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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의 영웅, 안중근을 만나다

지난 9월 28일 토요일 계명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영웅’을 보았다. 결말을 알고 보는 뮤지컬은 어떨까?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보를 걸어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고 있는,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를 뮤지컬로 보았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라 해서 기대가 없거나 흥미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갔을지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진행될지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안중근 의사, 그가 걸어온 고난과 역경의 길을 2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담아내기엔 매우 부족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웃고 우는 그의 발자취들을 쉴 틈 없이 담아냈다. 주인공 안중근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했던 많은 동료의 이야기도 그저 지나치지 않고 소중하게 담아냈다. 그 때문에 뮤지컬을 보고 나서 안중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했던 발걸음들을 기억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뮤지컬은 영화와 달리 눈앞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어 인물 한 명 한 명의 행동에 집중해서 보게 되어 더 생동감 있고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때문에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그 시대 현장에 함께 있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뮤지컬이 비극이라 안중근 의사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도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극 중에서라도 조금 덜 고통스럽고 덜 힘들기를 바랄 뿐이었다. 교수형을 앞두고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가 보낸 수의와 ‘당당히 죽으라,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라는 그녀의 말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들을 먼저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조차 헤아리기 힘든데, 그런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보내는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러나 그녀는 의연한 태도로 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과 자기 뜻을 전했다. 뮤지컬 ‘영웅’에서는 조마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녀도 독립운동을 위해 애쓴 인물이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국채보상 의연금을 기부하였고 아들의 죽음 이후에도 임시정부경제후원회의 활동도 함께 하였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만주 뤼순 감옥에 갇히고 재판을 받아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1910년 3월 25일 오전 10시 그는 교수형을 받았다. 안중근 의사는 자신이 죽은 뒤 그 뼈를 하얼빈 공원에 묻어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면 다시 고국으로 옮겨달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안중근 의사의 정확한 매장 위치를 알 수 없어 그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도 조국의 땅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뮤지컬 마지막 장면인 안중근 의사의 교수형 이후에 화면으로 관객들에게 알리며 막을 내렸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뮤지컬을 즐긴 관객들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지켜낸 나라에서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기념촬영을 하고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귀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중근 의사, 그는 아직까지 고국의 땅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영원히 고국에 있는 우리 마음 속에 그의 모든 것이 남아있을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17

새 앨범 ‘왔다’ 낸 경주 활동 가수 정훈

‘하늘호’는 경주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익숙한 이름이다. 통기타 어쿠스틱 팀으로 ‘어떤 말도 노래도’, ‘경주로망스’ 등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다양한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다. 경주 내 다양한 행사는 물론 좋은 일도 꾸준히 하고 있는 선량한 사람들. 그 중 이번에 새 앨범을 발표 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정훈을 만나보았다. 그의 작업실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큰 대로변 2층 큰 글자로 적힌 간판이 보였다. 심한 길치인 시민기자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능숙한 무대 매너의 정훈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날이기도 했다. 첫 질문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관광경영학도였던 그는 음악이 좋아서 취미로 공연을 하다 직업이 되었다고 했다. 어느 순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2006년부터 황성공원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어려운 이웃돕기 자선공연을 시작했다. 모금함에 담긴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학생들 교복지원사업에 사용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연스레 하늘호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팀도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다. 공연을 자주하다 보니 대부분의 희로애락이 공연에서 발생된다. 공연이 끝나고 관람객의 반응과 스스로의 만족도가 높은 날은 기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날은 힘이 빠진다. 그는 공연뿐 아니라 곡 작업도 열심인데 경주에 관한 곡도 제법 된다. 경주의 유명 관광지들이 ‘낭만경주’ 등 여러 곡에서 등장한다. 다음으로 새 앨범 ‘왔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왔다’는 긴 여정 끝에 도달한 사랑과 행복을 노래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듣자마자 세미 트로트 형태의 멜로디가 귀에 안착되어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매력이 있다. 작사·작곡에는 ‘레몬트리’가 참여하였으며, 편곡은 ‘레몬트리’와 ‘박제민’이 협업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정훈은 이번 앨범에서 어쿠스틱과 포크 음악을 주로 선보였던 이전과 달리, 세미 트로트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음악적 변신을 시도했다. ‘왔다’란 제목엔 그러한 변화 및 결심이 담겨있다.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계속 다양한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기존의 곡들이 버스킹에 잘 어울렸다면 이번 곡은 행사에 잘 어울릴만한 흥이 나는 곡이다. 대중가수로 활동하다 보니 최근 트로트의 유행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정훈은 이번 앨범에 대해 짧은 인생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도 더 폭넓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 또한 밝혔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17

‘아름다운 한글’을 쓰고 있는 우리는 진정 축복받은 사람들

한글날이 있는 시월이 오면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어김없이 들먹여지고 소장자인 배익기씨가 여전히 1000억 원을 요구하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뉴스를 올해도 접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다행히 귀히 보존된 간송본이 있어 국보 제70호로 지정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현재 안동본(간송본), 상주본 두 판본만이 유일하다. 1940년 기적적으로 안동본이 발견되면서 어떠한 소리도 표기가 가능한 ‘한글’의 창제 원리를 알게 되고 훈민정음 해례본에 표기된 반포일을 근거로 설왕설래하던 한글날이 이견 없이 10월 9일로 지정된다. 세종대왕 탄신일 1397년 4월 10일과 훈민정음 반포일 1446년 9월 상순(1~10일)은 당시 사용하던 음력일로 이를 세계 표준 역법인 그레고리력(양력)으로 환산하면 5월 15일과 10월 9일이 된다. 지금껏 ‘스승의 날’이었던 탄신일에 2025년부터는‘국가기념일’로 새롭게 지정된 ‘세종대왕 나신 날’이 대신한다. 겨레의 스승으로서 한글창제와 과학기술, 문화예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그 업적을 기리고자하는 의미가 더해진다. ‘한글’과 ‘한국어’는 다르다. 한국어는 수천 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존재해 온 우리의 고유 언어이고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약 500년 전 세종대왕이 창제한 문자이다. 우리글이 창제되기 전에는 우리말 표기 수단으로 중국어 표기 수단인 한자를 차용해 썼다. 어려운 한자를 차용해 우리말을 표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한글은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다. 애민사상이 바탕이 된 한글 창제는 그래서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된 큰애가 초등학생이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책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엄마,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한글은 세종대왕이 만든 게 아니라 집현전 학자들이 다 만들었다고 해요. 그런데 칭찬은 세종대왕이 다 받고 있다고 잘못됐다고 그랬어요.” 당시 큰애 담임은 젊고 패기 넘치던 전교조 선생이었다. 그날, 잘못된 정보를 들고 온 초등학생 아들과 마주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글’은 일부 신하의 극심한 반대도 아랑곳 않고 세종대왕이 혼자서 집요하게 만드신 글이다. 젊고 천재적이었던 집현전 학자들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데 그저 많은 도움이 됐을 뿐이다. 그들은 세종대왕이 만들어 놓은 언문을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쉽게 익힐 수 있는지를 연구하며 언문 참고서를 만드는 역할도 했다. 입모양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로서 어떠한 말과 소리도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은 이제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해도 넘치지 않는다. 지난 한글날 경축식을 중계하던 KBS 공영방송에서 노래가사 자막으로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을 ‘기억 니은 디읃 리을’로 잘못 표기한 채 송출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글날 홍보물 포스터에 ‘훈민정음’을 ‘ㅎ·ㄴ민정음’이라 표기했다. 공공연히 우리글이 홀대당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외국어와 외래어, 신조어, 축약어가 너무 난무하다보니 소통에도 장애가 있어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리며 우리글 한글을 더 아끼고 사랑하여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해 노벨문학상이 대한민국 문학작품으로 선정되면서 대한민국 문학사의 영광이자 한국어와 한글까지도 전 세계에 위상을 더 높이게 되었다. 아름다운 한글을 쓰고 있는 우리는 진정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17

‘노벨문학상’ 한국수상자 나왔지만…한국학생, 책 안보고 문해력 떨어진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전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지만, 정작 한국 학생들의 독서량은 줄고 문해력은 점점 약화하고 있다. 독서량 감소의 이유로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를 대부분 동영상 매체로 얻거나, 여가도 소셜미디어(SNS) 등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 초·중·고교생 한 명이 1년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은 17.2권 꼴이다. 이는 2014년 21.9권에서 21.5%나 줄어든 수치다. 학생들의 독서량 부족과 문해력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경북매일신문은 청소년의 실제 문해력을 확인하기 위해 포항시의 모 중학교를 방문해 중학교 3학년 한 학급을 대상으로 문해력 검사를 실시했다. 문해력 검사는 총 6문항으로 출제되었으며, 약 30분간 검사가 진행됐다. 검사 직후 학생들에게 검사 난이도를 물으니 대부분 ‘쉬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학급내 문해력 검사지 만점자는 없었다. 최다 오답은 ‘’가결‘은 문제나 안건을 합당하다고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에 대한 문항이었다. 답은 ‘O’였으나 24명중 17명(70.8%)의 학생은 오답인 ‘X’를 선택했다. 아예 답을 적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심심한 사과’는 매우 깊고 간절한 사과를 뜻한다’ 의 문항에 오답인 ‘X’를 선택한 학생이 12명(50%), ‘임시를 붙인 제목’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를 묻는 질문에 ‘가제’를 선택하지 않고 오답을 선택한 학생이 12명(50%)으로 차례대로 오답률이 높았다. 학급 내 학생들 거의 다 정답을 맞췄지만, ‘우천시 취소’의 뜻을 모르는 학생도 6명(25%)나 있었다. 이외에도 검사지 문항은 ‘사흘’이 몇일인지 묻는 문항과,‘금일’이 언제인지에 대한 문항 등으로 구성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이 최근 크게 환기된 만큼, 이번 계기를 통해 학생 독서 교육을 강화해 문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적용되는 ‘학교 도서관 진흥 기본계획’을 지난 3월 마련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기본계획에서 교육부는 사서 교사 정원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전문 연수 과정을 운영해 독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노벨상 수상이 독서교육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10-17

시민단체들 “대리·유령수술 실태 전수조사 하라” 

공익감시 민권회의, 국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대리·유령수술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국장감사에서 의사 1명이 혼자서 5년간 매년 평균 3천 건 이상의 인공관절치환술 등을 진행한 자료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의사는 서울 유명 병원 소속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16일 국회 정문에서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대리수술, 유령수술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송운학 공익감시 민권회의 의장은 “병원별 총 청구금액과 세부항목, 무릎수술 관련 총 지급금액과 세부항목, 소속병원 관련 전문의 1인당 각 평균 지급금액 등 실태를 전수 조사하라고 명령하라”고 촉구하며 조사항목과 방법 등을 제시했다.   송 의장은 “국회 보건복지위가 보건복지부, 특히 그 산하기관인 심평원을 상대로 실시하는 국감장에서 마치 고장이 난 레코드처럼, 앵무새처럼 매년 똑 같은 말만 무한하게 반복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은 관련법 개정 등 입법으로, 보건당국은 행정지도와 명령 등 행정력으로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의사 1명이 1년 동안 약 4000여 건에 달하는 수술을 진행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또 국정감사에서 “의사 1명이 년간 4000건의 인공관절 치환술 등을 집도하는 게 가능하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굉장히 많은 수치로 보인다”며 “심평원 협조를 통해 위법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4-10-16

경북도, 결혼중개업소 소비자 불리 약관 개선 권고 ‘효과’

국내 결혼중개업체들이 계약 해지 시 환급을 거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 도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경북도가 전국의 피해구제 신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내 결혼중개업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188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경북지역은 2022년 대비 45.4%가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 대비 38.1% 높은 수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05건(42.5%)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 328건(27.6%), 50대 147건(12.4%) 순이었다. 특히, 20대 소비자 피해는 26건으로 건수는 적었지만 2022년 11건과 비교하면 136.3%나 증가했다. 계약 금액별로는 ‘200만~400만 원 미만’이 539건(45.4%)으로 가장 많았고, ‘200만 원 미만’ 358건(30.1%), ‘400만~600만 원 미만’이 169건(14.2%) 순이었으며, 1인당 평균 계약 금액은 2021년 290만3747원에서 지난해 356만3672원으로 22.7% 증가했다. 피해유형별로는 소비자의 중도해지 요구 시 사업자가 자체 약관을 근거로 해지·환급을 거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계약해제·해지 거부 및 위약금’ 관련이 813건(68.4%)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불이행’ 232건(19.5%), ‘청약철회’ 46건(3.9%) 등의 순이었다. 경북지역 역시 ‘계약해제·해지 거부 및 위약금’ 관련 내용이 36건(75.0%)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경북도는 16일 결혼중개업 관련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국소비자원과 공동으로 경북에 있는 20개 사업자의 표준약관 준수 여부를 공동으로 현장 조사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개선토록 권고했다. 또한, 계약서 작성 등 운영 전반에 대한 맞춤식 컨설팅을 추진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경북지역 국내 결혼중개업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북에 있는 결혼정보업체의 표준약관 사용률을 높이고 소비자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피해 예방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결과로 분석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16

경찰 사칭 ‘北해커 주의’ 빙자한 스미싱 기승

지난 15일 정오 북한이 경의선을 폭파하는 등 대남도발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경찰을 사칭한 악성 문자메시지까지 나돌고 있어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 16일 대구 한 시민은 긴급이라는 황당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문자 메시지에는 “‘박근혜 사망’이라는 CNN기사 절대 열지 마십시요. 최순실 사건과 관련 “우려되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e-메일 유포 등을 열면 북한에서 어제 제작한 악성 코드가 담긴 메일이고 열어보는 순간 휴대폰이 북한 해커에게 접수됩니다’란 내용이 담겨있다. 또 경찰 소속과 이름, 직위까지 사칭해 기관에서 보낸 것처럼 조작했다. 메시지를 본 시민은 “북한 도발로 전쟁에 대한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이런 메시지까지 접하니 더욱 불안한 것 같다”며 “이런 내용을 보면 악성코드가 심어질까 두려워 선뜻 주위에 전달하는 것조차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이는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해킹 기법인 스미싱으로 확인됐다. 문자메시지에 등장하는 해당 경찰관 A씨는 지난 2016년 11월 누군가에게 명의를 도용당했고, 유포되는 내용은 모두 허위사실로 드러나면서 즉시 삭제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관련 문의가 많아 즉시 소속 경찰서 명의로 보도자료를 통해 허위사실임을 밝혔고, 언론에서도 이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도 매년 수차례 스팸문자처럼 유포돼 급기야 지난해 4월 KT, SK, LG, 카카오에 박근혜사망 등 특정 문자가 들어가는 문자는 전송 차단되도록 요청해 지난 13일까지는 재유포 사례가 없다가 14일부터 지인들한테 재유포 연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 조치했던 사항을 다시 통신사 및 카카오톡에 요청을 할 예정이고, 이름 도용으로 인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최근 발생하는 피싱 사기 수법과 관련 예방수칙을 공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 내 링크 등을 눌러 악성 코드가 휴대전화에 깔리면 악성 앱이 설치돼 이 경로를 통해 휴대전화 내 연락처·통화목록·사진첩 등 모든 정보 유출은 물론 휴대전화 소액결제와 오픈뱅킹을 이용한 계좌이체 등의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며 “휴대전화 초기화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모바일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실시간 감시 상태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0-16

“과채류 바이러스 발생 주의하세요”

경북농업기술원은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에 따라 노지 및 시설 과채류 재배 농가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6월~9월 토마토, 멜론, 오이, 참외, 고추 등 도내 과채류 재배지를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조사한 결과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 박과퇴록황화바이러스(CCYV), 박과진딧물매개바이러스(CABYV),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일명 칼라병)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가장 발생이 많았던 것은 토마토 황화잎말림바이러스로 조사 대상 농가의 시설 포장 중 85%에서 발생했으며, 평균 발생주율은 10% 정도로 예년(2~3%)보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멜론, 오이, 참외에 황화증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조사 대상 농가의 31%에서 발생했고 발생주율은 1~3% 정도였으며, 노지 고추의 칼라병 발생도 조사 대상 농가의 69%에서 관찰됐고, 발생주율은 1~5% 정도였다. 이런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해충은 육묘기와 생육 초기부터 방충망을 설치해 차단해야 하는데, 시설 내 해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출입구나 측면에 구멍 크기가 0.8mm 이하의 한랭사를 설치해 외부의 해충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이미 해충이 발생했을 때는 등록된 적용약제를 안전사용지침에 따라 살포해 철저하게 방제해야 한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황화 피해증상은 미량원소 결핍이나 생리장해와 비슷해 혼돈할 수 있으므로 바이러스 의심 증상을 발견했을 때는 발생 초기에 관할 시군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으로 문의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대처해야 한다. 조영숙 기술원장은 “농업인들이 과채류 재배 시 시설 외부의 해충을 막고 육묘기부터 병해충 방제를 철저하게 할 수 있도록 적극 지도하고, 작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16

“구룡포 어민들 생계 위협”… 동해안 해양자원 복원 반대

경북 동해안에서 진행 중인 해양자원 복원 사업이 일부 어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은 암반 해역인 ‘우럭바위’를 중심으로 조피볼락 자원 회복을 목표로 한 ‘조피볼락 산란·서식장 조성사업’과 해조류를 활용해 어류와 패류 자원을 복원하는 ‘바다숲 조성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포항시 구룡포읍 삼정리와 석병리 해역의 경우 사업 대상지는 총면적 167만1000㎡에 이르며, 인공어초와 바다숲, 연안 바다목장을 조성해 지속 가능한 어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어민들은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삼정3리 어민들은 “우럭돌 핵심 지역에 인공어초가 투하되면서 조업이 금지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부 관계자들 간에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비판하며 절차적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또한 방파제 인근에 설치된 인공어초가 항구 출입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일부 어민들은 “인공어초에 사용된 콘크리트가 독성을 유발해 어장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해양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항시는 어민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해당 사업의 필요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인공어초가 투하된 해역은 사업 완료 후 5년 동안 수면 자원 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조업이 제한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자원 회복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민들의 협의 부족 주장에 대해서는 “사업 시작 전 삼정리, 석병리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어민들이 설명회에 불참해 사업 내용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한 것이 소통 부재와 오해로 이어졌음을 인정하며 유감을 표했다. 방파제 인근 항구 출입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 문제는 이번 인공어초 사업과는 무관하며, 경북도의 다른 사업과 관련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인공어초에 사용된 콘크리트의 독성 문제에 대해서는 “해양 환경 안전성을 검증받은 자재를 사용했으며, 독성 논란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이번 사업이 기후변화와 어획량 감소로 인해 고갈된 동해안 자원을 복원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임을 거듭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물고기의 서식지를 조성하기 위해 해조류를 심고 폐어구를 수거하며, 치어 방류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치어가 성어로 자라 산란과 자원 증식이 반복되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어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이미 해역에 충분한 인공어초가 설치됐음에도 추가 투하가 이뤄지는 점과 조업 제한에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어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관리 수면구역 167만1000㎡ 중 인공어초 투하 지점을 중심으로 어업 금지구역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항시는 앞으로 어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조율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을 강화해 해양자원 복원과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0-16

‘이차전지 돌풍’ 한달새 국내 10개社 시총 18조 껑충

국내 핵심 10개 이차전지 기업의 시가총액이 1개월 새 18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삼성SDI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 △SKC 등 국내 주요 10개 이차전지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251조 890억원으로 한 달 전(232조 7230억원) 대비 18조3660억원 늘었다. 해당 종목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한 달 사이 12.18% 올라 같은 기간 거래소 테마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이차전지 업황이 하락세에서 벗어나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국내 운전자들이 구형 자동차를 새 전기차로 바꾸도록 장려하는 2만 위안(약 380만 원)의 보조금을 줘 3분기 역대 최대(24만 9135대) 인도량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것 또한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진 후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전기차 업황 반등 기대감이 부각되며 그동안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이차전지 테마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이차전지 산업이 주도 섹터가 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업종 내에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및 산업 불확실성으로 비중 유지 시기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라며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 개선, 3·4분기 4680 배터리 등 모멘텀 측면에서 최선호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을 꼽는다”고 밝혔다. /성지영 인턴기자

2024-10-16

‘치안 사각’ 포항 성매매집결지 폐쇄한다

본지가 최근 집중보도(8월 6일∼8월 26일까지 기획취재 5회)한 구 포항역 일대 성매매 업소를 근절하기 위한 관계기관의 논의가 본격화됐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8일 포항북부경찰서에서 포항 성매매 집결지(중대) 폐쇄 방안을 놓고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경북경찰청을 비롯해 경북자치경찰위원회, 포항시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매매집결지폐쇄TF(태스크포스)’를 구성키로 한 데 이어 집창촌 실태 조사와 성매매 종사자 지원 조례 제정 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일단 포항성매매 집결지는 폐쇄한다는 데는 합의했다. 다만, 건물소유주들의 저항 등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집결지를 포함한 인근 지역 도시 정비 계획 등도 함께 제시하며 설득해 나가기로 했다. 포항성매매집결지 해소와 관련, 포항시 등은 자진폐쇄가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경찰 등 사법기관이 나서 단속 등을 통해 강제 폐쇄하는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이번에 개최된 실무협의회에는 경북도지사 관할로 경북경찰청 시책과 정책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인 경북자치경찰위원회도 참석, 의견을 제시하며 힘을 보태 집장촌 폐쇄에 한층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경북자치경찰위원회 관계자는 “집창촌 폐쇄는 지역의 숙원이지만, 종사자들에게는 또 다른 아픔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경찰과 지자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항 성매매 집결지는 195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74년 동안 운영되고 있다. 도시미관을 헤침은 물론 지역 이미지 실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포항시가 용역을 통해 성매매 집결지 실태 보고서를 작성하고, 집결지 내에 현장 시청을 설립하는 등 나름대로 움직이고는 있으나 시 단독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영업 현상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최근 북부 죽도동 일대 유흥업소 거리인 ‘서부시장’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점차 우범화 되고 있기도 해 치안사각지대라는 지적과 함께 시민불안을 야기 시키고 있다.  한편 강원도 원주경찰서와 원주시는 지난 14일부터 원주시 학성동 옛 원주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인 ‘희매촌’의 합동단속에 들어갔다. 6·25 전쟁 후 성매매 여성이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형성된 ‘희매촌’은 강원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성매매 집결지로, 36개 업소에 54명의 성매매 여성이 종사하고 있다. 포항성매매집결지도 업소 규모나 종사자가 이와 엇비슷하다. 원주시와 원주경찰서는 “성매매집결지가 폐쇄될 때까지 경찰의 강력한 단속은 계속된다”고 밝히고 요즘 매일 희매촌 골목골목을 돌며 성매수 남성의 접근을 차단하는 예방적 단속 등을 펼치고 있다. 성매매집결지가 전국적으로는 7개 시도에 10곳이 아직 운영 중에 있다. 앞서 대구자갈마당을 비롯 충남 아산시 온천동 장미마을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선미촌 등은 지자체와 경찰의 강력한 철거 시책과 단속으로 폐쇄됐었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10-16

87명에 71억 피해 전세사기범 ‘징역 13년’

막대한 전세 보증금을 편취해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대구 전세 사기범본지 9월 4일자 4면 보도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15일 대구지법 형사11단독 전명환 판사는 60대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한 최고 법정형이 15년인 점을 감안하면 선고 형량은 거의 최고형에 가까운 중형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았고 1명은 극단적인 선택도 했으며, 피고인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상황에 이르러서도 지속해서 임대차계약을 해 피해를 양산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면서 “단, 임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사기의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대부분 공소 사실을 인정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A씨는 2020년 12월∼2024년 3월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 다가구주택 등 건물 12채를 임대하며 청년 등 임차인 104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88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들과 임대차계약 당시 기존 세입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전체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축소해서 알리는 등 향후 보증금 반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처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시 A씨는 기존 임차인들과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채무 등으로 보증금을 제때 반환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A씨 범행에 속아 계약 종료 후 보증금 8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던 한 30대 여성 B씨는 지난 5월 신변을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이날 법원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검찰 공소사실 가운데 피고인 소유 담보 가치가 임대차보증금 합계액보다 높았을 당시 이뤄진 계약 행위는 무죄로 판단한다”며 “형사 사건인데, 이 사건에서 사기 고의성 부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피해자들에게 양형의 이유를 다시금 설명했다. 또한, 사건 전체 피해자를 87명, 피해액은 71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0-15

“임산물 채취 등산객, 일몰 전 하산 하세요”

경북소방본부가 가을철 산행 및 임산물 채취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16일 ‘산악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주의보는 오는 11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에 산악안전 사고 주의보 발령은 최근 경북 관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사고에 대한 현황을 분석해 재난안전관리위원회 회의를 거쳐 도민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판단 발령하게 됐다. 경북에서는 최근 3년간 산행 및 임산물 채취로 인한 산악 안전사고는 총 68건이었으며, 9월과 10월 36건(52.9%)이 발생했다. 이는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사고유형은 실족·추락·조난 사고 순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7일 포항시 북구 내연산에서 60대 남성이 하산 중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고, 23일에도 울진군 서면 왕피리 야산에서 한 남성이 버섯을 채취하던 중 길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야생 버섯 및 산나물 등 임산물 채취로 인한 산악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경북지역에서 일어난 실족, 조난 등의 사고는 등산 및 임산물을 채취하는 데 집중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일몰 시간이 다 돼서 하산하는 등산객들에게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15

안동 중앙신시장 오일장으로 오이소

안동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안동 중앙신시장은 안동시 중앙에 자리한 경북북부지역 최대의 전통시장이다. 1946년 7월 상설시장 허가를 받아 개설된 이래 안동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장이다. 안동시민들에겐 ‘신시장’으로 더 많이 불리기도 한다. 매달 끝자리 2일, 7일에 열리는 오일장과 상설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떡, 건어물, 채소, 과일, 반찬 등을 취급하며 안동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와 안동문어를 판매한다. 명절이면 장보기와 제수용품 구입에 북적이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며 장날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지난달 추석 연휴에도 장터 가득 퍼지는 부침개 냄새와 흥정 소리, 온누리상품권 환급 이벤트 행사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몰리게 했다. 언제나 북적이는 공간이라 사람살이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런 신시장에 지난 3월 27일부터 매번 장날, 푸른약국에서 안동민속한우 앞 도로까지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개설됐다. 기존 중앙사거리에서 안동초등학교 방향으로 가다 좌회전해 박무영내과에서 중앙시장길 태평양약국까지 갈 수 있던 길을 오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량 통행 제한을 한 것이다. 인도 앞 도로에 전을 펴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잡는데, 제철을 맞은 채소부터 각종 과일과 수산물, 당일 아침에 만든 빵과 도너츠, 꽈배기, 비닝봉지에 팽팽하게 담은 다슬기 그리고 양말과 마스크, 소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즐비하다. 농산물을 거래하는 노상 매대 앞에는 품명과 원산지, 가격이 적힌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이른 아침부터 거래는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좀 더 신선하고 좋은 농산물 구입을 위해서는 이른 시간에 발품을 파는 것이 좋다. 차량 통행을 제한한 널찍한 도로에서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굴리며 여유 있게 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먹을거리로 발걸음을 붙잡고 특유의 활기로 시선을 잡는 안동 중앙신시장 직거래장터. 전통시장의 흥겨움을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많이들 오이소.” /백소애 시민기자

2024-10-15

‘5도 2촌’을 즐기는 사람들

5도(都) 2촌(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칠 때 가끔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며 힐링을 하고 싶어진다. ‘빨리빨리’에 치인 도시인들에게 일상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시골 생활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다. 중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귀농과 귀촌이 아니어도 도시와 시골 생활을 함께하는 5도 2촌은 주중 5일은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주말에는 한적한 농어촌 생활을 즐기고자 함이다. 최근에는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들에게도 그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도시를 완전히 떠나지 않으면서 자연에서의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는 생활이 매력적인 까닭이다. TV 방송에서도 자연의 삶을 동경하는 프로그램은 장수할 만큼 도시인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또 내 주위를 살펴보면 5도 2촌을 하는 지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이 모(42)씨는 금요일 저녁이면 가까운 영천의 시골집으로 향한다. 2019년부터 아이들과 함께한 시골 생활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처음에 집을 구하고 고칠 때 많은 정성을 쏟았기에 아파트보다 더 애정이 간다고 한다. 유아였던 두 아이가 지금은 초등학생이 될 동안 꽤 오랜 시간의 시골 생활을 가족들이 만족해한다는데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대부분 시골집에 와서는 밭에서 일을 하고 농작물들을 수확한다. 아이들은 지난여름 자신의 키 보다 높이 자란 옥수수 옆에 서 보기도 하고 블루베리와 자기 팔뚝만한 굵은 오이도 따며 그 싱싱한 맛도 느꼈다. 시골이라 도시보다 벌레도 많고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얻을 것도 많다. 아이들은 밭에서 나는 농작물들을 보며 식물에 대해 자연스레 배우게 되고 농사를 지으면서 흙과 친해지고 채소와 친해지고 자연과 친구가 되는 걸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베란다에서 몇 개의 화분을 가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면서 “도시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고 노래하고 흙 만지는 시골 감성을 오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도시의 생활을 이어가면서 시골 생활을 하는 5도 2촌은 다양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명 ‘러스틱 라이프’다. 시골과 생활이라는 뜻인데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 특유의 매력과 편안함을 즐기는 시골형 라이프 스타일이다. 삶의 질을 위해 도시 생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러스틱 라이프는 앞으로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청년층에게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최근 한 데이터 컨설팅 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3000명 중 응답자의 30%가 “연휴나 휴가 때 해외여행보다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시골의 빈집을 찾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30대 직장인 A씨도 자신의 5도 2촌 생활에 대해 “금요일마다 시골집에 도착하면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을 하면 몸이 바쁘고 피곤함과 불편함이 있지만 도시를 잠시 잊게 해주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제일 좋은 건 자연의 소리가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오래 이 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4-10-15