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업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지난 19일, 45년 9개월간의 가동을 멈추고 문을 닫았다. 세계시장의 과잉공급에다 중국의 저가 공세, 설비 노후화 등 복합적인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셧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은 못이나 나사,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재료로 활용됐다. 포스코는 이 제품들을 포철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방침이다. 1선재공장 직원은 40여 명으로, 이달 말까지 타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철강업계의 선재생산 능력은 약 2억t에 이르지만, 실제수요는 0.9억t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이 가동률 확보를 위해 저가로 주변국에 수출하면서 세계 선재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것이다. 지난주에는 현대제철이 중국산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연간 생산규모가 100만t인 포항2공장 가동 중단을 선언했었다. 이 공장에는 현대제철 직원 200여 명과 자회사 현대 IMC소속 직원 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노사갈등도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금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위기를 맞고 있다. 올 들어 회사측과 11차례 임금협상을 벌여온 포스코 노조는 협상이 계속 결렬되자, 오는 25일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투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는 지난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해둔 상태이며, 만약 조정이 실패하면 포스코는 사상 처음으로 노조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
현대제철 포항2공장에 이어, 포스코까지 공장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포항시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가 이번주부터 산업위기대응 전담TF를 구성해 철강업계 지원에 나선 것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먼저 기업차원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비상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철강산업 위축은 포항경제와 일자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위기대응 TF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