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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 현장 목소리 반영, 체감도 높은 치안정책 수립할 것

경북자치경찰위원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치안 행정 길라잡이 정책연구단’ 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먼저 9일 개최한 생활안전 분과위원회에서는 ‘과학 치안을 통한 경북자치경찰의 성과 창출’을 주제로 한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윤우석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미래 치안환경 구축의 핵심인 과학치안에 대해 논의한 후 내년도 신규 시책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과학 치안은 인적 치안력을 보충하거나 대체할 수 있으며, 새로운 범죄 등 급변하는 치안 환경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 최상의 치안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위원회가 올해 8월 행안부 공모에 선정돼 내년부터 시행할 ‘지능형 CCTV 도입’도 과학 치안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이어 13일에 열린 사회적 약자 보호 분과는 위원회가 추진 중인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내년도 신규 시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제시됐다.류준혁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범죄 예방 정책’을 발제했고, 이를 주제로 분과위원들은 증가하는 노인 대상 범죄와 1인 가구 대상 범죄에 대한 진단 및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특히 위원들은 신규 시책인 학교전담경찰관 및 학대 예방 경찰관의 역량 강화와 심리 치유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끝으로 14일 교통 분과위원회는 ‘경북 어르신과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주제로 한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김상호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 예방과 교통안전시설물 확충 등 다방면으로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손순혁 위원장은 “민관 플랫폼을 통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북형 자치경찰 치안 정책 마련에 온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여기에 전문가들의 중추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정책연구단 분과별 위원회에서 도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년도 신규 시책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8-15

친구와 함께 나선 부산 여행

“현주야, 우리 부산 여행 갈까?”오랜만에 보낸 연락 한 통에 현주는 김천에서부터 무더위를 뚫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1년이란 긴 공백 기간이 있었음에도 우리에게선 어색함을 찾을 수 없었다.부산역에서 만나 반가워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다 정해지지 않은 목적지를 그제야 정했다. ‘서면이 부산의 핫플레이스야’라는 현주 말만 믿고 지하철을 타고 서면으로 향했다. 우리가 잘못된 출구로 나온 탓인지 도착한 서면은 휑하니 아무것도 없었다. 서면으로 오자 했던 현주를 원망하며 때양볕에 지친 우리는 시원한 바다나 보자며 해운대와 광안리를 두고 고민했다.밤까지 있을 것이니 야경이 좋은 광안리로 가자는 시민기자의 제안에 광안리로 이동했다. 현주는 광안리에 도착하자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주린 배를 붙잡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뭐라도 먹자고 했다. 시민기자의 추천으로 우리는 부산의 별미 밀면을 먹었다. 밀면 맛집을 찾아 밀면을 먹고 있는데, 더운 날 게다가 휴가철의 주말에 부산까지 떠나온 시민기자를 걱정하는 걱정스러운 엄마의 전화도 덤으로 먹었다.밀면이 만족스러웠는지 배가 채워져서 그런지 텐션이 업된 우리는 버스킹이라도 하는 마냥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바다로 향했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듣고 발도 담가보며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촉촉하고 아련한 눈빛으로 바다를 보고 지난날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냈다. 물놀이하는 많은 인파를 보자니 부럽고 우리 텐션에 뛰어들지 않자니 아쉬워 수영복이라도 사자며 돌아다녔지만, 작당한 것을 찾지 못해 물놀이를 다음으로 미뤘다. 바닷가의 뜨거운 햇살에 견디지 못해 더위나 날리자며 팥빙수나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팥빙수를 먹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간 카페에는 팥빙수가 없었고 대신 음료와 케이크를 사고 시원하고 탁 트인 창가로 갔다. 바다와 시원한 음료는 환상의 조합이었고 덕분에 프로필 사진을 바꿀만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조용한 카페에 앉으니 미혼 여성이 무슨 이야기를 하랴. 남자친구와 썸남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언니, 우리 타로나 보러 갈까?” 답이 없는 관계가 답답했는지 재미 삼아 고민을 날려버릴 수 있는 타로 점괘를 보러 갔다. 타로와 사주까지, 2곳에서 2번이나 점괘를 확인하고 어찌 더 싱숭생숭해진 우리는 어차피 맥주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지금부터 달려보자는 심정으로 현주 친구가 추천한 술집으로 향했다.아, 이게 웬일. 여긴 카페보다 분위기가 더 좋네. 찍는 사진마다 친구들에게 사진작가 소리를 듣는다. 분위기 좋고 배경 좋고 맥주도 시원하게 맛있는데 우리의 흥을 돋우기에도 기분을 풀기에도 부족함을 느꼈다. “우리 노래방 갈까?” 우리는 언제나 기승전 노래방으로 끝났기에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낭만고양이’, ‘마리아’, ‘8282’ 등 고음을 모은 곡까지 완곡하며 우리의 흥은 최대치로 올라갔다. “현주야, 대구에서 장기자랑 같은 걸 하는데, 우리 거기 나가서 노래 부르자!” 술기운인지 올라간 흥 때문인지 자신감까지 충만해진 우리는 대구 이태원길에서 열리는 주민예술경연대회 ‘펼쳐락(樂)’에 지원했다.즉흥적인 두 여자의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올라가는 편 기차는 예약도 하지 않아 액션 영화 추격전을 방불케하는 헤어짐도 있었다. 하지만 뭐 어떠랴, 우리 생각과 마음엔 완벽한 여행이었다.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경연대회까지 지원했으니 헤어짐도 두말 할 것 없이 좋았다. 모든 것이 하룻만에 일어난 일임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죽어도 노는 것에 여한 없다 싶게 놀았으니, 이쯤이면 여름휴가를 제대로 장식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경연대회가 기다린다. 현주야, 파이팅하자!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독설이라는 야수를 키우지 말자” 상대가 무심코 뱉은 말에 상처

얼마전 사소한 다툼을 하다 상대가 뱉은 말에 마음에 금이 갔다. 마음이 아프니 곧이어 몸이 따라 아프다. 무더위에 병원을 전전하며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다시 느낀다.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세상 모든 원한과 고통은 대부분 말에서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독설은 치명적이다. 말 그대로 ‘독설’이다. 말에 독이 있어 듣는 이의 몸, 마음, 영혼까지 상하게 한다. ‘산산이 가슴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야수’는 아이러니 하게도 가까운 사람에게서 출현하기 마련이다. 친밀하게 지내며 정을 나누던 사람이 뜻이 맞지 않으면 불현듯 칼을 들이대 가슴을 저미는 독설을 퍼붓는다.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으련만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법이란 오묘한 것이어서 아둔한 인간의 머리로는 다 알 수 없는 법이다. 기대감이 있었기에 독설은 더욱 상처가 되어 도무지 삼켜지지 않는 바늘로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를 않는다.“수십 년 낮과 밤이 쌓은 단단한 철벽 단숨에 뚫고 나타났다 산산한 가슴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날렵한 야수// 놈이 어디에 사는지는 아무도 몰라// 몸통도 얼굴도 색깔도 정년도 없는 유령, 날이 갈수록 혈기왕성 기세 등등 단언컨데 놈의 가슴에 불로초 이파리 무성한 게 틀림없어// 예고 없이 들이닥쳐 순식간에 번쩍이는 면도날 가슴팍에 들이대 한 점 한 점 포 떠 접시에 담아 놓고 유유히 사라졌다 핏기 가실 만하면 다시 나타나 칼날 들이대// 덧난 상처 딛고 올라가는 가풀막 그 끝이 어딘지 나는 몰라// 남몰래 소리 죽여 울던 시간이 만든 꼬부랑길 돌고 돌아가다 한숨 돌리려 들면 또다시 코앞 가로막는// 거듭거듭 곱씹어 봐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뼈아픈 바늘들// 삼키지 못한 말에는 불생불멸의 날개가 있어// 시공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날아다니다 오늘도 내 등뼈에 불시착해 도끼눈 부릅뜨고 작업 시작하려 식칼 빼 들어”(조옥엽 시 ‘독설’)어느 선지자는 이런 주장을 한다. 암도 어쩌면 말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독설을 많이 한 사람은 결국 그 영향으로 자신이 암에 걸린다고 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지는 여러 실험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이 소통 수단이다. 말을 통해서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고 마음을 주고받는다. 독설이란 남도 죽이고 나도 죽이는 법이다. 시인이 간파한 ‘불생불멸의 날개’를 단 이 야수를 우리 더는 뱉어내지 말자. 여름이 절정을 지나 이제 밤이면 조금씩 가을의 기운이 느껴진다. 조금만 견디면 더위는 물러가고 시원한 가을이 올 것이다. 못된 야수 같은 말로 서로를 괴롭히지 말고 긍정적인 말, 사랑이 담긴 말로 이 팍팍한 삶을 윤택하게 해보자.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휴(休)를 찾아 떠난 템플스테이…

어느 구순을 넘긴 어르신이 먼 길 떠나시며 말했다. “딱 하루 반나절 놀다 가는 거 같다”고. 그 하루 반나절의 삶에 녹아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희로애락도 함께 품고 가셨으리라. 남편이 정년퇴직을 했다. 정신없이 살다 문득 돌아본 지난 세월이 그야말로 딱 하루 반나절이다. 어느새 거울 앞에서도 통장 앞에서도 세월을 받아들일 용기가 절실한 나이와 마주했다. 밤낮을 그치지 않고 흐르는 물은 발원지를 떠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 구덩이를 만나면 채운 뒤 가고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서두르지 않아 흘러감에 선두를 다투지 않으며 고요히 큰 바다에 이른다. 세상에 순응하는 물을 맹자는 학문에 비유했지만 나는 인생에 비유해 본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바위 앞에서 웅크리고만 있기보다 순리를 따르는 물처럼 그렇게 고요히 돌아서 가자. 그래서 떠났다. 남편과 함께. 템플스테이의 테마는 ‘휴(休)’였다.경북 의성군 등운산에 위치한 고운사로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 또한 즐겨보자. 고운사 도착 전 ‘최치원 문학관’이 먼저 눈에 들어선다. 마침 시간이 여유로워 잠시 들렀더니 최치원의 일대기가 순차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신라 말기 골품제의 신분제도에 한계를 느낀 그는 12세에 당나라로 유학하여 18세에 장원급제를 한다. 그 유명한 ‘격황소서(檄黃巢書)’로 칼 보다 강한 붓의 힘을 보여주며 문장가로 이름도 떨친다. 그러나 신라로 돌아와 골품제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시무책을 올렸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련 없이 관직을 버리고 전국을 방랑한다. 천재로 태어났던 그는 골품제도의 희생양이 되어 자연과 더불어 신선처럼 살다가 떠났다.고운사에 도착해 사찰복을 받아들고 방을 배정 받으며 템플스테이는 시작되었다. 고운사(孤雲寺)는 통일신라 신문왕 원년에 승려 의상이 창건한 사찰로 이후 최치원이 머물면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립하며 더욱 아름다운 사찰이 되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누각이라는 뜻을 지닌 가운루는 올해 7월 17일 유형문화유산에서 국가유산 보물로 승격되었다. 우화루의 유명한 호랑이 벽화는 용맹과 사나움을 상징하기보다 자신을 잘 다스려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의 영위를 위해 그려졌다고 한다. 창건 당시 ‘高雲寺’였으나 두 아름다운 누각의 건립을 기념하며 최치원의 호를 따 ‘孤雲寺’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조선 고종황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어첩이 보관된 연수전과 궁궐 형태의 솟을삼문 만세문이 격식과 권위로 연수전을 지키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유일하게 고운사에서만 볼 수 있는 경내 왕실 건물들이다.새벽 4시에 종각이 울리며 템플스테이의 하루가 시작된다. 4시 30분 새벽 예불, 6시 아침 공양, 6시 30분 등운 스님과 차담, 낮 12시 점심공양, 저녁 6시 저녁예불로 짜인 일과표에 참여 여부는 자유였다. 도반끼리 체험 왔다는 광주에서 오신 네 분과 함께 고요히 일정을 소화했다. 아름드리 천년숲길에 맨발걷기를 위해 잘 다져놓은 황톳길도 걸으며 사찰에 머무는 동안 고운과 함께 호흡하듯 했다.천재였던 최치원도, 우둔한 나에게도 인생의 여로에 크고 작은 희로애락은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주어진다. 어떻게 다스리는가는 본인 몫이다. 종교의 힘을 빌리든 여행을 떠나든 책을 읽든 친구와 수다를 떨든 침묵수행을 하든 나름의 방식으로 평온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고운사 들어설 때 저울추만큼 무거웠던 침묵이 고운사를 나설 때 침묵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었다. /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의 돌아봐

한국자유총연맹(총재 강석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연맹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한반도선진화재단,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학술대회에는 강석호 총재를 비롯해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양준모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장, 김주성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이인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前 주러시아 대사) 등 각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광복과 건국의 역사적 의의를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1부는 손용우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의 진행으로 개회사, 환영사 및 각계의 축사로 진행됐다. 이어진 2부 세미나는 김영수 영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명섭 연세대학교 교수의 ‘대한민국 건립의 아버지들과 어머니들: 시론’과 김형기 경북대학교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 지정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1 지정토론과 발제2 지정토론에선 정영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택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가 각각 다양한 시점으로 발제 내용에 대한 토론에 나섰다. 주제토론에서는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이 ‘자유통일을 통한 독립과 건국의 완성’을,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이 ‘독립과 건국의 완성을 위한 국가 안보적 과제’를 다루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갈 길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 총재는 개회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자유총연맹은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근대적 국민국가를 건설하는데 초석을 다진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모으는 데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국민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4-08-14

석주 이상룡 선생, 독립에 일생 바친 ‘노블리스 오블리주’ 상징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제국이 패망하며 79년 전인 1945년 8월 15일 해방돼 국권을 회복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다. 이를 기념하는 날이 광복절이다.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지만, 그중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 바로 석주 이상룡(1858∼1932)이다.석주 이상룡은 1858년 안동 임청각에서 태어났다. 유학자로서 구한말 항일의병운동에 적극 가담하고 이후 협동학교 설립에 참여해 애국계몽운동에 힘을 쏟았다. 이상룡은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국권이 피탈 당하자, 1911년 1월 54세의 나이로 50여 명의 가솔과 함께 재산을 처분해 마련한 독립운동자금을 들고 만주로 망명했다.망명 후 서간도 지역에 항일 독립운동단체 경학사를 만들고,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이 되는 신흥강습소를 설립해 독립군을 양성하고 독립정신을 일깨웠다.그는 망명 전 “공자·맹자는 시렁 위에 두고, 나라를 되찾은 뒤에 읽어도 늦지 않다”며 독립운동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사당에 모신 조상 신주를 땅에 묻으며 독립 전에는 귀국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1925년 임시정부가 국무령제로 바뀐 후 초대 국무령을 지냈으나 분열된 독립운동계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간도로 돌아와 무장항일투쟁에 심혈을 기울였다. 석주 이상룡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독립전쟁에 열정을 바친 숭고한 삶을 살았으나,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2년 5월 지린성 서란에서 74세에 순국했다.‘나라를 되찾기 전에는 내 유골을 고국으로 가져가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유해는 해방 이후에도 오랜 세월 타국에 묻혀 있다가 1990년에 와서야 겨우 고국으로 돌아와 안장됐다.석주 이상룡이 태어난 곳은 영남산 기슭 비탈진 경사면을 따라 지어진 전통한옥 ‘임청각’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형조좌랑을 지낸 이명이 1519년에 지은 가옥으로, 이상룡을 포함해 아들과 손자 등 1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임청각(臨淸閣)’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중 ‘동쪽 언덕에 올라 길게 휘파람을 불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는 시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99간의 기와집이었다고 알려진 임청각은, 민가로서는 워낙 규모가 커 ‘도깨비가 세운 집’이라는 전설도 전해진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중앙선 철도 부설로 인해 일부가 사라져 현재의 규모로 줄어들었다.안동시와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은 철도 부설로 훼손되기 이전의 임청각과 그 주변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정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허주 이종악의 ‘허주부군산수유첩(虛舟府君山水遺帖)’ 속 그림인 ‘동호해람(東湖解纜)’, 1940년을 전후해 촬영된 사진과 지적도 등 고증이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2018년 종합적인 복원·정비 계획을 마련했다. 중앙선 철로 이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이번 임청각 보수·복원사업은 총사업비 280억 원을 투입해, 재현가옥 2동을 복원하고 철도개설로 훼손된 임청각 주변 지형과 수목을 재정비한다.또한, 임청각 진입부에는 석주 이상룡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임청각 역사문화공유관을 건립하고, 주차장, 산책로, 소방시설 등 관람·편의시설도 재정비할 계획이다.임청각 보수·복원사업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2025년 완공 예정이며, 시는 사업완료 후 ‘나라가 없으면 가문도 개인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조국 독립에 헌신한 석주 이상룡의 정신과 삶의 향기를 전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권기창 시장은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 그중에서도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던 임청각의 완전한 복원은 우리 민족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독립운동가들이 더는 잊힌 영웅으로 남아있지 않도록 안동시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phj@kbmaeil.com

2024-08-13

청소년 무면허 전동 킥보드 사고 급증 ‘대책 시급’

최근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인 전동 킥보드로 인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도로와 인도를 가리지 않아 대형 사고로도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전동 킥보드이지만 특히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무면허에다 안전모를 쓰지 않는 등 안전을 의식하지 않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편리성을 앞세워 대중화되고 있는 전동 킥보드는 바쁜 아침 제 시간 안의 등교를 위해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회원가입하면 누구나 거리에 세워진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ID카드를 주고 사용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다가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포항시민 A(28)씨는 “얼마 전 주행 중에 한 남학생이 타고 오던 전동 킥보드가 끼어들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사이드미러로 미리 보고 있었기 때문에 사고는 없었지만 어린아이까지 있어서 그 당시에 너무 놀랐다. 평소에도 아이들이 무면허에다 안전모도 안 쓰고 둘씩 타고 있는 걸 보면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부모님들도 아이들의 이런 상황을 아시고 단속 좀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도로교통공단의 최근 5년간(2017~2022년) 교통안전연구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의 무면허 교통사고는 34.9%였고. 이중 무면허 청소년이 낸 사고는 67.6%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5년간 724건의 전동 킥보드 사고가 있었고 대부분이 10대 청소년들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여름철(6~8월)이 전체 대비 31%나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도로에서 운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선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서 통행할 수 있다. 현재 시속 25㎞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데 4㎞ 정도로 걷는 보행자들에겐 상당히 위협적이다. 어린아이와 같이 걸을 때는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또 차체에 비해 바퀴가 작아 도로 파임, 높낮이 차이 등 작은 충격에도 넘어지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줄 별도의 안전장치도 없어 사망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게다가 도로나 인도 아무 곳에나 주차를 해서 보행을 방해하고 도시미관은 물론 2차 사고의 우려도 낳고 있다.전동 킥보드는 이용할 때 면허가 없으면 이용을 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한다든지 다른 여러 가지 방법에 의해서 면허 없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철저한 규제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편리와 저렴한 이유로 10대 청소년들의 전동 킥보드 이용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이를 완벽하게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이에 대해 김모(43·포항시 북구 두호동)씨는 “전동 킥보드는 실제 음주운전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전동 킥보드가 없어지기를 바라지만 운전면허가 없으면 처음부터 운전을 할 수 없도록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모든 운전자가 전동 킥보드를 ‘차’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탑승자의 안전 수칙 준수는 물론 운전자 관리와 안전교육 등을 제도권 내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3

‘바람의 언덕’ 경주풍력발전단지

입추가 지나도 가을은 아직이다. 여름에 한창인 배롱나무와 해바라기 꽃구경을 하려 해도 폭염이라 낮에는 걷기조차 힘들다. 지인들과 해뜨기 전에 만나서 움직이기로 했다. 새벽, 경주로 향하는 길이 안개로 자욱하다. 천북의 논밭으로 스멀스멀 안개가 서성였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니 이런 멋진 풍경이 덤으로 주어졌다.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종오정도 뿌옇게 잠에서 깨기 전이다. 그런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 몇이 우리보다 먼저 당도해 삼각대를 세워놓았다. 배롱나무는 꽃을 피워 한창 붉고, 연못에 연꽃은 반쯤 진 상태다. 황소개구리 한 마리가 소울음을 울어 골짜기의 아침을 깨운다. 고요한 풍경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종오정 지붕의 기와 뒤로 안개가 산을 기어오른다.고개 너머 보문단지로 들어서니 벚나무 가로수가 터널을 이뤘다. 터널 끝에 한 점 남은 안개가 햇살에 밀려난다. 햇발이 뜨거워지기 전에 해바라기밭을 거닐었다. 사진 몇 장 찍었을 뿐, 오전 8시인데 벌써 정수리가 뜨겁다. 시원한 카페를 찾아 브런치로 아침을 먹었다. 이제는 뜨거우니 어디로 가면 좋을까 의논하다가 시원한 바람의 언덕이 떠올랐다.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불국로 1056-185라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치고 달렸다. 문무대왕면이라 해서 감포 바닷가 쪽인가싶지만, 불국사 방향으로 길 안내를 한다. 따라가다 보면 석굴암으로 오르는 구불구불한 길이다. 한참 구불거리다가 석굴암 방향과 감포 방향의 갈래길이 나온다. 감포 쪽으로 우회전하면 내내 가파르던 길이 조금 쉬어가듯 편안해진다. 드라이브 길로 안성맞춤이다. 여기쯤이면 경주 시내 온도보다 5도 정도 내려가 창을 열고 달려도 된다. 녹색의 나무 그늘과 매미 소리, 산새 소리가 묻은 자연 바람을 느끼니 살 것 같다.5분쯤 달리니 경주 풍력발전단지 부근인지 거인 같은 바람개비가 휭휭 날개를 돌린다. 토함산의 이웃 산인 조항산 정상부에 커다란 바람개비 여러 개가 돌아간다. 친환경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해 한국동서발전과 동국SC가 건설한 상업용 풍력발전단지로 총 7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이다. 1만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인 평균 4만mwh 정도의 전력을 연간 생산한다.산 능선을 따라 띄엄띄엄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바람의 언덕’으로 부르는 이 일대를 365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풍력발전소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 ‘경풍루’ 전망대와 함께 바람길 산책로, 피크닉 테이블존 등이 갖추어져 있다. 경풍루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경치가 그저 그만이다. 산책로 곁에 여름꽃인 목수국이 하얗게 절정이었다.‘바람의 언덕’이라는 별명에 맞게 시원한 바람이 쉼 없이 불었다. 폭염에 밤새 에어컨을 끄지 못하고 지내느라 냉방병이 생겼던 터라 능선을 타고 달려오는 바람에 다들 마음과 몸을 다 내려놓았다. 어떤 이는 정자 밑에 아예 자리를 깔고 누워버렸다. 다들 산을 내려가기 싫은 눈치다.경주풍력발전단지는 일몰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졌다. 해질녘에 찾아와 언덕 아래를 향해 차 트렁크를 열어놓고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로 주말엔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데크에 캠핑 의자를 놓거나 전망대, 바람길 산책로 등 곳곳에서 석양을 감상하기도 한다. 더러는 일몰 후 조금 더 기다려 별빛 쏟아지는 낭만적인 밤까지 즐기고 가는 이들도 많다. 차박하려면 아직 시설이 완벽하지 않아 좀 불편하다. 시설에서 운영하는 화장실을 빌려 쓰는데 가끔 생각 없이 쓰는 사람들로 인해 폐쇄할지도 모른다고 경고문이 붙었다. 애견도 동반 가능하다는 이곳, 시원한 여름 피서지로 오래 아름답게 사용하면 좋겠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3

시원한 안동 길안천에서 더위 피하세요

전국 어디랄 것도 없이 8월 내내 지루하게 이어지는 폭염이다. 비라도 좀 내리면 좋으련만 그런 소식은 한참을 들려오지 않는다. 입추, 칠석도 지났으니 이제 여름 더위는 막바지게 다다랐다고 한다. 더위는 원래 학생들의 여름방학에 맞춰, 복날 기간에 맞춰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기세등등한 더위를 한풀 꺾을 방법으로는 누가 뭐라 해도 물놀이가 최고다. 녹음이 가득한 곳, 그늘진 다리 아래 돌덩이를 들춰내면 골부리가 가득한 곳,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낸 피서지가 안동에선 멀리 있지 않다.안동 사람이라면 길안천 다리 아래에서 탁족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없으리라. 길안면은 안동시 남동쪽에 있으며 면의 북부산지에는 반변천이 곡류를 이루고 흘러 그 지류인 길안천이 면의 대부분을 경유하면서 흐른다.여름날 돗자리에 파라솔에 그늘막을 치고 길안천 다리 아래에서 피서를 즐기는 모습은 안동 사람들에겐 그만큼 흔한 일이다. 추억 속 사진으로도 많이 남아 있다.옛날에는 솥단지 걸고 가져온 음식을 끓여 먹거나 평평한 돌 위에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했다. 또 낚시한 고기를 요리하거나 물속 돌 아래 옹기종기 붙어있는 골부리를 잡기도 했다. 골부리는 흔히 다슬기라고 부르는데 맑고 깨끗한 길안천 골부리가 유명한 만큼 길안장터에는 성업 중인 골부리 식당이 여러 곳이다. 맛도 있으니 별미를 원한다면 먹어도 후회 없을 듯하다.할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온 길안 다리 밑 피서는 실내 수영장과 풀빌라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주는 곳이다.아이들은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작은 돌로 이끼며 풀을 찧기도 하고 풀벌레의 행방을 궁금해하기도 한다. 통째로 들고 온 수박을 담가놓고 잘라먹는 대신 이제는 집에서 예쁘게 도시락에 담아와 먹는 것이 달라졌을 뿐, 세대불문 여름 피서는 역시 시골 다리 아래 탁족이 최고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3

영천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올해 경북서 5건

영천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지난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축이 확인돼 경북도가 긴급 방역 조치에 나섰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1400여두의 돼지를 사육하는 농장으로, 최근 비육돈과 웅돈 폐사가 발생해 농장주가 지난 12일 오후 영천시에 신고를 했다. 동물위생시험소에서 17두를 검사한 결과 15두가 ASF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올해 올해 경북에서는 총 5번째(전국 7번째)로 ASF가 발생했다. 7월 6일 예천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지 37일 만이다. 영천에서는 지난 6월 16일 최초로 ASF가 발생한데 이어 두 번째다. 경북도는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즉시 초동방역팀을 현장에 투입해 농장 출입 통제와 이동제한, 일시이동중지 명령(12일 오후 11시~13일 오후 11시), 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했다. 일시이동중지 명령 대상은 포항·경주·영천·경산·청송·청도·대구시 동구·군위군) 소재 돼지농장의 축산시설 관련 종사자 및 출입차량 등이다. 또한, 발생농장에 대해서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사육돼지 전두수 살처분, 발생농장의 반경 10km 이내 양돈농장 24호 6만여 두에 대해 임상·정밀검사를 실시해 추가 발생을 차단했다. 도내 전 시·군에서 가용 소독자원을 총 동원해 집중 소독을 실시하도록 긴급 조치했다. 김주령 농축산유통국장은  “경북은 야생멧돼지의 ASF 검출 다발 지역으로 양돈농장에서 발생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며 “양돈농장에서는 야생멧돼지 접근 차단과 축사 내외부 소독 및 기본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며, 의심축 발견 즉시 시군 방역 부서 또는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조규남·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8-13

경북도 ‘2024 정션아시아 해커톤 대회’ 성공적 영·미·중 21개국 300여명 참가

경북도가 창업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인재 유입을 위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한 ‘2024 정션아시아 해커톤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경북도가 주최하고 포스텍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영국, 미국, 중국등 21개국 303명의 학생이 참가해 무박 3일 일정으로 ‘Hack the Reality, 현실을 넘어서다’는 슬로건 아래, 기술과 창의성을 활용해 현실 제약을 뛰어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경북도가 도전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찾기위해 마련됐다. 특히, 애플 아카데미, 포스코 홀딩스, 마미톡을 비롯한, 카이스트 창업지원단, 레드불 등 11개 기업도 동참했다.이번 대회에서 경북도는 올해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국내 1위 임신·육아 서비스 플랫폼 ‘마미톡’과 함께 ‘저출생 극복’ 지역 현안 문제를 발제 과제로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글로벌 테크기업의 중점 연구 개발 및 지역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다중 트랙별 챌린지’에 참가해 제한된 시간 내 아이디어 회의, 프로토타입 개발 등을 통해 3일 동안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냈다.특히, 경북도에서 제시한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지, 식품 성분표 기반 AI 분석 리포트 제공 솔루션’ 개발 발제 과제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참가자들은 임산부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건강한 임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들어냈다.대회 결과 최종 우승은 스마트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도로 등 위험 감시 시스템을 개발한 ‘INJAE’팀이 차지했다. 우승팀은 상금과 함께 경북도지사상을 받고 핀란드에서 개최되는 정션(JUNCTION) 본행사에 직접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트랙에서 1위를 차지한 ‘MPEX’팀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식품구입 시 제품의 유해정보를 AI가 분석해주는 솔루션을 구연해 관심을 끌었다.양금희 경제부지사는 “이번 정션 아시아 해커톤 대회 참가자의 열정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빛났으며, 이를 통해 저출생 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었다”며 “경북도는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가 모여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8-12

대구경북 전기차 6만대 화재 위험에 국민 불안

전기자동차 등록대수가 60만대를 넘어서며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전기자동차 등록 대수도 6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등록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2만 5108대)과 비교하면 무려 24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9년까지는 소폭으로 늘다가 2020년을 기점으로 매년 10만대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대구와 경북에 등록된 전기차 누적 대수는 각각 3만2159대, 2만9838대로 전체 전기차의 10.22%(6만 1997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전기차 화재 탓인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국민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크나큰 피해 상황이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관련기사 4면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15분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23여 명이 다치고 차량 140여 대가 전소했다. 이 화재로 전체 14개 동 1581세대 중 5개 동 480여 세대의 전기와 수도가 끊겨 400여 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로 대피했다.이번 상황 이전에도 수많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전기차 화재는 초기 진압이 어렵다는 점이다.전기차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면 일반적인 소화기나 진압 장치로는 불을 끄기 어렵다.이에 소방당국에서는 효과적으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이동식 침수조’를 활용하고 있지만, 보급 측면에서 효율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또 스프링클러의 작동 여부 역시 화재피해 규모에 큰 영향을 끼친다. 노후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작동을 하지 않는 상황도 있어 더욱 꼼꼼한 점검이 요구된다.소방당국 역시 축적된 자료가 부족해 체계적인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에, 앞으로 전기차 화재를 대비하는 방안 등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법령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8-12

코로나 재유행… 격리 방침 ‘제각각’

엔데믹을 선언했던 코로나가 다시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8월 첫째 주 861명으로, 7월 둘째 주 148명의 5.8배가 됐다.전국 병원급 의료기관이 1800여 곳이고, 입원하지 않는 경증 환자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수배∼수십배에 달할 전망이다. 연령대별 입원환자는 65세 이상이 전체의 65.2%로 가장 많고, 다음이 50∼64세(18.1%)였다.질병청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후손 격인 KP.3 때문에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의 유행 추세에 비춰 볼 때 이달 말까지는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은 여름철 실내 난방으로 인한 환기 미흡, 무더위에 따른 마스크 미착용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문제는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만, 대응 지침이 예전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것.코로나19 위기 단계는 올해 4월‘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됐다. 이에 따라 확진자 격리 또한 ‘의무’가 아닌 ‘권고’로 변경됐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은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밝히기 꺼리거나, 업무 때문에 연차를 쓰지 않고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최근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직장인 최모(30·포항시 북구)씨는 “동료가 고열에 기침 증세를 보여 단순 여름감기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에 걸렸었다”면서 “연차 사용을 피하기 위해 감염 사실을 숨긴 동료 때문에 집에 있는 아이들도 감염의 위험을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실제로 확진자는 ‘증상 호전 이후 24시간’까지 격리하라는 권고도 그대로라, 직장인의 경우 연차 소진이나 재택 근무 등 회사 방침을 따라야 한다.일부 사업장의 경우 감염 위험 등을 들어 휴가를 쓰도록 하는데, 이때 개인 연차를 소진토록 하고 있다.감염병 유행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혼란을 줄이려면 유급병가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현행법상으로 병가 규정이 없어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취약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유급휴가를 장려하고 일정 부분 기업에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 정도로 계절 독감과 유사하거나 더 낮다”며 “현 의료체계에서 문제 없이 대응하고 있어 위기경보 상향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한편 포항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집단 발생에 대비해 선제 조치에 나섰다. 시는 요양원을 비롯한 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의 감염 취약시설의 환자 발생 동향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김정임 남·북구보건소장은 “감염 취약시설 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해 집단발생에 신속히 대응하고 감염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8-12

아파트 주차장서 펑… 대구·경북소방본부 대응 매뉴얼도 없어

지난해 4월 23일 대구 달서구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초기 냉각소화의 어려움으로 불을 끄는 데 2시간여가 걸렸다. 이어 24일에는 경북 경주시 율동 한 펜션 앞에 주차된 전기차에서도 불이 났다.두 화재의 경우 지상에서 모두 발생해 큰 피해는 없었다. 다만,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한 소방본부 역시 대응매뉴얼이 없었기에 난감한 건 매한가지다.당시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한 소방당국 관계자는 초기 냉각소화에 어려웠기에 오랜 진화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그는 “질식 소화포(전기차 전체를 덮어서 소화하는 방법)를 사용하고 전기차 밑으로 소화 용수를 뿌렸지만 (냉각소화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이 수조를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화재를 진압하는‘소화수조’를 통해 불을 끌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대구·경북 소방당국에 축전된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정확한 대응매뉴얼은 없지만, 전국적으로 봤을때 전기차 화재 진압에 가장 효과가 높은 ‘이동식 침수조’가 도입돼고 있다. 문제는 보급수가 태부족인 점이다. 광역지자체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 구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전국 소방서에 배치된 ‘이동식 침수조’는 272개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준 전국 국내 전기차수가 54만3900대이고, 대구·경북은 약 6만1천여 대인 점을 살펴보면 약 1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현재 대구소방안전본부는 10개(조립형8, 포켓2)의 이동식 침수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북소방안전본부는 총 38개(조립형 9개, 튜브형 29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는 동시 다발적으로 화재가 났을 시 대처하기 힘들다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또 지하 주차장 등을 대상으로 스프링클러(화재 소화 목적으로 물을 뿌리는 장치) 작동을 점검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이번 인천 화재의 경우 소방은 이동식 침수조를 가지고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지하 주차장 내에 연기가 가득 차고 불이 다른 차량으로 옮겨붙어 발화 차량으로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주차장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소방 관계자는“이동식 침수조는 불이 크게 번진 상태에선 현장 적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스프링클러 같은 초기 소화 설비로 연소 확대를 차단한 후 침수조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8-12

독일 일부 자치단체 지하주차장에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주차 금지

우리나라에 비해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해외에서는 이미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도입된 사례가 많다. 전기차 화재 시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하는 특수 담요가 개발 되기도 한다. 2020년 독일은 쿨름바흐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내연기관차인 ‘폭스바겐 골프’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주차장이 폐쇄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쿨름바흐시와 레온베르크시는 2021년에 지하주차장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주차를 금지하는 조치를 도입했다.세계적으로 전기차 점유율이 높은 노르웨이는 차량용 질식소화포 개발 업체인‘브리지힐’의 특수 담요를 주차장에 비치해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이 특수 담요는 화재가 발생한 차량을 산소와 차단시킴으로써 불을 끄는 방식이다. 담요는 탄소 소재의 일종인 그라파이트로 만들어져 섭씨 2500℃까지 견딜 수 있다.또 빠른 시간 내에 전기차 온도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담요 제작사인 브리지힐의 실험에 따르면 전기차 모델 ‘코나EV’의 배터리에서 불이 타오르자 담요를 덮어 30초 만에 온도를 400℃ 이하로 낮추고, 15분 만에 100℃대로 떨어뜨렸다. 이는 물 5만∼10만 리터가 필요한 수조를 이용한 화재 진압 방식과 달리 좁은 지하주차장에서도 사용이 용이하다. 실제로 2019년 노르웨이의 한 코카콜라 공장에서 전기 지게차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해당 특수 담요를 사용하여 2시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8-12

주민들 불안 확산에 지하 주차장 전기충전기 ‘지상’으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자 전기차 충전기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기는 아파트들이 많아지고 있다.지난 8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평일 낮시간이라 지하 2층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2대의 전기차만이 충전중이었고, 나머지 면은 모두 비어있었다.이 아파트는 최근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 문제로 주민들이 불안해하자 지하 2층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올리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최근 입주자 투표를 거쳐 입주민 53%의 동의를 얻어 총 23개의 전기차 충전기 중 11개를 지상으로, 나머지는 소방시설이 도달할 수 있는 출구와 가까운 쪽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환경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당초 지하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기 23개 모두 다 지상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했지만, 그렇게 되면 인근 동출입구 쪽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화재 발생 시 출입구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출입구와 먼 쪽으로 11개만 옮기는 것으로 결정했다.지하에 남은 12개의 전기차 충전기도 최소한 소방차가 접근해서 소화전을 끌어당겨 화재 발생 시 진화가 가능하도록 재배치할 예정이다.이 아파트 입주자대표 A씨(40)는 “전기차 화재 사고가 많아 입주자분들의 불안이 커져 전기차 충전기를 옮기는 논의를 해왔다”며 “입주자들 사이에서는 단지 내에 전기차 보유대수가 많지 않고 일반차량 화재나 전기차 화재가 다르지 않다는 인식도 있어 찬성률이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어 “다른 단지의 경우 지난 3월에 환경부 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승인을 못받은 경우도 있다”며 “시급한 문제인만큼 정부가 빨리 처리해줬으면 좋겠다. 승인만 된다면 다음 달부터 시공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반면, 전기차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충전기를 지하나 지상 어디에 설치해야 한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데도 전기차량만 떠밀리듯 지상으로 내보내지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전기차주들은 심지어 일반차량보다 전기차가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도 아닌데 이유 없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8-12

소화수조·소화 덮개 등 설치 의무화

최근 전기차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법령을 정비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22대 국회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둘 경우 소방시설 설치와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전기차 화재 대응책을 담은 법안들을 발의한 상태다.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3개 법안은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대응책을 포함하고 있다.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대표 발의한 주차장법 개정안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소방용수시설, 소화수조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대표 발의한 소방시설법 개정안은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살수장치나 전기차 전용 소화기, 소화덮개 등을 설치하거나 비치하도록 하고, 지하주차장 등 옥내에 충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소화수조, 방화셔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방시설 의무화 조항을 신설했다.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27일 대표 발의한 재난안전법 개정안은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시설을 소유·관리 하거나 점유하는 사람에게 보험 또는 공제 가입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해당 법안들은 국토교통위원회나 행정안전위원회 등 소관 상임위로 회부된 상태다.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사안이지만, 여러 상임위에 걸쳐 있어 상임위 간 조정과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전기차 화재 대응책을 강구하는 법안들은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대부분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서울시 공동주택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에 따르면 오는 9월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출입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제한 할 예정이다. 또 오는 9월부터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급속충전기 최고 충전율이 80%까지로 제한된다. 다만 전기차주들은 전기차 충전율과 화재와의 인과성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준칙을 개정해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편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8-12

전지 ‘열폭주 제어기술’ 개발 서둘러야

인천 청라국제도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두려움증)’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의 주된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이 빠르게 축적되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전기차 화재 시 열전도를 막기 위해 물(산소)을 붓게 되면 열폭주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게다가 이번에 불이난 벤츠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배터리 제조사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고전압 배터리의 품질을 높여 화재 발생 요인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통해 과방전·과충전을 막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열폭주 제어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난연재질의 소재를 개발하고, 셀 간 열전이를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또“부득이하게 화재가 발생했다면 ‘전기차 화재’라고 명확하게 신고하여 빠른 진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현존하는 전기차 화재 진압 기술로는 전기차를 수조에 넣고 열전도를 막으며 반응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방법밖에 없다는 점에서 전기차 화재 진압 기술의 발전이 시급하다는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또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차량 제원 안내에 포함해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장치에 대한 안전기준을 보강하고,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BMS 및 화재 확산 방지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소방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피해가 전기차보다는 스프링클러 작동 등 화재 대응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스프링클러 등 초기 진압이 화재 진압의 기본이며 그런 기본을 다지는 일 없이 전기차 전용 첨단 장비만 늘리는 것은 기초도 안 된 상태에서 고급 수준의 문제를 풀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성지영 인턴기자

2024-08-12

포항 동해면 해파랑우리 골프장 사업 포기하나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되기 전 추진했던 ‘해파랑우리 골프장’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도 최근 이 사실을 전해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골프장 추진 회사 측이 해당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와 관련, 제안해 올 경우 적극 논의한다는 방침이다.이 전 회장은 포항시 동해면 일원에 회원제 18홀, 대중제 18홀 등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키로 하고 부지매입을 시작으로 인허가를 밟던 중 사법처리 됐고, 이후 이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그러던 중 포항환경운동연합과 포항시농민회는 지난 6월 에코프로의 지분이 있는 해파랑우리가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농지법과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 해파랑우리 법인, 해파랑우리 전 대표이사 A씨를 경찰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또 골프장 추진 과정에서 전 사업추진 측과의 이런저런 갈등을 비롯해 환경 파괴 등 각종 논란에도 휘말렸다. 특히 이차전지 경기가 부진하면서 에코프로그룹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자 소액 주주들이 나서 골프장 사업 반대 등을 주장하는 등 안팎으로부터 시달려야 했다.이에 이 전 회장은 옥중에서 이런 사실을 보고받고 최종적으로 골프장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의 고위 관계자도 “최근 이 전 회장을 면회했더니 ‘골프장은 더 이상 추진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이 전 회장이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어 경영일선에 복귀하더라도 골프장 사업의 재추진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해파랑우리가 추진하던 동해면 일원을 국내 최고의 휴양단지로 조성키로 했던 포항시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시 관계자는 “관광인프라가 다소 부족한 포항에 명품골프장과 리조트가 들어올 경우 기대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이 전 회장이 석방돼 봐야 골프장 사업을 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가 최종 결정되지 않겠느냐”며 아직 최종 끈은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골프장을 추진한 해파랑우리는 이 회장 본인과 아들 이승환 에코프로 미래전략본부장, 딸 이연수 에코프로파트너스 상무가 각각 14%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회장 부인인 김애희 씨 지분도 4%가 있다. 여기에 이 회장과 3명의 가족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회사 데이지파트너스도 지분 18%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이 전 회장의 가족이 절대 주식을 보유한 회사로 나타났다./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