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의료체계를 붕괴시키는 심각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홍역을 치른 경북도와 정치권이 국립대학병원 설립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국민의힘 김형동(안동 예천)·강명구(구미을) 의원은 그저께(26일) 경북도와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내 국립대학병원 신설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했다.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경북도에서는 이철우 지사와 정태주 안동대 총장, 권기창 안동시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인 백혜련·남인순 의원도 자리를 같이했다.
이 지사는 이날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신화인 경북이 고령화와 소멸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대학병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한 대표는 “경북에 상급종합병원 한 개도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대학병원 신설을 여당 차원에서 강력 지원하겠다”고 했다.
경북도가 대학병원 설립에 목이 타는 이유는 도내에 아직 고난도 중증질환에 대한 치료역량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했을 당시 경북도내 위중증 환자들은 입원할 병실을 구하지 못해 119구급차를 탄 채 전국을 헤매야 하는 고통을 당했다. 지금도 경북도내 중증환자 대부분은 서울 대학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으로 선정된 국내 47개 병원 가운데 14곳이 서울에 몰려 있다. 경북은 면적이 1만9036㎢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넓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도 24.3%에 달하고 있다. 그런데 고령 환자들이 꼭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경북은 인구 1000명 당 의사수도 1.4명에 불과해 국내 최고의 의료취약지역이다.
경북도는 코로나 사태를 겪은 이후 꾸준히 정부에 대학병원 신설을 건의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민주당 해당 상임위의원까지 한목소리로 경북도내 대학병원 신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곧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