 관련정책을 패키지로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메가 샌드박스 제도가 저출생과 지방소멸, 지역불균형 성장의 해법이 된다는 경제계의 목소리는 경청할만 하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도 “지역간 성장격차 극복을 위해 메가 샌드박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메가 샌드박스는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혁신을 도모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경제는 국내외적으로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도 우리경제 경제 성장율을 1%대로 예상하고,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수출 전망도 어둡다고 예측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중앙보다 지방이 더 살기 어렵고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다. 경제계가 주문하는 파괴적 혁신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마다 그동안 규제 개혁을 내세웠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없었다는 게 경제계의 평가다.
상공단체 대표들이 위기를 느끼고 주문한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에 대한 당국의 결단이 지금쯤은 나와야 경제난 극복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