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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후폭풍…거세진 대통령 탄핵바람

등록일 2024-12-04 18:24 게재일 2024-12-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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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대한 후폭풍으로 국가 전체가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계엄선포 직후 야당 주도로 열린 국회본회의에 국민의힘 소속 친한계 의원까지 참석해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킨 것은, 계엄선포가 그만큼 느닷없고 잘못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비상계엄은 전시나 사변 발생시 군병력으로 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선포하는 것이다.

야당은 어제(4일)부터 일제히 “윤석열은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어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처리하기로 했던 최재해 감사원장 및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탄핵소추안 표결을 보류하고, 윤 대통령의 퇴진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는 그 자체로 군사 반란에 해당하므로 즉각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야권 의원 40여 명으로 구성된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도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사실상 내란죄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한시도 대통령 직책에 둘 수 없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에 급하게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겠다”고 했다.

여당도 책임자 문책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어제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탈당과 내각 총사퇴,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문제를 논의했다. 이에 앞서 한동훈 대표는 “계엄을 건의한 국방부 장관은 즉각 해임돼야 한다”고 했다.

외신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상황을 보도하면서 그 배경과 정치적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정말 국제적 망신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했다가 해제했다. 왜?’라는 기사에서 “화요일 밤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켰다”고 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충격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근거로 밝혔듯이, 지금 우리나라는 야당의 입법폭주와 탄핵남발, 감액 예산 강행처리 등으로 국가기능이 사실상 마비상태다. 국정을 책임진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심야에 여당이나 대통령실 참모의 의견도 듣지 않고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비판받아 마땅하다. 윤 대통령은 이번 계엄선포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를 스스로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대통령실 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어제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외교 등 전 분야가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경제는 이미 장기불황으로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국회는 사회경제적 안정을 위해 하루빨리 혼란 상태를 수습해서 국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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