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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도심 방치된 폐모텔… 3년째 흉물로

김보규 수습기자
등록일 2025-04-08 20:39 게재일 2025-04-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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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철거 시작 이후 중단<br/>주변지역 우범지대 전락 우려<br/>사고 위험 등 대책마련 목소리

포항 구도심에 폐업한 모텔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도시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어 신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8일 오후 포항시 남구 대잠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골목.

모텔과 술집이 즐비한 가운데 폐업한 모텔 한 채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해당 건물은 무성하게 자란 풀과 주차된 차량들로 둘러싸여 도심 속 외딴 섬 같았다.  유리창은 깨지거나 아예 사라진 곳이 많았고, 외벽 일부도 부서지고 도색은 벗겨져 흉물스러운 모습 그 자체였다.

 건물 주변은 더 어지러웠다.  깨진 유리 파편과 합판, 현수막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으며, 잔뜩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출입문도 열려 있어 1층 깨진 창문을 넘어 누구든 내부로 쉽게 드나들 수 있었다.

 해당 모텔은 2020년 10월 30일 폐업했으며, 2022년 철거 업체에서 철거 작업을 진행했으나 중단된 상태다. 건물 내 폐기물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인근 주민 박모(28)씨는 “주변이 유흥가 골목이라 취객이 실수로 들어가거나 범죄가 발생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인 김모(54)씨는 “어떤 사연으로 건물이 방치됐는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노숙자나 가출 청소년들이 아지트로 삼아 지내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른 지역의 장기간 방치된 폐숙박업소에서는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제주 용담동 폐업 모텔 객실 화장실에서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8월에는 오라동 모 여관에서 70대 남성이 사망한 지 5년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달 제주시 일도동의 폐업 숙박업소 지하 1층에서도 50대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문제는 행정당국이 해당 건물주와 협의해서 조속히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포항시 남구청 관계자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행정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적”이라며 “폐기물 미처리와 관련해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를 진행 중이지만, 처리 업체와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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